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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84

   크라슈가 발하임에서 그동안 어떤 일을 겪어 왔는지는 발하임 내부 사람들 모두가 알고 있다.

   총집사장의 시험을 통과한 덕에 나아졌다곤 하나 과거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크라슈가 불편할 것을 고려해준 것이다.

     

   “주제넘었습니다.”

   “아니, 너희들 관점에서야 신경 쓰일 만하지.”

     

   혹여나 발하임의 직계끼리 다툼이 생기면 피해를 보는 건 기사단이다.

   그야말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것이다.

     

   오히려 신경 쓰지 않는 게 이상한 일이다.

     

   “걱정하지 마. 릴리쉬 누님이랑은 대화할 생각조차 없으니까. 무엇보다 이런 꼴이니까 누님도 딱히 못 알아볼 거야.”

     

   생각해 보면 과거에도 크라슈는 릴리쉬와는 대화해본 적이 거의 없었다.

     

   릴리쉬는 과묵한 인물이었다.

   자기에게 주어진 일과 할 일만을 오롯이 하는 타입이랄까.

     

   청송관에서 살았던 크라슈는 그녀와 마주치는 일이 더 드문 수준이었다.

     

   ‘피는 이어졌지만 배다른 자식이라는 점도 있고.’

     

   딱히 친하게 지낼 이유도 없었다.

     

   “금역에 들어가면 개인행동을 좀 하게 될 텐데. 그것만 좀, 신경 써줘. 책임 전가는 안 하게 할 테니까.”

   “예, 그러도록 하겠습니다.”

     

   금역에서 개인행동은 위험하다고 한 번쯤 말릴 줄 알았는데 레블리앙은 생각보다 쉽게 대답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크라슈의 생각을 꿰뚫어 봤는지 그가 옅게 웃었다.

     

   “정령왕의 숲에서도 자유롭게 다니셨지 않았습니까. 개인행동도 문제없으신 것 정도는 파악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때 암영이 익숙한 기사 한 명이 대충 뒤를 따라다니고 있었지.

   정령왕의 숲에 들어갔었던 때 그에게 보고가 올라갔던 모양이다.

     

   역시 이래서 눈치 빠른 이가 옆에 한 명쯤 있으면 좋다.

     

   “당분간 잘 부탁한다.”

   “극진히 모시겠습니다.”

     

   대화를 마친 크라슈는 레블리앙 페녹스라는 이름을 확실히 기억해뒀다.

   아무리 봐도 오검인 청해 기사단의 부단장 자리로는 아까운 인재였다.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기사단을 만들게 된다면 스카웃 제의 정도는 해보자.

     

     

   * * *

     

     

   그렇게 일주일 뒤.

   청해 기사단의 훈련에도 종종 참여하며 적당히 인지도를 쌓은 크라슈는 그들의 환영 덕에 무사히 청해 기사단과 잘 어우러졌다.

     

   그러니 크라슈는 현재 청해 기사단의 제복을 입고 있음에도 어색함 없이 잘 있었다.

     

   “비앙카, 이거 먹을래?”

   “네.”

     

   그사이 청해 기사단원 여성진에게 귀여움을 듬뿍 받는 비앙카가 초콜릿 하나를 받았다.

   비앙카의 이름은 그리 퍼져 있지 않으니 본명을 써도 딱히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크라드, 개인으로 움직인다며?”

     

   정작 어색한 건 내 쪽이지.

   크라슈는 자신을 크라드라 부른 남성을 돌아보았다.

     

   크라슈보다 조금 큰 키에 해맑은 얼굴을 한 이는 같은 기사단원 콜린이었다.

   은근한 소식통인 그는 벌써 크라슈가 개인으로 움직인다는 것까지 듣고 온 모양이었다.

     

   “어, 단체 행동은 안 익숙하니까. 정찰 쪽을 맡을 거다.”

   “우리랑 훈련할 때는 잘만 했으면서.”

   “훈련이랑 실전은 다르지.”

     

   부단장은 물론 단장의 허락도 사전에 받아둔 크라슈다.

   콜린은 단지, 물어봤을 뿐 그 이상으로 신경 쓰지는 않았다.

     

   “크라드 오빠.”

     

   그러는 사이 비앙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일단 남매 사이로 해둔 상황이다.

     

   그래서일까, 자신을 오빠라 부르는 비앙카를 물끄러미 보고 있자 비앙카는 손에 쥐고 있던 초콜릿을 크라슈의 입에 건넸다.

     

   “하나 먹어요.”

   “초콜릿 좋아하잖아. 너가 다 먹어.”

