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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9

       

       

       

       

       

       

       

       

       엘든은 무식했다.

       

       타고난 기질이 광인이였던 터라 학문과 거리가 멀었고, 살아온 길이 투사였던 터라 머리보다 몸으로 싸우는 자였다.

       머릿속엔 지혜와 지식 대신, 쾌락과 탐욕을 가득 채우는 자였고, 교양 따위는 개나 줘버린 채 밤거리의 주폭자로 지내는 자였다.

       백작가의 귀공자가 아닌, 빈민가의 난동꾼이 더 어울리는 자인 것이다.

       

       그리고.

       

       그런 자는 주먹으로 상대를 짓밟고 이득을 쟁취하는 것이 어울렸다.

       엘든 라펠리온이 그러했다.

       대화는 아꼈으며, 주먹은 아끼지 않았다.

       이따금씩 아는 단어를 기억해내지 못해 억지스런 문장을 토해내는 이가 엘든이었다.

       그것에 꼬집는 이는 가차없이 응징했고, 학문을 멀리해 배움이 짧음을 그렇게 덮어버렸었다.

       수석 졸업생의 영광 또한 자신에게서 훔쳐 쓴 자가 그였다.

       그런 그가 유창한 언변을, 화려한 언법을 구사하지 못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인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익히 알고, 익히 겪었던 르미앙이 혼란스러운 것 또한 당연한 일이었다.

       

       ‘…대체 뭐야.’

       

       다르다.

       

       짐승의 흉흉함을 벼려내던 붉은색 눈동자는 순한 양이 되었으며, 조악한 단어들을 토해내던 입술은 날카롭게 벼려져 현란한 단어들을 토해냈다.

       

       졌다.

       설전에서 패배했다.

       치열하리라 생각치 않았던, 속을 간파하고자 선전포고했던 언쟁에서 패전하고 말았다.

       마치 다른 인격체와 언쟁을 벌인 것 같은 느낌이었다.

       

       혹여 왕립 아카데미를 졸업한 후, 모종의 사건으로써 갱생을 한 걸까?

       그것도 아니면, 사고로 인해 자아를 잃고는 각성이라도 한 걸까?

       

       가능성으로 치자면 후자가 압도적으로 우세하겠지만, 후보자의 모든 행적이 기록된 평가지에 자아를 잃을 정도의 큰 사고는 없었다.

       

       설마.

       

       ‘진짜… 변한 건가?’

       

       그럴리가 없다.

       성공 가능성이 0에 수렴할 실험체다.

       분명, 치밀한 연극을 펼치는 걸거다.

       마법이나 요술 같은 것의 도움을 받아서 다른 인격체를 흉내내고 있는 것일 터다.

       겔우드조차 속일 정도의 수준 높은 도움을 받아서 말이다.

       

       ‘아니면….’

       

       윈터펠 대공가의 막내딸이 왕립 아카데미 재학 시절의 에린시아 벨로크임을 알아챈 것일까.

       그럴리가 결단코 없으리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고선 절호의 기회를 포기하는 것이 납득이 가지 않았다.

       더군다나 마치 사죄를 하듯, ‘대공녀께 어울리지 않는 악인’임을 이제야 깨달았다고 했으니 말이다.

       

       엘든 라펠리온은 이득을 위해 칼자루를 기꺼이 손에 잡아 피를 묻히는 이였다.

       이득을 취하기 직전에 다다라 칼자루를 놓을 인간이 결단코 아니었다.

       

       ‘이상해. 정말 이상해.’

       

       작은 실마리라도 보이면 좋으련만.

       야속하게도 자신을 바라보는 엘든 라펠리온의 눈동자가 너무도 진실되어보인다.

       목소리 또한 한없이 진중하고 정중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속으면 안 돼.’

       

       르미앙이 그리 마음을 다졌다.

       농간이다.

       간악한 농간에 놀아나선 절대 안된다.

       사람의 천성은 변하지 않는 법이다.

