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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42

       

        

        

        

        

        

        

        

        

        

        

       “불과 1개월만에 이 정도까지 공사가 진전되다니. 확실히 이런 부분에선 전망이 낙관적이지만…문제는 수만 명이 소비하는 인프라의 구축과 식료품의 수송인가.”

        

       “그 부분은 어쩔 수 없지. 바로 그 때문에라도 연합군은 가능한 한 빠르게 미국 북동부의 대도시를 확보한 후 식량 수송을 원활하게 만들 준비를 해야 하네.”

        

       “태평양의 제해권을 상실하지만 않았더라도 미 서부 상륙을 위주로 한 작전안을 짰겠지만…안타깝게 됐군. 그 부분은 어쩔 수 없나…귀국의 노고를 절대 경시하는 게 아니란 건 알아두게.”

        

       “….”

        

        

        

        8월 초, 뉴펀들랜드 섬.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위치는커녕 이름조차 처음 들어보았을 외지이자, 캐나다에 거주하는 사람들조차도 거의 평생 가볼 일 없는 섬.

        

        캐나다의, 그리고 아메리카 대륙의 최동단이자, 해당 섬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도시인 세인트 존스 시에 존재하는 유일한 공항인 세인트 존스 국제공항. 본래라면 붐빌 이유조차 없는 바로 그곳에 수만 명의 사람이 있었다.

        

        그러나, 그 면면을 자세히 살펴본다면, 외진 소도시에서는 볼 수조차 없는 모습임을 아주 잘 알 수 있었다.

        

        그 누가 보아도 동양인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외형이거나, 혹은 슬라브족의 전형. 어느 쪽이든 캐나다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인종과는 계를 달리했다.

        

        

        실시간으로 계속해서 지어지고 있는 수많은 시설을 두 명의 제복군인이 오시했다.

        

        한 명의 중국인과 한 명의 러시아인. 그러나 두 군인의 견장에 붙어있는 각기 다른 형태의 견장은 두 명의 계급이 동등하다는 것을 알리고 있었다.

        

        러시아의 공수군과 중국의 공강병군. 러시아는 제106근위공수사단을, 중국은 제127,128공수여단 및 특수부대 여단인 뇌신돌격대까지 – 요컨대, 투입 가능한 즉응전력은 1~2개 사단 가량.

        

        그리하여 러시아와 중국의 두 고위장교는 중장으로 진급한 뒤, 해당 전력을 통제하고 지휘하기 위해 임시로 신설된 보직과 함께 세인트 존스 국제공항에 온 것이었다.

        

        

        먼저 입을 연 것은 중국 쪽이었다.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에 조든 애머스트에 대한 소식이 들어갔네. 연합군 사령부에서도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비슷한 상황이겠지.”

        

       “…그렇단 것은?”

        

       “그와는 별도로, 중앙군사위원회는 조든 애머스트의 연구 자료를 회수하길 원하고 있네. 그쪽은 아무런 이야기도 듣지 못했나?”

        

       “조든 애머스트에 대한 건 들었지만 아직 별다른 말은 없었지. 아마 사령부에서 자체적으로 내부 논의중인 것 같지만…아마 결론적으로는 비슷하지 않을까 싶군.”

        

       “…우린 보스턴에 뇌신돌격대를 보내라는 명령을 받았네. 각 전구사령부에 흩어져있던 지휘권을 통째로 몰아주더군.”

        

       “음.”

        

        

        

        잠깐의 정적.

        

        그러나 중국군을 지휘하는 중장-류취안은 해당 반응에서 무언가 탐탁찮은 반응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재촉하기보단 대답을 기다렸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이어지는 말.

        

        

        

       “러시아 군사령부는 아르테미스의 데이터를 더욱 자세하게 받아볼 수 있지.”

        

       “….”

        

       “자네에겐 조금 불쾌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러시아는 조든 애머스트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이 없어. 대신…이카루스 오퍼레이터에 대해서는 관심이 지대해.”

        

       “이카루스 오퍼레이터라. 들어본 적 있는 듯한데.”

