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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9

       챙!

        ​

        검과 검이 부딪혔다.

        ​

        전투에는 자신이 있다지만, 첫수부터 상대를 찍어누를 수 있다는 자만 따윈 하지 않았다.

        ​

        귀족이란 그 태생이 전투에 나서는 이들이었다. 계급이 신분이 되고 신분이 대물림되며 과거와 같은 높은 성취는 사라졌을지언정, 그 잔재는 여전히 남아있었다.

        ​

       심지어 내가 기사단 부단장 직을 맡고 있는 걸 알면서도 결투를 걸어온 사람이 칼을 쓸 줄 모른다는 가정 따위는 하지 않았다.

        ​

        “꽤 열심히 수련한 모양인데?”

        ​

        “귀족으로서 당연한 일일 따름이다!”

        ​

        욤은 계속 나를 밀어내려 애썼지만, 안타깝게도 힘에서는 내가 우위였다.

        ​

        “그래도 힘에서 기사를 이기려 드는 건, 좀 괘씸하지 않아?”

        ​

        “닥쳐!”

        ​

        챙!

        ​

        힘 싸움을 벌이는 건 무용하다는 걸 깨달은 그가 강하게 팔을 휘둘러 뒤로 물러나 다시 자세를 잡았다.

        ​

        보아하니 자세가 아까와는 다른 것이, 이제 본격적으로 그가 배우고 익힌 검술을 활용하려는 것 같았다.

        ​

        나 역시 그에 맞춰 자세를 잡아주었다.

        ​

        “어?”

        ​

        이미 몇 차례 내가 싸우는 걸 지켜본 적 있던 마리아가 의아해했다.

        ​

        그럴 만했다. 이 자세는 괴물 사냥꾼으로서 배우고 익힌 자세가 아니라, 브란덴 가의 아들로서 기사단에 입소하기 위해 익혔던 검술이었으니까.

        ​

        보통은 금세라도 튀어 나갈 것처럼 낮게 상체를 숙이고 검을 뉘였겠지만, 지금은 달랐다. 어떤 상황에도 대응할 수 있게 다리를 살짝 벌려 교차로 내딛고, 검은 몸 앞에 비스듬히 세워 들었다.

        ​

        “…이 자식이, 날 무시하는 거냐?”

        ​

        욤이 나를 보고는 이를 갈았다.

        ​

        뭐, 착각할 만했다. 이건 검을 처음 잡은 사람들이 배우는 기초 자세와 거의 비슷했으니까.

        ​

        하지만, 착각에 대한 대가는 자기 몫이었다.

        ​

        “받아봐라!”

        ​

        타닥!

        ​

        경쾌한 발놀림과 함께 욤은 빠르게 내 앞에 도달했다. 검술을 제대로 배웠는지 검을 크게 휘두르기보다 마력을 담은 움직임으로 비스듬하게 내 등쪽으로 들어왔다.

        ​

        움직임이 보이긴 했지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빠른 움직임이었다.

        ​

        물론 반응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이쪽 역시 마력을 실어 빠르게 허리를 튕겨 몸을 돌렸다. 내가 반응한 것을 본 욤이 바로 검을 거두려 했지만, 그보다 빠르게 내가 먼저 검날로 손잡이 가까운 쪽을 후려쳤다.

        ​

        깡!

        ​

        금속 부딪히는 소음과 함께 욤의 자세가 흐트러졌다. 그 틈에 한 번 더 검을 휘둘러 어깨나 골반 쪽의 갑옷을 쳐내려 했지만, 이번에는 욤이 반응했다.

        ​

        “…아니, 진짜로. 생각보다 실력 좋은데?”

        ​

        순수하게 감탄했다.

        ​

       반응속도야 타고난 영역이라고 해도 무방했지만, 세상 모든 것이 다 그렇듯 반응속도만 좋다고 몸이 거기에 따라주는 건 아니었다. 이 속도로 빠르게 판단을 내리고 움직일 수 있는 건, 오랜 기간 진지하게 훈련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

        “네게 칭찬이나 받자고 연마한 검술이 아니다.”

        ​

        이번에는 그도 내가 조롱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는지 나름 얌전하게 반응했다.

        ​

        그 태도로 패배도 바로 인정해줬으면 좋겠는데.

        ​

        하지만 굳이 입 밖으로 이 생각을 내뱉진 않았다.

        ​

        “이번엔 네가 한 번 받아봐.”

        ​

        그대로 다시 자세를 잡고 내달렸다.

        ​

        탁.

        ​

        약 절반 정도 거리가 남았을 때 뛰어올랐다. 그리고 그대로 검을 쥔 손을 머리 위까지 높이 들어 올렸다.

