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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82

       *

         

         

         “이거라면 빗질 중에 급습을 당해도 상대할 수 있겠는데?”

         “그렇지.”

         

         

         이반은 드디어 상식적인 사람을 만난 기쁨에 저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사내가 빗질 중일 때 가장 기습에 취약해지는 것은 당연한 상식이므로, 이에 대해 부연할 필요조차 없다.

         

         연령과 시대(21세기와 전근대)를 초월한 상식인들의 만남이다. 시대와 국가의 기준 없이 통용되는 상식을 사람들은 진리라고 부른다. 그렇다. 이 순간 이들은 진리를 깨달은 것과 다름없었다.

         

         에이나르는 연신 감탄하며 빗을 손가락 위에 올려 균형을 확인하고, 찰칵거리며 비수를 뽑거나, 빗의 형태를 바꿔댔다.

         

         캬, 변신-빗이라니. 그것도 마법의 도움을 받지 않은, 온전한 금속제의 이 묵직한 신뢰감까지.

         

         이건 총기를 처음 만져본 사내들이 느끼는 감동과 결이 같았다. 부품의 조립이 정교하게 맞물리며 깔끔하게 떨어지는 금속 특유의 기능미. 남자라면 감탄할 수밖에 없다.

         

         

         “한번 써 봐도….”

         “절대 안된다.”

         “아니, 왜?”

         “너는 기본적으로 위생 관념이 없다.”

         “…?”

         

         

         이반은 고개를 갸웃거리는 에이나르를 한심하게 바라보았다.

         

         오늘 아침에 먹은 빵가루도 땋은 수염 구석에 그대로 처박혀 있는 놈이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거지.

         

         이반에게 있어서 수염이란 선왕의 멋을 조금이나마 따라한 결과다.

         

         즉, ‘멋의 이미지’라고 할 수 있겠다. 멋이라는 관념의 이데아는 선왕만이 소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반은 매일 아침과 밤에 오랜 시간을 들여가며 수염을 정리하곤 한다. 이건 그가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의 예절이었다. 문안 인사 같은 개념이다.

         

         그러나 드로안의 사내들은 그렇지 않다. 저 자식들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털이 자라니까 기른다.’며 수염을 길러대곤, 땋고, 맥주 따위를 적셔도 대충 짜고 털고 끝이다. (아니다.)

         

         그런 자들의 우두머리에게 감히 그의 보물을 허락할 수는 없다.

         

         그 설명을 모두 들은 에이나르는 분노해야 할지 억울해야 할지 애매한 감정 속에서 혼란에 빠졌다.

         

         그러던 중, 희미하게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어, 잠깐.”

         

         

         그는 저벅저벅 걸어가 원장실 창문을 쥐고, 벌컥 열었다.

         

         

         “….”

         

         

         창문 아래엔 원생으로 보이는 꼬마 두엇과 울음을 터트리기 직전인 표정의 이자벨이 앉아 있었다.

         

         

         “이건 예상 외인데.”

         

         

         에이나르의 얼굴을 보고 원생들은 일제히 도망쳐버렸지만, 이자벨은 그 자리에 남아 그를 올려보았다.

         

         그 얼굴, 그 눈동자는 에이나르조차도 익히 아는 것이었다. 놀라울 정도로 닮았군. 에이나르는 피식 웃었다.

         

         

         “막시밀리앙의 딸.”

         “…예, 대왕님.”

         “대왕님은 무슨. 삼촌이라고 불러라.”

         

         

         에이나르는 어깨를 으쓱이고는 잠시 미간을 주물렀다. 당연히 주위 통제는 동생들이 했다고 여겼는데, 이게 무슨 꼴이란 말인가.

         

         

         “어디까지 들었지?”

         “….”

         “전부 들었군. 그래.”

         

         

         에이나르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지.”

         

         

         그는 창문을 닫고 뒤로 물러섰다. 이반은 당황한 기색조차 없었다.

         

         저 자식, 알고 있었군.

         

         에이나르는 피식 웃으며 자리에 돌아와 앉았다.

         

         

         “여기 방음 주문은 걸려 있나?”

         “아니. 그걸 걸면 바깥 소리도 들리지 않잖나.”

         “그렇지. 네가 그럴 놈은 아니지… 씁. 알고 있었군?”

         “저 아이도 알아야 할 내용이니까.”

         “퍽이나. 지 아비가 미치광이가 됐을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저런 꼬마한테 들려줘? 그리고 뭐, 여긴 고아원으로 위장한 암살단 훈련소쯤 되나? 왜 애들이 코앞까지 접근하는데도 내가 눈치를 못 챘지?”

