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87

   갤러리란 시시콜콜한 이야기와 중요한 이야기가 나돈다.

   갑자기 어느 나라가 전쟁을 선포했다거나.

   어느 나라의 왕끼리 만나서 치킨을 먹었다거나.

   그런 중요한 이야기도 돌지만, 평소엔 대부분 시시콜콜한 이야기였다.

   ─아 야스 마렵네

   ─퇴근 20분 전 오늘 치킨 시킬까?

   ─내 치킨 ㅅㅂ 길냥이가 물어갔다

   ─동네 사람들하고 치킨 야스 파티함 ㅋㅋ

   ─맥주 고민 중…jpg

   ─오늘 한 잔만 마시고 술 끊는다

   ─캬앜ㅋㅋ

   ─치마덮 최고인 거시야~

   ─던전에서 치킨 먹으면 존맛임

   ─요새 던전 갈만하냐?

   평소처럼 이리저리 떡밥이 돌던 갤러리에선 하나의 떡밥이 안착했다.

   던전 앵벌이였다.

   제목) 던전 돌다가 다른 팟 만남

   근데 가위바위보 져서 우리가 나감 ㅅㅂ

   ㄴㅋㅋㅋ게이야

   ㄴ평소에 가위바위보 연습 안 했음??

   ㄴ그걸 왜 연습해 ㅅㅂ아 ㅋㅋ

   ㄴ난 평소에 거울 보면서 연습한다

   ㄴ거울로 가위바위보 연습은 상상도 못 했네

   ㄴ상상하면 제정신이 아니지 ㅋㅋ

   ㄴ가위바위보단검 했어야지 ㅄ아 ㅋㅋ

   ㄴ단검은 뭔데 ㅋㅋㅋㅋㅋㅋ

   ㄴ가위바위보를 외치고 단검을 꺼내는 거임

   ㄴ그거 강도질이잖아 시발련아 ㅋㅋㅋ

   ㄴ강도질 하라고 그니까

   ㄴㅅㅂㅋㅋㅋㅋ

   ㄴ(사람 아니야)

   ㄴ(우리와는 생각이 다릅니다)

   ㄴ(게이야…)

   ㄴ(우우… 갤부이…)

   ㄴ이걸 양보하네 ㅉㅉ 바로 칼찌했어야지

   ㄴ시발아 상도덕이없냐????

   ㄴ솔직히 하렘파티엿으면 찔렀다 ㅇㅈ?

   ㄴ에이 그래도 그건 그러네 ㅅㅂ

   ㄴㅋㅋㅋㅋ아

   ㄴ남정네 파티 다니다가 그런거보면 살심마렵긴해 ㅋㅋㅋ

   ㄴ그래도 죽이진 않지 ㅋㅋㅋㅋ

   ㄴ남자만 뺏어야 함

   ㄴ뭣

   ㄴ게이게이야 제발…

   ㄴ?? ㄴㄴ ㄹㅇ임 여자만 뺏음 -> 남자가 고통스러움

   ㄴ남자만 뺏음 -> 여자 모두가 고통스러움

   ㄴ오

   ㄴ오는 씨발아 ㅋㅋㅋ

   ㄴ남자 뺏는 역할은 누가 하는데

   ㄴ그건 내가 하지 ㅋㅋ 가장 맛있는 건데 ㅋㅋ 딸기케이크의 딸기라고 ㅋㅋ

   ㄴ시발 딸기 존나 상했네

   ㄴㅋㅋㅋㄹㅇ 이게 딸기…?

   ㄴ나 딸기 알러지있나봐…

   제목) 방금 가위바위보 진 게이다

   아 시발 가위바위보 이긴 새끼들 보물 찾은 듯

   지금 주점에서 술마시고 있네

   ㄴ컄ㅋㅋㅋㅋㅋㅋㅋ

   ㄴ배알꼴리겠네

   ㄴ이걸 참아? ㅋㅋㅋ

   ㄴ와 나였으면 팬티 찢었다

   ㄴㄹㅇㅋㅋ 티셔츠에 팬티까지 찢어야한다고 ㅋㅋ

   ㄴ그래서 어캄??

   ㄴ어카긴 뽀찌 받고 술 얻어마시는 중

   ㄴㅋㅋㅋㅋㅋㅋ

   ㄴ아니 ㅅㅂ 왤케 훈훈해 ㅋㅋㅋ

   ㄴ우리가 상상하던 그런 게 아닌데??

