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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5

        

       어두운 방에 5명의 남녀가 모여있다.

         

       “니케아에서 지령이 왔다.”

         

       20대부터 50대 남녀가 다양한 나이대와 성비의 그들이 모여있다.

         

       “목표는… 테오도라 황제를 암살하고 조이 황녀를 니케아로 데려가는 것.”

         

       50대 남자가 그렇게 말하자, 장내에 묘한 침묵이 감돈다.

         

       “쉽지 않을 거 같습니다. 골드 에어리어는 청소할 때 외에는 고위 시종만 출입할 수 있습니다.”

         

       20대 여자가 답하자, 40대 여자가 맞장구치며 말한다.

         

       “거기다가 골드 에어리어로 들어갈 때. 황족이 아닌 이상 경비병들이 삼엄하게 몸수색합니다.”

         

       그 말에 50대 남자가 말한다.

         

       “쉽지는 않을 거로 생각하지만 계약은 지켜야 한다.”

         

       그들은 니케아와 계약을 맺은 암살자 집단.

         

       거액을 받는 대가로 니케아 왕국의 더러운 짓을 해주는 집단이다.

         

       그들 사이에 끼어드는 40대 남자.

         

       “그럼. 차라리 조를 두 개로 나누어 황제를 독살하고 곧바로 조이 황녀를 납치하는 건 어떻겠습니까? 조이 황녀만 납치한다면 무기는 필요 없을 겁니다.”

         

       그 말에 50대 남자가 생각에 잠기다가 고개를 젓는다.

         

       “아니. 황제를 독살하는 건 불가능하다. 여기에 메리의 여우들이 있더군.”

         

       메리 공녀가 아끼는 시녀.

         

       그녀들은 예전에 암살자 수업을 받아 이쪽 업계에서는 꽤 유명한 인물들이다.

         

       “그녀들이라면 미리 음식 검사를 할 거고, 만약 걸린다면 그때는 경계가 삼엄해질 거다.”

         

       그 말에 모두가 조용해지자, 50대 남자가 이어서 말한다.

         

       “우선 암살과 납치를 동시에 해야 하겠지. 조이 황녀를 납치하는 건 일이 아니니까.”

         

       그때 30대 남자가 나서서 말한다.

         

       “현재 황제는 공식 업무일 때 말고는 대공부와 골드 에어리어 안에서 시간을 많이 보냅니다. 대공부에는 경비병들이 많아 암살이 위험할 거 같군요. 차라리 골드 에어리어는 어떻습니까?”

         

       그 말에 20대 여자가 나서서 말한다.

         

       “골드 에어리어에 잠복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출입명부를 작성해서 나간 사람이 적다면 문제가 될 겁니다.”

         

       그 말에 50대 남자가 나서서 말한다.

         

       “뇌물로 어떻게 안 되겠나?”

         

       그 말에 20대 여자가 단호하게 고개를 젓는다.

         

       “어려울 거 같습니다.”

         

       그 말에 50대 남자가 고민하자 20대 남자가 나서서 말한다.

         

       “그러면 조금 더 알아보고 계획을 짜보지요.”

         

       “그게 좋겠군. 모두 알아두게. 역사에는 죽일 수 없는 인간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네. 그러니… 모두 최선을 다해 준비하도록.”

         

       그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인다.

         

         

         

       ***

         

         

         

       로만의 어느 카페테리아.

         

       “루키우스! 진짜 고마워. 대공부에서 일하다니? 모든 아카데미 학생의 꿈이잖아?”

         

       뮐러 형이 나에게 고맙다는 듯 말하자 내가 고개를 끄덕인다.

         

       “맞아. 대공 전하를 설득하느라 힘들었지.”

         

       이렇게 살짝 공치사해서 오늘 밤에 술을 얻어먹기로 했다.

         

       “최근에 잘나가서 우리를 잊은 줄 알았는데. 역시 루키우스! 의리가 있구나?”

         

       막시밀리안의 말에 속으로 눈물을 삼킨다.

         

       정말… 죽을 듯이 힘들었는데.

         

       저런 괘씸한 말을 하는 막시밀리안을 보며 기분이 나빠져서 말한다.

         

       “호오? 너는 대공부에서 일하고 싶지 않구나?”

         

       내 말에 막시밀리안이 당황하며 말한다.

         

       “에이~ 미안 내 말 때문에 기분 나빴어? 내가 잘못했어. 나 안 그래도 학자금 대출 때문에 죽을 거 같다고… 살려주라! 루키우스.”

         

       거의 울 듯이 말하는 막시밀리안.

         

       “알았어! 울지마 이 자식아.”