        ​

        “하, 멍청하긴! 몬스터들과 어울리다 머리까지 몬스터 수준으로 떨어진 거냐!”

        ​

        욤은 날 보고는 반대로 발을 강하게 굴러 단단하게 몸을 지지하고 검을 제 몸 뒤로 젖혔다. 내가 거리에 닿는 순간 요격하겠다는 생각이겠지.

        ​

        “간다!”

        ​

        일부러 소리쳐 외치고 검을 휘둘렀다. 그에 대응해 욤 역시 곧장 검을 휘둘렀다. 그는 내가 떨어지는 궤적에 맞춰 내 검을 피해 몸을 노리고자 했다.

        ​

        내가 노린 건, 처음부터 이것이었다.

        ​

        “뭣…!”

        ​

        캉!

        ​

        서로 전력을 담아 휘두른 검이 허공에서 맞부딪혔다.

        ​

        닿을 리 없는 검이 부딪히자 욤이 당황했다.

        ​

        “어디, 우리 후작가 자제분께서는 검 없이 얼마나 잘 싸우시는 지 한 번 구경해볼까!”

        ​

        한 박자 빠르게 휘둘러진 검은, 당연히 욤에게는 닿지 않았다.

        ​

        그러나 애초에 내가 노린 건 내게 대응하기 위해 내질러진 그의 검.

        ​

        전력을 다해 내리친 내 검과 부딪힌 욤의 검이 그대로 아래로 처박혀 땅속에 검신의 3분의 1 가량이 꽂혔다. 물론 이쪽도 전력으로 내리친 탓에 바로 다시 검을 휘두르기엔 여유가 부족했다.

        ​

        하지만 그게 내가 무력화되었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

        꽝!

        ​

        “끄악!”

        ​

        훤히 드러난 욤의 이마에 강하게 머리를 들이박았다. 심상치 않은 소리와 함께 욤이 비틀거리며 쓰러졌다. 안 그래도 검이 바닥에 틀어박힌 상황에 머리를 강하게 얻어맞아 놓고 검을 계속 쥐고 있기엔, 그의 수련은 조금 부족했다.

        ​

        철퍼덕.

        ​

        검을 놓친 그가 그대로 바닥에 넘어졌다.

        ​

        ‘끝났네.’

        ​

        더는 볼 것도 없었다. 결투는 내 승리로 끝났다. 하지만 아직 판결이 내려지지는 않았기에 목에 검을 겨누기 위해 욤에게 걸어갔다.

        ​

        그런데, 욤은 아직도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건 포기한 사람의 눈이 아니었다. 뭔가 이상해서 살짝 미간을 찌푸리고 자리에 멈춰서 그를 노려봤다.

        ​

        “칫!”

        ​

        그가 아쉽다는 듯 혀를 차며 팔을 휘둘렀다.

        ​

        “이런…!”

        ​

        팔에 숨겨두고 있던 비수가 날아왔다. 급하게 검을 휘둘러 튕겨냈으나 그 탓에 틈이 생겼다.

        ​

        그 틈을 이용해 욤은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

        “각성제?”

        ​

        “알아봐도 늦었어!”

        ​

        그가 꺼내든 건, 제국 동부 너머의 지역에서 각성제처럼 쓰이는 약물이었다. 그 영역을 관리하는 브란덴 가의 기사단 부단장으로서 내가 모를 수 없는 물건이었다.

        ​

        불법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그리 건강에 좋은 물건이 아니라 아버지가 저 약물이 제국에 유통되지 못하도록 노력 중인 걸로 알고 있는데, 저걸 욤이 어떻게 구했는지 의문이었다.

        ​

        ‘결투가 끝나면 물어볼 게 늘었네.’

        ​

        욤은 각성제를 투여하기 무섭게 곧장 뛰어 검을 회수했다. 분명 단단히 박혀 뽑기 어렵게 만들어두었던 검이었지만 그는 마치 물에서 물건을 건져 올리듯 쉽게 검을 뽑아냈다.

        ​

        “약물까지 쓰는 거냐?”

        ​

        “이기기 위해서라면 무엇인들 못 할까!”

        ​

        정말 진심으로 마리아를 좋아하는 건가? 하지만, 아무리 봐도 그런 눈치는 아니었는데. 마리아가 그의 이름이 나왔을 때 보이던 반응은, 단순히 꺼려지거나 부담스러운 사람을 볼 때 보일 만한 반응이 아니었다.

        ​

        진심으로 싫어하거나 혐오하는 존재를 대할 때의 반응이었다. 예를 들면 바 선생이라던가.

        ​

        “이제는 너도 쉽지 않을 거다!”

        ​

        쾅!

        ​

        그가 순간 내 인식보다 빠르게 달려와 검을 내리쳤다.

