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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75

    <775 – 용사답게(21)>

     

    무르무르는 사령영역의 보유자로 죽은 이를 다루는 다양한 기술을 익혔다.

    사다코 교수라는 명백한 상위호환이 존재함에도 그가 제국 교수로 머무를 수 있는 이유는 제국교수들의 시체와 영혼은 제국이 다루어야 한다는 선황의 강력한 의지 때문이었지만, 그 의지를 충족할 도구로서의 최소한의 스펙은 갖춘 셈이다.

     

    ━━━

    <쥐어짜기> + <괴롭히기> + <겁주기>

    <영혼을 뒤트는 손길>

    ━━━

     

    영혼을 뒤트는 손길은 겁을 먹고 달아나려는 악령교수들의 영혼을 붙잡아 물에 젖은 빨래 짜듯이 이리 비틀고 저리 비틀며 등을 떠밀었다.

     

    “막아, 막으란 말이다!”

     

    고통에 못 이겨 나선 악령교수들의 영혼은 나서는 순서대로 잔혹한 우주적 비밀을 이겨내고 전보다 더한 금기의 성취를 얻은 전대황제의 영력에 소멸했다.

    모든 영혼을 잃자 급기야 이슈타르의 주변에 기립한 대악인의 영혼에도 힘을 펼치려던 그였으나, 여기에 있는 영혼들도 바보라서 멀뚱멀뚱 지켜보고만 있던 것이 아니었다.

     

    ━━━

    <붙잡기> + <협박하기> + <가두기> + <실험하기> + <제물 바치기>

    <혼의 관>

    ━━━

     

    무르무르의 영역이 흩어진 영체들의 힘을 이용해서 전대황제의 손가락질에서 비롯된 파멸적인 힘을 막아내었다.

    이에 심기가 불편한지 눈썹을 꿈틀거린 전대황제가 부족한 출력을 늘리고자 하니, 무형의 관에 갇힌 악인의 영혼 하나가 불타며 전대황제의 힘을 늘렸다.

     

    “나쁜 아이. 나쁜 어른. 나쁜 짐승. 세상의 모든 악한 것이 지닌 악의 카르마를 불살라 집어삼키면 그 힘을 이어서 사용할 수 있지. 사악한 외계의 악신이 혈족의 몸을 이어서 사용하던 비술을 한정적으로 이용한 기술이기에 호환성은 낮지만 세상에 어차피 악인은 넘쳐나지 않는가.”

     

    용사는 참 부지런히도 악인들을 토벌했다.

    아카데미에 입학하기도 전에 제 실력보다 강한 것들을 어찌 이렇게 많이 베었나 싶을 정도로.

    덕분에 전대황제의 영력은 제 마음껏 펑펑 써도 메마를 수가 없었다.

     

    “안돼, 안돼!!”

     

    영력겨루기에 발이 붙들린 그에게 어느덧 지척까지 다가온 이슈타르의 성검이 최후의 일격을 날렸다.

    교수들의 벽은 마침내 허물어졌다.

    검은 세계수를 지킬 최후의 보루가 무너진 지금, 더는 그 누구도 용사를 방해할 수 없다.

     

    구구궁…!

     

    비공정의 주인.

    재단의 기함의 지배자.

    이사장, 제일 와이히엠하이를 제외한다면.

     

    “시간이 없다. 얼른 저 역천의 세계수를 베어라.”

    “…내 손으로 벤 악인에게 감사 인사를 하게 될 줄은 몰랐네.”

     

    밖으로는 선황이, 안에서는 전대황제가 벌이는 저항에 이사장이야 미칠 노릇이겠으나 용사는 두 황제의 도움으로 시간을 벌었다.

    뒤늦게 이변을 눈치채고 돌아오려는 이사장을 전대황제가 막아내고, 힘을 늘려 뚫으려거든 대괴수 체 력올인패턴파악이좋아 전사와의 겨루기에서 손해를 감수하고 선황이 견제를 날린다.

    이사장의 발이 묶인 지금이 절호의 기회였다.

     

    “하앗!!”

     

    이슈타르의 성검이 크게 휘둘러졌다.

    그리고 검은 세계수를 둘러싼 차원장벽 서넛을 베고 검이 멈추었다.

     

    “큭, 닿지 않아…!”