        

       “아직까지 미국이 어떻게든 살아있는 이유지.”

        

        

        

        마찬가지로, 잠깐의 정적.

        

        그러나 사실이었다. 적어도 정보전 쪽에 있어서는 러시아가 좀 더 유리했다. 물론 전반적인 부분에서 그렇다는 뜻은 아니었다. 아르테미스 관련만 그렇다는 뜻이었다.

        

        원래라면 그 사실 자체는 그닥 중요한 것은 아닐지도 몰랐다. 세계의 강대국들이 제대로 맞붙는 상황에서 고작해야 방위산업체 하나가 큰 역할을 발휘하긴 어려웠으니까.

        

        하지만 그건 일반적인 경우에만 그러했다. 특히나 이카루스 기어의 개발에 일부 관여하기까지 한 곳이 말하는 것이라면, 그리고 이카루스 기어를 착용한 오퍼레이터들이 어떤 결과를 냈는지를 알면.

        

        

        거기까지 말한 알렉세이 중장이 덧붙였다.

        

        

        

       “로어 맨해튼에 주둔하던 분견대가 한순간에 증발했고, 어떤 예고도 없이 전략원잠을 통째로 탈취당했어. 연합군에 있어 너무나도 뼈아픈 손실이지. 그걸 고작해야 작전팀 하나가 해냈네.”

        

       “…그렇지.”

        

       “거의 대부분의 원인을 뽑자면…그 머저리들이 뉴헤이븐에서 향락을 즐기느라 경계가 극도로 소홀해진 탓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미 일어난 결과를 경시할 수는 없지. 게다가….”

        

        

        

        잠깐의 정적.

        

        그리고 이어지는 말.

        

        

        

       “그 대참사를 통해 적 오퍼레이터들에 대해 무언가 알게 된 점이라도 있다면 몰라도, 아무런 소득조차 없이 그런 결과가 나타난 거라면…나나 자네나, 여러모로 군 기강에 대해 다시 고려해봐야만 하지 않겠나?”

        

       “…흐음.”

        

       “자네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이미 이쪽은 울리히 근위소장에게 언질을 해두었네. 사상적으로, 혹은 정신적으로 조금…’불순한’ 생각을 품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병사들의 명단을 추려두라고 말이지.”

        

        

        

        작전 중 물자 징발은 용서할 수 있다.

        

        군 기강이 어느 정도 흐트러지더라도, 병사들의 스트레스 관리 측면에서 보자면 어느 정도까지는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자기들 하고 싶은 대로 굴다가 얼마 남지 않은 물자와 병기마저 날려먹는 것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었다. 특히나 얼마 전 발생한 해전으로 인해 연합군 해군의 절반 이상이 날아가버렸으니 더더욱 그러했다.

        

        

        중국은 북해함대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고, 남해함대와 동해함대는 말 그대로 송두리째 증발했다.

        

        러시아도 딱히 다르지 않았다. 블라디보스토크에 주둔하며 한국과 일본을 동시에 압박하던 태평양함대는 간신히 대미지 복구에 성공한 미국의 제7함대의 통렬한 일격을 받아 통째로 궤멸당했다.

        

        군에서 통용되는 뜻인 ‘전투 역량 상실 혹은 임무 수행이 불가능함’을 의미하는, 즉 대략 30~50% 가량이 사망했다거나 하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말 그대로, 전부, 고철더미와 고깃덩이가 되었다.

        

        중국은 더 이상 해군이 존재하지 않는 나라가 되었으며, 러시아는 북해함대에 이어 두 번째로 강한 함대인 태평양함대가, 그리고 그걸 수용 가능한 부동항이 한 줌의 쇳물로 변하는 걸 목도했다.

        

        그럼에도 미국 해군의 가장 강한 축인 제3함대와 제7함대는 완전히 궤멸되지 않았다.

        

       

        느긋하게 주변을 바라보던 알렉세이 중장이 다시금 입을 열었다.

        

        

        

       “8월 초라고 했었나? 그때까지 뇌신돌격대와 함께 편성될 병사들의 목록을 추리지.”

