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Please report if you find any blank chapters. If you want the novel you're following to be updated, please let us know in the comments section.

EP.86

       대륙에서 갤질을 하는 사람은 소수다.

       대다수의 사람은 갤러리에서 활동하지 않는다.

       그 사실에 누구보다 기뻐한 사람이 있었다.

         

       “캬. 역시 믿고 있었다고.”

         

       갤러리의 관리자. 주딱이었다.

       갤러리에서 활동하는 사람이 적어서 기뻐한다니?

       옆 침대에서 평소처럼 주사위를 굴리던 용사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갤러리에서 활동하는 인원이 적은 게 기쁜 일입니까?”

         

       그거 기쁜 일 맞나? 아무리 봐도 좋은 일은 아닌 것 같은데.

       도시에 사람이 적어지면 좋지 않듯이 갤러리도 마찬가지다.

       파딱으로서 경력도 쌓이고. 썰어버린 갤럼의 목으로 산을 쌓는 과정에서 용사도 그건 알았다.

         

       그럼… 갤러리의 악질 유저가 적어져서 관리하기 편해서 그런 건가?

       그녀의 물음에 주딱은 고개를 저었다.

         

       “아뇨. 오히려 안 좋죠.”

         

       갤러리란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곳이니까.

       하지만 갤럼이 대륙에서 소수의 인원이라면.

       그만큼 유저가 늘어날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것!

         

       갤럼이 될 가능성이 세상에 넘쳐난다.

       그만큼 좋은 호재가 있을까.

       아직 성장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것만큼 기쁜 일이 있을까.

       갤러리에 끌어올 사람이 많다는 사실에 주딱은 속으로 씨익 웃었다.

         

       ‘사람이 많아지면 갤러리에도 좋거든.’

         

       갤러리에서 활동하는 사람이 늘어난다면 자연스레 획득하는 포인트도 늘어난다.

       그만큼 갤러리에 재투자가 가능하니까. 발전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

       발전이 어떤 방향이냐가 문제겠지만.

       갤러리의 발전이라 함은 오프라인에 끼치는 영향력 아닌가.

         

       앞으로 갤러리는 주류가 된다!

       현대 사회에서 커뮤니티와 SNS가 주류가 됐듯이.

       이 곳에서도 똑같이 된다!

       주딱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세계 사람들은 오프라인에 충실한 인싸들인줄 알았자너.’

         

       어쩐지 인구에 비해서 유저가 적다 싶었다.

       단지, 갤러리에 접속할 수 있는 권한.

       축복이 모두에게 부여되지 않아서라서 다행이었다.

         

       “그럼 어느 정도까지 인원이 늘어나길 바라십니까?”

       “음.”

         

       용사의 물음에 주딱이 잠시 고민했다.

         

       “두 배. 아니 세 배? 아니다. 대륙의 대부분이 갤질을 해야죠.”

         

       주딱은 희망찬 미래를 그렸다.

       손에 들고 있는 마법 도구를 홍보하고 판매하고.

       이 마법 도구를 사람들이 지니게 된다면.

         

       이쁜 누나들이 몸매를 자랑하고.

       잘생긴 형아들은 좀 그렇긴 한데… 뭐 아무튼 좋은 게 좋은 거지.

       그런 식으로 갤러리의 새로운 붐이 분다!

         

       갤러리의 활성화! 재미의 극대화! 매일매일이 새로운 떡밥!

         

       즐거운 갤러리의 모습을 떠올린 주딱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 대부분의 사람들이 갤러리에 접속하길 원해요.”

       “…난잡하겠군요.”

       “그렇죠 뭐.”

         

       하지만 난잡함이야말로 갤러리의 기본이 아닌가.

       그런 미래를 위해선 해야 할일이 있다.

         

       이걸 잘 만들어야지.

       주딱은 손에 들린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렸다.

         

       이걸 세상에 선보이기엔 약점이 너무 또렷한 마법 도구다.

       사용 시간은 짧지. 컨텐츠도 적지. 가격은 비싸지.

       이 모든 걸 개선하려면 시간이 걸릴듯 싶다.

         

       며칠이고 쓸 수 있도록 만들고.

       기능이 잘 작동하도록 다듬고.

       어떻게든 가격을 낮춰보고 개량을 해야 하지 않나.

         

       “음….”

         

       이거 이렇게 보니까 되게 별로 아닌가?

       그런 생각 끝에 주딱은 결정을 내렸다.

