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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86

        

       원에서 튀어나온 요정들은 점차 형상을 이루기 시작했다.

       연기가 땅에서 뭉게뭉게 피어나는 것처럼 점차 몸을 불리고 손과 발을 만들었으며, 둥그스름한 몸에 짧은 팔다리를 휘저으며 몸을 좌우로 흔들었다. 그러다가 거북이가 목을 쭉 뻗는 것처럼 길쭉한 목을 스윽 뽑아내었고, 칠성장어의 빨판 같은 입을 쭉 벌리며 빼곡하게 난 이빨을 보이며 웃었다.

         

       까르르.

         

       아기들이 즐거워서 웃는 듯한 소리.

       천진난만하고 순진무구한, 때 묻지 않은 소리.

         

       하지만 제각기 사랑니를 한 손에 쥐고 그것을 갉아먹으며 즐거워하는 모습은 아무리 보아도 아기 보다는 괴물에 가까운 것이었다.

         

       꺄르륵!

         

       사랑니를 갉아먹을수록 이빨 요정의 모습은 점차 변했다.

       팔다리가 더 돋아나고, 몸이 커졌으며, 날개가 생기고, 펜치를 연상시키는 집게발이 생겼다.

       그리고 다리의 역할을 할 길쭉한 촉수까지 나오고 나서야 그들의 변화는 끝이 났다.

         

       끼-야라르르륵.

         

       그렇게 변한 이빨 요정의 입에서 나오는 것은 아기라기에는 너무 소름이 끼치고, 사악하다기에는 악의가 담겨 있지 않은 소리였다. 다만 그것이 인간의 공포를 자극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는지, 온몸의 털을 곤두서게 했다.

         

       불쾌한 골짜기를 잔뜩 자극하는 기괴한 모습으로 변한 이빨 요정들은 제단을 둘러싸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마치 제물을 노리는 늑대 같아 보이기도 했고, 어떤 의식을 진행하기 위해 준비하는 이들 같기도 했다.

         

       그리고 그러한 모습을 노리기라도 했다는 듯, MP3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변했다.

         

       그로테스크한 선율이 갑자기 널뛰기 시작하며 역동적으로 변했고, 점점 무서운 선율이 되어가고 있었다. 심장을 하늘 높이 치솟게 만드는 듯한 날카로운 소리와 공포심에 터질 듯 뛰는 듯 팀파니의 소리가 사방으로 퍼졌다.

       그 진동이 어찌나 거대했는지 바닥을 향해 쏟아지는 피의 폭포가 흔들리며 핏방울을 사방으로 터뜨렸으며, 간신히 몸을 추스르려 하는 점술사가 피를 왈칵 토해내게 만들 정도였다.

         

       끔찍한 불협화음은 점차 제단을 고조시켰고, 타오르는 불꽃은 불협화음에 미쳐버리기라도 한 듯 사방으로 몸을 흔들며 춤추었다. 숲의 붉은 빛은 그 광기를 더더욱 더해주고 있어, 마치 보이지 않는 어떤 사악한 존재가 빨리 피를 달라고 보채는 게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그리고 그 고조되는 소리에 걸맞게 이빨 요정들은 일제히 춤을 추기 시작했다.

         

       제단을 중심으로 꽃이 피어나듯 사방으로 퍼져나가며 팔을 뻗었다가, 다시 움츠리며 꽃봉오리의 형상으로 변하는 그 모습이 마치 태양이 불꽃을 사방으로 넘실거리는 모양새와 닮았다.

         

       진성은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이빨 요정들이 그녀를 중심으로 빙글빙글 돌려고 하자 품에서 고기조각을 꺼냈다. 아주 작은 고기조각은 상하기라도 한 듯 파란색과 검은색을 띠고 있었는데, 심한 악취마저 풍기는 것이 먹는다면 심한 탈이 날 것 같은 물건이었다.

