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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82

   힐나이더가 다녀간 이후.

   크라슈는 청송관의 훈련장에서 며칠 동안 개인 단련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훈련 중에서 가장 크게 차지한 것은 다름 아닌 우뢰성 다루기였다.

     

   우뢰성은 생각보다 더 까다로운 검이었다.

   오러의 출력에 따라 자유자재로 만들어지는 검이다 보니 검의 날이 일정하게 유지가 안 되었기 때문이었다.

     

   ‘샬롯은 물론 하다못해 벨로킨도 이러한 출력은 자연스럽게 냈건만.’

     

   아무래도 크라슈는 타고난 오러의 양이 작았다 보니 적은 출력으로 고효율을 내는 데 익숙해져 있던 게 문제였다.

   그러니 크라슈는 자신의 버릇부터 고쳐 나가기 시작했다.

     

   샬롯과 같이 오러를 상시 유지하는 방향으로 말이다.

     

   “……죽겠네.”

     

   덕분에 크라슈는 또다시 온 오러 탈진 때문에 바닥에 털썩 누웠다.

   새삼 샬롯이 유지하는 오러 기류가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지 깨닫게 됐다.

     

   크라슈는 그렇게 누운 채 훈련장 위에 흘러가는 하늘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두통과 어지러움이 가실 때까지 적당히 휴식할 작정이었다.

     

   ‘덥구만.’

     

   한여름이라서일까.

   땅이 상당히 뜨겁다.

     

   월음지체를 얻은 덕에 몸이 열기를 상쇄시키고 있다곤 하나 그게 꼭 장점만은 아니었다.

   태양 아래에서 크라슈는 이전보다 활동이 둔해진 감각을 느꼈기 때문이다.

     

   ‘단점이 없을 거라고는 처음부터 생각도 안 했지. 멸화침식만 상시로 유지 시킬 수 있다면 태양 아래라도 문제없고.’

     

   하지만 그 말은 즉, 멸화침식을 사용하지 않으면 태양 아래에서 금방 녹초가 되는 건 사실이라는 점이다.

   크라슈는 누운 상태로 팔짱을 꼈다.

     

   그렇다면 해결 방법은 간단했다.

   멸화침식을 태우기 위해 재료가 되는 세계 침식의 양을 늘리면 된다.

     

   물론 세계침식의 양을 늘리면 늘릴수록 광증의 규모도 커져 언젠가 비앙카에게서 받은 눈인형으로도 제어 못 하는 날이 올 것이다.

     

   ‘그때가 되면 또 다른 걸로 억누를 수밖에.’

     

   나원, 하나를 막으면 다른 하나의 구멍이 터지니.

   이것도 참 문제라고 생각하며 크라슈는 속으로 다음 방향을 결정했다.

     

   적어도 월음지체의 단점을 해결할 수 있는 수준만큼은 세계 침식을 흡수하자고 말이다.

   그렇게 한다면 한 번에 운용하는 세계 침식의 양도 많아져 더 강해지기도 좋아질 테지.

     

   하지만 무턱대고 세계 침식을 흡수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세계 침식의 침식률이 줄어 있다면 정화 담당들이 이상하게 여길 테니까.’

     

   일반적인 세계 침식은 불가능하다.

   괜히 의심 사서 좋을 건 없으니 말이다.

     

   ‘그럼 결국.’

     

   갈 수 있는 곳은 금역으로 한정된다.

   세계 침식이 가장 만연하게 퍼진 금역이었다.

     

   금역은 크라슈가 세계 침식을 흡수한다 해서 줄어들 리도 없다.

     

   하지만 금역이란 왕국들과 제국, 그리고 수많은 가문이 철저하게 관리하는 곳이다.

   무턱대고 들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크림슨가든 어떻게 생각해.”

     

   옆에 앉아 있던 크림슨가든을 보며 크라슈가 묻자 그녀는 혀 차는 소리를 내었다.

     

   “미르시스도 더는 못 돕는다. 저번 일로 무리를 꽤 한 덕분에 세피라에서 눈치를 보고 있으니까.”

