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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83

       그 후로 용사에게 여러가지를 가르쳐 보았지만, 결론은 간단하게 요약할 수 있었다.

       

       용사는 재능이 없었다.

       

       그것도 끔찍할 정도로.

       

       음. 뭐, 알고는 있었지. 대충 살펴봐도 몸은 약하고 배운 것은 없어서 머리는 나쁘고 등등등.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 용사를 뽑은 건 내 선택이거늘.

       

       그래도 됨됨이 자체는 쓸만하니까. 잘 가르친다면 훌륭한 용사가 될 수 있으리라.

       

       

       

       라고 생각하며 용사에게 여러가지를 가르친지 일주일 남짓.

       

       용사에게 의외의 재능이 발견되었다.

       

       끝없이 노력하는 재능을.

       

       

       밤잠을 조금씩 줄여가며 종이의 뒷장에 글을 쓰는 것을 연습하고, 휴식 시간에 조금씩 목검을 휘두르는 연습을 하기도 하는 등.

       

       노력에 노력을 거듭하는 용사의 모습은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자아내게 하고 있었다.

       

       음. 역시 내 선택은 틀리지 않았어. 이렇게 노력하는 아이라면 좋은 용사가 되지 않겠는가.

       

       그러니까, 선물을 줘야겠지.

       

       

       “아동용 영양 보충제! 딸기맛!”

       

       “네?”

       

       “노력 하는 것도 좋지만, 몸이 성장하는 것도 중요하니까 말이다. 그러니 앞으로는 밤에 몰래 무언가 하는 것은 그만두거라.”

       

       “아, 그…. 그게….”

       

       “어린이는 밤에 잘 자야 성장하는 법! 알겠지?”

       

       “네에….”

       

       

       용사는 밤에 몰래 연습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들킨 것이 부끄러운지, 고개를 숙여서 붉어진 얼굴을 감추었다.

       

       음. 이런 상황에서는 부끄럽겠지. 남몰래 하고 있었는데 사실 그걸 다 들키고 있었다면.

       

       이해하고 말고. 아무렴.

       

       

       “그, 그런데…. 그건 뭔가요?”

       

       “이거? 이건 말이지….”

       

       

       나는 영양제의 뚜껑을 연 후 안에 들어있는 영양제를 꺼냈다.

       

       비닐로 개별 포장되어 있는 자그마한 젤리형 영양제. 어린이들의 합법마약.

       

       물론, 기억을 유추해서 만들어낸 복제품이지만!

       

       나는 비닐 포장을 뜯어서 하나 꺼낸 후 용사의 입 앞으로 가져갔다.

       

       

       “자, 아~.”

       

       

       용사는 조금 부끄러워 하더니 조그마한 목소리를 냈다.

       

       

       “아….”

       

       

       그리고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영양제를 용사의 입 안에 투입. 용사는 살짝 놀란 표정이었지만, 이윽고 혀에서 느껴지는 달콤함에 더욱 더 놀란 표정으로 변해갔다.

       

       

       “맛있지?”

       

       “네, 네에….”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를 꽉꽉 눌러담은 물건이란다. 거기에다 마법까지 걸었으니 반드시 성장할테지.”

       

       

       골격 성장 및 근육 성장. 거기에 마력 성장까지 추가한 특제 영양제! 아마 이것보다 더 성장에 좋은 음식은 없지 않을까!!

       

       조금 과하게 만든 느낌도 있긴 하지만, 첫 용사니까 이것저것 챙겨주고 싶단 말야.

       

       

       “이걸 아침저녁으로 하나씩 먹고 밤에 잘 잔다면 네 몸은 쑥쑥 자랄거니까. 앞으로는 밤에 몰래 연습하거나 하는건 금지란다. 알겠지?”

       

       “네엡. 그, 그런데…. 하나만 더 먹으면 안될까요?”

       

       “안돼. 영양이 과한 것도 좋진 않으니 말이지.”

       

       

       특히 영양제 같은건…. 주의해야 하는법이지. 요로결석은 무섭다고. 요로결석은.

       

       게다가 이건 원본보다 영양을 꾹꾹 눌러 담은 것이니까! 하나면 충분하다고!

       

       

       “하루에 두개. 아침 저녁으로 먹는거니까. 바로 2개 먹으면 좋지 않단다.”

       

       “그, 하루에 2개라면…. 오늘은 방금 하나만 먹었으니까 2개 먹어도 괜찮은거 아닌가요?”

       

       “그렇게 나를 설득하려고 해도 소용 없단다. 요녀석!”

       

       

       나는 용사의 머리를 딱콩! 소리가 나도록 두드렸다. 물론, 실제로는 그다지 아프지 않은 딱밤이지만. 소리는 크게 나오지!

