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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80

   어느덧 찾아온 한여름.

   마차 밖에서 들려오는 매미 소리와 함께 크라슈가 눈을 뜨자 다그닥거리는 마차 소리가 울려 퍼졌다.

     

   크라슈가 앉은 자세 그대로 슬쩍 눈을 돌리자 거기에는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 채 책을 읽고 있는 비앙카가 있었다.

   비앙카는 크라슈의 시선을 느꼈는지 이쪽을 슥 돌아보았다.

     

   “깨셨나요.”

   “얼마나 잤냐.”

   “세 시간 정도요.”

     

   크라슈는 입을 가린 채 하품을 잠시 내뱉었다.

   그러곤 책을 열심히 읽고 있던 비앙카를 잠시 보던 크라슈가 물었다.

     

   “마차에만 매일 있으면 안 지루하냐?”

   “크라슈 님이 있으니까 괜찮아요.”

     

   자신이 딱히 재미있게 해준 적은 없는 것 같은데.

   크라슈가 턱을 매만지고 있자 비앙카가 크라슈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 시선에 그가 의문을 가지자 비앙카가 입을 열었다.

     

   “크라슈 님, 제가 크라슈 님 곁에 계속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지금도 있잖아.”

   “장기적으로요.”

     

   크라슈는 잠시 침묵했다.

   지난 마성궁에서 비앙카는 한 달 넘게 크라슈와 떨어져 있어야만 했다.

     

   그때는 바로 기절했는지라 제대로 살피지 못했지만, 크라슈가 일어났을 때 비앙카는 그의 옷깃을 꽉 잡은 채 크라슈의 곁에서 자고 있었다.

   눈가에 있는 옅은 눈그늘은 비앙카가 그동안 잠을 설쳤음을 보여주었다.

     

   비앙카는 크라슈와 떨어지면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사실상 가문을 버리다시피 하고 나왔으니까.’

     

   그녀에게 기댈 곳은 크라슈밖에 없었다.

   버려진 아이는 또 버려질까 하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설령 크라슈가 비앙카를 절대 버리지 않을 것임에도 비앙카는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사실을 비앙카는 이번 기회에 많이 느낀 것 같았다.

     

   만약, 마성궁에서 크라슈가 돌아오지 못한다면…….

   그런 생각이 그녀의 머릿속을 가득 메웠던 탓이다.

     

   “크라슈 님은 계속 위험한 곳에 가시겠죠.”

     

   크라슈는 부정할 수 없었다.

   당장 세상이 멸망할 판인데 위험하고 자시고 뭐든지 뛰어 들어가야 할 판이었으니까.

     

   그렇지 않고서는 천재와 동일선상에도 못 선다.

     

   “그리고 저는 그걸 그냥 지켜만 봐야 할 거고요.”

     

   비앙카의 눈에서 어쩐지 오싹한 기분이 느껴졌다.

   크라슈의 눈을 똑바로 보던 비앙카는 입술을 우물거리다 이내 크라슈의 손을 살포시 잡았다.

     

   “지켜만 보고 싶지는 않아요. 크라슈 님이 잘못된다면 차라리 같이 옆에서 잘못될래요.”

     

   그러면서 그녀는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크라슈는 입술을 떼었다가 닫기를 반복했다.

     

   은연중에 크라슈는 비앙카가 자기 한 몸 지킬 정도는 되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자기 한 몸 못 지키던 사람들이 죄다 죽어 나갔던 건 크라슈도 기억하니 말이다.

     

   다행히 그녀는 백귀 시절이 있는 만큼 재능은 출중할 터였다.

   세계 침식자의 종이 된 비앙카의 경우, 그녀는 미래의 재능을 강제로 당겨쓴 것에 가까웠다.

     

   그러니 그녀가 본래 가진 재능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러니 비앙카에게 크림슨가든을 통해 스승을 소개해줄 마음은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자신의 옆에 서는 건 또 다른 이야기였다.

     

   크라슈의 옆에 선다는 것은 창공의 세대에 들어와야 한다는 소리와 같았으니까.

     

   솔직하게 말해.

     

   싫었다.

     

   그 지독한 곳에 비앙카를 데려가기 싫었고, 그 녀석들이 비앙카를 여러 눈으로 보는 게 기분 나빴다.