         

       ‘아직 여왕님께 보여주기엔 애매하겠네.’

         

       불완전한 제품을 보여줄 순 없는 노릇이기도 하고.

       투자 대주주인 여왕님에겐 만들어진 제품을 선보이고 싶다.

         

       테스트를 부탁하기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 여왕님이니까.

       평생 갤질을 모르고 살아왔고, 가장 부탁하기 쉬운 대상인데다가.

       그녀에게 이건 신기한 문물로 다가올 테니.

       그 누구보다 제품 테스트에 걸맞은 사람이다.

         

       ‘이번엔 숨기자.’

         

       그러니 주딱은 일단 변명하기로 마음먹었다.

       일단 시제품을 여왕님에게 보여주는 건 막는다.

       마법 공학 연구소와 관련된 보고를 올리는 날.

       주딱은 아껴두었던 카드를 내밀었다.

         

       “이건…?”

       “야광 고양이입니다. 어두울 때 빛나요. 개 귀여움. 아니, 고양이 귀여움.”

       “….”

         

       베아트리스가 마법으로 커텐을 치자, 방이 급격하게 어두워졌다.

       어두워진 만큼 방 안에서 야광 고양이가 은은한 빛을 내뿜었다.

         

       “이게 눈에서 빛이 나오는 게 포인트거든요.”

       “귀엽네요….”

         

       베아트리스가 야광 고양이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

       여기에서 실망하지 않도록 주딱은 고양이의 등허리를 톡 건드렸다.

       그러자 고양이의 꼬리가 흔들렸다.

         

       “이런 기능까지 있어요. 캬아.”

       “귀여운 걸 좋아하는 영애들 사이에선 좋아할 법한 물건이군요.”

       “그렇죠.”

       “이걸 판매할 생각인가요?”

       “아마 그러지 않을까요?”

       “흐으음….”

         

       베아트리스는 계속 고양이를 만지작거렸다.

         

       “기능은 이게 전부인거죠?”

       “예. 심플 이즈 베스트.”

       “이번이 첫 걸음 치고는 나쁘지 않아보여요.”

       “그렇죠?”

       “혹시 다른 물품을 개발하는 건 없나요?”

       “다른 물품… 예. 없습니다.”

         

       주딱은 슬쩍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

         

       “사실 개발이라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그렇다고 알고 있어요.”

       “그러니 아마 완성이 되는 대로 제가 얘기를 드리지 않을까… 예.”

       “고마워요 주딱. 마법 공학 연구소와 관련된 내용이 있다면 계속 보고해줬으면 해요.”

       “아이 당연하죠 여왕님. 거의 제 일인데요.”

         

       주딱은 고개를 꾸벅 숙이고 문 밖으로 나섰다.

       이 정도면 그럭저럭 넘어가지 않았나?

       야광 고양이 정도면 충분히 좋은 물건인데.

         

       “휴.”

         

       다음엔 진짜 진짜 물건을 보여드려야지.

       시간을 벌어서 다행이라고 주딱이 안도하는 동안.

       베아트리스는 조용해진 방 안에서 야광 고양이를 쓰다듬었다.

         

       “뭔가… 숨기고 있네요.”

         

       사실 그녀는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챘지만 모르는 척 하고 있었다.

       거짓말에 소질이 없는 주딱이기에. 거짓말을 읽어내는 건 어렵진 않았다.

       모든 행동에 거짓말의 흔적이 남아있었으니까.

         

       야광 고양이를 보여주면서 움찔거리고.

       평소보다 눈을 마주치기 부담스러워 하거나.

       평소처럼 힐끔 가슴 쪽을 쳐다보지 않고.

       묘하게 부자연스러운 주딱의 거동을 취한다거나.

       요새 은근히 갤러리 활동이 뜸해진 것까지.

       평소에 비해 활동량이 1할 정도 뜸해진 데이터가 주딱의 수상함을 이야기했다.

         

       “아마… 연구소와 관련이 있겠죠.”

         

       연구소에 체류하는 시간도 은근 길어졌다

       무엇보다 최악인 점은.

         

       “제 집무실에서 노는 시간이 짧아졌어요.”

         

       주딱과 함께하는 시간이 적어졌다는 것.

       이건 그녀에게 별로 좋지 않은 변화였다.

       마음 같아선 하루에 14시간 정도는 같이 보내고 싶은 기분이지만.