       

       

       “아읏!”

       

       “자, 그러면 자러 가거라. 혹여 안자고 다른 짓을 하거나 한다면 내가 금방 눈치채니까. 알겠지?”

       

       “네에….”

       

       

       그렇게 용사는 침실로 내어준 방을 향해 걸어갔다.

       

       음. 좋아. 영양분은 이걸로 보충하고. 교육은…. 일단 글을 다 익힌다면 이것저것 가르칠게 많지.

       

       인성은 어느정도 완성되어 있는 상태니까. 조금만 다듬어주면 될 것 같고. 다른건…. 음…. 뭘 더 가르쳐야하지?

       

       검술이나 몸을 쓰는 법은 당연하니 넘어가고, 다른 세계에서의 교육과정을 참조하기에는…. 이 시대와 너무 맞지 않으니.

       

       이건 또 엉뚱한데서 고민이 되는구만.

       

       에레보스를 비롯한 일곱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줄 때에는 육체라는 것이 없어서 그냥 여러 이야기를 해주는 것으로도 충분했는데, 용사는…. 음…. 곤란하다 곤란해.

       

       이게 육아의 어려움이려나? 쉽지 않겠구만 그래.

       

       

       – – – – – – – – – – – – – – – – – – – –

       

       

       그렇게, 나는 초보 엄마 같은 느낌으로 한참을 헤메면서 용사를 키웠고, 여러가지를 가르치며 시간을 보냈다.

       

       양손검 크기의 목검을 휘두르다가 팔이 빠질뻔한 사건이라거나, 양손검 말고 한손검을 사용하는 방법도 가르쳐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한손검 크기와 무게의 목검도 새로 만들어서 선물하기도 한 일도 있고 말이지.

       

       그 외에도 여러가지 사건이 있지만, 그 과정을 모두 설명하려면 너무나도 길어질 것이니 모두 다 설명할 필요는 없겠지.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하나 하나 꺼내면 용사가 부끄러워서 수치사할지도 모르니까. 응. 때론 묻어두는게 좋은 일이 있는 법이지.

       

       거기에 사춘기의 청소년은…. 음…. 그래도 용사가 착한 편이라 아주 약간 까칠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금방 반성하고 용서를 말했으니까. 그정도면 큰 문제 없이 넘긴 편일테니까.

       

       아무튼, 그렇게 열심히 용사를 가르친 결과.

       

       

       “997, 998, 999, 1000! 끝!”

       

       “수고했다.”

       

       

       나는 땀 투성이가 되어 목검을 내려놓는 용사에게 시원한 물병을 건네주었다.

       

       

       “그건 그렇고, 정말로 건장해졌구나.”

       

       “덕분에 말이지요.”

       

       

       용사의 나이가 몇살인지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대충 검을 뽑았을때가 10살이라 생각하면…. 8년 정도 흘렀으니 18살 정도인가.

       

       청소년 정도의 나이지만, 왠지 굉장히 건장해진 것은 어째서일까나. 영양분이 좀 너무 충분했던걸까?

       

       어느 기묘한 만화 3부의 주인공마냥 건장해져 있는 용사였다.

       

       아니, 그게 나쁘다는건 아니지만. 다만 어릴때의 귀염뽀짝한 맛이 사라져서 뭔가 좀 아쉬운 느낌인걸.

       

       게다가 어릴때에는 상당히 얇고 가냘픈 인상이었는데, 8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근육이 울끈불끈한 마초스러워지다니.

       

       덕분에 기존에 있던 평범한 공기스러운 느낌이 근육에 묻혀서 인상이 깊이 남는다고.

       

       

       “왜 그러시나요?”

       

       “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불과 8년. 내 입장에서는 눈 깜빡할 정도의 시간.

       

       하지만 인간에게는 어린 아이가 어느정도 장성할 정도의 시간.

       

       정말이지. 인간의 시간은 어찌 이리 짧은지.

       

       

       “이제 그 무게의 목검에도 익숙해진 모양이구나.”

       

       “네.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요.”

       

       

       철심을 모조리 넣은 목검. 무게만 따지면 용사의 검과 동일하게 맞춘 목검을 능숙하게 휘두르는 용사의 모습은 다른 인간과는 종족이 다르게 느껴질 정도였다.

       

       음. 역시 영양제의 효능이 좀 과하긴 했어.

       

       아무튼.

       

       

       “슬슬 용사의 검을 써도 되겠구나.”

       

       “마침내로군요.”

       

       

       나는 용사에게서 목검을 건네받은 후, 벽에 걸어놓은 용사의 검을 향해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용사의 검은 두둥실 떠올라 내 곁으로 날아온 후, 내 손에 얌전히 쥐어진다.

       

       

       “자. 들어보거라.”

