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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51

       하늘에 떠오른 굵직한 선을 쳐다봤다.

       

       ‘이야.’

       

       주홍 빛으로 빛나는 것이 상당히 선명하다.

       

       더불어 맑던 하늘이 점차 먹구름이 끼는 게 보인다. 

       딱 봐도 자연적인 현상은 아닌 게 이질적이기 짝이 없었다.

       

       ‘뭐 얼마나 대단한 일이 펼쳐질까 했더니만.’

       

       예상보다 훨씬 대단한 광경이었다.

       

       허공을 가득 채운 선율과 기운.

       누가 봐도 정상적인 일은 아닌지라, 광대한 모습에 압도당할 지경이다.

       

       아주 오랜 세월을 준비했다고 하더니, 확실히 티가 난다.

       

       ‘흠.’

       

       서서히 이어지기 시작한 여섯 개의 선.

       

       특정 문장을 완성하듯 천천히 서로를 잇기 시작하고. 

       그 과정에 따라 맑던 하늘도 조금씩 어두워지고 있었다.

       

       구구구궁–!!!

       

       비무대는 물론이고 사방에 진동이 이른다.

       

       “무, 무슨 일이야 이게-!”

       

       “꺄아아악!”

       

       갑작스러운 진동에 곳곳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혼비백산한 듯 사람들이 급히 움직이고.

       와중에 맹의 인원들이 나와 상태를 파악하는 게 보였다.

       

       이를 확인하며 내 시선이 올라간다.

       

       전각을 감싸기 시작한 주홍빛 막을 향해서였다.

       

       사아아아–!!

       

       아래에서 튀어나온 기운이 전각을 감싸고 있다. 

       다소 반투명한 주홍빛의 막이었다.

       

       ‘저게 필두마가 말한 그것인가.’

       

       언젠가 계획을 짤 때 들은 기억이 있다.

       하남에 강자들을 모아놓고 발을 묶어둘 재량이 있다며 언급한 힘.

       

       시간만 준다면 제대로 만들 수 있다더니, 저게 그것인 모양이었다.

       

       ‘무슨 원리일까.’

       

       어떤 원리로 작동한 것일까. 이에 대한 호기심이 동하나 아쉽게도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었다.

       

       콰드드득–!!!

       

       일순, 엄청난 내기가 느껴져 전각을 확인했다.

       

       ‘오호.’

       

       매화선과 검선, 검제가 동시에 참격을 막에 날리는 모습이다.

       

       내기가 공명해 묵직한 검강이 터져나가지만, 막을 찢지 못하고 사그라든다.

       

       ‘이것 봐라.’

       

       효과는 확실했다.

       하물며 저것으로도 어떤 효능을 지녔는지보다 확실히 보였다.

       

       ‘막아내는 게 아니라, 흡수하잖아?’

       

       분명 막이 참격의 기운을 흡수했다. 그리고는 색이 더 선명해진다.

       

       기운을 먹어 더 강하게 뒤바꾸는 건가?

       

       ‘흐음.’

       

       구태여 따지자면 진법 쪽이란 소리로군.

       기운을 먹어 치운다는 부분에서 확실히 도움이 되긴 했다.

       

       ‘발을 잡는 건 충분히 가능해.’

       

       완벽히 막지 못한다면 해제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한들.

       

       ‘반 시진 정도는 붙잡을 수 있겠지.’

       

       순전히 예상이다만, 필히 저 정도는 붙잡으리라 판단 했다.

       

       ‘아, 궁금한데.’

       

       진짜 무슨 원리로 저런 힘을 내는 걸까.

       확인만 한다면 앞으로 도움 될 능력이 분명하거늘….

       

       ‘쯧.’

       

       확인하러 갈 수 없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구구구궁-!!

       

       진동은 점차 거세지고, 관중석에서도 위기를 느꼈는지 다들 다급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도, 도망쳐!”

       

       “연신아-! 연신아 어디 있니–!!”

       

       “씨발! 비켜!”

       

       “으아아아앙.”