     

   ‘……이건 그냥 내 욕심인가.’

     

   아버지들이 딸을 금지옥엽 키우는 게 이런 욕심 탓인 걸까.

   그동안 비앙카와 쌓아온 일 탓인지 아무래도 자신은 그녀를 너무 감싸고돌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옳게 된 방향성은 아니겠지.’

     

   비앙카를 위해서라도 이런 방식은 그만둬야 했다.

   그녀도 언제까지고 어린애는 아닐 테니까.

     

   크라슈는 손을 들어 비앙카의 머리를 한차례 쓰다듬었다.

   아직도 자그마한 그녀의 머리는 크라슈의 손을 따라 이리저리 흔들렸다.

     

   “내가 잘못될 리가 있냐. 그리고 설령 내가 잘못돼도 너까지 잘못될 필요도 없고.”

     

   비앙카는 살짝 뾰로통한 얼굴로 크라슈를 보았다.

   그 모습을 보고, 어쩐지 웃음이 나온 크라슈였다.

     

   “개인적으로 생각해둔 건 있어. 너도 네 한 몸 정도는 지켜야 한다고 나도 생각하니까.”

   “저는 크라슈 님 곁에 있고 싶은 거예요.”

   “반년 뒤에는 난 어찌 되든 라헬른 아카데미에 가야 해.”

     

   비앙카는 발을 꼼지락거리다가 이내 크라슈를 올려 보았다.

     

   “……안 가면 안 돼요?”

     

   평소 떼쓰지 않던 비앙카가 그렇게 말해오자 꽤 강렬했다.

   자신의 옷깃을 꾹 잡은 비앙카를 보던 크라슈는 그녀의 머리에서 손을 떼었다.

     

   “미안, 이것만큼은 가야 해.”

     

   라헬른 아카데미는 크라슈가 반드시 걸어야 하는 길이다.

   이것만큼은 양보할 수 없는 일이었기에 크라슈가 단언하자 비앙카는 옷깃을 놓고는 의자에 기대앉았다.

     

   “안 통하네요.”

     

   크라슈가 멈칫하였다.

   안 통한다니.

   방금전 행동은 일부러 의도해서 던져본 거라는 소리인 건가.

     

   ‘이 녀석 영악해지고 있나.’

     

   이런 걸 어디서 봤냐고 물으면 책에서 봤다고 할 거 같다.

     

   “알았어요. 저도 크라슈 님이 가는 길 민폐 되고 싶지 않아요.”

   “민폐라고 생각한 적은 없어.”

   “고마워요.”

     

   크라슈는 요즘 비앙카와 대화할 때마다 자꾸만 말리는 기분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하나 알아보고 있으니까. 기다려 봐.”

   “알았어요.”

     

   비앙카는 다시금 자연스럽게 크라슈의 어깨에 기댄 채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것을 본 크라슈는 쓴웃음을 짓곤 창문 쪽을 보았다.

     

   창문 밖에 드디어 청송관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나원, 이렇게 돌아올 줄은 몰랐는데.’

     

   원래는 이렇게 일찍 돌아갈 생각은 없었으나 발하임 쪽에서 호출이 있었다.

   스타론의 1왕자가 자신을 만나 보고 싶다고 했기 때문이다.

     

   ‘1왕자.’

     

   힐나이더 스타론.

   스타론에 딱 한 명밖에 없는 왕권 계승자이자 스타론이 왕권 중심으로 뭉치기를 원하는 자.

     

   무릇 어느 왕이 그렇지 않겠냐마는.

   스타론의 경우에는 조금 별개였다.

     

   왜냐하면 스타론에서 발하임이라는 가문의 이름이 너무 높은 탓이다.

   오죽하면 스타론을 언급하면 왕국이 아니라 발하임이 제일 먼저 언급될까.

     

   그러니 대대로 왕실은 발하임과 사이가 좋은 편도, 나쁜 편도 아니었다.

     

   왕실 입장에서 발하임은 절대 내칠 수 없는 존재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발하임의 힘이 집중되는 걸 어느 정도는 견제해야 했다.

     

   ‘하지만 1왕자는 그중에서도 발하임을 자신의 패로 만들고 싶어 하는 인물이었지.’

