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81

     오전을 책임지는 행사가 보육원 아이들을 중심으로 하는 인간경마, 기마전 등의 행사였다고 한다면.

     그리고 그 정점에 ‘소년부’ 수습 기사들의 대결이 있었고, 우승자가 누아르였다고 한다면.

     점심을 먹고 난 이후.

     오후의 핵심 행사이자 축제의 주경기는 역시 ‘기사단 서열 정리’였다.

     “로버트 경은 참가하지 않나요?”

     “저는 호위인지라.”

     아스타시아가 로버트에게 물었으나, 로버트는 그다지 불만 없다는 얼굴로 어깨를 으쓱였다.

     “엘리 아가씨. 서열 정리라는 게 꼭 지브롤터 전체 기사의 서열을 정리하자는 게 아닙니다.”

     “그러면요?”

     “사실상 기사 중에서 가장 강한 자를 정하는, 일종의 ‘대장 가리기’라고 할 수 있겠죠?”

     로버트는 내가 이전에 이야기를 해준 걸 짧게 요약해서 말했다.

     “퀴즈를 내볼까요? 그러니까 이 대회에서 우승하는 자가 나중에….”

     “지브롤터에서 기사단이 생기면 단장이 되는 셈인 건가요?”

     “…그렇죠.”

     로버트가 머리를 긁적거리며 슬쩍 나를 흘겼다.

     ‘아스타시아가 누아르 같은 부류는 아니라서.’

     본인은 생각하고 숙고한 뒤에 나오는 답이었는데, 아스타시아가 이렇게 바로바로 정답을 내놓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모양이다.

     “크흠. 정답을 맞히셨으니 마저 알려드리겠습니다. 모두가-”

     “모두가 보는 앞에서 압도적으로 이긴 걸 보여주는 걸로 ‘쟤가 왜 대장임?’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게 실력으로 증명하려는 거네요!”

     “…거기에 덧붙여 말하자면, 유력한 우승 후보를 향해서 안 좋은 이미지가 여럿 있었거든요.”

     표면의 목적이 아스타시아의 정답이라면, 실질적 목적이 로버트가 말하는 해설이다.

     “우승은 높은 확률로 멘테 경입니다.”

     “어머, 진짜요? 왜요?”

     “도박장에 그레이 도련님이 당신의 이름으로 멘테 경에게 걸라고 하셨거든요.”

     로버트가 경기장 한쪽, 보육원장 메릴리와 36번 화이트가 운영 중인 곳을 손으로 가리켰다.

     “보시다시피.”

     두 사람의 뒤에 쭉 위로 펼쳐진 나무판.

     그곳에는 경기에 참여하는 여러 기사의 이름과 함께, 온갖 숫자가 적혀있었다.

     “당신의 기사에 거세요!”

     “우승이 유력한 자에게 솜누스 골드를! 아, 저기! 진짜 골드는 안 됩니다! 솜누스 골드만 가능해요!”

     “오직 우승자만 맞추는 겁니다! 우승자만!”

     도박치고는 정말 간단하다.

     토너먼트 경기였으면 대진표까지 전부 작성해서 제출하고는 그랬을 텐데, 아직 영지민들이 거기까지는 익숙해지지 않더라.

     “멘테 경에게 건 사람은 도련님이라거나, 도련님 주변인밖에 없습니다. 아무래도….”

     

     로버트가 잠시 목소리를 낮추며, 구경 중인 상인 몇몇을 가리켰다.

     “너는 누구한테 걸려고 하는데?”

     “당연히 카를로스 경이지. 백작님 따라서 아카데미 들어가서 보좌한 상급 기사가 봉으로 보이냐?”

     “다른 우승 후보는? 그, 멘테 경 좀 강하다고 하지 않냐?”

     “뭐? 그 꼬맹이? 하. 차라리 우리 아들이 더 강하겠다.”

     멘테 경은 여러모로 외형 때문에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모르가니아에서 온 사람이잖아. 백작께서 영입했다고는 하지만, 난 좀 그래.”

