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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89

       [레반: 아니]

       [레반: 아따먹님]

       [레반: 공지에 무슨 짓을 하신 거예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아]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별거 아니에요 😊]

        

       [레반: ???]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사양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

        

       [레반: 지금]

       [레반: 아니]

       [레반: 무슨 소환술사도 아니고]

       [레반: 빨리 다시 방송 켜서 님 시청자들 데려가요]

       [레반: 어떻게 이런 악질들만 모으셨지]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착한 친구들이에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우리 방에서 발화점이 좀 낮아서 그렇지]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아]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레반님 방송에서도 발화점이 낮아요?]

        

       [레반: 발화점이고 뭐고]

       [레반: 이미 불이 붙은 상태로 보냈잖아]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

        

       ……진짜, 잘 보면 착한 친구들인데.

        

       뭔가 마음에 들지 않은 걸까. 정확히 알기는 어려웠다. 시청자들의 민심을 항상 세심하게 살피는 나로서도, 매번 정답을 내놓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그나저나……방종한다더니. 방종준비를 위한 루틴을 시작한다, 라는 의미였나.

        

       레반은 합방을 마친 후에도, 방종을 하지 않은 채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었다.

        

       하긴, 개인 방송과 합방은 또 맛이 다르고……3인큐에 집중하는 동안, 시청자들과 소통을 하긴 어려웠을 테니. 잠시나마 오손도손 노는 시간을 가지는 건 퍽 좋아보였다.

        

       이게 프로 스트리머라는 걸까.

        

       합방이 끝남과 동시에 냅다 방송을 꺼버린 나와 너무 대비되는데.

        

       조금 부끄러워졌지만……아직 성장 중인 초보 스트리머니까. 시청자들도 이해해주길 바랄 뿐이다.

        

       공지도 성실히 적었으니, 이해심 +7 버프 정도는 적용되지 않았을까.

        

       무얼 숨기랴. 나는 이제 공지에도 어느 정도 전문성이 생겼다. 꾸준한 노력은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진리는 인터넷 방송에도 적용 가능한 것이더라.

       

       그러나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전문성과 함께 눈도 높아진 나는, 더 이상 수준 미달의 성의없는 공지를 업로드할 수 없는 몸이 되고 말았다.

       

       조금 전, 피곤하답시고 처음에 대충 휘갈겨서 적은 공지 역시 그러했다. 위게더에까지 찾아와주는 시청자들을 생각해도, 레반을 생각해도……영 밋밋해 보이는 것이, 차마 작성 완료 버튼을 누를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 생각으로 공지에 한 마디 한 마디씩 덧붙이다 보니 무려 10분이나 더 걸렸음에도, 뿌듯하고 만족스러운 마음으로 업로드했던 공지였는데.

        

       그런 공지에, ‘무슨 짓을 했냐’라니…….

        

       억울한 마음에 옅은 한숨을 내쉬며, 업로드했던 공지를 다시 확인했다.

        

       [작성자: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제목: 안녕하세요. 다음 방송 공지입니다.]

       [안녕하세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입니다.

        

       내일은 아크님과 합방입니다. 같이 팀원 뽑기를 볼 거예요.

        

       방송을 켤지는 모르겠습니다.

        

       켠다면 오카리나 연습 방송을 하다가 합방을 시작할 예정이에요. 실력이 많이 늘었습니다.

        

       혹시 안 켜면 아크님 방송으로 와주세요.

        

       몇 시부터 할지는 아직 안 정했는데……언제 켜게 될까요?

        

       그리고 우리 레반님 방송 꼭 많이 봐주세요.

        

       캐릭터 고르는 안목이 너무 없어서 그렇지, 나오나도 잘하시고, 착하고 재밌는 사람이더라고요. 👍

        

       많이들 가셔서 채팅 착하게 치시고, 우리 레반님 마음 상할 도네이션 하지 마시고. 응원해주세요.

