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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5

       * * *

       

       

       

       오스트리아 제국 빈

       

       

       삼국 방공협정이 맺어지던 이날, 오스트리아도 러시아 대사를 통해 방공협정에 대한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실제 역사에서 오스트리아 연방 총리가 되는 카를 레너가 이곳에서는 오스트리아 제국의 총리직을 받고 국정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는 방공 협정의 주제를 가지고 최근 가이다의 군대로 권력을 쥔 카이저를 찾았다.

       

       

       “러시아가 방공협정에 우리를 초대했다고?”

       “네. 일단 1차적으로는 폴란드, 동프로이센과 한 모양입니다만.”

       “그럼 당연히 받아들여야지. 안 그렇소? 가이다 사령관?”

       “예. 폐하. 어차피 저 독일은 반드시 오스트리아를 침략하려 들 겁니다. 그럼 동맹을 만들어야 합니다. 방공 협정은 빨갱이에만 한정되는 것으로 정식 동맹은 아니지만, 당장 사방에 빨갱이들이 있는 저희에게 있어서는 삼제 동맹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삼제동맹. 뭔가 그렇게 듣고 보니 그럴듯하다.

       

       독일제국의 수상 오토 폰 비스마르크의 프랑스 고립 정책의 하나로 벌인 일. 이번에는 러시아 제국의 차리나가 폴란드로 가서 추진한 방공협정으로 다시금 태어난 것이 아닌가.

       

       

       “그렇군. 뭐 지금은 좀 달라졌지만, 러시아 합중국의 아나스타샤 차리나와 동프로이센의 카이저가 함께하니 그렇겠군.”

       

       

       물론 이번 삼제 동맹은 공산화된 독일 본토를 고립시키기 위해 한 나온 것이고, 동프로이센보다는 폴란드 비중이 더 크지만 말이다.

       

       

       “폐하.”

       “가이다 사령관. 할 말이 있소?”

       “민족자유주의 오스트리아 노동자당의 아돌프 히틀러란 사내를 후원하는 것이 어떨까 해서 말입니다.”

       “아, 최근 반공주의자로 유명한 인물이군.”

       

       

       카를 1세도 아돌프 히틀러란 인물을 알았다.

       

       오스트리아인으로 독일군으로 전쟁을 치렀고, 독일이 영국 앞잡이가 잠깐 된 시절에는 러시아로 의용군으로 가 레닌의 최측근인 스탈린이라는 거물 빨갱이를 고자로 만든 기염을 토했다고 한다.

       

       러시아 내에서도 그걸로 히틀러는 유명하다고 한다.

       

       그리고 오스트리아에서는 세르비아에 보복을 외치고, 이탈리아와 독일의 서기장들을 비난하며 반공선전을 열심히 하는 인물이다.

       

       

       “예. 히틀러의 연설은 독일 공산주의자들이 감히 오스트리아에서 세력을 뻗치지 못할 만큼 뛰어납니다.”

       “세르비아에서는 티토란 놈이 그런다 들었는데. 대척점으로 보면 되겠군.”

       “이탈리아의 무솔리니란 놈도 직접 히틀러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합니다.”

       

       

       카를 1세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카이저의 자리에 있으면서 그래도 나름 눈치란 게 생겼다.

       

       가이다 덕에 지금 오스트리아는 국방력이 강화되었지만, 이왕 반공으로 노선을 정한 이상, 영국의 개입 덕에 유지되는 이 제국을 계속 유지하고 싶었다.

       

       딱 봐도 가이다는 그 히틀러를 추천하고 있었다.

       

       나름 러시아에서 빨갱이들을 잡으며 활약한 자의 말이니 믿어도 되지 않을까.

       

       

       “차리나에게 총애를 받았다고 했나?”

       “러시아에 있을 시절에 차리나가 히틀러의 도시 계획에 깊은 감명을 받은 건 사실입니다. 지금 모스크바 도시도 사실상 히틀러의 계획으로 건설되고 있다는 군요.”

       

       

       가이다는 자신이 말하고도 웃겨 남 모르게 웃었다.

       

       총애는 뭔 놈의 총애. 아나스타샤가 들으면 놀랄 발언이었으나, 이렇게라도 해야 카이저가 히틀러를 더 눈여겨볼 것이다.