       때가 되면, 숨겨둔 속내가 밝혀질 게 분명했다.

       

       그렇기에.

       

       “또 뵙지요. 엘든 라펠리온 공자.”

       

       그의 기대에 어긋나는 대답을 내놓았다.

       기권을 들어줄 요량은 애당초 없었다.

       그저, 진실을 파헤치고 싶어 걸음했을 따름이다.

       

       문제는.

       

       ‘…아무것도 알아낸 게 없어.’

       

       금지된 흑마법에 손을 벌린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의 속내는 간파하기 어려웠다.

       그렇다면 일보 후퇴한 후, 모든 경우의 수와 그에 따른 가설을 세워 다시 파헤쳐 보는 거다.

       

       만반의 준비를 해둔 채로.

       

       만약 요행을 부려 모두를 기만하고 있었던 거라면, 죗값의 무게가 더욱 무거워질 것이다.

       혼약대전 우승이란 이득을 위해 기만의 가면을 구해 왔던 것이라면, 그 대가는 톡톡히 치뤄야 할 테니까.

       

       그때를 위해, 르미앙이 겔우드를 불렀다.

       

       “보좌관님.”

       “예. 대공녀님.”

       “엘든 라펠리온에게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큰 사고가 일어난 적이 있는지 조사해 주시겠어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아카데미 졸업 후의 행적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아봐 주시고요.”

       

       실험의 뜻하지 않은 성공과 실패엔 모두 이유가 있는 법이다.

       천성이 변해 보이는 이는 그것을 참고 숨기며 위장하는 방법을 터득했을 뿐이다.

       다만, 엘든 라펠리온은 그 방법을 알고도 터득하지 않을 사내였다.

       분명 감춰진 이유가 있을 터다.

       파헤치고 들춰내어 기필코 이유를 찾고 말리라.

       이제껏 풀지 못 한 숙제는 없었으니까.

       그것을 위해서라면 모든 도구를 동원할 르미앙이었다.

       

       

       “그리고 엘든 라펠리온 공자에게 감시자를 붙여주세요. 비밀리에.”

       

       

       또한.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할 난제를 만나 미묘한 두근거림을 느낀 르미앙이었다.

       

       

       **

       

       

       “그럼 가보겠습니다.”

       “네.”

       

       후드를 두른 채, 제 2 대공성으로 돌아온 르미앙이 겔우드와 헤어졌다.

       상층부에 도착한 그녀가 계단을 오르며 후드를 벗었다.

       

       ‘그러고 보니, 마리엔은 왔으려나?’

       

       본성의 지하실에 있는 실험 재료 하나를 들고 와달라고 부탁했을 뿐인데, 몇 시간째 감감무소식이었다.

       마리엔의 미복귀에 생각이 닿자, 르미앙의 걸음이 빨라진다.

       

       시녀로 대공가에 들어와 함께 한지 이제 1년째이지만, 마리엔은 누구보다 소중한 아이였다.

       합이 잘 맞고, 친구처럼 편하며, 서로 비밀이 없을 정도로 친밀한 사이였다.

       또한 박식한 데다 총명하기까지 해, 마법과 연금 실험가의 보조 역할을 훌륭히 해내고 있었다.

       여러모로 없어서는 안될 아이가 바로 마리엔이었다.

       봉쇄된 상층에 오른 르미앙이 걱정된 목소리로 마리엔을 불렀다.

       

       “마리엔?”

       

       다행히.

       

       “아가씨-!”

       

       침소의 문 너머로 들려오는 마리엔의 목소리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다.

       드넓은 대공성은 셀 수 없을 정도의 사람들이 기거하기에, 하루를 멀다하고 사건사고가 일어난다.

       그 소동에 휘말릴 수 있는 확률이 높아 늘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름도, 모양도 복잡한 실험 재료만 아니라면 마리엔에게 심부름을 부탁하지 않을 텐데.

       봉쇄된 층에서 한정된 이와 접촉할 수밖에 없는 그녀에겐 부탁할 이가 마리엔 밖에 없었다.

