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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4

       *

         

         곧게 뻗은 손, 시선과 목표는 일직선으로.

         

         숨을 들이마시고 반쯤 내쉬어. 정지.

         

         반동과 떨림을 잡고, 천천히 검지를 당기며. 격발.

         

         

        -타앙—!!

        -탕, 타당—!!

         

         

         목표 인지, 조준, 격발까지 걸리는 모멘텀은 콤마초 아래. 이반은 권총의 성능을 가늠하며 열두 개의 표적지를 거의 동시에 꿰뚫었다.

         

         

         “아니, 선배님 진짜 진심으로 하시잖아…?”

         “잘 썼다.”

         “아니, 어어….”

         

         

         경호 대상의 근방에 아군의 병기창(사격 부스)가 있다면 성능 점검과 영점 체크는 기본 상식이다. 혹시 모를 사건이 발생할 경우 병장기의 보급을 기대할 수 있는 곳이니까.

         

         이반은 당황한 표정의 드미트리에게서 1등상으로 거대한 인형을 받고, 그걸 이자벨에게 건넸다.

         

         대단해요! 중얼중얼. 굉장해요! 조잘조잘. 대충 그런 소리가 들렸지만 흘려 넘겼다. 5m 내의 표적지를 맞추는데 칭찬까지 들을 일은 아니었으니.

         

         

         “다음.”

         “어… 아저씨 은근 즐기고 있잖아…?”

         

         

         이자벨은 눈을 번쩍 빛내며 주먹을 와락 움켜쥐었다.

         

         

         “조오오아요! 이러면 아예 오늘 축제 다 뿌시자구요!”

         

         

         그녀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고 앞장서 걸었다.

         

         이반 또한 만족스러운 흐름이었다. 부스의 위치와 특징을 파악하고, 가능하면 이 꼬마들의 체력을 최대한 빼두는 편이 경호 임무에 유리한 탓이다.

         

         

        *

         

         

         눈을 가린 채로 목검으로 호박을 쪼개기… 라.

         

         음. 이건 일본에 있는 문화 아닌가? 이반은 혼란에 빠졌다.

         

         

         “자, 이걸 쓰시고 네 걸음 뒤에서 출발하시면 됩니다!”

         “음.”

         

         

         부스의 점주가 자신감 넘치게 쥐어주는 안대를 머리에 두르고 목검의 무게를 가늠했다. 평범한 물건이다.

         

         당연히, 목검으로 호박을 쪼개는 것은 초보자가 할 수 없는 기술이다. 호박은 겉으로야 단단해 보여도 속이 비어 충격을 흡수하는 작물이니까.

         

         그걸 이런 가벼운 목검으로 박살내기 위해선 정확한 타점에 일격을 박아 넣어야 한다. 눈을 가리고 하는 것은 배는 어렵다.

         

         숙련된 검사는 자신이 향하는 방향을 눈 감고도 가늠하는 것쯤이야 하지만, 거기서 센티미터 단위로 검로를 정렬해 꽂아 넣는 것은 반복 숙달 이상의 고급 테크닉이 필요한 탓이다.

         

         

        -콰직!

         

         

         이반은 안대를 벗고 채즙을 뚝뚝 떨어트리는 목검을 점주에게 건넸다.

       

         최단시간 일격 성공이라는 공치사와 쓸데없는 큰 인형 따위를 받아 이번엔 에시디스에게 넘기고, 이반은 담담히 고개를 돌렸다.

         

         

         “다음.”

         “진짜 엄청 제대로 즐기잖아, 이 아저씨!!”

         

         

         이자벨은 어쩐지 굉장히 신난 모양이었다.

         

         

        *

         

         

         기름종이 뜰채로 소형 어류를 건져내는 전통적인 놀이.

         섬세한 손끝 감각으로 생존술과 함정 해체 등에 쓰일 법한 기교를 시험하는 종류의 부스다.

         

         

         “다음.”

         

         

         룰렛에 다트 던지기.

         동체시력과 반응속도, 그리고 투척기술의 종합 평가 항목이다. 암살술로 분류될 수 있다.

         

         

        -다음.

         

         

         작은 공을 고리 안에 던져 넣는 전통 놀이.

         소형 폭발물 투척은 기초 중 기초였으므로, 이반은 설령 해리포터가 퀴디치를 잡는다 하더라도 승리할 수 없을 점수차를 기록할 수 있었다.

         

         

         “다음.”

         

         

        *

         

         

         이자벨, 에시디스, 엘피헤라는 그날 양손 가득 인형과 막대사탕, 담요나 어항 따위를 받았다.

