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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4

       “…또 오셨군요.”

        ​

        힘 없이 브라운을 맞이하는 조병창의 장인. 

        이는 그가 조병창에 방문 할 때마다 골치아픈 구조의 화기 제작을 요청하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화기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것은 제국에 있어 좋은 일이다.

        다만, 설계도를 바탕으로 어떻게 제작할 지에 대해 고민하는 입장에선, 브라운의 방문이 썩 반갑진 않았다.

        ​

        “표정이 안 좋으신데, 무슨 일이라도 있으십니까?”

        ​

        순진한 표정으로 안부를 묻는 브라운.

        ​

        ‘올때마다 일감을 들고 오는 너가 문제입니다.’

        ​

        차마 머릿속 생각을 입밖으로 꺼낼 수 없었던 장인.

        하지만 장인이 모르는 게 있다면.

        ​

        ‘…라고 생각하겠지.’

        ​

        브라운 또한 이에 대해 어느정도 눈치를 채고 있었다. 

        같은 공무직을 맡고 있는 이로써, 어찌 이를 모를 수 있겠나.

        다만 그의 심정을 이해할 뿐이었다. 

        ​

        “괜찮습니다. 오늘은 무슨 일로…”

        “아, 다른 게 아니고…”

        ​

        장인의 질문에 품을 뒤져 종이를 꺼내는 브라운.

        ​

        ‘하하.’

        ​

        또 다른 일감이 브라운의 품에서 나왔다.

        ​

        “흠…이건…무슨…”

        ​

        설계도를 바라보며 의문을 표하는 장인.

        ​

        “랜스와 화기를 결합한 형태의 화기입니다. …어려울까요?”

        “어렵진 않을 것 같은데…이게…”

        ​

        잠시 묵묵히 설계도를 바라보던 장인이 말을 이어갔다.

        ​

        “적혀있는게, 이게 맞습니까?”

        ​

        일반적인 랜스와는 조금, 아니 많이 달랐다.

        뿐만 아니라 몸체를 전부 튼튼한 금속으로 제작해달라는 요구까지.

        ​

        “이건 무리입니다. 만들 수는 있겠지요. 하지만, 이걸 어떻게 운용한다는 말입니까?”

        ​

        장인은 이해할 수 없었다.

        ​

        “차라리 이게 포였다면 이해는 하겠습니다. 랜스를 이렇게 만든다면, 드는 것은 그렇다고 쳐도, 아무리 명마라도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엎어질게 분명합니다. 수치가 잘못된 거 아닙니까?”

        “하하…”

        ​

        장인의 질문에 난처한 듯 웃음을 짓는 브라운.

        ​

        “역시 잘못된게 맞지요? 바로 제작에 들어갔다면 큰일날 뻔 했습니다. 그럼 수치의 수정을 부탁드리겠습니다.”

        ​

        브라운에게 설계도를 다시 건네는 장인.

        하지만, 브라운은 설계도를 받는 대신 입을 열었다.

        ​

        “수치에는 어떠한 오차도 없습니다.”

        “…?”

        “적혀있는 그대로, 제작 부탁드리겠습니다.”

        “어엇.어어엇…”

        ​

        브라운의 이어지는 말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장인. 

        ​

        “대체 누가 이 랜스를 사용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기마병들은 말에 올라타기도 전에 랜스를 떨굴텐데. 들 수 있다고 해도 군마가 이 무게를 버틸 수 있을 리도 없는데. 결국 이걸 운용할 수 있는 건 이만한 걸 들고 달려나갈 수 있는 소수의 기사…”

        ​

        의문을 표하던 장인이 말을 더듬었다.

        ​

        “일부의… 특이한…”

        ​

        기사들은 일반인들의 체급을 아득히 뛰어넘는다. 

        일반적인 상식이 통하지 않는 존재들이다.

        물론 그런 기사들도 상식적으로 통용된, 일반적인 사람들이 생각하는 정도에서 벗어나지 않는 무기들을 사용한다.

        하지만 모든 기사들이 그런 건 아니다.

        언제나 그렇듯, 예외는 있는 법.

        거대한 망치, 전투도끼. 혹은 대검 등.

        일반인들은 차마 들지도 못하는 무기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운용하는 이들도 소수지만 분명 존재한다.

        그리고 그 중에는 랜스를 다루는 기사도 존재.

        ​

        “…혹시, 기사 전용 무기가 맞습니까?”

        ​

        이어지는 장인의 말에, 브라운은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

        “허어. 참.”

        ​

        ***

        ​

        “…이해했습니다. 완성 되면 연락 하겠습니다.”

        ​

        설계도의 수치가 잘못된게 아니라는 걸 납득한 장인에게, 무기를 마저 설명한 브라운은 조병창을 나섰다.

        ​

        ‘이거는 됐고…’

        ​

        화기가 완성 된다면, 격발이 잘 되는지는 연구소에서 확인.

        이후 기사가 직접 괜찮은지 시험 해 볼 것이다.

