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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8

       부그르르르-

         

        파랑이 바닷속으로 뛰어듦과 동시에 부둣가를 찍던 방송 화면이 자연스레 그녀의 시점으로 넘어간다.

         

        그리고, 기대감을 거의 내려놓은 채로 방송을 시청하던 모두가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하던 설명을 마저 하죠. 오늘 이 방송의 본목적은 여러분들에게 괴어, 그러니까 바닷속 게이트의 영향을 받아 기괴하게 변해버린 심해의 거대종들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함이예요.”

         

        안정된 호흡, 적당한 빠르기, 또박또박한 발음, 부드러운 목소리와 부담스럽지 않은 성량.

         

        인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던 사람이, 물속에 들어오자마자 ‘우수한 말하기’의 표본을 보이고 있었다.

       

        – 뭐야 왜 갑자기 말 잘함?

       

        “괴어의 위험성을 알리려면 역시 직접 대면하고 그들이 어떤 존재인지 알리는 편이 좋겠죠. 오늘은 일전에 큰 사건을 일으켜 여러분께도 익숙할 괴어, 갈레쿠스를 잡으려고 해요.”

         

        – 갈레쿠스? 그 존나 큰 그거?

        – 그걸 잡겠다고?

        – 아니 애초에 바닷속에서 말을 어케 하는 거야

        – ㄴ 스킬이라고 그랬었음

         

        지금 그녀의 왼쪽 눈에는 채팅창을 보기 위한 반투명 디스플레이 기기가 씌워져 있다. 처음 건네받자마자 착용한 뒤 신유나의 전투력을 측정하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그녀는 그 기기로 바닷속에서도 채팅창을 훑을 수 있었고, 물속에서만 발현되는 초인적인 동체시력 덕에 가공할 속도로 올라오는 채팅들을 전부 읽어낼 수 있었다.

         

        “네, 맞아요. 그 존나 큰 거, 오늘 잡을 거예요.”

         

        – 아니, 어디 있는지는 알고?

         

        “당연히 어디 있는지 알죠. 몰랐으면 내려오지도 않았어요. 아, 참고로 후원 메시지는 꺼놨으니 넣지 마세요.”

         

        그러더니 곧장 몸을 세로로 세워 아래를 향하고는, 미친 속도로 잠수하기 시작한다.

       

        그녀가 위치한 수심은 전파장비로 감지되어, 실시간 방송에도 표기되는 상황.

         

        200, 260, 300, 350…

         

        가파르게 바뀌는 수심에 시청자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화면 안에서는 온갖 물고기, 산호, 바위, 정체모를 무언가가 휙휙휙휙휙휙 어마어마한 속도로 나타났다 사라지고 있었다.

         

        – ㅅㅂ 사람이 헤엄치는 거 맞냐?

        – 나 멀미나는거같애

        – 방금 지나간 거 나만 봤냐?

        – 방금 지나간 거만 수천갠데 뭘 어쩌라는 거야

         

        초속 30미터. 시속 108km의 속도로 그녀는 잠수하고 있었다.

         

        그리고 20초만에 그녀는 해저 800m, 괴어층에 도달했다.

         

        돌이며 바위, 물고기들로 가득했던 시야도 어느새 괴어층 특유의 아무 것도 없는 군청색 공허로 변해 있었다.

         

        유나가 갈레쿠스를 마주했던 그 깊이다.

         

        “여기서 찾으면 되겠네요.”

         

        – 그 속도로 잠수해놓고 한다는 말이 ‘여기서 찾으면 좋겠네요’?

        – 방송 장비는 대체 뭘 쓰고 있는 거임? 800m 물속에서 화질까지 살려가며 송출이 어떻게 가능함?

        – ㄴ신유나가 만들어 줬겠지

        – ‘S급 제작계 헌터’ ㅋㅋㅋㅋㅋㅋ

        – 그래서 어떻게 찾는다는 거임

         

        “저는 지금 유나 씨가 갈레쿠스를 보았던 좌표에 정확히 위치해 있어요. ‘항로 설정’이라는 스킬이예요.”