       

       아무렴 최근 유명한 차리나의 총애를 받는다는데,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겠지. 이 정도는 차리나도 용서해줄 것이다.

       

       카를 1세는 히틀러에 흥미를 붙이기 시작했다.

       

       확실히 히틀러가 한 반공 연설은 그에게도 꽤 익숙해졌다.

       

       반공주의자에, 지금으로서는 오스트리아의 아군이 되어줄 러시아의 차리나로부터 총애도 받은 자라면, 오스트리아를 위해 제대로 일을 해줄 것이다.

       

       

       “한번 그 히틀러란 사내를 만나보고 싶군.”

       

       

       히틀러가 마침내 카이저의 관심을 받게 되었다.

       

       오스트리아가 방공협정에 긍정적으로 생각할 무렵, 헝가리 역시 방공협정 제안을 받았다.

       

       헝가리 왕국은 실제 역사에서는 쿤벨러가 소련의 지원을 받아 공산정권인 헝가리 평의회 공화국을 수립했으나, 이 세계에서는 어림도 없었다.

       

       쿤벨러의 공산 혁명은 존재했으나 루마니아의 지원을 받은 헝가리 왕국의 섭정, 호르티 미클로의 군대에 처절하게 패배했다.

       

       언뜻 보면 헝가리 평의회 공화국이 성립되지 않은 것 외에 호르티의 행보는 바뀌지 않은 듯했다.

       

       왕 없는 왕국의 섭정자리에 있는 호르티 미클로는 아나스타샤의 방공협정 제안을 받고 잠시 고민을 했다.

       

       

       “방공협정을 가입해야 하나.”

       “우리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습니다.”

       “우리도 빨갱이 정권이 수립될 뻔하지 않았습니까? 심지어 지금 음지의 빨갱이들은 독일 공산당의 후원을 받는다는 말도 있습니다.”

       

       

       호르티의 측근들은 방공협정에 합류할 것을 강렬히 권했고, 호르티도 방공협정 자체는 나쁘지 않다 여겼다.

       

       

       “그래. 나쁘지는 않지. 하지만.”

       

       

       문제는 여기 오스트리아 제국이 껴있다는 거 아닌가.

       

       협상국 측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부활을 바라지 않았다.

       

       오스트리아 제국의 유지를 위한 조건이 바로 이중제국을 해체할 것이었고, 오헝제국의 해군  사령관이었던 호르티는 헝가리로 들어와서 지금에 이르렀다.

       

       한때 연대했던 오스트리아와 함께 방공협정에 있는 건 좀.

       

       잠깐 고민을 했으나, 유고슬라비아도 공산화한다는 소식이 있는 마당에, 별다른 선택지도 없었다.

       

       심지어. 카를 1세를 헝가리 왕위에 올려 이중 제국을 부활시키겠다면, 선전포고하겠다는 유고슬라비아놈들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여기에 헝가리의 혁명을 부르짖는 이탈리아는 덤이고.

       

       

       “모스크바로 갈 테니 차리나께 날짜를 잡아달라 하게.”

       

       

       루마니아의 국왕 페르디난드 1세. 루마니아의 영토를 크게 넓힌 통일 왕은 아나스타샤의 방공협정 제안을 받았다.

       

       협정 안에 대해서는 뭐 이것저것 많은 미사여구가 붙어있지만.

       

       정리를 하자면, 오로지 빨갱이만 잡기 위해 뭉치자는 매우 간단한 내용.

       

       이 과정에 있어서 협정국들은 서로의 독립을 보장한다.

       

       딱히 이건 고민할 이유도 없었다.

       

       이 협정을 제안한 것도 그렇고, 이걸 받아들인다는 것도 그렇고, 트란실바니아, 부코비나, 베사라비아를 루마니아의 영토로 인정해주겠다는 것 아닌가.

       

       주변국과의 관계도 표면적으로는 나쁜 것도 아니다.

       

       헝가리에서 튀어나올 뻔한 공산정권을 막기 위해 호르티의 헝가리군을 지원하기도 했다.

       

       

       ‘공산주의를 적대하기 위한 협정.’

       

       

       이 부분이 좀 걸리긴 하지만, 오스트리아도, 헝가리도 독일 공산당의 압력을 받는 처지일 텐데 루마니아를 적대하겠나.