        

       제 마음 다들 아시죠?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아

       –     대체 방송 공지가 뭐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     언제 켜게 될지를 왜 우리한테 물어보는데 텐1련아……

       –     ㄴ 제발 공지에는 몇 시부터 방송을 하는지를 적어주세요 선생님…… 아니 이걸 부탁해야하는게 어이가 없어 진짜로ㅠㅠ

       –     니 방송 공지 분량이랑 레반 방송 보러 가라는 공지 분량 비율 실화냐

       –     ㄴ 심지어 지 방송 공지 내용은 ‘방송을 킬 수도 있고 안 킬 수도 있는데 킨다면 언제 킬지는 모르지만 오카리나 불거임’이 다임

       –     우리 레반님? 우리 레반님? 우리 레반님? 우리 레반님? 우리 레반님? 우리 레반님? 우리 레반님? 우리 레반님?

       –     VPN킵니다 진짜로

       –     얘 방송 공지가 뭔지 모르는 거 아님?

       –     ㄴ 몰라야 함

       –     ㄴ 왜냐면 알고 이러는 거면 정말 못 참을 거 같거든

       –     우리 레반님? 우리 레반님? 우리 레반님? 우리 레반님? 우리 레반님? 우리 레반님? 우리 레반님? 우리 레반님?

       –     ㄴ 우리 레반님? 우리 레반님? 우리 레반님? 우리 레반님? 우리 레반님? 우리 레반님? 우리 레반님? 우리 레반님?

       –     ㄴ 진정해요

       –     ㄴㄴ 진정하게 생겼어?

        

       ……문제없어 보이는데.

        

       혹시나 해서, 채팅이나 도네이션 조심하라고도 당부했고.

        

       일부……일부, 억지를 부리는 시청자들이 있지만. 흔한 일이다. 인터넷에서 웃음을 주며 주목을 받기 위해 과장되게 감정을 표현하는…….

        

       댓글이 좀 많이 달리긴 했네.

        

       10분만에 120개……이건 신기록 같은데.

        

       뭔가 문제가 있었던 걸까.

        

       책임……내 책임은 아닌 것 같은데. 그래도……내 의도가 선하였다고 해서, 책임을 회피할 면죄부가 주어지는 건 아니니까.

        

       때로는 과정이 아니라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할 때도 있는 법이다. 억울하더라도.

        

       왜,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The road to……뭐였는데.

        

       시즌 7 정도에 친해졌던 미국 서버 도적 유저의 실력을 끌어올려주기 위해 약 3개월가량 노력한 끝에 들었던 말이다.

        

       ……그 친구, 실력 많이 늘기는 했었는데.

        

       ……아무튼.

        

       어떻게든 시청자들을 진정시키기는 해야겠지. 진정……진정시키는 건, 어떻게 하면 되려나.

        

       아.

       

       그거네. 왜 이 생각을 못했지.

       

       바삐 준비를 마치고, 트위트에 다시 접속했다.

        

       * * * *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님이 방송 중입니다!]

        

       밤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

        

       이예나가 방송을 시작했다는 알림이 팔로워들에게 전송되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방송이었다. 방종한지 불과 30분. 다음날 공지를 올린지 약 10여분 만에 다시 켜진 방송이었으니.

        

       검은 배경화면에, 작은 소리 하나 없는 방송.

        

       아직 제대로 된 대기화면이 없는 이예나의 방송이 시작될 때 보이는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

       『몇 시부터 할지 모르겠단게 이런 뜻이었음?』

       『캬』

       『알림 잘못 본 줄 알았어요』

       『2부 방송 드가자~』

       『나오나 드가자~ 나오나 드가자~ 나오나 드가자~』

       『2부는 종겜이지?? 공포게임하려고 밤에 킨 거지??』

       『우리 레반님? 우리 레반님? 우리 레반님? 우리 레반님? 우리 레반님? 우리 레반님? 우리 레반님? 우리 레반님?』

       『소통해요』

        

       뜻밖의 선물을 받은 아이처럼 기뻐하는 시청자들은, 채팅창에서 이런저런 추측과 욕망을 저들끼리 던져대고 있었다.

        

       이예나의 척박한 방송 환경에서 자연스레 생겨난 문화였다. 어차피 스트리머가 잘 보지 않는 채팅창이니, 일종의 게시판처럼 사용하는 것이다.

