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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82

       “선배님…!”

        “젠장, 왜 몰라주는 거야! 45구경!”

        ​

        브라운을 만류하는 워렌.

        그리고, 이에 크게 실망한 브라운.

        이는 조금 전의 상황으로부터 시작되었다.

        ​

        “새로운 탄의 형태는 이런 식이 되겠군요.”

        “그렇지.”

        “그렇다면, 기존 탄들의 구경도 변경 되는 것입니까?”

        “아니야. 부품만 바꿔도 그대로 사용 할 수 있게, 구경은 그대로 두자.”

        “알겠습니다. 그럼 다음은….”

        ​

        둘은 팀별로 업무를 나누기 이전, 어떤 식으로 진행할 지에 대해 의논을 주고받고 있었다.

        ​

        “개선된 형태의 조준경을 설계할 계획이라고 했는데, 어떤 형태인지 알려주실 수 있으십니까?”

        “망원경과 같은 형태라고 보면 될거야. 다만, 중간에 조준점을 그려 넣는 거지.”

        ​

        브라운이 말하는 조준경은, 망원 조준경이다.

        ​

        “으음…. 그렇다면 먼 거리에 있는 적들도 확대해서 볼 수 있을 것이니….”

        “그래. 이전보다 훨씬 간편하게 조준할 수 있게 되겠지.”

        ​

        먼 거리의 표적도 확대해서 조준할 수 있게 해주는 망원조준경.

        다만, 이를 설계하는 것은 비교적 복잡 할 것이다.

        ​

        우선, 단순히 두 볼록렌즈를 조합한 망원경은 상이 거꾸로 맺히게 된다.

        이를 보완할 렌즈를 추가.

        그리고, 또다시 내부에 조준점이 그려진 렌즈를 추가. 

        조준점의 위치에 따라 두 가지의 형태로 나뉘고.

        영점 조절을 하기 위해 부품을 추가하고. 

        조준점과 표적의 위치가 달라질 수 있으니 시차도 생각하고.

        ​

        단순히 망원경에 조준점을 새겨넣는다고 뚝딱 만들어지지 않는다.

        내부 구조의 설계에 들어가면, 엄청나게 복잡 해진다.

        뿐만 아니라 조준점 또한 정교하게 새겨야 한다.

        이로 인해 설계와 생산에서 애좀 먹을 것이다.

        ​

        ‘당장 이걸 만드는 건 어려울 테니까.’

        ​

        물론 현대의 망원조준보다는 부족해도, 만드는 것은 가능 할 것이다.

        초기 형태의 망원조준경과 같은 걸 말이다.

        ​

        조준점이 틀어지는 걸 막고, 공정의 부족한 정밀도를 보완하기 위해 초기의 망원조준경은 무척 길게 제작 되었다.

        ​

        총열 만큼이나 긴 크기의 망원 조준경.

        당장 만들 수 있는 것, 그리고 보급이 가능 한 것은 이게 한계일 것이다.

        지속적으로 연구 하면서, 기술이 성숙해지길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

        “으엑, 복잡하네요.”

        ​

        브라운의 설명을 들은 워렌이 질색하며 받아 적었다.

        이후로도 몇가지 더 의논하며 적어 내려갔다.

        ​

        “다음은…. 새로운 호신용 화기로군요.”

        “그렇지.”

        “역시 이것도 구경은 동일하게 갑니까?”

        “그전에 잠시 고민을 좀 해봐야 될 것 같은데.”

        ​

        잠깐 이야기를 꺼내는 브라운.

        ​

        “현재의 리볼버보다 구경이 작은 형태의 탄환을 고려하고 있어.”

        “지금보다 탄의 크기를 줄이는 형태를요?”

        “그래.”

        ​

        45구경, 9mm.

        권총과 기관단총에서 보편적으로 쓰이는 탄환의 크기.

        각각 크기의 차이에서 오는 장단점이 나뉜다.

        ​

        위력만 보면 45구경이 더욱 높다.

        하지만 지금 고려하고 있는 것은 호신용 화기.

        위력 뿐만 아니라, 크기와 장탄수, 조작성 또한 고려 해야 했다.

        ​

        “확실히, 위력은 줄어 들겠지만, 이점 또한 존재하는 군요.”

        “그렇지. 그래서 고민 중인거지.”

        ​

        강하고 확실한 위력을 보이는 45구경.

        약간의 위력을 희생한 대신, 여러 이점을 챙길 수 있는 9mm.

        ​

        “고민되는군요. 어떤 게 좋을지.”

        ​

        잠시 침묵하며 고민하는 둘.

        ​

        “그래도, 역시 확실한 위력을 챙기는 게 좋겠지.”

        “…선배님?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대체 왜.”