       

       몰려 있던 인파가 한 번에 움직이니 순식간에 아비규한이 시작됐다.

       

       비명이 난무한다.

       욕설과 울부짖음이 주변을 가득 채웠다.

       

       갑작스러운 상황인 만큼 사람들은 제정신을 차릴 수 없었고, 그 탓에 규칙이 와르르 무너졌다.

       

       하물며.

       

       “지, 진정하시오! 우선…!”

       

       “비, 비켜! 비키라고오오–!!”

       

       맹의 무인이 어떻게든 바로 잡으려 한들 혼동을 잡기엔 부족 했다.

       

       이런 일이 터질 줄 몰랐을 것이고. 이에 관한 수칙도 정해두지 않았을 것이었다.

       

       그 덕이다.

       덕분에 짙은 혼란이 찾아왔다.

       

       내가 딱 원하던 상황이었다.

       

       이를 살펴보다 고개를 돌렸다.

       

       ‘그럼 슬슬 움직여 볼까.’

       

       이쪽은 천천히 붕괴할 테니, 나도 해야 할 일을 할 때였다.

       그리 생각하며 눈을 돌리니.

       

       스윽.

       

       누군가 정신을 잃은 도왕을 부축하고 있는 게 보였다.

       도망치고 있는 사람들 틈에 도왕을 와서 수습할 인물. 그건 한 명뿐이다.

       

       ‘팽우진.’

       

       팽가의 소가주 팽우진.

       그가 제 아비를 부축하고 있었다.

       

       그것도 상당히 무표정한 얼굴로 말이다.

       그러다 나와 눈이 마주쳤다.

       

       언제나 그렇듯 팽우진은 날 보며 웃음을 짓지만, 난 그를 보며 웃을 수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아버지를 두들겨 패서 저렇게 만들어 놓고 자식을 보며 웃기는 무리였다.

       

       하여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있을 즈음.

       

       “일이 참 곤란하게 됐소.”

       

       오히려 팽우진 쪽에서 내게 말을 걸어왔다.

       

       -꺄아아악-!!

       

       -제발 비켜…!!

       

       난잡한 상황 속에서 어울리지 않게 덤덤한 음색이다.

       

       “앞으로 얼마 지나지 않으면, 공자와 붙게 될 거라 기대했는데…. 흠. 이것 참. 안타까운 일이오.”

       

       “지금 이 상황에 그게 중요합니까…?”

       

       뱉는 말에 어이가 없어 나도 모르게 딴지를 걸었다.

       이 개판인 상황 속에서도 그게 문제일까.

       

       아…. 이거 혹시.

       

       “팽 가주의 복수 때문이라면….”

       

       “그런 건 의미치 않소. 가주님께선 패할 만 했기에 패한 것이니. 별로 구 공자께 악 감정은 없소.”

       

       “…”

       

       말도 끝나기 전에 단호한 부정이 튀어나온다.

       어떻게 없을 수 있을까.

       

       그런 의문이 생기지만, 팽우진의 말 속에선 정말 조금의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 더 서늘하다.

       

       어찌 저렇게 무감정할까.

       팽우진의 시선에 팽저우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는 정말 오로지 나만을 보고 있었다.

       이 빌어먹을 상황 속에서도 말이다.

       

       ‘패할만해서 패했다.’

       

       말하며 잠시 팽우진이 팽저우를 쳐다봤을 즈음.

       그때 잠시나마 감정이 스치긴 했다.

       

       그 감정은 지독히 어둡고.

       또 무엇보다 날카로웠다.

       

       ‘흐음.’

       

       하여, 그런 감정이 잠시 거슬렸으나 머릿속에 담지는 않았다.

       개의치 않는다.

       

       팽가의 일은 내 관할이 아니었다.

       더불어, 팽우진 또한 지금 신경 쓰는 건 그런 게 아닌지, 내게 다른 말을 이어갈 뿐이다.

       

       “하여, 아쉽게 되었으니…. 약속한 부분은 필히 지켜주시길 바라겠소.”

       

       “아, 예…. 뭐…노력해 보겠습니다.”

