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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4

       *** ***

         

       “끄으응…”

         

       간신히 정신이 들었다. 눈을 뜨고 주변을 둘러보니 아무도 없는 상태였다. 몸을 일으키려고 하니 아직 상체가 따끔따끔한 상황. 간신히 목만 들어 살펴보니 전신에 침과 약물이 발라져 있는 상태였다.

         

       그래 그랬지. 내가 또 당씨한테 속았었지.

         

       아니 이건 속은 건 아니다. 그냥 믿었던 거지. 하…천안아. 냥천안아 그렇게 당씨한테 당하고 또 당하냐 이 멍청아. 사람 피 쪽쪽 빨아먹는 의원이면 아무리 대단한 사람이었어도 경계심을 놓지를 말았어야지.

         

       그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속으로 ‘상태창’을 찾았다.

         

       ————————

       

       이름: 호 천안

       나이: 23

       경지: 이류

       성격: 무난

       근력: 9 민첩: 9

       체력: 9 내공: 10

       행운: 9 지구: 9

       근골: 8 영성: 9

       집중: 9 정력: 9

       오성: 9

       특성:

       [떠돌이] – 당신은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합니다. (상대와의 관계에 –5)

       [힘줄 절단] – 왼쪽 소지의 힘줄이 잘렸습니다. (근력-1)

       [덜 자란 몸] – 어린 시절 성장이 저해되었으나 추후의 노력으로 약간 보충했습니다. (근골-1)

       [근성] – 부상 효과가 감소하며 생사의 기로에서 생존 확률이 올라갑니다.

       [악바리] – 당신은 몸 상태와는 별개로 정신력이 뛰어납니다. (집중+1)

       [잡혈] – 당신의 출신은 여전히 천합니다. 그러나 미래는 알 수 없습니다. (최종경지-?)

       [행운] – 하늘에 닿은 기술은 가끔 하늘의 눈금마저 속입니다.

       최종경지: 일류

       깨달음: 없음

         

       ————————————

         

       “하….하하..”

         

       내공이 10이 되었다. 잡혈의 설명도 바뀌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최종경지가 [일류]로 바뀌었다.

       

       웃음이 터지니 몸에서 고통이 올라와 기쁨을 모조리 표출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절로 웃음이 나왔다.

         

       이몸 호천안.

         

       이제부터 일류의 가능성이 열렸다!

         

       이제 진정한 무림인으로써의 삶이 시작되는 것이다. 전음도 하고 풀 위에 서서 간지도 잡아 보고 점혈도 집고 진짜 축골공이니 역용술이니 사용도 하고 말이야!

         

       “크크크크…!”

         

       뭐부터 해야 하지? 그래 일단 5년전에 구해놓은 일류 무공 비급부터 다 습득해야지. 아니 그때랑 아예 다르니까 무공 구성부터 새로 할까?

         

       내가 신이 나서 이런 저런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을 때 문이 열렸다.

         

       “벌써 일어났느냐? 회복이 빠른 녀석이로고.”

         

       “어르신.”

         

       “그래. 당장 몸을 움직이거나 내공을 운용해 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겠지만 하루 이틀만 더 참도록 해라.”

         

       “예…정말…”

         

       기쁨에 겨워 감사하다는 말을 내뱉으려다가 멈칫했다. 독의에게 고마운 것은 또 고마운 일인데 이렇게 몸이 박살났는데 고맙다는 말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아니 또 치료해준 건 고마운 일이긴 한데 이게 좀..

         

       나 냥천안이 잠시 고민에 빠진 사이에 독의는 그냥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일단 오늘의 성과는 임시방편임을 잊지 말게나. 자네의 피에 섞여 있던 마기가 어느 정도 중화되어 그 피에서 빠진 것은 사실이야. 그만큼 자네의 기의 수발도 용이해지긴 했지. 그러나 근본적으로 자네의 피에 섞인 여러 기운들을 어찌할 방도가 없네.”

         

       “음…그렇습니까.”

         

       방금 전에 한계경지가 일류로 상승해서 실실 웃으며 기뻐했던 기억이 무색하게 또 아쉬움이 남았다.

         

       “더 선기가 풍부한 영약을 가지고 오더라도 이제 같은 방식은 못 쓸 걸세. 이것보다 더 효과가 좋은 영약을 몸 내부에서 폭발시켰다가는 정말로 전신이 터지고 말 테니까. 이제부터는 연구를 통해 새로운 방도를 발견하는 것 말고는 답이 없겠군.”

