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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8

       * * *

       

       

       

       

       “루덴도르프 이 개자식! 전쟁을 말아먹고 있어!”

       

       

       망할 놈의 군부가 전쟁을 말아먹고 있다.

       

       그 책임을 고스란히 황가가 떠맡아야 한다니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심지어 비열한 볼셰비키 놈들은 브레스트-리토프스크 조약으로 땅덩어리를 토해낸 주제에 빨갱이들을 자기들에게 밀어 넣어서 혁명을 일으킨다 하지 않았나.

       

       그 거대한 제국이 하루아침에 붉게 물들어가고 있으니 아마 이 독일에서 살판 나서 저지를 거다.

       

       이거 망명이라도 준비해야 하는 거 아닌가.

       

       아니지. 저 빨갱이놈들부터 잡아야 하는 거 아냐?

       

       빌헬름2세는 지금까지 자신이 푸짐하게 싸지른 것은 생각도 안하고 오로지 지금 군부를 총괄하는 에리히 루덴도르프를 욕하기 바빴다. 

       

       그런 지금 러시아 상황은 어떤가?

       

       

       “황녀 혼자 남아 복수를 부르짖는다고 합니다.”

       “협상국의 움직임도 기묘합니다.”

       

       

       승기를 잡았다 하나, 협상국은 아직 독일 본토의 진격도 제대로 못한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협상국이 조용하다니.

       

       카이저 빌헬름 2세는 패색이 짙은 전쟁 및, 러시아 혁명으로 인한 친척 니키 일가(차르 일가)의 처참한 죽음이 목전에 다다르고 나서야 냉정하게 뇌를 굴리기 시작했다.

       

       마치 지금까지 외교 말아먹은 것을 이번에 한번에 만회하겠다는 듯 빌헬름 2세의 두뇌는 빠르게 회전했다.

       

       이미 독일 제국의 경제도 한계에 봉착했다.

       

       빌어처먹을 루덴도르프가 총력전을 벌인 탓이다.

       

       더는 전쟁을 치르기에는 힘이 들었다.

       

       

       “승기를 잡았다고 여겨서 여유를 부리는 거겠죠. 우리도 전차를 생산해서 한 방을 날려봅시다.”

       

       

       미친 군부는 또 개소리를 늘어놓는다.

       

       죽으려면 니들이나 죽어라.

       

       빌헬름2세는 죽는 것이 죽기보다 싫었다.

       

       

       “그 일단 진정 좀 하고 차라리 저들과 강화교섭을 하는 것은 어떤가?”

       “예?”

       

       

       프랑스는 보복하겠다고 입에 거품 물테니 안 되고, 미국 양키들도 이쪽에서 고개 숙이고 비위 좀 맞춰주면 신대륙으로 돌아갈 거다.

       

       일본? 그 황인종들은 독일령 키아우초우(칭다오)와 섬 몇개 깔짝인 거 처먹은 걸로 만족 할 거다.

       

       

       “영국도 우리와 같은 군주제 국가가 아닌가? 필시 저들이 조용한 까닭은 내부에서 우리처럼 볼셰비키 문제가 클 것이네. 우리가 러시아 내전에서 황녀를 지원하겠다고 접근해 보는 것은 어떤가?”

       

       

       카이저 빌헬름 2세는 러시아 볼셰비키와의 조약으로 얻어낸 괴뢰국들을 차라리 온전히 독립국으로 인정. 아니면 브레스트 리토프스크 조약의 이권을 영국에 전부 넘겨 주는 조건으로 영토도 전쟁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방법을 생각했다. 

       

       이미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폭주하던 군부도 눈에 불을 켜고 핏발을 세운 카이저의 제안을 무시하기도 뭐 했다.

       

       애초에 카이저의 계획이 먹힐지도 미지수긴 하지만.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제국도 뒤지기 직전이고 독일제국은 고립된 처지였으니까.

       

       그렇게 원 역사에서 몇 달 후에 패망할 독일제국은 전쟁 중인 대영제국에 접근을 꾀했다.

       

       

       * * *

       

       

       타앙!

       

       마른하늘에 총성이 울렸다.