         

         축제 당일 오전, 탐사를 시작한 지 고작 두 시간이 지난 시점이었다.

         

         

        *

         

         

         의외로 재밌다.

         

         이 미치광이 아저씨랑 같이 축제에 간다고 처음 생각했을 때만 해도, 이자벨은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

         

         기껏해야 계속 ‘음’ 같은 속터지는 말만 하면서 인형처럼 따라올 거라고 생각했지, 이렇게 진지하게 축제를 즐길 줄은 몰랐다.

         

         

         “아저씨, 헤헤, 고마워요.”

         “음.”

         

         

         비록 그녀 혼자 받은 것은 아니지만, 이반은 노점을 훑고 다니며 얻은 모든 노획물들을 자신의 파티원들에게 아낌없이 분배해줬다.

         

         이자벨은 거대한 불곰(크라실로프의 국수(國獸)다) 인형을 끌어안고 밝게 웃었다. 조금 차례를 밀어주면 어떤가, 오전 내내 독점한 것이나 다름없는데.

         

         

         “자, 이제 소꿉놀이는 충분히 하셨죠? 이제 뭐 좀 먹으러 가요! 아, 그거 꺼내지 마시고! 제대로 된 식사요!”

         

         

         에시디스는 싱글거리며 이반의 팔을 붙들고 앞장서 척척 걸었다.

         

         

         “뭐 먹고 싶은 거 있으세요? 삼촌 취향 맞춰서, 음…. 고기 요리? 고기 어때요?”

         “마음대로 해라.”

         

         

         식당과 주점이 모여 있는 노점 거리로 향하며, 이반은 설설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이런 길거리 음식이야 거기서 거기다.

         

         싸구려 재료와 강한 향신료를 때려 박아서 영양 밸런스가 엉망인, 기름지기만 한 음식들을 턱턱 내놓는 것이다.

         

         그것이 못내 불만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 다소 뿌듯한 마음이 없다곤 말할 수 없다. 어쨌건 이런 풍부한 물산과 활기찬 거리는, 고작 4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광경이었던 탓이다.

         

         

         “와 진짜 사람 너무 많네….”

         

         

         에시디스는 이반의 가슴팍에 몸을 기대며 속삭였다. 점심 시간 즈음이라 노점들이 즐비한 이 거리엔 인파가 과도하게 밀집되어 있었다.

         

         여기저기서 고소한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했다. 이반은 묵직하게 몸을 파고드는 에시디스를 가볍게 감싸 신변을 보호하며 주위를 둘러봤다.

         

         무엇을 먹느냐가 아니라 일단 자리를 잡고 앉는 것부터 문제였다.

         

         

         “어, 형니이이이임!!!”

         

         

         그때, 저 멀리에서 찢어지는 목소리가 들렸다. 이반이 시선을 돌려 보자, 익숙한 얼굴이 폴짝거리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유진이었다.

         

         

         “형님! 여기요! 여기! 와! 진짜 이렇게 보니까 엄청 반갑네!”

         “…?”

         “빨리 와요! 형님 없으면 우리 망해!!”

         

         

         실제로 유진이 서 있는 노점은 이 북적거리는 상권 속에서도 홀로 고적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손님이 놀라울 정도로 한 사람조차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곧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주위의 행인들은 그들의 부스를 지날 때 마다 코를 막고 황급히 걸음을 옮기는 것이다.

         

         과연, 익숙한 듯하면서도 기묘한 악취가 가게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욱, 이거 절인 청어…?”

         “아니.”

         

         

         이반은 흔들리는 눈으로 유진을 바라보았다.

         

         유진과, 그의 뒤에 선 오스왈드. 그리고 유리까지.

         

         그들 모두 자신감 넘치는… 그리고 따스한 눈으로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이리 오십쇼. 아시는 냄새 아닙니까?

         

         아아, 그래.

         

         그랬지.

         

         그랬어. 이런 냄새였어.

         

         이반은 바싹 마른 입을 간신히 열어서 대답했다.

         

         

         “김치…다.”

         “…? 아는 요리에요?”

         “알다… 마다.”

         “네에…. 음. 네, 뭐 삼촌이 좋아하는 음식이면 먹어보죠!”

         

         

         냄새만 맡아 보면 삭힌 염장요리 종류 같은데, 이건 또 드로안의 특산물 아닌가.

         

         과연 틸레스 출신 이자벨과 칼리온 출신 엘피헤라의 얼굴은 이미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에시디스는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이반을 이끌고 가게로 향했다.

         

         

        *

         

         

         

         “대체 어떻게 만들었지?”

