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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8

        

       

       “그러게 말 들을걸 그랬지?”

       “닥……쳐라!”

       

       로이드의 얼굴이 점점 썩어들어갔다. 마력석이 끊임없이 마력을 제공해주면 뭐하는가.

       

       받는 양보다 쓰는 양이 훨씬 많은데!

       

       어느 정도 마력이 회복됐다 싶으면 귀신같이 알아채고 한 위계 높은 마법을 때려박으니 한시도 정신을 놓을 수가 없다. 집중력이 갈수록 마모되는 느낌이다.

       

       하지만 그뿐이었다면 이렇게 동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빨리 공격해 봐. 기다리는 것도 지친다.”

       

       그렇게 말하는 올리비아의 뒤편에는 무수한 얼음 파편이 떠다니고 있었다. 저걸 쏘지 않고 옆에 띄워두고 있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봐주고 있다.

       

       “감히!”

       

       분노한 로이드의 눈동자에 핏발이 떠올랐다. 이런 모욕은 탑주의 자리에 오른 뒤로, 아니. 일평생 처음이었다. 

       

       “진심으로 상대해주마, 마녀.”

       “쥔쉬므로 땅대대두마.”

       “그 입 닥쳐라!”

       

       파아아아앗!

       

       로이드의 스태프가 무시무시한 기세로 주변의 빛을 빨아들이기 시작한다. 응집된 빛이 천천히 퍼져나가더니 어느 순간 검을 든 천사의 형상으로 변화한다.

       

       우우우웅-!

       

       천사가 빛의 검을 하늘로 치켜들었다. 천장을 꿰뚫을 듯 치솟은 검기가 주변 공기를 거세게 짓누른다.

       

       악마를 불태우는 파사(破邪)의 검.

       

       그 검 끝이 천천히 올리비아를 향했다.

       

       “모두 물러나라!”

       

       보호막 너머에서 싸움을 지켜보던 장로들의 입에서 경악이 터져나왔다.

       

       “저지먼트라니!”

       “저 마녀가 그 정도 수준이라고?!”

       

       간혹 백탑의 마법을 인간의 마법이 아닌, 신의 심판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실제로는 신과 하등 연관이 없지만, 경지에 이른 마법에서 나타나는 천사들은 그런 착각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눈을 감은 채로, 단죄의 검을 휘두르는 천사.

       

       솔직히 저 모습을 보고 그런 착각을 안 하는게 더 이상하다.

       

       쾅!

       

       로이드가 스태프를 내려찍었다. 기다렸다는 듯 천사의 검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쏘아진다. 

       

       까드드드득-!

       

       검과 보호막이 맞닿은 곳에서 미친듯이 불똥이 튀었다. 

       

       뚫으려는 자와 막으려는 자의 치열한 혈투.

       

       마법사들이 손에 땀을 쥐고 아라미스마저 시선을 떼지 못할 정도다.

       

       우우우웅!

       

       ‘이걸로 끝이 아니다!’

       

       로이드의 스태프가 다시 한 번 빛을 머금는다. 일전보다 훨씬 무시무시한 기세로 빛을 빨아들이더니, 끝내 천사를 하나 더 만들어낸다.

       

       고위 마법 이중 영창. 모든 마법사들이 꿈에 그리는 영역이자, 탑의 총 책임자인 탑주이기에 할 수 있는 기행이었다.

       

       “마탑주님! 그 새끼 그대로 죽여버리세요!”

       “우와아아아!”

       

       자신이 뭘 하려고 했는지도 망각한 제이나가 주먹을 불끈 쥐며 외친다. 로도, 옆의 마법사들도 그녀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아라미스의 눈에는 보였다.

       

       ‘……이번 공격이 마지막이다.’

       

       탑주는, 이미 한계였다.

       

       사시나무처럼 흔들리는 눈동자. 스태프의 무게도 견디지 못하고 떨리는 팔.

       

       이번 공격으로 마녀가 죽는다면 별 상관 없는 일이다. 마나 탈진이야 치료받으면 그만이고, 탑주 정도 경지에 이른 마법사라면 그렇게 쉽게 죽지도 않으니.

       

       하지만, 하지만…….

       

       아라미스가 경악하며 눈을 부릅떴다.

       

       ‘웃고 있다고?’

       

       마녀는, 아직도 웃고 있었다.

