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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86

       “자, 그러면 다시 촬영 들어가겠습니다.”

         

       탁.

         

       스태프 중 한 명이 슬레이트를 치는 것과 동시에 카메라가 돌아가고 한시우가 진행을 다시 시작했다.

         

       “예~ 지금 하예린 참가자가 다른 팀의 리더인 서유진 참가자를 지명했습니다. 이는 예상외의 일이라 제작진들 사이에서 회의에 들어갔었는데요. 그 결과….”

         

       두구두구.

         

       한시우가 입으로 작게 효과음을 내었다.

         

       그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한 것을 보고 나는 결과를 미리 예측할 수 있었다.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하하, 예린 양 말대로 리더가 리더를 뽑지 말라는 규칙은 없었으니까요! 대신 리더끼리 뽑는 일은 앞으로 금하며 본래 6팀으로 진행 예정이었던 3차 팀 경연은 5팀으로 진행하겠습니다!”

         

       “아하하-! 이번 3차 팀 경연 진짜 재밌다!”

         

       “예린이 팀 진짜 세 보이는데?”

         

       한시우의 진행에 화답이라도 하듯 다른 트레이너들이 말을 더했다.

         

       다들 표정에 웃음이 담겨 있는데다 분위기가 무겁지 않은걸 보니 제작진 측에서도 이번 일을 그냥 가볍게 넘기기로 정했나보다.

         

       “자, 이제 서유진 참가자의 대답만 남았습니다. 서유진 참가자! 하예린 참가자의 지명을 받으셨습니다! 받아들이겠습니까!”

         

       “…큽.”

         

       아까 쉬는 시간 동안 한참이나 눈물을 쏟아 내린 서유진은 이제 울음을 거의 그친 상태였다.

         

       서유진은 눈가에 조금 남아 있는 눈물을 팔뚝으로 닦아낸 후 어린아이처럼 간절하게 고개를 붕붕 휘둘렀다.

         

       “네…! 네! 무조건…, 무조건 받아들여요!”

         

       “그러면 이것으로 서유진 참가자는 하예린 참가자의 팀이 되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그리고는 한시우의 말이 끝나자마자 강아지처럼 내게 쪼르르 달려왔다.

         

       원래는 팀원이 된 순서대로 내 뒤에 일렬로 서야 되는데 서유진은 그러기 싫은지 내 팔에 달라 붙었다.

         

       “아니…, 유진아. 여기 서는 게 아니라 뒤로….”

         

       꼬옥.

         

       “허….”

         

       각인(刻印)이라는 것이 있다.

         

       알에서 깬 아기 오리들은 처음 본 움직이는 대상들을 어미로 여기고 졸졸 따라다닌다고 한다.

         

       서유진은 오늘 일로 내게 각인(刻印)이라도 된 건지 내 몸에 붙어 떨어질 생각을 안 했다.

         

       지금껏 나만 보면 시종일관 노려보며 나중에 이겨 주겠다 뻥뻥 소리치고 다니던 애가 갑자기 이러니 나는 당황스러우면서도….

         

       꾹꾹.

         

       …뭔가 의지할 구석이 나밖에 없는 아기 고양이 같아서 그냥 냅뒀다.

         

       “…유진아. 그래도 다른 팀원들이랑 인사는 해야지. 응?”

         

       “…….”

         

       그래 뭐…, 서유진이 내 옆에 붙어 있는 건 상관없지만 문제는 우리 팀에 나와 서유진만이 있는 게 아니라는 거였다.

         

       서유진에게 다른 팀원들에게 인사하라 말하니 서유진이 우물쭈물한 눈으로 나를 한 번 보다가….

         

       “아, 안녕하세요…, SAV 서유진입니다…. 여, 열심히 하겠습니다….”

         

       예전의 서유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태도로 팀원들을 향해 인사했다.

         

       평소 서유진의 모습을 익히 잘 알고 있는 팀원들도 그런 서유진의 모습에 놀라다가….

