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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88

   금역 중 한 곳인 마경(魔境).

   그 이름답게 마경에서 나오는 침식종들은 하나 같이 일반적인 침식종과 궤를 달리했다.

     

   다른 곳에서는 엑스퍼트 상급의 기사단 정도는 있어야 처치할 수 있는 5성급 주인들이 지나가는 길목마다 보였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그 수도 한두 마리가 아니라 수십 마리씩 함께 나타난다.

     

   덕분에 발하임 기사단은 계속해서 전투를 반복해 나가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마스터로 이루어진 이검을 필두로 사검과 오검이 보조 역할을 맡는 식으로 말이다.

     

   ‘순조롭군.’

     

   그리고 그런 발하임 기사단의 맨 선두.

   찢긴 침식종의 시체를 눈앞에 두고, 릴리쉬는 주변을 훑었다.

     

   아직 보고된 동쪽 지역에 도착하려면 거리가 조금 있는 마당.

     

   세계 침식을 위해 전문적으로 단련 받은 발하임 기사단인 만큼 다들 무리 없이 잘 따라오고 있었다.

     

   ‘마경의 환경은 까다롭긴 하지만.’

     

   검은 빗물이 시야를 가리는 것만 제외한다면 마경은 대처 불가능한 곳은 아니었다.

   물론 오러를 장시간 계속 소모해야 하는 만큼 오러 소비가 큰 것은 좀 까다롭지만 말이다.

     

   그런 릴리쉬의 눈에 한 인물이 비췄다.

   새까만 검정 머리카락과 어째선가 줄곧 어깨에 달린 까마귀, 거기에 감긴 눈까지.

     

   누가봐도 뒷세계와 연관 있을 거 같은 음울한 분위기를 지닌 그는 크라드라는 청해기사단원이었다.

     

   릴리쉬는 마경에 들어가기 전 청해 기사단의 부단장을 통해 크라드의 정체를 전해 들었다.

     

   ‘크라슈.’

     

   배다른 형제이긴 하나 형제 중 가장 막내 동생이었다.

   처음 크라슈에 관해 들었을 때 그녀는 의아했다.

     

   크라슈가 왜 마경에 모습까지 숨기며 가는지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기억 속 크라슈는 줄곧 반푼이 취급받던 동생이었다.

     

   최근 들어 그가 바뀌었다는 말이 중간중간 들려오긴 했다만 직접 확인해 본 적 없었다.

   그도 그럴 게 릴리쉬는 이검의 단장으로서 매일 같이 바쁜 삶을 보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크라슈가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시절.

   그녀는 이미 기사단에 속해 매일 같이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당시에는 그녀 위에 있는 오빠를 쫓으려 한 탓도 있었지만.

   단련이 마냥 좋았던 그녀였다.

     

   그리고 어느새 그렇게 자란 그녀는 스물일곱의 나이였다.

   그 덕에 크라슈와는 자그마치 열네 살이나 차이 났다.

     

   동생이라기보다는 사실상 조카에 가까운 나이 차이.

   이런 나이 차이 때문도 있고, 당장 그녀가 기사단 일로 워낙 바빴던 만큼 릴리쉬는 동생들과 터울 놓고 대화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거기다 그는 배다른 자식인 마당.

   같은 핏줄을 지닌 벨로킨마저 나이 차이 탓에 서먹서먹했던 그녀다.

     

   샬롯은 물론이고, 당연히 크라슈도 대하기 어려웠다.

   내심 마음 한편에는 동생들과 잘 지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물론 그 마음조차 발하임의 타고난 무의를 향한 집념이 매번 집어삼킨 게 현실이지만 말이다.

     

   ‘크라슈는 벨로킨의 장례식 때도 오지 않았었지.’

     

   벨로킨의 장례식 당시 그녀는 깜짝 놀라 장례식에 참가했다.

   벨로킨이 세계 침식에서 죽었다는 말을 듣고 그녀는 어머니가 떠올랐다.

     

   벨로킨을 무척이나 많이 걱정하던 어머니가 말이다.

   그녀는 장녀로서 동생을 챙기지 못한 것이 내심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그건 그녀뿐인 걸까.

     

   샬롯은 벨로킨의 시신이 땅에 묻히자마자 냉큼 가버렸다.

     

   크라슈는 세계 침식 때 벨로킨의 죽음을 눈앞에서 본 충격으로 후유증이 생겼다며 오지 않았다.

     

   당연히 장남인 그녀의 오빠는 물론 아버지마저도 금세 떠나 버렸다.