     

   크라슈는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세피라 3계급관인 미르시스의 도움은 꽤 유용했는데 말이다.

     

   그렇게 곰곰이 생각에 잠겨 있던 크라슈는 곧 한 가지 사실을 떠올렸다.

     

   ‘그러고 보니 이맘때 발하임도 금역 지원하지 않던가.’

     

   분명 지원에 참여한다면 금역도 들어갈 수 있을게 분명했다.

     

   ‘문제는.’

     

   힐나이더와 약속한 일이다.

     

   라헬른 아카데미에 입학하기 전까지 반푼이 신분을 유지하기로 한 크라슈다.

   가급적이면 소문이 나는 건 피해야 했다.

     

   ‘당분간은 눈에 띄지 않는 방향으로 가는 게 베스트이긴 한데.’

     

   그렇게 눈을 굴리던 크라슈가 문뜩 떠오른 인물이 한 명 있었다.

   눈치도 좋고, 적당히 센스도 있는 인물.

     

   그리고 지금쯤이라면 복귀도 했을 테지.

   크라슈는 그를 만나기 보기로 결심하고 이만 자리에서 일어났다.

     

   ‘달링 녀석이 준 약물이 남은 게 있을 텐데.’

     

   달링에게 영약을 받은 그 날.

   달링은 자신이 없을 때 혹시나 필요하면 쓰라며 약물을 몇 종류를 챙겨 넣어 줬었다.

     

   그중에는 저번에 사용했던 다른 외형으로 변하는 약품도 있다.

   그것도 한두 개도 아니고, 대량으로 말이다.

     

   ‘취향 한번 이상한 녀석 같으니.’

     

   어쨌든 지금 이 타이밍에 쓰게 되면 유용한 건 사실이다.

   그러니 방에서 챙겨 놓은 뒤 금역에 데려갈 줄 사람을 만나야겠다고 크라슈가 걸음을 옮기던 순간이었다.

     

   저 멀리.

   방을 시원하게 해주는 마법 도구 앞에서 꼼짝도 안 하고 있는 소녀의 뒤통수가 보였다.

     

   머리카락이 바람을 따라 열심히 날리고 있는데도 마법 도구의 바람 나오는 부분을 꽉 잡은 모습을 보니 어쩐지 웃음이 나왔다.

     

   그러면서도 미안하기는 했다.

   그녀가 저러고 있는 것은 발하임의 여름이 익숙하지 않은 탓이기 때문이다.

     

   하덴하르츠는 여름이라 해도 그리 덥지 않으니까.

     

   “비앙카.”

     

   그러니 그녀를 부르자 비앙카가 그제야 고개를 돌려 이쪽을 보았다.

   머리카락이 다 날려 이마가 드러난 그녀의 얼굴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크라슈는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그녀의 이마를 닦아 주었다.

   비앙카는 그런 크라슈를 따라 가만히 있다가 이내 크라슈의 손을 양손으로 감싸 얼굴에 안았다.

     

   “크라슈 님, 손 시원해요.”

     

   월음지체이니 말이다.

   비앙카의 표정을 보아하니 어지간히 더위에 지치긴 한 모양이었다.

     

   어디 시원한 곳이라도 데려가야 하려나.

     

   ‘금역 지원을 어디로 가는지 보고, 윗지방이라면 데려가야겠네.’

     

   금역 안만 아니라면 문제는 없을 테니 말이다.

   크라슈와 달리 하덴하르츠가 아니라면 얼굴이 그렇게 알려지지 않은 비앙카다.

   대충 머리색만 바꿔도 괜찮겠지.

     

   그렇게 생각한 크라슈는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는 걸로 손을 떼었다.

     

   “어디 가요?”

   “잠깐, 볼일 보러 본가 쪽에.”

     

   이 이야기를 하려면 본가에 가야 한다.

   그렇기에 크라슈가 그리 말하자 비앙카는 자연스럽게 크라슈를 졸졸 따라왔다.

     

   아직도 병아리 본색은 못 고친 그녀다웠다.

     

   “씻으러 갈 건데.”

   “같이 들어가요?”