         

        – 별 ㅈ사기 스킬이 다 있네

       

        “몇 년간 바다 밑에서 살았으니까요. 배우기 싫어도 여러 스킬이 늘더라고요.”

         

        – 이거 바다판 맵핑이잖아 ㅅㅂ

        – 그러고 보니 그렇네 미친

       

       

        맵핑. 던전 안에서 길을 잃지 않게 해주는 스킬이다. 이 스킬을 갖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급 인력으로 취급된다.

       

       

       파랑은 자신의 강함을 있는 대로 드러낼 생각이었다.

       

        그녀의 목표가 목표인 만큼, 파랑은 ‘조금 강한 헌터’따위가 되어서는 안 됐다.

       

        인간을 아득히 초월하는 바다속의 최강자로 비쳐야만, 그녀가 잡아내는 바다괴물이 강하다는 걸 사람들이 인지할 수 있다.

       

       ‘아, 저 정도는 되어야 저것들한테 상대가 되는구나.’ 하고 말이다.

       

        그녀가 힘을 드러낼수록 바다는 사람들에게 위험한 장소로 각인되는 것이다.

       

        그러나 채팅창의 반응은 아직은 미적지근하다.

       

        갈레쿠스가 화면 어디에도 비치지 않은 탓이다.

         

        – 근데 여기 없는 것 같은데

        – ㄹㅇ. 그림자도 안 보이는데.

        – 애초에 물고기가 물 속에서 왜 가만히 있음 ㅋㅋㅋ 당연히 움직였겠지.

         

       여담이지만, 실제로 가만히 있는 물고기도 있다. 심지어 꽤나 위험한 축에 속한다.

         

        “갈레쿠스 정도로 크기가 큰 괴어들은 행동주기가 굉장히 길어요. 멀리는 못 갔을 테니, 반드시 찾을 수 있어요.”

         

        파랑은 쉬지 않고 설명을 이어갔다.

         

        “갈레쿠스는 몸에서 나오는 소량의 빛을 유리질의 비늘로 증폭해요. 그리고 그 비늘이라는 건 꽤나 떨어지기 쉬워서…”

         

        파랑이 달칵, 하고 배꼽 부분의 조명을 켜자, 마치 바닷속에 거울 조각이라도 있는 듯이 밝게 빛나는 파편들이 보였다.

         

        “이렇게, 궤적을 따라 비늘을 흘리죠.”

         

        파편들은 괴어가 움직인 경로를 따라 길게 늘어져 있었다. 그 모습이 마치 빛나는 길, 샤이닝 로드. 형님 이 새끼…

         

        “갈레쿠스의 비늘은 떨어져 나온 지 오래될수록 빛을 반사하는 성능이 떨어져요. 그러니, 저쪽에 있는 비늘들이 최근에 떨어져 나온 비늘이예요.”

         

        파랑이 거기까지 말을 마치고는 어마어마한 속도로 헤엄치기 시작했다.

         

        중간에 벨루아도 마주쳤다.

         

        – ㅅㅂ 방금 지나간 긴 거 뭐임 ㅅㅂㅅㅂㅅㅂ

        – 나만 본 거 아니었구나 미친

       

        “벨루아 마리나. 흔히들 벨루아라고 불러요. 가장 흔하고 잘 알려진 괴어죠. 오늘은 아니지만 나중에 한 번 잡을 거예요.”

         

        – 사람들 단체로 뭐야뭐야 하는데 혼자 ‘나중에 함 잡죠’

        – ㅋㅋㅋㅋ 개골때리네

       

        그리고 시간은 흘러흘러. 짜잔, 정말로 갈레쿠스의 모습이 저 멀리 보인다.

         

        유나가 발견했을 때와 똑같이, 바닷속의 고층빌딩처럼 아무 것도 없는 공허 속에 홀로 우뚝 서 있다.

         

        – ㅅㅂ 진짜 바닷속에서 물고기를 찾아버리네 ㄸ

        – 와 근데 다시봐도 존나 예쁘긴 하다

        – 분위기 ㅈ되네 저게 괴어임?