         

       “…하하, 잘 부탁해. 유진아.”

         

       “…잘 부탁해.”

         

       이내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서유진에게 마주 인사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다가 팀원들의 얼굴이 아까와는 조금 다른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뭔가…, 서유진이 팀에 온 것을 탐탁지 않아 하는 듯한 표정.

         

       아무래도 내가 팀원들과 상의 없이 리스크 있는 참가자인 서유진을 데려온 것에 조금 불만이 있는 듯해 보였다.

         

       그리고 그런 기색은….

         

       “…….”

         

       …내 바로 앞에 있는 박유정에게서도 느껴졌다.

         

         

         

         

       **

       

         

         

         

       “이번 3차 팀 경연에서 각 팀이 선보일 곡은 여러분들이 자유롭게 고르면 됩니다!”

         

       웬일로 제작진들은 우리들에게 곡 선정의 자유를 주었다.

         

       평소 룰렛이나 양궁같은 뭣 같은 종목들로 곡을 고르게 하는 제작진의 행보와는 정반대의 일에 당황스럽긴 했지만….

         

       아무튼 곡 자유 선정이라니…, 출연자들에게는 무척이나 희소식이었다.

         

       “최종 곡 결정은 경연 전날 밤까지입니다. 그때 각 팀이 경연에서 무슨 곡을 하기로 했는지 제작진에게 전달하면 결정이 완료되고 그날까지는 곡을 자유롭게 변경하셔도 됩니다!”

         

       게다가 영 아니다 싶으면 경연 전날 밤까지 자유롭게 곡을 바꾸어도 된단다.

         

       “자, 그러면 지금부터 경연을 시작하겠습니다! 각 팀은 배정된 연습실로 돌아가 주십시오!”

         

       그렇게 꽤나 파격적인 혜택과 함께 경연이 시작되었다.

         

       우리 팀도 배정된 연습실로 이동하고 경연에서 사용할 곡을 선정하기 위해 토론을 시작했다.

         

       물론….

         

       “…….”

         

       “…….”

         

       경연이 3번째 임에도 불구하고 처음 팀원들과 이야기 나눌 때 이 어색함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박유정이 나섰다.

         

       “와! 그래도 이번 팀은 친한 사람도 많은 것 같고 실력 좋은 사람도 엄청 많네요! 이번 경연 완전 1등 각인데요?”

         

       “하하, 그러게.”

         

       “엇, 언니. 혹시 최근에 살 빠지셨어요? 턱이 완전 조각이에요!”

         

       원래부터 대부분 참가자들과 두루두루 친했던 박유정이 주도하여 이여기를 풀어 나가니 어색했던 분위기는 금세 가셨다.

         

       그리고 분위기가 조금 나아졌다 생각하자마자 박유정이 본론을 꺼냈다.

         

       “자, 저희 그러면 곡 선정 하기 전에 계급 선정부터 하는 게 어때요? 리더는 이미 예린 언니로 정해져 있으니까 센터만 뽑으면 될 것 같은데.”

         

       “……!”

         

       계급 선정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팀원들이 움찔했다.

         

       그리고 그들의 시선 중 대부분이….

         

       스윽-.

         

       …서유진에게로 향했다.

         

       서유진이 리더와 센터 자리에 욕심이 많다는 걸 모르는 나아아 참가자는 없었다.

         

       이에 혹여 그녀가 또다시 센터 자리에 욕심을 내는 건 아닌지 눈치를 보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런 시선들을 알아챈 서유진은….

         

       “아…, 그…, 저, 저는 센터 자리 관심 없어요….”

         

       화들짝 놀라 손사래를 치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이내 저번 경연이 생각났는지….

         

       “저, 정말…, 센터 안 할 거예요…. 진짜로요….”

         

       “아, 알았어…! 유진아…! 울지 마…!”

         

       또다시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가득 차기 시작해 우리는 그녀를 달래줘야 했다.