   “당연히 나 혼자 들어가지. 대충 준비하고 있어. 금방 나올 테니까.”

   “알았어요.”

     

   그렇게 말하고 나서야 비앙카는 종종걸음으로 크라슈의 곁을 떠나갔다.

   더위 탓에 비틀거리는 게 신경 쓰이긴 했지만, 넘어지는 일은 없는 그녀니 괜찮으리라.

     

   “알리오드, 본가에 갈 거야. 마차에 냉방 마법 도구 틀어놔 줘.”

   “예,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크라슈는 그 뒤 알리오드에게 일러둔 다음 빠르게 샤워를 마치고, 의복을 갈아입었다.

   그러고는 비앙카를 데리고, 마차에 올라타자 창문 사이로 크림슨가든이 들어왔다.

     

   이제는 이 멤버도 많이 익숙해진 크라슈였다.

     

   [ 크라슈. ]

     

   어느새 크라슈 옆에 앉은 비앙카가 책을 펴는 사이, 크림슨가든이 대뜸 크라슈를 불러왔다.

     

   그녀가 이렇게 부를 때는 늘 안 좋은 일이 자주 터졌다만.

   오늘도 무슨 일이 생기는 건 아닐까.

     

   크라슈가 그녀를 돌아보자 크림슨가든의 말이 이어졌다.

     

   [ 세피라의 공주가 움직였다. ]

     

   크라슈가 바로 살짝 눈을 찌푸렸다.

   역시나 안 좋은 이야기였다.

   

   세피라, 세계 침식 전문 조사단.

   그곳에 공주가 움직인 것이다.

     

   “……그 여자의 호위 무사는.”

   [ 최근에 한 명 붙었다. 그리고 당연히 따라 움직이고 있다. ]

     

   크라슈가 혀 차는 소리를 내었다.

   역시 그쪽도 시기가 됐나.

     

   ‘어쩐다.’

     

   크라슈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후에 문제를 일으킬 그 남자와 공주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한 것이었다.

     

   그러나 곧 간단한 결론이 나왔다.

     

   ‘……지금 이 수준으로 막긴 뭘 막아.’

     

   그가 지닌 스킬부터 시작해 상황까지 아직은 따라 주지가 않는다.

   그러니 크라슈는 적어도 당장 그를 어쩌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 게 편하긴 하겠는데.”

   [ 금역으로 향한다면 엮일 확률이 높다만. ]

   “금역이 한두 개도 아니고, 우연으로 내가 가려는 곳에 그 여자랑 호위 무사가 나타난다고? 하하.”

     

   아무리 운이 나빠도 말이다.

     

   [ 흐음, 나는 경고했느니라. ]

     

   ……아무리 운이 나빠도 말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크라슈는 본인을 잘 알았다.

     

   ‘……그리고 나는 운이 없지.’

     

   마음속에 그냥 조용히 대비해두기로 했다.

     

     

   * * *

     

     

   발하임 본가.

   오랜만에 돌아온 본가에 오게 된 크라슈는 본가의 건물로 향하지 않았다.

     

   대신 그가 향한 방향은 다름 아닌 각 기사단이 생활하고 있는 장소였다.

     

   발하임의 기사단은 총 아홉 개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니 그들이 생활하는 장소 또한 무척이나 큰 규모로 이루어져 있었다.

     

   훈련장과 기숙사부터 기사단을 직접 육성하는 육성소까지.

   본가에 한쪽을 거대하게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인지 크라슈가 지나는 곳에는 발하임 소속의 기사들이 잔뜩 있었다.

     

   그들은 크라슈의 마차가 지나가자마자 즉시 마차 방향을 향해 경례를 올렸다.

   발하임 가의 직계 문양이 새겨진 마차이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오늘 누가 오시기로 하셨던가?”

   “그러게. 들은 거 없는데.”

     

   경례를 한 기사들이 지나간 마차를 보고 수군거리는 사이.

   마차는 어느새 한 건물 앞에 멈춰 섰다.

     

   건물에 새겨진 다섯 개의 검.

   발하임의 다섯 번째 검, 청해 기사단의 본부였다.