       

        “네. 괴어 갈레쿠스에요. 크기는 70m정도 되어보이고… 그때 유나 씨가 봤던 개체랑 똑같다고 봐도 되겠네요.”

         

        – 저걸 어케 잡는다는 거냐 대체

        – 창으로 찔러봐야 피도 안 날 것 같은데.

         

        그건 지금부터 증명하면 될 일이다. 파랑은 굳이 여기에 답하지 않았다.

         

        “오면서 설명드렸지만, 갈레쿠스는 먹잇감을 ‘자신의 둥지로’ 끌고 가서 죽이는 녀석이예요. 이전에 보셨겠지만 정신계 공격을 가하는 녀석이라 조심해야 하죠.”

         

        – 근데 유나는 왜 홀렸던 거임? S급이 정신계 저항 스킬 하나 없을 리가 없는데

        – ㄹㅇ. 아무리 제작계라도 S급이면 앵간한 공격은 안 통하지 않음?

         

        “그건 갈레쿠스를 물 속에서 직접, 오래 봐서 그래요. 실제로, 그날 스크린 너머로 보신 분들에게는 아무 문제가 없었으니까요. 이 중 한 가지 조건이라도 충족되지 않으면 그냥 예쁜 물고기일 뿐이예요.”

         

        – 그럼 방장은 왜 괜찮은 거임?

         

        파랑은 눈앞의 창을 쳐다보았다.

         

        [스킬, ‘워터프루프 새니티’가 발동 중입니다.]

       

        “저는 해저계 헌터니까요.정신계 스킬도 물속 한정으로 발동되다 보니, 굉장히 강력해요. 어지간한 정신 공격엔 면역이라고 보셔도 돼요.”

         

        놀라운 사실. 헌터의 스킬은 그 제약과 발동조건이 거지같을수록 충족시의 효과가 기하급수적으로 강해진다.

       

        ‘전신이 물 속에 있을 때에만 사용할 수 있다’는 조건은 꽤나 까다로운 축에 속했다.

         

        ‘이득인데?’

       

        물론 파랑의 경우는 좀 다르다.

       

        물 속에 있으면 스킬이 강해진다는 소리 아닌가.

         

        전혀 다른 이야기지만 좋을 대로 받아들였다.

         

       

         

        – 둥지에 끌려가면 살아나올 방법은 없는거임?

         

        언젠가부터 채팅창에는 A급 아티팩트의 이야기가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 어디서든 그래왔지만 인터넷 방송의 본질은 ‘재미’다. 시청자들은 지금의 이 상황이 너무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살면서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공간, 그곳에 살고 있는 괴물. 그걸 직접 촬영해서 보여준다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는데, 그 괴물을 직접 잡는다고 하지 않나. 눈을 뗄레야 뗄 수가 없었다.

       

        그때, 파랑의 머릿속에 번개가 쳤다.

       

        ‘내가 강하다는 걸 보여줄 기회 아닌가?’

       

        결정은 빠를수록 좋다.

         

       그리하여 파랑의 입에서 튀어나온 발언은 모두를 경악시키기에 충분했다.

         

        “둥지에 끌려가서 살아나올 방법이라… 일반적인 헌터의 경우에는 마주쳐서 홀린 순간에 사망이라고 봐도 되고, 둥지까지 끌려갔다면 이미 시체 상태일 거예요.”

       

        “하지만, 여러분이 원하신다면 오늘은 둥지까지 한 번 둘러본 뒤에 사냥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 ?

        – ??

        – ?

        – ?

        – 왜 결론이 그렇게 되는데

        – ?

        – ‘함 해보죠’ 시전 ㅋㅋㅋㅋㅋ

        – 뭐 어떻게 돼먹은 결론이야 ㅋㅋㅋㅋㅋㅋ

         

        순식간에 채팅창은 뒤집어졌다.