       

       그 소리에 맞춰 붉은 파도가 밀려온다.

       

       이곳 예카테린부르크를 덮치기 위해서.

       

       펑 퍼벙 펑!

       

       볼셰비키가 날리는 포탄도 참호를 향해 떨어진다.

       

       명중률은 그리 높지 않았다.

       

       착탄률이 안 좋으면 위치 계산이라도 날려야 하는데, 저놈들은 생각 없이 포탄만 무지성으로 날려댔다.

       

       한참 그렇게 퍼부어대다가 마침내 붉은 군대의 보병들이 몰려온다.

       

       

       “아직도 과거의 향수를 잊지 못한 반동들을 모조리 때려잡아라!”

       

       

       레닌이 급하긴 급한 모양이다.

       

       어떻게든 빨갱이 군대를 이쪽에 보내는 거 아닌가.

       

       아마 저 중에서 제국군 출신도 제법 있을 거다.

       

       차르에게 등을 돌리고 적군에 들어간 제국군.

       

       한때 차르의 신민들이 그 차르의 딸을 죽이기 위해 몰려온다.

       

       아니면 도시 외곽에 십자가에 걸어 버린 빨갱이 새끼들을 보고 자극받은 건지 모르겠지만. 우리로서는 다행이다.

       

       저놈들이 급하게 움직일 수록 민심이 돌아서겠지.

       

       이제 전쟁이 끝나고 이제야 노동자가 좀 서나 했더니 또 전쟁이다.

       

       심지어 예카테린부르크에 웅크리고 있는 나를 공격하겠다고 군대를 보낸다.

       

       불만이 쌓일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노동자의 나라. 전쟁은 더 이상 없고, 진정한 농노의 해방을 표한 주제에 내전을 시작했다.

       

       누가 봐도 공이 레닌이고 수가 아나스타샤 여대공이지.

       

       이러면 내가 내뱉은 볼셰비키는 그냥 정권이나 탈취하고 싶은 권위주의 사탄놈들의 단체. 이 정도로 떨어진다.

       

       그래도 차라리 이편이 낫다.

       

       공격하는 것보다는 방어하는 쪽이 더 낫고 말이지.

       

       여기서 내가 잡아 죽인 만큼 빨갱이들은 그 수가 줄어들 거다.

       

       

       “황녀님. 그만 뒤로 물러나 계시지요.”

       

       

       가이다 장군은 아무래도 내가 죽을까 염려되는 모양이다.

       

       하지만 어림도 없다.

       

       여기서는 어떻게든 기를 쓰고 그간 병맛짓으로 나라를 거하게 말아드신 니콜라이 2세를 대신해서 황실의 신뢰를 조금이라도 끌어올려야 한다.

       

       

       “저 때문에 발생한 전투입니다. 여기서 빠질 수는 없죠.”

       

       

       가이다 장군만이 아니라, 나는 도시 자체에서 모인 의용군들의 만류에도 모신나강 총을 들어 달려오는 빨갱이들을 겨냥하고 총을 쐈다.

       

       총 진짜 구리다.

       

       아나스타샤의 몸으로 이런 무식하게 큰 총을 써먹어야 한다니.

       

       러일전쟁 때도 일본군의 총이 더 좋았다는 말도 나오니 더 말해 무엇할까.

       

       

       “그나마 다행인 점은 체코 군단이 우리 편이라는 점이겠지.”

       

       

       이게 절대 우리가 불리한 것이 아니다.

       

       악명높은 체코슬로바키아군단도 이곳에 있다.

       

       이곳에 웅크리고 방어만 해도 충분히 상대를 요리할 수 있다.

       

       레닌의 판단도 이해는 간다.

       

       여기서 무리해서라도 나를 잡지 않으면 그들이 무너뜨린 제국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내전은 더 힘들어질 테니.

       

       내전이 장기화하면 불리한 쪽은 온갖 달콤한 말로 노동자들을 선동해서 붉은 정부를 세운 레닌과 볼셰비키다.

       

       그러니 여기서 이 악물고 버틴다.

       

       러시아 제국의 쌍두독수리 깃발을 멱살 잡고 끌어올린다.