     

   그는 꽤 진취적인 인물이었다.

   오죽하면 매번 발하임에게 힘이 집중되는 걸 견제해 혼담 자리는 무조건 피하던 왕실이 이번 세대의 최고의 천재라 불리는 샬롯과 혼담을 꺼내왔겠는가.

     

   ‘1왕자는 발하임의 힘을 키우는 것을 두려워하기보다 발하임을 등에 업고 스타론이 성장하기를 바라는 인물.’

     

   그는 그런 자였다.

     

   덜컹-

     

   때마침 마차가 멈추어 섰다.

   청송관에 도착하자마자 비앙카가 그대로 책을 덮었다.

     

   “1왕자님께서 오신다고 하셨죠.”

   “그래, 그래서 내리면 바로 준비할 생각이야.”

     

   무려 1왕자다.

   크라슈는 미리 먼저 준비해놓기로 했다.

     

   그렇게 크라슈가 마차 문을 열고 내린 순간 크라슈는 익숙한 인물을 발견했다.

     

   “총집사장님.”

   “소란을 몰고 다니는구나. 스타론 1왕자님이라.”

     

   힐나이더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온 모양이었다.

   하긴, 1왕자 정도 되면 총집사장이 직접 맞이할만한 이였다.

     

   ‘아마 어머니 성격상 오시려 했을 거 같긴 한데.’

     

   케셀린이 눈치껏 막아 준 거였으리라.

     

   그러는 사이 마차를 따라 내린 비앙카가 크라슈의 옆에 섰다.

   그런 비앙카를 보고 케셀린은 무척이나 친절한 미소를 머금었다.

     

   “어서 오세요. 비앙카 하덴하르츠 아가씨, 발하임 총집사장 케셀린 발하임입니다. 크라슈에게는 작은할머니 되는 사람이죠.”

   “반갑습니다. 케셀린 발하임 님, 비앙카 하덴하르츠입니다.”

     

   케셀린의 인사에 비앙카가 치맛자락을 들어 올리며 정중하게 인사했다.

   그 모습을 보고 케셀린은 무척이나 귀여운 것을 본 듯 인자한 미소를 보여주었다.

     

   “비앙카, 먼저 들어가 있어.”

   “네.”

     

   비앙카는 별말 않고, 방으로 들어갔다.

   그 모습을 뒤에서 물끄러미 보던 케셀린이 크라슈를 힐끗 보며 물었다.

     

   “비앙카 아가씨에게 저주가 없어졌구나.”

     

   눈치챘나.

   괜히 발하임에서 살아남은 게 아니라는 듯 그녀는 저주 정도는 가볍게 꿰뚫어 보았다.

     

   “비앙카 아가씨에게 있던 저주는 분명 유명한 해주사들도 못 푼 저주였을 텐데.”

     

   그러면서 그녀는 빙그레 웃음을 머금은 채 크라슈를 돌아보았다.

     

   “어떻게 생각하니. 크라슈.”

   “그러게요. 신기하다고 생각합니다.”

     

   크라슈는 아무렇지 않게 너스레를 떨었다.

   그 모습을 보며 총집사장은 짧게 한숨을 내쉬곤 더 묻지 않았다.

     

   “그래, 뒤늦게 시작한 너에게도 하나쯤 숨길만한 요소가 있어도 괜찮겠지. 그래도 저주를 너무 맹신하지 말렴. 그 대가를 치르게 될 테니까.”

   “참고하겠습니다.”

     

   저주가 아니라 세계 침식이긴 하나 크라슈는 더 말하지 않았다.

   대신 빠르게 1왕자를 맞이할 준비를 했다.

     

   1왕자는 자기 입으로 직접 크라슈와 만나보고 싶다고 했다.

     

   그러니 크라슈는 깨끗하게 세안을 마치고, 옷을 갈아입은 뒤.

   케셀린에게 직접 체크까지 마쳤다.

     

   “1왕자님에 관해 어디까지 알고 있느냐.”

   “스타론의 1왕자라는 것 정도는 알죠. 그리고 꽤나 진취적인 인물이라는 것도요.”

   “그 정도면 얼추 다 알고 있구나. 그렇다면 이것만큼은 염두에 두렴. 1왕자는 발하임의 힘을 원하고 있단다.”