   ㄴ낭만이 넘치는 그곳… 모험가 길드…

   ㄴㄹㅇㅋㅋ 얘네가 낭만 뽕 하나는 오져 ㅋㅋㅋ

   ㄴ

   ㄴ다음에 약초 원하는거 있으면 거래하기로 하고 마무리함

   ㄴㄹㅇ 훈훈하네 ㅋㅋㅋㅋ

   ㄴ왜 칼로 안 찌르는데???

   ㄴ왜 불륜 아님?? 왜 도적질 안 함??? 왜 뒷담 안 깜???????

   ㄴ그런 짓 하던 혐험가는 다 뒤졌으니까 ㅋㅋ

   ㄴ아 ㅋㅋㅋ

   ㄴㄹㅇㅋㅋ 결국 나쁜놈은 대부분 죽지

   ㄴ어디 골짜기에서 차가워져있을 듯

   제목) 모험가들 불쌍한 이유

   던전 <<<< 이거 씹 스캠임 ㅋㅋ

   던전 돈다고 부자됨? x

   앵벌이 하면서 포션 값으로 다 나감

   보물이 있나? x

   수백번 돌았는데 못봄

   의미가 있나? x

   더럽다고 손가락질 당함

   적자사냥해가면서 뭐하러 던전 돔????

   ㄴ당신이 있어 오늘밤이 안전합니다

   ㄴ당신이 누구?

   ㄴ’우리 동네 안전 보안관’

   ㄴ너희가 있어 우리가 안전하다 고맙다 게이야…

   ㄴ하 시발 현타 오려니까 ㅇㅈㄹ이네 ㅋㅋ

   ㄴ좆같네…

   ㄴ근데 모험가 있어서 안전한 건 팩트긴 해 ㅇㅇ…

   ㄴ그래서 요새 모험가 길드 후원 넣고 옴

   ㄴㄹㅇ 얘네 돈도 잘 안 되는데 고대 물건이나 유물 찾아보겠다고 앵벌이하자너

   ㄴ요샌 영지 단위에서 지원 많이 해주더라

   ㄴ그게 맞긴 해 ㅋㅋㅋ

   ㄴ자경단 느낌으로다가 운영하는 곳도 꽤 있더라

   ㄴ던전 요새 벌이 괜찮지 않나?

   ㄴ던전 뺑뺑이 돈이 아예 안 되진 않자너

   ㄴㅇㅇ 던전 마석 캐면 은근 돈 되지

   ㄴ요새 돈 안 된다는 건 구라임

   ㄴ아닌데? 끝나고 카드치면 적자임

   ㄴㅅㅂ아 노름을 끊어 ㅋㅋㅋㅋ

   ㄴ아오 이 시발새끼들 ㅋㅋ

   ㄴㄹㅇㅋㅋㅋ 던전 치안 확보 원툴 ㅋㅋ

   ㄴ그거 원툴이면 된 거 아님?

   ㄴ맞긴 해 ㅋㅋㅋ

   ㄴ원툴이라도 되는 게 어디야

   ㄴ요샌 모험가나 용병들도 많이 줄어서 워툴도 힘들지 ㅇㅇ…

   제목) 던전에서 파티 충돌하면

   가위바위보 말고 답 없음?

   ㄴ싸우는 애들도 있고 평화롭게 대화하는 경우도 있고

   ㄴ아는 형님이면 서로 양보해주기도 함

   ㄴ같이 던전 깨는 경우도 흔한 편이지

   ㄴㄹㅇ 수색조랑 길잡이 늘어나면 던전 깨는 속도가 훨씬 빨라지니까

   ㄴ우린 저번에 팔씨름해서 결정함

   ㄴ팔씨름 ㅇㅈㄹㅋㅋㅋ

   ㄴ닭싸움도 은근 괜찮음

   ㄴ너넨 던전에서 뭐 하는 거냐?

   ㄴ저번에 말싸움하다가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술 마심

   ㄴ던전 안에서?

   ㄴ던전에서 마시면 기분 좋아

   ㄴ뭘 기분이 좋아 시발련아 ㅋㅋㅋ

   ㄴ던전이나 처리하라고 ㅋㅋㅋ

   ㄴㄹㅇㅋㅋㅋ 도대체 뭘 하는 곳임

   ㄴ가끔 야스도 함…

   ㄴ요즘 던전은 치킨도 먹는 구나

   ㄴ치킨 말고

   ㄴ치킨 말고 뭐가 있는데.

   ㄴ앗.

   ㄴ이건 너가 나빴다

   ㄴㅈㅅ…

   ㄴ사과하지마!!!!!!!!!!