       

       어느덧 빨갱이 한 마리가 내 쪽으로 접근해 오고 있다.

       

       그래. 저렇게 와야지.

       

       내 세계가 평화로운 세계가 아닌, 지랄 맞은 세상이라 참 다행이다.

       

       타앙! 타앙!

       

       총구에서 튀어나온 탄환이 볼셰비키의 가슴팍에 꽂힌다.

       

       

       “끄억!”

       

       

       내가 날린 총탄이 빨갱이의 가슴팍을 꿰어 죽였다.

       

       참. 사람이 죽는데도 아무렇지도 않은걸 보면. 나도 어지간히도 이런 상황에 익숙해진 모양이다.

       

       참호선까지 붉은 군대가 밀려들었다.

       

       저 중에 제국군도 있겠지만, 분명히 말해 대다수는 제국군보다는 징집한 적군으로 봐야겠지.

       

       이제 막 징집한 적군으로 이 지옥의 참호전에서 버티고 있는 나와 체코 군단을 이길 수 있으리라 보는가.

       

       내가 좀 무섭게 각을 잡아두긴 했어도. 애초에 적군이 예카테린부르크를 점령하기란 힘들다.

       

       이곳에 있는 수비병은 나름 1차대전 때 활약한 제국군도 있고.

       

       적군을 압박한 체코군단까지. 수비에 매달려 있으니까.

       

       

       “붉은 역병에 오염된 저들, 적군에게 죽음이라는 해방을!”

       “해방을!”

       

       

       이쪽은 이쪽대로 상태가 이상하다.

       

       내가 주도하긴 했지만, 원래 힘든 시기인 만큼 이쪽도 광적인 요소가 필요했다.

       

       그 결과 볼셰비키는 사탄. 붉은 역병은 말 그대로 전염병취급이었다.

       

       마지막 남은 황녀조차 죽이려고 드는 잔악 무도한 존재. 한 줌 밖에 안 되는 예카테린부르크가 두려워 바퀴벌레처럼 징집해서 군대로 보낸 놈들.

       

       내 말대로 딱딱 맞아떨어지자, 예카테린부르크의 수비병들 머리에 적군이란 존재는 정말 좀비와 같은 취급이었다.

       

       탕! 탕!

       

       가끔 탄환이 이쪽으로 날아오지만. 걱정 없다.

       

       그 이상모를 할배가 이세계에 떨어진 일본인 마냥 치트키를 줬는지 몰라도 당분간은 죽지는 않는 모양이니까.

       

       적군은 한동안 꼬라박았다.

       

       의용군의 분투와 수만에 달하는 체코군단의 도시디펜스를 그 대단하시다는 붉은 군대는 뚫지 못했다.

       

       물론.

       

       

       “죽어라!”

       

       

       참호가 간혹가다 위협을 받기는 했다.

       

       당장 지금처럼 빨갱이 새끼가 참호전으로 들어온다.

       

       생김새를 보니 이제 막 청년 티를 벗은 몸으로. 모신나강에 박힌 총검이 매섭게 나한테 휘둘러지고.

       

       키잉!

       

       나는 같은 모신나강으로 겨우 방어해냈다.

       

       묵직하다.

       

       막은 모신나강에서 둔탁한 소리와 함께 온몸으로 찌릿찌릿 전기가 흐르는 듯했다.

       

       역시 열일곱 살 소녀의 힘으로는 못 먹고 가난한 농민 군인도 이길 수 없나.

       

       그래도 진짜 젖 먹던 힘까지 쥐어짜 옆으로 밀쳐 냈다.

       

       다행스럽게도 이 바보는 제대로 훈련조차 받지 않은 몸인지 쉽게 밀려났다.

       

       척하면 척이다.

       

       이놈은 징집된 병사다.

       

       그저 선동 당한 불쌍한 병사. 

       

       아마 조금만 이쪽에서 설득하면 이 병사는 붉은 티를 벗어 던지고 백군에 합류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이쪽 사정도 다급하다.

       

       이 예카테린부르크 공방전이 의미하는바는 남다르다.

       

       황녀가 총사령관으로 있는 이 예카테린부르크에서 나름 볼셰비키의 정규군을 막는다.