     

   역시 발하임 쪽에서도 힐나이더가 뭘 원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있었나.

     

   “염두에 두겠습니다.”

   “마침, 왔구나.”

     

   그러는 순간 저 밖에서 마차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크라슈가 창문 쪽을 힐끗 보자 거기에는 여러 기사들을 호위 역으로 앞세운 채 오고 있는 1왕자가 보였다.

     

   “나는 맞이하러 가마.”

   “제가 직접 가지 않는 겁니까?”

     

   크라슈의 질문에 케셀린의 얼굴 위에 오만한 웃음이 그려졌다.

     

   “크라슈, 우린 발하임이다.”

     

   그 오만함은 발하임만이 지닐 수 있는 것이었다.

     

   “폐하께서 직접 행차하신 것도 아니고, 아직 일개 왕자일 뿐인 자를 주인 되는 자가 직접 맞이해서 쓰겠느냐.”

     

   크라슈는 새삼 발하임이 어떤 곳인지 깨달았다.

   그리고 크라슈 또한 그녀의 말에 동의 하는 편이었다.

     

   지금 힐나이더와 크라슈가 만들게 된 자리는 거래의 장소다.

   발하임은 스타론 왕가와 유일하게 기 싸움을 할 수 있는 가문.

     

   그 이점을 구태여 포기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럼 맞이하러 가마.”

   “예, 잘 부탁드립니다.”

     

   이런 부분만큼은 케셀린을 따라가려면 멀었다고 크라슈는 생각했다.

   자신은 이권 다툼에는 늘 거리가 먼 위치였으니 말이다.

     

   크라슈는 정성껏 준비된 방에 의자를 빼고 앉았다.

     

   회귀 전에는 발하임 자체에만 관심 있던 1왕자이기에 평생 인연 없었지만.

   이번에는 고작해야 14살이 된 시점에서 1왕자의 눈에 들어가게 되었다.

     

   ‘어디.’

     

   어깨너머로 배운 능구렁이 짓 좀 해봐야겠다.

     

     

   * * *

     

     

   자신을 안내하는 케셀린의 뒤를 따르며 힐나이더는 청송관의 복도를 걷고 있었다.

     

   관리인들이 열심히 청소한 듯 깔끔한 복도는 발하임의 일부분이기 때문일까.

   왜인지 차가운 느낌이 들기도 했다.

     

   ‘어쩌면 내 선입견일지도 모르지.’

     

   발하임이라는 이미지를 자신이 그렇게 떠올리고 있는 것이니 말이다.

     

   그가 늘 생각하지만, 발하임은 신기한 곳이었다.

     

   대표적으로 이상하리만치 강하게 태어나는 발하임의 직계들이다.

   그들은 하나 같이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강자들로 성장했다.

     

   지금은 천상사강에 무황 발록 발하임, 천하십강에 발하임의 부가주가 들어가 있긴 하나.

   과거에는 천상사강에 둘, 천하십강에 발하임이 셋이나 들어가 있는 터무니 없는 시대도 있었다.

     

   그러니 발하임이라는 곳은 늘 요주의 가문이었다.

   스타론 왕가에서조차 섣불리 할 수 없는 그런 가문 말이다.

     

   “힐나이더 스타론 님, 도착하였습니다.”

     

   그러는 순간 케셀린이 방문 앞에서 걸음을 우뚝 멈추어 섰다.

   그녀는 손을 들어 방문을 똑똑 두드림과 함께 그 문을 밀어 열어 주었다.

     

   그러곤 힐나이더가 편히 들어가도록 뒤로 물러섰다.

     

   “안내 감사하지.”

     

   짧게 감사를 전한 힐나이더가 방 안으로 들어섰다.

   

   

   

   

   

   

   그러자 그 안에는 의자에 앉아 있는 한 소년이 보였다.

     

   아직 성인이 되지 못한 나이라서일까.

   앳된 느낌이 남아 있는 그는 힐나이더가 들어오자 뒤늦게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반갑습니다. 힐나이더 스타론 님, 크라슈 발하임이라고 합니다.”

     

   자신을 크라슈라 소개한 소년을 보고, 힐나이더는 눈웃음을 지었다.

     

   ‘묘하게 겉보기에는 꽤 나이가 있어 보이는군.’