         

       “우으….”

         

       꼬옥.

         

       서유진은 팀원들의 위로에 가까스로 눈물을 참은 채 다시 내 팔에 얼굴을 기댔다.

         

       그리고 그렇게 서유진이 배제된 채로 센터 자리에 대한 토론이 시작되었다.

         

       “음…, 저는 솔직히 예린 언니가 리더랑 센터 동시에 해도 될 것 같은데요. 워낙 잘하시니까….”

         

       “유정이는 어때요? 저번에 유정이가 센터하는 거 보니까 잘하던데….”

         

       토론의 결과 센터 자리는 나와 박유정 두 사람을 좁혀졌다.

         

       이에 박유정은 잠시 고민하는 듯하다가 입을 열었다.

         

       “…저는 예린 언니가 센터를 했으면 좋겠어요.”

         

       “…왜?”

         

       센터는 부담이 크지만 그만큼 이점이 큰 자리기도 하다.

         

       이에 실력이 어느 정도 되는 참가자들이면 센터에 서길 희망한다.

         

       그런데 박유정이 대놓고 나를 센터로 지지하자 다른 팀원들이 놀라서 물었다.

         

       “왜 센터를 안 하겠다는 거야?”

         

       “우선 첫 번째로 예린 언니가 춤을 워낙 잘 추시니까요. 그리고 두 번째로….”

         

       박유정은 평소와 달리 얼굴에 웃음기를 지운 채 진지하게 말했다.

         

       “제가 메인보컬을 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요.”

         

       “…아.”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팀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박유정은 댄스도 보컬도 되는 올라운더니까.

         

       나를 리더와 센터 겸임을 시키고 자신은 메보로 간다. 그런 그림을 그린 듯싶었다.

         

       납득할 만한 이야기였고 나쁘지 않은 주장이었다.

         

       하지만….

         

       “음…, 그것도 좋은 생각이긴 한데….”

         

       나랑은 생각이 조금 달랐다.

         

       “나는 유정이가 센터에 갔으면 하는데…. 저번 경연 보니까 유정이가 센터에서 눈에 확 띄는 게 보기 좋더라고.”

         

       내가 센터를 종용하니 박유정이 다시 얼굴을 펴고 하하 웃으며 답했다.

         

       “헤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언니. 근데 제가 센터가면 메보 포지션이 조금 애매해지지 않을까요? 물론…, 언니가 메보하셔도 좋긴 하지만 제 생각에 언니는 메보 보다는 센터에 더 어울리시는 것 같아서….”

         

       “음? 아, 당연하지. 나는 확실히 메보에 갈 만한 실력은 아니야.”

         

       “…예? 그러면 저도 언니도 메보 안 하면 도대체 누가…, 설마…?”

         

       박유정이 의아한 표정을 짓자….

         

       “유진이,”

         

       나는 내 품에 안겨 있는 서유진을 가리키며 말했다.

         

       “유진이가 메보하면 되지.”

         

       “……!”

         

       사실 스탯으로만 따지고 보면 서유진이 박유정보다 우세하다.

         

       서유진 또한 박유정과 마찬가지로 보컬과 댄스 둘 다 가능한 올라운더기도하고.

         

       “내가 리더, 유정이가 센터, 유진이가 메보하면 딱일 것 같긴 한데 어때?”

         

       나는 박유정과 달리 처음부터 이렇게 셋이 주요 자리를 나누는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누구 하나 과도하게 자리를 독점하는 일 없이 각자 주어진 것만 해내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최적의 구조.

         

       하지만….

         

       “…….”

         

       서유진을 메보로 하자는 말에 팀원들이 조금 어색한 반응을 보였다.

         

       나는 그들의 눈빛을 보고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어제 방송에서 제대로 텉린 서유진은 지금 누가 봐도 멘탈이 불안한 상태니까.

         

       게다가 이미지 타격도 심했으니 그런 서유진에게 메보를 시키기 불안한 거겠지.