     

   마차에서 먼저 내린 크라슈는 비앙카의 손을 잡아 내려 주곤 건물 앞에 섰다.

   그러자 안쪽에서 다급한 발소리와 함께 누군가 뛰어 내려왔다.

     

   “크, 크라슈 발하임 님, 어서 오세요. 청해 기사단 소속 비서 마샤입니다.”

     

   급하게 뛰쳐나온 그녀는 환한 웃음과 함께 크라슈를 맞이했다.

   그녀는 웃는 얼굴에 비해 무척이나 긴장한 상태였다.

     

   하긴, 그들로서는 발하임의 주인인 가주의 아들이 아무런 소식도 없이 대뜸 찾아온 거니.

   그야말로 날벼락이 따로 없었으리라.

     

   크라슈는 신경 쓰지 말라고 하고 싶었지만, 그것마저도 불편해할 거란 걸 눈치챘다.

   그러니 그냥 본론부터 말하기로 했다.

     

   “청해 기사단의 부단장을 만나고 싶은데.”

   “아, 바로 안내하겠습니다!”

     

   그녀는 괜히 책잡히지 않고자 냉큼 명령받았다.

   그러고는 청해 기사단 소속 관리원 한 명에게 먼저 가서 부단장에게 말을 전하라 하였다.

   그사이, 크라슈는 느긋한 발걸음으로 미샤의 안내를 받았다.

     

   걷는 와중에 중간중간 기사들이 떠들면서 나타나긴 했으나.

   그들은 미샤의 호랑이 같은 표정을 본 즉시, 복도를 비웠다.

     

   이 비서, 생각 이상으로 청해 기사단을 꽉 잡고 있는 모양이다.

     

   ‘기사단 쪽은 난 잘 모르니.’

     

   그러고 보면 라크라디온이 크라슈의 기사가 되고 싶다고 했었다.

   한 번쯤 기사단도 제대로 파악해두는 것도 생각해둬야겠다.

     

   기사단이 있으면 보다 효율적으로 세계 침식을 막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창공의 세대보다야 굴리기 훨씬 좋은 놈들이지 않은가.

     

   ‘단장은 적당히 라크라디온에게 맡기면 될 테고.’

     

   그렇다면 기사단 이름이 문제인가.

   크라슈는 슬쩍 비앙카를 돌아보았다.

     

   “비앙카, 기사단 하나 만들면 이름 정하고 싶은 거 있냐.”

     

   그 순간 왜인지 안내하던 미샤 쪽이 움찔거렸다.

   그녀의 눈이 거칠게 흔들렸다.

     

   ‘크라슈 님이 저번에도 청해 기사단 소속으로 들어오신 것도 그렇고, 이번 방문까지, 혹시 청해 기사단을 흡수하시려고 생각이신가…….’

     

   미샤가 오해와 함께 눈을 빙그르르 돌리는 동안 크라슈는 비앙카만 보고 있었다.

     

   “기사단이요?”

   “그래, 기사단.”

   “그냥 크라슈 님, 이름 붙이면 되지 않나요.”

   “내 이름으로 있는 기사단이 가당키나 하겠냐.”

     

   병아리 기사단으로 해버릴까 보다.

     

   “흑, 흑해는 어떨까요?”

     

   그러자 대뜸 미샤가 제안을 해왔다.

   크라슈는 뜻밖의 의견 제시의 그녀를 돌아보자 그녀는 헛기침했다.

     

   “크흠, 흠 주, 주제넘었습니다.”

     

   미샤 입장에서는 청해 기사단의 잔재가 조금이라도 남기를 바라 흑해라 했지만.

   크라슈는 흑해라는 말이 썩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여기가 부단장 실입니다.”

     

   그사이 미샤의 안내가 끝났다.

   그녀가 노크하자 안쪽에서 들려온 대답과 함께 문을 열었다.

     

   크라슈는 열린 문안으로 성큼성큼 들어섰다.

     

   그러자 거기에 보인 것은 청해 기사단 소속 제복 차림의 한 남성이었다.

   그는 크라슈도 이름을 아는 인물이었다.