     “백작이 협곡으로 데려오려고 하니까, 모르가니아에서도 3년 동안 데리고 있었다고 하지 않았어?”

     “포기한 거지. 그게 아니라면 뭐 하러 왕도랑 가까운 곳에서 이런 변경까지 온다고.”

     “그거야 그렇지만….”

     사실 멘테 경을 향한 불신에 가장 큰 영향은-

     “그리고 멘테 경, 와서 하는 일이라고 해봐야 그레이의 스승 역할이잖아.”

     그녀의 저주 걸린 육체가 40%라고 한다면, 그녀가 이곳에서 와서 하는 역할이 60%를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뭐 누아르 도련님 스승이라도 시키는 줄 알았는데, 그레이라니.”

     “…예전에 막 은혜라도 입은 거 아니야? 백작부인과 연애하는데 막 도와줬다거나.”

     “그게 아니라면 멘테 경을 영입할 이유도 없지. 그 돈을 주고 그레이 지브롤터의 스승으로 썩힐 이유도 없고.”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언제까지 증명해야 하는 건지.’

     연봉도 이곳에 있는 상인들이 쥐는 순수익에 비교하면 몇 배는 더 받는 사람이고.

     “자, 자! 어서 오세요! 누가 과연 우승할 것인가! 모두의 예상대로, 카를로스 경일 것인가!”

     모르가니아에서도 이미 대공 다음으로 강한 기사라고 실력을 확실하게 성장시켜 왔고.

     “아니면 떠오르는 신성, 메를랑 경일 것인가?!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지브롤터의 기사들이 누구 하나 그녀를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고 있고.

     “고민하면 전부 시간은 다 지나가 있을 거예요! 모래시계는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 모래가 다 떨어지면, 장은 마감합니다!”

     무엇보다도, 기사를 보는 데 있어 가장 깐깐하기로 저명한 ‘크림슨 지브롤터’가 직접 영입한 인사.

     “그 아가씨, 손목 봤어? 세상에, 장사치인 나, 아니 우리 딸보다 더 얇더라니까. 키만 하더라도 그래. 그런 땅딸보가 지브롤터 기사들을 전부 제치고 우승? 하, 차라리 제국이 왕국을 이긴다고 하지.”

     “…….”

     가만히 듣고 있던 나로서는 속으로 웃음이 절로 나오는 불신과 의혹.

     이 축제는 누아르가 주인공처럼 보이지만, 하는 김에 여러 가지 목적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중 하나는.

     “그러면 저, 멘테 경에게 제가 가진 솜누스를 전부 걸게요!”

     “엘리 아가씨…?”

     “멘테 경이 우승할 것 같으니까!”

     멘테 경의 실력을 우승으로써, 다른 기사들을 모두 꺾는 것으로 증명하는 것.

     “저, 멘테 경에게 걸게요!”

     “아, 저기….”

     보육원장 겸 승부 예측 관리인, 메릴리가 슬쩍 나를 보고는 고개를 돌렸다.

     “그게….”

     “왜요? 전 안 되나요? 어, 음, 제가 신분이….”

     “아뇨. 실은.”

     메릴리는 여전히 나를 바라보지 못한 채, 허벅지를 손으로 꽉 움켜쥐며 말을 이었다.

     “저, 3분 전에 마감하기로 했어서….”

     “아.”

     앞에 놓여있는 모래시계가 전부 떨어졌다.

     “그, 중간에 제가 막 뭐라고 말을 끊을 수도 없었고, 일단 최대한 빨리 오라고 말씀을 드리긴 했는데….”

     “그러면, 시간 지나서 이제는 더 못 하나요…?”

     “아, 그, 그게…. 일단은 그 뭐냐, 형평성이라는 게….”

     나는 곤란해하는 메릴리를 위해, 앞으로 다가가 모래시계를 붙잡았다.

     “어…?”

     그리고, 가볍게 뒤집었다.

     “…….”

     “…….”

     “…….”

     “……그, 그렇죠! 아직 결승전이 열린 것도 아니고, 하하하! 그러면 딱 마지막으로, 5분만 받겠습니다!!”