       

       그렇게 붉은 군대를 격퇴하는 것만으로도 백군은 나를 새로운 백군의 상징으로 여길 것이고, 우물쭈물하고 계산기를 두드리던 백군 군벌들도 선택할 거다.

       

       그래. 이번 전투는 내 데뷔전이다.

       

       이번 방어전에서 승전하고 예카테린부르크를 백군의 구심점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니 여유롭게 설득할 시간 따위는 없다.

       

       

       “날 원망하지 마라.”

       

       

       여자애한테 밀쳐질 거로는 예상도 못 했는지 이 청년은 눈을 크게 뜨고 뭐라 말하려다가 그대로 내가 내지른 총검에 심장에 꿰였다.

       

       푸욱!

       

       고깃덩어리를 찌르는 감각과 함께 청년은 눈을 한번 크게 떴다가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

       

       아마, 이 죽은 청년처럼 군대 수준이 그리 높지는 않을 거다.

       

       아직 내전 초기라 적군 체계가 제대로 잡히지 않았고, 네임드 반열에 있는 러시아 제국 장교나 장군들도 협조하지 않을 무렵이니까.

       

       더군다나 내가 버티고 있는 이상, 제국 군인들이 적군에 협조하는 일도 원 역사보다 뒤떨어지겠지.

       

       그런 적군이 이곳을 넘을 방법은 없었다.

       

       참호선에 운 좋게 뛰어든 병사들을 제외하고는 이쪽을 향해 쉽게 넘어올 만한 역량을 지닌 볼셰비키는 드물었다.

       

       탕! 탕!

       

       심지어 이쪽은 내가 직접 선두에 서서 총을 쏴대고 있다.

       

       니콜라이 2세처럼 직접 전선에 나가서 허튼짓한 것이 아니라 이곳을 지키기 위해 총으로 직접 한때 신민이었던 볼셰비키들을 잡는다.

       

       예카테린부르크의 충성스러운 신민들을 지키기 위해서.

       

       투두두두두두

       

       체코슬로바키아 군단의 기관총도 불을 뿜을 때마다 바퀴벌레처럼 몰려오던 적군들이 피와 살점을 떨어트리며 우수수 쓰러져간다.

       

       피와 살육의 현장.

       

       사람을 미쳐 버리게 하는 시신들. 그 피바다에서 나는 도무지 총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커다란 모신나강을 들고 적을 찔러대고 총탄을 날렸다.

       

       한번은 참호로 뛰어들어오던 볼셰비키의 목을 총검으로 그어 버리자 마치 분수대를 연상하듯 피가 뿜어져 내 얼굴과 몸을 적셨다.

       

       

       “부.붉은 황녀!”

       

       

       이 혼란스러운 살육의 현장에서, 볼셰비키 중에 내 얼굴을 알고 있는 자가 있었는지. 피에 젖은 내 모습을 보고 그렇게 외쳤다.

       

       야 인마. 그렇게 말하면 내가 너희 볼셰비키 같잖아.

       

       그런 놈의 미간에는 총구멍을 내줬다.

       

       

       “붉다는 건 너희 같은 볼셰비키나 해당하는 말. 너희 빨갱이들과 동일 선상에 오르는 건 싫다.”

       

       

       사람 몇을 잡으니 전생의 감각이 돌아온다.

       

       살아남기 위해, 식량 하나를 구걸하면서 겨우겨우 하루하루 풀칠하며 나의 것을 훔치려 하던 자들과 피나는 혈투를 벌이던 나날들.

       

       그리운 감각을 떠올린 나는 이 소녀의 가벼운 몸을 마음껏 움직였다.

       

       정말 담배가 마려웠다.

       

       아나스타샤 황녀는 흡연자였다. 제 아버지인 니콜라이와 함께 맞담까지 하는, 담배에 대한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한 이 시대의 담배 애호가였다.

       

       그 아나스타샤의 몸이라 그런지 유독 끌리는 모양이다.

       

       그래. 그런 건 여기서 사치품이지.

       

       바짝 마르는 입 안을 애써 침으로 적셔나가면서 모신나강의 방아쇠를 다시금 당겼다.

       

       탕!

