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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8

       [작성자: ㅇㅇ]

       [제목: 아따먹이 핵쟁이 새끼인 이유 상세히 설명해준다]

       [그 동안도 심증은 있었는데, 이 좃망겜이 랭크게임 관전 허용을 안 해서 물증을 못 잡고 있었다.

        

       근데 아따먹 이 병신이 챌린저 상대로 한 번 이겨보겠다고 커스텀 겜에서도 핵을 썼네?

        

       멍청한 건지 뻔뻔한 건지 모르겠는데, 내가 보기엔 둘 다인 것 같다.

        

       자. 우선 도적이 처음에 짠 루트를 보자…….]

        

        

       * * * *

        

       학생들이 하교하고, 직장인들이 퇴근하는 시간.

        

       알람처럼 울리는 아크의 방송 시작 알림 소리를 들으며, 나는 기분 좋은 숙면을 마치고 일어났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오후 7시에 시작하는 규칙적인 방송.

       

       휴방은 있어도 지각은 없다.

        

       내가 아크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다.

        

       방송을 켜고 첫 30분 정도는 팬카페에 올라온 글들을 읽는 ‘카페 탐방’ 시간을 가진다는 점도 완벽했다.

        

       게임 시작하기 전에 아침을 챙겨 먹을 시간까지 챙겨주는 스트리머라니, 어떻게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

        

       전날 사뒀던 초코파이의 포장을 뜯으며 컴퓨터 앞에 앉아 트위트에 접속했다.

        

       [마스터 종자 아크의 승급전 방송

       (x _ _ _ _ _ _) | 1부 카페 탐방]

        

       아.

       

       승급전 방송이었지.

        

       승급전에 시청자 참여는 조금……내키지 않는다.

        

       대단한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다.

        

       인생에서 큰 관문을 넘다가 실패하면, 그 원인을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찾기 쉽다.

        

       자신의 잘못을 돌아보지 않고 세상을 탓하게 되니 성장에도 방해가 되지만,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무력감과 고통을 느끼게 되기 쉬운 것이다.

        

        

        

       그런 맛있는 광경은, 게임을 하는 동안 시시각각 변하는 표정을 실시간으로 보며 즐겨야 한다.

        

        

        

       결정했다.

        

       오늘은 동료 시청자들과 담소를 나누며 아크의 승급전을 응원해야지.

        

       나는 초코파이 한 입을 베어물며 응원을 위한 이모티콘들이 저장된 메모장을 켰다.

        

       국내, 국외 방송을 가리지 않고 누비며 엄선한 응원용 이모티콘들.

        

       스크롤을 내려도 내려도 끝나지 않는 메모장을 보고 있자니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띄운 채 접속한 아크의 방송은 평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 * * *

        

       “응? 뭐야 이거? 우리 카페 왜 불 났어?”

        

       팬아트 몇 개 자랑하고, 다른 스트리머들 클립에 리액션 좀 한 후, 유머 자료나 좀 볼 심산이었다.

        

       평소 게임을 시작하기 전 항상 그랬듯이, 가벼운 마음으로 접속한 팬카페였는데.

        

       평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일단, 글 리젠 속도부터가 평소와 차원이 달랐고-

        

       [어둠의 도적 전도사니 뭐니 하면서 빨던 분들 어디갔나요?]

       [개빻은 성희롱범을 유쾌한 테러리스트라고 할 때 알아봄]

       [아따1먹 영구정지 안 당하면 겜 접는다 진짜로]

       [추잡한 핵쟁이가 뭐? 방송의 감초?ㅋ]

       [다같이 신고 하나씩만 해주세요]

       [방송 방해하는 쓰레기 잘 걸렸다 진짜 ㅋㅋㅋ]

       [평소에 핵을 얼마나 써대면 그렇게 당당하게 대놓고 쓰나ㅋㅋㅋ]

       

       제목들만 훑어보아도, 화난 사람이 한 가득 있었다.

        

       “어……. 무슨 일 있었나요?”

        

       대충 보니 아따먹과 핵이 관련된 사태가 터졌다는 건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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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아따먹 핵 사용 증거영상 떴어요】

        

       ‘아예 영상까지 떴구나.’

        

       민감한 이슈니 화제가 될 수는 있다. 다만-

        

       ‘대체 왜 내 팬카페에 불이 나는데!!!’

        

       여러모로 좋지 않았다.

        

       핵이니 뭐니 하는 주제도 안 좋았지만, 일반인에 관한 논란이어서 더욱 안 좋았다.

        

       자칫하면 논란이 보다 유명한 자신에게 옮겨 붙거나, 대응하는 태도를 꼬투리 잡아 새로운 논란이 생길 수 있는 상황.

        

       “아……그 사람? 아니 여러분, 화나시는 심정은 이해하는데…… 팬카페에서 일반인 언급하며 불내지는 말아주세요.”

        

       “응? 나 봐. 나 보고 내 얘기만 해줘.”