       항상 모자라는 욕구를 해소하기는커녕, 오히려 불만이 쌓여가는 중이었다.

         

       “….”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던 그녀가 한 가지 방법을 떠올렸다.

       무언가를 꾸미고 있다면. 주딱의 뒤를 캐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까.

       생각한 그녀였지만, 결국 고개를 저었다.

         

       “속아주기로 할게요.”

         

       무언가를 꾸미고 있다한들, 제지해야 할 필요성이 있을까.

       주딱이 이제 와서 배신할 가능성은 없다.

       그렇다고 연구소에서 이상한 짓을 벌이거나, 왕국에 해를 입힐 것 같지 않았다.

       주딱은 그런 사람이 아니니까.

       베아트리스의 입장에선 주딱을 견제할 이유가 없었다.

         

       “저는… 주딱을 믿는 걸요.”

         

       뒤를 캔다는 건. 믿음이 깨진다는 것.

       주딱을 믿는 한 그럴 일은 없다.

       믿음이라는 건 한 번 깨지면 복구하기 힘드니까.

       그녀는 복잡한 생각을 떨쳐내고서, 야광 고양이를 만지작거렸다.

         

       “언젠간 얘기를 하겠죠? 야옹이. 당신이라면 어떻게 생각하나요?”

         

       주딱이 선물해준 야광 고양이에게 이름도 지어주면서. 그녀는 마음을 다잡았다.

       도대체 어떤 일을 하고 있는 진 모르겠으나, 기다리기로.

         

       “야옹이. 저랑 같이 기다려줄 거죠?”

         

       그녀에게 기다림이란, 익숙했으니까.

         

         

       ***

         

         

         

         

       마법 공학 연구소. 일명 마공연에서는 새로운 제품 테스트에 한창이었다.

         

       “진짜 미쳤다. 이거 봐요. 방금 올라온 건데. 캬아… 이 정도면 남편 배 터진다니까?”

       “크으… 이거일세. 남자는 이걸 위해 살아가는 거지.”

       “어떻게 이런 몸매가. 와.”

         

       아무튼 제품 테스트다.

       그런 명목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도중, 돌프는 뒤통수에 따가운 시선을 눈치 채고 입을 다물었다.

         

       “….”

       “크흠.”

         

       주딱의 호위로 따라온 용사가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녀의 무력을 직접 체험한 돌프이기에. 각인된 공포가 몸을 지배했다.

       오들오들.

       그가 용사의 눈치를 보는 동안, 주딱도 눈치를 보았다.

         

       “음. 용사님도 보실래요?”

       “괜찮습니다.”

         

       카이라가 고개를 저었다.

       돌프가 경악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용사와 주딱은 도대체 어떤 사이인 것인가….

       물론 주딱은 계속해서 신제품을 테스트했다.

         

       “일단 갤러리 기능은 이상 없다는 걸 확인했네요.”

       “…그렇다네.”

       “새로운 기계에 새로운 아이디가 부여되는 형식인데… 이건 어떻게 못 해요?”

       “마법의 토대가 되는 부품에 각인이 되는 형식이라 그런 걸세.”

       “그럼 어쩔 수 없네요.”

         

       다중 아이디는 필연적이구나.

       하지만 그건 현대에서도 마찬가지였지.

       이건 전부 밴으로 해결하면 되는 문제다.

       주딱은 가볍게 넘어가고 다음 목록을 체크했다.

         

       “갤러리 기능은 전부 확인했고. 다음은 부가적인 기능이네요.”

         

       경매장에 접속한 주딱이 기능을 확인했다.

       물건을 등록하는 것과 수령하는 것. 값을 지불하는 것까지 일반적인 방법과 다르지 않았다.

         

       그 다음은 최근에 추가된 미니게임 기능이었다.

         

       “이것도 잘 되네요.”

         

       스피드 체스로 가볍게 3연승을 쟁취하고 이상 없음을 체크했다.

       기능에는 문제가 없어서, 주딱의 마음에 쏙 들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었다.

         

       “기본적인 사용시간하고 지속성이 문제죠.”

       “그렇지.”

         

       한 번 몇 시간 접속하려고 마법 도구를 구매하는 건 비효율적이다.

       이런 구조를 바꾸기 위해 혁신이 필요한 순간이었다.

         

       “마나석을 충전하는 건 안 돼요?”

       “마법 공학으로 만든 마나 배터리가 있다면 가능하다네.”