        “9mm탄으로 가게 된다면 약간의 위력을 희생하는 대신, 더욱 많은 장점을 챙길 수 있지 않습니까? 어차피 탄의 형태도 바꿔야 하니, 이참에 탄의 구경도 바꾸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만.”

        “….”

        “선배님?”

        “45구경.”

        ​

        ***

        ​

        “선배님…!”

        “젠장, 왜 몰라주는 거야! 45구경!”

        “45구경이 탄이 큰 만큼 위력이 뛰어나다는 건 인정 하겠습니다. 아니, 애초에 부정조차 할 수 없겠죠. 하지만 어차피 마인을 상대로 한방을 낼 수 있는 위력은 아니지 않습니까!”

        “…!”

        ​

        존 브라운. 

        후임에게 정곡을 찔렸다.

        ​

        “크읏, 하필이면 이전에 이야기 했던 걸.”

        ​

        지금 이 순간.

        브라운은 리볼버로 마인이 한방에 안 죽더라라고 후임에게 말했던 과거를 후회했다.

        ​

        “사람을 상대로는 두 탄 모두 준수한 위력일 텐데. 어차피 마인을 한 번에 저지할 수 없다면, 위력은 적더라도 빠르게 쏠 수 있는 형태가 맞지 않겠습니까?”

        “45구경 반자동 화기도 그건 가능할 거야! 그리고 머리를 맞췄으면 한 방에 저지할 수 있었을 거고!”

        “반동, 장탄수! 상대해야 할 적이 많을 수록, 조작성과 장탄수에서 오는 이점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그리고 애초에 머리를 맞추는 걸 가정하면 9mm의 경우에도 한 방에 보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젠장, 워렌! 왜 내 맘을 몰라주는거야!”

        “아니, 애초에 9mm가 더 장점이 많을 거라 이야기 하셨던 건 선배님이십니다! 그 장점들을 놔두고 왜 굳이 45구경을 고집하시는 겁니까?”

        “그야….”

        ​

        잠시 침묵하던 브라운이 입을 열었다.

        ​

        “그게 45구경이니까.”

        ​

        45구경에는 낭만이 있다. 

        묵직한 반동.

        강한 위력.

        이는 전설적인 총기 개발자 중 한 명이 세상에 탄생시켰던, 강산이 10번은 바뀌는 1세기나 되는 기간을 호령했던 M1911을 통해서도 알 수 있는 사실.

        ​

        “…선배님.”

        “그리고, 9mm의 위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지.”

        ​

        45구경은 이미 여러 차례 검증된 전적이 있다. 

        지금 이 순간 만큼은, 먼저 선례를 남긴 군인들과, 권위를 이용해 리볼버를 미리 사용해본 귀족 얼리어답터에게 고마워지는 순간이었다.

        ​

        반면 9mm는 어떤가.

        아직 세상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니 사용 된 적도 없다.

        즉, 이세계의 현 시점에서는 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것. 

        ​

        “선택해라. 검증된 위력의 45구경. 그리고, 아직 검증조차 되지 않은 9mm.”

        “크읏….”

        ​

        이 순간.

        브라운은 승리를 직감했다.

        ​

        “45구경….”

        ​

        스미스 워렌의 패배선언.

        고개를 숙이고는, 눈을 질끈 감으며 패배를 인정했다.

        ​

        -턱.

        ​

        “고개를 들어라.”

        “…선배님?”

        “상심할 필요는 없으니.”

        “그 말은….”

        “결국 둘다 만들면 되는 일 아니겠나?”

        “…!”

        ​

        워렌은 깨달은 듯한 표정으로, 브라운을 올려봤다.

        ​

        “각자의 장점이 있는 것이다. 이에 옳고 그름을 따질 필요는 없겠지. 하물며, 보는 방향만 달랐을 뿐 목표는 같지 않나.”

        “미천한 중생, 오늘도 깨달음을 얻습니다….”

        “지난날의 과오는 잊고, 공통된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거야. 게다가, 이번 대화를 통해 너가 화기에 진심이라는 것 또한 알 수 있었지.”

        “아아….”

        “다음으로는, 대 마수용 소총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 까 하는데.”

        ​

        대 마수용 화기는 존재한다.

        산탄총에 슬러그 탄을 사용하면, 중급 마수의 제압도 가능했다.

        하지만, 이 무기로 마수를 잡기 위해서는 일정 거리까지 접근해야 했다.

        그만큼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했다.

        ​

        다만 브라운은 이에 대한 해결책을 도출했다.

        대 마수용으로 소총을 제작하는 것. 

        ​

        강선의 발달로 명중률도 올라갔다.

        탄알 또한 발전하고 있다. 

