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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85

       *** ***

         

       이류의 능력치 한계는 9다. 9를 달성한 이후 누적된 세월만 해도 한참.

         

       사방에서 게으르다고 구박을 받기는 했지만 그래도 매일 간단한 체조 정도는 하면서 현상 유지는 해 왔다. 5년간 미세하게 발전해 왔을 테니 실제 내 능력치는 따지자면 9.99정도는 되지 않았을까.

         

       [근력이 10으로 상승했습니다.]

       [민첩이 10으로 상승했습니다.]

       [지구력이 10으로 상승했습니다.]

       [집중이 10으로 상승했습니다.]

       [오성이 10으로 상승했습니다.]

         

       그러니 조금만 단련해도 곧바로 성과가 드러났다. 어차피 무림천하의 능력치는 실질적으로 소수점 단위도 다 반영되기에 숫자가 바뀐 것 말고는 딱히 전투력에 차이는 없겠지만…눈에 보이는 수치가 올라가는 즐거움이라는 게 있는 법.

         

       잡혈을 제외하고 내 능력치에 악영향을 주는 특성이 두 개. 하나는 [힘줄 절단]이고 나머지 하나는 [덜 자란 몸]이다.이 호천안의 몸은 왼쪽 소지 마지막 마디가 항상 굽어 있다.

         

       뭐 장법이나 수법을 쓸 때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단순하게 물건을 쥐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 그냥 좀 보기 안 좋을 뿐이지만 들어오기 전부터 다쳐 있는 문제를 어찌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딱히 왼쪽 소지의 끝 마디 힘줄이 잘려 있다고 죽을 일이 생길 것 같지는 않고 말이야.

         

       실질적 영향력이라면 [덜 자란 몸] 쪽이 더 클 것이다. 근골은 모든 능력치의 성장에 관여하니까. 호천안이 된 직후 최대한 노력해 보긴 했지만 완화될 뿐 없어지지는 않더라.

         

       “몸은 진짜 고루 발달되어 있네요. 이제야 묻는 거지만 그렇게 단련된 몸을 가지려면 노력을 꽤 많이 했을 텐데 매일 몸만 풀던 심리도 잘 모르겠고.”

         

       함께 수련하고 있었던 흑묘가 기이하다는 투로 이야기했다. 나도 그래. 무림천하를 10년을 한 고인물이었지만 이류가 한계경지라는 건 듣도 보도 못한 이야기였으니까.

         

       앞서 말했듯이 능력치 9는 일류도 갖추기 힘든 능력치인데 기껏 9까지 올려 놓은 인간이 왜 10을 만들 생각은 안 하고 탱자탱자 놀고 있으니…한계경지에 성장이 막혔다는 것을 모른다면 당연히 기묘하게 보이겠지.

         

       어차피 수련은 평생 하는 것이다. 능력치야 이미 이류 때 다 기반을 만들어 놨으니 이제부터는 조금씩 쌓아 올리기만 하면 된다. 이미 일류 평균 능력치는 가볍게 상회하고 있으니까.

         

       이젠 무협지 볼 시간도 없겠군.

         

       무협지 볼 시간이 있으면 운기조식 한 판이라도 더 때려야지.

         

       당장 올릴 수 있는 능력치도 10이 되었겠다 몸도 좋은 느낌으로 땀이 나고 있겠다 검을 뽑아들었다.

         

       나는 아직 어엿한 일류라고 하기에는 부족하다. 충기를 사용하기만 해도 일류지만 그래도 실전에서 어느 정도 매끄럽게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은 되어야 일류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쉬쉬쉭!

         

       경수시장에서 연출용으로 사용했던 [월하난흔]을 시전해 보았다. 몸으로는 검술을 펼치며 동시에 기를 제어하는 일은 그리 쉽지 않은 일이었다.

         

       어렵네 이거.

         

       동작에 맞추어 기를 뿌리기만 했던 이류 때와는 다르게 동작의 때에 맞추어 그 자리에 병목현상을 일으켜야 한다. 병목 현상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검을 휘두르기 전에 미리 기를 보내 안배하고 앞의 기를 붙잡고 뒤의 기는 밀어줘야 한단 말이지.

