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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890

       

       

       머리의 피가 식는다.

       아니, 머리뿐이 아니라 온몸의 피가 식은 느낌이었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잘못 들은 건가? 아니, 잘못 들은 건 아닌 것 같다.

       미 부인의 표정이 그걸 증명하고 있었다.

       

       “제게 서찰을 안 보내셨다구요?”

       

       “아니. 서찰은 보냈다.”

       

       내 말에 미 부인이 부정한다. 정확히는 수정했다.

       

       “네게 서찰을 보낸 게 맞지만…. 서찰은 언제 받았느냐.”

       

       “이틀 전에 받았습니다.”

       

       “이틀…?”

       

       미 부인의 눈이 더 커진다.

       

       “설마, 이틀 만에…. 사천에서 여기로 왔다는 게냐?”

       

       “예.”

       

       “…”

       

       “지금은 그것보다….”

       

       꽉.

       미 부인이 대뜸 내 어깨를 잡았다. 갑작스러운 손길에 흠칫 놀라야 했다.

       

       “몸은 괜찮은 거니?”

       

       “…예? 아, 예.”

       

       심지어 말투까지 바뀌어 있어 더 놀라야 했다. 

       미 부인도 아차 싶었는지 헛기침을 뱉더니 다시 목소리와 말투를 정리한다.

       

       “…아무리 급해도 그렇지. 그 긴 거리를 그리 빨리 오면 몸이 상한다.”

       

       “…그 정도는 괜찮습니다.”

       

       오히려 딱히 어렵지는 않더라. 

       기운이 늘어난 것도 늘어났는데, 조절하는 게 편해졌다. 

       화력이 폭발적으로 늘어 곤란했던 게 해결된 것이다.

       

       아무튼.

       

       “하물며 맹부터 다녀왔다고 한다면, 대체 무슨 일을 겪고 온 게냐…. 정말 괜찮은….”

       

       “미 부인.”

       

       말을 끊어냈다. 지금은 더 중요한 일이 있었다.

       

       “아까 하던 얘기를 마저 해주시지요. 저는 정말 괜찮습니다.”

       왜 이렇게 흥분했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진정시키며 하던 말을 다시 이었다.

       

       “제게 서찰을 보낸 것은 맞으나, 정작 제가 받은 건 미 부인께서 보낸 서찰이 아니라는 말씀이시지요.”

       

       “…그래. 시기상 맞지않다. 아무리 일찍 도착한다고 해도, 오늘 도착했어야 해.”

       

       “…”

       

       아무리 빨라도 오늘.

       한데 서찰을 받은 건 그제. 그걸 받자마자 출발해 지금이 되었다.

       

       ‘…어떻게 된 일이지?’

       

       인상을 찌푸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

       

       ‘필적은 완벽했어. 상황도 딱 맞았고.’

       

       내가 착각할 수밖에 없게 만들어진 상태다. 정황과 명분이 딱 맞아떨어지고 필적까지 같았다.

       

       한데 그게 가짜였다고?

       눈을 떨며 의문을 품고 있으니, 미 부인이 내게 손을 뻗어왔다.

       

       “받았다는 서찰, 아직 지니고 있느냐.”

       

       “아, 예.”

       

       맞다. 가지고 있었다. 품에서 급히 꺼내 미 부인에게 건넸다.

       그녀는 받아 든 서찰을 펼쳐 확인하고서 눈썹을 가득 찡그린다.

       

       “…확실히. 착각할 만하구나.”

       

       스스로 인정했다. 필적에 인장에 하물며 그녀가 자주 쓰는 종이까지 똑같았다.

       

       “어찌….”

       

       어떻게 된 일이지? 미 부인도 나도 이해가 안 가고 있었다.

       

       ‘어떤 새끼지.’

       

       도대체 어떤 새끼일까. 내게 이런 짓을 한 놈이. 

       그리고, 이런 짓이 가능한 놈이.

       그걸 곰곰이 생각하다 뒷목이 찌르르 울렸다.

       

       “…!”

       

       내가 생각해도 가장 엿 같은 가정이지만, 지금에 이르러선 제일 확률이 높은 것.

       아니길 바라기는 하다만, 그럴 가능성은 적어 보였다.

       하여. 우선 미 부인에게 물었다.

       

       “…여쭙겠습니다만. 미 부인께서 아버지가…. 가주님이 옥에 갇혔다는 소식을 접한 게 언제쯤인지요.”

       

       “사흘 전이다.”

       

       “…사흘 전.”

       

       옥에 갇힌 시기와 같다고 보기는 애매했다. 순전히 이건 미 부인이 정보를 알아낸 시간이니까.

       이 말인즉슨.