         “그건 오해다. 저 아이들은 모두 전쟁 고아들이니까.”

         

         

         전쟁 고아란 언제나 타인의, 사회의, 그리고 세상의 눈치를 보며 살아야 하는 불쌍한 아이들이다.

         

         그런 아이들이 조심스럽게 걸어 다니는 것 정도는 뭐,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봐야겠지. 이반 또한 그런 태도를 암묵적으로 장려하고 있었다.

         

         언젠가 사회로 나아가야 할 아이들이 한 가지 재주라도 확실히 익히고 있다면 생존성이 늘어날 테니까.

         

         에이나르는 이 당연한 상식을 납득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아무리 깨어있는 것처럼 보여도 저 남자 또한 어쩔 수 없는 전근대 사람이니까.

         

         

         “내 동생들 눈을 피해서 내 턱밑까지 잠입할 수 있는 녀석들이 무슨 놈의 고아야. 그게 되던 놈은 마족 중에서도 드물었는데.”

         

         

         에이나르는 허탈하게 웃으며 원장실 문을 향해 걸었다.

         

         

         “내가 널 만나러 온 용건은 뭐, 이젠 의미 없기야 하다만. 그래도 확인은 한 번 해야겠다. 너, 요즘 에시랑 만나냐?”

         “음.”

         “그치? 역시 그럴 줄 알았… 뭐?!! 만나?! 만난다고?!”

         “음.”

         

         

         심지어 밥도 챙겨주고 최근엔 훈련도 봐주고 있다.

         

         에이나르는 이반의 담백한 얼굴을 한차례 훑고, 이마를 다시 한차례 쓸어 만지고, 이윽고 자연스럽게 도끼를 꺼내 쥐었다.

         

         

         “당장 따라나와 이 새끼야!!”

         

         

         친한 형님 딸을 외국에서 낚아채 농락한 후레자식과 대화로 사태를 수습하는 법 따윈, 드로안의 법전엔 기록되어 있지 않다.

         

         

        *

         

         

         저주?

         

         영혼이 더럽혀져?

         

         칠용장과 마왕…?

         

         너무 엄청난, 현실성이라곤 털끝만큼도 없는 이야기를 들은 탓에 이자벨은 슬픔 이전에 혼란을 먼저 느끼고 있었다.

         

         이해 이전에 납득부터 어렵다. 신이란 사제들을 통해 존재를 암시하는, 일종의 정물과 같다.

         

         이 시대 사람들에겐 그렇다. 신은 실존하며, 사후세계는 엄정하고, 성경은 그 어떤 율법보다 우선시되어야 마땅하지만, 그렇다고 ‘신’이 정말 ‘실재’하는지에 대해선 체감하며 살아가지 않는다.

         

         따라서 신을 죽였느니, 신의 저주를 받았느니 하는 이야기는 신화 속 막연한 문장들 쯤으로 여겨지기 마련이다.

         

         이자벨은 혼란 속에서 비틀거리며 정처 없이 발길을 옮겼다.

         

         

         ‘아버지.’

         

         

         이젠 인상조차 흐릿한, 과장스레 묘사된 동상 따위에서나 더듬더듬 알아볼 수 있을 용사를 떠올려 본다.

         

         목소리도, 말투도, 그 어떤 특징도 명확히 기억나는 부분이 없다.

         

         너무 어린 시절에 헤어진 탓도 있겠고, 전쟁이 끝난 이후에 만난 시간이 너무 짧은 탓도 있겠으며, 그녀가 체감하기엔 너무나 큰 사람인 탓도 있겠지만….

         

         

         ‘아니야.’

         

         

         그런 이유가 아님을 이젠 알고 있다. 문득 소름이 오스스 돋았다.

         

         용사 막시밀리앙에 대한 인식은 무색 투명한 기억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녀는 분명 승전연회에서 그녀의 아버지를 짧게 마주한 적 있었다.

         

         밝게 웃고, 화려하게 빛나던 사내였다. 그렇게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말 그랬던가? 이자벨은 확답할 수 없다.

         

         용사는, 그녀의 아버지는 ‘희미해지고’ 있었다. 승전 연회의 화려한 샹들리에 아래에서도 점차 번져가는 물감처럼. 서서히….

         

         아버지는 칩거한 것이 아니다. 은거 따위를 한 것이 아니다.

         

         스스로를 감당하지 못한 것이다. 그래, 보다 명확히 표현하자면… 신화적으로 해석하자면. 스스로를 봉인한 것이다.