       

       자식 문제로 고통을 받았으면 외교라도 잘해야 한다.

       

       이번 협정만 맺으면 저 공산 독일이 무너질 때까지 루마니아는 평화로워질 것이다.

       

       루마니아의 페르디난드 1세가 루마니아의 평화를 위한 꿈을 꾸고 있을 때, 작년에 전제정을 수립 불가리아의 보리스 3세도 그만의 꿈을 꾸고 있었다.

       

       

       “세르비아. 한번 노려도 되겠지?”

       

       

       최근 빨갱이들이 유고슬라비아의 권력을 잡으려고 애를 쓴다고 하고, 러시아는 그것으로 유고슬라비아에 항의했다고 한다.

       

       딱 봐도 러시아와 세르비아놈들의 관계가 약화된 것이다.

       

       하기야 차리나 처지에서는 자기 부모형제를 죽인 놈들과 같은 놈들이 세르비아의 정권을 잡겠다는데. 받아들이겠나.

       

       만일 이대로 유고슬라비아가 공산화가 이루어진다면, 방공을 천명한 아나스타샤 차리나가 불가리아의 뒤를 봐줄 것이다.

       

       그렇게.

       

       방공협정의 초대를 받은 국가들은 각자의 꿈에 부풀어있었다.

       

       

       * * *

       

       

       방공협정이 발표됨에 따라 빨갱이들도 반응을 해왔다.

       

       특히 카를 리프크네히트 서기장이 공산세력의 수장으로서 국제사회에 대대적으로 성명했다.

       

       

       

       [방공협정은 독일 자유 사회주의 공화국과 이탈리아 사회주의 공화국을 겨냥한 일. 좌시하지 않을 것.]

       

       

       와.정.말.무.섭.다.

       

       오스트리아, 헝가리, 루마니아, 불가리아까지 방공협정에 참여한다고 들으면 또 무슨 기사를 쓸까?

       

       독일은 그렇다 치자, 이쪽은 내가 모르는 변수덩어리 빨갱이니까. 하지만 이 독일이 함께 갑시다 하고 묶어버린 이탈리아 사회주의 공화국 때문에 좀 웃었다.

       

       그 이탈리아 사회주의 공화국 서기장이 베니토 무솔리니잖아.

       

       다른 인물이라면, 아 이탈리아도 모르겠네. 이러겠지만, 베니토 무솔리니다?

       

       이게 어떻게 안 웃기겠냐.

       

       이놈 과연 원래 역사처럼 에티오피아를 노릴까?

       

       

       “기뻐 보이십니다. 폐하.”

       

       

       내무부 장관 보리스 사빈코프가 슬쩍 내 눈치를 살피고 있다.

       

       왜 기쁘지 않겠냐.

       

       딱 봐도 전쟁을 먼저 시작할 놈들이잖아.

       

       이놈들이 내정 관리하면서 전쟁 참고 참는 미래를 생각해봤는데, 이런 거 보면 결국 세계혁명을 위해 전쟁을 시작할 거다.

       

       

       “아, 벌써 적대감을 드러내고 있지 않습니까. 역시 전쟁을 먼저 시작할 놈들 같아서요.”

       

       

       제국주의자며 뭐며 개소리를 늘어놓는 놈들이니 전쟁명분은 늘 그렇듯 ‘카이저의 압제에 시달리는 오스트리아 노동자를 해방하기 위해.’이딴 소리 할 수 있는 거 아니냐.

       

       이걸 핑계로 일단 폴란드도 혁명시키자.

       

       이런 식으로 건드릴 수도 있다.

       

       

       “그러고 보니. 어쩌면 맞아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내무부 장관 무슨 말씀이십니까?”

       

       

       보리스 사빈코프가 심각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이탈리아의 베니토 무솔리니가 천명한 공약 중 하나가 아비시니아에 복수하는 것이니까요.”

       

       

       아비시니아. 에티오피아가 지금의 국명을 사용하기 전. 1931년 전까지는 아비시니아란 국호를 사용했다.

       

       와, 어떻게 똑같냐 그쪽은.

       

       그런데 공산주의 국가가 그런 식으로 해도 되나?

       

       

       “정말 그랬습니까?”

       “예. 물론 그 복수를 혁명이라고 말하긴 했지만, 굳이 아비시니아를 언급한 것만 봐도 답이 나오지 않습니까?”