       

       ‘받은 서찰은 이것보다 하루 이틀은 먼저 출발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아버지가 갇히게 될 걸 알고 미리 서찰을 보냈다.’

       

       도달하게 되는 결론이 그것이다.

       

       ‘좆 같은 상태네.’

       

       이렇게 되면, 개짓거릴 벌인 게 맹의 인물일 터였다.

       짜증이 올라온다. 아버지가 저렇게 된 것도. 그게 심지어 누군가 수작을 부린 결과라는 것도.

       억지로 감정을 참으며 미 부인에게 말했다.

       

       “…우선, 어떻게 된 건 지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십시오.”

       

       당장은 상황을 파악해야 했다.

       

       

       

       

       

       ******************

       

       

       설명을 다 듣고 나서 미간을 매만졌다.

       찡그려진 주름이 그대로 느껴진다.

       

       “괜찮은 게냐.”

       

       미 부인이 걱정스레 물어온다. 애써 손을 치우며 표정을 관리했다.

       

       “예, 괜찮습니다.”

       

       사실 안 괜찮았지만, 그런 척이라도 했다. 안 그러면 미 부인 앞에서 온갖 욕을 뱉을 것 같았으니 말이다.

       

       ‘…그러니까.’

       

       들은 걸 대충 정리하자면.

       

       ‘아버지가 본맹에 쳐들어가 묵연을 죽이려 들었고.’

       

       그걸 검제와 신룡대주가 막아섰으며, 그 여파로 옥에 갇혀있다.

       

       이건 직전에 들었던 정보와 동일했다.

       

       ‘아직 왜 그랬는지는 알려지지 않았고…. 재판은 내일이다?’

       

       이 또한 맹에서 알아 온 정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문제는.

       

       “현 가주 대리가 일장로님이라구요.”

       

       “그래.”

       

       아버지의 상황이 바뀌며 가주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일장로가 현재 가주 대리가 됐다는 사실이었다.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대리에 적합한 위치긴 하니까.’

       

       총관은 본가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고, 재판에는 가주대리가 참석해야 하는 상황. 한데.

       

       ‘나는 사천에 있었고 소가주도 아니야.’

       

       하니, 가장 대리로 근접한 인물은 일장로였다.

       

       “…그럼, 일장로님께선 지금 어디 계신 겁니까?”

       

       “일장로님이라면, 잠시 바깥에….”

       미 부인이 말을 꺼내려던 순간.

       

       -거 작은 놈이 많이도 먹는구나.

       

       바깥에서 일장로의 목소리가 들렸다.

       마침 온 모양이다.

       급히 몸을 일으켜 바깥으로 나가는데.

       

       “일장…응?”

       

       “음?”

       

       나타난 건, 언제나 그렇듯 어마어마하게 큰 일장로와.

       

       “어.”

       

       그런 일장로의 어깨에 올라타고 있는.

       

       “아빠다.”

       

       똘똘이였다.

       

       “…”

       

       “안녕.”

       

       녀석이 해맑게 웃으며 내게 손을 흔든다. 손에는 뭘 그리 잔뜩 들고 있는지 온갖 꼬치가 다 들려 있었다.

       여전히 내 어린 시절과 똑같은 생김새다.

       

       아니, 그건 그거고.

       

       “…너 왜 거기 타 있냐?”

       

       “응? 큰 할아버지가 타라고 했는데.”

       

       큰 할아버지. 단어가 누굴 지칭하는지는 안 봐도 뻔했다.

       

       “그래, 내가 타라고 했다.”

       

       “맞아. 타라고 했어.”

       

       “…”

       

       심지어 한 손으로는 일장로의 머리칼을 움켜잡고 있었다.

       꼬라지를 보자마자 한숨이 나온다.

       

       “빨리 안 내려와?”

       

       “이이…왜!”

       

       “왜?”

       

       한껏 노려보니 똘똘이가 흠칫한다. 

       그리고선 몸을 웅크린 채 일장로 뒤로 숨더라.

       

       이 새끼가?

       

       우선 잡아다 끌어내리려는데, 나보다 먼저 미 부인이 앞서 튀어나간다.

       태어나서 미 부인이 저렇게 빨리 움직이는 건 처음 봤다.

       

       그녀는 일장로에게 다가가더니 손을 뻗어 똘똘이에게 보낸다.

       그러자 똘똘이가 기다렸다는 듯 미 부인에게 안겨들었다.

       

       “잘 다녀왔느냐.”

       

       “네. 할머니.”

       

       ‘할머….’

       

       저 괴이한 단어 선택을 어떻게 해야 할까. 안긴 품이 편한지 얌전히 안겨 있는 모양새는 또 어떤가.