         

       그는 그것을 허공에 띄워 기절해 있는 엘라의 입안으로 집어넣었다.

         

       그러자 곧 그녀의 얼굴이 고통에 일그러지기 시작했고, 몸 이곳저곳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했다. 눈꺼풀이 부어올랐고, 온몸에 식은땀이 흘렀으며, 무언가에 피가 빨리기라도 하는 듯 안색이 점점 하얗게 변해갔다.

       게다가 경련이 일어나는 듯 손가락 부분이 바르르 떨리기까지 했으니, 절대 정상적인 상황이라고는 볼 수가 없었다.

         

       그것을 본 이빨 요정들은 춤을 추는 것을 딱 멈추더니,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

         

       그들이 본 것은 점술사.

       나무 도끼를 허공에 휘두르며 의식에 필요한 춤을 계속해서 추고 있는 점술사였다.

         

       어떻게든 의식을 통제하기 위해 춤을 추고 있던 점술사는, 제단을 중심으로 춤을 추는 것을 멈추고 자신을 향해 빨판 같은 입을 내밀고 있는 이빨 요정들을 보고는 욕을 중얼거렸다.

         

       “빌어먹을….”

         

       욕설과 함께 점술사는 몸을 흔들어 타로를 전부 바닥으로 쏟아버렸다.

       쏟아진 타로는 일부러 그렇게 만든 것처럼 전부 뒷면을 보였는데, 점술사는 발을 움직여 10장의 타로를 특정 모양으로 배열했다.

       타로에서 주로 사용하는 켈틱 크로스 배열법(Celtic Cross Spread)이었다.

         

       그는 켈틱 크로스로 배열한 카드 중 5번째를 뒤집었다.

         

       메이저 아르카나 10번, 운명의 수레바퀴(The Wheel of Fortune).

         

       하늘에 부유하는 거대한 바퀴의 그림이 그려진 카드였다.

       순환과 행운, 운명을 뜻하는 카드였지만….

         

       “역방향이네?”

         

       위기를 벗어날 수 있게 해주는 정방향이 아닌, 벗어나기 힘들다고 말하는 역방향으로 뒤집혀 있었다. 하지만 점술사는 포기하지 않고 그것을 발로 차서 이빨 요정들을 향해 날려 보냈고, 카드는 자그마한 회오리를 만들며 그들에게 날아갔다.

         

       꺄륵!

         

       이빨 요정은 자신에게 날아오는 회오리를 보며 비웃기라도 하듯 웃음을 흘리더니, 벌레를 연상케 하는 날개를 펼치며 일제히 날아올랐다. 그러고는 회오리를 놀이기구라도 되는 것처럼 가지고 놀며 빙글빙글 회전했고, 회오리가 다 사라지고 나서는 더 없냐는 듯 고개를 슬쩍 들어 점술사를 쳐다보았다.

         

       점술사는 이빨 요정이 자신에게 달려들기 전에 2번째 카드와 6번 카드를 뒤집었다.

         

       문제점을 알려주는 2번 카드에서 나온 것은 메이저 아르카나 11번, 정의(Justice).

       얇은 천 옷 하나를 입은 채 기묘한 양각 문양이 그려진 두 기둥의 사이에 앉아 있는 그림이 그려진 카드였다. 곧게 뻗은 검에서는 은색으로 빛나고 있었으며, 다른 손에 들린 천칭은 본래 그런 것이라는 듯 평행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다만 적을 향해야 할 양날의 검은 도리어 점술사를 향해 있었으니.

         

       “또 역방향이네?”

         

       역방향의 정의가 알려주는 것은 지금 이 상황이 그에게 불리하다는 것.

       본래 점술사의 홈그라운드여야 할 숲은 점술사에게 일방적으로 손해를 강요하는 공간이 되었고,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모든 것을 그르쳤다는 비난마저 품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순결해야만 하는 제물이 더럽혀져 제대로 된 제사가 진행될 수 없다고까지 경고를 해주고 있었으니.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하지만 바닥 아래는 바닥이 있는 법.

