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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86

    <786 – 용사답게(32)>

     

    오크노디의 강점은 무엇인가.

    모든 종류의 마나속성에 대한 마나감응능력?

    신기의 영역에 달한 신들린 마나제어술?

    한도를 모를 암흑마나순도?

    뱀파이어보다 뛰어난 혈조술이나 격투가보다 뛰어난 격투술?

    떠올릴 수 있는 장점은 많지만 그 모든 장점을 통틀어 하나로 합치면 <재능>이라고 할 수 있다.

    단지 그녀의 재능은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가히 모든 종목에 뻗어있을 뿐.

     

    또한 이 넘쳐나는 재능의 원천도 <외신의 화신체>이기에 비롯되었다고 생각하면 납득이 간다.

     

    애초에 오크노디가 왜 신들의 관심을 받는가?

    그 영혼이 혼돈의 심처에서 벼려낸 신의 무의식이기 때문이다.

    그런 불길한 존재를 용사의 피와 살점으로부터 비롯된 호문쿨루스를 제작하고 작디 작은 연약한 여자아이의 형상에 강제로 틀에 맞게 찍어낸 결과물.

    그것이 오크노디라는 희대의 걸작이다.

    그러니 오크노디에게도 ‘약점’이라 손꼽을 수 있는 부분이 명확하게 존재했다.

     

    “흔히 용사나 성속성 공격의 특효대상을 마계의 마인이나 마족, 마왕에 한정하여 생각하는 오류를 범하고들 하지만, 용사의 공격특효대상은 엄밀히 분류하자면 혼돈종에 해당합니다.”

    “혼돈종…!”

    “혼돈으로부터 비롯된 모든 생명. 각 차원의 첫 주인들로 불리는 신격들. 그 신격들 중에서도 스스로 힘을 일구어 승천한 승천자들도 있으나, 태생부터 혼돈에서 벼려진 외신의 부스러기나 다름없는 존재들도 더러 존재하지요.”

     

    그런 존재들이 하나의 기능을 신의 영역까지 다룸으로써 간단히 신위에 등극하고 자신의 영역으로 작은 차원, 작은 세계 하나를 뒤덮어 그 힘을 타 차원에서도 투사한다.

    그리하여 자신의 영역에서 비롯된 피조물이 타 차원에도 발을 넓히고 활동을 개시하니, 세상은 그런 존재들을 일컬어 ‘신화생물’이라 불렀다.

     

    “유난히 신화등급 몬스터 중에서 용사의 토벌록에 이름을 올린 존재들이 많은 이유가 이 때문이기도 하지요. 혼돈에서 비롯된 신들이 창조한 가장 공들인 사도들이니, 그런 ‘부스러기’들을 용납할 수 없는 유일신 태양의 소페미아의 사도인 용사를 이겨낼 수 없는 겁니다.”

    “그럼 오크노디의 공략법도 ‘용사’라는 말이냐?”

    “그렇습니다.”

    “용사 이슈타르는 녀석의 편이다. 전대용사 니알라토텝이 네 ‘본체’라는 사실은 원본도 어렴풋이 눈치채고 있지. 애초에 네 본체를 여기로 부를 수는 있냐? 네 행보는 아무리 봐도 본체를 배신하고 제멋대로 활개 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데.”

    “후후. 아쉽게도 본체의 도움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그는 오직 단 하나의 최흉을 일격에 제거하기 위한 힘을 모으고 있으니까요.”

     

    제일 와이히엠하이의 설명에 매력올인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회차진행 시점에서 떠올렸던 구상단계에 불과한 공략법 중 하나를 떠올렸다.

    매 회차마다 생김새나 이름은 달라도 반드시 출현하는 한 은거기인 NPC로부터 비롯된 빌드.

    일격에 적을 죽이지 못하면 모든 힘을 상실하는 제약으로 각 일격의 위력을 상승시켜 일격사만을 거듭하는 <근력올인> 빌드를.

     

    “그런가. 네 본체야말로 어쩌면 근력올인 시리즈의 모티브가 될 수 있었던 건가…”

    “후후. 제가 그를 눈여겨보고 본래 소환의 대상으로 삼으려던 이유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이루지 못할 꿈에 매몰되어도 좋을 때는 아닙니다.”

    “용사를 소환할 수 없다면 대안은 뭐지?”

    “오크노디를 강제로 용사로 만드는 겁니다.”