         

         홀로 하늘을 갈라내고 마왕의 목을 쳤으며 수천 수만의 군세를 돌파할 수 있던 사내가 광기에 매몰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이자벨이 지금 느끼는, 등허리를 훑고 지나가는 공포는 이미 막시밀리앙이 먼저 체감한 감정의 메아리에 불과할 것이다.

         

         용사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그 누구보다 명확하게 알고 있었을 테니까.

         

         국가와 사회를 도륙낼 수 있는 개인이, 그 자신의 힘을 온전히 광증과 욕망을 위해 휘두른다면. 우리는 그런 자를 무어라 불러야 할까.

         

         마왕.

         

         심지어, 용사가 없는 세상의 마왕이 된다. 그 누구도 항거할 수 없는 재난이 될 것이다. 인류는 더 이상의 전쟁을 감당할 수 없을 테니까.

         

         그러니, 막시밀리앙은 스스로를 봉인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그로 인해 벌어질 일들을 세상 누구보다 정량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이니까.

         

         그것을 모르는 민중은 용사의 마지막 희생을 잊어가고.

         

         죽은 마왕과 패배한 마족들이 남긴 재화와 영토를 집어 삼킨 귀족들은, 사라진 용사를 비웃었으며.

         

         남겨진 이자벨은, 그녀의 아버지를 원망했더란다.

         

         평생을, 온전히, 세상을 위해 스스로를 바쳤던 사람에게.

         

         

         “벨라? 울어? 세상에, 왜 그래?! 안색이 너무….”

         “에시…?”

         “응응, 나 여기있어. 무슨 일이야, 이게?! 이리와, 이거 좀 마시고… 눈물 좀 닦고…!”

         “에시… 에시… 어떡해….”

         

         

         어느새 학교 근처까지 왔던 모양이다. 매번 걷던 길이라 자연스럽게 발길이 닿은 탓일까.

         

         이자벨은 훌쩍거리며 에시디스의 품에 안겼다.

         

         

         “왜 그래? 무슨 일이니? 응?”

         “아저씨…. 아저씨 어쩌면 좋아….”

         

         

         입 밖으로 힘겹게 단어를 꺼낸 뒤에야, 이자벨은 비로소 그녀가 울고 있던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다.

         

         이반, 그 사내에 대한 가련함이다. 비통함이다.

         

         그녀의 아버지, 막시밀리앙은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해 칠용장을 베어냈고, 마왕을 격살했다.

         

         그리고 그건, 이반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 또한 칠용장을 죽였으며 같은 저주를 받아 영혼의 일부를 잃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다. 그가 용사와 같은 결말을 맞이하게 되리라는 것을.

         

         광기에 잠식당하기 전에 스스로를 유폐하거나, 광기에 휘둘려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것이다.

         

         그 명징한 미래가 너무나 슬퍼서, 안타까워서.

         

         이자벨은 흐르는 눈물의 이유를 깨닫고 허물어져 오열했다.

         

         

         “그래선 안 되는 거잖아. 응? 에시….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

         

         

         평생을 다해, 스스로를 내려놓고, 그 어떤 인간도 감히 이룩하지 못할 업적을 달성한 위대한 영웅들이.

         

         그런 위인들의 최후가 고작 고독한 최후를 기다리며 스스로를 유폐하는 것이라면. 그런 건 너무 불공평하지 않은가.

         

         아무것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들과, 영웅의 업적을 뒤에서 갈취해 빨아가는 뭇 군왕들은 저토록 행복하게 부와 명성을 축재하고 있는데.

         

         이 사회의 기반을 다져 놓은 영웅들이 지하에서 홀로 썩어가는 세상은, 잘못된 것이 아닌가.

         

         신이 있다면 그래선 안 된다. 주께서 정말 인간을 사랑한다면 그래선 안 되는 것이다.

         

         이자벨은 아버지와 이반, 그리고 그녀가 모를 지난 전쟁의 영웅들을 생각하며 흐느꼈다.

         

         에시디스는 그런 이자벨의 어깨를 감싸 쥐고 천천히 토닥였다.

         

         

         

        *

         

         

         엘리자베타는 성 바실리샤 고아원에 도착한 뒤 참람한 심정을 감출 길 없어 얼굴을 감싸쥐었다.

         

         고아원은 지금 거의 반쯤, 고아원이었던 곳으로 바뀌어 있었다.

         

         

         “에이나르 왕.”

         “오, 엘리자베타. 오랜만이군.”

         “이건… 선전포고인가?”