     

    일백 차원의 소유자, 드래곤 교장을 진심으로 해치우려는 세상에 둘밖에 없는 사람 중 하나인 이사장이 입수한 세계수다.

    당연히 차원장벽을 응용한 자동방어시스템은 드래곤 교장이나 선황의 차원장벽처럼 견고했다.

     

    ‘앞으로 조금인데, 저것만 베어버리면 착실하게 시간을 들여서 오크노디의 찢겨진 영혼이 보관된 장소를 찾아다닐 수 있는데…!’

     

    굴욕과 절망감에 눈물이 멈추지 않던 그때였다.

     

    “이슈타르. 남에게 의지하지 않는 강인함은 당신의 좋은 점이지만 지금만큼은 몹쓸 버릇이 되었네요.”

    “유피?! 안 돼. 저 세계수가 내뿜는 암흑마나는 공격만으로도 엄청난 암흑마나에 피폭되어버려. 성검을 든 나도 벅찰 정도라고!”

    “잊었나요? 저도 어엿한 성녀라는 사실을.”

     

    유피가 자신이 쥔 참수낫을 쥐자 그녀의 등 뒤로 신성력으로 현현한 거대한 신의 팔과 초대형 참수낫의 형상이 떠올랐다.

     

    “으으, 이거 쓰면 일 년 휴학은 확정이지만 휴학이 무섭다고 세계멸망의 위기를 묵과할 순 없겠죠…!”

     

    [하하하. 내 새로운 교황이여, 휴학을 향한 네 스트레스가, 동기들보다 뒤처져서 2년생 따리라고 놀림받을 미래에 대한 스트레스가 교수들을 향한 스트레스 이상으로 대단한 신앙을 호소하는구나. 그 힘을 갸륵히 여겨 큰 힘을 내려주마.]

     

    일년은 쥐죽은 듯이 뻗어서 회복과 정양에 골몰해야 할 신세를 각오한 벽력성천신교의 새로운 교황 니세 또한 스트레스를 쥐어 짜내며 성광의 마데우스의 권능을 불러들였다.

     

    <검은 세계수의 파편>

    <암흑의 종복>

     

    이에 대괴수의 분신술을 감명 깊게 본 검은세계수가 제 분신들에 암흑마나를 가득 담아 내보냈으나, 탱커 바닐라와 수인격투가 제냐, 궁수 스콜라가 손에 피땀이 맺히고 암흑마나가 실시간으로 몸을 잠식해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며 시간을 벌었다.

     

    “용사님! 저희는 괜찮으니, 어서 힘을 모아주세요!! 탱커인 제게 용사님을 지키는 이 순간만큼 보람찬 순간은 없으니, 제 걱정은 마세요!!”

    “밥 혼자 먹는 수인히키찐따 제냐랑 밥 먹어준 은혜는 오늘에야말로 갚는다냐!!”

    “신화 속에 나올만한 괴물을 물리치고 돌아가는 나. 정말 멋지군. 이거라면 그 잘난 오크노디 앞에서도 뻐드길 수 있겠어.”

     

    무섭도록 몰아치는 암흑마나의 격류 속에서 모두의 암흑마나 피폭도는 빠르게 올라갔으나, 어설픈 힘의 폭발은 이들의 헌신과 희생을 무의미하게 만들 뿐이었다.

    일격에 한계까지 힘을 모아 터뜨린다.

    이슈타르와 유피, 니세는 마나연공법을 극성으로 돌리며 신체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까지, 나아가 신체가 감당할 수 없어도 감수해야 하는 지점까지 허들을 올려가며 힘을 모았다.

     

    ‘위대하신 태양의 여신 소페미아여,

    이곳에서 나 이슈타르가 기도드립니다.

     

    당신께서는 빛의 세계에 생명을 주시는 은총의 근원이시며

    온기로운 사랑으로 만물을 품어주시는 자비로운 어머니시지요.

     

    그러나 이제 어둠의 세력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검은 세계수로 표상되는 역천의 악세력들이

    빛의 세상을 집어삼키려 하고 있습니다.

     

    오직 당신의 힘으로만 그 흉흉한 어둠을 물리칠 수 있사옵니다.

    당신께서 하사하실 검은 세계수를 벨 권능만이

    이 암울한 시대를 구원할 유일한 희망이 되리라 믿습니다.

     

    비록 나는 한낱 나약한 용사에 불과하오나

    당신의 가호가 있다면 그 힘으로 악을 물리치고 말 것입니다.