       

       벌컥!

       

       르미앙이 침소의 문을 대차게 열었다.

       그리고, 목발을 짚고 서있는 마리엔을 볼 수 있었다.

       동시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뭐, 뭐야?”

       

       다급히 가면을 벗으며 다가간 르미앙이, 목대를 댄 채 붕대를 감고 있는 발을 살펴보았다.

       

       “다쳤어?”

       “아… 조금 다쳤어요.”

       “어떻게? 얼마나? 어디서?”

       “괜찮아요. 조금 삐었어요. 계단에서 내려오다 발을 헛디뎠거든요.”

       “조심 좀 하지 그랬어. 아프지는 않아?”

       “지금은 안 아파요. 며칠 쉬면 괜찮아진다고 했으니 걱정마셔요.”

       

       휴우.

       르미앙이 가슴을 쓸어내리며 마리엔을 부축해 침대에 앉혔다.

       

       “필요한 거 있으면 언제든 말해. 알겠지?”

       “에이. 어떻게 그래요.”

       

       르미앙이 미간에 빡 힘을 주며 눈살을 찌푸렸다.

       

       “씁. 혼나. 며칠 간 쉬어야 한댔으니 푹 쉬어.”

       “히히…, 그나저나 어디 다녀오신 거에요? 걱정했다구요.”

       “아.”

       

       격없는 사이이자, 비밀이 없는 사이다.

       만나고 온 이를 숨길 필요가 없기에, 르미앙이 그 이름을 내뱉었다.

       

       “엘든 라펠리온 만나고 왔어. 기권 선언한 이유를 알아내려고.”

       

       그리고, 그 이름에 마리엔의 얼굴엔 반사적으로 두려움이 깃들었다.

       

       “히익.”

       

       《발설하면 그땐 진짜 뒤지는 거다.》

       

       귓구멍을 파고 들었던 그 섬뜩한 살인 경고가 떠오른 까닭이었다.

       

       “왜?”

       “아……, 하핫, 그, 무, 무서운 분이잖아요…? 그, 그래서 놀랐을 뿐이에요. 하핫.”

       

       귀찮은 일을 만들지 말라는 엘든의 섬뜩한 경고.

       

       효과는 아직 유효하고 있었다.

       

       

       

       **

       

       

       

       “흐아암.”

       

       다음날 아침이 밝았다.

       후피집이 시작되는 날의 해가 떠오른 것이다.

       기지개를 키며 잠에서 깨어났다.

       짹짹짹, 창문 옆 나뭇가지에 도열한 다섯마리의 새님께서 맑게도 지저귄다.

       후회캐 3인방에겐 최종 평가전을 시작할 비장한 교향곡과 같을 테지만, 내겐 산뜻한 운율과 같았다.

       비록 탈주각은 흐릿해졌지만 말이다.

       

       ‘그럼 씻어볼까.’

       

       기권 선언에 대한 명확한 답이 없다.

       우선은 평가전을 위한 단장을 해두어야 했다.

       공식 일정상 AM 10 : 00, 드디어 제 3 북부대공녀와 전체 회동을 가지게 된다.

       최소한의 단장으로 최소한의 예의는 갖추어야 할 터다.

       침대에서 빠져나와 곧장 욕실로 들어가려 했지만, 노크소리가 발목을 잡았다.

       

       똑똑.

       

       “들어와.”

       

       노집사장, 렌들러였다.

       

       “일어나셨습니까. 공자님.”

       “아침부터 무슨 일이야.”

       

       식전 댓바람부터 무슨 일인가 싶어 답을 기다리고 있는데, 렌들러가 열린 문 너머로 손짓을 했다.

       

       그리고.

       

       “…….”

       

       3명의 시녀가 침소로 들어섰다.

       가슴, 음부 같은 중요 부위들이 절개된 야시시한 메이드복을 입은 채로 말이다.

       그제야 기억이 떠오른다.

       

       엘든 라펠리온.