       

       ‘마물이 인간의 품에 안겨 있는 꼴이라니.’

       

       하물며 아양까지 떤다.

       누가 봤으면 세상 충격받을 일이다.

       

       “너무 뭐라 하지 말거라.”

       

       “…예?”

       

       “어릴 때는 어리광을 피우게 두는 게 맞다고 생각하느니라.”

       

       미 부인은 뜬금없는 말을 뱉으며 어딘가 슬픈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걸 몰라 후회로 남았으니…. 너는 아니길 바란단다.”

       

       “…아니.”

       

       저건 무슨 말이래. 누가 보면 내가 똘똘이를 교육하려는 것 같잖아.

       

       어이가 없어 한마디를 뱉으려 하지만.

       

       “한데, 네가 어찌 이곳에 있는 게냐. 사천에 있어야 할 텐데?”

       

       일장로가 끼어들어 내 말을 끊어냈다.

       

       “…상황이 이상하게 됐다고 해서 급하게 왔습니다.”

       

       “아.”

       

       내 대답에 일장로가 무슨 말인지 인지한다.

       

       “소식을 들은 모양이구나.”

       

       “예….”

       

       “흐음.”

       

       말을 들은 일장로가 묘한 표정을 짓는다. 그러더니 내 어깨를 툭툭 두들겼다.

       

       뭐지?

       

       “이건 노부가 틀렸구나.”

       

       “뭐가 말입니까?”

       

       “네가 노부의 생각보다 훨씬 철이 든 모양이야.”

       

       “그러니까 뭐가요…?”

       

       뚱딴지같은 말이다. 뭐가 어른이란 소리일까. 도통 알아먹지 못하겠어서 말을 묻는데.

       

       “노부는 소식을 듣자마자 네가 무림맹으로 쳐들어가 깽판을 놓을 줄 알았는데.”

       

       어라…?

       

       일장로의 말에 흠칫했다.

       

       “곧장 이리로 온 걸 보아하니, 역시 나이가 들며 철이 좀 든 것 같…표정이 왜 그러느냐?”

       

       “…아니, 그게….”

       

       내 반응을 본 일장로의 미간이 구겨진다.

       

       “…양천아. 혹시.”

       

       “깽판 까지는 아니었습니다.”

       

       “…갔다 왔구나.”

       

       일장로가 아뿔싸 하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뒤이어 혹시나 싶은 말로 내게 물어왔다.

       

       “…사고 친 건 아니지?”

       

       “사고까지는 아니고…. 그냥.”

       

       멋쩍게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검제랑 싸우고 바닥을 좀 태웠습니다.”

       

       “-그게 사고가 아니면 뭔.”

       

       일장로가 헛숨을 터트리며 말하려 하지만.

       

       “뭐? 검제랑 싸워?”

       

       내 말에 더 크게 반응한 건 미 부인이었다.

       

       “검제랑 싸우다니. 그 늙은이가 너와 싸웠다는 말이냐. 어찌 노괴가 아이에게…!”

       

       “…백화 상단주. 검제에게 노괴라니. 말이 좀….”

       

       “다친 곳은? 다친 곳은 없느냐.”

       

       “썩을.”

       

       제 말이 전부 씹히자, 일장로가 끝내 욕을 내뱉는다. 그래, 저 성질머리에 오래 참았지.

       

       “…미 부인. 저 아무렇지 않습니다. 보십쇼. 다친 곳도 없잖습니까. 그냥 조금의 언쟁이 있었을 뿐입니다.”

       

       “언쟁이라면서 바닥을 태워?”

       

       “…”

       

       일장로의 말은 가뿐히 씹었다.

       

       “정말 괜찮은 게냐.”

       

       “예.”

       

       진심이다. 검제와의 싸움은 여파가 전혀 없었다.

       어차피….

       

       ‘둘 다 죽이고자 싸운 게 아니었으니까.’

       

       간만 본 거지 진심으로 전투에 임한 건 아니다.

       만약 둘다 진심이었다면…

       

       ‘맹은 진작 엉망이 됐어야 해.’

       

       경지가 경지인 만큼, 난장판이 됐겠지.

       한데, 맹이 멀쩡하다는 건, 둘 다 참으며 싸웠다는 의미였다.

       

       나는 아직도 의심하는 미 부인에게 시선을 돌리고 일장로를 쳐다봤다.

       

       “그래서, 듣기로 내일 재판이라고 하던데. 맞습니까.”

       

       “그래, 내일이라 하더구나.”

       

       “일장로님께서 가주 대리로 참석하신다는데. 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합니까?”

       

       “음?”

       

       일장로가 내 물음에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리고 의아하다는 듯 내게 말해왔다.

