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8

       스슥.슥.

        ​

        -그림과 같은 형식으로 전함을 건조하면, 대포를 운용하는데 있어…

        ​

        편지를 작성한 브라운은 먼저 그려두었던 구상도를 바라보았다.

        전생의 영화에서 봤던 중세 전함이 그려져 있었다.

        ​

        ‘나머지는 그쪽에서 알아서 하겠지.’

        ​

        아무리 밀덕이라도, 중세 전함의 내부 설계까지 알 리는 없잖은가.

        브라운은 편지를 봉인한 뒤 다음 서류를 확인했다.

        ​

        [화승총 운용 보고서]

        ​

        ‘흐음…’

        ​

        내용은 크게 없었다.

        정기적으로 사격 훈련을 진행하고 있으며, 뭐가 어떻다 정도.

        그래도 긍정적으로 적혀있으니, 크게 문제는 없을 것이다.

        ​

        ‘그나저나, 앞으로 어떻게 되려나.’

        ​

        그의 기억 상으로는, 얼마 지나지 않아 뭔가 터질 게 분명했다.

        하지만 소설을 대충 보다 말았기에, 초반부에 잠깐 봤던 분량과 친구에게 들었던 내용으로 추측해 봐야 했다.

        ​

        ‘환생 당할 줄 알았으면 소설좀 제대로 볼걸.’

        ​

        브라운은 머리를 긁적이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

        대장간에 들러 생산 현황을 파악해야 되기 때문이다.

        ​

        ‘나간김에 카렌씨도 볼까.’

        ​

        그동안 바쁜 탓에 그녀를 만나지 못했다.

        브라운은 발걸음을 옮겨 밖으로 향했다.

        ​

        “아, 자네로군.”

        “2차 생산분 확인하러 왔습니다.”

        “삼일 내로 완료될 걸세.”

        ​

        생산 현황을 파악한 뒤, 브라운은 화약 공방으로 향했다.

        카렌이 아카데미를 나와 차린 공방으로, 가 보는 것은 이번이 두번째였다.

        ​

        ‘여기였나.’

        ​

        그는 화약 공방의 옆에 같이 붙어있는 사무실에 들어갔다.

        ​

        “브라운씨? 오랜만이에요.”

        “오랜만입니다. 많이 바쁘신가요?”

        “아니에요. 얼추 다 했어요. 일단 앉아 계실래요?”

        ​

        서류를 정리한 카렌은 커피를 타 들고 브라운의 앞자리에 앉았다.

        ​

        “커피 잘마실게요. 공방 일은 어떠세요?”

        “헤헤. 힘들어요. 그래도 아카데미에 있을 때보단 훨씬 좋은 것 같아요. 연구도 계속 할 수 있고.”

        ​

        그녀의 말대로, 아카데미에서 조교를 할 때보다 표정이 훨씬 밝아 보였다.

        ​

        “여기저기서 주문도 많이 들어오고요. 생각 이상으로 필요로 하는 곳이 많더라고요.”

        “다행이네요.”

        “브라운 씨는 어떻게 지내셨어요?”

        “저야 뭐, 늘어난 업무 때문에 고통받고 있죠. 대포는 해군 쪽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고, 화승총은…”

        ​

        카렌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

        “벌써 시간이…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오늘 즐거웠어요. 언제든 편하게 놀러오세요.”

        ​

        ‘부럽긴 하네.’

        ​

        그녀는 만족하면서 지내는 듯 했다.

        ​

        ***

        ​

        한편 해군 병사들은 목청 높여 외치고 있었다.

        ​

        “젠장, 그 대포쏘는 함선 저도 승선하고 싶습니다!”

        “대포가 있으면 그 좆같은 해적 새끼들이랑 안싸우고도 이긴다며?”

        “테에엥 나도 대포쏠래.”

        ​

        병사들은 너도나도 대포를 운용하는 군함에 타고 싶어했다.

        ​

        “아직도 해적들과 백병전을 벌이다니. 미.개.하기 짝이 없군. 시대에 뒤떨어진 불쌍한 이들이여.”

        “아아. 대포가 불을 뿜는 모습 말이냐? 황홀하기 그지 없지.”

        “포 끝은 빛나고 포탄은 심판을 내린다. 기꺼이 해적들에게 정의를 선사하고 범죄엔 무력으로 대응하니. 오 대포시여. 나를 당신곁에 두소서. 남의 피를 쏟게 한 자. 자기피도 쏟게 하리라.”