   “많이 먹었어요. 그리고 초콜릿보다 크라드 오빠가 먹는 게 더 좋아요.”

     

   최근 들어 유달리 먹는 것을 많이 챙겨주는 비앙카였다.

   설마 아직도 리리나에게 밥을 얻어먹고 다녔던 걸 신경 쓰고 있는 건가.

     

   “아 하세요.”

     

   어느새 초콜릿을 감싼 종이까지 깐 그녀였다.

   크라슈는 하는 수 없이 입을 벌렸다.

     

   그러자 비앙카가 자그맣고 흰 손가락으로 크라슈의 입에 초콜릿을 넣어 주었다.

   초콜릿답게 달았다.

     

   비앙카를 힐끗 보자 그녀는 남들은 잘 모르겠지만, 상당히 뿌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걸 보며 못 이기겠다는 양 짧게 한숨 내쉬곤 그녀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어 주었다.

     

   조만간 어디 다른 초콜릿이라도 공수해 와야겠다.

     

   “남매 사이 진짜 좋다.”

   “둘 다 귀엽네.”

     

   그러자 여성진 기사단이 꺄르륵 거리며 웃음을 터트렸다.

     

   [ 쟤들 눈은 삐었느냐? 어딜 봐서 남매더냐. 이런 시꺼먼 까마귀 같은 놈이랑 남매라니. 쯧쯧. ]

     

   정작 크림슨가든은 기가 막힌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말이다.

     

   “청해 기사단, 전원 주목.”

     

   그러는 순간 남성의 목소리 하나가 울려 퍼졌다.

   목소리의 주인은 레블리앙으로 그의 옆에는 상당한 덩치의 콧수염이 눈에 띄는 남성이 서 있었다.

     

   청해 기사단장 베가였다.

     

   “청해기사단 전원, 오늘은 앞서 말했듯이 금역인 마경 지원 갈 예정이다. 이검과 사검 쪽과도 같이 갈 예정이니 서로 얼굴 붉히는 일 없이 다녀온다.”

     

   베가는 그렇게 말하고, 곧바로 청해 기사단을 이끌고 이동하기 시작했다.

   발하임에 설치되어 있는 공간 마법진을 이용하기 위함이었다.

     

   “이검이랑 사검인가.”

   “우리는 잡일 담당이겠구먼.”

     

   다른 곳이라면 청해 기사단 수준으로도 정예라 할 수 있겠지만, 이곳은 발하임이다.

   그래서일까, 청해 기사단원은 모두가 현실을 이미 자각한 모습이었다.

     

   사검과도 까마득한 차이인데 이검은 말할 것도 없으니 말이다.

     

   “으, 이검은 괜찮아도 사검 녀석들은 싫은데.”

     

   그러는 사이 크라슈의 옆을 걷고 있던 콜린이 질린 기색을 보였다.

     

   “사검 녀석들은 싫다고?”

     

   그 모습의 크라슈가 의문을 보였다.

   발하임의 기사단 내부 사정은 크라슈도 잘 몰랐기 때문이다.

     

   “아, 크라드는 온 지 얼마 안 돼서 잘 모르지? 그게, 사검은 방랑 기사 출신이 좀 많거든. 크라드, 너라면 환영인데. 그놈들은 방랑 기사 시절 탓인지 성격이 좀 더러워서 말이야.”

     

   크라슈가 같은 방랑 기사 출신으로 와서 그런지.

   그는 멋쩍은 듯이 사검에 관해 설명해 주었다.

     

   사검, 녹해 기사단.

   콜린의 말대로 사검에는 방랑 기사 출신이 많다.

     

   그도 그럴 게 발하임에서 방랑 기사를 스카웃을 할 정도의 수준이라면 최소 엑스퍼트 최상급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사검에는 방랑 기사 출신들이 많이 모일 수밖에 없었다.

     

   “위에 검들이야 실력이나 모든 면에서 뛰어나니 사검들도 건드리지 않는데. 하필 바로 아래가 우리라서 말이지.”

     

   크라슈는 콜린의 말을 그제야 이해했다.

   방랑 기사들은 평생 기사단에서만 검을 휘둘러 온 기사들에게 열등감 혹은 깔보는 기색을 지니고 있다.

     

   직접 제 발로 황야를 돌아다니며 세계 침식을 무찌르고 다니던 자신들과 달리 온실 속에서 자랐다면서 말이다.

   크라슈가 보기에는 방랑 기사나 일반 기사나 그냥 서로 비슷한데 말이다.

