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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8

       

         

         

         

        마족.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냥 엄청나게 강하다.

         

        장르가 핵앤슬래시라면 클릭질 몇 번에 뭉탱이로 썰려나가는 쾌감을 주는 소모품으로 전락하지만 애러건트 사가는 턴제 RPG 어드벤처 게임이었다.

         

        말도 안되게 강하다.

         

        마족 중에 하급으로 분류되는 녀석도 단련한 성인 남성의 최소 3배는 강하다.

         

        이것도 육체 능력만 따진거고 마족은 기본적으로 흑마법을 쓸 수 있으니 그 위험성은 배가 된다.

         

        용사 파티나 그에 준하는 전력이 없다면 작은 도시 하나는 하급 마족이 시간만 들이면 쓸어버릴 수 있을 정도.

         

        오리지널판에서 용사 파티가 전용 아이템의 필요성을 느끼고 찾아다니게 되는 것도 그 전까지 마수만 상대하다가 이벤트성으로 마족을 최초로 조우하고 전멸 직전까지 가게 되면서부터다.

         

        그나마 위안거리라면 마족의 개체수가 극단적으로 적다는 것.

         

        하지만 일단 떴다 하면 전 국토에 봉화가 불타고 경보가 울릴만큼 위협적인 존재였다.

         

        숨어있는 곳도 하필 혹한 산맥에 진입하기 전 유일한 거점인 에팔테르가.

         

        희귀 아이템이나 보스 몬스터를 쓰러뜨려 명예와 부를 노리는 모험가가 아닌 미지의 땅을 정복하고 싶은 탐험가들이 주로 들리는 작은 도시였다.

         

        아직도 혹한 산맥의 가장 높은 봉우리 정상은 누구도 밟아보지 못했다.

         

        한편으로는 제국과 마왕과의 전쟁 따위 신경 쓰지 않고 새로운 곳을 찾아다니는 이들만 찾는 지역이다.

         

        솔직한 심정으로 린은 당장이라도 산맥으로 진입해 엘릭서를 찾고 싶었다.

         

        그럴 수 없는 이유는 제국은 사계절이 비교적 온난한 기후고 마족들의 영토, 마경은 고온다습한 지역이기 때문이었다.

         

        즉, 혹한 산맥은 휘몰아치는 추위 때문에 방한대책이 필요했다.

         

        오리지널판에서 거쳐온 지역들이 저렇다 보니 방한도구들을 짐꾼의 낭에 넣어볼 기회는 구경조차 못했다.

         

        스크롤을 쓰면 되지 않을까 싶지만 혹한 산맥에도 마수가 있고, 마수들은 마력과 마기에 민감하다.

         

        스크롤을 찢는 순간, 이를 감지하고 신선한 고기를 얻기 위해 몰려들게 뻔했다.

         

        그리고 루시에게 티를 안내고 있었지만 린은 상당히 지쳐 있는 상태였다.

         

        루시를 보살피고 이동하는데만 집중하고 제 몸 돌보는 걸 등한시한 대가는 컸다.

         

        너무 오래된 공복으로 머리는 어질어질하고 말수는 눈에 띄게 줄어만 갔다.

         

        그래도 저기 보이는 에팔테르가 관문만 넘어서 입성할 수 있다면 하룻밤 정도는 푹 쉴 수 있으리라.

         

         

        “답답하겠지만 조금만 참아.”

         

        “알겠어.”

         

         

        루시를 포대기에 감싸서 배에 동여맨 다음 그 위에 나름 두텁게 몇 겹의 옷을 껴입었다.

         

        숲을 벗어나고 얼마 안 있어 눈길이 펼쳐지며 기온이 상당히 내려갔기에 여러 겹의 옷은 이상하지 않으나 루시를 숨기느라 볼록 튀어나온 배는 누가 봐도 수상해 보였다.

         

        그래도 괜찮다.

         

        뒷골목 출신인 그는 이럴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정지! 누구냐!”

         

        “예, 도시로 들어가고 싶은 나그네입니다.”

         

        “나그네가 이런 곳에 무슨 일로 온단 말이냐.”

         

         

        시간은 아직 깊지 않은 밤이었다.

         

        해가 잘 들지 않는 곳이니 밤에 입성하기 위해 찾아오는 이는 이상하지 않지만, 애초에 이 변방의 에팔테르가를 찾아왔다는 것 자체가 흔치 않았다

         

         

        “요것 봐라. 별다른 짐이 없는 걸 보니 탐험가는 아니고, 얼굴은 말랐는데 배는 불룩하고?”

         

        “헤헤, 이놈이 다른 건 아니고 몹쓸 병이 하나 있슴죠.”

         

        “병?!”