       

       “무슨 대처?”

       

       “…네?”

       

       “뭐 대처할 게 있느냐?”

       

       “아니, 참석할 거면 뭔가 방법 같은 걸 생각해 두신 거 아닙니까.”

       

       “아닌데?”

       

       “…”

       

       머리가 아파졌다.

       

       “…왜요?”

       

       “왜냐니. 필요가 없어서지.”

       

       “무슨 상황이 터질 줄 알고 필요가 없다는….”

       

       “구 가주가 그러라고 했다.”“…!”

       

       일장로의 대답에 입이 턱 막힌다.

       

       “구 가주가 걱정하지 말라 말했고. 괜찮으니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했다. 하니, 노부는 그 말을 따를 뿐이니라.”

       

       “하오나….”

       

       “본맹에 갔다면, 양천이 너도 구 가주에게 무슨 말을 들었겠다 짐작하는데. 맞느냐.”

       

       “…맞습니다.”

       

       “뭐라 하든?”

       

       무림맹에서 들었던 아버지의 말을 떠올렸다.

       

       ‘괜찮다고 했었나.’

       

       걱정하지 말라고 했었는지, 괜찮다고 했었는지.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났다.

       딱히 말이 중요한 건 아니다. 따지자면 의미가 어땠는지가 중요했다.

       

       “…자신은 괜찮다고. 미 부인을 챙겨달라고 했습니다.”

       

       말을 듣고 옆에 있던 미 부인이 흠칫했다.

       

       “그래?”

       

       반대로 일장로는 웃었다.

       

       “이번엔 그놈이 어울리지 않게 확실히 말했구나.”

       

       그놈이. 일장로가 아버지를 저런식으로 부르는 걸 처음 봤다.

       

       “구 가주가 괜찮다고 했으면 그런 거다. 그러니 양천이 너도 그리 생각하고 얌전히 있거라. 다 뜻이 있을 테니까.”

       

       “…만약 뜻이 없다고 한다면요?”

       

       “그렇다고 해도 네가 개입할 문제는 아니다.”

       

       일장로의 표정이 일순 진중해졌다.

       

       “소가주도 아닌 네가 낄 자리가 아니라는 의미니라.”

       

       “…”

       

       반박 못 할 말에 입술을 깨물었다.

       

       “하니, 너는 네가 할 일을 하고 있거라. 이 문제는 구 가주와 내게 맡기고 말이야.”

       

       내가 해야 할 일.

       그걸 떠올리며 콧잔등을 찡그렸다.

       

       ‘해야 할 일이라.’

       

       시선을 옮긴다. 미 부인의 손을 쳐다봤다. 그녀의 손에는 내가 쥐여준 서찰이 있었다.

       

       지금 내가 해야 할 일.

        그건 아무리 봐도 저것이지 않을까.

       미 부인의 필적과 상단의 인장을 따라 한 것도 모자라. 

       

       ‘아무래도 이 일에 개입한 개새끼를 찾는 것.’

       

       그걸 떠올리며 눈을 빛냈다.

       혼자 고민해 봐야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다.

       

       ‘내가 아는 가장 똑똑한 놈을 써먹는다.’

       

       제갈혁을 찾아가야 했다.

       

       

       

       *****************

       

       

       

       “성왕이 하남에 도착했습니다.”

       

       면사를 쓴 여인, 무희가 누군가의 등을 보며 말한다.

       

       그 말에 옷을 걸쳐 입던 사내가 고개를 살짝 돌린다.

       사내의 입가에는 미소가 지어져 있었고. 그의 눈을 피처럼 붉게 빛나고 있었다.

       

       “예상보다 빠르구나. 사천에서 무언가를 또 얻은 건가?”

       

       혈마가 웃었다.

       그가 웃을 때마다 무희의 어깨가 미세하게 떨린다.

       

       “나쁘지 않아. 오히려 좋다.”

       

       고개를 끄덕이며 혈마가 옷매무새를 다듬었다.

       그리고는 호흡을 가다듬는다. 

       

       그 모습은 마치 설렘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잠시 다녀오마.”

       

       “그 말씀은….”

       

       혈마가 무희를 보며 말했다.

       

       “때가 되었다. 하니, 우선 데려올 건 데려와야겠지.”

       

       혈마는 웃으며 그리 말했고.

       말함과 동시에 붉은 연기가 되어 사라진다.

       

       “…”

       

       그걸 본 무희가 예를 갖추듯 조심히 고개를 숙였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_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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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FZ,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Under the Heavens, The Zenith's Childhood Friend, 천하제일인의 소꿉친구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nstead of struggling meaninglessly, he acknowledged his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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