     

   단지, 새어머니만이 그녀에게 몇 마디 건넬 뿐.

   가족들은 벨로킨의 죽음에 크게 의의를 두지 않았다.

     

   그녀는 벨로킨의 무덤 앞에서 잠시 동안 생각에 잠겼다.

   그의 전속 집사에게 듣기로 벨로킨은 무척이나 외로워 보였다고 한다.

     

   ‘외로웠다라.’

     

   발하임의 직계라면 당연하게 겪을 일들이라지만.

   그 말이 어딘가 마음에 걸렸다.

     

   자기 가족이지만 참, 심각할 정도로 삭막한 가족이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자신 또한 마찬가지였음을 그녀는 잘 알았다.

     

   이건 옳게 된 가족의 형태인가.

     

   비록, 장남인 오빠의 위상과 새롭게 떠오르는 신성인 샬롯은 그녀에게 있어서도 나름의 압박감이었으나.

   타고 나기를 무위에만 관심이 강한 그녀다.

     

   그녀는 일찍이 자리에서 눈을 돌린 탓에 상대적으로 가문의 집착이 덜했다.

     

   그래서 그녀는 벨로킨의 죽음을 계기로 가족에게로 눈을 돌려볼 기회를 얻었다.

     

   그렇게 가족에 관해 나날이 고민하고 있을 때.

   뜬금없이 크라슈가 위장하고 나타났다.

     

   이건 뭐라 해석 해야 할까.

     

   “흐으음.”

     

   추적추적 내리는 검은 비 탓에 로브를 써도 젖은 앞 머리카락을 그녀가 천천히 쓸어 올렸다.

     

   ‘뭔가 목적이 있는 거겠지.’

     

   그렇다면 이제 와서라곤 해도 누나로서 뭔가 도울 수 있지 않을까.

   그녀는 마경에 와서 그렇게 줄곧 크라슈에게 무어라 말을 걸어볼지 고민하고 있었다.

     

   “릴리쉬 님, 뭔가 또 고민이 있으십니까?”

     

   그러자 그런 그녀를 보고 주천 부 기사단장이 말을 걸어왔다.

   자그마치 10년 가까이 그녀를 보좌해온 다르비앙 페녹스였다.

     

   실제로 아이들이랑 친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으니.

   사탕 같은 걸 주면 된다고 조언해준 그다.

     

   우연이긴 했으나 그의 조언 덕에 크라슈의 약혼자에게 사탕을 줬다.

     

   그건 나름대로 성과가 있었다.

   그렇다면 이번에도 괜찮은 조언을 해주지 않을까.

     

   “오랫동안 대화 한 번 안 해 본 상대에게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할 거 같나.”

   “그냥, 반갑다고 평범히 인사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게 힘들다.”

     

   아쉽게도 가장 난이도 높은 일이었다.

     

   “으음, 상대가 원하는 선물을 준다든가 하는 건 어떻습니까.”

   “선물.”

     

   릴리쉬는 자기 턱을 손으로 꾸욱 눌렀다.

   크라슈가 위장한 목표를 달성하게 도우면 그것도 선물이 될까.

     

   ‘문제는 그 목표를 모른다는 건가.’

     

   결국 원래 이유로 되돌아오고 마는 그녀였다.

     

   “크라슈 님 때문이십니까?”

     

   그러자 다르비앙이 예리하게 질문해 왔다.

   릴리쉬를 보좌한 시간이 있으니 그도 릴리쉬에 관해서는 눈치가 빨랐다.

     

   이검의 부단장답게 크라드의 정체도 사전에 들었고, 말이다.

     

   릴리쉬는 부정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을 본 다르비앙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다가 청해 기사단 부단장인 레블리앙을 발견했다.

     

   “청해 기사단 부단장인 레블리앙이 크라슈 님과 나름대로 친분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한번 물어보겠습니다.”

     

   레블리앙과 다르비앙은 같은 페녹스 가의 형제 사이였다.

   그러니 좀 더 쉽게 물어볼 수 있을 터.

     

   “부탁하지.”

     

   다르비앙이 레블리앙을 부르고자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아이러니하게도 크라슈 또한 같이 주시하고 있었다.

     

   ‘누님이 뭘 하려는 거지.’

     

   마경에 들어오고 나서 아까부터 이쪽을 힐끗힐끗 봐서일까.

   크라슈는 진작 릴리쉬의 행동을 눈치채고 있었다.

     

   처음에는 뭔가 하고픈 말이라도 있는 걸까 싶었지만.

   그 뒤로도 말을 걸어오지 않는 걸 보면 그건 또 아닌 모양이었다.

