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9

        시간을 돌려, 유진이 입학 시험 10단계를 클리어했을 당시.

        운 좋게 그걸 촬영한 기자들은 당장 기사를 써올렸다.

        

        특종이니, 속보니 하는 타이틀을 붙여가며.

        새로운 S급 후보의 탄생에 대하여.

        

        

        [한국 각성자 마이너 갤러리]

        제목 : 실시간 속보 입갤ㅋㅋㅋ

        

        (인터넷 뉴스 캡쳐)

        기자게이야… 급한 건 알겠는데 오타 뭐냐…

        

        ㄴ 요새 사이버렉카 새끼들 수준;;

        ㄴ 오 근데 기사 진짜임?

        ㄴ 진짜겠냐 보나 마나 어그로지

        ㄴㄴ ㄹㅇㅋㅋ 클릭하면 ‘아쉽게 탈락했지만’ 이럴 거 뻔함

        

        

        다급함을 이기지 못한 기자가 스마트폰으로 다급하게 적어올린 기사.

        한 신입생이 입학 시험의 10단계를 클리어했다!

        

        당연하게도 사람들은 믿지 않았다.

        조회수에 눈 먼 기자들의 만행이 어디 하루 이틀인가.

        그저 호들갑이겠거니 하고, 모처럼 올라온 글도 조용히 묻혔다.

        

        …그럴 터였다.

        

        

        제목 : 아까 S급 근들갑 영상 뜸

        

        (37초 전 업로드된 유X브 화면 캡쳐)

        편집 안 된 풀영상이더라

        이걸 언제 다 보라고;;

        

        ㄴ 다들 방구석 시간 빌게이츠들 아님? 왜 투정임?

        ㄴㄴ (대충 웨 나쁜 말 해…? 하는 이모티콘)

        ㄴ ㅋㅋ 좋다 밥 먹으면서 볼 거 없었는데 개같이 데워먹는다

        

        

        한 방송사의 공식 유X브 채널에 다급하게 업로드된 영상.

        편집조차 되지 않은 생 원본이었지만, 몇몇 사람들은 기꺼이 열람을 자처했다.

        각성자란 현실에 실존하는 히어로 같은 존재.

        그런 이들이 처음으로 실력을 발휘하는 입학 시험은 지고의 볼거리였으니까.

        

        반응이 뜨거워지는 데에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제목 : 님들이거머링ㅁ

        

        (서유진 10단계 클리어 직후 캡쳐)

        아까그거진짠데????

        

        ㄴ 이게 똥짤이 아니네

        ㄴㄴ 똥짤인 줄 알았으면 왜 클릭함?

        ㄴㄴ 밥 먹는 중임

        ㄴㄴ ?

        ㄴ 아 씹타나

        ㄴ 얼굴이 아깝다 ㄹㅇ

        ㄴ 남자라 궁금해서 눌러봤는데 왜 진짜임?

        

        

        몇몇 이들이 찍어올린 캡쳐.

        그 불씨는 이내 대형 화재로 번졌다.

        

        모든 인터넷 커뮤니티의 여론이 들끓었다.

        

        

        [싱글벙글 오늘 자 펜타곤 아카데미 (+729)]

        [님들 S급 각성자 유력 후보 떴음 (+3811)]

        [회원님들 이 잘생긴 청년 좀 보세요 (+12)]

        [아이카 이제 은퇴할 때 된 이유.reason (+9999)]

        

        

        이상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

        이는 S급 1위가 일본인이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각성자들의 평균 수준은 한국이 세계 1위임이 자명한데.

        정작 그 각성자들 중 최강자는 일본인.

        

        그로 인해, 두 나라는 전 세계적인 갈라치기 월드컵의 희생자가 되었다.

        

        한국이 세계 1위?

        아이카 한 명이면 몰살 가능.

        

        일본의 자랑, S급 1위 니노미야 아이카?

        걔도 결국 한국에서 교육받았잖아. 일본은 아이카 빼면 시체고.

        그냥 아이카가 명예 한국인 아님?

        

        이런 말들이 인터넷을 넘어 현실에서까지 오가는 상황.