     메릴리가 위로 손을 들고 손뼉을 치며 사람들을 향해 소리친다.

     “당신의 기사에게 걸 마지막 기회! 이번을 놓치면 영영 기회는 날아갑니다!”

     “멘테 경에게, 모든 솜누스 골드를! 엘리의 이름으로!!”

     “와아아ㅡㅡ! 감사합니다!!”

     메릴리가 덜덜 떨리는 손으로 엘리가 건넨 솜누스 골드 주머니를 받았고.

     척.

     ‘역시 유능해.’

     나는 손 아래로, 메릴리를 향해 엄지를 들었다.

     “푸핫?!”

     메릴리가 목이 탄 듯 마시던 솜누스 차를 뿜었으나.

     “콜록, 콜록!”

     아무래도 기도에 물이 들어간 것 같았다.

     * * *

     오후 4시.

     “와아아ㅡㅡㅡ!!”

     사람들의 환호성이 울려 퍼진다.

     원형으로 만들어진 관객석 아래, 무대의 중앙에 있는 두 기사가 빠르게 검을 휘두른다.

     “역시 강하군!”

     거구의 기사가 대검을 크게 휘두르며 소리친다.

     “하지만 나, 지브롤터 제1의 기사 카를로스! 굴러들어 온 돌에 뽑혀 나갈 수는 없지!”

     

     대검이 허공을 붕 가르고, 그 아래로 파고든 녹색 단발의 소녀가 가벼운 몸놀림으로 검을 움켜쥐고 위로 벤다.

     “큭!”

     거구의 기사는 간신히 뒤로 고개를 당겼으나, 허공에 그의 금색 수염이 흩날렸다.

     “읏?!”

     흩날리는 털에 시야가 방해된 걸까.

     “이, 젠장!”

     “하하하! 방심했구나!”

     그대로 검을 휘두르지 못한 녹색 단발의 소녀는 기사가 뻗는 우악스러운 손길에 즉시 명치를 밟고 뒤로 크게 뛰었다.

     부ㅡ웅!

     “뭣!?”

     기사의 손이 허공을 갈랐다.

     “이 날다람쥐 같은!”

     “네가, 느린 거야!”

     조금만 늦었어도, 혹은 조금만 소녀의 다리가 길었어도 기사에게 발목이 잡혀 바닥에 던져졌겠지.

     “우와아아아!!”

     관중들이 환호한다.

     “이게 상급 기사의 대결!”

     일부는 눈으로 좇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빠른 공방이 오간다.

     덩치는 로버트만큼이나 크지만 상급 기사로서 엄청난 속도를 자랑하는 카를로스 경.

     그리고 그런 카를로스 이상으로 빠른, 사실상 우리 영지에서 아버지 다음으로 신속을 자랑하는 소녀-

     “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 흑장미의 녹색 번개!”

     “이름으로 불러!!”

     흑장미의 녹색 번개, 라고 어떤 이들이 부르는 멘테 경.

     “하하하! 아쉽지만 검이 아닌 칼로 나를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카를로스는 자신감 넘치는 얼굴로 다시 대검을 번쩍 들어 올렸다.

     “블레이드가 왜 왕국에서 사용되지 않는 건지 잊은 건 아니겠지!”

     “시끄럽네, 정말! 입으로 싸우니?!”

     “흔들렸구나! 으하하!”

     카를로스의 대검에 금색의 마나가 깃들기 시작했다.

     완연한 오러까지는 아니지만, 모르는 이가 보면 오러라고 순간 착각할 만큼 강렬한 금빛이 감돌기 시작한다.

     “시조 지오 노스트럼께서도! 지브롤터 초대 백작께서도! 전부 검을 사용하셨다! 검이야말로, 저기 이방의 언어로 ‘만병지왕(萬兵之王)’이기 때문이다!!”

     그 말이 실제로는 그런 뜻이 아니긴 할 텐데, 왕국 사람들은 그 말에 꽂히게 되었다.

     검은 수많은 영웅이 사용하던 무기.

