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9

       나의 아이돌 아카데미아.

         

       Nnet에서 주관하여 기획한 아이돌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이곳에는 총 100명의 아이돌 연습생 그리고 총 23개의 기획사가 참여하였다.

         

       참가자는 100명, 기획사는 23개.

         

       하나의 기획사에서 단일로 출연한 자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여러 명의 동료 연습생들과 함께 나아아에 참가했다.

         

       [타이하이 엔터테인먼트]

         

       대망의 첫 촬영이 시작되고 전광판에 엔터테인먼트 이름이 떠오르는 것과 동시에 4명의 참가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와아~”

         

       “여기가 세트장인가봐!”

         

       다소 작위적인 리액션과 함께 입장한 타이하이 엔터 연습생들을 반긴 것은 1위부터 100위까지 피라미드 형태로 되어 있는 의자들이었다.

         

       “와~ 대박.”

         

       “의자에 순위들이 다 붙여져 있어요.”

         

       “저희는 몇 번 앉으면 돼요?”

         

       타이하이 연습생들이 세트장 밖을 향해 물으니 곧이어 대답이 들려왔다.

         

       “본인이 100명 중에 몇 등 할지 예상하고 마음에 드는 순위에 앉으시면 됩니다.”

         

       “헐~, 우리가 정해서 앉으래. 어떡해~”

         

       아마 여기에 자막이 달리면 이렇게 나갔을 것이다.

         

       [본격 잔혹한 서바이벌의 시작!]

         

       [과연 타이하이 연습생들은 몇 위 자리에 앉을까?]

         

       -윤세아(타이하이) : 그때부터 느꼈어요. 아…, 진짜 경쟁의 시작이구나.

         

       “언니들, 어디 앉을까요?”

         

       “그러게…, 아…, 왜 하필 우리가 첫 번째람.”

         

       그렇게 말하긴 했어도 그들은 자신들이 첫 번째라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첫 번째로 나오면 분량도 많이 받을 테고 좋은 자리도 선점해서 앉을 테니까.

         

       “그러면 우리 여기 앉자, 어때?”

         

       “와~ 좋아요!”

         

       그렇게 그들은 자연스럽게 카메라를 잘 받을 수 있는 자리 18 ~ 21번 자리에 앉았다.

         

       순위도 나름 상위권이라 실력에 자신이 있음을 어필할 수도 있는 좋은 자리였다.

         

       타이하이 연습생들은 만족스럽게 자리에 앉으며 입장하기 전 PD에게 부탁 받은 리액션을 하기 시작했다.

         

       “근데 얘들아, 저 자리에는 누가 앉을까?”

         

       그들의 시선 끝에는 피라미드 가장 꼭대기에 있는 1위석이 있었다.

         

       다른 평범한 의자들과 다르게 휘황찬란한 장식들이 있는…, 그야말로 여왕의 왕좌.

         

       타이하이 연습생들은 1위석을 각기 다른 표정으로 탐욕스레 보다가 이내 고개를 저었다.

         

       욕심은 나지만…, 저기는 아무나 앉을 수 없는 자리였다.

         

       저곳에 앉은 순간 좋든 싫든 과분한 시선이 따라 붙게 될 테니까.

         

       그 부담감을 이겨 내고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더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걔는 실력도 없으면서 뭔 깡으로 1위석 앉은 거냐?

         

       -자신감 과잉 비호감이네요–, 다시는 안봤으면 좋겠습니다.

         

       -지 주제를 알아야지 ㅋㅋ

         

       대중들의 몰매를 맞는 표적이 될 터.

         

       1위석에 앉는 것은 그야말로 독이 든 성배나 다름없었다.

         

       “모르겠어, 근데 뭐…, 실력이 대단하신 분이 앉겠지.”

         

       “얼른 다른 분들도 만났으면 좋겠네요!”

         

       타이하이 연습생들이 그리 리액션 하자마자 전광판에 다시금 글자가 떠올랐다.

         

       [라히티 엔터테인먼트]

         

       “어, 라히티 분들이다.”

         

       “우리가 처음이 아니었네? 아…, 안녕하세요!”

         

       타이하이와 규모가 비슷한 라히티 엔터.

         

       함께 출연한 라히티 엔터 연습생 3명은 의자에 앉아 있는 타이하이 엔터 연습생들을 보고 고개를 숙였다.