        

        그런 상황에서, S급 1위만이 이룬 업적을 한국인이 달성했다는 소식이 들려온 거 아닌가.

        한국인이라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각성자 최강국에 난 화재는 빠르게 다른 나라로 수출되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이런 문제에 민감한 일본은 당연.

        시차 탓에 지금은 새벽인 미국에까지 단번에.

        

        전 세계가 뒤집혔다.

        

        

        [R/awakener – 8TH S RANK AWAKENER🔥🔥 (8번째 S 랭크 각성자)]

        (유X브 캡쳐 이미지)

        

        [아이카쨩에 대해 이야기하는 스레]

        한국인 남자애 각성자가 아이카쨩 기록 깼다는데?

        >>398 

        합성 아니야? 아이돌?

        

        

        한국과 비슷하게 불타오르는 반응.

        

        때문에, 압도적인 수요가 펜타곤 아카데미에 몰렸다.

        전 세계에 7명뿐인 S급 각성자 중 한 명, 이사장마저 위기를 느낄 정도로.

        

        

        “이사장님!! 지금 언론이 난리….”

        ‘…쯧. 이대로면 생도 본인에게 직접 압박이 가겠군. 능력 정도는 밝히게 시켜야겠어.’

        

        

        무례임을 앎에도 불구, 입학식 행사 막바지에 서유진에게 직접 능력을 물어본 것도 그래서였다.

        

        백전노장인 자신조차 그의 능력이 짐작 안 가는데, 일반인들 보기엔 어떻겠는가.

        이대로 어물쩍 넘어갔다간 국민 청원 같은 거라도 나올 게 분명했다.

        

        그러니 적당히 어느 계열인지만 물어보자.

        그럼 자기네들끼리 알아서 해석하겠지.

        

        이런 생각으로 물어본 이사장이었으나…

        

        

        “제 고유 능력은 최면. 완전 최면입니다.”

        “……!!!”

        

        

        브레이크 따위 없는 능력 대공개.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전개에, 모두가 혼란에 빠져들었다.

        

        

        [실시간 채팅]

        -최면???

        -Mind control? Is that real? WTF

        -아니 그걸 왜 말하는

        -뭐임 대체

        

        

        실시간으로 중계 증인 생방송의 채팅창이, 순간 부하를 견디지 못하고 프리즈 될 정도.

        

        Ex급이라는 랭크를 밝힌 것도 놀라운데. 뭐? 최면?

        대충 들어도 전투 계열 능력은 아니잖아.

        그럼 일본도로 보랏빛 반짝반짝 하던 건?

        수상할 정도로 완벽하게 몬스터들을 공략한 건?

        

        아니. 그리고 어떻게 각성자 능력이 최면?

        역대 각성자들 중에서 저런 능력이 나온 적 있었나?

        전혀 없었는데.

        

        뭐야. 쟤.

        

        

        “……대체 무슨 능력인가, 그게.”

        

        

        이사장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

        그게 무슨 소리니. 신입생아.

        

        

        “생물의 영혼을 조종해 제 뜻대로 명령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영혼을?”

        “예. 6단계나 9단계에서 몬스터를 자결시킨 것도 그 덕분이었습니다.”

        

        

        유진은 태연했다.

        아아, 모르는 건가. 이것은 『최면』이라고 한다. 내 고유 재능이지.

        

        …물론, 본인도 미친 짓을 하고 있음은 확연히 인지하고 있었다.

        

        

        ‘게임에선 아예 밝힌다는 선택지도 안 뜰 정도니까.’

        

        

        최면. 딱 들어도 야겜 최적화 능력 아닌가.

        이걸 알리는 건 대놓고 나 최면 교배 아저씨예요 선언하는 행위.

        사람들이 질겁하는 걸 넘어, 사랑하는 아내들조차 자신을 꺼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유진은, 자칭 2회차 최면 교배 아저씨는.

        그 모든 리스크에도 불구, 제 능력을 숨기지 않기를 택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게 유일한 돌파구야.’

        

        

        회귀 전, 자신의 하렘을 두고 얼마나 말이 많이 나왔는가.