         

       “선배. 처음부터 충기현상을 효율적으로 다루는 것은 너무 욕심일 수도 있어요. 선배는 이제 갓 충기현상을 다루기 시작했으니 당연히 비효율적이죠. 효율은 머리에서 지우고 목적부터 제대로 달성해봐요.”

         

       “그래. 알았다.”

         

       흑묘는 누가 뭐래도 나보다 상위경지의 무인이다. 지금 내가 헤매고 있는 이 상황도 다 경험해 본 경험자라는거지.

         

       쉬쉬쉬쉬쉬쉭!

         

       한 걸음을 걷는 사이에 무려 일곱 번의 검을 내질렀다. 실질적인 위력은 거의 없겠지만 말이야. 동작에 맞추어 정확히 충기현상을 일으켰다기보다는 미리 다 만들어 놓고 기가 줄줄 새는 상태로 허겁지겁 동작을 펼쳤다는 말이 어울렸다.

         

       “음. 이제야 일류들이 뭐 몇 수 주고받으면 퍼지는지 이해했다.”

         

       “선배. 실전에 들어가면 선배도 똑같아요.”

         

       그냥 서서 하기도 힘든데 신체를 그냥 숭덩 썰어버릴 칼날이 눈앞에서 춤추는 와중에 기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일이 쉬울 리가 없었다.

         

       비유하자면 달리면서 물을 마시는 듯한 느낌? 물을 아껴서 마셔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냥 줄줄 흘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해야겠지.

         

       “충기현상의 기본은 다리를 강화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여일예가 서 있었다. 이런 저런 짐을 챙긴 모습을 보니 떠난다는 인사를 하기 위해 들린 모양.

         

       “팔의 움직임은 복합적입니다. 손목을 눕힐 때도 있고 세울 때도 있으며 팔을 당기는 것에 힘을 줘야 할 때도 있고 내뻗는 것에 힘을 줘야 할 때도 있으니 그 움직임이 매우 변화가 심하니 충기현상을 일으킨들 그 변화에 맞추어 정확히 일으키지 않는 이상 그 효율이 나빠질 수밖에 없지요.”

         

       “반면 다리의 움직임은 팔에 비해 매우 단순합니다. 당기고 밀고 비틀고…수많은 동작을 행하는 팔과 달리 다리는 그저 지면을 차기만 하면 됩니다. 난이도도 쉬울뿐더러 연속성도 필요 없습니다.”

         

       “그리고…”

         

       여일예는 나에게 여러 가지 수행 요령을 전수해 주었다. 어디 가서 구파일방의 대표 고수의 가르침을 받을 수 있겠는가. 흑묘 역시 절정 고수이기는 했지만 독학으로 자수성가한 유형이고 여일예는 수백 년간 체계적인 교육법을 통해 무공을 전수받은 사람.

         

       경지 차이와 별개로 타인을 가르치는 방법과 무학의 지식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불만스럽다는 듯이 땅을 툭툭 차는 흑묘에게 미안하기는 했지만 점창파 고수가 알려주는 수련법이라니. 뭐 기연이 대수인가. 이런게 기연이지.

         

       “은인께서는 제가 알려주신 방법을 바탕으로 수련한다면 작게나마 성취가 있을 것입니다.”

         

       “충고 고맙소. 너무 과한 것을 받은 것이 아닌가 싶군.”

         

       “은인께서 베풀어 주신 것에 비하면 별 것 아니지요. 늦었지만 일류에 오르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도 않는 초절정한테 일류에 오른 것을 축하받으니 기분이 묘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뭐랄까 독의랑 흑묘한테는 진짜 두 시간이고 세 시간이고 일류에 오른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을 거 같은데 여일예 앞에서는 뭐라 말도 못하겠네.

         

       상상한 것만으로도 수치심이 몰려왔다.

         

       “아직은 부족한 경지일 뿐이오.”