    “…뭐? 그게 무슨 공략법이냐. 그냥 오크노디가 몇 배로 더 강해질 뿐이잖아!”

     

    평범하게 생각하면 용사가 되는 것은 당연히 되지 않는 것보다 이득이 많다.

    일단 신의 사도로 선택을 받아 해당 신의 가장 강력한 권능을 하사받는 당대에서 가장 주목받는 대상이 되어야 ‘용사’가 된다.

    신의 강함에 따라 용사로서의 강함에도 고저가 있고 권능에도 차이가 생기지만, 공통적으로 사도로 손꼽힌 용사들은 유일신의 진품용사와 그 외 잡신들의 짝퉁용사를 막론하고 하나같이 무식하게 강하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교단의 살인병기라 불리는 성녀들도 따지고 보면 용사나 다름없는 처지니, 그 강함에 빗대면 용사의 강함을 쉬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해보셨습니까? 신이란 때로는 인간이 원치 않아도 한 인간을 어떻게든 자신의 신자로 만들려고 안달이 날 수 있다고.”

    “…!”

    “매력올인. 앞서 죽은 리치A를 이용한 신벌메타나 당신들의 정체성만 들어도 쉬이 알 수 있지요. 신은 매력적인 인간을 외면할 수 없음을.”

     

    그렇다.

    일단 매력이 높으면 당사자가 원하지 않더라도 신들은 주목하기 시작한다.

    오크노디가 매력올인만큼의 매력 능력치를 지니지는 못했지만 쌓인 칭호와 호감도 보정이 그 간극을 좁히기에 충분했다.

     

    “예로부터 신화에는 신들의 주목을 받아 파멸한 인간의 일생에 대한 이야기가 수도없이 많습니다. 신은 제 뜻대로 가질 수 없는 인간을 부수기도 하지요. 용사의 힘 또한 충분히 그런 파괴의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과연… 가령 질서의 3신에게 용사로 선택받는다고 생각하면…”

    “강제로 ‘선행’만을 고집해야 하는 제약이 생기지요. 선악을 넘나드는 자유로운 행동에 ‘제약’이 생깁니다. 본인이 원치 않는 힘을 얻으면서 ‘금지행동’은 늘어나는데, 그런 힘을 무수히 얻는 겁니다. 상상만 해도 아찔하지 않습니까?”

     

    만일 이 빌드가 정말로 실현 가능하다면 금기 키워드만 말하면 풀장에 휙 내팽개쳐지는 예능에 출현하는 신세나 다름없어진다.

    뭐만 하면 신 하나씩은 금지라고 벌을 주고 행동을 강제하고 교정하려고 드니, 할 수 있는 일이 극도로 적어지는 것.

    사실상 신들의 무한한 사랑과 관심의 힘으로 대상을 죽여버리는 ‘총애사살메타’의 탄생이다.

     

    “확신을 얻었다. 그 빌드는 통한다.”

     

    매력올인은 전율을 느꼈다.

    자신이라도 그런 강제판정의 연속억까에 당한다면 손도 한번 못 쓰고 속수무책으로 멸망한다.

    걸리면 그대로 한 회차가 파멸해버리는 회차파멸선언이나 다름없는 극악무도한 술수다.

     

    <빛의 선봉장>

    <어둠의 전령>

    <신의 사랑을 받는 자>

     

    확신을 얻는 순간, 매력올인은 언제든지 취득할 수 있음에도 자신을 지키기 위해 억제해왔던 칭호들을 단숨에 개봉했다.

    무수한 신들의 시선이 매력올인에게 내려오고, 초월적인 압력이 두 어깨를 짓눌렀다.

     

    [네놈도 ‘더러운 안경’으로 우릴 욕보일 작정이냐?]

    [차원의 틈새로 던져버린 그 쓰레기와 비슷한 냄새가 나는군.]

    [우리는 지금 기분이 좋지 못하다. 탐나는 육신을 지녔다고 경솔하게 군다면 크게 경을 치를 것이다.]

     

    신들의 압력을 받으면서도 매력올인은 당당하게 두 팔을 들며 외쳤다.

     

    “천상의 위대한 신들이여, 저는 오늘 저의 조악한 영혼을 대가로 가장 위대한 사도가 될 그릇을 추천하고자 합니다. 그녀는 선악을 초월하여 모든 종류의 가치를 가장 빠르게 전파할 수 있는 지혜와 경험을 지녔으니, 그 증거로 <추정상태창>을 여기에 공개하는 바입니다!”