         “절인 생선에 야채에 소금에 고춧가루. 이것만 순서대로 섞으면 의외로 김치가 된답니다!”

         “…놀랍군….”

         

         

         이반은 진심으로 감탄했다. 21세기, 현대의 날카로운 지성을 총동원해서 만들어낸 그의 수많은 역작 중에 아직까지 효용을 유지하는 것은 영양바 정도가 전부이지 않았나.

         

         과연 한국인이 세 사람이나 있으면 김치를 직접 담글 생각도 할 수 있는 법이군.

         

         사실 이것 자체는 이상한 일이 아니다. 소금과 향신료에 절여서 야채를 염장하는 것 자체는 크라실로프에도 흔한 방식이니까. (당근절임과 버섯피클이 이런 식이다.)

         

         하지만 거기에 더해 삭힌 생선젓으로 간을 맞추고, 절인 채소를 그대로 산화시킨다는 발상은… 사실 그냥 음식을 썩힌다는 것에 가깝기 때문에 조금 독특한 요리법에 속한다.

         

         이반은 떨리는 눈으로 접시에 한가득 담겨 나온 붉은 양배추를 내려보았다.

         

         

         “저기, 삼촌. 어… 그거 먹게요?”

         “….”

         

         

         에시디스가 불안한 눈으로 힐끔거렸지만, 이반은 ‘젓가락’을 멈추지 않았다.

         

         젓가락이라니.

         

         너무 오랜만에 잡아본 탓에 몇 번 헛손질을 하긴 했지만, 그때의 감각. 오랜 옛 시절의 감성이 되살아나는 기분마저 들어서, 이반은 작게 전율했다.

         

         

        -사각.

         

         

         익지 않은 양상추가 경쾌하게 부스러지고, 고춧가루가 뒤섞인 채즙이 주위에 타닥 튀었다. 이자벨은 경기를 일으키며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천천히. 이반은 30년 만에 김치 한 조각을 입에 넣었다.

         

         

        -아삭, 아삭.

         

         

         내면의 김선우가 문득 깨어나 괴성을 질렀지만(이딴건 김치가…!까지 들렸다.), 이반은 재빨리 마음을 가다듬었다. 편협하고 입맛 까다로운 현대인과는 달리, 이반은 대단히 관용적이며 너그러운 사람인 탓이다.

         

         거기에 더해, 지금 이 순간의 감정을 오롯이 즐기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수행하는 수도사처럼 경건한 마음으로, 아삭. 아삭. 아삭.

         

         

         “다른 것들이 더 있나?”

         “할 수 있는 것들은 모두 준비해뒀습죠. 형님. 후후후….”

         

         

         유진은 간사한 미소를 지으며 양손을 비볐다.

         

         

         “김치찌개, 김치볶음, 두부김치, 뭐부터 하시겠습니까요?”

         “두부…? 두부도 있나?”

         “두부를 만들 줄은 몰라서 최대한 비슷한 걸로 준비했습죠. 보기엔 똑같아요. 내친김에 그것부터 드시죠!”

         

         

         유진이 손짓하자 오스왈드가 불안한 표정으로 큰 그릇을 서빙해 왔다.

         

         유진은 과장스러운 제스쳐로 정중하게 그릇을 테이블 위에 세팅하고는 입을 열었다.

         

         

         “저희 파인다이닝의 역작, 페타를 곁들인 볶은 김치입니다.”

         “오… 오오….”

         

         

         군데군데 일그러진 직육면체 반듯한, 새하얀 덩어리와. 그 아래에 소복하게 깔려 있는 볶은 양배추.

         

         조금 상상력을 발휘하면 영락없는 두부김치 그 자체였다!

         

         

         “페타?”

         “네, 페타 치즈. 양젖으로 만든 전통 치즈에요. 맛은 어… 둘째치고 일단 생긴거랑 식감은 진짜 똑같아요.”

         “오…”

         

         

         이반은 감탄하며 젓가락을 들었다. 과연 단단한 질감과 달리 힘을 주자 포슬거리며 부서지는 촉감은 오래된 두부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볶은 양상추 덩어리를 얹어서 한입 먹자, 입안 가득 터져 나가는 소금기.

         

         페타 치즈는 극단적일 정도로 염분이 많은 치즈 중 하나다. 거기에 김치는 기본이 염장 채소의 일종이다. 그 둘의 시너지가 더해지자 이건 솔직히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라 하겠다.

         

         하지만 이반은 신경쓰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맛이 아니니까.

         

         

        -우드득!!

         

         

         신경에 마력이 내달린다. 외과의의 정교함으로,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미각을 끊어내어 버린다.