       

       떨떠름한 표정을 짓고선 말을 뱉고 있던 순간.

       

       “공자님-!”

       

       허공에서 재빨리 내 쪽으로 누군가 착지한다.

       당소열이었다.

       

       “괜찮으세요…?”

       

       한껏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다급히 다가온 모습이다.

       

       “지금, 일이 터져서…! 일단 바깥으로 이동하셔야 해요.”

       

       허공에 떠오른 이상증상. 

       그게 심상치 않다는 걸 당소열 또한 알아차린 모양이었다.

       

       “음.”

       

       뭐라 말할까. 

       찰나 고민하지만 일단 입을 다물었다.

       그러자 팽우진이 중간에 끼어들어 왔다.

       

       “그럼, 이쪽은 먼저 가보겠소.”

       

       팽저우를 부축한 팽우진이 발에 힘을 두른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팽가의 무인도 이쪽으로 오지 못하고 있기에, 우선 자리를 피할 목적인 것 같았다.

       

       그렇게 발을 떼려던 순간. 팽우진이 당소열을 보며 말한다.

       

       “소열이도. 다음에 보자 꾸나.”

       

       그 말에 당소열의 표정이 살짝 변했다.

       내 다음 순번이 이 두 사람이었지만, 상태를 보니 비무는 물 건너갔다는 건 누가 봐도 알 수 있었다.

       

       “아…. 네.”

       

       당소열이 고개를 끄덕이고. 

       이를 확인한 팽우진이 살짝 도약하며 벗어난다.

       

       “공자님, 저희도 어서…!”

       

       두 사람이 모두 사라지고 당소열이 급히 청했다.

       와중에 내 시선은 전각을 향해 있었다.

       

       -맹주님을 구해라-!

       

       -장문인–!!

       

       -제기랄. 어서 진법가를 부르라고!

       

       -풍룡대는 뭐 하고 있는 거야–!!

       

       맹의 인원은 물론. 가지각색의 옷을 입은 이들이 전각의 막을 두드린다.

       모두 뛰어난 무인이자 정파의 이들이었다.

       

       그들은 모두 자신의 장문인과 가주. 혹은 상단주를 구하기 위해 막에 몰려들어 있었다.

       

       심지어 무림맹의 이들도 검선을 구하고자 몰려든 시점이다.

       

       -으아아악-!

       

       재난 비스무리한 게 터졌거늘, 사람들은 제대로 된 안내도 받지 못하고 있었고.

       정파라는 이들은 제 상관과 상단주를 구하기 바쁘다.

       

       그걸 눈에 넣으며 떠올렸다.

       

       저것은 정녕 협의인가.

       

       저것이 수 세기동안 뿌리 내리던 정파의 가치가 맞는가.

       이 작은 균열도 견디지 못해 저 꼴이 되는 것이 과연 정의라 표할 수 있겠는가.

       

       모르겠다.

       

       살아오길 협의도 정의도 알지 못했기에 판단을 내릴 수는 없으나 한가지는 알 수 있었다.

       

       ‘저런 것이 정의나 협의라면.’

       

       별로 필요 없을 것 같았다.

       

       

       

       

       

       ******************

       

       

       

       

       

       “종말이야…. 종말이라고….”

       

       “신이시여–!”

       

       “엄마아아아….”

       

       당소열과 같이 하남의 거리를 이동하던 길은 점차 울부짖는 일들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구구구궁—!!!

       

       “으아아악-!”

       

       “여보…!!”

       진동은 여전히 거칠었고 하늘은 푸른빛을 잃어 먹구름으로 가득 차버렸다.

       불과 반각도 지나기 전에 변화한 상황이었다.

       

       본래 무투제가 벌어진다고 열기를 띠던 거리가 순식간에 망가지고.

       알 수 없는 재앙을 두려워하여 공포에 짓눌려 있었다.

       

       그런 이들을 보며 발을 빠르게 놀리는 한편.

       

       “우선, 처소로 돌아가야겠죠?”

       

       발을 놀리던 당소열이 내게 말을 물어왔다.