       

       원작에서도 그는 늘 어여쁜 시녀들의 시중을 받으며 목욕재계를 시작했다.

       그것도 매일 다른 시녀들에게 말이다.

       무소불위의 권력자는 그래도 됐으니까.

       다만 원작에 시녀들을 윤간하거나 희롱하는 묘사는 없었다.

       그저 어여쁜 시녀가 몸을 씻겨주는 편안함을 즐겼던 엘든이었다.

       

       한낱 소시민이었던 내겐 편안이 아닌, 어색과 불편이지만.

       

       그리고 별채가 가문의 개인 공간이라지만, 대공성에서조차 이 오래된 퇴폐 목욕을 강행하고 있을 줄이야.

       제아무리 남성우월주의 사회에다 무소불위의 귀족 사회라지만 가문의 재건을 위해 혼약대전에 참가했음에도 퇴폐 목욕을 끊어내지 못 한 것을 보면 엘든 라펠리온의 캐릭터성이 얼마나 뚜렷한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목욕재계를 도울 시녀들을 대령했습니다. 바로 들어가시겠습니까?”

       “됐어. 물러가.”

       “예?”

       “됐으니 물러가라고. 그리고 오늘부턴 혼자 씻을 거니 시녀장에게 그리 전해.”

       “예?”

       

       렌들러의 반응은 당연한 것이었다.

       엘든 라펠리온은 성(性)에 대해 깨달은 순간부터 매일 이러한 아침 목욕재계를 해왔다.

       햇수로 치자면 어언 10년도 넘었다.

       물론 누군가에겐 어여쁜 시녀들의 시중을 받으며 씻는 것이 로망에 가까운 일이겠지만.

       권력의 횡포에 항거하지 못한 채, 도살장의 가축처럼 질질 끌려온 이들에게 접대를 받는 건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렌들러가 어안벙벙한 얼굴로 되물었다.

       

       “혼자… 스스로… 목욕재계를 하신다는 말씀이시옵니까?”

       “그래. 그저 사색을 즐기며 생각을 정리하기 위함이니 쓸 데 없…….”

       “과, 과연……!”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인중에 손을 대며 울컥하는 렌들러.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을 보니, 또 소녀스런 눈물을 보이실 듯해 급히 욕실로 들어가버렸다.

       

       예상대로.

       

       “훌쩍.”

       

       이는 렌들러를 뒤로 한 채로.

       

       그리고….

       

       목욕재계를 한 후 욕실에서 나왔을 때, 뜻밖의 소식을 전해 들어야 했다.

       불과 30분 사이에 원작 전개에 큰 변동이 생긴 것이다.

       

       

       “뭐? 평가전 시작이 하루 밀렸다고?”

       “예. 내일부터 시작한다고 합니다. 또한 15일 간 계획된 일정에 사소한 변동이 있다며 새로운 일정표를 배포하더군요.”

       

       

       아무래도 르미앙 대공녀께서 풀리지 않는 난제에 고민이 많은 모양이시다.

       수건으로 머리를 털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느닷없는 최종 평가전 개최 연기 소식에 후회캐 3인방들께선 바쁘실 터다.

       시작이 미뤄진 건 고사하고, 계획된 일정에 변동까지 생겼다고 하니 그에 맞춘 새로운 대응법을 수립해야 할 테니까.

       기권 의사를 표한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었지만 말이다.

       

       “여기 새로 나온 일정표입니다.”

       

       렌들러 역시 가문의 집사장으로서 그에 따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터이기에, 내게 일정표를 건네려 했는데.

       

       “됐어.”

       

       나의 거절에 의아한 듯 쳐다보아야 했다.

       뜻하지 않게 하루의 시간이 생겼다.

       그것을 알차게 보내볼 생각이다.

       이 답답하며 무료한 대공성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숨통을 튼 채로 말이다.

       중세시대에 빙의되면 꼭 해보고 싶은 것들이 있었으니까.

