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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87

    인류의 놀이 형태는 언제나 발전되어왔으며, 놀이에 사용되는 도구역시 인류의 마법기술발전에 큰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은 그다지 특별한 일도 아니다.

     

    그 오래전조차 얼마나 많은 놀이가 있었고, 얼마나 많은 놀거리가 있었는가를 생각해보면, 컴퓨터가 놀이의 매개가 될 수 있다는 사실 역시 크게 특별한 일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것은 어떤가.

     

    ‘게임’이라는 것은 이 시대에서 일반적인 놀이를 지칭하는 말이 아닌 듯하다.

    루크가 대체 무슨 놀이를 하면 그토록 노골적인 전투묘사를 하느냐고 묻자, 직접 보여주겠다며 시루드가 ‘컴퓨터’로 하는 게임을 이야기한 것이다.

     

    “컴퓨터라는 것으로도 놀이를 하나?”

     

    “나는 네가 오히려 컴퓨터게임을 한번도 해본 적 없다는 게 더 신기한데.”

     

    “컴퓨터가 없어서…….”

    조금 구차할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없는것을 어찌하겠는가.

    저 간판에 PC방이라고 적힌 건물 앞에 마치 뽐이라도 내는 듯이 세워진 한 입간판에 적힌 글귀들을 보라.

     

    ‘전 좌석 최신식 하이브리드 동물성 시스템구축, 모니터 144hz 최신 IS패널 사용, 초고속 워프 텔레파시 네트워크, 최고의 게이밍 트리플 컨트롤 수정구 완비!’

     

    “허어.”

     

    도대체 저게 다 무슨 말인지.

     

    단어가 품고 있는 것이 대체 무슨 의미를 갖는지 당최 추측하기도 어려울 정도다.

    동물성이라니, 컴퓨터에는 마법진에 마력필터로 식물을 박아 넣은 구조 말고도 다른 형태도 있다는 말인가?

    모니터의 144Hz는 무슨 말이고, IS패널은 또 무엇인지, 워프 텔레파시 네트워크란 무엇이고, 또 ‘게이밍’ 수정구는 무슨 해괴망측한 단어인가.

     

    궁금증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시루드, 저게 다 무슨 말인지 아는게냐?”

     

    “뭐, 대충은.”

     

    “그렇구나……?”

     

    “뭐해? 안 들어 갈 거야?”

     

    물론 들어갈 것이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흥분하지 않을 자신이 없다고 할까, 현대식 마도기기에는 휴대폰 이후로 아주 큰 기대를 안고 있기도 했고, 그러한 기대는 언제나 그 이상으로 루크의 상상을 뛰어넘어 새로운 무언가를 보여주고는 했다.

     

    마도기술의 레벨이 5000년 전과 같은 행성이 맞는 것인가 싶을 정도로 달라져 있었으므로.

     

    ——–

     

    그리고 역시 이번에도 현대문명은 루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눈앞에 수 백대정도 놓여진 무서운 수준의 마도기기, 현대의 컴퓨터가 연구소의 그것과는 완전히 발상부터 달라진 설계가 완성 되어있다.

     

    그러니 루크가 마력시를 운용해보지 않을 수 없으리라.

     

    컴퓨터에는 극도로 미세한 마법식이 수십, 수 백겹으로 입체적으로 뒤죽박죽 섞여 있다.

    루크는 이번에는 그 내부까지 완전히 들여다볼 수 있었는데, 그것은 컴퓨터의 설계 안쪽이 훤히 들여다보이도록 위쪽면이 투명한 강화유리로 만들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확인할 수 있던 대략적인 마력설계는, 너무나 미세하여 차마 눈으로는 좇지 못할 세세한 부분을 제외하고 전체적인 마력디자인을 묘사하자면, ‘마나더스트’라 불리는 곰팡이의 일종을 적절하게 마석과 버무려 가공해 마력필터로 사용하여 마나의 수급률을 높이고 마법진의 반응속도를 끌어올렸다.

    게다가 마법진의 코어디자인은 이미 예술, 아니 그조차 뛰어넘은 무언가에 닿아있다.

     

    성능비교는 해서 무엇하랴. 선인장을 필터로 사용한 구닥다리 시스템에 단순연산에서 20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고 할 수 있다. 헌데 이 수치조차 그저 눈에 보이는 부분만으로 유추한 것이라 말하면 믿을 수 있겠는가?

     

    루크는 문득 궁금해졌다. 이토록 초월적인 마도기기를, 고작 ‘놀이’따위를 하는데 사용한다니?