         

       “예! 안녕하세요!”

         

       “잘 부탁드립니다~”

         

       “예, 반가워요. 잘 부탁드립니다~”

         

       미리 알거나 친한 사이는 아니었다.

         

       다만 지금도 카메라는 돌아가고 있으니 대중들에게 그들의 예의 바른 모습을 어필할 필요가 있었다.

         

       라히티 엔터는 그렇게 인사를 마치고 타이하이 아랫줄에 자리를 잡았다.

         

       마찬가지로 중앙. 카메라에 잡히기 쉬운 위치였다.

         

       그 후로도 여러 기획사 참가자들이 줄줄이 나오며 자리를 채워 나갔다.

         

       “저희는…, 71위와 72위 자리에 앉겠습니다!”

         

       “와아! 잘 부탁해요!”

         

       어느새 연습생들이 선호하는 중앙 자리는 모두 나가고…. 카메라에 한 컷이라도 더 받기 위해 연습생들이 영혼 없는 친목질을 이어가던 그때였다.

         

       [SAV 엔터테인먼트]

         

       “……!”

         

       전광판에서 새로운 엔터 이름이 떠오르자 참가자들이 일제히 움찔했다.

         

       그도 그럴 것이….

         

       “SAV 엔터에서…, 나오시네요…?”

         

       SAV 엔터는 JJ, YW와 더불어 대한민국에서 빠지지 않는 3대 기획사였기 때문이었다.

         

       여기 있는 모든 연습생들이 3대 기획사를 꿈꾸었지만 그 문턱을 넘지 못했었다.

         

       사전 정보가 없었기에 연습생들은 SAV의 등장에 더욱 현실적인 리액션을 보일 수 있었다.

         

       그렇게 모두의 긴장과 관심이 SAV 연습생이 나올 입구에 몰리고….

         

       “와, 벌써 많이 오셨네. 안녕하세요~”

         

       당당한 얼굴과 함께 한 명의 미소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정이현(헤이즐) : 보자마자(느꼈어요) 와…, 역시 SAV는 다르구나….

         

       “반갑습니다~”

         

       “SAV라니 대박! 반갑습니다!”

         

       “헤헤, 모두 잘 부탁드려요~”

         

       햇살이 비추듯 당당하게 웃는 그녀의 옷에는 SAV라는 소속과 함께 서유진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서유진은 참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남아 있는 자리를 보다가….

         

       “자리가 많이 안 남았네요? 흐음….”

         

       털썩.

         

       고민하는 척하더니 이내 곧바로 2위석에 앉아 버렸다.

         

       “……!”

         

       처음으로 고순위 자리가 주인을 찾자 참가자들 사이에서 작은 동요가 일었다.

         

       사실 2위석은 그렇게 매력적인 자리가 아니긴 했다.

         

       부담감은 1위석 만큼이나 강하지만 정중앙에 위치한 1위석과 달리 구석에 위치하여 카메라를 받기에 불리했다.

         

       하지만 그녀는 분량은 자리가 아니라 사람이 만드는 거라고 선언하는 것처럼 만족스러운 미소와 함께 자리에 앉았다.

         

       실제로 그녀가 2위석에 앉자마자 스태프들이 분주하게 그녀를 비추었다.

         

       질투, 시샘 그리고 동경 어린 시선 그녀에게로 향했다.

         

       ‘아…, 좋다.’

         

       서유진은 여러 감정이 뒤섞인 그들의 시선을 즐겼다.

         

       욕심이 많은 편인 그녀는 그들의 관심과 분량을 위해 일부러 2위석에 앉았다.

         

       당연히 실력에도 자신이 있었다.

         

       ‘나는 SAV니까~’

         

       그녀는 다른 참가자들과 달리 좆소 출신 참가자가 아니니까.

         

       SAV에서 데뷔는 못했지만 회사의 후광은 그녀의 자존감을 가득 채워 주었다.

         

       그녀에게는 나아아에서 다른 참가자들보다 더욱 돋보이고 뛰어난 실력을 보일 자신이 있었다.

         

       그것은 그녀 이후로 다른 참가자들이 입장하는 순간에도 마찬가지였다.

