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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7

       *

         

         “내 직위를… 해제하겠다?”

         “너는 충성서약을 어겼다.”

         “충성서약?! 감히 이 나라가 내게 요구할 충성이 더 남았단 말인가? 아냐, 그렇지 않네. 이반, 네 충성조차도… 이 나라는 우리의 충의를 받을 자격이 없어.”

         

         

         이반은 광인과 대화하지 않는다. 그는 합리적인 사람인 탓이다. 그가 받은 훈련 중에 심리상담에 관한 부분은 없었다. 미치광이를 설득하고 치료하는 것은 정신과 의사(이 세상엔 없다.)의 일이다.

         

         그는 가만히 총구를 들어 조준선을 정렬했다.

         

         지닌 무장은 권총 한 정, 실탄은 스무 발.

         

         상대는 초인, 그것도 제법 잘 훈련 받은 초인이다. 당연하게도 권총탄 따윈 먹히지 않는다.

         

         그러나 절멸부대의 기본 무장에 권총이 포함된 이유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활용할 방법이 남아 있다는 뜻이다.

         

         

         “들을 생각이 없군. 세뇌라도 당한 것이냐?”

         “파벨.”

         “그래, 이제 대화를 할 생각이 드나?”

         “아니.”

         

         

         이반은 창대를 붙잡은 파벨의 손목 각도를 가늠하며 입을 열었다.

         

         

         “우리는 전투에 앞서 대화하도록 배우지 않았다.”

         

         

         그 말에 으드득, 파벨은 어금니를 짓씹으며 그를 노려보았다.

         

         온다.

         

         이반은 선 자세에서 미동 없이 손목만 꺾어 조준선을 바꿨다. 창날이 튀어 날아와 그의 머리를 향해 곧장 쏘아졌다.

         

         

        -쓰가아악!!

         

         

         공기를 찢어발기는 굉음과 함께, 용의 목젖을 찢었다는 창이 그를 향해 달려든다.

         

         하지만, 알고 있는 궤적이다.

         

         이반은 창날을 바라보며 손목을 꺾었다. 총구의 방향은 창날의 궤적 세 치 앞.

         

         정조준 따윈 필요하지 않다. 10m 이내의 거리에서 이반의 사격은 조준의 자세와 상대속도를 고려할 필요조차 없다.

         

         

        -타앙—!!

        -카각!!

         

         

         창날 끝에서 불똥이 튄다. 궤적이 어그러지며 창날은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긁고 물러섰다.

         

         당연한 일이다. 권총탄이라 하더라도 9mm 탄환의 운동에너지는 400J에 달한다. 복잡한 공학적 계산식을 떼어내고 단순하게 생각하더라도, 탄환의 일격은 창날의 궤적 정도는 손쉽게 뒤틀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맞출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이게 무슨…!”

         

         

         총을 쏘아 창날을 맞춰서 공격 궤도를 바꾼다고? 그건 화살로 날아드는 화살을 요격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일이다!

         

         

         “얼마나 할 수 있는지 보자!!”

         

         

         파벨은 이를 갈며 창날을 갈무리했다.

         

         그래, 놀라운 집중력과 좋은 눈, 그리고 충분한 기교가 있다면 가능한 수법이다.

         

         하지만 영원히 그럴 순 없다. 운과 타이밍이 필요한 기술이니까. 단 한 치의 오차만으로도 창날은 아무런 저항 없이 이반의 목을 찢어 발길 것이다.

         

         그러나 이반의 두 눈엔 공포가 없었다. 목숨을 걸고 칼날 위에서 춤을 추는 그 순간에도.

         

         

         “열아홉 번.”

         

         

         남은 실탄의 개수.

         

         그 만큼, 한 발에 한 번씩 정확하게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아서.

         

         그러나 자신감에 찬 확신이 아닌. 담담한 사실을 진술하는 말투로.

         

         이반은 한 발자국 내딛으며 그렇게 말했다.

         

         거리는 3미터.