     

   “크라드도 조심해. 크라드는 방랑 기사 출신이니까. 조금은 괜찮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사검 녀석 중에서도 성깔 더러운 인물이 몇 명 있거든. 괜히 시비 걸면 그냥 무시해버리거나 부단장님을 불러. 그놈들도 귀족한테는 함부로 못 대해.”

     

   부단장인 레블리앙이 고생이 많군.

   뜻밖의 내부 사정을 듣게 된 크라슈는 적당히 고개를 끄덕였다.

     

   ‘시비고 자시고, 오히려 내가 민폐 끼치지 말고, 피해야 할 판이지.’

     

   발하임 직계인 크라슈다.

   자신의 정체를 아는 레블리앙이 혹여나 사검에게 시비가 걸린 크라슈를 본다면 기겁하며 달려오게 될 거다.

     

   신세를 지고 있는 만큼 크라슈는 조용히 있기로 했다.

   그렇게 이동한 곳에는 사검인 녹해 기사단이 먼저 와있었다.

     

   아무래도 이검은 아직인 모양이다.

   마법진 앞에서 대기하는 이들을 보고 있으려니 레블리앙이 대뜸 이쪽으로 다가왔다.

     

   “크라드.”

     

   레블리앙이 크라슈에게 손짓해왔다.

   아무래도 할 이야기가 있는 모양이다.

     

   “비앙카, 잠시만 크림이랑 여기 있어.”

   “알겠어요.”

     

   크라슈에게 크림슨가든을 넘겨받은 비앙카를 두고, 크라슈는 레블리앙을 따라나섰다.

   그러자 기사단과 조금 떨어진 장소에서 레블리앙이 입을 열었다.

     

   “크라슈 님, 마경 쪽 세피라에서 예상치 못한 인물이 나타난 모양입니다.”

     

   그 말을 듣자마자 크라슈는 속으로 탄식했다.

   안 좋은 예감은 늘 맞아떨어진다더니.

     

   외면하고 있던 문제가 바로 얼굴을 들이밀었다.

     

   “……그 인물은?”

   “세피라의 공주라고 불리는 세이랑 세피라입니다. 세피라 1계급관의 따님이죠.”

     

   아니나 다를까, 그 이름이 바로 나왔다.

   세피라 쪽에서 지원 요청할 때부터 느낌이 오더라니.

     

   역시나였다.

     

   “세이랑 세피라의 옆에 호위 한 명이 있지?”

   “예, 보고 받은 바로는 호위 한 명만 대동한 채로 어제쯤 세피라에 나타났다고 합니다.”

     

   레블리앙은 호위에 관해서는 잘 모르는 눈치였다.

     

   하긴, 아는 게 이상하지.

   명목상으로는 얼마 전에 고용된 젊은 호위라고 되어 있으니까 말이다.

     

   실상은 노괴에 가까운 괴물인데 말이다.

     

   ‘은퇴했으면 곱게 은퇴하고 돌아오지를 말 것이지.’

     

   크라슈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느꼈다가 이내 고개를 털어 내었다.

     

   “알았어. 알려줘서 고맙다.”

     

   레블리앙이 크라슈에게 굳이 이 정보를 알려준 건 혹시나 그가 세이랑과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 배려였다.

   그러니 그 배려를 감사히 받기로 한 크라슈가 크림슨가든에게도 말해줘야겠다며 걸음을 옮기던 찰나였다.

     

   “허, 애를 달고 온 주제에 말이 많군. 언제 오검이 애 보는 보모로 전락했지? 기사단의 수치다.”

   “너희 말 다했어?”

     

   크라슈의 귀에 다툼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단장들과 부단장들이 세이랑의 등장으로 잠시 회의 하는 사이, 소란이 일어난 것이었다.

     

   ‘사검과 사이가 안 좋다더니.’

     

   아니나 다를까, 다투고 있는 것은 녹해 기사단원과 청해 기사단원이었다.

   그러나 그것을 물끄러미 보던 크라슈의 눈이 서서히 좁혀지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다투는 청해 기사단원 등 뒤에 비앙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쭈뼛거리는 태도로 있는 비앙카는 지금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크라슈는 방금 전 대화와 함께 순식간에 상황 파악을 마쳤다.

     

   “크라슈 님.”

     

   뒤늦게 그것을 발견한 레블리앙이 당황한 목소리를 내었다.

   자신이 해결하겠다는 의사가 담겨 있었으나 크라슈는 이미 짧게 웃고 있었다.

     

   크라드로 분장을 한 탓에 그 웃음은 무척이나 서슬 퍼렇게 느껴져 레블리앙조차 오싹했다.

     

   사실, 크라슈는 사검 쪽에서 시비를 건다고 해도 적당히 참고 넘어가 줄 생각이었다.