       

       허세인가? 그럴 리 없다. 

       

       설령 저 마녀가 연기의 귀재라고 하더라도, 저 끔찍한 압력 앞에서 웃음기를 유지하는 건 불가능하다.

       

       ‘정말로 아무렇지도 않는 거다.’

       

       옆에 서 있기만 해도 살이 떨리는 이 압력이, 저 기세가.

       

       마녀에게는 위협조차 되지 않는 것이다.

       

       아라미스가 이를 악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미 이곳은 축제 분위기였다. 아직 격돌하지도 않았는데, 겉에 드러난 상황만 보고 승리를 지레짐작하고 있다.

       

       장로들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어찌 마법사라는 인간들이 이리도 비참한 통찰력을 가졌단 말인가.

       

       ‘이대로 있다간 다 죽는다.’

       

       아라미스가 사고를 가속했다. 

       

       이렇게 되면 주변의 잔존 마나를 이용해 마녀의 마력을 흐트러뜨린다는 계획도 통하지 않을 것이다. 

       

       “시간이 없다. 따라와.”

       

       아라미스는 한 손으로 제이나를, 다른 한 손으로 로를 붙잡고 그대로 구석으로 끌어당겼다. 

       

       “야, 야! 당장 이거 놔!”

       “우악!”

       

       설명할 시간 따위 없었다. 다음 충돌까지 기껏해야 몇십 초 밖에 남지 않았다.

       

       제이나 이큘레인과와 로 페르난디.

       

       보는 ‘눈’이 없는 건 이들도 마찬가지지만, 눈치와 상황 판단력만 놓고 보면 웬만한 장로들보다 나았다.

       

       그렇기에 옆에 두고 다녔던 것이다.

       

       겸사겸사 반말도 허락해준거고.

       

       “너, 이게 갑자기 무슨 짓…….”

       “도와라.”

       

       아라미스는 별 다른 설명 없이 다짜고짜 바닥에 마법진을 그려나갔다.

       

       “또 뭔 지랄을 하려고…….”

       

       아라미스의 얼굴을 확인한 제이나가 입을 다물었다. 아라미스는 얼굴이 굳은 채, 식은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그 아라미스가!

       

       ‘무슨 얼굴이…….’

       

       상황의 심각성을 알아챈 제이나가 옆에서 말 없이 마법진을 따라 그리기 시작했다. 다행스럽게도 알고 있던 마법이었다.

       

       이론상으로는 말이다.

       

       “제이나? 이게 갑자기 무슨…….”

       “로, 일단 닥치고 앉아서 따라 그려.”

       “어, 어…….”

       

       마법사가 마법진을 그릴 때는 두 가지 경우 뿐이다.

       

       제 능력보다 한 단계 높은 위계의 마법을 사용할 때.

       

       그리고.

       

       ‘이거 공간 마법이잖아. 이 자식은 어떻게 이걸…….’

       

       타 속성 마법을 사용할 때.

       

       마법의 체계가 정립되지 않았던 과거라면 몰라도, 요즘 추세는 ‘타 속성 마법은 웬만하면 건드리지 말자.’였다.

       

       자신만의 마법 체계를 만들어낸 고위 마법사라면 모를까, 그 아래 급의 마법사들에게 타 속성 마법은 욕심에 불과했다.

       

       하나를 제대로 익히는 것이 어중간하게 두세 개를 아는 것보다 훨씬 효율이 좋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타 속성에 흥미가 있더라도 제이나처럼 이론만 건드리는게 보통이었다.

       

       오늘 따라 아라미스가 더 괴물 같이 보이는 제이나였다.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았을텐데!’

       

       하지만 지금은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다.

       

       우우우우웅-!

       

       세 명이 힘을 합치자 순식간에 마법진이 완성됐다.

       

       보호막 너머의 마력 유동이 거세진 것을 느낀 아라미스가 고개를 들어 상황을 확인했다.

       

       천사들이 올리비아에게 검을 내지른 순간, 아라미스가 손을 뻗어 마법진을 발동시켰다.

       

       슈우우욱-!

       

       마법진에서 사출된 황금빛 기운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검을 향해 날아갔다.

       

       검이 황금빛 기운과 맞닿은 순간, 공간이 일그러지며 검끝이 보호막이 없는 사각으로 굴절됐다.

       

       콰직!