   제목) 야심한 던전밥 갤러리…

   파딱 자리 한 칸 늘어났는데 뭐임?

   ㄴ?

   ㄴ어 뭐야 진짜네?

   ㄴ이거 도대체 뭐임?

   ㄴ파딱 자리 늘어났나보네

   ㄴ하긴 한 명 더 뽑을 때 되긴 했지

   ㄴ마왕쨩) 뭐야인 거시야~

   ㄴ?

   ㄴㅋㅋ 파딱도 모르는 일임?

   ㄴ마왕쨩) 갤보고 알았던 거시야~~

   ㄴ주딱 이 새낀 파딱한테 얘기도 안 하자너 ㅋㅋㅋ

   ㄴㅋㅋ 노예들한테 얘기할 필요가 있나

   ㄴ아 ㅋㅋ

   ㄴ식물드루이드) 새로운 파딱이면,,,제,,,후배,,네요,,,,!!

   ㄴ나이로 보면…읍…

   ㄴ후배 아닌 갤럼이 몇이나 있

   ㄴㅋㅋㅋ아 ㅋㅋ

   ㄴ나이로 승부 보지 말라고 ㅋㅋ

   ㄴ식물드루이드) 조심해요,,,,!!!!!! 저도,,밴,,할수 있어요,,!!!!

   ㄴ정보 – 식물 틀딱은 파딱 중에서 차단율이 가장 낮다

   ㄴㄹㅇ?

   ㄴ용사가 가장 많이 썰고 그 다음이 주딱 마왕쨩 순서임 ㅋㅋㅋ

   ㄴ아 ㅋㅋㅋㅋㅋㅋ

   ㄴ아구…그럴수있쟈..,다음부턴,,,그러지,,,마르야.,,,

   ㄴ진짜 할머니냐고…

   ㄴ할머니집 안 가도 됨 ㅋㅋ 갤러리에 할머니가 있자너 ㅋㅋㅋ

   ㄴ식물드루이드) 아니거든요,,,!!!!!!!!!!

   ㄴ용사) 파딱 파티 모집합니다.

   ㄴㅋㅋㅋㅋㅋ

   ㄴ용사야…

   ㄴ이젠 제발 포기해라 ㅋㅋㅋ

   ㄴ용사파티에서 주딱파티에서 파딱파티로 이동하는 거 뭔데 ㅋㅋㅋ

   ㄴ이게.. 파티…?

   ㄴ그냥 파티 열고 싶은 거 아님?

   ㄴ아 ㅋㅋㅋㅋ

   ㄴ춤추는 파티 말하는 거였냐구 ㅋㅋ 몰랐지 ㅋㅋㅋ

   ㄴ파딱 파티 이거 ‘혁명’ 아님?

   ㄴ뭣

   ㄴ실패하면 반역! 성공하면 혁명 아닙니까!

   ㄴㄷㄷ 파딱 세력 ㄷㄷㄷㄷㄷ

   ㄴ주딱 세력은 뭐 있음?

   ㄴ야짤 많음

   ㄴ오

   ㄴ일단 난 주딱한테 붙을래

   ㄴㄹㅇㅋㅋㅋ

   ㄴ그냥 뇌비우고 있으면 오늘치 야짤 할당해준다고 ㅋㅋㅋ

   ㄴ아 ㅋㅋㅋㅋ

   ㄴ그래서 파딱 뽑는 건 맞냐?

   ㄴ이 새끼 이래놓고 안 뽑을 수도 있음

   ㄴ아직도 주딱을 믿어? ㅋㅋ

   ㄴㄹㅇㅋㅋㅋ 이걸 또 속냐

   ㄴ오 공지 올라왔다

   ㄴ엣

   ㄴㄹㅇ?

   ─주딱

   제목) 파딱 뽑습니다

   기본 요건 – 갤질 잘하는 놈

   우대 요건 – 가슴, 엉덩이, 여자

   ㄴ?

   ㄴ시발 이거 맞냐? ㅋㅋㅋ

   ㄴ이 새낀 파딱을 뽑는 거야 사창가 에이스를 뽑는 거야

   ㄴ그게 그거 아님?

   ㄴ뭣

   ㄴ이 미친 새끼 ㅋㅋㅋㅋ

   ㄴㄱㄷ 줄자 가져온다

   ㄴ시발ㅋㅋㅋ 파딱 우대 요건이 왤케 빡세

   ㄴㄹㅇㅋㅋㅋㅋㅋㅋ

   ㄴ남자는 오지 말라는 거 아님?