        ​

        이미 대포를 운용하는 군함에 배치된 이들은 여유로웠다.

        ​

        이 사태는 병사들 사이에서만 일어난 것이 아니었다.

        ​

        “존 브라운이라고 했나? 해군에 자진입대 시킬 방법을 찾아보게.”

        “크읏, 그 같은 인재가 해군엔 왜 없는 것인가?”

        “아, 존 브라운. 어째서 대포가 이것밖에 없는 것이지? 대포가 필요하다. 더욱 많은 대포가…!”

        ​

        해군 장교들 사이에서도 대포에 대한 이야기가 퍼져나가며 다들 대포를 달라며 부르짖었다.

        ​

        “존 브라운의 회신이다!”

        “어서 확인해!”

        “아아…성서가 도착했다…경건한 마음으로 보겠습니다.”

        ​

        편지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이랬다.

        ​

        -그래그래. 대충 그려봤어. 함선의 구조는 잘 몰라서 이게 한계야. 안에 포탄이랑 화약 담을 공간도 잘 생각 해 보고. 그럼 군 생활 화이팅!

        ​

        그와 함께 동봉된 전함의 그림.

        ​

        “으읏…대포를 층 별로 나눠서 응용한다고? 혁신적이야…!”

        “아앗, 포가 무려 한 측면당 24문? 키킷..키키킷…”

        “이걸론 부족해, 더 크게, 더 많이…!”

        “전함 당 장 개 조 해 !”

        “예산…더욱 더 큰 예산을…”

        “으윽, 24연발로 쏜다앗!”

        ​

        그림은 돌고 돌아 결국 추가 예산과 함께 조선소로 향했다.

        그들 또한 대포에 대한 소문을 들은 상태였기에, 기대하며 그림을 받아 들었다.

        ​

        “젠장, 이건 혁신적이군.”

        “나도 좀 보지…젠장, 이건 혁신적이군.”

        “뭔데? 젠장, 그래서 내부 설계는 어떻지?”

        “그건 우리가 고민 해 보라는데?”

        “?”

        ​

        조선소는 갑작스레 폭증한 주문으로, 간만에 호황을 맞이했다.

        한 구역에서 기존 함선의 개조를 하면, 다른 구역에서는 새로운 함선의 건조를 했다.

        ​

        “그래서 대포는 언제 오는데?”

        “엄마 미안. 난 해적들이랑 백병전 해야 되나봐…몸 건강히 돌아갈게. 다음 휴가때 봐…”

        “이상하다? 올때가 됐는데? 이상하다? 올때가 됐는데?이상하다? 올때가 됐는데?이상하다? 올때가 됐는데?이상하다? 올때가 됐는데?”

        “추가주문. 넣을게?”

        ​

        대포 추가 주문 수량.

        2000문.

        ​

        “어흐윽…”

        ​

        늘어난 업무 때문에, 존 브라운의 허리가 활처럼 휘었다.

        ​

        ***

        ​

        한편, 제국의 관료들은 국경 근처의 야만족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

        “해마다 피해가 갈수록 심해지는군.”

        “그렇습니다. 국경 근처 제국민들의 원성이 점차 심해지고 있습니다. 영주들 또한 도움을 요청하고 있고요. 무역 또한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무역이 어렵다면…”

        ​

        관료들은 눈을 마주쳤다.

        ​

        “향신료가…없다고?”

        “아내에게 용서받는 방법…귀중품을 구할 수가 없어진다고?”

        “중대사항이군.”

        “중대사항이네요.”

        “군을 국경 주변의 야만족들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는 곳 위주로 이동배치합시다.”

        “음. 정의를 위해.”

        “제국민들의 평화를 위해.”

        ​

        그렇게 병력 중 일부가 국경 쪽으로 추가 배치 되었다.

        화승총을 시험 운용하는 부대 또한 포함되었다.

        ​

        “까짓거 야만족들인데 뭐 얼마나 된다고.”

        ​

        그들은 큰 걱정 없이 배치된 위치로 향했다.

        하지만 그들을 맞이하는 것은.

        ​

        “지옥에 온 것을 환영하네.”

        ​

        절망에 빠진 표정으로 무기력하게 그들을 맞이하는 주둔병들.

        ​

        “대체 어떻길래…”

        “아아…야만족 말이냐…”

        “징그럽고 미개하지. 처음엔 살살 긁다가 지원을 가면 빠지고. 다시 복귀하고 보면 본진은 털려 있지.”