         

         신경계 과부하를 유도하고, 날뛰는 마력을 온전히 촉감에 집중한다. 이제, 그의 촉감은 흔들리는 솜털의 방향으로 공격의 전조마저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예민해졌다.

         

         그 모든 기량을 총동원하여, 천천히 어금니를 물었다.

         

         

        -아작.

         

         

         저작 작용 중에 흔히 부르는 ‘식감’은 미각과 촉각의 복합적인 하모니다. 미각을 포기했으니 반편이라 하겠지만, 초인의 촉각은 혀와 어금니, 잇몸에 닿는 모든 식재료를 낱낱이 느낄 수 있게 되었으니 괜찮다.

         

         그 아름다운 조합의 결과가 이렇다.

         

         단단하게 마른 두부의 식감과 굉장히 유사한, 거기에 보기에도 두부처럼 보이는 치즈 덩이.

         

         붉게 물들고 덜 익어서 아삭거리는, 볶는 것조차 어설퍼서 풀이 죽지 않은 양배추 김치.

         

         그 둘을 감싸 어금니 아래에 짓누르며 경쾌하게 반발하는 채소의 줄기와 부드럽게 으스러지는 치즈의 식감을 즐기고 있자니….

         

         맛이 무슨 상관이겠는가. 이것이 고향의 감각인데. 그리고 이반의 극도로 발달된 공감각은 자연스럽게도 촉각에서 미각을 연상할 수 있는 수준까지 단련되어 있다.

         

         

         “형님… 형님? 우세요 지금?”

         “…훌륭… 하군.”

         

         

         경악한 빙의자 셋과 공포에 질린 이자벨, 한입 먹었다가 모조리 뱉어버린 엘피헤라, 그리고 코를 감싸쥐고 한 조각씩 억지로 입에 집어넣는 에시디스 사이에서,

         

         이반은 눈물 한 방울을 흘리고 말았다.

         

         

        *

         

         

         “이봐, 학생.”

         “네, 손님!!”

         

         

         볶은 고기를 우물거리던 사내가 노점의 점원에게 손짓했다.

         

         점원은 이 수상할 정도로 돈을 많이 지불하는 손님에게 밝은 낯으로 달려갔다.

         

         

         “저기 저 부스에 앉아있는 남자 보이나?”

         “네, 손님!”

         “이걸 전해줄 수 있겠나.”

         “네? 어…. 그냥 전달만 하면 되는 건가요?”

         “부탁하네. 이건 사례비야.”

         “아이고!! 뭘 이런 걸 다! 네, 손님! 바로 다녀오겠습니다요!”

         

         

         점원은 몇 번 고개를 꾸벅이고는 지독한 냄새가 나는 기괴한 노점으로 향했다. 오전 내내 손님을 단 한 사람도 받지 못했던 저 부스에, 여럿이서 앉아서 홀로 음식을 퍼먹고 있는 괴인에게.

         

         점원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중간에 쪽지를 열어봤다. 쪽지엔 아무 의미 없어 보이는 숫자들이 무질서하게 적혀 있을 뿐이었다.

         

         뭐지, 과제물 같은 건가?

         

         대학생 다운 생각을 하며, 점원은 사내에게 쪽지를 전달했다.

         

         사내는 멍하니 쪽지를 바라보다가, 대뜸 점원의 목덜미를 와락 움켜쥐고 으르렁거렸다.

         

         

         “누가 이걸 보냈지?”

         

         

         이반은 와장창 쏟아진 김치찌개(김치가 들어가지도, 찌개도 아니었다.)를 잊은 채, 멍청한 표정을 짓고 있는 어린 학생을 노려보았다.

         

         겁에 질린 학생이 가리킨 곳엔 아무도 앉아있지 않았다.

         

         

         “선배님.”

         

         

        *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혹시 Ai 일러스트를 잘 아시는 분 계신가요?
    Webui를 쓸 때 까지만 해도 이렇게 어렵지 않았는데
    최근 과학기술의 급격한 발달로 NovelAi가 핫하다길래 넘어가봤는데 우으으 공장노동자는 이런거 몰라…
    일러 뽑는데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 같아요! 주말동안 빡공해서 엄청 많이 만들어 오겠습니다…!!
    지금은 퀄리티가 쪼끔… 별로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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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Years Have Passed Since the Prologue

30 Years Have Passed Since the Prologue

프롤로그에서 30년이 흘렀다
Score 7.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 got transmigrated into a game I’ve never seen before. I thought it was a top-notch RPG and spent 30 years on it. I retired as a war hero and planned to spend my remaining time leisurely. But it turns out, it was an academy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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