        

       애써 애교어린 표정과 웃음을 지으며 여론을 묵살하고 주제를 바꾸려고 해보았으나, 한 번 흥미거리를 포착한 시청자들은 쉽게 넘어갈 생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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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번에 디스코스까지 하면서 관심 줬으니까 화력이 붙은 거 아닐?까? 아님 말고~】

        

       『ㄹㅇ ㅋㅋㅋㅋ』

       『일대일 디스코스 왜 했어? 일대일 디스코스 왜 했어? 일대일 디스코스 왜 했어? 일대일 디스코스 왜 했어? 일대일 디스코스 왜 했어? 일대일 디스코스 왜 했어? 일대일 디스코스 왜 했어?』

       『청문회 드가자~ 청문회 드가자~ 청문회 드가자~ 청문회 드가자~ 청문회 드가자~』

        

       “아니, 그 때 그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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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아크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여기서 이러는 거야】

        

       “맞아! 아니, 여러분 일단 진정하세요. 굳이 따지자면 저도 피해잔데 왜 피해자 방에 와서 이러시는 거에요.”

        

       간만에 나타난 우호적인 도네에 고무된 아크는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단호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저랑 관계없는 일반인 언급하지 말아주세요. 계속 그러시면 철퇴 내려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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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계 없는 일반인(아이디 공유함, 디스코스 친추함)】

        

       ‘하필이면 오늘……아, 진짜!’

        

       간만의 승급전이었다.

        

       어그로를 끌어서 시청자를 잔뜩 모으고, 축하금이든 위로금이든 땡겨야 하는 날.

        

       그런 날 일어난 대참사에, 평소 연기력이 좋다고 자부하던 아크의 표정이 점점 굳어가기 시작했다.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방장님 표정이 안 좋으시네요ㅠㅠ 혹시 남친한테 안 좋은 일이라도 생겼나요?】

        

       『헉 ㅠㅠ 우리 아크 어떡해 ㅠㅠ』

       『어서 남친 위로해주러 가자 아크야ㅠㅠ』

        

       그리고 분탕들을 잡아내서 영구추방을 하느라 잠시 입을 다물고 채팅을 올려가며 집중하던 사이에, 방의 분위기는 점점 이상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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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쉴드치는거보니 아따먹이 아크 따먹고 있음 준말인가봉가~ 남친이면 저격 좀 할 수도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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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장이 이미 관계 없다고 했는데 왜 자꾸 물어뜯냐. 자살이라도 해야 만족함?】

        

       『관계가 없는 일반인이랑 디스코스는 왜 함?』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그 일반인 분과 최근에 관계가 없으셨단 뜻인가 봐요ㅠㅠ 】

        

       『헉! 저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헉ㅋㅋㅋ』

       『저런ㅠㅠ 연인 사이에 관계는 자주 가지셔야죠ㅠㅠ』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매일 아크 애교 직관하는 아따먹… 부 럽 다! 나도 핵 사러 가야지】

        

       평소 비교적 자유로운 방송 분위기를 유지했던 탓이었을까.

       

       아니면 작정하고 분탕을 치러 들어온 시청자들의 악의를 과소평가한 탓이었을까.

        

       어느 쪽이든, 어설픈 진압시도는 들불처럼 번지는 분위기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되고 말았다.

        

       시청자도 어느새 훌쩍 늘어나서, 5,500명에 육박하고 있었다.

       

       얼핏 보기에도 평소에 보이지 않던 아이디들이 잔뜩 몰려온 상태.

        

       분탕 한 명을 추방하면 2명이 들어오고 있었다.

        

       『아크가 언제부턴가 그 새끼 준네임드 대접 해준거 모르는 트수 있음?』

       『ㄹㅇㅋㅋㅋㅋ 걍 업보지』

       『디스코스까지 하는 거 보니 듀오라도 할 기세던데 ㅋㅋㅋㅋ』

       『ㄹㅇ 남친 아님?』

       『ㅋㅋㅋ아 나도…싶다! 라고 할 뻔~』

        

       분탕이 복사가 되는 상황에서 방송 채팅은 말 그대로 창이 나 버렸고, 잔뜩 밀린 도네이션은 대부분 악질적인 1,000원 펀치로 가득 차버렸다.

        

       더는 참지 못하고 채팅을 구독자 전용으로 바꾸었지만-

        

       『사실 저격이 아니고 비공식 듀오였던 거임~』

       『분탕 그만 해라 진짜』

       『아크야 일단 방종하자』

       『언니 그냥 다 밴해요ㅠㅠ』

       『아 진짜 그 갤러리』

       『매니저 뭐함? 분탕 좀 쳐내』

       『혹시 매니저의 정체도? 헉!』

       『왜 핵쟁이를 쉴드치지; 진짜 아는 사이임?』

        

       채팅의 수위가 아주 조금 완화되었을 뿐, 이미 늦었다는 사실만 재차 확인되었다.

        

       채팅을 탄압해서 사태를 진화하려면, 극초반에 바로 했어야 했다.

        

       무엇보다, 분탕이 아닌 팬들 입장에서도 남친 떡밥은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아무리 말도 안 되는 의혹이라고 하더라도, 남친 떡밥은 그만큼 가공할 침투력과 지속력이 있다.