       “충전식이면 확실히 편하겠네요.”

       “그렇지.”

       “돌프 아저씨. 뭘 그렇지에요.”

       “?”

       “만들어야지.”

       “??”

       “며칠이면 될까요. 일주일이면 되죠?”

       “???”

         

       순간 거절하려고 했지만 돌프는 자신의 처지를 깨달았다.

       아. 여기 붙잡혀왔었지.

       지금까지 너무 편한 대우에 잊고 있었지만.

       사실 여기는 도망칠 수 없는 지옥이었다!

         

       도망치기엔 기사들이 입구를 지키고 있고.

       도망친다 하더라도 결국은 붙잡히고 마리란 처참한 미래가 자연스레 그려졌다.

       하지만 일주일이라니.

       돌프가 생명의 위기를 직감했다.

         

       “일주일은 힘들다네.”

       “그래요? 근데 이번에 잘 되면 좋은 거 아니에요?”

       “그게 무슨 소리지? 좋다니. 그게 무슨 소리인가.”

       “여왕님 마음에 들면 바로 감투까지 쓰는 거죠. 오센 왕국 마법 공학 연구소의 총 책임자. 돌프.”

       “…!”

       “당연히 저도 계속 돌프 아저씨에 대한 칭찬을 하겠죠?”

         

       오센 왕국 마법 공학 연구소장…!

       돌프는 고개를 끄덕였다.

         

       “일주일 안에… 해보도록 하겠네….”

         

       마감 기한 일주일이라는 고된 행군이 기다리고 있지만.

       돌프의 입에선 웃음이 흘러나왔다. 웃음꽃이 만개하는 걸 막을 수 없었다.

         

       “맡겨만 주게.”

       “아아. 물론이죠. 연구소장님.”

       “…뭣.”

       “상상해보자구요. 제자가 수십 명씩 있고… 공장이 지어지는 그런 모습을.”

       “…!”

         

       감투와 권력에 돌프가 물들었다.

       아무걱정 하지 않고 마법 공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까지 주어졌다.

       그토록 원하던 삶 아닌가.

       이 정도로 도와줬으면 일을 할 만하지.

         

       마법 공학적으로 착취를 당하는 것도 기쁠 지경이다.

       죽을 때까지 이 곳에서 지내도 좋다.

       돌프는 자신의 마법 도구를 손에 쥐었다.

         

       “아아. 맡겨만 주게.”

         

       돌프의 의지가 활활 타올랐다.

         

         

       ***

         

         

       신제품 개발은 돌프가 전부 맡는 동안.

       주딱의 할 일은 정해져있었다.

         

       “캬. 오늘 갤러리도 재밌네.”

         

       갤러리 관리 (놀기)

       이것 말고는 주딱에게 주어진 일이 없었다.

         

       ‘왕국에서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자너.’

         

       생각해보니 개 백수네.

       무직 개백수 갤러리 관리자. 주딱.

       오늘도 침대에서 배를 벅벅 긁으며 갤질을 하다.

         

       누구보다 시간을 축 내길 좋아하는 주딱은 슬슬 고개를 들었다.

         

       “이제 여왕님한테 놀러갈까요? 가서 과자 좀 얻어 먹죠?”

       “좋은 생각입니다.”

         

       여왕의 집무실 = 디저트 먹는 곳.

       기가 막힌 주입식 교육에 물든 용사와 함께 주딱이 움직였다.

       오늘 여왕님의 간식은 뭘까나.

       간식 스캐빈저 모드가 된 주딱의 눈앞을 가리는 메시지가 도착했다.

         

       【갤러리 관리 레벨이 올랐습니다!】

       【관리 특전을 고를 수 있습니다.】

         

       “오.”

         

       래벨이 또 올랐네.

       이번엔 뭘 고를까. 고민하던 주딱의 손이 쉽게 움직였다.

         

       【부 관리자 1명 증가】

         

       이제 슬슬 노예 한 명 늘릴 때 되지 않았나?

       주딱의 눈이 갤러리를 훑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죄송합니다… 그리고 독자님들 사랑합니다…
    저는 항상 바보같은 작가입니다…
    다음화 보기


           


Becoming The Top Moderator Of The Otherworld Board

Becoming The Top Moderator Of The Otherworld Board

I Became The Top Moderator Of The Otherworldly Gallery 이세계 갤러리 주딱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Artist: Native Language: Korean

I was minding the board 24/7 when I got dragged into another world.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