        

        운 좋게 강한 능력을 각성했을 뿐인데 법을 무시하는 사람.

        애초에 능력도 수상쩍은데. S급 1위의 제자로 들어간 이유도 모르겠고.

        그런데 하렘? 쟤가 뭐라고.

        이런 글과 댓글이 너무 많아, 결국 인터넷이라면 진절머리가 나버린 그였다.

        

        한데, 아예 숨기지 않으면?

        

        제 능력이 위험한 걸 알아 초장부터 솔직하게 고백해버린 청년.

        누구보다 타락하기 쉬운 능력을 지극히 건전하게만 활용하는 청년.

        운 좋게 강한 능력을 각성한 게 아니라, 비전투계 능력인데도 성실하게 수련해 강해진 청년.

        그 노력을 인정받아 S급 1위의 제자로 들어간 청년.

        

        건실한 청년.

        

        적어도 이런 이미지 메이킹이 가능했다.

        자신이 세울 업적이 그를 뒷받침할 테고.

        

        물론, 이러고도 구설수는 나오겠지만.

        적어도 1회차보단 백 배 천 배 낫지 않겠는가.

        이것이야말로 유진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의 기대대로.

        인터넷의, 사람들의 여론은 급속도로 변화했다.

        

        …그가 생각한 것과는 전혀 다른 이유로.

        

        

        [한국 각성자 마이너 갤러리]

        제목 : 최면? 이거 완전 야겜 최적화 능력 아님?

        

        안 그래도 남녀 성비 1 대 9인 게 각성자 업계인데

        고유 재능이 최면?

        저거 ㄹㅇ이면 매일매일이 쥬지육림 아니냐

        하 왜 나한테 안 주고 저런 알파메일한테

        

        ㄴ 흠 그 정돈가

        ㄴㄴ 그 정도읾;; 누군 30년째 아다인데 누구는 최면 딸깍으로 24시간 야쓰파티잖아

        ㄴㄴ 저 얼굴이면 최면 같은 거 안 써도

        ㄴㄴ 아

        

        

        만약 최면이라는 능력을 어중간하게 생긴 남자가 얻었다면 논란이 되었겠지.

        

        하지만, 저 얼굴.

        굳이 최면이 필요한 얼굴은 아니잖아.

        자기도 그걸 알아서 밝힌 모양이고.

        

        고작 능력 커밍아웃 정도로 부정적 이미지가 씌워지기엔, 유진은 너무 잘생겼다.

        

        오히려 역효과로,

        

        

        [R/awakener – 동정 VS 유진]

        

        동정 : 각성하는 상상하며 자위함

        최면을 여자랑 자는 데나 씀

        평생 제 능력을 비밀로 숨김

        

        유진 : 각성 전부터 매일 여자를 집에 데려옴

        최면을 개쩌는 발도술 날리는 데 씀

        능력을 안 숨김

        

        

        영미권에서 쓰이던 ‘Virgin vs Chad’라는 밈이 초고속으로 번역되어 인터넷에 범람했다.

        서양 형님들의 드립력 덕에 유진의 이미지 역시 수직 상승했고.

        

        본인만 몰랐다.

        

        

        ‘밝혀버렸으니, 이제부터 정말 성실하게 살아야 해. 아내들을 위해,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삶을 살아주겠어!’

        

        

        세상 쓸데없는 각오와 함께.

        원래부터 건실한 청년다운 모습이었다.

        

        

        * * *

        

        

        생중계 방송 앞에서 능력을 공개한 후.

        세상 당당하던 내 태도는, 자리로 돌아갈 수록 무거워졌다.

        앨리스와 시아 때문이었다.

        

        

        ‘모처럼 분위기 좋았는데, 이제 다들 질겁하겠지….’

        

        

        최면이나 쓰는 음습한 놈이라고 꺼리기만 하면 다행이지.

        너 우리한테 최면 걸었지? 이 변태!

        하면서 뺨 맞을 각오까지 했다.

        

        시간이 지나, 온갖 업적을 쌓으면서 내 성실함을 증명하면 풀릴 오해지만…

        다르게 말하면, 시간이 필요하단 말이지.