     

   14살이라고는 듣긴 했지만, 그가 불과 1년 만에 쌓은 전적은 화려할 정도였다.

     

   아직은 떠도는 소문들이 많아 세계 전역에 그 소식이 전해지지 못했지만.

   1년만 더 지나면 그의 소식이 세계 전역에 쫘악 퍼지리라.

     

   그리고 그 말은 곧 크라슈가 반푼이를 완전히 벗어난다는 소리와 같았다.

     

   ‘지금도 스타론 한정으로는 그 이미지가 완전히 벗겨졌음은 확실하지.’

     

   일반 시민들에게는 아직 크라슈의 말이 그렇게 오르내리지 않고 있으나.

   스타론의 귀족들은 모두 크라슈의 재기를 파악했다.

     

   발하임의 소식은 그들에게 있어 절대 놓쳐서는 안 될 문제니, 말이다.

     

   ‘제국의 정보원들도 진작 파악했을 거고, 다른 왕국들의 주요 정보원들도 비슷하겠지.’

     

   그러니 힐나이더는 알고 있다.

   자신뿐만 아니라 각지에서 서서히 크라슈에게 손을 뻗어 오기 시작할 것이란 걸 말이다.

     

   ‘반푼이라는 이유로 모질게 대해졌었으니, 그 부분을 잘 자극한다면 이용해 먹기 좋다고 생각할 테니까.’

     

   하루라도 머리가 더 커지기 전에 크라슈를 섭외해 자신들 세력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면.

   발하임을 파고드는 중요한 수가 되어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모두의 머릿속에 퍼져 있으리라.

     

   ‘과연, 그 사실을 본인은 알까.’

     

   힐나이더는 크라슈를 따라 의자를 빼어 앉았다.

     

   “요즘 외부 활동으로 바쁘다는데 이렇게 불러내서는 미안하군. 내가 발하임의 새로운 불길을 꼭 좀 보고 싶어서 말이지.”

   “괜찮습니다. 무려 1왕자님께서 직접 저를 만나시겠다고 행차해주셨는데 빠질 수는 없지요.”

     

   그러자 자기 위치를 적당히 파악한 말이 들려왔다.

     

   “마성궁의 망령이라던 낙천을 쓰러트렸다지?”

   “그 소식도 들으셨군요. 과연, 스타론의 왕실입니다.”

   “하하, 우리 왕국의 일원이 해낸 업적이라면 무조건 귀를 열고 있어야지. 그 소식을 듣고, 무척이나 자랑스러웠어. 발하임이 해낸 일이 곧 스타론이 해낸 일이 아니겠나. 자랑스러울 수밖에.”

   “왕국에 이바지했다니 다행입니다.”

   “앞으로도 자네가 ‘스타론’을 위해 일해줬으면 좋겠군.”

     

   힐나이더는 일부러 발하임보다 스타론을 더더욱 강조했다.

   그러나 크라슈는 덤덤하게 받아들였다.

     

   ‘흐음, 의외군. 아직 어리니 스타론 대신 발하임을 무심코 우선시해서 조금은 반응할 거라 생각했는데.’

     

   크라슈는 힐나이더의 발언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반푼이 시절 탓에 발하임 자체에 큰 의의를 두지 않고 있을 가능성도 있겠어.’

     

   자신을 반푼이 취급한 발하임을 오히려 미워하고, 복수심을 지니고 있을 가능성 말이다.

     

   그게 사실이라면 힐나이더 입장에서는 최고의 찬스였다.

   잘만 꼬드긴다면 발하임의 직계 한 명을 자신의 편으로 섭외할 수 있는 기회였으니까.

     

   원래 가진 게 없었던 이들이 기회를 주면 더 득달같이 달려드는 법이다.

     

   ‘이 소년을 뒤에서 지지한 채로 복수심을 자극해 그를 발하임의 가주까지 만들어 준다면.’

     

   이번 세대를 시작으로 발하임은 스타론의 충실한 검이 되어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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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Became a Munchkin skill thief meonchikin seukil dodug-i doeeossda 먼치킨 스킬 도둑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used to think that my stealing skill only worked on what was worthless to a person.

But just before I died, I realized that I could also steal the skills.

So I stole the reg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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