        이제는 만들 만 했다.

        원거리에서, 중급 이상의 마수를 처리할 수 있는 화기를. 

        이는 마인, 그리고 기사를 상대로도 충분한 위력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

        또는, 이 탄을 활용해 기관총을 만들 수도 있겠고.

        아무리 맷집이 단단한 마수라도, 이를 버틸 수는 없을 것이다.

        ​

        대 마수용 소총.

        이에 사용될 탄알.

        이는 마수의 토벌을 전보다 더욱 수월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추후 차원문이 열린 상황에서 활약할 화기들의 초석을 다지는 것이기도 했다.

        ​

        “어떻게, 관심 있나?”

        “….”

        ​

        브라운의 질문에, 워렌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

        ***

        ​

        후임과의 대화를 마치고 보니, 퇴근 시간이 다가왔다.

        ​

        “그럼 내일부터는, 팀 별로 나눠서 업무를 진행하는 걸로 하자고.”

        “예. 선배님. 내일 뵙겠습니다.”

        ​

        브라운은 카렌의 자리로 향했다.

        서류를 정리하던 카렌이, 브라운을 바라보며 물었다.

        ​

        “오늘은 어떠셨어요?”

        “앞으로 진행할 일에 대해 계획을 좀 세웠죠. 루나씨는요?”

        “아….”

        ​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루나.

        ​

        “아, 그거 있어요.”

        “뭔데요?”

        “화약 생산 공정은, 이제 방향이 보이는 듯 해요. 효과적인 매개체를 발견 했고, 이를 통해서 화약의 재료들을 수급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죠.”

        ​

        이전에 비료 공장을 돌다 발견한 보슈공법. 

        진척이 생긴 듯 보였다.

        ​

        “다만, 매개체로 사용되는 금속이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는 아니어서. 그리고, 수류탄의 형태를 구상 해 봤는데, 둘 중 어느게 더 괜찮은 것 같아요?”

        ​

        설계도를 건네며 물어보는 카렌.

        막대형 수류탄과, 원통형 수류탄이 그려져 있었다.

        ​

        “병사가 휴대하는 형태니까, 작은 게 더 좋을 것 같은데요?”

        “역시 그렇겠죠?”

        ​

        설계도를 다시 자리에 돌려놓으며, 카렌이 말했다.

        ​

        “배 안고프세요?”

        “고프죠.”

        “헤헤. 빨리 먹으러 가요.”

        ​

        ***

        ​

        “여기가 맞아?”

        “그렇다니깐. 횃불이나 똑바로 들어.”

        ​

        야밤에 사내 두 명이 대화를 나누며 산을 올라갔다.

        ​

        “하. 씨. 아닌 것 같은데.”

        “닥치고 지도 줘봐…. 맞잖아.”

        “그런가.”

        “모르겠으면 조용히 따라오기나 해. 좀.”

        ​

        묵묵히 걸음을 옮기길 몇분.

        이윽고, 한 명이 멈춰서며 말했다.

        ​

        “여기야.”

        “아. 맞네.”

        ​

        그들이 도착한 곳은, 동굴의 입구였다.

        ​

        “이곳에 숨겼지.”

        ​

        그들의 정체는, 근처 산적단이 토벌 당할때 도망쳤던 이들.

        시간이 흐른 뒤, 그때 숨겨뒀던 금품을 찾으러 이 동굴로 다시 돌아왔다.

        ​

        “혹시 야수가 있을 지도 모르니, 긴장 똑바로 하고.”

        “씨발. 내가 길은 못찾아도 그런거에 당하진 않지.”

        “부디 그랬으면 좋겠다.”

        “후딱 챙기고 가자. 넌 돈 챙기면 뭐할거냐?”

        “관심 꺼.”

        “정없긴.”

        ​

        횃불에 의지하여 동굴 내부로 들어가는 이들.

        곧 이어, 한 명이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빠져나왔다.

        ​

        “씨발, 마수. 씨바알…!”

        ​

        성치 않은 몸으로 도망치던 그가 쓰러졌다.

        ​

        “아…아아….”

        ​

        한쪽 발을 물고 늘어지는 마수에게 발길질을 해 보지만, 곧이어 동굴 안쪽으로 다시 끌려 들어갈 뿐이었다.

        ​

        “누가…좀…미궁….”

        ​

        안타깝게도, 그들을 도와줄 이들은 주변에 없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도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등록된 마지막 회차입니다


           


I Became a Weapons Developer in Another World

I Became a Weapons Developer in Another World

이세계 무기개발자가 되었다
Score 3.4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wanted to prevent the abolition of the the Cushion Honey filled Department.

I made a weapon using memories from my past life.

I didn’t expect things to escalate like th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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