         

        “아유! 전염되고 그런 거 아닙니다! 그냥 제 몸이 날 때부터 체질이 좋지 않아 유독 배만 이렇게 튀어나오게 됐습니다요. 이런 몸뚱이다 보니 이제 스무살이 넘었는데도 어느 아낙이 제 상투를 틀어주겠습니까? 이 몸을 고치기 위해 방방곡곡을 돌아다니고 있습죠.”

         

         

        조장으로 보이는 이가 다른 병사에게 고갯짓을 했다.

         

        지시를 받은 병사는 린의 몸을 수색했다.

         

        린도 팔다리를 활짝 벌리고 적극적으로 임했으나 이곳저곳을 만지던 손이 배로 향했을 때는 저도 모르게 숨을 멈췄다.

         

        루시도 옷 위로 만지는 감촉을 느꼈는지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별 다른 건 없는데요?”

         

        “별 다른 게 없어?”

         

        “예~.”

         

        “허어, 수상은 한데… 아쉽게도 별 다른 건 없다라.”

         

         

        병사들끼리 뻑쩍지근한 눈빛을 교환하자 린은 재빨리 품에서 작은 주머니를 꺼냈다.

         

         

        “어우 춥다. 이 추운 곳에서 도시 경비를 위해 힘 쓰시느라 고생이 참 많으십니다. 이 주머니가… 별 다른 것도 아니고, 별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 고생하시는 경비님들의 노고에 대한 심심한 위로가 되었으면….”

         

        “어, 어흠! 아이 뭐 이런 걸 다….”

         

        “제가 말이죠. 이상한 마음 품고 사고 치는 그런 놈 아닙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이 배를 고치기 위해서 방방곳곳을 돌아다닌 결과, 저어기 혹한 산맥에 사람의 기형적인 몸을 원래대로 돌려준다는 희귀한 약초가 있다는 소문을 들었습죠. 그래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혼자 여까지 온 겁니다.”

         

        “허긴 스무살 넘게 상투 못 틀었으면 뭔들 못하겠나.”

         

         

        그러면서 이 병사, 린에게 손바닥을 내밀었다.

         

        린은 빠르게 주머니를 더 꺼내 올려줬다.

         

         

        “그래그래, 사정이 참 딱~ 한 것만 말고는 문제 없어 보이는군.”

         

        “아유 그럼요.”

         

        “사실 여기 에팔테르가에는 탐험가가 아니면 자네 같은 사람들 뿐이야. 우리야 익숙하지.”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수없이 머리를 조아린 린은 그래도 사고치지 말라는 덧없는 으름장을 듣고나서야 관문을 통과할 수 있었다.

         

        긴장해서 흘린 땀을 닦으며 지나가는 그의 뒤에 대고 조장이 물었다.

         

         

        “근데 그 약초를 못찾으면 어쩌려고?”

         

         

        그러자 린은 뒤를 돌아보며 음탕한 미소를 지었다.

         

         

        “헤헷… 그럼 뭐… 상투는 못 틀어도 동정은 떼야하지 않겠습니까?”

         

        “흐하하하하핫! 그래! 사내놈들이 다 그렇지 뭐! 걱정 마! 돈만 제대로 주고, 겉보기에 너무 이상하지만 않으면 여기 다 받아줘. 그리고 내가 뭐 어디 딴 지역을 다녀와 본 건 아니지만 에팔테르가 여자들이 또 한 미모하니까 섭하지 않을 걸세.”

         

         

        호탕하게 웃으며 조장은 린의 등을 한껏 두들겨줬다.

         

        그 흔들림에 루시는 간신히 구토감이 올라오는 걸 참아야만 했다.

         

        에팔테르가.

         

        혹한 산맥 아래의 유일한 거점.

         

        그 뜻은 마지막으로 정비를 할 수 있는 곳이면서도, 마지막으로 창녀와 남창으로 온기를 품을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

         

         

         

        숙소를 찾는 건 쉬웠지만 그들을 받아들여주는 여관은 흔치 않았다.

         

        배만 불뚝 나온 린을 보고 몹쓸 전염병인지 아닌지 알 수 없다며 주인들은 경계심을 보였고 투숙하는 사람들도 거드는 통에 등 떠밀리듯 쫓겨나기 일쑤였다.

         

        사정사정해서 들어간 허름한 숙소는 주인에게 바가지란 바가지를 다 당하고 말았다.

         

        린이 아무리 수완가라고 하더라도 루시라는 제약이 있는 상태에서는 도리가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짐을 푼 방에 그가 음식을 들고 와서야 두터운 옷감에서 벗어난 루시는 땀에 푹 젖었음에도 말없이 침대에 누워있었다.

         

         

        “루시, 식사해야지.”