        

       그렇게 잠시, 시청자들끼리 웃고 떠드는 사이.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야 카테고리가 이상한데】

        

       몇몇 눈치가 빠른 시청자들은, 방송의 카테고리가 음악으로 설정된 걸 발견했다.

        

       그리고.

        

       -삐이이

        

       고요한 밤을 찢는 듯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개 시 발】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켠다면 오카리나 연습 방송을 한다고 했제? 공지 읽고 와라 병신들아~】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씹좆혐나 부수고 인증샷 올리면 50만원】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협상이라도 하자】

        

       소리를 조금이라도 가려보겠다는 듯이, 도네이션이 물밀듯이 밀려들어왔으나-

        

       이예나는 꿋꿋하게 연주를 이어 나갔다. 늘 그렇듯이, 처음 들어보는 멜로디였다.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근데 매번 대체 어디서 무슨 곡을 가져오는 거임】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님들 잘 들어보면 은근 곡이 좋음 ㅎㅎ】

        

       그렇게, 약 10분이 흐르고- 두 곡의 연주를 마친 후.

        

       방송을 켠지 20분 가까이 지나서야, 이예나는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잘 들으셨나요. 실력 많이 늘었죠?》

        

       『아직이니?』

       『약속의 10분인데 음소거 해제해도 됨?』

       『ㅇㅇㅇㅇㅇ실력 진짜 많이 늘었는데?』

       『뿌듯해하는 목소리가 개빡치네 진짜』

       『뚜루루 뚜- 뚜- 뚜루루 루 루루루 루루루』

       『뿌우 뿌우 뿌우』

       『루루 루루 루 루루루루루 루』

       『삑사리라도 줄여줘서 고맙다……정말 고맙다……』

       『삐익 삑삑삑 삐익 삑』

       『정신오염당한 새1끼들 많네』

        

       혼돈 그 자체인 채팅창과 대비되는 부드러운 목소리에는 옅은 만족감이 배어 있었다.

        

       《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안정되지 않나요. 모든 화와 짜증이 흘러가고, 편안함에 이르게 되는……그런 기분.》

        

       『제발 그걸 음악이라고 부르지 말아주십시오』

       『삐익 삑삑삑 삐익 삑』

       『‘음악’을 들으면 그렇죠』

       『화와 짜증이 응축되고 있습니다 선생님』

       『편안했는데…아까까지만 해도 편안했는데…』

       『뚜루루 뚜- 뚜- 뚜루루 루 루루루 루루루』

        

       《다들, 마음 속에 쌓였던 나쁜 감정이 다 해소되는게 느껴지셨을 텐데. 음악의 힘이란 참 대단하지 않나요.》

        

       『니 멘탈이 참 대단하긴 하네요』

       『이건 스님도 나쁜 감정이 생긴다』

       『음악의 힘(물리)』

       『씹좆혐나 끝남? 음소거 꺼도 됨?』

       『제발 공포게임 제발 공포게임 제발 공포게임 제발 공포게임』

       『이제 나오나 드가자~』

        

       어지러이 움직이는 채팅창에서는 온갖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었다.

        

       이어질 방송에 대한 기대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스트리머가 방종까지 했다가 굳이 다시 돌아오는 건, 뭔가 하고 싶은 게 있어서일 거라는 의견이 가장 힘을 얻었다.

        

       우연히도, 정답에 가까운 의견이었다.

        

       물론,

        

       《오늘 연주는 위게더에도 업로드할게요. 다들 화가 날 때면 한 번씩 들어볼 수 있도록. 그러면……전 이만 다시 가볼게요. 트바.》

        

       그 하고 싶은 것이, 오카리나 연주 뿐일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다.

        

       음악을 들려주면 심신의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한 짓이라고는, 더더욱 상상할 수 없었고-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님은 오프라인 상태입니다.]

       

       할 일을 마친 스트리머가 뿌듯함과 만족스러움을 수확한 채 바로 사라질 것이라고도…… 당연히, 상정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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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그런 악질 방송 안ㅣ에요
Score 3.7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am a healthy skill-based broadcaster.

I don’t hate priests.

It’s not that kind of broadcast.

What?

Clarify the controversy that’s been posted on the community?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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