       

       

       내 말에 용사는 용사의 검, 클라우 솔라스를 손에 쥐었다.

       

       그리고는 능숙하게 몇번 휘둘러본다.

       

       

       “솔직히 눈을 감고 들어보면 차이점을 못느낄 정도로 똑같네요.”

       

       “철저하게 동일한 느낌으로 만들었으니 말이지.”

       

       

       목검을 쓰다가 진검을 썼는데, 위화감이 느껴지면 곤란하지 않겠는가.

       

       

       “자, 그러면 네 검에 마력을 집어넣어 보거라.”

       

       “마력이요…?”

       

       “그래. 마력.”

       

       

       그동안 먹은 영양제로 충분할 정도의 마력이 모였을테니까! 그 검을 변형시킬 수 있을 정도는 될테니 말이지!

       

       하지만 용사는 검을 손에 쥔 채, 고개를 갸웃거릴 뿐이었다.

       

       

       “마력…이 뭔가요…?”

       

       “음? 마력을 모르는게냐?”

       

       “가르쳐주시지 않으셨잖아요.”

       

       

       어, 음…. 그랬던가?

       

       영양제에 마력성장 기능은 넣어두었으면서, 정작 그 마력을 다루는 방법은 가르쳐 주지 않았던건가…?

       

       나란 놈은. 실로 바보로구나. 어떻게 까먹을게 따로 있지! 이 검을 사용하는데에 가장 필요한 마력을 까먹는단 말인가!

       

       

       “내가 정말로 중요한 것을 잊고 있었구나.”

       

       “그렇게 중요한 것인가요?”

       

       “그렇고말고. 그 마력을 사용해야만 이 검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으니 말이지!”

       

       

       마력이 없으면 이 검은 그저 크고 단단하고 날카로운 대검에 지나지 않으니 말이지!

       

       그것만으로도 이 세계에서는 최강 수준에 들 수 있는 검이지만 말이지. 시대가 시대인 만큼!

       

       

       “그러면…. 일단 마력부터 배우자꾸나. 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테니 말이지.”

       

       “그렇게 중요한 것인데 익히는데에 오래 걸리지 않는 것인가요?”

       

       “그야 당연하지. 마력이라는 것은 모든 것에 존재하고 있는 힘이니까.”

       

       

       이 세상을 이루고 있는 모든 것에는 마력이 깃들어 있으니까. 조그마한 자갈에도, 거대한 산에도, 작은 미물에도, 심지어 나에게도.

       

       정말로 모든 것이 가지고 있는 힘이니까. 그 힘의 존재를 깨우쳐주고 움직이는 방법만 알게 한다면, 그 뒤로는 일사천리로 진행되리라.

       

       특히 용사는 내가 준 영양제 덕분에 가지고 있는 마력의 양이 상당히 많을테니까 말야.

       

       그러니까.

       

       

       “일단 옷을 벗거라.”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TheMelalo님 3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여기서 더 쥐어짜면 시체가 되었다가 미라가 되었다가 백골이 되었다가 여러 과정을 거쳐 먼지만이 남게될테니까요!
    그렇게 쥐어짜는건 진짜 힘드니까요….

    ATLAS1359님 10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재미있으시다니 다행이네요! 제 노력은 헛된 것이 아니로군요!
    하지만 10화를 읽고있으시니…. 이 후원 코멘트를 달아두는 곳까지 오시려면 몇일 정도 걸리시겠죠.
    최신편까지 오실때까지, 오신 후에도 매일 매일 열심히 쓸게요!

    노맨스에 대해서 생각했지만…. 음…

    솔직히 주인공이 로맨스를 하기에는…. 주인공이 너무 거대해요… 가진 힘이든, 크기든, 한 사람에게 사랑이 향하기에는 너무 거대한터라…

    그냥 이 세상 자체를 사랑한다는 느낌으로 가야겠네요! 그쯤 되어야 창세신룡 겸 생명의 여신이 아닐까요!

    사실 저는 젤리형 영양제를 먹어본 적이 없습니다.

    어릴때는 저게 무슨 맛일까… 하고 궁금해 한적은 많았지만요. 이젠 그러려니 하니까요.

    오늘도 바꾼다 표지!

    이러다 매일 표지를 바꾸게 생겼네요!!!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다음화 보기


           


Whether You Call Me a Guardian Dragon or Not, I’m Going to Sleep

Whether You Call Me a Guardian Dragon or Not, I’m Going to Sleep

늬들이 날 수호룡이라 부르든 말든 난 잘거야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story of a human reincarnated as the Creator God of a new world, and her observation logs of the burgeoning new world and life. — Dragons, which have existed since before the birth of human civilization, became the guardian dragons of the empire. But whether you guys call me that or not, I’m going to sle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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