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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6

        

       오늘도 행복한 아침 식사 시간.

         

       나는 하루 종일 이 시간을 기다린다.

         

       그 이유라고 한다면 내 앞에 있는 작은 술잔에 있는 액체.

         

       마치 내가 초인이 된 거 같은 기분을 선사해 주는 마법의 물약을 보니 절로 행복해진다.

         

       “사위… 자네 정말 괜찮은 거 맞나?”

         

       나와 테오도라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보시는 장모님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씀하신다.

         

       하지만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미소를 짓고서 드래곤 하트에 탄 유니콘의 뿔을 사랑스럽다는 듯 내가 단번에 비운다.

         

       -탁!

         

       “장모님 괜찮습니다. 걱정하지 마시지요.”

         

       벌써 16번째로 마시는 술이다 보니 이제는 그 특유의 괴상한 맛도 익숙해진다.

         

       “그… 아무리 그게 효과가 좋더라도 그리 매일 마시면…”

         

       그렇게 나와 테오도라를 한번 보시는 장모님이 한숨을 내쉬며 말하신다.

         

       “마음대로 하게…”

         

       “언니…”

         

       장모님과 조이가 테오도라를 안쓰럽게 보지만, 그녀는 그냥 어깨를 으쓱하기만 하며 마저 식사한다.

         

       후후… 열흘 동안 밤을 새울 수 있는 게 가능하다니 이건 최고야.

         

       마약에 취한 마약중독자처럼 이렇게 효과적인 약이 있다는 게 너무나 감사하다.

         

       -탁!탁!

         

       혹여나 술잔에 한 방울이라도 남았을까 하는 마음에 몇 번씩 입안에 술을 털어 넣는다.

         

       “에휴… 진짜.”

         

       고개를 젓기만 하는 테오도라를 보며 미소 짓는다.

         

       후후. 유니콘의 뿔 정말 최고야.

         

       그렇게 식사를 끝내고 테오도라와 대공부로 향한다.

         

       “당신… 진짜 어머니가 그걸 당신한테 주는 이유를 몰라요?”

         

       나를 쏘아보는 붉은 눈에 내가 어깨를 으쓱이며 말한다.

         

       “알지. 하지만 당신은 나를 사랑하지 않잖아?”

         

       내 말에 쏘아보던 눈이 차갑게 식는다.

         

       마치… 불타는 얼음이 존재하면 저런 느낌일까?

         

       차갑지만 불타는 듯한 붉은 눈동자.

         

       그게 나를 차갑게 노려본다.

         

       “크흠… 아무튼 잠을 안 자도 되는 건 정말 축복이야.”

         

       최근 새벽에 내가 한 일들을 보면 나 스스로 대견하다고 느껴진다.

         

       “어? 당신 피!”

         

       테오도라가 놀란 얼굴로 크게 말한다.

         

       응? 피? 어디에?

         

       그때 느껴지는 한줄기의 액체가 입술 근처에서 느껴진다.

         

       “어?”

         

       황급히 손등으로 닦아내자…

         

       붉은색 혈흔이 손등에 묻어있다.

         

       “코피?”

         

       내가 바보 같이 멍해 있자 테오도라가 다급히 소리친다.

         

       “여기 아무도 없느냐?!”

         

       테오도라의 하이톤 목소리에 근처 방문이 열리며 처음 보는 하녀가 나온다.

         

       “부… 부르셨습니까?”

         

       “지금 대공이 피를 흘린다. 당장 의사와 피를 멈추게 할만할걸 가지고 오너라! 어서!”

         

       그녀의 말에 하녀가 앞치마를 양손에 쥐고 어딘가로 달려간다.

         

       “당신 괜찮아요?”

         

       걱정스러운 그녀가 손을 뻗어 내 얼굴 잡고… 새하얀 소매로 코피를 닦아낸다.

         

       “봐요!, 그렇게 계속 마시니까 몸이 상하잖아요?”

         

       걱정스러운 듯 인상을 찌푸리고 나에게 잔소리하는 그녀.

         

       너무 예쁘다.

         

       너무나 아름다운 그녀.

         

       그녀는 인상을 찌푸리는 것조차 아름답다.

         

       “당신 괜찮아요?”

         

       내가 말이 없어서인지 내 양 볼을 조심스럽게 부여잡고 눈을 마주치는 그녀에게 황급히 말한다.

         

       “어… 어 괜찮아.”

         

       내가 살며시 몸을 뒤로 빼며 손등으로 코피를 닦고 코의 양옆을 꾹 누른다.

         

       “괘차나.”

         

       코를 막아서 그런지 조금 맹맹한 소리가 들리지만 우선 이게 제일 올바른 대처다.

         

       그리고 마저 대공부로 향한다.

         

       “당신 어디 가요? 곧 의사가 올 텐데.”

         

       걱정스러운 목소리에 내가 말한다.