        시험해 볼 마수들의 출현은 지속적으로 늘어가고 있었으니, 실전 시험은 어쩌면 빠르게 시작될 지도 몰랐다.

        ​

        ‘…지켜보면서 지속적으로 개량해 가면 되겠지.’

        ​

        시제품이 완성되기 전까진 보류.

        브라운이 다음으로 하는 고민은.

        ​

        ‘반자동, 혹은 자동 화기도 제작할 준비를 해야되는데.’

        ​

        물론 기관총은 설계단계에 있다. 

        브라운이 고민중인 자동/반자동 화기는 개인 보병에게도 도입될 수 있는 형태의 화기였다.

        ​

        ‘당장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자동화기라면 …스텐 기관단총?’

        ​

        사람을 상대로는 뛰어난 저지력을 보일 수 있겠지만, 마수를 상대로도 과연 통할지가 문제.

        ​

        ‘구경을 더 키우면…’

        ​

        고민을 이어가던 브라운의 앞을, 아르윈이 팔을 뻗어 막는다.

        ​

        “누군가 접근합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를…”

        “…네.”

        ​

        아르윈의 말에 품 속으로 손을 집어넣으며 주변을 확인하는 브라운.

        멀지 않은 곳에서 다가오는 이들이 보였다.

        ​

        “브라운씨 맞으십니까?”

        “이야기는 많이 들었…”

        “더 이상 다가오지 마라.”

        ​

        순박한 표정으로 입을 여는 이들을 저지하는 아르윈.

        ​

        “아아, 잠시 이야기를….”

        “수상한 사람은 아니고…”

        “그 이상 움직이면 베겠다.”

        ​

        아르윈이 검을 뽑아들며 말했다.

        이에, 그들은 더욱 당황한 채로 말을 이어갔다.

        ​

        “아앗…그저 지나가던 중 브라운씨를 마주쳐서 반가웠던 사업가들일 뿐입니다….”

        “사업 관련해서 제안드릴 게 있었는데, 폐를 끼쳤다면 죄송합니다만, 명함이라도 받아주실 수 있으십니까?”

        ​

        무해해 보이는 그들의 반응에, 아르윈과 브라운의 긴장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

        “물러나십시오. 용무가 있다면 무기 연구소 측으로….”

        ​

        아르윈이 그들에게 마저 이야기 하던 도중이었다.

        ​

        -쾅!

        ​

        ““?””

        ​

        어디선가 들려오는 굉음.

        이는 이후로도 몇번 들렸고, 곧이어 멀리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

        ‘마신교단이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건가?’

        ​

        그동안 마신교단은 수도 내부에서 움직임을 보이진 않았다.

        그렇기에 제국의 수도는 마신교단 청정 지대라고 보는 게 일반적인 이들의 인식이었다.

        하지만, 수도 곳곳에서 피어오르고 있는 연기를 보니, 그것도 이제는 옛말인듯 보였다.

        ​

        “이…이게 무슨…”

        “…빨리 대피를…”

        ​

        브라운에게 접근한 이들도 당황한 채로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

        “브라운씨! 위험합니다! 빨리 연구소로 복귀를…!”

        ​

        그나마 다행이라면, 연구소 내부는 경비가 많기에 안전하다는 것일까.

        허나 연구소까지의 거리는 애매했다.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

        그래도 달린다면 금방 도착할 수 있으리라. 

        ​

        다만, 그들의 앞길을 막는 이들이 나타났다.

        ​

        “그쪽이 브라운인가. 나 또한 용무가 있어서 말이지.”

        “…마인?”

        ​

        두 흰자위 뿐만 아니라, 한쪽 팔도 검게 물들어 있는 이가.

        그들의 앞을 가로막았다.

        ​

        아르윈은 상황을 살폈다.

        얼마나 강한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그래도 상대는 혼자였다.

        어떻게든 혼자 막아낼 수, 혹은 시선은 분산시키기에는 충분할 것이다.

        ​

        뿐만 아니라, 무기 연구소에서도 상황을 파악하고 추가 경비들을 파견했을 것이다.

        우선 마인만 넘는다면, 빠르게 아군과 합류할 수 있을 것이다.

        ​

        “…브라운씨?”

        “…예.”

        “신호하면, 달려주세요.”

        “그럼 아르윈씨는….”

        “금방 따라가겠습니다.”

        ​

        그녀의 말을 들으며 잠시 머뭇거리는 브라운.

        ​

        ‘혼자 도망치긴 그렇지만…’

        ​

        마인과의 전투에서 그가 도움을 줄 수 있을까.

        ​

        ‘무리지.’

        ​

        권총 한 자루가 전부.

        마인에게도 통할 지도, 뿐만 아니라 싸울 줄도 몰랐다.

        맥콜슨과 같은 상대가 아니고서야, 특히나 저 마인이 상대라면 그는 짐에 불과했다.

        고민은 짧았다.

        ​

        짧은 시간에 눈빛을 교환한 그들.

        ​

        “지금!”