         

       기회를 얻기 위해 뒤집은 6번 카드에서는 더 끔찍한 결과가 나왔다.

         

       뒷짐을 진 채 한쪽 다리로 서 있는 남자가 보인 것이다.

       남자의 미소는 체념한 듯, 혹은 득도한 듯 은은한 것이었다. 게다가 등을 기대고 있는 기둥은 파릇파릇한 잎새를 사방으로 뻗치며 그 싱그러움을 뽐내고 있었으니, 적어도 그림 하나만 본다면 불쾌할 이유는 전혀 없을 것이리라.

         

       본래 그 남자가 매달려 있어야 한다는 것만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역방향….”

         

       메이저 아르카나 12번, 매달린 남자(The Hanged Man).

         

       정방향은 희생과 공양을 뜻하는 것.

         

       하지만 역방향이라면 무의미한 희생과 형벌을 뜻한다.

         

       점술사는 피눈물을 흘리며 소리쳤다.

         

       “이 괴물 새끼야! 무슨 짓을 한 거냐!”

         

       거꾸로 뒤집힌 정의와 매달린 남자는 말하고 있었다.

         

       엘라는 제물로 쓸 수 없을 정도로 오염되었고, 이 인신공양 의식은 이제 무의미하다고.

       엘라를 희생한다 한들 네가 원하는 것은 아무것도 얻지 못할 것이라고.

       지금 이곳은 제사를 지내는 공간이 아닌 너의 처형장이 될 것이라고.

         

       점괘는.

       점술사의 끔찍한 최후를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진성은 그 불길한 점괘를 긍정이라도 하듯, MP3의 볼륨을 키웠다.

         

       “자네의 의식을 도와주고 있지 않은가?”

         

       진성은 웃었다.

         

       “그러니 내가 이런 음악도 틀어주는 것이 아니던가. 아, 혹시 클래식은 싫어하는가?”

         

       이고르 표도로비치 스트라빈스키(Игорь Фёдорович Стравинский)의 작품.

       봄의 제전(Весна священная).

         

       러시아의 원시 종교 의식을 기반으로 만든 곡.

       봄과 태양에 행하는 인신공양 의식을 해석해서 만든 작품이었다.

         

       점술사가 행하는 인신공양 주술 의식이 태양과 풍요를 담당하는 크롬 크루어히에게 제물을 바치는 의식임을 생각해본다면, 썩 어울리는 조합이 아니던가.

         

       하지만 이 봄의 제전 역시 ‘순결한 처녀’를 요구하는바.

       봄의 제전의 2부, 희생제(Le Sacrifice)에 들어가게 되면 순결한 처녀를 제물로 바쳤을 때의 효과만 증폭되게 된다.

       이는 엘라를 죽이려 하지 않는 데다가 점술사가 통제 불능의 의식 속에서 고삐를 놓아버리기를 원하는 진성으로서는 달가운 일은 아니었다.

         

       그러니 엘라를 순결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Quis potest facere mundum de immundo?”

         

       순결함이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단순히 남녀 간의 통정을 하지 않음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갓 태어난 아기와 어린아이, 과년한 처녀, 혼기가 훌쩍 지나 중년의 나이에 접어든 노총각이 모두 같은 가치를 가지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

       이성의 손도 잡아보지 못했다고 한들 나이를 많이 먹은 이는 세상의 풍파 속에서 깎이고 깎였으니 순결함이 덜할 것이고.

       과년한 처녀라고 한들 세상의 때가 묻었으니 티 한 점 없다고 하기에는 힘들 것이고.

       어린아이는 때가 덜 묻었다 할 수 있으나 인간의 본성은 끊임없이 업을 쌓게 하는바.

       때도 묻지 않고 업도 쌓이지 않은 갓 태어난 아기가 가장 순결한 존재였다.

         

       그렇다면 때는 무엇이고, 풍파는 무엇인가.