       

       눈앞의 것들은 어디까지나 바퀴벌레들이다.

       

       인간이 아니다.

       

       인간인 척하는 좀비와 바퀴벌레 그사이의 무언가.

       

       나는 그들을 마음껏 도살했다.

       

       

       “끄아아아악”

       “꺼어어어억!”

       

       

       빨갱이들이, 바퀴벌레들이 힘을 잃고 바닥에 처박힌다.

       

       여전히 현대의 총보다는 형편없지만, 기존에 이곳에서 훈련한 것도 있어서 그런지 어느새 이쪽에 맞게 몸이 개발되었다.

       

       견고한 방어선에 수없이 붉은 파도가 밀려오지만. 나는 여유롭게 싸우며 적들을 막아 냈다.

       

       

       “우리보다 어린 황녀가 저리도 열심히 싸우시다니.”

       “우리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저 볼셰비키놈들을 한 놈이라도 더 잡아 죽이자!”

       

       

       이곳에 합류한 소수의 카자크 군대도 붉은 바퀴벌레들을 짓밟아나갔다.

       

       그렇게 한참을 분전하며 싸울 무렵.

       

       붉은 파도의 쇄도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동지들! 지금 저 반동들이 눈앞에 있는데 도망치려는 건가? 도망치는 자부터 내 총에 구멍이 날 거야!”

       “시.싫어. 나는 더 싸우기 싫어!”

       “살려 줘! 나는 애초에 쉽다고 해서 따라온 거였단 말이야!”

       “반동 토벌이라며! 이건 전쟁이잖아!”

       

       

       역시 근본도 없는 빨갱이들이 저들끼리 러시아 욕설을 뇌까리면서 분주하게 움직였다.

       

       적어도 이쪽은 막는 처지라 그 수가 적어 모르지만, 저들은 공격하는 처지라 기관총이며 총탄에 우수수 죽어 나갔다.

       

       바로 옆의 전우가 잘 두들긴 고기 걸레짝이 되어 쓰러지는 걸 보면, 훈련도 제대로 받지 않은 징집병들은 죽을 맛일 거다.

       

       

       “젠장! 퇴각하라!”

       

       

       얼마간 두들기다가 뚫리지 않은 것을 확인한 볼셰비키들은 마침내 물러났다.

       

       마치 밀물과 썰물을 떠올리는 것처럼 순식간에 볼셰비키들은 제 몸 하나 살리기 위해서 도망을 쳐 댔다.

       

       기어서 도망치는 자들도 있다.

       

       

       “““아나스타샤 황녀 우라! 러시아 제국 우라아아아아!”””

       

       

       승리의 달콤함이, 전율이 몸을 잠식해 들어가면서 볼셰비키를 격퇴했다는 것을 현실을 깨닫는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의 숨을 쉬었다.

       

       이 망할 지옥도에서 살아남았다.

       

       떨리는 두 팔을 들어 손을 꽉 쥐어본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그런데도 승리했다.

       

       그때 체코군단의 장교로 보이는 자가 이쪽으로 달려와 피에 홀딱 젖은 내 몰골을 보고 잠시 놀라는가 싶더니 곧 입을 열었다.

       

       

       “황녀님. 동쪽에서 군대가 포착되었습니다.”

       “붉은 깃발인가?”

       “쌍두독수리가 새겨진 러시아 제국의 삼색기입니다.”

       

       

       과연, 빨갱이들이 후퇴한 것이 그런 이유인가.

       

       동쪽에서 온 삼색기.

       

       아마 백군일 것이다.

       

       드디어 체코군단을 보낸 것이 이런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이제 한시름 놓았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에리히 루덴도르프: 1차 세계 대전 중반에서 후반까지 독일 제국군을 총괄하는 총사령관이자 카이저를 뒷방 늙은이로 만들고 독일을 이끌었던 지도자. 영끌해서 프랑스에 루덴도르프 대공세를 펼치다 패전했다.

    작가가 쓰고 싶어서 쓰는 작품이라, 고증에 문제가 있다거나 그럴 수 있으니 너그러이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선작,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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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Status: Ongoing Author:
I became a Russian princess destined to die in a rev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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