       

       

       아니지. 뭐 전쟁할 때 대충 그럴듯한 명분을 갖추겠지.

       

       ‘황제에게 핍박받는 에티오피아인들을 해방해주겠다!’이러면서 말이다.

       

       어떻게든 그런 식으로 에티오피아를 침략할 터.

       

       가만 이거 우리가 훼방 놓을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아직 좀 먼 이야기긴 한데.

       

       에티오피아 전쟁 터지기 전에 에티오피아에 신무기 빵빵하게 넣어줘서 싸우게 한다든가.

       

       이거 꽤 좋은 방법인데?

       

       아예 우리와 전쟁을 생각할 수 없게 만드는 것도 좋지만, 최대한 방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비시니아 쪽에 우리 측 군사고문을 보내는 것은 어떻습니까? 외교부와 군부에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나는 얼굴마담 차르니까 말이야.

       

       부담 갖지 말고 말해주길 바란다.

       

       

       “아프리카 국가에 말입니까?”

       “음, 굳이 아비시니아를요?”

       

       

       어허 이 사람들이. 에티오피아를 얕보면 안 된다.

       

       무려 1차 이탈리아 에티오피아 전쟁에서는 이탈리아가 졌을 정도라고.

       

       물론 1차와 달리 2차는 이탈리아가 전력을 다하고 기술력 격차나 1차 전쟁 때와는 달리 에티오피아가 굉장히 불리하긴 했지만 뭐.

       

       무기 같은 거라도 제대로 쥐여주면 되지 않을까 싶다.

       

       게릴라전 하라는 외국고문의 말은 들어 먹지 않고, 기어이 정면으로 충돌해서 꽤 큰 피해를 입었는데, 무기를 좀 지원하면 그것도 어느 정도 해결되지 않을까.

       

       진다고 해도 이탈리아를 최대한 피해를 주는 쪽으로 해야지.

       

        

       “에티오피아는 일개 흑인 국가가 아닙니다. 나름 유서 깊은 역사가 있는 국가죠.”

       

       

       고대부터 기독교 국가였던 에티오피아는 그냥 흑인 국가가 아니라 나름대로 띄워 주는 국가였다.

       

       로마의 후예 드립까지 나왔다고 하지.

       

       물론 진짜 로마의 후손은 영 무리가 있는 전개지만. 하여튼.

       

       그쪽에서 이탈리아가 좀 손해 입는다면 어떻게 되겠냐.

       

       그럼, 공산 추축의 힘이 좀 빠지지 않겠나?

       

       일본이야 뭐 애초에 유럽전선에서 딱히 싸운 적도 없을 테고. 일본은 없는 놈 취급하자.

       

       일본의 뒤통수도 치려면, 역시 유럽에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고.

       

       

       “어차피 터질 전쟁이라면 힘을 빼두는 것이 좋습니다. 아비시니아에 한번 접선을 해보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아비시니아라. 거긴 전차가 달릴 수 있습니까?”

       “가능하겠죠? ”

       

       

       아마 전차. 달릴 수 있지 않을까?

       

       2차 이탈리아 에티오피아 전쟁에서 전차 동원되었을 테니까. 아마 그 동네도 전차가 좀 돌아다닐 수 있을 거다.

       

       그래. 그렇기는 한데.

       

       그 조금 전부터 내가 궁금한 것이 있거든.

       

       일단 지금은 두마에 내가 출석해서 얼굴마담 역할 좀 하고 있는데, 조금 전에 전차 달릴 수 있냐고 한 사람.

       

       미군 같거든?

       

       

       “그런데 말입니다. 그 저. 왜 거기 계십니까?”

       “아무래도 이쪽에 남아있는 편이 이 기동전 교리에 대해 제대로 연구할 거 같아서 말입니다 하하하!”

       

       

       그래. 패튼 이 양반 말이다.

       

       왜 아직도 가지 않고 이곳에 있는 건가. 에휴.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퇴고하느라 좀 늦었습니다…

    아나스타샤 팬클럽의 파페포포 회원분이 150코인 후원을…! 정말 감사합니다!

    독자 분의 후원은 아나스타샤의 다음 표지에 보탤 예정입니다!

    선작,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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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Status: Ongoing Author:
I became a Russian princess destined to die in a rev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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