     그렇기에 오직 베는 것에 특화된 칼-블레이드는 그다지 왕국에서 인기가 없다.

     “검이, 칼에 패배할 수는 없지!”

     카를로스가 기세를 맹렬히 끌어올리며 외친다.

     “끝이다!”

     부ㅡㅡ웅!

     수평으로 크게 휘두르는 일격.

     순간적으로 일어난 검풍에 멀찍이 떨어져 있던 관중들도 몇몇은 놀라 벌떡 일어날 정도로, 그 검세는 몹시나 날카로웠다.

     “뭣…!”

     크게 휘두른 대검의 일격의 궤적에 멘테 경이 베였다.

     “꺄아악!”

     관중 중 일부가 비명을 질렀다.

     그 비명은 한 사람이 대검에 목이 뎅겅 날아갔기 때문이 아닌-

     “어딜 보는 거야?”

     흩어진 것은 마력의 잔향이며, 당사자는 다른 곳에 있었으니까.

     

     “이러면, 끝인가?”

     스륵.

     녹색의 빛무리가 서린 칼날이 카를로스 경의 뒤를 노린다.

     

     카를로스 경이 휘두르며 뒤로 넘긴 대검의 위, 멘테 경이 사뿐하게 발로 디디고 서서 카를로스 경을 향해 칼을 겨눴다.

     “……음!”

     카를로스 경이 눈을 감고 고개를 끄덕이자, 멘테 경은 바로 칼을 거두었다.

     “하하하! 과연! 이제는 흑장미의 검이라고 할 수 없겠군!”

     “그러니까, 나는-”

     “협곡의 칼이 된 걸 환영하오, 멘테 경!”

     카를로스가 단숨에 대검을 아래에서 받치며 번쩍 들어 올렸다.

     “우승자에게 축하를!”

     “뭣? 자, 잠깐…!”

     졸지에 거구의 기사가 양손으로 든 대검 위에 두 발로 선 멘테 경은 다급히 내려오려고 했으나-

     “멘테! 멘테! 멘테!!”

     “역시 멘테 경이야! 믿고 있었다고!”

     “젠장, 내 골드가!!”

     수많은 관중의 환호성에, 차마 바로 내려오지 못했다.

     “멘테 경은 지브롤터의 기사가 확실합니다!!”

     이곳에 도착한 지도 제법 시간이 지났지만.

     “지브롤터의 새로운 검을 위하여ㅡㅡ!”

     “””위하여ㅡㅡㅡ!!”””

     오늘만큼, 성대하게 그녀를 맞이하는 날이 또 없었으니까.

     “…하.”

     멘테 경이 피식 웃는다.

     관중석을 쭉 둘러보다가 나와 잠시 눈이 마주치며 놀랐지만, 곧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한 남자를 보며 다급히 대검에서 뛰어내렸다.

     “지브롤터 변경백 각하.”

     “우승을 축하하오. 멘테 경.”

     아버지, 크림슨 지브롤터 변경백이 직접 무대 위로 올라왔다.

     “이미 백작성에서 한 번 하기는 했지만, 우승자를 위해서 한 번 더 하기로 하지.”

     아버지가 허리에 찬 검을 한 손으로 들며 얼굴 앞에 수직으로 세운다.

     “멘테 경은 예를 갖추도록.”

     “……예!”

     멘테 경이 아버지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었다.

     “지브롤터의 당대 백작, 크림슨 지브롤터의 이름으로 선언한다.”

     관중들이 숨을 죽인다.

     “협곡을 수호하는 자. 머나먼 과거, 골드 드래곤과의 맹약에 따라 둥지를 지키는 자. 만백성의 수호자.”

     아버지의 검으로부터 흘러나오는 붉은 오라에 다들 침을 꿀꺽 삼킨다.

     “지브롤터의 이름으로, 그대를 ‘선풍의 기사’로서 칭하노니.”

     몇몇 이들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선풍의 기사라는 칭호가 있었던가?

     “앞으로 지브롤터의 미래를 위하여, 새롭게 구축될 지브롤터 기사단의 첫 번째 검.”

     있다.