     

    어딘가 최첨단 마법시설에서나 사용해야 하는게 아닌가?

     

    평범한 옛날사람의 발상으로는 도저히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대체……. 이게 다 뭐란 말인가.”

     

    “여기서 잠깐만 앉아있어, 시간 넣고 올 테니까.”

     

    “아, 알겠다.”

     

    루크는 자리에 앉아서 컴퓨터가 작동하는 모습만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투명한 케이스의 유리창 너머로 비치는 아름다운 라이트의 향연에 눈길을 빼앗기지 않을 수 없다.

     

    심지어 마법진이 심미적으로 아름답기까지 하다니, 이걸 설계하고 제작한 사람은 마법사가 아니라 예술가였단 말인가? 헬켄산의 드워프도 이 회로도의 세공수준을 보면 이제 쓸모없는 제 손을 자르겠다고 설칠지도 모를 일이다.

     

    “이거, 이래서는 사용할 때 신경쓰여서 제대로 할 수 나 있겠나.”

     

    루크는 깊게 한번 한숨을 내쉬었다.

     

    마법진이 너무 아름다워 마도기기를 사용하지 못 한다니, 그런 요상한 일이 생길 수가 있는것인지.

     

    한숨으로 조금 흥분감을 덜어낸 루크는 그 말고도 앞에 놓여진 수정구에 시선이 갔다.

    기존의 수정구와는 확실히 생김새가 다르긴 하다.

     

    “음, 이게 ‘게이밍 트리플 컨트롤 수정구’인가.”

     

    이리저리 만져보니 도저히 써먹지 못하겠다는 정도는 아니지만 역시 익숙하지는 않다.

    아무리 산전수전 다 겪어온 과거의 대 영웅 루크 이루시라고 해도 동시에 각기 다른 3가지의 수정구를 다뤄야 할 일은 딱히 없었으니까.

     

    정말 재미있는 사실은……. 그 수정구에서도 은은한 마력광이 아름답게 흐르고 있다는 점이라고 할까, 애초에 빛나지 않는 부분이 없었다.

    무슨 책상위에서 폭죽놀이라도 하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확실히 모니터의 환상마법의 화면 갱신률이 더 높아졌다는 느낌은 드는군.”

     

    그러한 환상마법의 화면 갱신률의 차이는 당연히 더욱 부드러운 화면을 의미했다.

    확실히, 이정도라면 모든 면에서 월등하다고 말할 수 있으리라.

     

    그리 대략적인 기기분석이 끝난 루크는 가방을 열어서 깨달음에 대한 메모를 시작했다.

    정말 안타깝지만, 손으로는 도저히 짜낼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고 정밀한 마법식이기에 이론적인 부분만을 얻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정도로도 충분히 기존 마법에서 마나소모율을 40% 가까이 감축시킬 수 있겠군. 비슷한 원리로 계산식을 새로작성하면 어느정도 발동속도에도……’

     

    “엑, PC방에서까지 공부야? 정말 독하다, 독해.”

     

    컴퓨터에 시간을 넣고 온 시루드가 질색하며 말한다.

    그리고 받으라는듯 무언가를 건넸다.

     

    “공책은 집어넣고, 이것부터 받아봐.”

     

    “이건 또 뭐지?”

     

    시루드가 건넨 것은 한쌍의 동그란 마개 같은 것에 음성마법이 인챈트 된 마도기기였다.

     

    그 마력구조는 ‘이어폰’과 조금 닮아있었는데, 그것과는 다르게 유선방식의 마력정보전달을 전제로 제작되어있었다.

     

    “수인용 헤드셋이야. 게임할때는 다들 이거 써.”

     

    시루드는 자기가 사용할 헤드셋도 보란듯이 들었다가 귀마개처럼 머리 위에 올려썼다.

     

    루크는 시루드가 장착하는 것을 보고는 저런식으로 착용하는건가 싶어서 따라해보려다가 실수하고 만다.

    수인과 엘프의 귀 위치가 다른 탓이었다.

    구조적으로 다른 인족들보다 귓구멍이 위쪽을 향하고 있으며, 저마다 귀의 형태나 생김새가 다른 수인의 헤드셋은 제 머리에 맞도록 조절할 수 있는 조절기같은 것이 꽤 다양했는데, 그 탓에 한눈에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아보는게 어려웠던 탓이다.

     

    “내가 씌워줄까?”

     

    “거, 거절하겠다!”

     

    루크는 남이 제 귀를 만지는 것을 허락하는 법이 없었다. 머리를 쓰다듬어지는 것 역시도 같은 이유에서 좋아하지 않는다.