     

    위대하신 소페미아여, 은총을 베풀어 주옵소서.

    빛의 세계를 지켜내고자 하는 당신의 자녀들에게

    검은 세계수를 벨 능력을 하사하여 주시옵소서.

     

    우리는 그 힘으로 인류를 구원할 것이며

    영원한 찬양으로 당신의 위대하심을 노래하겠나이다.’

     

    이슈타르의 기도술은 그녀의 영혼에 그 어느 때보다도 충만한 태양의 힘을 느끼도록 하였다.

    소페미아의 의지가 힘을 늘려준 것이라 여겼으나, 그녀의 내면에서 들려오는 답은 달랐다.

     

    [사랑하는 자녀 이슈타르여, 태양은 가장 어두운 역사 속에서도 모두의 마음속에서 빛난단다.]

    [세상에 어둠이 드리워지고 악의 세력이 만연한들 진정으로 세상을 구하고자 하는 네 안의 찬란한 빛을 어찌 감추겠느냐.]

    [눈을 감고 느끼거라, 네 안에서 맥동하는 찬란한 빛의 서광을.]

    [나는 언제나 너와 함께 했나니.]

    [네 안의 정의심이 빛의 세계를 지킬 수호자로서 태양처럼 빛나고 있지 않느냐.]

    [너는 이미 내 모든 뜻을 함께 이루어왔으니, 그 무엇도 하사할 필요가 없노라.]

     

    내면의 태양.

    자신만의 소우주를 찬란하게 가득 매운 빛의 서광.

    이슈타르의 넘쳐나는 마나가, 자신이 벤 악인들의 암흑마나를 억제하고자 짓눌려 왔던 고유마나가 용기를 얻고 풀려나는 순간.

    그녀는 암흑마나를 향한 두려움이 오래도록 마나의 확장과 진화를 가로막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오크노디를 만나고.

    암흑마나를 향한 두려움이 옅어지고.

    더 큰 싸움을 위해 제 몸이 상할 것을 각오한 지금.

    그녀가 쌓아온 모든 경험의 총체가 그녀만의 법칙, 그녀만의 서광으로 둘러싸인 영역을 주변 일대에 선포하는 새로운 영역을 선포하였다.

     

    <이슈타르>

    <영역 4단계 – 서광영역>

    <효과 – 악과 맞서는 모든 이에게 자신의 행동에 대한 확신에 비례한 특대폭의 버프를 부여한다.>

     

    제 안의 태양으로 내면의 소우주를 가득 채우다 못해 외부공간에 넘쳐 흐를 정도로 자기확신으로 똘똘 뭉친 이슈타르였다.

    성검의 전투력 상승 버프에 서광영역의 버프상승이 중첩되니, 위계의 차이를 넘어서는 강함이 이슈타르에게 힘을 하사했다.

    유피의 참수낫이 수백 줄기의 암흑마나를 절단하고 거대한 낙뢰가 그 끝에서 피어오르는 암흑포자를 모조리 터뜨려 없애는 순간.

    번뜩임이 일어나는 찰나.

    일백 차원으로 분산해도 모두 흩어지지 않을 견고한 믿음으로 뭉친 힘이 검은 세계수를 일도양단했다.

    세상에 차원이 아무리 많다고 한들, 선한 의지와 굳건한 믿음으로 뭉친 차원이 하나도 없음을 방증하는 결과였다.

     

    쿠구궁

     

    경계가 해제되고 어둠의 증폭이 사라진 전장.

    용사가 이룩한 위업이 전장의 흐름을 뒤바꾸었다.

    용사가, 선황이, 연합군이 재단을 물리칠 수 있다.

     

    “오, 드디어 열렸군.”

    “무슨 장벽이 이렇게 빡세지?”

    “그러니까 예전 회차의 플레이어인 우리를 셋이나 더 동원해서 탐색하려는 거겠지. 참 미친 회차야.”

     

    검은 세계수가 펼치던 장벽 너머에서 줄지어 기다리던 셋이나 되는 체 력올인패턴파악이좋아 전사들을 발견하기 전까지의 기쁨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효?녀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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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아카데미 흑막의 딸이 되었다
Score 4.2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From the side, she looks pitiful and worn out, but in reality, she’s living her joyful survival story in the world of games.

But how can someone’s name be Okno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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