     “그대에게, 검의 의식을.”

     화륵.

     “그대는 지브롤터의 검.”

     아버지가 멘테 경의 머리 위에 검을 뻗자, 마치 불꽃이 타오르듯 검에서 오러가 흩날리기 시작했다.

     “모든 것은.”

     양쪽 어깨에 검을 가볍게 내리고, 아버지는 검을 거꾸로 쥐며 바닥에 꽂았다.

     “지브롤터를 위하여.”

     “지브롤터를 위하여.”

     ‘노스트럼’이 아니다.

     본래라면 다들 여기에서 노스트럼이라고 말했겠지만, 이 미묘한 차이를 느끼는 이가 과연 있을까.

     “멘테 경. 고개를 들지.”

     아버지가 고개를 든 멘테 경을 향해 가볍게 씩 미소를 지었다.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것처럼 보이니, 언젠가 나와 ‘전력’으로 검을 맞댈 날이 오기를 바라오.”

     “…지브롤터를 위하여.”

     멘테 경은 약간 상기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 * *

     경기가 끝난 뒤.

     멘테 경이 우리 파티에 합류했다.

     “의식을 받으면 마스터가 될 줄 알았는데.”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그보다, 돈은 어떻게 되었어?”

     “그다지 못 불렸습니다. 2.4배더군요.”

     “뭐? 경기 시작 전에 내가 걸었을 때는 5배였는데?”

     “막판에 누가 물을 타서 그래요.”

     결승 직전에 배당이 열려버린 나머지, 파죽지세로 실력을 보인 멘테 경에게 배당금이 쏠렸다.

     “도련님. 내가 고작 2.4배 먹으려고 상급 기사 네 명을 내리 꺾은 줄 알아?”

     “그건 죄송합니다.”

     부득이한 사정이 있었다.

     정말로 부득이한 사정이.

     “어차피 이 푼돈 벌어봤자, 용돈으로 좀 쓰면 끝 아닙니까?”

     “그 푼돈 모아서 나중에 큰일을 하겠다고 한 사람이 누군데?”

     “한 줌 떡밥으로는 상어를 낚을 수는 없습니다.”

     나는 토라진 멘테 경에게 미리 준비한 선물을 건넸다.

     “대신 상어도 송사리 수백 수천 마리가 있다면, 직접 먹으러 오겠죠.”

     “우승 선물이 솜누스 꽃으로 만든 화관이라니.”

     “아스타시아에게 빼앗기지 않으려고 얼마나 노력한지 아십니까?”

     하나만 만들었다가, 어젯밤부터 자기한테 달라고 아우성을 치는 바람에 제법 고생했다.

     “어차피 도련님이라면 하나 더 만들어서 줬을 거 아니야?”

     “…….” 

     “고생이 많네, 정말. 목줄도 차주고, 기꺼이 개도 되어주고.”

     “이게 다 연기입니다.”

     사진이 찍혀서 황궁으로 간다면, 황태자가 그렇게 말하겠지.

     아아.

     나의 딸아.

     기어이 지브롤터를 네게 무릎 꿇는 개로 만들었구나.

     “연기는 이제 끝입니다.”

     간헐적으로 들리던 카메라 셔터 소리도 사라졌으니, 이제 연기를 할 필요도 없다.

     지금부터는 그레이 지브롤터의 시간.

     거리에 서서히, 노을이 지고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나가기 전에 빠르게 1편쓰고 올립니다

    현재 썸네일은 레타르 양(회귀 전 버전)입니다

    에이프런만 입고 있는 버전은 에단 세자르(회귀 전, 고자)만 가지고 있습니다

    다음화 보기


           


The Genius Villain of a Traitorous Family

The Genius Villain of a Traitorous Family

매국명가 간신천재
Score 7
Status: Ongoing Type: Author: ,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eldest son of a lord notorious for treason returns to the past. ‘A person adept at selling a country once can do it well again.’ However, in this life, ‘I will rise as the king of traitors.’ Beyond a directionless kingdom or a betraying empire, ‘Join me in this revolution.’ All for the sake of my queen.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