         

       “나둬, 코피르 하두 버 흐리느 거도 아니고.”(놔둬, 코피를 한두 번 흘리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이미 거의 다 왔다.

         

       나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경비병을 지나 대공부에 들어선다.

         

       “어휴… 진짜…”

         

       내 뒤를 바짝 쫓아 들어오는 테오도라가 지나가던 루키우스를 보며 말한다.

         

       “루키우스. 당장 황실 직속 의사를 불러오거라.”

         

       그 말에 루키우스가 나를 보며 말한다.

         

       “네? 누가 다치셨습니까?, 근데… 대공, 코를 왜 막고 있습니까?”

         

       “코피 나서.”

         

       내 말에 루키우스가 멍한 눈으로 테오도라를 보며 말한다.

         

       “설마… 코피로 의사를 부르라는 건…?”

         

       겨우 코피 따위로 의사를 부르다니. 나도 어이가 없지만 테오도라는 오히려 당연하다는 듯 루키우스에게 명령한다.

         

       “어서 빨리 의사를 부르라고 하지 않았나?!”

         

       그녀의 신분에 압도된 루키우스가 황급히 자리를 뜬다.

         

       “에휴…”

         

       그렇게 잠시 뒤.

         

       의사가 와서 간단히 지혈하며 말한다.

         

       “특별한 이상은 없는 거 같습니다만 조심하는 게 좋을 거 같군요.”

         

       “봐봐 걱정 안 해도 된다니까.”

         

       내가 웃으며 미소를 짓자, 테오도라의 표정이 풀리지 않는다.

         

       “당신! 진짜, 앞으로는 유니콘의 뿔 금지에요. 아니 상식적으로 그걸 밤새워 일하는데 쓰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그리고! 제국을 통치한다는 대공이 몸 생각도 안 하고 그렇게 혹사하면 어떻게 해요?”

         

       끝이 나지 않는 테오도라의 잔소리.

         

       “당신 제대로 듣고 있어요?!”

         

       우리 사이에 낀 의사만 난처한 웃음을 짓는 걸 본 내가 말한다.

         

       “자네는 이만 나가보게.”

         

       “네.”

         

       그렇게 말하며 챙겨온 도구와 피 묻은 솜을 챙겨 황급히 나가는 의사.

         

       “알았어. 앞으로는 그렇게 안 할게.”

         

       유니콘의 뿔이 피로를 다 풀어주는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부작용이 있는 거 같다는 생각에 앞으로는 자제해야 하겠다고 생각한다.

         

       “하아…”

         

       그런 내 모습을 보며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젓는 그녀.

         

       -똑똑!

         

       “누군가?!”

         

       기분이 좋지 않은지 노크 소리에 앙칼지게 답하는 그녀를 보며 나는 생각한다.

         

       오늘 테오도라를 건들지 말자.

         

       [아그리파입니다.]

         

       “아!, 어서 들어와.”

         

       안 그래도 오늘 아그리파와 중요한 일정이 있다.

         

       -끼익!

         

       이내 문이 열리며 들어오는 금발의 남자.

         

       “갑자기 아프시다는 얘기를 듣고 걱정했습니다.”

         

       그 말에 내가 손을 저으며 말한다.

         

       “별거 아니야. 그냥 코피를 흘린 거지.”

         

       그렇게 말하며 테오도라에게 눈치를 주자, 그녀가 퉁명스러운 얼굴로 말한다.

         

       “알았어요. 나가요. 나갈 테니까. 무리하지 말아요. 알겠죠?!”

         

       매섭게 바라보다가…

         

       -쿵!

         

       이내 거세게 문 닫고 나간다.

         

       “황제 폐하께서 많이 바뀐 거 같습니다.”

         

       -피식.

         

       정말 바뀐 걸까?, 아그리파는 이런 데에서 무르다.

         

       그녀는 분명 내가 마음을 열길 바라고 있으니 저런 연기를 하는 거겠지.

         

       “뭐, 그거보다. 앞으로 요아네스의 움직임에 관해 얘기해 보자고 불렀어.”

         

       내 말에 아그리파가 손으로 턱을 매만지며 말한다.

         

       “아무래도 불안해할 거 같군요.”

         

       그 말에 내가 고개를 끄덕인다.

         

       “맞아. 분명 요아네스는 불안해할 거야. 아마도 그래서 사고를 칠 거 같은데 말이야.”

         

       요아네스는 분명 내가 반대 세력을 너무 빠르게 진압했다는 것에 불안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마 그의 예상은 내가 반대 세력을 통합하는 사이에 에피루스와 에집의 완전히 확보하고 황제파와 내전을 예상했을 테지.

         

       어찌저찌 내가 먼저 전쟁이 끝나더라도 전쟁 후유증을 수습하는 사이에 요아네스를 섣불리 공격하기는 힘들 테니까.

         

       그걸 예상하고 판을 벌인 요아네스는 지금 많이 당황스러울 것이다.

         

       “나는 요아네스가 할만한 행동은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해.”

