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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81

       [‘종말 후 외톨이 갤러리’]

       

       [작성자 : ㅇㅇ(001.068)]

       [제목 : 나작화 프로젝트 3턴째 진행 완료 보고…jpg.]

       [(사진 첨부)

       보시다시피 빙정, 성검, 그리고 소중한 일꾼들 얻어왔읍니다…

       금속좌한테 받은 오리할콘이랑 아다만티움은 트루ㅡ메이지 지혜의샘좌와 빅데이터좌에게 맡겨놨워요

       두 분께서 열심히 연구 중이시라고 하니 언젠가는 성과가 나오겠죠?

       그럼 저는 무공 수련하러 가야 해서 이만 줄입니다…

       궁금하신 것들은 댓글로 질문해두시면 이따가 수련 끝나고 대답해드리는 걸로]

       

       [추천 151개] [비추천 2개]

       

       [콜드슬립* : ? 무공 배운다고? 설마 천마랑 같이 있냐?]

       [화룡정점* : 아니 결과창만 띡 띄우고 도망가는 법이 어디 있어]

       [화룡정점* : 여기저기 들른 썰 좀 풀고 가라고 ㅅㅂ]

       ㄴ[에반데용* : ㄹㅇㅋㅋ 갤에서 나오는 무용담 말고 관찰자 시점으로 좀 맛깔나게 풀어보라고]

       [지혜의샘* : 아니 씻팔 무공 그딴 걸 왜 배우는데]

       [지혜의샘* : 그럴 시간 있으면 차라리 내 옆에서 조수하면서 마법이나 배우라고 아]

       ㄴ[무틀딱번역기* : 응~ 차원이동도 못하는 좆밥한테 배울 건 없어 ㅋㅋㅋㅋ]

       ㄴ[지혜의샘* : 이런 개씹 무틀딱련 또또 모르면서 입만 나불대네]

       ㄴ[지혜의샘* : 못하는 게 아니라 수지타산이 안 맞아서 시도 안 하는 거야]

       ㄴ[무틀딱번역기* : 그러시겠지 ㅋㅋㅋ 나도 수련하면 하늘 가를 수 있는데 인생 절반 손해 볼 거 같아서 시도 안 해봄 ㄹㅇㅋㅋ]

       ㄴ[지혜의샘* : 아 진짜 머글혐오가 샘솟네 ㅅㅂ 아가리 터는 것 좀 봐]

       [지나가던선비* : 와 드디어 갤에 진짜 좆목충들이 생기는구나]

       ㄴ[ㅇㅇ* : 팩트)원래도 있었는데 다 탈갤해서 안 보이는 거다]

       [섹무새* : 천마랑 단둘이 무공 수련? 와 이건 무조건 하겠네 ㄹㅇ]

       ㄴ[ㅇㅇ(114.603) : 섹들갑 멈춰!!!]

       [ㅇㅇ(001.124) : 아니 진짜 총도 받는 거 맞음?? 라인업 너무 쟁쟁한데]

       

       

       [작성자 : 섹무새*]

       [제목 : 젠장 천마 믿고 있었다고~~]

       [주딱한테 위기감 느낀 천마 드디어 달리는 거 맞지?

       무공 가르쳐주겠다면서 자연스럽게 스킨십하는 거 맞지??

       일부러 생각할 틈도 안 주고 잔뜩 굴리다가 거만한 말투로 ‘나한테 손끝이라도 닿으면 네 말을 뭐든 하나는 들어주마’ 이러고 도발하는 거 맞지???

       한끗 차이로 계속 뉴비 농락하다가 뉴비 잔뜩 열받았을 때 슬쩍 잡혀주는 거 맞지????

       그대로 바닥에 깔려서 뉴비 올려다보면서 마음대로 해도 좋다고 얼굴 붉히는 거 맞지?????

       뉴비 못 참고 바로 색공 실체험 1:1 밀착끈적농밀야스하는 거 맞지??????

       그 이후로 쭉 같이 부대끼고 살면서 눈만 마주치면 강화인간 정자랑 천하제일인 난자 섞는 거 맞지???????

       빨리 맞다고 해!!!!!!!!]

       

       [ㅇㅇ(114.603) : 무친련… 무친련…]

       [수상할정도로돈이많은* : 설레발도 이쯤 되면 예술의 경지다]

       [시우멈춰* : 너 혹시 글 좀 써볼 생각 없음? 응애 나 애기누렁 요즘 사료가 너무 모자라]

       [무틀딱번역기* : 아니 ㅅㅂ 서큐버스가 색공은 어케 앎? 자료실에서 무협지 좀 읽었니?]

       ㄴ[섹무새* : 무협 잘 몰라! 떡협지만 골라 읽었어!]