         

        – 아니, 무리하는 거 아님? 가서 잘못되면 어쩌려고;;

         

        당연히 우려하는 반응도 있었다. 저 괴물의 둥지로 제 발로 걸어들어가겠다는 말이니.

         

        하지만 여지껏 ‘전문 해저 헌터’라는 이미지를 잘 표방한 덕인지, 그러한 여론은 많지 않았다.

       

        그만큼 그들이 파랑의 호언장담을 믿는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파랑은 그들의 믿음에 답해주기에 손색이 없는 진짜배기 프로 작살잡이였다.

         

        “갈레쿠스의 둥지라면 이미 몇 번 들어가 봤어요. 상당히 예쁘게 꾸며져 있어서 보는 맛이 있었죠.”

         

        반만 맞다. 갈레쿠스의 둥지는 역겹기 짝이 없다. 긴장이 풀리니 장난기가 발동한 파랑이다.

         

        – 얘 지금 무슨 말 하는지 나만 이해 안 되냐?

        – 이해했는데 이해 못 함.

        – 이해 못 했는데 이해 함.

        – 이 사람 사람 맞음?

         

        맞았다.

         

        어느새 파랑은 갈레쿠스의 코앞까지 도달했다.

         

        이 거리라면 작살을 던져서 맞힐 수도 있다.

         

        “그러려면 먼저 자극을 좀 줘야 해요. 갈레쿠스가 유도하는 대로 둥지로 가는 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니까ㅡ”

         

        파랑이 손에 든 작살, 그러니까 S급 아티팩트를 쥐고 마치 창던지기를 하듯 자세를 잡았다.

         

        화면에는 갈레쿠스를 향하고 있는 그녀의 작살 끝부분이 화면 구석에서부터 비죽 튀어나와 있었다.

         

        – 아니 던진다고?

         

        던질 거였다.

       

        “앵커링.”

         

        그 자세로 스킬명을 읊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파랑의 눈앞에서부터 갈레쿠스에 이르기까지, 가늘고 긴 원통형 공간 안의 물이 사라진 것이다.

         

        “스킬, 앵커링이예요. 물 속에서도 투척에 의한 공격이 유효하게 해 주죠.”

         

        – 뭐 그런 스킬이 다 있음?

        – 이 정도는 돼야 어부 하는구나

        – 스킬 졸라 기괴하네

         

        “제 스킬 아니예요. 작살에 내장되어 있더라고요.”

         

        – 아니 무기에 스킬이 내장돼있다고? 무슨 아티팩트임?

         

        “네. 유나 씨가 만들어 주셨어요.”

         

        – S급이겠네

        – S급이네

        – S급이구나

         

        그럼 그렇다는 반응이다.

         

       유나가 심기일전하여 만든 역작이다. 사기가 아닐 리가.

       

       그리고 파랑은 이 작살의 홍보를 유나에게 부탁받았다.

         

        “원거리 헌터분들의 ‘필중’ 스킬의 수중 버전이라고 볼 수 있어요.”

        

        – 듣고보니 그렇네

        – 아니 ㅅㅂ 필중을 아티팩트에 붙였다고?

        – 물속에서 쓸 수 있는 필중은 대체 무슨 혼종같은 스킬입니까 선생님…

         

       사실 파랑은 필중이 뭔지 잘 모른다. 그냥 준비한 대사를 읊었을 뿐. 유나의 혜안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어쨌든 홍보는 잘 되었으니 뭐.

       

       

        앵커링으로 만들어낸 원통형의 공간 속으로, 파랑은 작살을 던졌다.

         

        대충 던져도 강한 S급 아티팩트를 파랑이 물 속에서 던졌으니 그 위력이 상상초월이다.

         

        분명 팔뚝 하나 들어갈 공간이었던 물 속의 구멍이, 작살이 지나가자 대문짝만한 터널이 되었다.

         

        팡–!!!

         

       작살은 가공할 속력으로 던져졌다.

         

        그리고 순식간에 날아간 작살은-

       

       쿠득!

         

        갈레쿠스의 몸통에 그대로 푸욱 박혔다.