   그야, 이쪽은 개인적인 용무 때문에 숨어 들어온 거고, 저쪽은 아무것도 모른 채 발하임 직계에게 시비를 거는 불운한 상황이었으니까.

     

   그래, 그건 다 참아줄 수 있었다.

   하지만 건드리면 안 되는 것까지 건드려서 쓰나.

     

   “레블리앙.”

   “예.”

   “사검 단장, 이름이 뭐였지?”

     

   레블리앙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자기 부하 관리가 좀 소홀한 거 같네.”

     

   이건 좀 진지하게 대화를 나눠야 할 듯싶다.

   물론 저기 떠드는 놈부터 처리하고.

   

   

   레블리앙이 당황한 표정으로 서있는 사이.

   크라슈는 목을 두둑 풀었다.

     

   대답은 있다가 듣도록 하고, 크라슈는 우선 이번 일을 해결하기로 했다.

   그러니 그는 뚜벅뚜벅 걸음을 옮겨 나갔다.

     

   동시에 크라슈의 주먹에서 오러가 천천히 넘실거리기 시작했다.

   녹해 기사단원은 사실 그저 운이 나쁜 걸지도 모른다.

     

   설마하니 시비를 걸려고, 걸고넘어진 대상이 직계의 약혼자일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러나 운이 없는 것을 누구를 탓하리.

   결국 시비를 건 본인 잘못이다.

     

   “크라드 오빠.”

     

   유일하게 비앙카만이 크라슈를 뒤늦게 발견했을 때.

   이미 크라슈는 이죽거리는 표정을 짓는 녹해 기사단원의 앞까지 와있었다.

     

   “야.”

   “응?”

     

   크라슈가 입을 연순간 녹해 기사단원이 이쪽을 돌아보았다.

   마주친 눈과 함께 크라슈가 눈웃음을 지었을 때, 그의 주먹이 이미 뻗어지고 있었다.

     

   퍼걱!

     

   날아든 주먹이 허공을 찢음과 함께 정확하게 그의 턱에 강타했다.

     

   “윽, 억.”

     

   같은 동급의 엑스퍼트 최상급이다.

   기습 공격에 그는 피하지도 못하고, 비틀거린 그 순간.

     

   촌경(寸勁)

     

   시작된 두 번째 충격이 그의 머리와 몸을 거세게 울렸다.

     

   “크핵?!”

     

   입에서 터져 나온 침과 함께 녹해 기사단원은 발작하듯 몸을 떨었다.

   그러곤 그대로 바닥을 나뒹굴었다.

     

   그것을 바라본 크라슈는 손을 가볍게 털었다.

     

   “다루!”

     

   당황한 녹해기사 단원들이 서둘러 다루라 불린 단원을 살폈다.

   새하얗게 눈을 까뒤집은 다루는 완전히 뻗어 있었다.

     

   “이게 무슨 짓이야!”

   “감히, 오검이 사검을 건드려!”

   “감당할 수 있냐!”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에 청해 기사단원들이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이.

   녹해 기사단원들은 크라슈를 향해 분노를 표출했다.

     

   남 건드리는 건 잘해도 자기 동료 건드리는 건 못 참는 모양이었다.

   그것을 보고, 크라슈가 가볍게 숨을 내쉰 순간 그 숨에는 열기가 흘러나왔다.

     

   그 열기에서 범상치 않은 기운을 느낀 녹해 기사단원들이 멈칫하였다.

     

   그들도 기사단이다.

     

   특히, 전장을 구른 방랑 기사 출신이 많은 그들은 목숨과 관련된 감각에 무척이나 예리한 편이었다.

     

   그러니 그들은 알아 차렸다.

   지금 크라슈에게서 흘러 나오는 기운은 명백히 자신들보다 위라는 것을 말이다.

     

   “사검, 녹해 기사단.”

     

   크라슈는 조용히 고하며 감긴 눈동자 사이로 스산한 빛을 띄웠다.

     

   “감당 못 할 짓은 지금 너희가 하고 있잖냐.”

     

   기사단 사이에 있는 불화도 솔직히 거슬렸는데.

   

   이 이상 건드렸다간 다 엎어 버릴 작정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우리 아빠가 어? 무황이야!

[ 트위치에서 삽화 작업을 방송하고 있습니다~ ]
!!놀러 오실 분들은 트위치에 ‘무화꽃란’ 을 입력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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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Became a Munchkin skill thief meonchikin seukil dodug-i doeeossda 먼치킨 스킬 도둑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used to think that my stealing skill only worked on what was worthless to a person.

But just before I died, I realized that I could also steal the skills.

So I stole the reg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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