        

       “…어떤 식으로 사용할 생각인가?”

        

       “듣자 하니 이카루스 오퍼레이터들은 상상하기 어려운 신병기들을 계속해서 꺼내며 맞서고 있다는군. 특히나 그 중심에 있는 한 작전팀은 인간을 한참이나 뛰어넘은 전투 능력을 보유했다고 해.”

        

       “그렇다면, 귀관, 설마….”

        

       “설마가 그 설마일세.”

        

        

        

        즈즈즉.

        

        거의 다 타들어간 담배를 입에서 떼고, 그것을 재떨이에 비벼 끈 알렉세이 중장은 아래를 바라보면서 묘한 표정을 지었다. 그걸 흘겨보던 류취안 중장은 그 이면의 인과를 추측했다.

        

        어쩌면 그가 생각하는 불순자들 중에는…실제로 불순하지 않은 병사도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것이 군대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정치질, 그리고 그로 인해 파생되는 결과 중 하나였으니까.

        

        하지만 그닥 중요하지 않았다. 그는 그 말에서 기회를 보았고, 다른 이들이 저지른 멍청한 일은 자신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사실도 눈치챘다.

        

        

        사령부의 고위직들을 위해 개조된 라운지 아래, 바쁘게 돌아다니는 병사들을 바라보던 류취안 중장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입이 열렸다.

        

        

        

       “이쪽도…별도로 불순한 병사들을 걸러내는 과정이 필요할 듯하군.”

        

       “자네도 이해했나. 그리 하게. 범속한 병사들이라고 하더라도 그 정체모를 작전팀과 맞붙도록 하고, 그 과정에서 데이터를 수집한다는 명목으로 유용하게 쓰일 수 있겠지. 그게 그들의 마지막 임무가 된다면 괜찮지 않겠나?”

        

       “…보스턴에서의 작전이 실패할 거라고 생각하는군.”

        

       “아르테미스는 최선을 다해 저들을 막으려고 시도했지. 객관적인 전력만 보더라도 미군의 부스러기들에게 밀릴 리가 없었어. 허나 깔끔하게 밀려버렸지. 그건 우연이나 뭣도 아니었어.”

        

        

        

        과연 실제로 그런 것일까.

        

        여지껏 획득한 정보가 그리 많지 않은 이상 속단하기는 일렀지만 결과는 모든 것을 증명했다. 무려 두 척의 전략원잠이 미국의 손에 들어간 이유가 다른 곳에 있지 않았으니.

        

        짤막한 정적 이후 누구라고 할 것 없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날씨 하나는 좋았다. 7월 말치곤 그닥 덥지도 않았다. 이들이 둥지를 튼 국제공항의 위도는 뉴욕보다도 훨씬 높았기 때문이었다.

        

        

        

       “….”

        

       “조던 애머스트가 근무하던 시설에 아르테미스가 원격으로 알람을 설치해뒀지. 참모진들은 알람이 울리는 순간 미사일을 발사한 후, 북쪽으로 160km 가량 떨어진 포틀랜드에서 대기하던 병력을 출격시킬 예정이네.”

        

       “그렇군. 유념하지. 이쪽도 곧 협조하겠네.”

        

        

        

        전초전이 끝나가고 있었고, 연합군은 통렬하게 패했다.

        

        과연 여기서마저 패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 그 해답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궁금했지만 대답을 알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나 확실한 것이 하나 있다면….

        

        패전을 맞이하게 된다면, 그들은 이 세상에 발을 붙이고 있지 못할 것이었다.

        

        

        세상은 여전히 조용했고, 전인미답의 8월과 9월이 다가오고 있었다.

        

        

        

        

        

        

        

        

        

        

        

        

        

        

        

        

       “여기 혹시 보스턴 출신 있나?”

        

       “보스턴? 그 재미없는 범생이 도시? 거기 사는 놈들이 미쳤다고 군대 같은 곳에 오겠어.”