         

         그의 보폭은 언제 어느 순간에도 78cm였으므로, 네 걸음 안.

         

         그 사이에 공간을 격하고 날아올 수 있는 파벨의 일격은, 최대 17회.

         

         그러니까, 충분하고도 남음이 있다.

         

         이반은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 한 걸음 내딛으며 시선은 창날과 창을 쥔 손목을 향해서.

         

         파벨의 공격을 회피하려 든다면 오히려 변수가 생긴다. 그러니까, 몸을 방어할 유일한 수단을 권총 한 자루에 온전히 맡기고.

         

         한 발자국. 텅 빈 몸, 전신에 빈틈을 넣고, 언제든 공격해오라며 당당히 허리를 펴고. 발을 내딛는다.

         

         

         “감히—!!”

         

         

        -쒜에에엑!!

        -철컥, 타앙—!!

         

         

         창날에 불똥이 튀인다.

         

         

        -쒜엑! 쓰거어억!!

        -철컥, 탕, 타앙—!!

         

         

         허리를 쓸어 올리는 일격도, 허벅지를 내려 꽂는 일격도.

         

         궤적이 뒤틀려 허공을 점하고 다시 돌아가길 반복한다.

         

         파벨, 그 스스로도 육안으로 관측할 수 없을 창날을 향해. 궤적을 정확히 앞서서 한 번에 한 발씩.

         

         정교하게, 빈틈없이.

         

         이건, 인간의 기예가 아니다. 파벨은 그제야 떠올렸다.

         

         

         “용사… 파티의 실력인가…!”

         “무슨 소릴 하는 것이냐.”

         

         

        -철컥, 타앙—!!

         

         

         다음 걸음에 다섯 번의 일격.

         

         그 모든 일격들을 정확히 쏘아 맞추며 다시 한 발자국.

         

         

         “용사 파티 녀석 중 하나가 이 자리에 있었다면, 너는 지금 서 있지도 못했다.”

         

         

         냉정하게 무력이 가장 밀린다고 평가받았던(논란의 여지가 있다.) 질 베르조차도 한 호흡 안에 파벨을 도륙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유일한 무장이 권총과 같은 소형 화기만 남았을 경우 초인을 상대하는 법 따위는. 절멸부대와 같은 2선 부대가 익혀야 했던 처절한 생존 기술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파벨은 광인다운 오만함이 가득 담긴 얼굴로 헛웃음을 지었다.

         

         

         “미친놈.”

         

         

         처음의 격렬함은 이제 찾기 어렵다. 이반은 세 번의 창격을 탄환으로 빗겨내고 온전히 섰다.

         

         마침내, 네 걸음.

         

         창날을 회수하더라도 일격을 만들어내기 부족한 거리. 남은 탄환은 이제 일곱 발.

         

         그러나 이제부턴 권총이 필요하지 않다. 초인을 상대할 때 권총은 방어구의 일종이다. 초인의 공격을 방어해내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란 의미다.

         

         그러니까.

         

         

        -철컥.

         

         “…?”

         

         

         권총을 버린다. 거리를 좁히기 위한 방어구로서 이미 권총은 그 용도를 다했다.

         

         파벨의 눈에 의아함이 서렸다. 이반은 그런 파벨을 우묵하게 바라보며 천천히 주먹을 들어 올렸다.

         

         초인에겐 탄환이 박히지 않는다. 사선감지는 그 어느 순간에도 가장 우선적으로 발동하는 본능이니까.

         

         공연히 공격 타이밍을 알려줄 필요 따윈 없다. 감지되는 순간 격발까지 이어질 찰나의 모멘텀조차도 초인의 전투에선 치명적이다.

         

         

        -후욱—!

         

         

         이반의 주먹이 허공을 갈랐다. 멍하니 그를 바라보는 파벨의 얼굴을 향해서.

         

         

        -탁, 타닥!!