     

    마왕노디의 실체 상태창이 아닌 예측의 범주에서 작성된 상태창과 칭호, 기능 목록의 향연.

    오크노디 시절에도 이미 정상범주를 아득히 넘어선 스탯이 더욱 개화된 미래의 마왕노디의 상태창은 어떤 신도 탐낼 수밖에 없는 찬란한 목록을 지녔다.

     

    [이것이 정녕 한 인간이 다 지닐 수 있는 기능의 총량이란 말인가?]

    [어찌하여 이렇게나 거대한 기능을 지닌 자가 아직도 중간계에 머무를 수 있단 말이냐.]

    [그녀 또한 그 ‘악룡’처럼 각 차원에 기능을 분산하여 임의로 끌어올리는 승천을 지연하는 비법을 지녔단 말인가?]

     

    더러는 그 대단함에 놀랐으나, 더러는 다른 신들에게 사납게 이를 드러냈다.

     

    [이 아이는 불쌍하게 돌을 퍼먹던 시절부터 눈여겨보던 나의 아이입니다. 풍요의 신의 이름으로 명하니, 기근과 허기에 시달리고 싶지 않다면 욕심을 접고 양보하십시오.]

    [주제넘은 말을 지껄이지 마라. 신조차 타락시키는 사상 최악의 모독자를 이 타락의 신 안라게가 포기할 것 같으냐?]

    [이 위대한 업적들을 보고도 무슨 망발들을 일삼는 것이냐. 그녀야말로 위대한 그랜디오스의 칭호를 받을 세기의 모험가가 틀림없다!]

     

    멀쩡한 도시를 파괴해 험난한 야생의 숲으로 뒤바꾸는 식으로 자연속성의 마나퍼즐을 많이 모을수록 신앙을 얻는 자연의 솔라리우스.

    살육과 절멸을 통해 평화를 이룰수록 신앙을 얻는 평화의 트란퀼로.

    흐름을 이루면 신앙을 얻는다 하여 정치가들에게 인기가 많은 흐름의 아쿠아리우스.

     

    온갖 신들의 관심이 지난 원한과 별개로 오크노디를 향해 내려졌다.

    오크노디의 상태창은 비단 선신들의 호감만을 얻지 않았다.

    선한 존재를 타락시킬수록 신앙을 얻는 타락의 안라게는 선신조차 타락시키는 위업에 호감이 이미 천원돌파를 이루었다.

    안라게를 필두로 다른 악신들도 각기 다른 이유로 호의를 보이기는 마찬가지.

     

    [정했다. 이것은 ‘그녀’의 협박을 받더라도 더는 양보할 수 없는 진미다.]

    [혼자라면 넘볼 수 없을 먹이겠지만 이렇게나 많은 신이 뜻을 하나로 모은다면 어찌 대적하지 못하랴.]

    [더욱이, 이렇게 대단한 그릇을 가지지 못한다면 세계의 주류종교가 하나로 합일될 터인데 어찌하여 그 꼴을 두고 보겠는가.]

     

    가질 수 없다면 부순다.

    탐욕을 최대치로 자극받은 신들이 마왕노디를 향해 가차 없이 힘을 하사하기 시작했다.

    수많은 제약이 동반된 용사의 힘이 강제로 침투하니, 마왕노디의 얼굴이 처음으로 일그러졌다.

     

    “날 헤스티아로 만들 작정이야? 이렇게 큰 힘은 담아낼 수 없다고!”

     

    더는 2m30cm의 크기에 집착하지 않는 마왕노디의 강력한 거부표현에도 신들은 계속해서 힘을 쏟아부었다.

    이기적이고 오만한 신들의 고집에 마왕노디도 화가 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온다, 이거지? 그 잘난 투자, 너희가 먼저 시작한 거야. 이젠 후회해도 늦었어.”

     

    이사장에게도 분탕질을 치던 마왕노디의 잔혹한 눈동자가 이제는 신들을 그 눈에 담기 시작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깽판노디 스위치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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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아카데미 흑막의 딸이 되었다
Score 4.2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From the side, she looks pitiful and worn out, but in reality, she’s living her joyful survival story in the world of games.

But how can someone’s name be Okno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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