         

        “린 먹어. 난 꿀이면 돼.”

         

        “그래도 간만의 제대로 된 음식인데.”

         

        “그게 무슨 제대로 된 음식이야.”

         

         

        멀건 죽이긴 했지만 그래도 숲에서 먹던 푸성귀에 비하면 소화도 잘 되고 훨씬 나았다.

         

        외모에 대한 기준과 달리 먹을 거라면 군말없이 먹는 루시의 성향을 아는 린은 이번에는 왜 또 그러나 고민에 빠졌다.

         

        드디어 흙바닥이 아닌 침대에 잘 수 있다는 사실에 긴장이 풀린 린이었기에 피곤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루시도 그런 린의 눈치를 보다 변명하듯 말했다.

         

         

        “기분이 안 좋아.”

         

        “왜?”

         

        “린을 병자 취급 했잖아.”

         

        “내가 병자라고 하고 다녔잖아. 괜찮아.”

         

        “다 나 때문이잖아. 내가 안 괜찮아.”

         

         

        순 억지였다.

         

        그깟 게 뭐라고 자기 기분이 상했단 말인가.

         

        그래도 린은 뭐가 원인일지 생각했다.

         

        죽 그릇을 내려놓고 루시의 눈높이로 시선을 맞췄다.

         

         

        “루시, 옷 안에 너무 오래 있게 해서 그래? 미안해, 내가 숙소를 더 빨리 잡았어야 하는데.”

         

        “왜….”

         

        “루시?”

         

        “왜 맨날 린이 사과하는 거야….”

         

         

        루시는 한숨을 내쉬었다.

         

        린이 사과해버리면 속 좁은 자신의 모습이 반추 되어 제대로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숨기는데 재능이 없는 루시는 이윽고 항복을 선언하며 대놓고 본심을 꺼냈다.

         

         

        “린은… 여기 온 목적 중에 하나가 창관이야?”

         

        “어엉?”

         

         

        무심코 얼빠진 소리를 냈지만 그것만으로도 루시는 적잖이 안심이 되었다.

         

         

        “그런 거 아니야.”

         

         

        확답에 표정을 풀고 웃으려는 찰나, 이어진 말에 루시는 다시 얼굴을 굳혔다.

         

         

        “근데 거길 지나가긴 해야 돼.”

         

        “뭐어?”

         

         

        린도 어쩔 수 없었다.

         

        에팔테르가의 맵 자체가 일종의 일직선인데 방한도구점 직전에 창관 골목이 위치하고 있었다.

         

        이걸 설명해줬지만 루시는 받아들이지 못했다.

         

         

        “가고 싶으면 가고 싶다고 말해.”

         

        “내가 그런 델 왜 가.”

         

        “린도 남자잖아. 그간 엄청… 쌓여있을 수도 있지. 난 괜찮아. 이해해.”

         

         

        전혀 이해하지 않는 기색이었다.

         

        이해고 자시고 린은 그럴 여유가 없었다.

         

        빨리 루시를 회복시키지 않으면 나중에 다가올 마족의 위협에서 세상을 지키지 못하고 다같이 멸망해서 죽는데 창관 따위 눈에 들어올 수가 없다.

         

        뭣보다 그는 창관을 다니는 취미부터 갖고 있질 않았다.

         

        자의로도 관심이 없고, 어릴적부터 타의나 호기심으로 그런 곳을 기웃거렸다가는 옛 인연들이 가만 두질 않았었다.

         

        그냥 정육점 불빛이 뻘겋게 나는 골목이 있길래 뭔가 싶어 고개만 쭉 빼서 봤던 건데도 그녀들은 린을 흠씬 두들겨 팼었다.

         

         

        “그리고 린이 원한다면.”

         

         

        루시는 떨리는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날 마음대로 해도 좋아.”

         

        “루시!”

         

         

        루시는 린의 고함에 놀라 딸꾹질을 했다.

         

        자신에게 큰 소리를 냈다는 게 믿기지 않고 섭섭했다.

         

         

        “네가 힘든 상황에 놓여있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방금 한 말은 그냥 넘어갈 수 없어.”

         

        “왜? 나, 난 진심으로….”

         

        “자신을 소중히 여겨. 그리고 난 그런 대가를 바라고 널 구한 게 아니야.”

         

         

        좀 더 다른 대가지. 예를 들어 세상의 구원이라던가.

         

         

        “이건 너와 나 모두를 모욕하는 말이야. 넌 내가 그러려는 심산으로 구했다고 보는 거야? 그런 놈한테 최고의 동료라는 호칭을 붙여준 거야?”

         

         

        아무리 감정이 무뎌져 있는 린이라도 루시의 발언은 큰 상처였다.

         

         

        “아냐, 린. 나는 정말 고마워서….”