       무엇이 더러움이고, 무엇이 사람에게 얼룩을 만드는가.

         

       진성은 그 해답을 알고 있었다.

         

       시체나 다름없는 육체를 이끌며 살아왔던 인생.

       그 끔찍한 고통과 썩어가는 육체는 그 자체로 불결하고 오염된 것.

         

       육체, 영혼, 정신.

         

       개중 하나만 더럽혀지고 뒤틀린다면 이는 모든 것을 어그러뜨릴 수 있음이라!

         

       마치 세 발로 서 있는 화로의 다리 하나가 분질러지면 엎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였다.

         

       육체에 문제를 일으키기는 쉽다.

         

       과거 사람들은 병이 불결해서 걸리는 것으로 여겼으며, 병자는 곧 불결한 사람이었다.

       그랬기에 병에 걸린 사람은 신전에 가서 몸을 깨끗이 씻고 기도를 하는 등의 행위로 ‘정화’를 통해 병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불결함에서 벗어나 다시 깨끗한 신체로 거듭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병이라는 것은 일반적인 상황에서 벗어난 것.

         

       세균과 바이러스, 유전적 질병 같은 것뿐만이 아니라 곰팡이나 기생충 감염 같은 것도 모두 포함하는 것이었다.

         

       그런 것을 이용하는 것은 진성의 특기였다.

       굳이 살(煞)을 날리지 않더라도 그는 얼마든지 사람의 육체를 붕괴시킬 수 있었다.

         

       “제단은 제물이 필요하네. 알고 있겠지?”

         

       진성은 점술사와 눈을 마주치며 웃었다.

       그 모습이 아무런 죄책감 없이 개미를 눌러죽이는 어린아이 같기도 했으며, 정의를 실현한다는 사실에 기뻐서 어찌할 줄 모르는 청년 같아 보이기도 했다. 아니면 끔찍하게 누군가가 죽어 나가는 것을 즐기는 살인마 같아 보이기도 했고, 사람의 비명을 감미롭게 듣는 고문 전문가처럼 보이기도 했다.

         

       저것을 무어라고 해야 할까.

       대체 어떻게 정의를 해야 할까.

         

       “이럴, 이럴 수는 없어.”

         

       점술사는 자신을 보며 웃는 그 모습에.

       자신의 파멸을 기대하며 웃는 그 모습에 말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대체 뭐가 문제냐.”

       “나는 그저 동류를, 저 아이를! 태어나지 못한 아이를!”

       “빛을 보게 해주고 싶었을 뿐이야!”

       “재능도 없고 싹수도 없는 저것은 살아가며 많은 악업을 쌓겠지!”

       “그리고 쌓아왔어! 나는 맡을 수 있어! 저 아이 하나를 구하겠다고 수십 명의 인간이 죽어 피를 뿌렸고!”

       “그 향기가 저 아이의 영혼에 달라붙어 있어!”

       “어린 시절부터 원망을 품고 자라나서!”

       “오직 젊음만을 목적으로 의미 없이 살아갈 저 하찮은 것을 바치는 게 뭐가 잘못이야!”

         

       점술사는 귀를 찌르는 불협화음 속에서 절규했다.

         

       “인신공양? 그게 뭐가 문제야!”

       “너 같은 괴물 새끼가 인신공양이 역겨워서 끼어들진 않았을 테고!”

       “저 제물이 탐이 나?! 응? 탐이 나는 거야?!”

       “저 싹수없는 것 하나로 얻을 수 있는 게 얼마나 많은지 너도 잘 알아서!”

       “그래서 끼어든 거 아니야?”

         

       점술사는 분노 때문에 충혈된 눈으로 진성을 노려보았다.

         

       “대체 자기는 뭐가 문제야?”

       “저것이 자기랑 관계있는 것도 아닌 것 같고.”

       “저거 바쳐서 자기 여동생도 강화해주겠다는데 뭐가 문제냐고.”