         

       [리테일 엔터테인먼트]

         

       [용진기획]

         

       [빅가미 엔터테인먼트]

         

       입장 순서가 뒤로 갈수록 스펙이 좋은 참가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중에는 3대 기획사까진 아니어도 꽤나 이름 있는 기획사 출신 참가자들 그리고….

         

       “와, 저 언니 예전에 K스타 7등까지 찍었었잖아!”

         

       “쟤는 쇼츠에서 유명하잖아! 유명 아이돌이랑 챌린지 찍는 거 봤는데….”

         

       이미 음악 오디션 프로에서 높은 등수를 찍었던 실력파 참가자. 그리고 이미 SNS에서 유명세를 탄 이들도 있었다.

         

       그 모든 이들을 보고도 서유진은 자신감에 가득 찼다.

         

       저들보다 자신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냥 1위석에 앉을 걸 그랬네.’

         

       관심 받기를 좋아하는 그녀가 1위석에 앉지 않은 이유는 하나뿐이었다.

         

       바로 회사 지침.

         

       로비를 통해 첫 촬영 내용을 미리 입수한 SAV 엔터는 서유진에게 1위석에 앉지 않는 걸 주문했다.

         

       1위석에 앉는 건 너무 양날의 검이라나.

         

       ‘나 아니면 1위석에 앉을 사람도 없구만 뭘. 회사가 너무 안일했어.’

         

       그녀가 회사를 향한 불평을 늘어놓는 그 순간에도 자리는 더 채워지고 마침내 꼴찌인 100위석도 주인을 찾았다.

         

       Q : 100위 석에 앉으신 이유가 무엇인지?

         

       -박유정(레비) :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껴서요. 더욱 성장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100위석에 앉은 참가자는 스스로 성장 서사를 부여하고 추가 컷을 받기 위해 노림수를 쓴 것이었다.

         

       그렇게 대부분의 자리가 주인을 찾고…, 남은 것은 두 자리.

         

       바로 1위석과 99위석이었다.

         

       참가자들은 카메라를 받기 위해 적절한 리액션을 남기며 1위석을 흘긋댔다.

         

       “이제 두 자리 남았어~, 두 자리.”

         

       “누가 앉을까, 저기를?”

         

       남은 참가자는 이제 두 명.

         

       나아아 제작진들은 바보가 아니었다. 그들은 분명 촬영에 앞서 1위석의 주인을 정해놨을 터.

         

       참가자들은 그게 누구일지 긴장된 시선과 함께 기다렸다.

         

       그리고 한 기획사의 이름이 등장했다.

         

       [형제기획]

         

       “어? 푸하핫-!”

         

       형제기획이라는 이름을 보고 참가자들은 일제히 웃음을 터트렸다.

         

       그도 그럴 것이….

         

       -김이서(라히티) : 처음에 회사 이름 보고 엄청 웃었잖아요.

         

       -니시무라 유이(타이하이) : 교다이 기획? 하하핫, 다시 생각해도 웃겨요.

         

       다른 기획사들에 비해 이름이 굉장히 촌스러웠기 때문이었다.

         

       “후후후.”

         

       “아하하하-!”

         

       참가자들은 형제기획이라는 이름에 깔깔대며 소란스럽게 떠들었다.

         

       “형제기획? 들어 본 적 있어?”

         

       “아니? 전혀. 후후, 그보다 이름을 누가 저렇게 지었을까.”

         

       형제기획이란 이름을 보고 비웃은 건 서유진도 마찬가지였다.

         

       ‘아하하, 저건 또 뭔 좆소야.’

         

       그녀는 카메라 앞이란 것도 잠시 잊고 고개를 젖혀가며 비웃었다.

         

       그렇게 참가자들의 비웃음과 함께 결이 다른 호기심이 입구 쪽으로 향하고.

         

       또각.

         

       형제기획의 연습생이 모습을 드러낸 순간.

         

       “……!!”

         

       짜기라도 한 것처럼 웃음소리가 걷히고 충격으로 가득 찼다.

         

       “…….”

         

       “…….”

         

       이곳에 있는 모두가 예쁘다는 말을 귀에 박히도록 들으며 살았다.

         

       참가자들 모두 스스로가 객관적으로 예쁜 얼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98명의 참가자 앞에서 새로이 모습을 드러낸 그녀는 격이 달랐다.