        ​

        아르윈이 외치며, 바닥을 박차고 나아갔다.

        동시에 브라운도 달렸다.

        ​

        “어딜!”

        ​

        마인이 브라운에게 팔을 뻗는다.

        다만, 그 팔이 브라운에게 닿진 못했다.

        아르윈의 칼을 의식하고 빠르게 팔을 뺐기 때문.

        ​

        “방해를….”

        ​

        마인은 표정을 찡그리며 그녀를 공격했다.

        ​

        ‘…!’

        ​

        아르윈은, 마족을 살폈다.

        동시에, 한 기사에게 들었던 조언을 떠올렸다.

        ​

        [예측하지 마라, 읽어라.]

        ​

        적이 공격할 곳은, 움직임을 통해 알아낼 수 있다.

        이를 의식하며 마인의 움직임을 관찰했고.

        ​

        -슥.

        ​

        상체를 오른쪽으로 숙이며 공격을 피한 아르윈은 곧.

        ​

        [공격은 언제 할 셈인가! 상대의 틈을 이용해라!]

        ​

        또 다른 조언을 따르며, 검을 휘둘렀다.

        용병 생활을 하며 익힌 경험.

        그리고 그가 해줬던 조언과 대련.

        ​

        ​

        ‘아.’

        ​

        뿐만 아니라, 다른 기사들과의 대련들도.

        다만 마인의 다음 공격은 예상 외였다.

        ​

        “하.”

        ​

        승기를 잡은 듯, 한 쪽 입꼬리를 올리는 마인.

        동시에, 그녀의 후방에서 살기가 느껴졌다.

        ​

        “크읏….”

        ​

        가까스로 이를 피했지만, 이로 인해 그녀의 자세가 무너졌다.

        ​

        “고작 칼 든 계집 한 명에 쩔쩔매다니. 한심하기 그지없군.”

        “닥쳐라.”

        “…그 자는 어디있나.”

        “멀리가지 못했을 거다.”

        ​

        또 다른 마인, 혹은 사도가 교전에 참가했다.

        ​

        “우선은 이년부터 처리하지.”

        ​

        가까스로 자세를 잡아 공격을 흘렸다.

        다만, 일대 다 교전은 버거웠다.

        그들의 공격에, 그녀는 점차 무너지기 시작했다.

        ​

        “아…”

        ​

        이전에 마주쳤던 기사를 동경했었던 그녀는.

        아카데미에 입학해 정석적인 기사의 길을 밟을 수 없었기에, 차선으로 용병을 선택했던 그녀는.

        언젠가 경험을 쌓은 뒤, 기사가 되어 이전에 마주쳤던 그와 같은 기사가 되길 희망했던 그녀는.

        이 자리에서 끝을 직감했다.

        ​

        -탕!

        ​

        하지만 아직, 그녀에게도 기회는 남아 있었나 보다.

        ​

        “혼자 갈 수가 있어야지….”

        ​

        연기가 나는 리볼버를 쥐며, 브라운이 중얼거렸다.

        ​

        ***

        ​

        -쾅!

        ​

        수도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테러가 벌어졌다.

        무기 연구소 또한 이를 피해가진 못했다.

        다만, 이는 생각보다 빠르게 진압되었다.

        ​

        -쾅! 콰앙!

        ​

        무기 연구소 경비들의 실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오러를 다루지 못하는 이들은 있어도, 검을 다루지 못하는 이들은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소에 들이닥친 적들은 버거웠다.

        하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적들을 밀어낼 수 있었다.

        ​

        -콰아앙!

        ​

        이는 포션 병을 집어던지는 이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

        -콰앙!

        ​

        포션 내부에는 화약과 파편들이 들어있었다.

        그녀는 적들에게 이를 집어 던졌다.

        ​

        -쨍그랑.

        ​

        그 다음은, 영창.

        공격 마법으로 쓰기엔 부족한 마법 실력.

        다만, 깨진 포션병에서 퍼져 나오는 화약을 점화할 정도로는 충분했다.

        ​

        -콰아앙!

        ​

        적들을 무력화 시키지는 못해도, 불구로 만들기엔 충분한 화력.

        이에 경비들은 빠르게 적들을 제압할 수 있었다.

        ​

        주변을 살피며 상황을 파악하던 그녀가 외쳤다.

        ​

        “브라운씨가 아직 복귀하지 않았어요!”

        ​

        포션병이 가득 들은 가방을 쥐며, 카렌이 달렸다.

        ​

        “어? 어어?”

        “몇몇은 카렌씨를 따라가라! 너! 그리고 너도!”

        ​

        경비들도 카렌을 호위하기 위해, 또 브라운을 구하기 위해 달리기 시작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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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Weapons Developer in Another World

I Became a Weapons Developer in Another World

이세계 무기개발자가 되었다
Score 3.4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wanted to prevent the abolition of the the Cushion Honey filled Department.

I made a weapon using memories from my past life.

I didn’t expect things to escalate like th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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