        

       “로렌티나가 버몬트 출신이니…그나마 보스턴이랑 제일 가깝긴 하지만, 사실상 의미없을 정도로 멀겠고. 로건은 아예 알래스카 출신인가.”

        

       “얌마. 여기 있는 놈들이 안경잡이들 대거 사는 동네에 있었으면 개인과외 받느라 아무 것도 못해. 체력도 없을 테니 체력테스트는 받지도 못할 거고.”

        

       “알았어, 이 자식아.”

        

        

        

        이름만 들어봤지, 태어나서 한 번도 가본 적조차 없었던 매사추세츠 보스턴, 그곳으로 가기까지 고작해야 1주일밖에 남지 않았을 시점.

        

        무려 열한 명 가량이나 되는 대거 팀 중 단 한 명도 보스턴에 가본 적 없고, 더 나아가 그런 것과도 그닥 연관이 없다는 사실을 전원이 알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물론 내츄럴 본 한국이라고 할 수 있는 나도 그러했고.

        

        

        

       “북서쪽에 하버드, 보스턴 대학, 중앙에 MIT, 버클리 음악대학, 웰즐리 칼리지…아주 그냥 도시 전체가 대학교구만, 여기는. 이제 대학교 등록금 내줄 놈들도 없는데 어쩌나.”

        

       “내세울 게 메트로폴리탄밖에 없는 뉴욕보다야 치안은 훨씬 낫겠지. 제정신 박혀있는 놈들이 많으면 그것만으로도 다른 걱정을 할 필요는 없어져.”

        

       “정밀정찰 결과 딱히 인영이 많지도 않다더군요. 그냥 일부 생존자들 정도만이 드문드문 돌아다니고 있는 것 같아요. 아르테미스가 개입한 흔적도 없고.”

        

       “뭐,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르는 법이지. 일단 거기부턴 맥킨지 지부장 산하니까, 물어볼 게 있으면 그쪽에 물어보자고.”

        

        

        

        하버드에 버클리, MIT라.

        

        미국에 대해 그리 많이 알지 못하는 나조차도 무조건 들어본 적 있는 단어들. 저걸 그 뭐시기냐, 아이비리그라고 했었나. 아마도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몰라몰라.

        

        옛날 입시 공부 할 때도 그런 부분은 아예 신경쓸 필요조차 없다고 생각했기에 그냥 그런 곳이 있나보다-하고 넘겼을 뿐이지만, 그런 곳에 군홧발을 들이밀게 될 줄은 몰랐다.

        

        어쩌면 그건 그것대로 대단하지 않을까 싶긴 한데.

        

        

        아무튼 지금은 그런 걸 신경쓸 필요가 없었던 것이. 어쩌면 나는 현 시점에서…그런 대학보다도 수십 배는 더 들어가기 힘든 곳에 들어가 활동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어떻게 해야 상대를 더 정밀하고 빠르게 무력화시킬 수 있는지가 학벌보다 수천 배 이상 중요해진 현 시점에서 내가 어딜 나왔는지가 뭐가 중요하겠어.

        

        그리 생각하던 와중 옆에서 라플란드 씨가 반쯤 죽은 눈으로 덧붙였다.

        

        

        

       “…그, 진짜. 저는 가서 절대 도움 안 될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쫄지 마요, 늑대. 가서 드론으로 적들만 찍으면 되는 간단한 일이니까요. 올리가 당신이랑 동행할테니 어떤 일이 있어도 죽지는 않겠죠. 물론 죽지 않을 정도로만 힘들 수도 있겠지만….”

        

       “히이익…!”

        

       “…아무리 생각해도, 얘는 아직 어디 데리고 나가기엔 이른 거 아니냐?”

        

       “뭐, 무책임한 말이긴 하지만, 그것마저도 변이자라면 확인해봐야 할 문제지요. 한 번이라도 실전을 경험한 사람과 아닌 사람은 차이가 좀 많이 나니까요. 저 말고도 다들 알고 있지 않나요?”

        

        

        

        잠깐의 정적.

        

        물론 나도 라플란드 씨도 완전히 모르는 이야기였다. 대충 뭐어,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파병 그런 거 말하는 거겠지. 나로서는 앞으로도 영영 모를 느낌이었다.