    무방비하게 남에게 만져졌을 때 무슨 참사가 벌어지는지 직접 겪고 몸으로 알았으니까.

    그것은 이 몸의 연결된 신경계에 새겨진 감각이기에 의지로 거부하려고해도 쉽지만은 않았던 것이다.

    귀가 예민해진만큼 청력도 꽤 발달했는지 미세한 소음도 놓치지 않을 수 있다지만, 평소엔 필요없는 소음만이 더 크게 들려올 뿐인 능력이고.

     

    “그냥 말로 설명해주겠느냐.”

     

    결국 루크는 시루드에게 조절장치의 구두설명을 받고 스스로 헤드셋을 조정하여 귀에 잘 끼워넣었다.

    조금 간지럽기는 해도, 수인친화적으로 만들어진 탓인지 예민한 부위를 미묘하게 벗어나는 설계가 아주 인상적이다.

     

    “착용감은 꽤 좋군.”

     

    루크는 만족스럽게 살짝 고개를 흔들어본다.

    이어지는 턱 쪽으로 내려온 받침이 머리에서 흘러내리지 않도록 꽉 고정하는 느낌이 썩 나쁘지만은 않다.

     

    “그럼 게임을 해볼까. 아이디는…….”

     

    “아이디?”

     

    “내가 그럴 줄 알았어.”

     

    ——-

     

    루크도 정식신분을 받은 몸이고, 자신의 휴대폰도 있었으므로 아이디를 만드는 게 어려운 작업은 아니어야 했지만, 문제는 적정연령이 맞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이건 몰랐네……. 슈매리(슈퍼 매직 리그)는 10세이상 이용가 게임인데.”

     

    루크가 서류상으로 10살의 몸인 것이 문제.

    시루드는 루크보다 1살 많은 11살이었기에 계정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이지만, 일반적으론 이제 곧 아카데미에 입학할 나이인 10살은 할 수 없는 게임이었던 것이다.

     

    “생각해보니까 너 나보다 한 살 어렸지……?”

     

    “대체 무슨 놀이를 하는 데 나이까지 따지고 있는건지 모르겠군.”

     

    루크는 알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폭력성이라, 대체 그것이 다 뭔지.

     

    막말로, 대역죄인의 공개 참수는 폭력적이지 않나?

    모니터 안에서 얼마나 폭력적이어봤자 고작해야 컴퓨터의 환상공간에서 조작하는 마법일 뿐인데.

     

    “왜 그걸 까먹고 있었을까.”

     

    시루드가 중얼거렸다.

     

    ‘그러고보면 루크는 1년 월반으로 같은 반이 된 거였네.’

     

    매일 같은 반에서 보고, 선배나 오빠 같은 연령의 차이를 느낄 수 있는 대명사로 불려본 적 없어서 전혀 예상할 수 없었다. 아니, 그냥 생각을 아예 안 했다고 봐야할까.

     

    “근데 왜 나한테 오빠라고 안하는 거야?”

     

    “내가 그리 해주기를 바라나?”

     

    “……조금?”

     

    “그리 불러주지.”

     

    “정말이야?”

     

    시루드의 눈이 조금 반짝거렸다.

     

    “네가 언젠가 날 마법으로 이긴다면.”

     

    “엑.”

     

    ‘그거 안해주겠다는 말이랑 똑같은 것 같은데, 널 내가 마법으로 어떻게 이겨!’

     

    속으로 절규하는 시루드였다.

    “그럼 난 그 게임이라는건 못하는 건가?”

     

    루크가 살짝 아쉽다는 듯이 중얼거리자, 시루드가 말한다.

     

    “그럴 필요는 없을거야. 내 부계정을 빌려줄 테니까.”

     

    “오, 그래. 그런 방법도 있었군.”

     

    시루드가 능숙하게 수정구슬을 조작해서 로그인을 마치자, 슈퍼 매직 리그 라고 적힌 로고가 반짝거리며 나타났다.

     

    그리고 곧 화면에 게임화면이 켜지고, 무언가 복잡한 화면이 드러났다.

    루크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몰라서 시루드에게 알아서 해보라고 살짝 몸을 뒤로 빼낸채 시루드가 대신 조작해주는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 맞다. 캐릭터 따로 하고 싶은거 있어?”

     

    루크는 어깨를 으쓱하며 물었다.

     

    “음, 뭐가 있는가?”

     

    “캐릭터 진짜 엄청 많으니까 아무거나 생각나는거 대충 말해봐.”

     

    “음, 마법사도 있겠지?”

     

    “물론이지. 마법사캐릭터는 이렇게 있는데…….”