         

       여일예는 그런 나를 잠시 바라보다가 포권을 해 보였다.

         

       “이 여모는 이제 본문으로 돌아가 볼까 합니다.”

         

       “음. 그렇소. 부디 보중하시기를.”

         

       뭔가 덕담을 하기 힘든 주제인 것은 확실하군.

         

       “은인께서도 대성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산채에서 뜯어낸 마차에 실린 것은 막여부인가. 결국은 살리기로 한 모양이지. 여일예는 마부석에 올라 마지막으로 고개를 한 번 숙여 보이고는 고삐를 휘둘렀다.

         

       “이럇.”

         

       나는 잠시 여일예가 멀어지는 모습을 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뭐 본래 이렇게 우연이 만나고 또 헤어지고 하는 게 인생사 아니겠어. 앞으로 여일예가 벌일 일은 꽤나 떠들썩할테니 소문으로나마 소식을 전해 들으면 되겠지.

         

       “선배는 여일예의 원수들에 대해서 아나요?”

         

       “당연히 모르지. 너는 아냐?”

         

       “애초에 전후담을 시켜서 여일예에게 단서를 준 건 저에요.”

         

       내 고개가 홱 돌아갔다.

         

       “…뭐?”

         

       “여일예의 원수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보통 거물들이 아니라 우리에게까지 불똥이 튈 것 같았거든요. 그러니까 제가 여일예를 형귀산으로 부른 장본인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건 정말로 깜짝 놀랄 수 밖에 없는 정보였다.

         

       “그러니까…독의님이 이곳에 있는 것을 알고 여일예를 여기로 불러서 여일예의 발을 묶어 놨다는거야?”

         

       “그건 아니고…”

         

       흑묘의 설명에 나는 곧 납득했다. 그러니까 막여부가 칠보옥대라는 보물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고 여일예에게 그 사실을 전달해 주었는데 정작 형귀산에 와보니 독의가 와 있었고 그 때문에 여일예의 발이 묶여 있었던 상황.

         

       흑묘 역시 형귀산에 독의가 있었다는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었고.

         

       그리고 모든 일이 벌어진 다음에 내가 당가에 불려가 우연히 독의님에게 진찰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흑묘는 나랑 떨어질 수도 없고 정체를 털어놓을 수도 없었으니 운명이려니 하고 따라왔다는 것이다.

         

       “휴우. 깜짝 놀랐네.”

         

       월복당의 정보력이 실시간으로 독의의 행방을 파악하고 여일예의 원수들까지 정보들까지 꽉 쥐고 있어서 이 형귀산에 여일예를 묶어 놓은 건 줄 알았는데.

         

       그냥 우연이 겹친 모양이다.

         

       이게 우연이 아니고 의도된 현상이었다면 월복당이 그냥 초절정 고수를 마음대로 농락할 수 있는 정보조직이라는 뜻이 되니 당연히 놀랄 수밖에.

         

       월복당이라.

         

       이거 결국 흑묘를 추종하는 집단인데 오래 붙어 있어도 괜찮을지 모르겠군. 당주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른다는게 말이 안 되니까. 이거 흑묘의 극성 추종자가 날 습격하는거 아닌가 모르겠다.

         

       빨리 강해져야겠군. 안 그래도 여일예의 수련법을 따라하며 강해질 생각에 근질거리던 차였다.

         

       “수련하자 수련.”

         

       “그래요! 수련해요! 아무리 구파일방의 수련방법이 대단하다고 해도 말로 전해 받는게 그렇게 대단하다면 스승이 무슨 필요가 있겠나요!”

         

       아무래도 아까 여일예의 조언이 흑묘를 자극한 모양. 절정 고수가 날 지도해 준다면야 거절할 이유가 없지.

         

       “와라! 임시 스승!”

         

       “각오하시죠! 임시 제자!”

         

       해가 질 때까지 객잔의 마당에서는 내 기합성과 흑묘의 고성이 울려 퍼졌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의 작가의 말은 공란이다.)

    (대충 읽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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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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