         

        “루시 넌 긍지 높은 용사야. 성검 흐노니의 선택을 받은 용사. 엄청 힘든 상황인 건 맞지만 그것도 잠시야. 내가 보장할게. 무슨 수를 써서라도 널 되돌려줄 테니까 그런 말 다시는 하지 마.”

         

        “지금 내 곁에 있는 건 흐노니도 아니고 바로 너야!”

         

         

        린은 황급히 스킬 스크롤을 꺼냈다.

         

        [일반: 기척 차단(Lv.5)]

         

        더 높은 등급의 스크롤은 짐꾼의 낭 가장 안쪽에 있기 때문에 급한대로 적당한 스킬을 찾아 시전했다.

         

         

        “모두가 증오스러워! 놈들은 내 육신에서 하나씩 직접 찢어발겨서 가져갔어!”

         

         

        원한이 잔뜩 박힌 루시의 외침이 방 안을 채우기 시작했다.

         

         

        “내가 시건방져서 가만 둘 수 없다고? 그럼 왜 그 전에 나한테 자중하라고 적극적으로 경고하지 않았는데?!”

         

         

        맞는 말이다. 가볍게 핀잔을 줄지언정 정색하고 말린 적은 없었다.

         

         

        “이대로 죽는다는 절망 밖에 없을 때 날 구한 건 여태까지 무시한 짐꾼이었어! 아무 능력도 없으면서 필사적으로 날 구해준 건 너였다고! 지금도 봐. 넌 내 온갖 수발을 다 들면서 자기 원하는 건 하나도 못하고 있잖아.”

         

         

        호흡이 격해지고 눈시울이 붉어진다.

         

         

        “얼마나 미안하고 고마운지 알아?”

         

         

        린의 직감이 경종을 울렸다.

         

        이대로 계속 말하게 두면 안된다.

         

         

        “나도 내 몸을 단순히 답례품처럼 쓰려고 하는 게 아니야! 나도 생각이 있다고! 린… 나는 너를….”

         

        “그만, 우리 둘 다 너무 흥분했어.”

         

        “아….”

         

         

        좋아한다고 말하려 했다.

         

        진심으로 사모하고 있음을 알려주고 싶었다.

         

        그러나 린은 그걸 막았다.

         

        루시는 따지고 싶었지만 여기서 더 밀어붙이면 그가 떠나버릴 것만 같았다.

         

        그의 몸이 떠나지 않더라도 마음이 영영 자신을 향하지 않을 것 같았다.

         

         

        “내가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강하고 유능했다면 벌써 널 회복시키고도 남았을 텐데.”

         

        “그런 말 하지 마. 난 지금의 린이 좋아. 날 구해준 게 지금의 린이라서 좋아.”

         

        “하하 위로해주는 거야?”

         

        “진심이야.”

         

        “음,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물어봐도 될까?”

         

         

        루시는 길이가 제각각인 팔을 벌렸다.

         

        린이 그녀를 꼬옥 안아주자 그제서야 루시는 힘없이 고개를 파묻었다.

         

         

        “네 소중함을 알게 해줬으니까. 지금의 린이 아니라면 날 구하지 않았을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좋아.”

         

        “그렇구나, 고마워.”

         

        “고마우면 더 꽉 안아줘.”

         

        “응.”

         

        “더 세게.”

         

        “이렇게?”

         

        “조금만 더.”

         

         

        코가 눌릴 정도로 안아주자 루시는 그의 가슴팍에 입술을 갖다 대었다.

         

        그러자 입맞춤은 린의 옷에 가로막혔다.

         

        서글펐다.

         

        열심히 좋아한다고 해도 그에게 닿지 않고, 좋아하고 있다는 말은 꺼내지도 못하게 한다.

         

        어쩌면 린은 루시의 연심을 의도적으로 거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들었다.

         

        그래도 루시는 기다릴 수 있었다.

         

        린의 도움으로 팔다리가 생기면, 그때는 적극적으로 또다른 무언가를 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희망을 가슴 속에서 품고서 버티는 중이었다.

         

        두근두근

         

        린의 심장소리가 들린다.

         

        덩달아 루시의 심장박동이 빨라졌다.

         

        방해하지 마. 그의 심장소리를 더 듣고 싶어.

         

        루시는 스르르 눈을 감았다.

         

        그녀에게 남은 유일한 소리를 즐기기 위해서.

         

         

         

         

         

         

       


           


He Became the Only Ally of the Abandoned Warrior

He Became the Only Ally of the Abandoned Warrior

Abandoned Hero's Only Ally, 버림받은 용사의 유일한 아군이 되었다.
Score 6.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I saved the Warrior who used to ignore and bully me and now she is obsessed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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