     

    루크는 시루드가 띄워준 수많은 ‘마법사’캐릭터중에 문득 눈길이 가는 캐릭터 하나를 잡았다.

     

    백발의 근엄한 노인이, 커다란 지팡이를 들고 있는 모습.

    이름도 다르고, 생김새도 달랐지만 어쩐지 동질감이 느껴졌다고 할까.

     

    ‘그래도 내가 이것보단 더 멀쩡하게 생겼었지.’

    하지만 조금 덜 생긴게 불만이다.

     

    “아무래도 이 캐릭터가 좋겠군.”

     

    루크가 선택한 캐릭터를 본 시루드가 살짝 놀란 억양으로 말했다.

     

    “어, ‘룩 카모시’잖아? 그 캐릭터가 동화속의 ‘루크 이루시’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캐릭터인데, 알고 골랐어?”

     

    “그, 그렇느냐? 이게 루크 이루시라고……?”

     

    전혀, 하나도, 닮지 않았는데.

     

    뭐, 모티브를 딴 것이지, 본인을 직접 복사한 것이 아니니 그러려니 해야하나 잠깐 고민을 하고 있으니 뭔가 화면이 바뀌었다.

     

    본격적인 게임의 화면이었다.

     

    “오, 이거 환상이 꽤 정교하군 그래? 조금 비현실적인 느낌은 들지만 말이야.”

     

    “이제 그 수정구를 조작하면 캐릭터가 움직일거야.”

     

    “뭐? 이 환상이 내 맘대로 조정되는 거였다고?”

     

    루크는 경악했다.

     

    환상이란 본래 실시간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선 말도 안되는 연산량이 필요한 초 고도의 마술식이다.

    그것은 환상의 복잡성과 상호작용성에 따라서 난이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다.

    고작해야 정령의 형상을 흉내낼 뿐이던 수준의 실시간조작도 꽤 연산해야할 문제들이 많은데…….

    특히, 이런 마도기기에서 그것을 구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 지 않을것이다.

     

    그런가, 과연.

    이 괴물 같은 성능의 마도기기는 이 말도안되는 환상을 짜올리기위한 장치였던 것인가.

     

    “이 환상을 보니 어째서 그토록 엄청난 기술이 동원 된 것인지 알겠구나.”

     

    루크가 게임화면의 그래픽을 보고 감탄을 하고 있자, 시루드는 뭔가 이유모를 뿌듯한 감정을 느끼며 설명을 이었다.

     

    “일단 연습을 좀 해보자. 이게 공격이고, 이게 스킬이야. 그리고…….”

     

    ———

     

    “아! 또 죽었잖은가! 이건 말도 안돼!”

     

    “루크, 거기선 진입하면 죽지……. 일단 사리라니까. 룩은 저 캐릭터한테는 사려야 해.”

     

    루크의 플레이는 아주 저돌적이었다.

    고른 캐릭터는 마법사인데, 플레이하는 모습은 무슨 광전사같다고 할 수 있었다.

     

    사실 그것은 과거 루크 이루시의 전투법이기도 했다.

    극한의 순간연산력과 반사신경을 이용해서, 상황에 맞는 최선의 행동에 제 몸을 끼워넣는 것.

    따라서 루크는 마법사이면서도 근접전에 전혀 약하지 않았으며, 마법조차 단일로 사용하지 않았으므로.

     

    “근거리도 약하고, 마법은 한번에 하나밖에 못쓰는데 어째서 대마법사지? 마나는 또 왜 이리 부족한가?”

     

    하지만 아직 잘 알지 못하는 규칙이 적용되는 게임에서까지 현장의 모든 것을 읽는 감각이 나타날 리 만무했고, 수백개의 마법을 동시에 전개해 궁극의 현실간섭을 일으키는 캐릭터가 있을 수도 없었으니…….

     

    루크는 벌써 5번째 죽음을 맞이했다.

     

    “말도 안돼, 마법사가 왜 이렇게 허약한가? 내가 직접 싸워도 이것보다는 낫겠군!”

     

    “…….”

     

    어째서일까?

    왠지 루크라면 정말로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악! 아무튼 12시 언저리에 올렸으니 연참이라고 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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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rchmage dreams of being an Archmage again

The Archmage dreams of being an Archmage again

다시 대마법사를 꿈꾼다 대마법사였던것은
Score 4.2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5000 Years in the future, the Archmage Luke Irushi opened her eyes again. The world has changes so much.

Horseless carriages, an entertainment box with audio and video, food and spices she has never seen before…

And, a changed magical system!

It wasn’t just the world that chang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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