         

       예쁘다? 그 말은 그녀를 표현하기에 부적절하다.

         

       얼음으로 빚어낸 듯한 차갑지만 섬세한 얼굴, 자로 잰 듯한 완벽한 비율에 무엇보다 좌중을

       휘어 잡는 아우라까지….

         

       아름답다.

         

       그래, 그녀는…,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안녕하세요.”

         

       “…….”

         

       기대가 적으면 충격이 더 큰 법.

         

       충격에 휩싸인 참가자들은 카메라 앞인 것도 잊고 그녀의 인사에 감히 대답하지 못했다.

         

       특히 그녀의 도도하고 차가운 인상이 감히 말을 섞기 힘들게 만들었다. 그야말로 압도해 버린 것이다.

         

       “…?”

         

       형제기획 하예린.

         

       그녀는 참가자들의 무반응에 고개를 갸웃하다 남은 자리를 찾았다.

         

       “…엇.”

         

       남은 것은 1위석과 99위석.

         

       너무나도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두 자리.

         

       하지만 이곳의 모두가 알고 있었다.

         

       누구보다 휘황찬란하게 빛나는 1위석의 주인은…, 눈앞의 하예린이라는 것을.

         

       특히 2위석에 앉아 있던 서유진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른 채 멍하니 하예린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스스로 자신이 아이돌을 하기 위해 태어났다 생각했었다.

         

       …아니었다.

         

       자존심이 센 그녀였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자기도 모르게 인정했다.

         

       1위석에 앉을 자격이 있는 건…, 아니 앉아야 하는 건….

         

       저 사람밖에 없다고.

         

       그렇게 그녀는 마치 여왕같은 자태의 하예린이 피라미드를 올라 1위석에 앉는 걸 멍하니….

         

       “…어?”

         

       그런데….

         

       또각, 또각.

         

       모두의 예상과 다르게 하예린은 1위석을 향해 계단을 오르지 않았다.

         

       대신 앞으로 또각또각 걸어 가더니….

         

       털썩.

         

       그대로 99위석에 앉아 버렸다.

         

       “……!!”

         

       이번에는 그녀가 등장할 때와는 정반대의 충격이 참가자들을 덮쳤다.

         

       모두가 경악스런 얼굴로 의외의 선택을 한 하예린을 쳐다보았다.

         

       누가 봐도 1위석에 앉아야 할 순간에 노선을 틀고 99위석에 앉았다.

         

       그 순간 모든 참가자들은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이 사람…, 여우다….’

         

       사람들의 마음을 가지고 놀고 어떻게 해야 분량을 받을 수 있는지 아는 구미호.

         

       압도적인 미모를 뽐내며 1위석으로 가는 척하다가 어울리지 않는 99위석에 앉았다. 이건 뭐가 됐든 분명 큰 화제가 될 터.

         

       덤으로 욕심 없는 이미지도 챙기게 되겠지.

         

       하예린은 이 모든 사실을 노리고 의도하여 99위석에 앉은 게 분명했다.

         

       그런 와중에도 하예린은 가식의 가면을 벗을 생각을 안 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자신을 향한 과도한 관심에 당황하는 척이 얼마나 가증스럽던지.

         

       특히나….

         

       ‘저 여우 같은 게…!’

         

       뒤늦게 정신을 차린 서유진은 자신을 향한 관심을 모두 앗아간 하예린을 향해 이를 갈았다.

         

       서유진의 분량은 끝이라 말하는 것처럼 그녀를 향했던 카메라가 하예린에게 몰려가는 모습은 그녀를 더 비참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99위석에 앉은 하예린은 서유진 때보다 몇 배는 더 큰 질투와 시샘 그리고 동경을 받았다.

         

       그리고 이건 아직은 일어나지 않은 가까운 미래지만….

         

       하예린의 첫 등장은 나아아 1화에서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는 순간이었다.

         

         

         

         

         

         

         

         

         

         

         

         

         

         

       

       

    다음화 보기


           


I Became an Idol to Pay Off My Debt

I Became an Idol to Pay Off My Debt

빚을 갚기 위해 아이돌이 되었습니다.
Status: Ongoing Author:
"What? How much is the debt?" To pay off the debt caused by my parents, I became an idol.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