         

       그래 일단 일류가 된 것만 해도 큰 발전이다. 독의님이 연구를 하다보면 또 다른 단서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고.

         

       “그런데 제가 의식을 잃은지는 얼마나 지났습니까?”

         

       “고작 반나절? 이제 겨우 밤이 된 참이지. 아 참, 점창의 제자가 아직도 자네를 기다리고 있던데 대화를 나누어 볼 텐가?”

         

       “여일예 소저가 아직도 절 기다리고 있다고요?”

         

       “그렇네. 흠…”

         

       갑자기 생각에 잠긴 독의.

         

       “자네 내가 왜 형귀산에 자리를 잡았는지 아는가?”

         

       “독의님의 깊은 뜻을 제가 어찌 알겠습니까.”

         

       “산적이 있기 때문이지. 산적이란 잡초와 같아서 어차피 토벌해 봐야 그 자리에 다시 그대로 생겨나기 마련일세. 그럴 바에야 차라리 산적이 있는 산에 내가 자리를 잡고 연구해서 그 활동을 억제하는 것이 낫지.”

         

       형귀산에 자리를 잡은 것은 독의 나름대로의 협의인가. 당가 사람들이 은근 정파 아닌 것 같으면서도 이런 부분에서는 또 착실하게 정파스럽다니까.

         

       “여일예라는 점창의 제자는 아무래도 형귀산의 산채에 볼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이 늙은이가 죽치고 있는 바람에 볼일을 보지 못하고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더군. 내 호법을 부탁했을 때 군말없이 들어 준 것도 그렇고…그 아이를 조금 돕는 것이 사리에 맞는 것 같은데 자네 생각은 어떤가.”

         

       “저 말입니까? 독의님의 뜻대로 하시면 될 듯 합니다.”

         

       “아니, 한동안은 자네를 연구해야 하니 자네의 뜻도 중요하지. 내 거취는 곧 자네의 거취일세.”

         

       “으음…그렇군요.”

         

       여일예랑은 묘하게 엮인다. 황금가 때도 그렇고 여기서도 그렇고. 두 번 모두 그냥 단순한 우연에 불과한 것일까. 비무첩 전달할 때 마주친 것은 그냥 그렇다 할 수 있고…

         

       여일예에 대한 내 감상은 말 그대로 복합적이었다.

         

       여일예에게 깨달음을 준 것은 나에게 있어 분기점이었다.

         

       여일예와의 만남은 내가 이류라는 틀을 깰 동기를 부여해 주었다. 물론 그 동기부여라는게 생존본능을 자극하는 쪽이었지만 말이야.

         

       만약 여일예와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때 그 자리에서 여일예에게 깨달음을 주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그렇다면 흑묘를 만날 일도 없었을 테고, 흑묘를 만나지 않았으니 굳이 황금가의 앞에 가서 사술공연을 할 일 역시 없었을 테니 당도경과 마주칠 일도 없었겠지.

         

       당연히 당가맹호암룡투법도 없었을 테고 당광렬이 나를 부를 일도 없었을 테니…지금처럼 일류가 되고 일류 이상으로 나아가려는 희망도 없이 그냥 사천낭인으로써 계속 살아가고 있었겠지.

         

       여일예가 나를 죽이려 했던 것은 맞다. 그러나 그 사건이 없었다면 오늘과 같이 일류에 오를 수 있었을까. 앞으로 또 나아갈 수 있도록 잡혈의 근원을 파악할 기회가 있었을까.

         

       여일예가 날 죽이려고 했던 것에 대한 대가는 이미 은원패로 받았다.

         

       그 은원패로 영상루의 살수를 물리치고, 당도경을 야바위 판에 유인하는데 알뜰하게 써먹기도 했고.

         

       뭐라고 해야 할까. 여일예와는 정말 이렇고 저렇게 얽혀 있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이 정도 인연이라면 신경 쓰이는 편이 정상이 아닐까.

         

       사실 여일예가 신경 쓰이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안다.

         

       깨달음을 얻으면 사람이 바뀐다는 것을.

         

       당도경이 깨달음을 얻고 가족에 대한 응어리를 풀고 다시 당가로 돌아갔듯이 분명 여일예의 내면에도 어떤 식의 변화가 있었을 터.

         

       나는 그것이 신경 쓰였다.

         

       내가 깨달음을 준 뒤에 여일예는 어떤 식으로 바뀌었을까.