   ㄴ가슴 빵빵하고 엉덩이 빵빵한 남자에 여자(예정)면 되는데?

   ㄴ그런 사람이 어딨음.

   ㄴ보여줌? ㄱㄷ

   ㄴ안 ㅣ시발아

   ㄴㅋㅋ 그런 사람이 어딨

   ㄴ(크아아아악)

   ㄴ(크아아아아아아악)

   ㄴ(크아아아악 불타는 콘)

   ㄴ(뭔데?)

   ㄴ(크아아아아아아악)

   ㄴㅅㅂㅋㅋㅋ

   ㄴ뭘 본거냐…

   ㄴ너희가 본 걸 내게 보여주지 마라…

   제목) 파딱 지원해요…

   (살짝 드러낸 풍만한 맘마 골짜기.jpg)

   이 정도면 될까요…?

   ㄴ주딱) 합격

   ㄴ합격 ㅇㅈㄹㅋㅋㅋㅋㅋㅋㅋ

   ㄴ이 새끼 벌써 합격만 15명인데?

   ㄴ시발아 자리는 하나 뿐이라고 ㅋㅋㅋ

   ㄴ어우 미친새끼 ㅋㅋㅋㅋㅋ

   ㄴ한 명 뽑으라고 ㅋㅋㅋㅋ

   ㄴ주딱) 흠;;;;

   ㄴ주딱) 한 명씩 돌아가면서 할까?

   ㄴ미친 새끼아냐 진짜 ㅋㅋㅋㅋ

   ㄴ갤러리가 쓰레기통이냐?

   ㄴ쓰레기통 맞지 않음?

   ㄴ그런가?

   ㄴ파딱은 돌아가면서 매일 야짤 올리는 거임?

   ㄴ시발 ㅋㅋ 로테이션식 사창가 ㅋㅋㅋ

   ㄴ진짜 갤러리 좆됐네 ㅋㅋㅋㅋ

   새로운 파딱을 뽑는다는 이야기에 지원자가 몰린 상황.

   이때 갤러리를 보던 누군가는 기회를 엿봤다.

   “…줄자가 어디에 있지?”

   아르델 왕국의 여왕. 세렌디아였다.

   ***

   대륙의 북동부에 위치한 아르델은 남들의 눈에 띄지 않았다.

   엘란에서 쫓겨난 종족이기에 그들은 무엇보다 안전한 장소를 원했다.

   다크엘프가 어둠과 그림자와 친해진 이유가 괜히 있는 게 아니었다.

   지하도시에서 그들끼리 활동했다.

   아르델 밖에서 활동하는 인원도 아르델의 존속을 위해 활동했다.

   그렇게 안전을 확보하려 애를 썼지만, 여전히 안전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아르델은 위험해졌다. ‘갤러리’ 때문이었다.

   “하아… 갤러리….”

   세렌디아가 한숨을 쉬었다.

   물론 갤러리가 위험만 초래한 건 아니다.

   직접 발로 뛰던 암살자들이 얻어올 정보를 갤러리에서 얻기도 했다.

   중요한 물품이 경매장에 올라오면 웃돈을 줘서 구매했다.

   그런 좋은 일도 있으나….

   숨기려했던 아르델의 내부 정보가 갤러리를 통해 빠져나갔다.

   치킨으로 나라 간에 조약을 맺을 땐, 아르델은 불리한 입장이었다.

   친한 나라가 없으니까. 어떻게든 무리를 해야 했다.

   이런 문물이 없으면 아르델 내부에서 불만이 터져 나올 테니까.

   적탑을 통해 겨우 치킨을 얻어내긴 했으나, 손해를 심하게 봤다.

   내부 결속을 위한 지출 치고는 큰 금액이었다.

   “….”

   아르델의 안전 확보는 생각보다 위태로운 형편으로 유지되고 있다.

   언제 고꾸라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위험한 삶을 보내고 있으니….

   세렌디아가 중얼거렸다.

   “이러면 안 돼.”

   “예?”

   옆에서 세렌디아를 호위하던 보조관이 얼빠진 소리를 내었다.

   “이러면 안 된다고.”

   “무슨….”

   “지금 아르델의 상황이 이래선 안 돼.”

   아르델의 지금 상황은 그녀가 생각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었다.

   세렌디아가 바라던 상황은 지금 같은 수준이 아니었다.

   ‘아르델의 안전.’

   안전한가? 안전하긴 하다.