       [ㅇㅇ(023.708) : 슬슬 천안문 시동 걸릴 때가 됐는데]

       

       

       “아니, 이런 안타까운 일이 있나. 자료실에 세기의 명작들이 즐비하건만 색에 눈이 돌아가 야설만 읽었다니…!”

       

       대댓글을 보고선 탄식을 터뜨린 중년 남성이 모처럼 자신의 인생작 컬렉션을 속사포처럼 쏘아내려던 그때였다.

       

       [삭제된 게시글입니다.]

       

       작성하던 댓글을 미처 입력하기도 전에 게시글이 날아가버리고 말았다. 자진삭제일 리는 없을 테고, 아마 깐깐한 주딱이 외설물이라는 명목으로 강제로 글삭을 감행했을 터였다. 집권 초기부터 음란물에 대한 탄압만큼은 일관적으로 유지해온 위인인지라 별로 놀랍지도 않았다.

       

       어차피 정말 외설스러운 게 고프면 갤에서 억지로 떡밥을 굴릴 게 아니라 자료실 성인란에서 조용히 감상이나 하면 되니, 불만을 가지는 사람도 없었고. 그는 아쉬움에 입맛을 다시며 머릿속으로 엄선하고 있던 명작 리스트를 조용히 다시 뇌리 한 켠에 모셔두었다.

       

       “…하긴, 추천한다고 꼭 읽는다는 보장도 없고.”

       

       갤러리에 상주하는 갤창들에게 남아도는 것이 시간이라지만, 대개는 그 남아도는 시간을 자기들끼리 시시덕대고 노는 데 쓰지 독서에 쓰질 않는다. 설령 책을 읽는다 하더라도 오락성 위주의 가벼운 즐길거리들을 찾는 게 보통이었고.

       

       그가 좋아하는 묵직하고 깊은 맛이 있는 무협 소설은, 정작 갤러리에서는 별 인기가 없었던 것이다. 하긴, 갤러리를 둘러만 봐도 차고 넘치는 것이 온갖 기상천외한 종말 이야기가 아닌가.

       

       이미 다사다난한 인생을 직접 겪은 이들이 많다보니, 굳이 책을 읽을 때마저 무거운 분위기에 사로잡히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보니 갤에서 실제로 무협지를 읽고 즐기는 것은 극소수의 독서광뿐이었다.

       

       이미 읽을 만한 건 다 읽고도 모자라서 새로운 사료를 찾아 자료실 밑바닥을 게걸스레 긁어대는, 그런 책벌레들만이 그의 인생사 유일한 낙을 이해해주었다. 그는 그 사실이 못내 불만이었다.

       

       마법과 신앙, 정령과 과학기술. 하다못해 전사를 자처하는 이들끼리 검과 창 중 어느 것이 우월한지를 논함조차 갤떡으로서 무난히 굴러갈진대, 정작 이 무공이라는 근본 넘치는 공부만큼은 별 화제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

       

       그리고 실제로 본인조차도 감히 무武의 위대함을 설파하지 못하고 조용히 몸을 사리고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수치스러웠다. 그는 두려웠다. 그가 함부로 나섰다가 무공이 비웃음거리로 전락하는 것이.

       

       선대로부터 시간을 들여 쌓아온 인고의 결실이, 일개 술법이나 과학기술에 비해 파괴력조차 하등하다 여겨질까봐 침묵을 고수했다. 그저 갤러리에 강호무림에 몸 담았던 이가 자신밖에 없다는 것이 못내 한스러울 뿐.

       

       그렇기에 그는 바랬다. 초인이 나타나기를. 일신의 무력 하나로 삼천대천세계를 호령하고, 굳건한 섭리를 뒤흔들 수 있는 무림의 초인이 나타나기를. 그러던 와중 나타난 것이 다름아닌 천마, 갤러리 닉 천상천하유아독존이었다.

       

       처음에는 그저 동향 출신 비스무리한 천마가 반가울 뿐이었다. 정파무림의 적이면 어떻고, 중원무림을 타도한 침략자면 뭐 어떻단 말인가. 어차피 자기 세계의 일도 아니고, 그 마교라는 집단이 설령 이 세계에 실존했다 할지라도 아마 그 가증스러운 당의 돼지들보다는 덜 악랄할 터.

       

       하여 컨셉을 가장하여 천마를 졸졸 따라다니며 은근슬쩍 갤럼들에게 무협 용어와 배경 지식을 해설한지 얼마나 지났을까. 며칠 전 별 생각 없이 구경하러 간 투기장에서, 그는 그제야 깨닫고 말았다.

       

       천마, 그녀야말로 그가 그토록 애타게 찾아헤매던 초인이라고.