         

        그리고는, 시종일관 가만히만 있던 놈이 꿈틀.

         

        움직이는가 싶더니,

         

        이내 여태까지보다 몇 배는 밝은 빛을 내며 미친 듯이 몸을 뒤틀기 시작했다.

       

       그에 파랑이 눈을 크게 뜬다.

       

       “아, 맞다.”

         

        말 그대로의 지랄 발광. 그 바람에 주변은 심해인데도 불구하고 불을 켜 놓은 것마냥 밝다.

         

        “유나 씨! 방송 음소거 해요! 당장!!”

         

        그리고, ‘그것’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ㅡㅡㅡㅡ!!!!!!!!!!!!!

         

        수백 명의 사람들이 단체로 울부짖는 듯한 소리, 뱃고동 소리, 바람 소리, 파도 소리.

         

        그 모든 소리들이 한꺼번에 억지로 섞여 나는 소리 같았다. 파랑조차도 얼굴을 찌푸릴 정도로 기괴한 소리였다.

         

        시종일관 불타듯 올라가던 채팅창도 잠시간 멎었다.

         

        “허억… 허억… 방금… 그게…무슨…”

       

       

       컨트롤 타워에 있던 유나가 숨을 몰아쉬었다.

         

        다행히 그녀의 재빠른 조치 덕에, 갈레쿠스의 울음소리는 0.5초 정도밖에 송출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후폭풍은 상당했다.

         

        – ㅅㅂ 방금 무슨 소리임

        – 뭐야 시발 방금

        – 뭐임

        – 아 귀 씨발

       

       

       

        ‘미리 말해준다는 걸 까먹었네.’

         

        이럴 줄 알았으면, 아니, 이럴 줄 알았지. 유나에게 미리 말했어야 하는 건데.

         

        갈레쿠스는 앞으로 2분은 저 상태로 있을 거다.

         

        – 아니 창 하나 맞았다고 왜 갑자기 지랄임 저거

         

        음, 그건 오해의 여지가 좀 있는 발언인데.

         

        파랑이 눈을 살짝 가늘게 떴다.

         

        그렇다고 음소거를 풀 수는 없으니, 일단 보류.

         

        그리고 머잖아,

         

        – 어어

        – 저새끼 어디감?

        – 점마 저거 어디가냐

         

        갈레쿠스가 줄곧 꼿꼿이 서 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깊은 물속을 향해 빠르게 헤엄치기 시작했다.

         

        영법泳法 또한 꼿꼿이 선 채로 가만히 있는 유영에서 평범한 물고기가 펼치는 수영법으로 바뀌었다.

         

        그러니까, 꿈틀거리면서 아래로 내려갔다.

         

        그제야 파랑이 손으로 OK를 만들어 이리저리 눈앞에서 흔든다.

         

        그리고는 작살을 회수한 뒤, 곧장 갈레쿠스를 따라 아래로 잠수. S급 아티팩트답게 척 하고 손을 뻗으니 그대로 날아와 손에 저절로 잡힌다.

         

        그러는 사이 유나가 음소거를 푼다.

       

        “아, 아, 지금 들리고 계신가요? 방금 상황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실 것 같은데.”

         

        – 네

        – 존나 필요해요

        – ㅅㅂ 무슨 일임 갑자기

         

        “보시다시피 갈레쿠스가 도망치기 시작했으니, 따라가면서 설명 드릴게요.”

         

        그리고는 파랑이 속도를 더욱 높인다. 갈레쿠스의 바로 옆에서 같은 속도로 헤엄칠 작정이었다.

         

        “일단, 저는 지금 갈레쿠스의 둥지로 향하고 있어요. 이놈은 지금 저를 위험 요소로 인식하고 둥지로 도망치는 중이죠.”

         

        – 괴어한테 위험 요소로 인식되려면 이 정도는 해야 하는구나…

        – 이 속도로 헤엄치면서 담담하게 말하는게 존나 괴리감 쩌네

         

        그 말대로 현재 파랑의 수심은 가파르게 깊어지고 있었다.