   근데 만족스러운 수준은 절대 아니었다.

   지금 같은 상황도 언제까지 갈까. 아주 잠깐?

   그러니 만족해선 안 된다.

   절대적으로 안정적인 위치를 얻어내야 한다. 덩치를 키워야 한다.

   세렌디아의 머릿속에선 고민거리가 가득이었다.

   ‘다른 나라에 개입하는 건 한계가 있어.’

   드워프는 흔들기 힘들 정도로… 무기에 미친 나라였다.

   굳이 건들고 싶지 않은 화약고였다.

   마제로스는 마왕을 건드려야하지만, 마왕이라는 존재가 어떤지 그녀가 잘 알았다.

   국가권력급 무력을 가진 자다.

   세렌디아는 고개를 저었다.

   그렇다고 오센 왕국을 건들자니….

   오센 왕국이란 참 애매한 위치를 가진 나라였다.

   ‘얘네는 가끔 손을 내밀어주는 국가인데?’

   수많은 나라에 둘러싸인 위치라 그런지. 살아남기 위해 정치질을 그 누구보다 잘했다.

   다른 의미로 아르델과 비슷한 입장에 처한 나라였다.

   세렌디아는 굳이 그런 나라에 수를 쓰고 싶진 않다.

   눈치도 챌 것 같고. 굳이 우호적인 오센 왕국을 건드릴 필요도 없어 보이니까.

   ‘거기에… 오센 왕국엔 성녀와 용사가 있잖아.’

   그것만으로도 건들기 싫은 나라였다.

   세렌디아의 고민은 깊어졌다.

   뭘 어떻게 해야 좋을까.

   흡수할만한 좋은 나라가 없나?

   평소처럼 아르델의 방향성을 놓고 고민하던 그녀는.

   혹시 뾰족한 수가 없을까 갤러리를 구경했다.

   그러다가 그녀의 눈에 띈 글을 발견했다.

   “에?”

   파딱의 새로운 자리가 늘어났다.

   설마? 파딱을 새로 뽑으려는 건가?

   그녀의 예상대로 주딱의 글이 올라왔다.

   ‘주딱이 파딱을 뽑는다고?’

   세렌디아가 머리를 굴리면서, 뇌내 망상을 돌렸다.

   ‘왔다.’

   기회가 왔다.

   파딱의 자리를 받아놓고 적당히 친해지면 아르델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갤러리 대빵인 주딱이랑 친해지면 아르델은 모두가 건들지 못하는 세력이 될 수 있다.

   이보다 더 안전해질 수 있을까?

   ‘식은 죽 먹기 아냐?’

   아르델의 여왕. 암살의 여제.

   나. 세렌디아가 호위를 해준다고 넌지시 말하면 주딱도 좋아죽을 것 같은데?

   백지수표도 아직 쓰지 않았지만, 여기에 호위까지 해준다면. 좋아하지 않겠어?

   그렇게 갤러리의 실세가 된다면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건 도전해볼만 한데?

   그녀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집무실을 떠나, 자신의 방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책상 서랍을 뒤적거려, 원하는 물건을 찾아냈다.

   “여기 있다.”

   사진 마법 도구. 갤러리에 사진을 올릴 수 있게 해주는 물건이다.

   근데… 진짜 찍어야 하나?

   그녀는 잠시 고민하다가 허리를 숙이며 일부러 야릇한 자세를 취했다.

   “하. 씹… 왜 이런 걸 해야 하냐고.”

   그녀가 손으로 눈을 살짝 가리고 사진을 찍었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얼굴도 가렸으니까 괜찮고.

   혹시 몰라서 닉네임도 바꾸고 글을 올렸다.

   ─주딱깍기인형

   제목) 파딱 지원한다

   (손으로 눈만 가려서 야한 느낌의 사진.jpg)

   이 정도면 돼?

   ㄴ오 야해 ㅋㅋ

   ㄴ미쳤다 ㅋㅋㅋ

   ㄴ강력한 파딱 지원자 ㅋㅋㅋㅋ

   ㄴ와 몸매 ㅋㅋㅋ

   ㄴ와캬퍄헉빵ㅋㅋㅋ빠아아앙ㅋㅋ빵ㅋㅋ

   “역시.”

   나 정도 되는 몸매면 남자들은 뻑이 간다니까.

   세렌디아가 미소짓던 순간, 새로운 댓글이 달렸다.

   ㄴ주딱) 세렌디아?

   “?”

   세렌디아의 얼굴이 굳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