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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7

       “흐으으. 백지훈 씨 고맙습니다.”

       

        매니저가 꾸벅 인사를 했다.

        분명 처음에 봤던 모습과는 많이 달라진 상태.

       

        “아니. 내가 있잖아. 지금까지 유하나 고집을 꺾을 수가 없었거든. 근데 백지훈 씨가 오니까 좀 달라졌네.”

       

        슬쩍 내 곁으로 다가오는 것이었다.

       

        “다행이네요.”

        “뭐 어떻게 한 건지는 모르겠는데 계속 있어줬으면 좋겠어.”

        “네.”

       

        별 신경은 쓰이지 않았다.

       

        “쓰읍. 근데 우리 하나가 어제 던전은 왜에…?”

        “글쎄요. 알아서 오신 거라서 잘 모르겠네요.”

        “흠… 설마 하나가 다시 헌터를 하려는 건 아니겠지이…”

       

        나도 모르게 살짝 눈썹이 올라갔다.

        그는 꽤 걱정을 하는 모습이었다.

       

        “근데 유하나 씨 어차피 던전 활동은 별로 안 좋아한다고 하지 않았나요?”

       

        억지로 이수아와 경쟁을 붙이기는 했지만.

        단발적인 행동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흐음. 그렇긴 한데. 원래 우리 하나가 막 엄청 인상쓰고 다녔거든. 던전에 가면 머리가 아프다고. 근데 요새는 아닌 거 같아서.”

       

        나를 의심스러워하는 눈초리로 바라보는 것이었다.

       

        ‘음. 그럼 블루 길드로 다시 돌아오게 할 수 있으려나.’

       

        머리 속에서 좀 몇가지 생각이 떠오르는 중이었다.

       

        ‘만약에 모든 S급 헌터를 블루 길드로 집결시킨다면?’

       

        아직은 아이디어에 불과했지만 만약에 그럼 엄청난 사건이 될 것같다고 생각이 들기는 했다.

       

        ‘왠지 모르겠지만 유하나는 금방 길드로 돌아올 것 같은데.’

       

        슬쩍 유하나를 바라보았다.

        촬영을 마치고는 허겁지겁 칼국수를 먹고 있는 중.

       

        “저 유하나 씨?”

        “네.”

        “혹시 던전은 싫으세요?”

        “하. 당연하죠. 제 앞에서 던전 얘기 하지도 마세요.”

        “음. 그럼 어제는 왜 오신 거에요?”

        “…”

       

        유하나의 말문이 막혔다.

       

        “아니이. 그건 그냥 제가 백지훈 씨한테 뭐 좀 물어볼라고…”

       

        막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며 어떻게 해서든 변명을 하려는 모습이었다.

       

        “유하나 씨. 혹시 나중에 저랑 던전 공략 함께 하실 래요?”

       

        은근슬쩍 던져봤다.

        어차피 지금 유하나에게 파견 나온 이유 자체가 이거니까.

       

        블루길드에 유하나를 다시 복귀시키는 것.

        일단 그걸 성공한다면 블루 길드에서 내 입지는 꽤 다져질 것으로 보여진다.

       

        지금은 그저 갓 들어온 D급 헌터에 불과하다.

       

        “어.. 음…어… 조… 좋아요!!”

        “아니. 좋긴 뭘 좋아. 그리고 지금 백지훈 씨. 너무하시는 거 아닙니까? 설마 유하나 빼가기를 하려는 건 아니죠?”

       

        매니저가 막아섰다.

        그것만큼은 안된다는 듯한 모습.

       

        “아 오빠. 왜 그래? 저리 비켜 봐.”

       

        유아나는 매니저를 밀어냈다.

       

        “언제요? 언제가 좋은데요?”

       

        살짝 적극적인 모습.

       

        “음. 근데 일단 유하나 씨가 블루길드로 돌아오셔야… 헌터 6과에 오시면 좋으련만…”

       

        은근슬쩍 말을 흘렸다.

        혼잣말인 것처럼.

       

        “하…”

       

        그녀는 입술을 깨물기 시작했다.

       

        “고… 고민 해볼게요.”

        “아. 하나야. 너 미쳤어? 너 연예인 해야지. 우리 회사랑 계약되어있잖아.”

        “아. 오빠. 헌터 하면서 충분히 병행 가능해.”

       

        살짝 짜증을 내는 것이었다.

       

        “아오. 백지훈 씨. 그러시면 안됩니다. 제발. 우리 하나는 건드리지 말아주세요. 우리 회사의 제일 가는 보배란 말입니다.”