         

         

         손목을 치며 황급히 공격을 방어한다. 예상했다. 창술은 가문 비전의 영역인지라 눈으로 확인해야 했지만, 근접백타의 경우는 제식 표준. 이반 또한 파벨과 같은 무예를 익혔었으니.

         

         공격 궤적에 따른 방어 초식을 예상할 수 있다.

         

         예상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은, 훈련 받은 요원이라면 이용할 수 있는 외부 요인에 지나지 않는다.

         

         

        -타악, 퍽!

         

         

         첫 일격이 파벨의 가슴에 꽂힌다.

         

         쿨럭, 파벨은 숨을 몰아쉬며 자세를 잡았다. 어느샌가, 파벨 또한 창대를 내려놓고 주먹으로 맞서고 있었다.

         

         현명하다. 이 거리에서 창을 휘두르면 봉술에 지나지 않으니까.

         

         파벨이 자세를 다잡기도 전에, 다시 한 번.

         

         

        -퍼억!!

         

         “쿨럭!!”

         

         

         가슴을 한 번, 다시 허리를 한 번, 팔을 들어 막는 손을 손바닥으로 밀어내고, 그 사이에 주먹을 꽂아 넣으며 턱에 한 번.

         

         컥, 커헉! 호흡이 되지 못한 숨이 쥐어 짜였다. 충격을 흡수하지 못한 폐가 호흡 곤란을 유발하고 있다.

         

         이반의 눈은 파벨의 상태를 읽는다. 형태를 넘어 그 내부의 상황까지 유추할 수 있다.

         

         초인의 영역에서 극도로 예민해진 청각과 촉각은 주먹이 닿는 순간, 그 격돌 사이에서 상대의 신체에 일어날 일들을 추론할 수 있으므로.

         

         

        -퍼억!!

         

         

         뼈가 부러지는 작은 소리, 속에서 끓어 나오는 신음. 상대의 근육이 뒤틀리는 감각, 천천히 기능을 정지하는 파벨의 우측 상박을 중심으로.

         

         오른손 신경이 타격에 의해 마비된 찰나의 시간에, 다시 자세를 다잡기 전에 한 번 더.

         

         

        -퍼억!!

         

         

         턱에 일격, 머리가 흔들리며 발생하는 짧은 쇼트 사이에 다음 타격.

         

         허우적, 방어를 위해 들어 올린 손을 쳐내고, 그 사이에 뱀처럼 주먹을 밀어 넣어 일격.

         

         그렇게 쌓아 올린, 십수 차례의 정타.

         

         

        -퍽, 퍼억, 퍽!

         

         “크헉! 그만! 끄으윽…!!”

         

         

         파벨은 손을 허우적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따라 붙는다.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아직 무장해제가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뜻이니까.

         

         주먹을 꽂아 넣는다. 초인의 육체는 그 자체로도 무기가 될 수 있으므로, 완전히 무력화 시키기 전까진 결코 방심할 수 없다.

         

         무릇 방심은 요원을 죽이는 가장 치명적인 적수다. 이반은 방심하도록 훈련 받지 않았다.

         

         

        -퍼억! 퍽! 퍽!

         

         

         쌓인 충격에 파벨의 다리가 풀렸다. 파벨은 비틀거리며 균형을 잡으려 애를 쓰고 있었다.

         

         그러니까, 하반신에 빈틈이 생겼다는 뜻이다.

         

         

        -휘익!

         

         

         다리를 걸어 넘어트리고, 그 위로 올라타 파벨의 얼굴을 움켜쥐었다. 그대로 힘을 주어 쾅!

         

         쾅, 쾅!

         

         손 아래에서 파벨의 입이 쿨럭거리는 것을 느끼며, 바닥에 그의 머리를 내려 찍었다. 망치질을 하듯이.

         

         곧, 손바닥 전체에 핏물이 느껴진다. 잇따른 충격에 토혈한 파벨이 힘을 잃고 축 늘어졌다.

         

         마침내 무력화에 성공했다. 이반은 만족스럽게 손을 털고 일어섰다.

         

         

        -철컥.