         

       심지어는….

         

       “…제가 메보를요?”

         

       …서유진까지 의아하단 반응을 보였으니 말 다 했다.

         

       나는 나를 올려다보는 서유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입을 열었다.

         

       “왜, 유진아? 못 하겠어?”

         

       “아니…, 저는….”

         

       “나는 유진이가 충분히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

         

       내가 작게 웃으며 물으니 서유진이 주먹을 꼭 쥐고 답했다.

         

       “할 수…, 있어요….”

         

       서유진은 전체 스탯만 보면 나아아에서 유 설, 나 다음으로 3위이다.

         

       그런 그녀가 메보를 소화하지 못할 리 없었고 그런 그녀를 서브멤버로 두는 것도 아까웠다.

         

       이에 나는 다른 팀원들을 향해서도 내 뜻을 강력하게 피력했다.

         

       “다들 유진이 실력이 우수하다는 건 잘 알잖아. 유진이한테 메보를 맡기면 역할도 알맞게 분담되고 팀도 좋은 성적을 낼 것 같은데, 어때?”

         

       “…….”

         

       내가 이리 말하니 처음에는 떨떠름한 표정을 짓던 팀원들도 하나 둘씩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우리 팀의 리더는 나, 센터는 박유정, 그리고 메보는 서유진이 맡게 되었다.

         

         

         

         

       **

         

         

         

         

       아무래도 이번 경연의 곡 선정이 자유인 만큼 우리는 곡을 고르는데 만전을 다하기로 했다.

         

       그렇게 회의 시간은 길어지고…, 우리는 간간이 쉬는 시간도 가졌다.

         

       꼬옥.

         

       “…언니, 어디 가요.”

         

       “…나 화장실 좀.”

         

       “그러면 저도….”

         

       서유진은 아까부터 내가 물을 마시건 화장실을 가건 항상 뒤에 졸졸 따라오곤 했다.

         

       이에 조금 부담을 느낀 나는 그녀를 잠시 떼어 놓았다.

         

       “유진아, 아까도 같이 갔잖아. 이번에는 나 혼자 다녀올게, 응?”

         

       “그치만….”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

         

       끄덕끄덕.

         

       내가 계속해서 거절하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서유진은 올망졸망한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그렇게 서유진을 간신히 떼어놓은 채 화장실로 향했다.

         

       그리고 화장실에는….

         

       “어푸, 아, 언니.”

         

       “…유정아.”

         

       나보다 먼저 화장실을 갔던 박유정이 있었다.

         

       그녀는 곡이 쉽게 선정되지 않고 회의 시간이 길어지자 조금 답답했는지 찬물로 세수를 하고 있었다.

         

       “아이고, 언니 바닥 조심하세요. 제가 세수를 격하게 해서 바닥이 온통 물바다예요.”

         

       박유정은 나를 보자마자 늘 그런 것처럼 생글생글 웃으며 화장실을 나가려 했다.

         

       그리고….

         

       “유정아.”

         

       “…네?”

         

       “미안해.”

         

       …나는 그런 그녀를 잠시 멈춰 세웠다.

         

       “내가 너한테 메보 대신 센터를 맡긴 건 네 보컬 실력을 무시해서가 아니야.”

         

       박유정은 내가 이혜정 다음으로 나아아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참가자다.

         

       덕분에 나는 지금 그녀의 모습에서 평소와는 미세하게 다른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이유가 그녀가 원하는 메보 자리를 주지 않아서 그런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에이, 언니. 그게 무슨 소리예요. 굳이 따지면 메보보다 센터가 더 좋은 자리인걸요? 근데 왜 언니가 저한테 미안해해요.”

         

       그리 말하는 박유정의 표정은 정말 괜찮다는 듯 해맑았다.

         

       그렇다면….

         

       “…그러면 혹시 상의 없이 유진이를 데려온 것 때문에 그래?”

