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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66

    <766 – 용사답게(12)>

     

    선황은 언더월드의 황제로 군림하며 지하세계에서 흥미로운 힘을 여럿 얻었다.

     

    언더월드의 필드던전Field Dungeon.

    각 몬스터마다 자신의 테마에 걸맞은 서식지에 출몰하며, 해당 서식지의 심처에 깃든 강력한 속성이나 특징을 발휘하는 성가신 초고렙 사냥터.

    DLC컨텐츠로나 도전하는 고학년 플레이어의 사냥터를 선황은 홀로 자유롭게 누볐다.

     

    선황은 학생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아카데미에 복귀할 일정에 따라 촉박한 시간을 쥐어짜내며 효율적인 동선을 그리고, 아카데미 생활에 부족한 요소를 대체할 기능이나 아이템 수집에 나설 필요도 없었다.

    인간세상의 모든 부귀영화의 정점을 누려본 선황은 대부분의 아이템과 기능을 무심히 지나쳤다.

     

    필드던전의 강력한 몬스터들.

    지상의 수인과는 격을 달리하는 원시수인의 강력함.

    개인으로 돌파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물량.

    실력이 뛰어나도 보급에 한계가 있는 탐사.

    그런 제약들조차도 선황에게는 통용되지 않았다.

     

    <선황의 보고>

     

    선황에게는 제국의 부를 축적한 자신만의 아공간이 있고, 그 보관수량은 제국 전체를 사들일 수 있을 정도로 대단했기에.

    무엇보다도 선황 본인이 오랜 역사 동안 쌓아왔던 강함이 그 피와 신체마나에 흐르며 거대종의 피어Fear와도 같은 본능적인 공포를 적들에게 선사했기에.

    그는 가장 오래된 피의 주인인 뱀파이어 황제의 자리에 등극하였고, 가장 오래된 분노의 주인인 웨어울프 황제의 자리에 등극하였다.

    수많은 강력한 고대수인들이 황제로 추앙하며 다종의 <황제 칭호>를 수집한 그는 대륙 역사상 고금을 통틀어 그 누구도 도달하지 못한 전무후무한 칭호강화효과를 얻었다.

    이는 지상에서 누렸던 제국의 수집효과를 능가하는 언더월드의 고유효과로 이어졌다.

     

    <재보의 주인>

    <권능의 주인>

    <지저의 주인>

     

    지저에 속하는 모든 재보의 제 1 소유권자는 선황이 된다.

    지저에 속하는 모든 권능의 습득조건 및 발현조건은 선황에게는 예외가 된다.

    지저에 속하는 모든 생명체는 선황에게 절대적인 복종을 하며 그의 뜻을 거스를 수 없다.

     

    <광역전파 – 항마의 권능>

     

    선황의 한 수에 의해 공들인 ‘선물’이 무력화되자 천공 저편의 이사장이 잘생긴 얼굴에 어울리지 않는 거친 미소를 지었다.

     

    “지상과의 연결망이 일제히 끊어졌습니까? 과연, <지배>의 영역에서는 당신의 방해를 넘어설 수 없겠군요. 그렇다면 두 번째 선물입니다.”

     

    따악.

    이사장이 손을 튕기는 순간, 그의 뒤에 기립한 십여 명의 흑의인들이 비공정의 아래로 몸을 던졌다.

     

    <하이퍼다이브>

    <대폭격>

    <차원관통>

    <회심필중>

    <아크슈팅스타>

     

    개개인이 교수의 대마법급 위력을 지닌 필살절기를 쏟아내는 흑의인들.

    낙하와 동시에 걷어올려진 로브 너머로 드러난 면면들을 보며 선황은 다시금 감탄했다.

     

    “호오. 사다코 교수의 취임 이전에 죽은 교수들이군. 관리가 부실했던 무렵의 기프트 아카데미에서 탈취한 시체에 거짓된 자아와 영령을 심었는가. 짐의 어리석은 아들에게 헛된 꼬드김을 심은 것 또한 그대들 재단의 소행이었구나.”

    “저승으로 돌아간 파케 히우그마그의 복수라도 하시겠습니까?”