        “크큭. 그들과 싸워 본 적 있나? 죽는걸 두려워 하지 않는 미친 놈들이지.”

        “하루 종일 그들과 싸운 적 있나? 밑도 끝도 없이 밀려들어오는 그들을 보며 절망한 적 있냔 말이다…”

        “난 보고야 말았어. 몸에 창을 찔리면서도 웃는 낮짝으로 몽둥이를 휘두르며 옆의 병사를 짖이기는 모습을. 으윽…”

        “나 집에 돌아갈래 나 집에 돌아갈래 나 집에 돌아갈래…”

        ​

        그들은 패배감에 찌들어 있었다.

        지원병들은 그들을 보며 혼란에 빠졌다.

        ​

        “나약한 녀석들. 야만족 까짓거 오라지.”

        “진짜…상상 이상이면 어쩌지?”

        “너까지 저기에 물든거냐? 정신 차려라.”

        ​

        주둔병 한 명이 지원병들을 보며 웃었다.

        ​

        “크큭. 그 기세. 좋은 자세야. 부디 그들을 만나서도 유지할 수 있길 바라지.”

        “재수없는 소릴 지껄이긴. 기사도 있는데, 야만족들 쯤이야.”

        “우리도 기사들이 있었다.”

        ​

        과거형이었다.

        재수 없는 말만 늘어놓는 주둔병들.

        ​

        지원병들은 그들을 무시하고 근무를 서기 시작했다.

        야만족들을 마주하는건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

        “습격이다!”

        “전 병력 위치로!”

        ​

        진지 주변에서 방진을 짜는 병사들.

        ​

        “훈련대로 해!”

        “흥분하지마! 자리 지켜라!”

        ​

        병사들은 자리에 서서 야만족들을 기다렸다.

        뒤편에 서있던 궁수들은 화살을 조준하기 시작했다.

        ​

        “발사!”

        ​

        -슈슉!

        ​

        앞서 달리던 야만족들 중 몇몇이 화살을 맞고 쓰러졌다.

        하지만 야만족들은 속도를 잃지 않은 채 여전히 방진으로 돌격했다.

        ​

        “크큭! 젖비린내 냄새가 여기까지 나는군!”

        “아아..애송이 녀석들…뭉개주마!”

        ​

        쿠쿵.

        ​

        방진에 격돌하는 야만인들.

        창에 찔려 야만인들이 쓰러지기 무섭게, 뒷열의 야만인들이 추가적으로 밀고 들어온다.

        방패로 버텨보지만, 역부족이었다.

        ​

        “젠장, 칼을 뽑아라!”

        ​

        병사들은 허리춤의 칼을 뽑아들고 난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길고 긴 시간이 지나고, 야만인들은 도주하기 시작했다.

        ​

        “끝난 건가…?”

        ​

        지원병들 중 한 명이 힘겹게 숨을 고르며 중얼거렸다.

        ​

        “정비해! 곧 또 올거다!”

        ​

        주둔병의 말이 끝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야만인들이 다시 몰려오기 시작했다.

        ​

        “애송이 녀석들…뭉개주마!”

        “젖비린내 냄새가 여기까지 나는군! 크큭!”

        “또왔어! 보고싶었지?”

        ​

        “…전 병력 위치로..!”

        “아…”

        ​

        그제서야, 지원병들은 주둔병들의 말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

        “지긋지긋한 새끼들…”

        ​

        지원병들과 주둔병들의 마음이 하나 되는 순간이었다.

        ​

        한편.

        ​

        화승총 운용 부대가 있는 진지 또한 야만족들이 습격해 오기 시작했다.

        ​

        “전 병력 위치로!”

        “화승총 사수들은 장전부터 해라! 훈련 받은 대로 1조부터 사격한다!”

        ​

        대기하는 사수들과 궁수들.

        이윽고 사격 명령이 떨어졌다.

        ​

        화승총의 총구에서, 불이 뿜어져 나왔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죄송합니다…
    많이 늦었습니다…

    열심히 쓰는 작가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제 글을 봐주시는 독자님들…

    항상 감사합니다…

    다음화 보기


           


I Became a Weapons Developer in Another World

I Became a Weapons Developer in Another World

이세계 무기개발자가 되었다
Score 3.4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wanted to prevent the abolition of the the Cushion Honey filled Department.

I made a weapon using memories from my past life.

I didn’t expect things to escalate like this.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