       “아는 거야 모르는 거야?”

       “저거 하나로 모두가 행복해져.”

       “자기 여동생의 오성(悟性)이 발달할 거고.”

       “양기가 북돋아지며 신체 능력이 향상되겠지.”

       “나는 영웅이 되는 길에 가까워지고.”

       “태어나지 못했던 순결한 아이는 삶을 얻고.”

       “그 아이는 시작부터 뭔가 잘못된 저것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불러올 거야!”

       “앞으로 새 삶을 얻을 아이를 위해서는 저 싹수없는 것은 죽어야 해!”

       “우리처럼 공존할 수 없어! 저것은 시작부터 잘못된 것이니, 깨끗하게 죽고 순결한 신체를 그 아이에게 주어야만 한다고!”

         

       진성은 점술사의 말에 어떠한 반응도 하지 않았다.

       대신에 숨을 죽이고, 존재감을 없애고, 그저 피비린내와 시체 냄새를 맡고 찾아온 벌레처럼 그 자리에 우두커니 있을 뿐이었다.

         

       대신에 이빨 요정들이 천천히 그를 향해 움직였으며, 때에 맞춰 MP3에서 봄의 제전의 2부, 희생제(Le Sacrifice)가 흘러나왔다.

         

       “어머나.”

       “제기랄….”

         

       점술사는 자신이 맞이할 운명을 느꼈다.

         

       의식은 중단할 수 없다.

       이미 의식은 진행될 만큼 진행되었고, 태양이 뜨기까지 제물이 바쳐지지 않는다면 의식은 ‘의식에 참여한 사람’ 중에서 알아서 제물을 징수해갈 것이 분명했으니까. 그리고 의식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점술사 하나.

       진성은 의식을 진행하는 사람이 아닌, 제단을 만들어주는 사람에 지나지 않았으니 제물로 삼을 수도 없었다.

         

       도망칠 수도 없다.

       크롬 크루어히는 공포와 살육, 태양과 풍요를 상징하는 것.

       그가 도망친다고 한들 태양이 떠 있고 풍요로운 땅에 발을 디디고 있는 한 의식에 필요한 제물은 징수될 것이며, 그 대상은 의식을 진행한 제사장이자 유일한 참여자인 점술사가 되리라.

         

       게다가 분을 풀기 위해 진성에게 덤빌 수도 없다.

       의식 때문에 실시간으로 생명력과 에너지를 대가를 지불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주술사와 싸운다는 것은 그 자체로 자살이나 다름이 없었으니까.

         

       그렇다고 의식을 진행할 수는 있는가?

       제물이 오염되고 더럽혀졌으니 바쳐봤자 무의미한데 어떻게 진행을 한단 말인가?

       대체 어떻게 제물을 바쳐 의식을 무사히 마칠 수 있단 말인가?

         

       “하….”

         

       점술사는 한숨을 쉬며 자신을 둘러싸는 이빨 요정을 바라보았다.

       이빨 요정은 기괴한 몸짓을 하며 그를 중심으로 빙글빙글 돌았고, 허리를 꺾고 팔을 휘두르고 집게발을 휘두르며 방방 뛰기 시작했다.

         

       점술사는 가만히 고개를 숙여 제 몸을 쳐다보았다.

         

       티 한 점 묻지 않은 옷.

       그 난리를 쳤는데도 핏자국 하나 묻지 않은 자신의 피부.

       피비린내와 마땅히 나야 할 체취 대신에 은은하게 풍기는 연꽃의 향기.

         

       점술사는.

       그는.

       그녀는.

         

       크롬 크루어히의 문양이 자신을 향해 눈웃음을 치는 끔찍한 환상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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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haman Desires Transcendence

The Shaman Desires Transcendence

주술사는 초월을 원한다
Status: Ongoing Author:
The shaman realized he had gained life once more. This time, he would live a life solely for transcendence, through shamanism al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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