        

       심지어 지금은 아크를 위하는 채팅을 치고 있는 시청자들조차도, 당장 사태를 제대로 해명하지 않으면 남친 의혹을 가슴 속에 품고 갈 수 있을 정도.

        

       하필이면 그 대상이 아따먹이어서 더 문제였다.

        

       일부 시청자들은 아크가 아따먹과 디스코스를 시도하며 방송에 편입시키려 하는 걸 의문스럽게 생각하고 있었고-

        

       본래 남친 떡밥이란 ‘왜 하필 xx랑 휴방일이 겹쳤지?’ ‘왜 갑자기 oo가 사는 부산에 여행을 갔지?’ 따위의, 작디 작은 의문들을 먹으며 폭발적으로 커지는 것이다.

        

       ‘엿 됐다…….’

        

       등줄기에 식은땀이 한 줄기 흘러내리는 것이 느껴졌다.

        

       아크는 아무리 실력 게임 방송을 지향한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본질은 여성 스트리머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게임 잘 하고 털털한데, 약간 애교 있어서 놀리기 재밌는 여사친’과

        

       ‘나는 남자로 안 봐서 편하게 대하지만, 남친한테는 교태부릴 것 같은 여자’는,

        

       한 끗 차이지만, 스트리머로서는 극락과 나락 차이다.

        

       특히나 아크처럼 편안한 분위기에서 어느 정도의 섹드립도 허용하던 스트리머는 더더욱.

        

       잘 나가다가 남친 한 번 걸려서 방송이 나락으로 간 스트리머가 몇이던가.

        

       진짜 남친은 아니라는 점에서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문제는 분위기였다.

        

       오히려 아크가 남친 없다고 증명해내지 않으면 안 될 듯한 분위기.

        

       하지만 없는 남친이 없다는 걸 어떻게 증명하는가.

        

       부존재의 증명이란 본질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아크가 식은땀을 흘리며 디스코스 인터뷰 시도부터 오늘 방송 중의 대처까지 모든 일을 후회하고 있던 와중에, 사태의 원흉 중 하나로부터 도네이션이 도착했다.

        

       -광질 님이 100,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아…정말 죄송합니다 아크님. 저 때문에 일이 커진 것 같네요.】

        

       * * * *

        

       “으음…….”

        

       모니터 한 쪽에는 아크 방송을, 한 쪽에는 나오나 갤러리를 켜놓고 확인한 결과.

        

       이건 여러가지가 겹쳐서 일어난 불운한 사태였다.

        

       내가 어제 광질과 한 1:1 지하빵을 누군가가 방송으로 녹화한 뒤 지튜브에 업로드 했고,

        

       누군가는 그 영상을 갤러리에 들고 와서는 내가 핵을 쓴다고 장문으로 음해했다.

        

       그리고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평소 도적을 미워하던 일부 겜알못들은 도적과 관련된 것이라면 무엇이든 씹고 뜯고 싶은 상태였던 것 같다.

        

       거기에 더해서 하필 아크가 나오나 갤러리에서 제법 유명했고,

       하필 광질도 아크 방송에서 꽤나 자주 출몰하며 도네이션도 하는 놈이었다.

       

        모든 불씨의 교집합이 하필 아크 방송이었던 상항에서, 어떤 유저가 갤러리에 도배를 하며 아크 방송으로 좌표를 찍었다.

       

       《아……여러분, 죄송하지만 잠시 채팅 좀 막을게요. 여러분, 저도 정말 지금 무슨 말씀 하시는지 모르겠어요.》

        

       《아니, 남친 진짜 없어요. 아니, 없는데 어떻게 증거를 대요……. 진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면서 뭘 해명하라는 거에요…….》

        

       《제가 그 사람 때문에 멘탈 나가서 샷건치고 빡종한게 몇 번인데요. 그게 연기면 제가 배우를 하지 왜 스트리머를 해요!》

        

       《제가 미친 마조히스트도 아니고 왜 저격범이랑 사귀는데요오!!!》

        

       거기에 막타로, 멘탈이 완전히 나가버린 아크의 발언 하나하나가 사람들의 가슴을 살살 간지럽히며 더 미쳐 날뛰게 만들고 있었다.

         

        나도 평소라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뭐지? 미친 마조히스트라는 뜻인가?’라는 채팅과 함께 채찍 이모티콘을 도배했을 것이다.

         

        ……물론, 어쩌다 보니 당사자가 된 상황에서 그럴 수는 없다. 양심이 있지.

         

        -광질 님이 100,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애꿎은 방장 악질 핵쟁이랑 엮으면서 분탕치지 말고 나가라】

         

        없는 놈도 하나 있는 것 같긴 하지만.

         

        “으음…….”

         

        엄지와 중지로 아랫입술을 반복해서 훑으며 생각에 잠겼다.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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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그런 악질 방송 안ㅣ에요
Score 3.7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am a healthy skill-based broadcaster.

I don’t hate priests.

It’s not that kind of broadcast.

What?

Clarify the controversy that’s been posted on the community?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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