       투기장의 장벽을 깨부수며 주술사와 용의 존재감을 흔적도 없이 지워낸 그 위엄은, 머잖아 일권에 별을 짓뭉개는 위업으로 이어졌다. 그 패도적인 행보가 그의 가슴을 마치 젊었던 시절처럼 대책없이 뛰도록 만들었다.

       

       그런 천마가, 이제는 제자를 들여 교세를 확장하려 하고 있었다.

       그 사실에 그저 너무나도 기대가 되어, 그는 웃음기를 감출 수가 없었다. 무협지 따위나 좀 읽어본 무틀딱이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무림인이 갤러리 내에 늘어나는 것이다. 어느새 서큐버스에게 무협 명작선을 권하려던 본래의 의도는 까맣게 잊어버린 그였다.

       

       “장하다, 파천무. 주문싸개와 기도쟁이들로 가득한 갤러리를 박살내 버리려무나.”

       

       당에 반기를 든 최초의 반역자이자, 최후의 무림맹주.

       태극기신太極機神 종리식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벽곡 에너지 바를 입 안에 털어넣었다.

       

       

       

       

       ***

       

       

       

       

       “글 다 썼어요, 교주님.”

       

       암만 그래도 정기 보고를 거를 수는 없는 노릇이라, 마지막 유예로 주어진 5분 동안 갤러리에 나작화 진척도를 대강 올리고는 갤러리를 껐다.

       

       [좋다. 그럼 슬슬 시작해보자꾸나.]

       

       잠시 차원 밖으로 나갔다 들어온 천마가, 그대로 맞은편 침대에 편하게 걸터앉으며 말했다.

       

       [너무 부담 가지지 말거라. 시간은 충분하고, 위험할 일도 없을 테니.]

       “그런가요?”

       [그럼. 본래 무공이라 함은 종류를 막론하고 다소의 위험부담을 전제로 하는 힘이지만, 내가 누구더냐. 맹세컨대 위험할 일은 없으니 걱정하지 말거라.]

       “대신 죽을 만큼 힘들겠죠?”

       [그거야 당연한 거고.]

       

       씨익 웃는 그녀의 모습에, 나는 생각했다. 아, 이거 결과는 썩 좋은데 과정은 어찌 되든 좋은 그거구나. 아마 근육이 찢어지고 뼈가 부러져도 더 튼튼하게 아물기만 하면 OK라는 사고방식이 아닐까 싶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알겠지만, 몸을 혹사시키는 건 지금 할 일이 아니다. 어차피 네 몸은 이미 극도로 단련되어 있어서 효율이 너무 적기도 하고.]

       “그럼…?”

       [네가 생각하는 그런 것들은 흔히 외공이라 부른다. 몸 그 자체를 단단하고 견고하게 연마하는 것이지. 그러나 지금부터 네가 발을 들일 영역은, 그 반대. 내공이다.]

       “내공…”

       

       내가 아는 내공은 네이버 지식인에서 툭하면 답변자들이 냠냠해가던 그 내공밖에 없는데. 낯선 단어의 등장에 흐리멍덩한 눈을 하고 있자, 천마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자세한 개념은 차차 가르쳐줄 테니, 지금은 그냥 마나와 비슷한 것이라고 생각해두거라.]

       “아하.”

       [오늘은 네게 무공이란 무엇인지, 내공은 어떻게 수양하는지 따위를 알려줄 것이다. 그러나 그 전에 앞서…]

       

       천마는 그 검고 깊은 눈으로 나를 마주보며 물었다.

       

       [한 가지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묻노니, 네게 있어 무武란 무엇인가?]

       “…뎃?”

       

       처음부터 질문이 무슨 뜻인지도 감이 잘 안 왔다.

       죄송하지만 교주님, 진도가 너무 빠릅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무틀딱번역기(그런데 이제 본인이 무틀딱인)
    무협특)진입장벽 드높음

    졸린석상님, 이광상님, 자택경비님, 세인트솔로님 후원 감사합니다…!! 후원펀치 너무 강하다앗…!!!

    그리고 팬아트를 그려주신 로아하는훈타님 감사합니다!! 좀붕이 너무 불쌍하면서도 귀여운 것입니닷… 조심스레 공지에 추가해둘게요…!!

    요즘 공모전을 옆에서 구경하다 보니 참 부럽습니다! 수상이나 그런 걸 다 떠나서 다들 즐겁게 축제하는데 저만 집에서 혼자 호에엥 하고 축제 중계방송 보는 기분이라고 해야 할까요…

    하지만 1일 1연재도 벅찬 느림보한테는 어림도 없지…! 빠른 시일 내로 연참이나 할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다음화 보기


           


Gallery for Loners After Demise

Gallery for Loners After Demise

GFLAD 종말 후 외톨이 갤러리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A community for the last people who survived on Earth. This is ‘The Lonely Gallery After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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