         

         

         엘리자베타가 손을 까딱이자 근위병이 달려가 바닥에 쓰러져 있는 이반을 수습했다. 이반을 제외한 다른 것들은 수습할 수 없었다. 고아원의 운동장은 크레이터로 바뀌어 있었다.

         

         

         “공식 서한 없이, 모든 절차를 무시하고 입국해서. 감히 본인의 측근을 공격하다니. 에이나르. 본인과 이 나라가 그토록 우스워 보였나?”

         

         

         엘리자베타는 실신한 이반의 부상을 확인했다.

         

         오랜 야전 지휘 경험 덕에, 그녀는 이반이 입은 부상이 크게 대수롭지 않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그녀는 안도 섞인 한숨을 내쉬고, 천천히 이반의 뺨을 쓰다듬었다.

         

         

         “파벨.”

         “예, 전하.”

         “경은 해야 할 일을 하라. 국본을 욕보인 외적의 앞에서 크라실로프는 결코 물러서지 않는다.”

         “예, 전하.”

         

         

         파벨이 앞으로 한 발자국 내딛자 고아원 담장을 포위하고 있던 병력이 일제히 무기를 치켜들었다.

         

         그와 거의 동시에, 에이나르의 곁에 서 있던 허스칼들 또한 각자의 무기를 뽑아 들었다.

         

         살기가 팽팽하게 당겨진다. 당장이라고 끊어질 것처럼 위태롭게.

         

         에이나르는 그 사이에서 어깨를 으쓱였다.

         

         

         “그 성격은 유전인가? 진정해. 내 목적을 굳이 말하자면 그 녀석이 전부였고, 꼭 변명을 해보자면 이건 그냥 가정사였으니까.”

         “가정사라. 본인의 측근이 어째서 그대의 가정사에 포함되어 있지?”

         “글쎄, 이제 포함될 것도 같아서. 얘들아, 무기 내려라.”

         

         

         에이나르가 손을 내저으며 앞으로 한발 더 내딛었다.

         

         파벨이 위협적으로 창을 들어 올리자, 에이나르는 피식 웃으며 손짓했다.

         

         

         “이쑤시개 넣어둬라, 꼬마야. 오늘 누구도 피를 볼 필요가 없으니까. 엘리자베타 키릴로브나 크라실로프, 드로안의 국왕으로서 사의를 표하지. 오늘의 무례는 반드시 후사하겠네.”

         “이유를 먼저 듣고 싶은데.”

         “저 녀석이 깨어나면 들어. 서로 합의한 대련이었으니 이 이상의 추궁은 내게도 모욕이야. 그리고, 저 자식 일어나면 꼭 이 말을 전해줬으면 좋겠군.”

         

         

         허락은 하겠는데, 적어도 자식은 졸업 후에 봐라.

         

         에이나르는 그렇게 말하고는 걸음을 옮겼다.

         

         뒷짐 진 그의 팔 뒤로 핏물이 뚝, 뚝 떨어지고 있었다.

         

         에이나르는 손을 꾹 쥐고 피식 웃었다.

         

         성장했군. 이 자식.

         

         그는 만족스럽게 걸음을 옮겼다. 허스칼들은 그를 따라 주위를 둘러싼 크라실로프 근위대 사이를 유유히 떠났다.

       

       

       Ep13. 상견례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
    QNA 해봅니다!

    1. 용사가 인류 최강이 아니라고?

    -묘사의 부족입니다만, 용사는 모든 방면에서 독보적인 인물은 아니었습니다. 몇몇 부문에선 용사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개인이 더러 존재합니다.
    단순히 생각해도 용사파티의 개개인들은 각자의 특기에서 용사보다 뛰어났습니다!
    반면 칠용장들은 말 그대로, 특정 종족이 가질 수 있는 포텐셜의 최대치를 생각하면 좋을 듯 싶습니다.
    한 종족의 개인이 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재능을 온전히 품고 있었다는 의미에서요.

    2. 절멸부대가 칠용장을 몇명이나 죽였나요?

    -용사 파티를 제외하고 칠용장을 죽인 유일한 사례는 이반이 직접 지휘했던 마지막 전투였습니다.
    다른 전선에 투입되었던 절멸부대원들은 말 그대로 산화했습니다.
    극소수의 생존자들이 모여 만들어진 후신이 지금의 방첩사령부입니다.

    3. 칠용장은 칠죄종을 상징하나요?

    -네. 그리고 남은 칠용장이 넷이란 것도 비슷한 결로 추후에 설명드릴 예정이었습니다.
    살아남은 칠용장들을 포함한 ???로 오욕(五慾)을 상징하게 됩니다.
    후일 본편에 서술되긴 하겠으나, 특별히 스포일러라 할 것 없이 꾸준히 암시되고 있던 부분이라 그냥 공개합니다.