       

       이전과는 다른 소리가 들렸다.

       

       “됐다!”

       

       아라미스가 주먹을 불끈 쥐며 외쳤다. 파사검이 보호막의 틈새를 파고 들어가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 

       

       ‘아무리 괴물이라고 해도 여기서…….’

       

       하지만 먼지가 걷힌 순간 눈에 보인 광경은 아라미스의 예상과는 크게 달랐다.

       

       일단, 부러진 건 올리비아의 몸이 아니었다.

       

       검? 검이 왜…….

       

       아라미스는 빛으로 화해 사라지는 파사검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시선을 들어올렸다.

       

       올리비아가 입모양으로 뭐라 말하고 있었다.

       

       넌…….

       

       조금 있다가 뒤졌다……?

       

       “……에?”

       

       다음 순간 로이드가 스태프를 놓쳤다. 어떻게든 손을 뻗어 다시 집어보려 했지만, 힘이 빠졌는지 그대로 풀썩 주저앉아버린다.

       

       “벌써 지친거야, 할배?”

       “아, 아직 더 할……!”

       

       퍼억-!

       

       올리비아가 손날로 로이드의 목을 내리쳤다.

       

       “끄어어어억!”

       

       로이드는 기절하지 않고 신음을 내며 휘청였다.

       

       “음, 영화에선 잘 되던데.”

       “이……이 무도한……!”

       

       파지지지직!

       

       “끄르르르륵!”

       

       아무래도 감전까진 무리였던 모양이다.

       

       탑이 순식간에 침묵으로 물들었다. 장로들도, 수석 마법사들도, 그 누구도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아무리 보는 눈이 없어도 백탑주를 지렁이처럼 꿈틀거리게 만든 장본인이 올리비아라는 건 알았으니까.

       

       “머, 멈춰라!”

       “너도 기절하고 싶다고?”

       

       올리비아의 손아귀에 푸른 전류가 맴돈다. 그 안에 담긴 마력을 확인한 1장로가 침을 삼켰다.

       

       “그, 그런게 아니오라…….”

       “그런게 아니면 뭔데?”

       “그게 뭐냐면……. 그…….”

       

       시간을 끌던 1장로가 스태프를 치켜들었다.

       

       “죽어라아아아!”

       

       기습은 비겁하긴 하지만 마녀에게 수단과 방법을 가릴 필요는…….

       

       어라? 근데 왜 땅이 점점 가까워지지?

       

       이러다가 부딪히겠…….

       

       “끄르르륵! 끄륵!”

       

       올리비아가 꿈틀거리는 1장로를 가리키며 말했다.

       

       “덤빌거면 지금 와라.”

       

       백탑 서열 1위와 2위가 작살난걸 보고도 덤빌 정도로 정신머리 없는 인간은 없었다.

       

       마탑주와 1장로가 죽었다면, 뭐. 분노에 휩싸여서 어찌저찌 덤빌수야 있을 것 같긴 한데…….

       

       “끄르르르르륵.”

       

       ……아무리 봐도 죽은 것 같지는 않단 말이지.

       

       “없지? 그럼 이 순간 이후로 나한테 덤비는 새끼는 뒤지는거다. 알았냐?”

       “…….”

       

       마법사들은 최선을 다해 눈을 내리깔았다.

       

       마주치면 죽는다!

       

       무조건 감전이다!

       

       묘한 분위기가 흐르던 그 때, 올리비아가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1분 준다. 나다 싶은 새끼 세 명 나와.”

       “…….”

       

       아니, 나가면 어떻게 될 줄 알고!

       

       적어도 누가 잘못했는지는 알려줘야지! 미친 마녀놈아!

       

       서로 눈치 보기 바쁘던 마법사들의 시선이 어느 순간 한쪽으로 쏠렸다.

       

       “아…….”

       

       위층으로 도망가려다 실패한 세 마법사가 조용히 탄식을 내뱉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 \(/_\)/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Ilham Senjaya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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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Witch Who Destroyed the World

I Became the Witch Who Destroyed the World

세계를 멸망시킨 마녀가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destroyed the world to see its Annhiliation Ending.

And I possessed my Character Olivia in the game.

However… … .

[The world is rebuilt.] – NPCs killed by you return.

– Princess Aria hates you.

– Sword Saint Kiel wants to slit your throat.

… … Isn’t that a bit of a reg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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