       

        매니저는 이제 애원하는 모습이 되었다.

       

        ‘뭐. 내 입장도 있으니까.’

       

        일단 유하나를 블루길드로 복귀를 시켜야 뭐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렇게 어정쩡하게 다리를 걸치고 있는 것으로는 아무 것도 아니니까.

       

        ***

       

        “흐음.”

       

        스마트폰 스크롤을 내리며 이것저것 검색을 해보는 중이었다.

       

        ‘블랙리스트라…’

       

        각종 규정과 관련해서 읽어보는 중이었다.

        아무래도 헌터 내부의 질서를 위한 규정이었기에 잘 검색이 되지는 않았다.

       

        ‘이거로 좀 찔러 봐?’

       

        나는 채수현을 떠올렸다.

        그리고는 이 블랙리스트 건을 가지고 한번 판을 흔들어볼까 하는 생각을 하는 중이었다.

       

        “유하나 씨.”

        “넹.”

        “혹시 헌터 블랙리스트에 대해 아세요?”

        “네. 잘 알죠.”

       

        그녀는 가볍게 웃었다.

       

        “그거 혹시 잘못 작성하면 어떻게 해야하죠? 누군가를 음해하려고 했다면…”

        “음해요? 왜요? 누굴 음해하려고 하신 건데요?”

       

        살짝 관심이 생겼다는 듯이 나를 바라봤다.

       

        “아뇨. 제가 음해를 한게 아니라 제가 당한겁니다.”

        “네? 하. 어떤 사람이 우리 백지훈 씨를 음해해요? 말도 안되는 데요?”

       

        짜증을 내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완전히 몸을 돌려 내 쪽을 바라보고 앉았다.

       

        “도대체 누군데요? 하. 이름 말해보세요. 제가 다 조져줄테니까. 연예계에 있기는 해도 그 정도 힘은 됩니다. A급 헌터 이하면 제가 한방에 조질 수 있어요.”

        “아쉽게도 S급 헌터입니다.”

        “네?”

       

        살짝 굳은 표정.

       

        “S급 헌터가 왜요…?”

        “그러게요. 왜 이러는지 제가 다 궁금하네요.”

        “어.. 그러면 혹시 청문회를 열어보는 건 어떨까요? 비공개로. 이의제기를 해서…”

        “이미 리스트에서 내려갔어도 상관이 없나요?”

        “그쵸…?”

       

        ‘청문회라…’

       

        “제가 도와드려요? 저 그런거 잘 하는데. 청문회 많이 나가봤거든요. 이수아랑 싸운 것 때문에…”

       

        살짝 일그러지는 표정.

       

        “도와주시면 고맙죠.”

        “그 헌터가 누군데요?”

        “S급 헌터 채수현이요.”

       

        이름을 듣고는 더더욱 일그러졌다.

       

        ***

       

        ‘뭐야…’

       

        유하나는 자신의 입술을 톡톡 건드리며 빙빙 자리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뭘까… 왜? 채수현과 자꾸?’

       

        그녀의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 단어.

        채수현.

       

        지난번에 집 앞에서 이수아와 함께 3명이 마주쳤던 것도 영 찜찜했다.

        그런데 블랙리스트로 백지훈을 올렸다는 것.

       

        ‘흠. 뭘까. 단순한 관계가 아닌 거 같은데. 분명 표정도 굳어있었어. 뭘까?’

        ‘어쨌든 내가 도와주면 결과는 나오겠지? 아무래도…’

       

        최선을 다해서 백지훈을 도울 듯한 모습이었다.

       

        ‘그리고…블루길드로 복귀…’

       

        그녀의 마음은 아주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자신이 길드를 떠났던 가장 큰 이유.

       

        원인을 알 수 없는 고통과 상태이상.

        그런데 지금은 괜찮다.

        뭔가 개운한 느낌.

       

        물론 가끔 백지훈이 멀어지면 다시 되돌아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과거에 비해선 낫다.

       

        ‘뭘까.. 백지훈 근처에 있어야 좋은 걸까..?’

        ‘차라리.. 블루 길드로 돌아가는 것이 나을까?’

       

        이것저것 고민을 하는 중이었다.

       

        ***

       

        “음. 청문회라…”

       

        일단 채수현에게 한방 먹이기에 꽤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여겼다.

        물론 블랙리스트와 관련된 청문회이기 때문에 대중에게 공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신청을 해서 채수현과 마주친다면 아주 크게 일그러진 모습을 볼 수 있겠지.