        ​

        “큭!”

        ​

        아까와는 받아칠 때의 충격과 무게감이 차원이 달랐다. 효과가 끝나면 엄청난 탈력과 피로감, 근육 파열로 인한 고통을 안겨주는 물건이라지만, 그 대신 효과가 도는 동안은 신체 능력의 엄청난 향상을 안겨주는 물건인 만큼 효과는 확실했다.

        ​

        안 그래도 기술적인 성취가 그리 낮지도 않은 사람이라 그런지 깡스펙이 늘어나자 부담감도 확 늘어났다.

        ​

        챙챙챙!

        ​

        “하하! 괴물 사냥꾼이니 뭐니, 유치한 별명으로 으스대더니, 너도 별 것 없는 놈이었구나!”

        ​

        그가 나를 도발하며 마구잡이로 날 밀어붙였다.

        ​

        이제는 내가 힘 싸움에서 밀리니만큼, 한 번 뒤로 물러나기 시작하니 끝없이 물러나기만 할 수밖에 없었다.

        ​

        하지만, 이게 내게는 더 익숙한 상황이었다.

        ​

        애초에, 괴물 사냥꾼이라는 이명은 겨우 고블린이나 코볼트 같은 잔챙이들을 사냥해서 따낸 칭호가 아니었다. 그 별명은, 트롤은 따위로 만들 정도로 불합리할 정도의 강력함을 가진 몬스터들을 사냥했기에 얻어낸 칭호였다.

        ​

        그리고, 그놈들을 상대할 때는 언제나 내가 약자였다.

        ​

        “흡!”

        ​

        한창 밀리던 중, 뒷발을 강하게 디뎌 땅에 발을 박았다.

        ​

        쿵!

        ​

        “크으윽…!”

        ​

        더는 밀리지 않기 위해 검신을 눕히고 한손으로 검면을 받쳐 욤의 공격을 받아냈다.

        ​

        “헛수고하지 말고 얌전히 항복해라!”

        ​

        그의 도발은 무시하고 검에 담긴 마력을 빼내 몸으로 옮겨 담았다. 각성제를 사용한 욤을 상대로는 힘도, 속도도, 기술도 무엇 하나 압도하지 못했기에 어차피 더 높은 절삭력을 위해 검에 마력을 담는 건 의미가 없었다.

        ​

        이건 상대를 공격할 수 있을 때나 의미가 있는 물건이었으니까.

        ​

        오히려 몸에 마력을 한계까지 밀어 넣어 강하게 힘을 준 뒤 순간적으로 욤을 밀어냈다.

        ​

        “어림없다!”

        ​

        물론 그가 딱히 밀려나거나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내가 건틀릿을 낀 손으로 검날을 쥐고 오히려 손잡이 쪽이 위로 오도록 고쳐 잡는 시간을 버는 데는 충분했다.

        ​

        “엇.”

        ​

        “어디 그 머리통까지 강화됐는지 한번 보자고!”

        ​

        그리고 그대로 손잡이로 욤의 머리를 후렸다.

        ​

        깡!

        ​

        투구를 쓰고 있었기에 욤의 머리가 터지지는 않았다.

        ​

        하지만, 철과 철이 부딪혀 났다기엔 너무나 낮고 묵직한 소음과 함께 투구가 움푹 팬 채 욤이 뒤로 넘어졌다. 하지만 전투는 아직 끝난 게 아니었다. 각성제는, 정말 더는 육신이 버티지 못하고 스스로 뇌의 전원을 꺼버리기 전까지는 강제로 사용자의 정신을 붙들어두는 역할도 겸하고 있었다.

        ​

        이건 그저 충격으로 잠시 몸에 힘이 빠진 것일 뿐이었다.

        ​

        그가 다시 일어나기 전에 전력을 다해 그의 팔목을 걷어찼다.

        ​

        뻑!

        ​

        걷어차인 손이 결국 검을 끝까지 지키지 못하고 힘을 풀었다. 검이 그의 손에서 빠져나오는 즉시 반대쪽 다리로 이번에는 검을 걷어찼다.

        ​

        휭휭 돌며 날아간 검이 참관인을 지나쳐 관중들 근처에 박혔다.

        ​

        참관인은 이것조차 익숙한 듯 눈도 깜빡하지 않고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다.

        ​

        ‘…대체 담이 얼마나 대단한 거야?’

        ​

        잠시 그의 깡에 감탄하고 다시 욤에게 집중했다.

        ​

        제아무리 욤이 각성제를 사용해 일시적으로 나보다 강해졌다지만,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건 아니었다. 아니, 애초에 각성자를 상대하는 방법은 적어도 이게 많이 유통되는 저 동부에서는 이미 흔히 알려져 있었다.