       

       “나는 기분전환 겸 외출을 하고 올 테니, 일정 준비는 우리 집사장의 판단에 맡기도록 하지.”

       

       막간, 힐링의 시간이다.

       렌들러가 일정표를 접으며 고했다.

       

       “그럼 기사 레이첼에게 호위를 일러두도록 하겠습니다.”

       “레이첼?”

       “허허. 근래 함께 활동할 일이 없기는 했다만, 설마 가문의 호위기사를 잊으시기라도 한 겁니까?”

       

       급히 엘든의 기억을 되짚어 보니 레이첼이란 호위기사의 얼굴이 떠올랐다.

       

       앞이 긴 보랏빛 단발머리에 뒤는 짧은 꽁지머리를 질끈 묶고 다니는 라펠리온 가의 호위기사 중 한 명의 얼굴이.

       미려한 인상이지만 호위기사다운 무뚝뚝함이 물씬 묻어나오는 여성의 얼굴이.

       

       원작에서는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던 이름이라 엘든의 기억을 되짚고 나서야 떠오른 것이다.

       하물며 대공성 내부에선 개인호위기사를 대동할 일이 없기에 빙의 이후 한 번도 마주치지 못 했었고.

       

       ‘그나저나.’

       

       희대의 호색한답게 [여기사]를 개인 호위로 임명했던 모양이다. 그럼에도 기억 속에 그녀를 능욕하거나 권력으로 짓누른 적이 없는 걸 보면, 강자에게 굽히는 약자의 본능이 작용한 거겠지.

       그녀의 노기에 한번씩 움찔했던 기억이 있는 걸 보면 조심스레 대했을 것이다.

       함부로 대했다간 목이 썰려나갈지도 몰랐을 테니까.

       물론 그 기억들 속에 레이첼을 제 것으로 만들기 위한 ‘조심스런’ 노력이 있는 걸 보면, 그런 그녀에게 집착스런 면을 보인 걸 보면 참으로 이상한 녀석이 아닐 수 없다.

       

       가지고 싶은 것은 모두 쟁취하고 느끼고 싶은 모든 것을 느꼈던 그였기에, 점령하지 못 한 레이첼에게 [도전] 욕구라도 느꼈던 걸까.

       있는 놈들은 가지지 못 한 것에 대한 열망과 승부욕을 강렬하게 느끼는 법이니까.

       

       그리고 레이첼에 대한 기억들이 이러한 걸 보면, 전투광이었던 그조차 조심스러웠을 정도의 강자였던 모양이다.

       

       ‘하긴, 자신보다 더 강한 이에게 호위를 맡기는 건 당연한 일이니까.’

       

       잡념을 지우며, 렌들러에게 말했다.

       

       “잠시 혼동했을 뿐이야. 레이첼에게 즉시 출발한다고 전해둬.”

       

       홀로 유유자적하게 도시를 탐방하고 싶었지만, 낯선 도시에 첫 나들이를 떠나는 만큼, 든든한 호위기사 한 명 정도는 대동하는 게 옳은 일일 터였다.

       특히나 엘든 라펠리온은 척을 진 상대가 많을 테니.

       외출 준비를 마치고 침소 바깥으로 나서자, 평상복에 등 뒤로 착검한 레이첼이 고개를 조아리며 말했다.

       

       

       “모시겠습니다. 공자님.”

       “그래. 가지.”

       

       

       그렇게 난, 레이첼과 함께 대공성을 나와 도시의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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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migrated Into A Tragic Romance Fantasy

Transmigrated Into A Tragic Romance Fantasy

후피집물의 후회캐가 되었습니다
Score 10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I was curious about what a female-oriented tragic romantic fantasy was like, so I skimmed through only the free chapters. And then… “…Ha.” I found myself transmigrated into one of the main male characters, destined for tears of regret, exhaustion, and obsession. So, the first thing that had to be done was… “I, Elden Raphelion, hereby declare my withdrawal from the competition for the betrothal of the Third Northern Duchess.” To escape this trage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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