     

   [ 그냥 동생이 왔으니 안부라도 물어보려는 거 아니더냐. ]

   “릴리쉬 누님이?”

     

   크라슈는 코웃음 쳤다.

   크라슈가 보기에 가족 중에서 가장 무뚝뚝하던 릴리쉬다.

     

   자기 할 일만을 척척하고, 남에게는 절대 개입하지 않는다.

   그것이 릴리쉬 발하임.

     

   그런 그녀가 먼저 안부 인사라.

   아무리 생각해 봐도 말이 안 되는 이야기였다.

     

   [ 그럼 그냥 네가 먼저 말 걸어 보거라. 답 나오지 않겠느냐. ]

   “지금 신분은 일개 단원인걸.”

     

   이 모습으로 무려 이검의 단장에게 말걸 수 있을 리가 있나.

     

   “릴리쉬 기사단장님!”

     

   그러는 순간 미리 앞에 보내 놓았던 척후 담당 기사가 릴리쉬를 부르며 달려왔다.

   모습을 보아하니 크라슈는 전투를 준비 해야 함을 느꼈다.

     

   “모두 준비해라.”

     

   아니나 다를까, 릴리쉬 쪽에서 바로 명령이 왔다.

     

   “목표하던 네임드 니스로크다.”

     

   척후 결과가 전해진 순간이었다.

     

   쿠웅!

     

   갑작스럽게 땅 전체가 울려 퍼졌다.

   마치, 지진이라도 나는 양 땅이 거세게 울렸기 때문이었다.

     

   기사단원들이 검은 숲에서 튀어나올 니스로크를 대비해 전원 전투를 준비하는 사이.

   크라슈는 게슴츠레 눈을 떴다.

     

   ‘앞이 아니다.’

     

   크라슈의 눈이 땅으로 향했다.

     

   퍼트려진 제 육감 사이.

   바닥 깊숙한 곳에 무척이나 거대한 무언가가 맹렬하게 위로 솟구치고 있었다.

     

   “아래에서 올라온다!”

     

   크라슈가 목청껏 소리친 순간이었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기사단이 있던 장소 전체가 박살이 나며 폭음이 울려 퍼졌다.

   그 위에 있던 기사들은 그대로 무너진 땅 아래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거기다 무너진 땅 아래 세차게 흐르는 검은 빗물의 웅덩이가 보였다.

   아무래도 땅 아래에 흡수된 검은 빗물이 고여 지하 호수를 이룬 모양이었다.

     

   저기에 빠지면 어떻게 될까.

   말할 것도 없었다.

     

   오러를 두른다고 하더라도 검은 빗물이 어떻게든 파고들어 빗물 인간으로 탄생시키고 마리라.

     

   일반적인 집단이었다면 그야말로 순식간에 전멸할 상황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곳에 온 건 일반적인 기사단이 아니었다.

     

   카앙, 캉!

     

   여기저기서 제각기 다른 방법으로 발하임의 기사단원들이 추락을 면했다.

     

   벽면에 바로 검을 휘둘러 추락을 멈춘 이부터.

   오러를 발아래에 폭파해 발판 삼아 빠져나오는 녀석까지.

     

   그들은 괜히 발하임 기사단이 최강이라 일컬어지는 게 아니라는 듯 순식간에 구덩이를 빠져나왔다.

     

   하지만 딱 한 명.

   아래로 몸을 던지는 이가 있었다.

     

   푸른색의 기다란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날아든 이는 다름 아닌 릴리쉬였다.

     

   풍덩!

     

   검은 빗물이 모인 지하수 안에 그녀가 빠져들었다.

   그 순간 검은 호수 위, 자그마한 소용돌이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모두 대비해라. 온다!”

   “공격 준비!”

     

   릴리쉬의 의도를 알아차린 단장들이 기사단원들을 살피며 외쳤다.

     

   콰가가가가가가가각!

     

   그 순간 지하수의 소용돌이를 뚫고 거대한 이형의 존재가 드러났다.

     

   보랏빛의 피부 위에, 몸 여기저기 기괴한 사슬을 두르고 있는 원통형 형태의 괴물.

   동시에 쩌억하고 네 갈래로 벌려진 입에는 이빨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이번에 동쪽 지형을 위협하기 시작한 네임드 침식종, 니스로크의 등장이었다.

   

   

   

   

     

   그 니스로크의 등 쪽.

   검을 박아 넣은 릴리쉬가 니스로크와 같이 공중으로 치솟아 오르고 있었다.