         

       키가 180을 넘는 갈색 머리의 뮐러와 키가 겨우 170이 될 거 같은 검은 머리와 커다란 안경이 인상적인 남자가 바로 막시밀리안.

         

       이 두 사람이 새로운 대공부의 직원이 될 사람들이다.

         

       “조금 있으면 대공이 올 거야. 그러면 무조건 친절하게, 그리고 일 오래 할 수 있냐? 체력 좋냐 이런 거 물어볼 건데 물어보면 그냥 고개를 끄덕여.”

         

       내 말에 둘이 당연하다는 듯 말한다.

         

       “앞에 거는 당연한데… 뒤에 체력 좋냐는 뭐야?”

         

       내 말에 뮐러 형이 어이없다는 듯 물어보자, 내가 한숨을 내쉬며 말한다.

         

       “그거야…”

         

       며칠 밤새고도 출근해야 하니까.

         

       하지만 이 말을 고이 그대로 하면 당장 도망갈 테니까 둘러대며 말한다.

         

       “그 대공부에서 일하다 보면 여러 군데에서 접대받으니까… 체력이 좋아야지.”

         

       접대를 받으러 다니는 건 무슨…

         

       새벽까지 일하는데 접대를 받으러 다닐 새가 어디 있던가?

         

       실제로 가끔 대공부에 방문하는 높으신 분들이 나에게 술을 한잔하자고 러브콜을 보내지만…

         

       농담이 아니라 갈 시간이 없다.

         

       주 6일 동안 밤새워 일하다가 하루 쉬는 날에는…

         

       집에서 온종일 자느라 바쁘다.

         

       “정말? 하긴… 대공부면 엄청 고위 사람들이 많이 올 테니까. 그러면 너 혹시 귀족가도 많이 가봤어?”

         

       내 말에 혹했는지 뮐러 형이 눈을 빛내며 말한다.

         

       가봤다. 압수수색을 하러 많이 가봤다.

         

       실제로 횡령이나 탈세를 저지른 고위 귀족들은 대공부에서 나서서 압수수색을 나간다.

         

       “당연하지. 아카데미에서 파울 기억나?”

         

       제국에서 제일 부유한 상회를 운영하는 파울은 공작가의 막내아들이며, 아카데미에서 또래를 마구잡이로 괴롭히던 놈이다.

         

       “알지! 말도 마라. 내가 걔한테 당한 게 한두 개가 아니다.”

         

       내 말에 막시밀리안이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한다.

         

       “아오… 그 새끼만 생각하면 아직도 열불이 난다.”

         

       교수님들도 아카데미에서 학생들을 괴롭히는 파울을 제지하기 힘들었다.

         

       이유라고 한다면, 권력이 많은 귀족 가문의 아들이니까.

         

       평민이 압도적으로 많은 교수는 최대한 몸을 사리고, 그중에서 제국법에서 조금 자유로운 이 종족 출신 교수님들한테 한 소리 듣는 게 전부랄까?

         

       그렇다고 쫓아내자니 총장님 뇌물을 받았는지 한사코 말려서 아직 재학 중으로 알고 있다.

         

       “그 파울 아빠가 나를 보면 껌뻑 죽는다니까?”

         

       실제로 얼마 전에 탈세 관련으로 파울의 아버지인 하인리히가 방문했다.

         

       말이 방문이지. 고발 먹기 싫어서 제 발로 와서 대공에게 뇌물을 바치다가 오히려 된통 깨지고 밀린 세금과 벌금까지 착실히 내기로 했다.

         

       탈세에 뇌물까지 합치면 귀족이라도 감옥을 피하지 못한다.

         

       재수 없으면 영지를 몰수당할 수도 있고.

         

       대공이 이런 일로 굳이 크게 벌리기 싫어해서 거액의 벌금형을 선고했고, 밖에 나오다가 나와 마주쳤다.

         

       -자네 젊어 보이는군. 내 아들과 비슷하겠어.

         

       -아… 파울과는 아카데미에서 알고 지냈습니다.

         

       -후후… 파울에게 자네처럼 훌륭한 친구가 있는 줄 몰랐군. 언제 공작가에 놀러 오게.

         

       따로 보자는 공작의 말을 내가 대공에게 가서 일러바쳐서 벌금이 더 크게 늘었다고 들어서 파울의 아버지는 지금쯤 행복해하실 거다.

         

       뭐 그 후에 몇 번 황궁에서 본 적 있지만 나에게 딱히 제재하지 못한다.

         

       내 뒤에 대공이 있으니까.

         

       “하긴… 그 대공부니까.”

         

       제국을 다스리는 대공부.

         

       그 기관의 수장 대공.

         

       현재 외부에서 봤을 때.