       

       처소로 돌아간다. 해서 일행들을 데리고 움직여야 하지 않겠냐.

       당소열의 타당한 발언이었지만.

       

       “먼저 가 있어.”

       

       “네?”

       

       내 생각은 그렇지 않았다.

       

       어찌 돌아가랴. 판을 깔아놓고선 그건 안 될 일이었다.

       

       “가서, 애들 좀 챙겨줘. 난 할 일이 좀 있거든.”

       

       “공자님, 그게 무슨…. 이 상황에서요?”

       

       “응. 걱정하지 마.”

       

       살짝 웃으며 당소열의 등을 떠밀었다.

       

       “별일 없을 테니까.”

       

       “…”

       

       단호하게 한 말에 당소열의 표정이 묘하게 달라진다.

       

       뭔가 눈치챈 걸까. 아니면, 물을 말이 있으나 수긍한 걸까. 알 수 없었다.

       다만.

       

       “…알겠어요.”

       

       당소열은 내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늦으시면 안 돼요? 늦으면…진짜 찾으러 올 거예요.”

       

       “안 늦어. 별로 오래 걸릴 일은 아니거든.”

       

       “알겠어요.”

       

       그 말을 끝으로 당소열이 속도를 높여 처소 쪽을 향해 달려 나가고.

       나는 그런 당소열의 작은 등을 보다 걸음을 멈춰 세웠다.

       

       그리곤 잠시 옆을 쳐다봤다.

       

       -으어아아앙…. 엄마아….

       

       두려운지 울부짖는 아이가 보였다.

       그런 아이를 어미로 보이는 이가 감싸 안아 달래는 모습이다.

       

       모두가 공포에 질려있다.

       

       어찌할 바를 몰라 허둥지둥거리거나 두려움에 몸을 못 가누는 이도 있었다.

       

       전생에 전쟁을 시작할 무렵, 자주 보던 일들이었다.

       

       그때의 표정과 그때의 공기.

       별로 겪고 싶지 않던 그때의 광경과 지금은 무척이나 닮아있었다.

       

       차이가 있다면.

       

       ‘이번엔 이 꼬라지를 내가 만들어 냈다는 것.’

       

       그 사실이 속을 갉아먹는다.

       

       저 벌레들이 죽는들 무슨 상관이냐.

       

       탈각을 통해 어딘가 달라진 것인지 뭣 같은 속내가 기어 올라오는 한편.

       

       역겨운 기분이 동시에 스친다. 

       당장이라도 관두고 싶었다.

       

       토악질이 올라오는 걸 삼키며 고개를 틀었다.

       

       발에 힘을 줬다.

       필요한 일이었다고 변명하지 않는다.

       

       이곳에 무슨 변명이 필요한가. 

       그저 감당할 따름이다.

       

       다짐하며 호흡을 고르고 있을 즈음.

       

       -무림맹의 개들은 들어라.

       

       갑자기 거리 한복판에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허공에 누군가가 떠올라 있는 게 보인다.

       한 명이 아니다.

       

       수 십명.

       

       족히 수 십이 되는 이들이 허공에 가득 떠올라 있었다.

       

       -개혁의 날이 찾아왔다.

       

       늙고 마른 목소리가 사방으로 퍼져나간다.

       울림에 담긴 기운은 상당히 짙고 농도가 깊었다.

       

       “무슨…무슨 일이지?”

       

       “뭐야? 뭐 하는 사람들이야.”

       

       “대체 뭐냐고 이게…!!”

       

       괴인의 등장에 아비규한은 더욱 강해진다. 

       

       저 들의 등장은 곧. 

       이 알 수 없는 환경이 자연이 아닌 인위적인 일이라는 게 확정이 되는 것이고.

       

       본디 인간이 저지를 일이라는 게 훨씬 더 두려운 법이었다.

       

       -우린 맹의 죄를 벌하기 위해 찾아왔다.

       

       -무림맹은 자신들의 추악함을 가린 채 과거를 잊고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지 않았다.