     

   그녀는 바람의 압박이 상당할 텐데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죽하면 그런 와중에도 니스로크의 등에 검상을 새겨 나갔다.

     

   그사이, 발하임의 기사단들도 그녀를 따라 니스로크에게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그 역할은 주로 그녀의 기사단인 주천 기사단이 맡았다.

     

   “녹해와 청해는 아래에서 올라오는 침식종들을 막는다!”

     

   주천 기사단을 제외한 다른 기사단들은 니스로크 뚫어 놓은 구멍에서 올라오는 니스로크의 새끼 침식종들과 맞섰다.

   주천 기사단이 수월하게 니스로크를 상대할 수 있도록 전장을 만들어주는 역할이었다.

     

   당연히 크라슈 또한 이와 같은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릴리쉬 누님도 어지간히 괴물이구만.’

     

   크라슈는 몸부림치는 니스로크에게 조금도 떨어지지 않고.

   계속해서 공격을 퍼붓는 릴리쉬를 보며 짧게 감탄했다.

     

   샬롯에게 가려지긴 했으나.

   릴리쉬 또한 범접할 수 없을 만큼의 실력자였다.

     

   [ 크라슈. ]

     

   하지만 그런 실력과는 별개로 변수가 잔뜩 일어나는 곳이 바로 세계 침식이었다.

   크림슨가든의 부름을 들은 크라슈는 눈앞에 니스로크 새끼를 주먹으로 터트려 버리곤 고개를 돌렸다.

     

   “그래.”

     

   저 멀리 제 육감을 건드리는 한 녀석이 이쪽을 향해 맹렬히 날아오고 있었다.

   자신의 먹잇감이 사냥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 녀석이 말이다.

     

   “레블리앙 부단장.”

     

   그러니 크라슈는 레블리앙의 옆에 붙었다.

     

   “……크라드?”

     

   앞에서 지휘하며 니스로크 새끼를 막고 있던 그가 크라슈를 돌아보았다.

     

   크라슈가 고개를 옆으로 까닥거렸다.

   그건 레블리앙에게 사전에 알려둔 개인행동을 해야겠다는 의사 표현이었다.

     

   레블리앙이 당황했다.

     

   아무리 그래도 이 상황에 개인행동이라니.

   곤란했다.

     

   “하르파스가 오고 있다.”

     

   크라슈가 그에게 말을 전하자 레블리앙이 굳었다.

   동쪽 지역의 현 지배자인 네임드 침식종 하르파스.

     

   놈이 여기에 오는 순간 난리가 날 것이다.

     

   레블리앙은 서둘러 주위를 살폈다.

     

   그러나 그의 색적 능력은 크라슈의 제 육감을 따라갈 수준이 아니었다.

   그로서는 정확한 위치를 알 수가 없었다.

     

   단지, 혼란 사이로 거대한 힘이 다가오고 있다는 기척은 간신히 잡을 수 있었다.

     

   “막고 있을 테니 알고 있어.”

   “예?! 하르파스는 6성급 침식종입니다! 크라슈 님, 혼자서는 안됩니다!”

   “알아. 그래서 그 녀석이 여기 오면 난리 날 거 아니냐.”

     

   레블리앙은 깜짝 놀라 그를 크라드 취급하는 것도 잊고 외쳤다.

   다행히 혼전 상황이라 그의 목소리를 들은 이는 없었다.

     

   하지만 그가 소리치거나 말거나 크라슈는 이미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걱정 마. 다른 건 몰라도.”

     

   크라슈의 발아래 흑염이 일어났다.

     

   “세계 침식은 내 전문이야.”

     

   그 순간 그의 몸이 순식간에 난전 사이를 뚫고 지나갔다.

   한순간에 사라진 크라슈를 보고, 레블리앙의 두 눈이 커다랗게 떠졌다.

     

   크라슈는 분명 엑스퍼트 최상급이라고 생각했는데.

   조금 전 움직임은 그 수준을 아득히 넘어선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크라슈 님은 대체.’

     

   그는 멍하니 있다가 서둘러 정신을 차렸다.

   크라슈가 생각보다 훨씬 더 강하다는 건 알았지만 자신이 할 일은 변하지 않았다.

     

   ‘릴리쉬 님께 알린다.’

     

   직계의 돌발 행동은 직계밖에 못 막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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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Became a Munchkin skill thief meonchikin seukil dodug-i doeeossda 먼치킨 스킬 도둑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used to think that my stealing skill only worked on what was worthless to a person.

But just before I died, I realized that I could also steal the skills.

So I stole the reg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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