         

       제국은 대공이 무자비하게 황제를 압박해 통치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대공이 황제를 압박해 국정을 가르치고 있다.

         

       “후우… 떨린다. 뮐러 형은 안 떨려?”

         

       막시밀리안의 말에 뮐러 형이 떨린다는 듯 말한다.

         

       “떨리지… 안 떨릴 리가…”

         

       그 들의 모습에 내가 웃으며 말한다.

         

       “다들 걱정하지 말라니까? 내가 잘 말해뒀어.”

         

       훌륭한 노예라고 잘 말해뒀지.

         

       이 둘이 들어오면 내 일이 조금 더 수월해질 거란 생각이 들어 미소를 숨기기 어렵다.

         

       하지만 내 마음도 모르고 뮐러 형이 잘난척하며 말한다.

         

       “만약 내가 장관이 되면 내가 제대로 한턱 낼게.”

         

       꿈도 야무지다… 장관이 되면 얼마나 갈굼 당하려고?

         

       최근에 국무회의에서 재무부의 프랭크 장관님이 엄청나게 깨졌다고 한다.

         

       -제 말대로 정보부의 설립에 대한 돈을 이렇게 가져왔습니다. 장관님이 걱정하신 것과는 다르게 대공국의 재정은 아직도 풍족하군요.

         

       듣기로는 정보부 설립에 재정 건전성 때문에 반대했던 장관님에게 대공이 가혹하게 일 폭탄을 던졌다고 한다.

         

       -얼마 전에 제시한 세금 상한금액을 좀 더 낮추도록 하지요, 아 그리고 세금 종류는 통일하는 방안으로 갑시다.

         

       갑작스럽게 많은 지시로 인해 그날부터 세제 개혁안을 새로 준비해야 하니… 보통 힘든 게 아니시겠지.

         

       “어?! 저기 황실 마차야.”

         

       뮐러 형의 말을 듣고 밖을 보니 화려한 황실 마차가 보인다.

         

       그리고 이내 카페테리아로 들어오는 대공과 눈이 마주친다.

         

       “대공 전하 여기이옵니다.”

         

       내 말에 장내의 시선이 우리에게 몰린다.

         

       “그래, 이들이 제국의 숨겨진 인재라는 말이지?”

         

       데비앙이 뮐러 형에게 손을 내밀며 말한다.

         

       그 손을 마주 잡는 뮐러 형.

         

       “대공 전하를 뵙니다! 뮐러라고 합니다.”

         

       “그래, 반갑네. 이 친구가 뮐러면 자네는 막시밀리안이겠군.”

         

       그렇게 말하며 막시밀리안에게 손을 내미는 대공.

         

       “대공 전하를 뵙니다!”

         

       그렇게 인사가 끝나고 자리에 앉은 대공이 말한다.

         

       “준비해 온 이력서를 줘보게.”

         

       그 말에 두 사람이 이력서를 제출하자, 대공 가볍게 훑어보며 말한다.

         

       “그래, 둘 다 아카데미 출신이라고?”

         

       그 말에 두 사람이 고개를 끄덕인다.

         

       “좋군. 막시밀리안은 마법 공학자로 들었는데. 주로 무얼 공부했나?”

         

       그 말에 막시밀리안이 큰 목소리로 말한다.

         

       “저는 아카데미에서 마법 회로를 이용한 열의 조절을 주제로 공부했습니다!”

         

       그 말에 대공이 눈을 빛낸다.

         

       “어린 나이에 대단하군, 뮐러는 내가 듣기에는 아카데미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는 거로 알고 있네.”

         

       실제로 뮐러 형은 아카데미 수석 졸업생은 아니지만 상위권을 놓쳐본 적이 없다.

         

       그렇게 꽤 많은 대화가 오가고 나서 대공이 밝게 웃으며 말한다.

         

       “좋네. 두 사람 다 대공부에 채용하겠네.”

         

       그렇게 새로운 두 노예 아니, 두 사람도 우리 대공부에서 일하게 되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기열찐빠땅개공병님 후원 감사합니다!

    더 맛있는 소설을 쓰기 위해 더욱더 노력하겠습니다.

    Ilham Senjaya님 오늘도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선작 추천 댓글은 저한테 큰힘이 됩니다!

    아 그리고 이 소설은 순애 물입니다. 데비앙과 테오도라 둘의 순애물이죠 ㅎㅎ

    다들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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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Master of the Empress

I Became the Master of the Empress

여황제의 주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They say to leave when the applause dies down, and so I tried to depart.

I intended to give the Empress, who had married me despite her utter disdain, the gift of our marriage annulment…

But the Empress glares at me and says,

[ Did you really think… I would let you go? ]

Something is going terribly wr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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