         

       그렇게 말하며 손가락을 하나를 편다.

         

       “첫 번째. 현상 유지를 위해 에피루스와 에집을 황제파에게 나누어 준다. 만약 요아네스가 큰 욕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할법하니 이건 아닐 거야.”

         

       내 말에 아그리파도 마찬가지라 생각하는지 고개를 끄덕인다.

         

       그가 제국을 포기하는 대가로 그의 삶은 안정을 얻을 것이다.

         

       하지만 에피루스와 에집을 순순히 뱉어낸다고 해도 황제파 귀족들은 분명 배신감을 느낄 거다.

         

       즉 황제파 수장 자리는 유지 하지 못한다.

         

       “두 번째. 나에게 커다란 타격을 주려고 움직이는 방법이겠지.”

         

       현재 내가 제국을 통치할 수 있는 이유.

         

       그건 바로 제국의 황제인 테오도라의 남편인 것과 제국 수도 로만에서 유일하게 군대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내 통치는 황제와 군대가 핵심이다.

         

       그렇다 보니 내 체제에는 커다란 약점도 존재한다.

         

       황제인 테오도라가 없다면 그 순간 나는 반역자가 되어버린다.

         

       하지만 현명한 아그리파는 내 호응하듯 답한다.

         

       “그 방법으로 아마도 조이 황녀를 납치하거나 황제를 암살하려 하겠군요. 어쩌면 두 개 다 노릴지도 모르지요.”

         

       그 말에 내가 고개를 끄덕인다.

         

       “맞아. 그래서 나도 메리의 시녀들을 두 명씩 나눠서 골드 에어리어 밖에서 그 둘을 경호시키고 있어.”

         

       내 말에 아그리파가 고개를 끄덕인다.

         

       “잘하셨습니다. 그녀들은 요인을 암살에서 지키는데 특출나니까요.”

         

       그렇게 말한 아그리파가 이어서 말한다.

         

       “그 정도면 충분할 거 같은데. 어떤 문제로 저를 부르신 겁니까?”

         

       “그래서 우선 테오도라와 조이 그 둘은 황궁 밖에 나갈 일도 없고 우선 안전하다고 생각하거든. 아마 암살자도 섣불리 움직이지는 못할 테니 가만히 빈틈을 노리고 있을 거로 생각하니까 걱정이 되네.”

         

       “그거야. 당연한 일이죠. 하지만 어쩌실 겁니까? 암살자들을 체포하는 건 쉽지 않을 텐데요?”

         

       그 말에 내가 고개를 끄덕인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골드 에어리어의 출입구는 두 곳.

         

       그곳 모두 삼엄하게 경비대가 지킨다.

         

       어찌저찌 그들을 기습하려 한다면 골드 에어리어 근처에 배치된 병사들이 몰려와 암살자 따위는 금방 제압당할 것이다.

         

       즉 그들은 함부로 움직이지 못한다.

         

       그렇다고 이쪽도 마냥 유리한 건 아니다.

         

       분명 황궁에 일하는 사람들로 숨어 있을 테니까.

         

       하루에도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고 여러 명이 관두는 황궁이니 내가 그들을 특정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런 상황에서 암살자들이 과연 어떻게 나올까?”

         

       솔직히 모르겠다.

         

       내가 암살자라면 이런 임무 따윈 포기할 텐데.

         

       애초에 성공할 확률도 너무 낮고, 성공한다고 해도 무조건 죽을 가능성이 너무 높다.

         

       그때 아그리파가 걱정스럽다는 듯 말한다.

         

       “그들이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겁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아마 그들이 무리하게 움직이면 그때 그들을 일망타진할 계획이야.”

         

       내 말에 아그리파가 고개를 끄덕인다.

         

       “당연히 그래야 하겠죠.”

         

       그 말에 내가 답하지 않고 아그리파를 바라본다.

         

       내 행동에 아그리파가 고개를 끄덕이다 말고 나를 보며 말한다.

         

       “왜 대답이 없으십니까?”

         

       그 말에 내가 미소를 지으며 답한다.

         

       “그 계획을 네가 세워달라고.”

         

       내 말에 아그리파가 인상을 쓰며 작게 입을 연다.

         

       “ㅆ…”

         

       무어라 중얼거리는 거 같았는데? 기분 탓인가?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선작 추천 댓글은 저한테 힘이됩니다!

    다들 사랑해요~

    헤헤~

    조회수가 늘긴했지만 겸손한 마음으로 글을 이어 쓰려고 합니다.

    아직 저는 하꼬니까여 ㅎㅎ

    다들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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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Master of the Empress

I Became the Master of the Empress

여황제의 주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They say to leave when the applause dies down, and so I tried to depart.

I intended to give the Empress, who had married me despite her utter disdain, the gift of our marriage annulment…

But the Empress glares at me and says,

[ Did you really think… I would let you go? ]

Something is going terribly wr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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