         

       당도경에게 깨달음을 주기 위해 노력할 때 나는 확신이 있었다.

         

       여일예가 바뀐 것을 보기도 했으며 당도경을 이해하고 깨달음을 얻은 뒤 [가족애] 특성이 생길 것을 알고 있었기에.

         

       깨달음을 주면 당도경에게 변화가 올 것이고 그 변화는 당도경에게 있어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칠 것이라는 계산이 있었다.

         

       그러나 여일예는 그런 걸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애초에 사람이 바뀐다는 자각도 없었고 그냥 살기 위해 발을 묶는 수단으로 여일예에게 깨달음을 주었을 뿐.

         

       여일예가 날 죽이려 했고 내가 살기 위해서 깨달음을 주었고…그런 사정들과 관계 없이 나는 여일예라는 사람을 내가 바꾸어 놓았다는 사실 자체가 신경 쓰이는 것이다.

         

       “후.”

         

       여일예에 대한 감상은 너무 복합적이라 한숨이 절로 나왔다.

         

       “흐음. 점창파 제자와도 뭔가 또 사연이 있나?”

         

       “비슷합니다.”

         

       “늙은이가 세월을 살아 오면서 경험한 것이 있다면 사람간의 문제는 시간을 가지고 대면하면 대부분 해결되더군.”

         

       독의가 툭 던진 이야기는 내 가슴에 푹 박히는 말이었다.

         

       “그렇네요.”

         

       어디 여일예와 한번이라도 제대로 마주하고 대화한 적이 있었던가. 그저 상황이 허락지 않아서 서로 스쳐갔을 뿐.

         

       어쩌면 여일예 역시 나와 대화를 할 필요성을 느끼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어르신의 말씀이 맞습니다. 대화를 해 봐야겠지요.”

         

       “그러지. 일단은 자네 역시 여일예를 돕는 것에 대서는 찬성인가?”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독의는 여일예를 안으로 불러들였다.

         

       “은공, 몸은 좀 괜찮으신지요.”

         

       “허허, 곧 낫겠지요.”

         

       간단한 인사치례가 끝나고 본론으로 들어갔다.

         

       “그래. 내 자네를 부른 것은 형귀산에서 머무르고 있는 목적을 묻기 위함일세.”

         

       “목적 말입니까.”

         

       “아, 오해하지 말게나. 말하고 싶지 않으면 말하지 않아도 된다네. 일단 자네가 나를 도왔으니 나 역시 자네의 일을 도와 주어야 순리가 아니겠나? 한 달이나 형귀산에서 머물며 자네를 방해한 노인네가 할 말은 아니지만 말이야. 훌훌.”

         

       “어찌 이 여모가 노선배님을 탓할 수 있겠습니까.”

         

       여일예는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입을 열었다.

         

       “칠보옥대라는 물건을 찾고 있습니다. 제 본가가 불탔을 때 함께 사라진 보물이지요. 어쩌다 개왕채의 채주인 막여부가 가지고 있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독의가 탄식을 흘렸다.

         

       “허어…허허. 이 늙은이에게 사정을 말해 주었다면 냉큼 비켜주었을 것을…지금이라도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겠구만.”

         

       “괜찮습니다. 어르신께는 조금 민망한 상황이 될 수 있겠지만 염치불구하고 말씀드리자면…”

         

       여일예의 이야기를 요약하자면 가문의 보물이었던 칠보옥대를 가지고 있는 막여부는 유력한 원수 후보고 직접 본인에게 칠보옥대의 출처를 듣기 위해 채주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는 말이었다.

         

       “흠. 그렇다면 본인이 도움이 될 수 있겠구만.”

         

       독의는 여일예를 방해한 것에 미안함을 느끼는지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막여부라는 자를 잡으면 그 입을 여는 과정이 녹록치 않을 테지. 그 부분은 본인에게 맡겨 주시게.”

         

       “그렇다면 막여부가 돌아만 온다면 금세 해결이 되겠군요.”

         

       “내가 떠난다면 자연스럽게 돌아오지 않겠는가.”

         

       음.

         

       막여부가 언젠가 돌아온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래서야 기약없는 기다림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물고기를 낚고 싶으면 자연스럽게 지나갈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다는 미끼를 거는 편이 더 효율적이지.

         

       독의가 협조만 해 준다면야 훨씬 좋은 방법이 있었다.

         

       “이런 방법은 어떻습니까?”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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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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