       

       원통함을 토하듯 참아온 이야기를 내뱉는 노인.

       목소리에 담긴 의미는 어찌나 선명한지 그것만 들어도 알 수 있었다.

       

       -모진 핍박과 저주를 뒤집어쓴 삶이었다.

       

       -정의를 지킨다는 무림맹이 만들어낸 허상이 우리를 그리 만들었도다.

       

       -하여, 이는 그 시간을 감내하고 견딘 ‘우리’가 내리는 벌이다.

       

       -추잡한 맹은.

       

       -이에 ‘제갈’가의 고된 업을 길이 받으리라.

       

       말을 내뱉은 노인이 손짓한다.

       

       그 순간.

       

       구구구구구궁—!!!!

       

       진동이 더욱 거세지고 노인을 제외한 허공에 있는 이들이 바닥으로 쏟아졌다.

       

       -꺄아아아아–!!

       

       -사, 살려줘–!!

       

       비명이 점점 커져간다.

       이 꼴이 되어서도 맹의 이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몇몇 보이기는 하다만. 끽해봐야 몇몇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대주급들은 대체 뭘 하고있는 거지?’

       

       전각에 묶인 건 파악하기로 반 밖에 되지 않았을 터다.

       그럼 나머지 반은 무얼 하고 있는 걸까.

       

       나오지 않으면 오히려 좋지만, 이 지경이 되도록 안 나오는 건 이상한 일이기는 했다.

       

       ‘모르겠으면 확인하러 가야지.’

       

       상황을 확인하며 살포시 도약했다.

       뒤에 살벌한 상황이 예견되어 있었으나 망설임 없이 등을 돌렸다.

       

       내겐 목적이 있기도 했고.

       

       -멈춰라-!!

       

       이쪽엔 따로 준비 해둔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습격을 시작한 이들.

       그들을 보며 곳곳에서 기운이 퍼져 나온다.

       

       -전투조는 습격에 대비해 민간인을 보호하라-!!

       

       거친 포효소리가 사방을 점령했다.

       동시에 여러 이들이 묵색 도포를 향해 달려든다.

       

       습격을 막아내듯 무인들이 함성 소리가 울려 퍼지고.

       이를 본 이들이 눈을 빛내며 외쳤다.

       

       -호, 황보세가다!

       

       -황보세가야!

       

       황색 옷을 입은 무인들이 대거 나타나고.

       

       몇몇은 주변 거리에 멈추고선 손을 휘젓기 시작했다.

       

       -다들 진정하십시오! 지금부터 황보세가가 여러분을 지킬 것입니다! 

       

       -부디 신속히 안내에 따라 주십시오–!!

       

       -검대는 들어라! 지금부터 민간인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 정파의 신념을 담아 목숨을 걸고 지켜라-!!

       

       -충–!!

       

       명가의 이들이 합심해 등장해서일까. 

       많은 이들의 표정에 얕게나마 안도감이 스친다.

       

       이를 확인하며 입꼬리를 들어 올렸다.

       

       계획대로다.

       

       준비한 장기 말들이 하나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직까지 문제는 없다. 

       

       다만, 중요한 건 지금부터다.

       

       이제부터는.

       

       ‘버릴 말은 버리고. 챙길 걸 챙긴다.’

       

       스스로 준비한 재난과 폭동 속에서, 이제 얻을 것을 얻어내야 했다.

       

       쿵–!! 콰드득–!!

       

       얼마 지나지 않아 폭발음이 들려온다.

       무시한 채 도약했다.

       

       동시에 품속에 손을 넣어 물건을 끄집어냈다.

       

       익숙하게 생긴 금이 간 가면.

       이를 얼굴에 쓰며 심장에 힘을 준다.

       

       두근-!

       

       혈도를 타고 마기가 범람했다.

       

       이제야 비로소.

       

       깔린 혼돈 위로 천마(天魔)가 강림할 때였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_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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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FZ,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Under the Heavens, The Zenith's Childhood Friend, 천하제일인의 소꿉친구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nstead of struggling meaninglessly, he acknowledged his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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