         

         

         던졌던 권총을 주워 쥐고, 파벨의 머리를 향해 다가가는 순간.

         

         

         “대왕께선…! 쿨럭!! 대왕께선 살해당하셨다…!!”

         

         

         파벨은 핏물 섞인 침을 뱉으며 소리쳤다.

         

         이반은 총구를 들어 올리려다 말고 멈춰서, 가만히 파벨을 내려보았다.

         

         

         “아직도 모르겠… 쿨럭! 제기랄! 모르겠나! 대왕께선… 대왕께선 살해 당하셨다고!”

         “그래. 칠용장이….”

         “아니!! 이 나라가 대왕의 죽음을 바라고 있었단 말이다! 이 답답한 녀석아!! 첩보에 실패했다고? 멍청하긴…! 프리첸카야 전쟁첩보부는…!! 우리에게 정보를 주지 못한 게 아니라 주지 않은 거였다!!”

         

         

         이반은 권총을 든 채로 잠시 생각을 가다듬었다.

         

         전쟁첩보부는 방첩사령부의 전신… 그러니까, 절멸부대 창설 이전 대외첩보를 담당하던 옛 군부 부처였다.

         

         특별히 유능한 집단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무능하다고 보긴 어려웠던….

         

         

         “대왕께서 왜 직접 전선에 나서야 했는지 기억하나?”

         “거듭된 패전으로 왕권이 흔들렸던….”

         “그래! 승전군주가 되진 못하더라도, 적어도 전쟁군주로서의 권위를 찾아야했다! 그 당시 귀족들, 그 돼지 같은 작자들은 언제든 대왕을 버릴 준비가 되어있던 것들이었으니까!”

         

         

         파벨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외쳤다.

         

         

         “키릴은… 키릴, 그 개자식은…! 실추된 왕권을, 용맹하게 옥쇄한 선왕의 위엄으로 되찾고자 했다!!”

         “….”

         “대왕께선 살해당하신 거야. 당신께서 가장 아끼던 아들에게! 그래도, 그래도 이 나라에 우리의 충정을 요구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나? 이반…. ‘작은’ 이반!! 네 이름을 생각해라!! 내게 배반의 대가를 묻겠다 했는가!?”

         

         

         파벨은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내가 네게 묻겠다. 이 나라가 저지른 배반의 대가는 그렇다면, 무엇으로 묻겠나…!”

         

         

         이반은 저도 모르게 시선을 올렸다.

         

         거대한 동상이 그를 내려보고 있었다.

         

         선왕, ‘정복자’ 이반의 동상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이반 페트로비치. 내 손을 잡아라. 나와 같은 뜻을 가진 동지들이 있어.”

         

         

         이반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파벨의 목소리가 그의 머리를 헝클이고 있었다.

         

         아.

         

         마족의 잔당은 지하에서 움트고.

         

         왕족은 국가를 배신하고 사라졌으며.

         

         분열된 왕국의 귀족들은 저마다 야심을 품고 도시 저 너머에 도사리고 있다.

         

         연합왕국의 가맹국들은 더 이상 서로를 아군으로 여기지 않고.

         

         뭇 군왕들의 할거, 야심가들의 암투, 전쟁으로 소모된 국체와 기아가 판치는 세상이다.

         

         용사가 마왕을 죽인지 4년이 지났다.

         

         그가 이 세상에 떨어진지는 30년이 흘렀다.

         

         평화는 아직도 농담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한다. 아니, 어쩌면 영원히.

         

         아들에 의해 죽임당한 왕과, 그 왕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쳤던 선배들.

         

         마족의 어금니가 제 가족에게 닿지 않길 바라는 마음 하나만으로 무기를 들어 올렸던 수많은 징집병들.

         

         그들의 시체 위에 쌓아 올린 이 나라의 토대는, 이다지도 위태롭기만 하다.

         

         

        -짐은 일평생 위선자였으니, 너 또한 위선자로 살거라.

         

         

         그 순간, 대왕의 동상이 그에게 속삭였다.