         

        “예상 잠수 수심은 2km 정도예요. 보통 놈들이 둥지를 짓는 수심이죠.”

         

        – 시발 2키로요?

        – 2km는 ㅅㅂㅋㅋㅋ

         

        – 근데 쟤는 창 한 번 찔린 거 가지고 왜 이렇게 호들갑임?

       – 그러게. 저 큰 덩치로

       – 멀리서 보면 맞은 티도 안 나던데.

       

        “아, 그건 직접 보면서 설명해 드릴게요.”

       

        마침 갈레쿠스를 따라잡았기에, 파랑이 속도를 살짝 늦추어 나란히 헤엄친다.

         

        그리고는 마치 큐레이터처럼 천천히, 아까 자신이 작살을 던진 지점으로 향해 손가락으로 짚는다.

         

        “여기가 아까 제가 창을 던져 낸 구멍이예요. 여길 자세히 보시면, 아. 이건 조금 징그러울 수 있는데.”

         

        그리고는 손을 구멍으로 집어넣어 주우욱 잡아 늘린다.

         

        그러자 안쪽에서 희고 점성이 강한 액체가 나와 흐른다.

       

        – ㅅㅂ 저게 뭐임

        – 이제 괴어보다 방장이 무서워지려고 함

        – ㄴ 빨리도 알아챈다

         

        “지금 흘러나오는 이게 갈레쿠스의 알이예요. 정확히 알방을 찔렀으니 극도의 위협을 느끼고 둥지로 도망치는 거죠. 아, 암수나 임신 상태를 구별한 방법은…”

         

        – 나 진짜로 얘 무서워지려고 함. 사람 맞음?

        – 아까 땅에서 말 더듬는다고 놀린거 진짜 죄송합니다…

       

       “그리고 둥지로 가는 게 목적인 만큼, 힘은 적당히 알방에 구멍이 뚫릴 정도로만 조정했어요. 아예 터져버리면 격노해서 달려들 테니까요.”

       

       – 대충 던진 게 아니었구나

       – 물고기 상대로 혐성을 부리네 ㅋㅋㅋ

       – 아니 방금 그걸로 이 정도 구멍밖에 안 뚫린 거임???

         

        그러거나 말거나 파랑은 여유롭다. 이제는 아예 채팅까지 직접 읽는다.

         

        “그래서 방금 소리는 뭐임? 이라고 물어보셨네요. 갈레쿠스 특유의 ‘위협 행동’이예요. 공격받았을 때 그런 식으로 공격자의 주위를 흩트린 다음 얼른 둥지로 튀는 거죠.”

         

        그렇게 주저리주저리, 내친김에 눈깔이며 지느러미도 보여주고, 비늘까지 알차게 몇 개 떼어서 챙긴 파랑이 다시 입을 열었다.

         

        “아, 도착했네요.”

         

        어느새 시야에 어렴풋이 거대한 무언가의 형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둥지예요.”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작품에 노맨스 태그를 추가했습니다. 백합이나 암타를 기대하신 분께는 죄송할 따름입니다…

    다음화는 내일 이 시간에 올라갑니다.

    그리고, 작가가 금요일과 토요일에 섬으로 여행을 가게 되었습니다. 휴재한다는 소리는 아니고, 그냥 자랑입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익명의 독자님, 니알라님, 이용규님께서 후원해주신 코인 정말 잘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화 보기


           


Deep Sea Fish Hunting Specialty Broadcast

Deep Sea Fish Hunting Specialty Broadcast

심해어 사냥 전문방송
Score 4.5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He reincarnated into a hunter world and became an underwater hunter.

There were only 20 people in the entire country in this minor profession, but it didn’t matter. He liked the sea.

“Crazy! There’s a real artifact?!”

“Ahahaha!! How much is all this worth!!”

But then, the Great Diving Era began.

“Ah, it’s so beautiful… I want to see more, more…”

“W-What is that!! Save me!!!”

“Aaaargh!!! My head!! It feels like my head is going to explode!!”

…It would be better not to go in t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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