        그때까진 난 둘에게 꺼려질 테고.

        

        2주 동안 혹사당한 심신에 이미 햇살이 비쳐버렸는데.

        그녀들이 날 꺼리면… 조금 많이 마음이 아플지도 모르겠네.

        

        이런 생각에 도저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싫어… 난 너희들만 있으면 되는데, 너희들이 날 싫어하면 난 어떻게 살아야…….’

        “유진!!”

        “……엥?”

        

        

        생각과 달리, 엄청 밝은 톤의 목소리가 날 반겼다.

        앨리스였다.

        

        

        “최면이라니, 대단해요! 엄청 시원한 능력이에요!!”

        “어, 어?”

        ‘뭐야? 왜 좋아해?’

        

        

        상기돼서 달아오른 볼. 꼭 말아 쥔 두 손. 아까 전보다 더 가까워진 거리.

        내 능력을 들은 사람의 반응이라곤 보이지 않았다.

        

        

        -중얼중얼.

        

        “몬스터한테 자해 명령까지 가능한 최면이라니… 이거, 활용가치가 무궁무진한데?”

        ‘시아도 아무 신경 안 쓰고.’

        

        

        유시아 역시 날 꺼리기는커녕, 내 능력을 어떻게 자기 클랜에 써먹을지나 고민 중.

        

        …어째서? 나, 무의식적으로 최면 썼나?

        

        

        “신경 안 써? 그, 내 능력.”

        “전혀요? 오히려 신기한 걸요! 저한테도 걸어 주세요!”

        “그게 무슨 소리니!?”

        

        

        심지어 최면 걸어달라고 하기까지.

        

        …그러고 보니, 회귀 전에도 다들 좀 자주 쓰라고 했지.

        난 미안해서 좀처럼 안 썼지만.

        

        설마, 여자들도 최면을 좋아하는 건가?

        

        

        “그런 취향….”

        “저 알아요! 그걸로 막, 우울한 사람들 치료해 주고 그러는 거죠? 저도 요새 잠을 잘 못 자서요!”

        “아.”

        

        

        아니었습니다. 제가 쓰레기였습니다.

        

        

        ‘순진하구나, 순진해… 이게 20대 초반의 풋풋함?’

        “…뭘 믿고 맡기려고 해? 위험한 능력이니까, 너한텐 절대 안 쓸 거야.”

        “에이, 그러지 말고요~ 예?”

        “아무리 앨리스 너라도 안 돼.”

        “흐응. 저한테 최면 걸어 주시면….”

        

        -싱긋.

        

       

        “살짝 장난치는 것 정도는, 용서해 드릴 수 있는데요?”

        “……!!!!?”

        ‘설마 지금 날 꼬시는… 아니, 아니아니. 보나 마나 간지럽히기 뭐 그런 얘기겠지. 응. 참자, 참아. 최면 안 쓰기로 했잖아…!!!’

        

        

        요망한 아내들 덕에, 오늘도 참 힘들었다.

        

        

        * * *

        

        

        최면 능력을 커밍아웃한 날 밤. 아카데미 지하.

        

        

        ‘최면을 바로 쓰게 될 줄은 몰랐는데.’

        “이 동전을 바라보세요. 셋, 둘, 하나….”

        

        

        결박된 여성 앞. 유진의 첫 임무가 시작됐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마루나루 님 10코인, 김이파리 님 10코인 선물 감사합니다!
    감사의 오이 써는 소리 asmr을 서걱서걱

    + Virgin vs Chad << 요거는 한국 상남자특 비슷한 밈이라 생각하심 댐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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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an with Hypnotic Powers Doesn’t Hold Back the Second Time Around

The Man with Hypnotic Powers Doesn’t Hold Back the Second Time Around

2회차 최면교배 아저씨가 능력을 안숨김
Score 5.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Since I regressed, I decided not to hide my abilities.

“Hypnosis, huh? That’s amazing! Hypnotize me too!”

“How about me, instead of that sly fox? If you join our clan… you, you can hypnotize me!”

…Maybe I exposed it too mu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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