        

        그러니까 조금 더 다른 부분에 집중해보자면, 사실 이번 작전은…막 라플란드 씨가 걱정하는 그런 격렬한 일은 벌어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이 된다.

        

        얼마 전부터 연달아 시행했던 – 특정 기간 동안 계속해서 머무르며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공격을 가하는 식의 작전이 아니라, 일주일 후 시행하게 될 건 좀 더 전통적인…타격 작전이었으니까.

        

        요컨대 슥 들어가서 데이터만 슉 빼오면 된단 소리였다.

        

        

        나는 그 점을 라플란드 씨에게 후다닥 말해주었고, 그제야 이 분은 아까보다 덜 떨기 시작했다.

        

        대신 다른 걸 물어봤지만-

        

        

        

       “…너는 어떻게 이런 걸 앞에 두고도 안 떠냐?”

        

       “…글쎄요. 저도 그건 잘 모르겠네요. 일단 어느 정도는 기어 탓인 것도 있을 것 같긴 한데…어쨌든 안 할 수는 없잖아요.”

        

       “….”

        

       “저는 주저앉지 않아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으니까요. 할 수 있는 만큼 하는 것뿐이에요.”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그 정도 뿐이었다.

        

        라플란드 씨에게도 나름대로의 고충과 고민이 있을 거고, 그러니까 한 켠으로는 탄피로 목걸이도 만들고, 우리랑 같이 붙어있어도 별 불평도 없고, 교범도 열심히 읽고 있는 거겠지.

        

        하지만 슬프게도 그 정도만으로는 대거 팀이 원하는 수준을 제시간에 맞출 수가 없으니까. 나도 완벽히 저 분들을 따라가는 게 아니니 확실하게 말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그럴 것 같단 생각이 든다.

        

        그 광경을 보던 다른 분들이 덧붙였다.

        

        

        

       “막내만 혼자 던져놔도 큰 문제가 없었다면 늑대를 쟤 밑에 붙여놓는 건데, 아쉽구만.”

        

       “뭐, 아쉬운 건 아쉬운 거고…아무튼, 우리는 우리대로 준비해야지. BSL4 시설에 들어가는 거니까. 고작 6개월 정도 지났다고 실험실 보존용기나 냉장고 같은 곳에서 균이 새어나올 것 같지는 않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지.”

        

       “완전한 밀폐와 공기 자체순환이 가능한 화생방방어복이 필요할지도 모르겠군요. 전투가 가능할 정도의 내구성이 보장된 물건이 있을 것 같진 않은데….”

        

       “없으면 어쩔 수 없는 거고. 대신 총기는 완전히 새 거를 가져가야겠는데. 탄저균 묻은 총을 센트럴 파크로 그대로 반입할 수는 없으니까.”

        

       “수송기 내부에 소규모 제독시설을 구비해야 할 수도 있겠구만.”

        

        

        

        언제나 그렇듯 타격팀은 타격팀대로 바빴다.

        

        지금 와서 말하는 건 조금 늦은 것 같지만, 대거 팀의 커리큘럼은 기본적으로 정찰팀 배치 -> 익숙해지면 타격팀으로 향하는 형태였다. 나도 그게 맞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래서 그런지 이렇게…정말 상상 가능한 모든 형태의 전장에서 싸울 준비를 하고 있는 타격팀 분들을 보면, 참 여러모로 노고가 많다고 생각이 되긴 한다.

        

        듣자 하니 대거 팀이 한 번 전장에 나갔다가 복귀할 때마다 CQB 교범에 오만가지 내용들이 새로이 추가되고 있다고 들은 것 같은데….

        

        

        그러던 와중 이어지는 말.

        

        내가 한 건 아니었고, 라플란드 씨가 말한 것이었다.

        

        

        

       “…그, 그건 그렇고. 이번에는 멀리 나가는 겁니까?”

        

       “그렇지. 왕복 600km 정도야.”

        

       “그럼…저 설마 하늘에서 점프 뛰는 겁니까!?”