        ​

        이악물고 버텨라.

        ​

        각성제는 그리 오래 유지되지 못하니, 몇 분만 버티면 상대는 알아서 그 부작용에 의해 나가떨어지리라.

        ​

        나 역시 그와 똑같은 방법을 선택했다.

        ​

        “끄, 끄으윽, 빌헬름, 이 비겁한 새끼가…! 정정당당하게 싸워라!”

        ​

        “…약물이나 쓰는 놈한테 내가 그런 소리를 들을 줄은 몰랐는데?”

        ​

        일부러 검의 손잡이로 투구를 계속 후려쳐 정신을 차리지 못하게 만들고, 그가 일어서려 할 때마다 발을 걸어 넘어뜨렸다. 욤은 필사적으로 어떻게든 일어서서 전투를 계속하려 했지만, 나도 어떻게든 그를 넘어뜨리려 용을 썼다.

        ​

        하프 소딩을 이렇게 맛깔나게 활용한 건 나도 처음이었기에 어느 순간부터는 나도 살짝 흥이 올라 조금 더 강하게 때린 감이 있긴 했다.

        ​

        그리고, 마침내 각성제의 효과가 끝났다.

        ​

        “끄, 끄어어어….”

        ​

        갑자기 몰아치는 탈력감과 고통에 넋이 나갔는지, 욤은 바닥에 널브러진 채로 더는 일어서지 못하고 기이한 신음만 흘렸다. 시간이 지나도 그가 움직이지 못하자, 참관인이 다가와 내 팔을 붙잡고 올려주었다.

        ​

        “승자! 빌헬름 폰 브란덴!”

        ​

        와아아아아아!

        ​

        아마 수도에서는 보기 드문 거친 결투였기 때문이었을까. 관중들은 열렬히 내 승리에 환호해주었다.

        ​

        그리고, 참관인은 뒤이어 우리가 처음에 말했던 소문 중 어느 쪽이 진실인가를 관중들이 보는 앞에서 판결했다.

        ​

        “따라서, 주님의 참관하에 치러진 신성한 결투의 결과, 욤 폰 뷔르템부르크 경에게 여장하고 수도를 돌아다니는 취미가 있다는 소문은 진실이었음을 선언합니다!”

        ​

        순간, 뷔르템부르크 후작저에 침묵이 맴돌았다.

        ​

        “이런…, 씨바알….”

        ​

        욤의 나지막한 중얼거림과 함께, 저택은 이내 광란에 빠져들었다.

        ​

        —

        ​

        서둘러 그 광기에 휩싸인 관중의 무수한 악수(아님) 요청에 잡히지 않기 위해 도망치듯 빠져나온 탓에 미처 벗지도 못하고 있던 갑옷을 벗어 던졌다.

        ​

        사방이 틀어막혀 안에 갇혀있던 습기와 열기가 한순간에 빠져나와 마차를 채웠다.

        ​

        “이런, 미안.”

        ​

        “아뇨, 괜찮아요.”

        ​

        그때가 되어서야 마리아도 마차에 있음을 깨닫고 창문을 열려 했으나 마리아가 만류했다. 마법으로 처리하려는 건가 싶어 기다렸지만, 그녀는 딱히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

        혹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건가 싶어 내가 소소하게나마 바람을 일으키는 기초 마법을 사용하려던 차에 마리아가 내게 물었다.

        ​

        “그런데, 말씀하신 대로 결투에서 승리했으니 제가 선물을 드려야겠네요?”

        ​

        말투에서부터 의도가 있는 것 같은, 어째선지 굉장히 어둡고 음침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목소리로 마리아가 내 귓가에 속삭였다.

        ​

        아니, 분명 약간 거리를 두고 있음에도 마치 귓가에 속삭이는 것처럼 그녀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귓가에 꽂혔다.

        ​

        뭔가, 위기감이 느껴졌다.

        ​

        “어, 음, 나는 그냥 소소하게-”

        ​

        “제가 납득할만한 선물이 아니라면, 정말 제가 원하는 선물을 ‘드릴’ 거예요?”

        ​

        순간 등골을 타고 오한이 내달렸다.

        ​

        어째서일까. 분명 결투에서 이겼는데도, 나는 내 인생 최대의 위기를 겪는 것만 같았다.

        ​

       


           


I Wished for Romance, but it Turned Out to be a Romance Fantasy

I Wished for Romance, but it Turned Out to be a Romance Fantasy

낭만 판타지를 꿈꿨는데 로맨스 판타지였다
Score 7.6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I dreamed of a life filled with romance¹ and romanticism, but I didn’t dream of a romance fantasy… —- ¹ The “Romance” here means a feeling or atmosphere of something new, special and exciting, e.g., a hero’s adven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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