         

       “…….”

         

       “미안해, 울고 있는 유진이 모습을 보니까 너무 안쓰러워서 그랬어.”

         

       아무래도 이게 정답이었는지 박유정의 걸음이 살짝 멈췄다.

         

       박유정은…, 평소의 해맑은 미소 대신 조금 힘없는 미소를 지으며 내게 말했다.

         

       “…아니에요. 처음에는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제작진들의 반응을 보니까 유진이랑 우리 팀을 나쁘게 엮으려는 의도는 없는 듯 하더라고요.”

         

       “…….”

         

       “유진이 실력이야 당연히 말할 것 없기도 하고…, 언니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옳은 선택이었어요.”

         

       박유정은 그 말을 끝으로 밖으로 나가려 했는지 뒤를 돌았다.

         

       그리고….

         

       “그래도….”

         

       문고리를 잡고 밖으로 나가기 전 조금 씁쓸한 말투로 한마디를 남겼다.

         

       “…그런 리스크 있는 선택하기 전에 조금만 같이 상의했으면 좋았을 텐데요.”

         

       “…….”

         

       아무래도…, 박유정은 서유진을 뽑는 중요한 선택을 하면서 자기에게 아무런 언질도 주지 않은 내 모습이 서운했나보다.

         

       ‘서운하게 생각할 만 했지. 내가 너무 유정이를 편하게 생각했나봐.’

         

       나는 먼저 회의실로 돌아가는 박유정의 뒷모습을 보며 오랜만에 그녀의 상태창을 열어 보았다.

         

       [박유정]

         

       [특성 : ??(잠김)]

         

       여전히 그녀의 특성은 잠겨 있는 채였다.

         

       유 설의 잠긴 특성은 ‘흑화’였다. 그렇다면 박유정의 잠긴 특성은 무엇일까?

         

       …좋은 것일까? 아니면 나쁜 것일까?

         

       뭔지 정확히는 몰라도 나는 영영 그녀의 잠긴 특성이 열리지 않길 빌었다.

         

       나는…, 지금의 박유정이 너무 좋았으니까.

         

       “…유정아, 같이 가.”

         

       나는 그리 생각하며 박유정의 뒤를 따랐다.

         

         

         

         

       **

       

         

         

         

       그날 밤.

         

       “후우….”

         

       나는 지친 한숨과 함께 샤워를 마치고 침대에 누웠다.

         

       “이거…, 곡을 자유 선정한다는 게 마냥 좋은 게 아니네.”

         

       최적의 곡을 골라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우리는 결국 경연곡을 선정하지 못했다.

         

       대신 마지막에 곡 후보를 뽑고 내일 아침 결정하기로 한 뒤 우리는 각자 방으로 돌아갔다.

         

       ‘…뭘로 해야 할까.’

         

       나는 침대에 누워 내일 어떤 곡을 하자고 말할지 고민했다.

         

       그러던 그때였다.

         

       똑똑똑.

         

       “……음?”

         

       갑작스런 노크 소리에 고개를 갸웃하며 내가 방문을 열어 보니….

         

       “…언니이.”

         

       “유진아.”

         

       …서유진이 서 있었다.

         

       반바지에 나시 크롭티를 입은 나와 달리 서유진은 고양이가 그려진 파자마를 입은 채 손에는 베개를 달랑 들고 있었다.

         

       올망졸망.

         

       서유진은 물기가 가득한 눈동자로 내게 조심스레 말했다.

         

       “…그게.”

         

       “왜? 무슨 일 있어?”

         

       “저…, 오늘 밤 언니랑 같이 자면 안 돼요?”

         

       “……어?”

         

       그 말을 듣고 나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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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Idol to Pay Off My Debt

I Became an Idol to Pay Off My Debt

빚을 갚기 위해 아이돌이 되었습니다.
Status: Ongoing Author:
"What? How much is the debt?" To pay off the debt caused by my parents, I became an id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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