        

       “그건 아냐. 그 정도 거리는 사일런트 호크로도 왕복 가능한 거리니까. 그래도 아마 발키리를 타고 가지 않을까 싶은데…너한테는 아마 포톤 1이라는 호출명이 더 익숙하겠지.”

        

       “아…아하, 그 수송기!”

        

       “그래, 그거.”

        

        

        

        역시 견습작전관 아니랄까봐 어느 정도는 아는 게 있으시구만.

        

        아는 게 나와서 잠깐 신난 라플란드 씨였지만, 머잖아 다시 침울해지셨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스카이다이빙 때문이었다. 물론 그건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단어고 이젠 HALO나 HAHO 같은 단어가 더 익숙해져야만 하겠지만.

        

        대충 특수부대원들이 낙하산 메고 뛰어내린 다음 낮은 고도에서 낙하산 펴는 바로 그것.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이면 당연히 두려워하는 게 정상이었지만….

        

        왜 그런 걸 얼마 해보지도 않은 내가 여기 가만히 있겠어.

        

        다 방법이 있지.

        

        

        

       “그리고 고공강하는…그 부분은 걱정할 건 없다. 극비구역 내에 별도의 훈련장이 있거든. 굳이 항공기에서 뛰어내리지 않아도 훈련을 90% 가량 재현 가능한 시설이 있다. 플라이스테이션이라고 있어.”

        

       “플라이스테이션…?”

        

       “비오는 날씨, 강풍이 부는 날씨, 그 외에도 다양한 악조건 속에서도 착륙을 연습할 수 있도록 홀로그램과 사람을 띄울 정도로 강한 강풍을 만들어내는 장치가 있거든.”

        

       “…아!”

        

       “막내가 시라큐스에 문제없이 다녀온 것만 봐도 그 효과를 알 수 있겠지. 대충 그런 거라 보면 된다.”

        

        

        

        그 순간 오-하는 표정을 짓는 라플란드 씨.

        

        그러나 이 분이 다른 곳을 쳐다보며 그나마 다행이라는 표정을 짓고 있는 사이, 나는 뒤에서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 그런 게 있다고는 하지만, 반대로 말하자면…그걸로 적응할 때까지 훈련에 임해야만 한다는 소리.

        

        그와 동시에 나는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던 올리비아 씨와 시선을 마주쳤고, 고개를 끄덕였다.

        

        

        부엉이가 다가오더니 라플란드 씨의 옆에 앉았고, 이어 입을 열었다.

        

        이젠 당근을 던질 시간이었다.

        

        

        

       “우리 털날리는 막내.”

        

       “그 별명은 뭡니까!?”

        

       “기어 차고 싶지 않아?”

        

        

        

        흡.

        

        그와 동시에 입을 꾹 다무는 라플란드 씨.

        

        그러나 추가타가 이어진다.

        

        

        

       “상부에서 승인이 났다. 보스턴에 다녀오는 대로 시험 착용 스케줄이 잡혔지.”

        

       “에, 엣….”

        

       “네 출신을 우려해 몇 가지 기능은 잠길 예정이지만, 보스턴에서 일을 잘 해내게 되면…글쎄다. 잠겨있던 기능 중 몇 개 정도가 스케줄 전에 해제될 수도 있는 법이지.”

        

       “그, 그 뭐냐, 어….”

        

       “이제 좀 구미가 당기나?”

        

        

        

        정적.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라플란드 씨는 조심스럽게 올리비아 씨의 손을 움켜잡았다.

        

        

        

       “전 언제나 대거 팀을 믿고 있었습니다.”

        

       “그럼, 그럼.”

        

        

        

        …뭐어.

        

        뭔가 결과가 요상했지만, 아무튼 좋은 게 좋은 거 아닐까. 나는 그리 생각하며 꼬리를 붕붕 흔드는 라플란드 씨를 바라볼 뿐이었다.

        

        잘 하시겠지, 뭐.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멍멍이조련
    다음화는 07월 11일 12시 업데이트 됩니다.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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