         

         그가 기억하는 대왕의 가장 마지막 목소리로.

         

         위선, 위선이라.

         

         이반은 눈을 떴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사람들은 도망치고 있었다. 싸움이 있었다. 어디서 침입했는지 모를 이들이 축제에 참가한 사람들을 공격하고 있었다.

         

         느리게 흐르는 시간 속에서, 이반은 주위를 천천히 살폈다.

         

         축제.

         

         그래, 이 나라는 축제를 벌일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되었다.

         

         거리엔 주에 한 번 이상 고기 굽는 냄새가 퍼진다.

         

         매일 아침마다, 프리첸카야의 골목골목엔 빵 굽는 연기가 굴뚝을 타고 올라온다.

         

         그런 시대가 되었다. 비록 음모와, 암투와, 침략과, 테러가 도시의 그림자 아래에 도사리고 있다 하더라도.

         

         전쟁이 끝나고, 이 나라는 점차 되살아나고 있었다. 선왕께서 바라셨던 그 모습 그대로.

         

         프리첸카야는 일어나고 있었다.

         

         

        -거짓도 모이다보면 언젠가 진실에 닿을 수 있지 않겠느냐.

         

         

         비록 이 도시의 풍경이, 식사를 준비하는 아낙의 표정이, 일터로 나아가는 사내들의 얼굴이. 전쟁을 잊어가는 시민들의 웃음이 모두 거짓이었다 하더라도.

         

         그래도, 그 거짓조차도. 선왕께서 평생 바라시던 것 그 자체였으므로.

         

         어쩌면 대왕은 아들의 배신을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것이 최선이라 여겨 웃으며 죽음을 받아들였을지도 모른다.

         

         알 수 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한 가지 확신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언젠가 회고했듯이, 대왕께선 지금의 프리첸카야를 만족하며 굽어보셨을 것이다.

         

         부정과 부패는 척결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 도시에 살아가는 시민 모두가 전쟁과 기아의 위협에서 벗어나. 전쟁을 잊고,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아닌, 내일을 향해서. 웃으며 걸어나가는 모습 그 자체다.

         

         그러니, 그 위선이 모여서 만들어진 진실은….

         

         

        -살아서 네가 짐의 위선을 잇거라. 약속하겠느냐.

         

         

         이 나라의 그림자 뒤에 도사린 악의를 뿌리 뽑아서, 대왕의 이상이 더는 위선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이 생각은.

         

         

        -예 폐하. 약조 드리겠습니다. 반드시 그리하겠나이다.

        -그것이면 되었다.

         

         

         대왕의 죽음은, 우리의 희생은 헛되지 않았다.

         

         그것이면 되었다.

         

         

         “네 말을 믿겠다.”

         “이반…!”

         “그러나, 네 방식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반은 천천히 걸어가 파벨의 멱살을 움켜쥐었다.

         

         

         “본관의 충성은 여전히 대왕에게 향한다. 파벨. 네 방식은 그분의 죽음을 헛되게 할 뿐이야.”

         “키릴은 왕의 자격이 없어! 그 자는 우리의 충성을 받아낼 자격이 없다!”

         “그래. 하지만 왕혈은 이어진다.”

         

         

         이반은 파벨의 멱살을 쥔 채로 고개를 들었다.

         

         저 멀리, 대학 본관으로.

         

         엘리자베타의 집무실이 있는 방향으로.

         

         

        *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끊기 애매해서 좀 눌러담았어용!

    퇴근하자마자 바로 올렸는데, 내일은 또 평소대로 10시 업로드 예상… 아마도!

    다음화 보기


           


30 Years Have Passed Since the Prologue

30 Years Have Passed Since the Prologue

프롤로그에서 30년이 흘렀다
Score 7.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 got transmigrated into a game I’ve never seen before. I thought it was a top-notch RPG and spent 30 years on it. I retired as a war hero and planned to spend my remaining time leisurely. But it turns out, it was an academy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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