     

   얼마 전 할그람에서 크라슈를 담당했던 청해 기사단의 부단장.

   레블리앙 페녹스.

     

   그리고 오늘 크라슈가 곤란한 부탁을 할 인물이기도 했다.

     

     

   * * *

     

     

   레블리앙 페녹스는 정적인 인물이다.

   신속한 업무와 상사의 명령에 충실히 따르며 후임 기사들에게도 권력 남용 한 번 한 적 없어 인망을 가진 그런 인물.

     

   그러면서도 융통성 있게 상황을 따라 적절한 선에서 대처하기 때문에 부단장으로도 딱 알맞았다.

   실제로 청해 기사단의 단장은 부단장인 레블리앙을 가장 신뢰하고 있기도 했다.

     

   그런 레블리앙은 지금 발하임의 직계인 크라슈와 마주하고 있었다.

     

   처음 마법 도시 할그람에서 만났을 때부터 다른 직계들과 달리 특이한 성격을 지닌 그다.

   청해 기사단에 속해 무얼 하나 싶었지만, 발하임의 직계가 하는 일이기에 의문을 접고, 묵묵히 그가 하는 대로 뒀다.

     

   그런데 웬걸.

   그가 다녀간 이후 이그리트 가문의 직계인 아슬란의 자살 기도가 멈춤과 함께 그가 갑자기 화염 마법을 개화했다.

     

   당연히 이그리트 쪽에서 크라슈 담당 기사였던 그는 거기에 크라슈가 관련되어 있음을 잘 알고 있었다.

     

   그 뒤로도 크라슈는 특이한 행보를 보여왔다.

   그렇기에 레블리앙은 그 뒤로도 크라슈에 관해 차츰차츰 알아보고 있었고, 이 뒤에는 마성궁에 다녀와 마성궁의 망령, 낙천을 쓰러트렸다는 소식까지 들었다.

     

   최근에는 그게 과장된 헛소문이라는 말이 퍼지기 시작했지만.

   크라슈를 직접 본 레블리앙은 알고 있었다.

     

   그건 헛소문이 아니란 걸 말이다.

     

   “……청해 기사단에 정체를 숨기신 채로 들어와 다음 금역 지원에 함께하고 싶으시다는 겁니까?”

     

   레블리앙은 조금 전 크라슈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재차 물었다.

   그러자 크라슈는 덤덤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말한 그대로야.”

     

   레블리앙의 눈에 의문이 들었다.

   발하임의 직계씩이나 되는 사람이 구태여 그런 짓을 할 이유가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그는 그 의문을 입에 담지 않았다.

     

   예전에도 페녹스 가에서 자리싸움에 밀려났을 때 그는 청해 기사단 부단장의 자리에 오르는 걸 묵묵히 받아들였듯이 이번에도 충실히 따를 뿐이었다.

     

   발하임의 기사단은 오직 발하임을 위해서 존재하는 곳이니까.

   발하임의 직계 부탁은 곧 명령이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준비해 놓도록 하겠습니다.”

     

   레블리앙의 신속한 대답의 크라슈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역시 다시 봐도 괜찮은 녀석이었다.

     

   ‘기사단이든 뭐든 생기면 제일 먼저 데려가고 싶단 말이지. 청해 기사단, 부단장 자리에 두기에는 아까워.’

     

   옆에 두면 쓰기 딱 좋은 인물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니 눈독 들이는 건 여기까지 하도록 했다.

     

   “이름은 어떻게 등록해 놓으면 되겠습니까?”

     

   이름이라는 말을 듣고, 크라슈가 잠시 고심했다.

   그러다가 이내 그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머금어졌다.

     

   “크라드로 부탁해.”

     

   제국 무투 대회 1등을 차지하고 사라진 밤까마귀 단, 크라드.

   그가 발하임의 청해 기사단에서 다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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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Became a Munchkin skill thief meonchikin seukil dodug-i doeeossda 먼치킨 스킬 도둑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used to think that my stealing skill only worked on what was worthless to a person.

But just before I died, I realized that I could also steal the skills.

So I stole the reg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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