    “그럴 리가. 생전에 못다 한 가르침을 죽어서라도 가르치려는 교수들의 마음이 얼마나 따스한가. 내 손으로 키우다간 홧김에 때려죽일 것 같은 족속들이 알아서 죽어서 후학 교육을 해주겠다는데 말릴 이유가 없지.”

     

    당장이라도 지상에 곤두박질칠 것만 같던 언데드 교수들의 절기는 지상에 뚫린 거대한 구멍을 따라 구덩이 저 너머로 사라졌다.

    뒤늦게 힘의 발산을 멈추고 올라오려던 고위언데드조차도 지저에서의 흡력을 견디지 못하고 끌려갔다.

     

    <대지의 끝>

    <심연의 구멍>

    <저승으로 향하는 길>

     

    지저의 지배자로 등극한 선황은 특수차원계 저승으로 향하는 문을 열 권리를 얻었다.

    물론 일방적으로 혜택만이 주어지는 권리가 아니다.

    자유에 책임이 따르듯이 권리에는 의무가 따른다.

    저승으로 향하는 길을 연 대가는 저승에 바치는 공양의 탑을 쌓아 올리는 것.

    대가를 모두 지불하기 전까지는 모든 저항 기능이 음수로 전환되며 상태이상 발병확률이 높아진다.

     

    <선황의 보고>

    <제물공양 – 금자탑>

     

    허나 선황에게는 강력한 권능 사용에 요구되는 대가를 대신할 막대한 부와 자산이 있다.

     

    “재단의 이사장이여. 그대가 쌓아 올린 힘과 짐이 쌓아 올린 부를 겨루어 어느 쪽이 우위인지 판가름하고자 한다면 터무니없는 실책임을 알려주마.”

    “과연, 이대로는 가성비가 좋지 않군요. 설마 다른 사람도 아닌 당신이 신의 힘을 빌릴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기도술이 아닌 권능의 발현이다. 신과 척을 진 짐이라고 해도 지옥의 신이 자신의 사도를 위해 안배해둔 힘을 역이용하는 정도는 가능하지.”

     

    두 번째의 공세마저 막히자 재단의 세 번째 파상공세가 펼쳐졌다.

     

    “그렇다면 그 권능, 닫아드리죠.”

     

    재해란 마나파동의 뒤틀림이다.

    매장된 석유에 불이 붙으면 수백 수천 년은 타오르는 것처럼 각 현상이 최악의 형태로 변질된 결과가 지속적인 마력재해로 이어진다.

    신성력 또한 신성마나의 일종이니, 이론상 그 어떤 신의 권능이라 할지라도 이를 역이용하는 마도의 원리를 이용하면 마력재해를 일으킬 수 있다.

     

    모든 공격을 지저 너머의 저승으로 흡수하는 권능.

    그 힘의 카운터에는 무엇이 있을까.

     

    흡수해서는 안 되는 힘을 흡수하기.

    구멍이 걷잡을 수 없이 커져서 지옥이 현계에 현현하기.

    여러 방법 중에서 이사장이 택한 방법은 ‘후자’였다.

     

    <소환술 – 태초의 거인의 자손들>

     

    거대한 구멍에 다 들어가지 못한 거인들이 몸부림을 치자 지저에 열린 구멍이 조금씩 커졌다.

    그 범위가 차츰 넓어지자 선황의 이마에 떠오른 주름이 격한 풍랑을 맞은 배처럼 일그러졌다.

     

    “제법이군. 인정하지. 이건 유효했다.”

     

    선황이 권능을 회수하자 점차 확장되어가던 저승으로 이어지는 문이 쾅 닫혔다.

    사이에 끼인 소환된 태초의 거인의 자손들이 구슬프게 울부짖었다.

    군도 위의 육지뿐만 아니라 그 피가 넘쳐흘러 인근 내해까지 핏빛으로 물들였다.

     

    “선황. 드래곤교장을 제외하면 유이하게 재단의 앞을 가로막은 인간종 최강자답군요. 당신의 신속한 판단 역시 적잖이 감탄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적수로서 인정한다.

    아카데미에서 절차탁마하며 서로 경쟁하는 라이벌 관계라면 이보다 좋은 인연이 있을 수는 없겠지.