    3. 절멸부대 700명은 너무 많지 않나?

    -흑사병과 행정력의 파편화, 물류유통의 혁명이 없던 중세 유럽 배경에서 단일 부대가 700명이라면 대단히 많은 숫자인게 맞습니다.
    하지만 기차(물류유통), 중앙집권행정체졔(각 정부 부처의 존재), 흑사병과 같은 대규모 역병이 없던 시대를 가정한다면.
    사실 이건 전근대라고 부르기엔 좀 무리가 있습니다.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기반이 다져져 있는 상태거든요.

    고대 로마만 생각해봐도, 2차 포에니 전쟁 당시 17년간 동원한 전체 병력이 75만명을 상회한다고 추정됩니다.
    유럽이라고 마냥 인구 부족으로 소규모 동네 분쟁만 했던 것은 아니란 점을 알 수 있죠. 물론 로마가 유럽 역사상 손에 꼽히는 대제국인 점도 한몫 하긴 합니다만, 인구 동원력은 문화권의 차이가 아니라 사회 시스템의 차이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일례로, 중세 유럽이 수십명 단위의 소규모 영지전을 하던 같은 시기 중세 중국에선 수십만 대군이 부딪치는 내전을 벌이곤 했습니다. (쌀과 밀의 인구부양력 차이도 물론 감안해야 합니다.)

    따라서, 절멸부대의 700명 언급은. 전쟁 시기 절멸부대가 참수작전조로 활동해야 했던 전역의 넓이를 고려한다면 오히려 대단히 적은 숫자에 불과합니다. 전쟁 막바지엔 소모율이 충원율을 따라잡지 못했다는 언급이 프롤로그에서 짧게 나왔었죠!

    4. 지하에 있던 애는 진짜 신이었나요?

    -네, 몇몇 독자분이 감사하게도 눈치채주신 것처럼. 그리고 그 에피소드 당시 언급되었던 것처럼, 아카데미 지하 유적 스테이지는 사실 후반 위기에 해당하는 장소였습니다.
    정상적인 ‘주인공 파티’의 스테이지 도전 상황이었다면, 충분한 힘을 회복하고 봉인을 깨고 나온 신을 상대해야 했을 테고,
    그 신의 유혹과 스테이지 기믹들로 굉장한 난관이 되었을 수 있습니다.

    이반은 애초에 신의 유혹에 면역이었던 상황이었고, 그 신은 비정상적인 상황(드워프의 채굴장비가 유적을 깨트린 상황)으로 이제 막 봉인에서 깨어난 상태라 만전이 아니었습니다.

    애매하게 묘사된 부분이긴 한데, 이반 입장에서 짧게 묘사하고 넘어간 장면들이라 정확한 정보 전달이 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제 실력 부족입니다. 죄송합니다.

    5. 절멸부대는 얼마나 유능했나요?

    최강의 단일 부대는 아니었습니다. 이반의 추억은 다소 미화되어 있습니다.
    엔리케가 말했던 것처럼, 이반이 생각하는 ‘충분히 잘 훈련된 요원’이란 기준은 절멸부대 내에서도 이반을 제외하면 극소수의 몇몇만 통과 가능한 수준입니다.
    그러나 분명히, 전쟁 당시에도 손에 꼽히게 정예한 병과였습니다.

    이는 이반의 대사 중에 나타납니다. ‘우리는 너무 잘 드는 칼이었다.’

    정상적인 정부였다면 절멸부대를 토사구팽하는 것이 아니라 해체 후 재활용할 생각을 했겠지만,
    안타깝게도 크라실로프는 내전 직전 상황이었고, 절멸부대는 엘리자베타의 직속 기관이었습니다.

    다른 문의사항이 있으실 경우, 댓글로 답글을 드리기보단 후기로 답변 드리겠습니다. 후기가 길어지는 것을 좋아하진 않지만, 댓글에 짧게 달아둘 경우 보지 못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아서요!

    스포일러가 될 만한 부분은 답변드리지 못하는 점 양해 바랍니다!

    다음화 보기


           


30 Years Have Passed Since the Prologue

30 Years Have Passed Since the Prologue

프롤로그에서 30년이 흘렀다
Score 7.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 got transmigrated into a game I’ve never seen before. I thought it was a top-notch RPG and spent 30 years on it. I retired as a war hero and planned to spend my remaining time leisurely. But it turns out, it was an academy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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