       

        ‘네 년이 한 짓은 되돌려 받아야지? 그치.’

        ‘그리고…이제 나를 중심으로 행동해야지.’

       

        내 계획은 이랬다.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S급들이 분명 나에게 집착한다.

       

        그렇다면? 그냥 S급들을 헌터 6과로 모으자.

        물론 헌터 6과 사람들은 아주 까무러칠 테지만.

       

        ‘헌터 1,2과에선 더더욱 수상한 눈빛으로 보겠군’

       

        대충 분위기는 감지는 하고 있었다.

       

        나로 인해 A팀의 질서가 완전히 바뀌고 있는 것.

        헌터 1,2과에선 탐탁치 않게 생각하고 있으니까.

       

        점점 내 쪽을 향해 분노를 내뱉기 시작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박진수… 이 사람은 뭘까. 설마 정보를 빼내려고 접근하려는 건 아니겠지?’

       

        내가 너무 소설을 많이 봤나 하는 생각을 했다.

        헌터 1,2과는 원래 헌터 6과를 쓰레기 취급했다고 했으니까.

        그런데 박진수라는 사람은 나에게 아주 친절한 태도로 접근을 했다.

       

        분명 반기기만 할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흠…. 설마 채수현이랑?’

       

        남자 헌터라면 채수현의 사정범위 안에 있으니까.

        또 어떤 뒷수작을 부릴 지 모른다.

        이 년은 분명 어떻게 해서든 나를 조질 방법을 연구할테니까.

       

        ‘일단 그건 확인 해보자. 그 박진수라는 사람 은근슬쩍 떠보면 되니까.’

       

        ***

       

        “저. 유하나 씨.”

        “녱~”

        “저 잠깐 길드에 좀 다녀와도 될까요?”

        “아 왜요?”

       

        짜증나는 목소리.

       

        “급한게 있어서요.”

       

        나는 지그시 유하나를 바라보는 중이었다.

        눈빛으로 압박하기.

       

        ‘너가 뭘 어쩔 건데?’

       

        “아… 약속 하셨잖아요? 분명!! 절반은 여기에 있겠다고…”

       

        내 눈을 보고는 금방 사그라 들었다.

       

        “아. 알았어요!! 다녀오시라고요!!!”

       

        계속해서 바라보자 어쩔 수 없이 항복.

       

        “네. 감사합니다.”

       

        ***

       

        “캬. 백지훈 씨. 무슨 일로 저를 부르셨습니까?”

       

        박진수 헌터는 표정이 아주 밝았다.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서 내가 연락한 것에 대해서 기분이 좋은 것 같았다.

       

        ‘이 새끼. 분명 뭔가 있네.’

       

        아주 수상한 반응이었다.

        정말 친해지고 싶었던 거라면, 친절을 베풀고 싶었던 거라면 저런 표정이 나올 수가 없다.

        분명 나에게 어떤 목적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

       

        ‘채수현이 시킨 건지 아닌지는 내가 알아보면 되지.’

       

        “아 제가 좀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서요.”

        “뭘까요?”

        “혹시 블랙리스트 청문회에 대해 아시나요?”

        “네. 잘 알죠. 자주 열리는 건 아니지만 절차나 구성 요건에 대해선 다 알고 있습니다. 알려드릴까요?”

        “아. 그건 아니고. 제가 어떤 헌터에 대해서 이의제기를 할 겸 블랙리스트 청문회를 신청하려고 하는데…”

       

        여기까지 말하자 박진수 헌터의 표정이 재빠르게 굳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입을 다무는 느낌.

       

        분명했다.

       

        ‘이 새끼, 채수현이 보냈군?’

       

        내가 채수현의 신청으로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은 블루길드사람들이 모를 수가 없다고 했으니까.

        분명 이 녀석도 알고 있을 수 밖에 없다.

        확실하다.

       

        “채수현 헌터님께 걸어보려고 하거든요. 블랙리스트 청문회. 아시죠? S급 헌터. 채수현.”

       

        나는 싸늘하게 박진수를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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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as Betrayed But It’s Okay haha

I Was Betrayed But It’s Okay haha

배신당했지만 괜찮습니다ㅎㅎ
Status: Ongoing Author:
"I was the one who boosted your rank. Yet you stabbed me in the back? Fine. Goodbye. I'm taking it back. You're finished now. Thanks to you, I now have an abundance of skill points for a prosperous hunter life. But... after spending some of those points, the S-Ranks are starting to get obsessed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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