    하지만 이곳은 아카데미 너머의 사회.

    그것도 인류의 정점.

    세계의 패권을 앞다투는 강대한 권력자들의 충돌.

    한쪽이 쓰러지기 전에는 물러설 수 없다.

     

    “허나 수순은 이미 갖추어졌습니다. 마법사 전력이 모조리 궤멸하고 마나재해가 들끓는 이 대지에서라면, 특히나 저승차원의 힘이 만연한 지금이라면. <차원장비>는 더 이상 가동하지 않습니다.”

    “흐음?”

     

    그 진의를 깨닫지 못한 선황과 달리, 차원장비를 이용한 방어를 오래 전부터 준비했던 지젤이 급히 확성마도구를 쥐고 선황을 향해 외쳤다.

     

    “핵무기입니다!!”

    “아아. 사막국가 하나를 증발시킨 그것이 오는가.”

     

    재단의 기함으로부터 발사대가 열렸다.

    핵미사일이 지상을 향해 발사된 직후, 차원관문을 통해 사라졌다.

    가속에 필요한 거리와 시간.

    그 모든 과정을 타 차원에서 이룬다.

    핵미사일이 다시 나타나는 것은 최대가속에 도달하여 타격지점 지척에 문이 열린 이후.

    막을 수도, 피할 수도 없는 필중의 차원 간 기동형 핵미사일이 지상에 내리꽂혔다.

     

    <차원장벽>

     

    선황은 자신을 감싼 영역을 대지 전역에 넓게 펼치며 자신이 거느린 차원으로 에너지를 분산했다.

    세상 그 어떤 대마법도 다수의 차원에 피해를 분산하고 경감시킬 수 있는 그의 앞에서는 온전한 피해를 입힐 수 없다.

    모든 속성에너지는 해당 속성에 맞는 차원이 존재하고, 동일속성의 데미지는 경감을 넘어서 무효에 가까운 충격흡수를 이루기도 하기에.

     

    <충격흡수>

    <장벽흡수>

    <차원흡수>

     

    다중위상에서 이루어지는 에너지의 분산은 핵미사일의 위력의 대부분을 드래곤 토벌을 위해 습득해 온 다중차원의 저편으로 해소했다.

    하지만 순수한 파괴력만으로도 대마법을 웃도는 데미지가 남았고, 어떠한 차원으로도 경감되지 않는 피해는 모든 차원에서 극심한 거부반응을 일으켰다.

     

    [거인계가 극심한 반발을 보입니다.]

    [설원계가 중간계와의 연결고리를 끊어버립니다.]

    [저승계가 지옥문을 닫은 당신의 대가를 분담하기를 거부합니다.]

     

    모든 차원장벽이 빛을 잃고 꺼진 뒤에도 선황은 순수한 본연의 마나만으로 충격을 버텨냈다.

    인간이, 일개 개인의 힘으로 핵무기의 충격을 모조리 경감해 내었다.

    그것만으로도 믿기지 않은 놀라운 일이지만, 충격에는 반작용이 따르는 법.

     

    ‘곤란하게 되었군. 충격을 수습하기 전에는 움직일 여력이 없다니.’

     

    선황의 반격가능성이 봉쇄된 지금, 바로 이 타이밍에 가하는 이사장의 일격이야말로 최강이자 최후의 일격이 될 것이 틀림없다.

     

    “선황. 당신이라면 들어보았을 겁니다.”

    “…?”

    “혁명가의 유령군세를 일격에 전멸시키고 그 숨통마저 끊어버린 오크노디의 ‘특별한 스승’에 대한 소문에 대해서.”

     

    선황의 눈이 부릅떠졌다.

    이사장의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수 싸움은 여기까지입니다. 혁명가를 죽인 ‘그’의 강함을 당신이 맛보게 해드리지요.”

     

    오크노디의 추측이 옳았다.

    이사장은 <근 력올인한방캐릭이좋아 해병>의 소환방법을 이미 찾아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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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아카데미 흑막의 딸이 되었다
Score 4.2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From the side, she looks pitiful and worn out, but in reality, she’s living her joyful survival story in the world of games.

But how can someone’s name be Okno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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