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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9

       《고니스 아카이브 라이프》는 기본적으로 흔해 빠진 헌터물의 배경과 클리셰를 고대로 가져가는 게임이다.

         

       중에서도 핵심이 되는 것이 바로 게이트.

         

       차원을 찢고 공간의 틈 사이에 배치되며, 완전히 다른 이계(異界)와 연결해주는 통로의 역할을 하는 재앙.

         

       그 안에는 ‘던전’이라 불리는 색다른 세계가 펼쳐지며 <상태창>을 각성한 헌터들은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괴수들을 토벌하고 전리품을 취하며 세상의 혼란을 막는다.

         

       ‘……왜 갑자기 했던 말 또 하느냐고 할 수 있겠다만.’

         

       ‘고스라’는 수집형 RPG 게임이다.

         

       그렇기에 모든 ‘게이트’마다 확률성 기믹이 있고 이는 던전의 특징과 융합하여 고유한 ‘이벤트’로 결과가 나온다.

         

       대다수는 딱딱 정해진대로 일이 진행되지만.

       꽤 낮은 확률로 엿 같은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지금처럼 말이지.’

         

       ‘게이트 소탕’을 주기적으로 하지 않아, ‘괴수’의 분포도가 높아져 나타나는 현상.

         

       던전 내 마력의 농도가 강해지고, 그것을 머금은 ‘괴수’ 또한 진화하고 강해지는 현상.

         

       바로, 《브레이크 아웃》 이벤트였다.

         

       ‘브레이크 아웃’은 이벤트 중에서도 어렵기로 평가받는 이벤트다.

       던전의 등급이 최소 한 단계에서 두 단계까지 상승하고, 그만큼 보기 드문 몬스터가 길거리 돌멩이처럼 나온다.

         

       또한, 당연하게도 ‘보스’ 또한 전혀 다른 게 튀어나오는데, 지금 눈앞의 녀석이 그런 경우이다.

         

       [강인한 야성의 힘이 밀림의 숲의 포식자가 누구인지 포효합니다.]

       [숲의 포식자가 당신들의 앞을 가로막습니다.]

       [우두머리 실버백이 등장합니다.]

       [특수 생성된 중간 보스입니다.]

         

       “……우두머리 실버백.”

         

       ‘고스라’에서 보기 드물기로 유명한 녀석.

       이런 놈이 다짜고짜 등장한 데다 심지어 중간보스라는 점에서 현재 던전의 꼬락서니가 말이 아니라는 명확한 증거였다.

         

       “므아아아앗!”

         

       순간, 실버백의 공격을 열심히 막아내던 마하나가 짧게 기합을 질렀다.

         

       괴성과 함께 순간적으로 발휘하는 괴력.

         

       【가디언】 클래스 특유의 ‘방어 증가’가 발동되었는지 미묘한 푸른빛이 감돌며.

         

       쾅―!

         

       실버백을 뒤로 물러서게 하였다.

         

       “……말도 안 돼. 왜, 저 짐승이 이곳에?”

         

       믿을 수 없다는 듯 문보라는 말을 흘렸다.

       하지만 당황하는 것은 거기까지.

         

       ‘리더’의 자리에 어울리는 자답게 3초 이내에 정신을 차리고 냉철한 눈빛으로 돌변하였다.

         

       “마하나씨! 유세하씨! 지금부터 지휘에 들어가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크워어어어―!”

         

       하지만 문보라가 뭐라 말하는 것보다 실버백이 나서는 게 더 빨랐다.

         

       유인원 특유의 신체 능력을 기반으로 한 점프.

         

       직후, 녀석은 양손을 철퇴처럼 움켜쥐고 지면을 내려찍었다.

         

       [우두머리 실버백이 <땅 흔들기 Lv.2>를 시전 합니다.]

       [범위 내 적들에게 <이동속도 감소 Lv.1>, <균형감각 감소 Lv.1> 부여합니다.]

         

       비명과도 같은 땅 울림과 함께 대기가 순식간에 무거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디버프(debuff) 라고 불리는 상태 이상의 발현이었다.

         

       ‘…균형을 잡기가 어려워!’

         

       달팽이관이 윙윙 울리며 의지와 상관없이 한쪽 무릎이 굽혔다.

         

       속이 매스꺼우며, 당장이라도 토악질이 나올 것 같았다.

         

       “마하나씨! 오른쪽에서 옵니다!”

         

       내가 당황하는 사이 문보라는 착실하게 지휘를 내리고 있었다.

         

       마하나보다 한발 빠르게 실버백의 공격을 예측한 문보라는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주먹질의 궤도를 파악하며 최소한의 피해로 막을 수 있는 방향을 알려주었다.

         

       “므아앗!”

         

       그에 응하듯 양손으로 방패 손잡이를 움켜쥐는 마하나.

         

       나와 마찬가지로 ‘디버프’에 당했을 텐데 그녀는 메인 탱커다운 인내심으로 방어하였다.

         

       쾅―!

       쾅―!

         

       쩌렁쩌렁한 굉음과 충격 속에서도 나름대로 잘 버티며 방어한다.

         

       ‘…후우! 일어서!’

         

       사내새끼가 되어서 여자애들이 열심히 싸우는 걸 구경만 할 수는 없다.

         

       나는 주먹을 쥐고 종아리를 강하게 내려찍었다.

       마비된 몸이 풀리자마자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다리를 한 발 뒤로 빼었다.

         

       자연스럽게 허리를 숙인다.

       왼손으로는 검집을, 오른손으로는 칼자루를 부서지라 세게 움켜쥔다.

         

       ‘집중해라.’

         

       저 무식한 유인원 새끼한테 한 방 먹일 기회를 노리는 거다.

         

       *

         

       한편, 마하나의 어깨 위에서 한 몸이 되어 열심히 실버백의 공격에 대응하던 문보라는 생각하였다.

         

       ‘……좋지 않아요.’

         

       좋지 않다.

       너무 좋지 않다.

       상대가 너무 좋지 않았다.

         

       ‘…우두머리 실버백.’

         

       등급은 D~C급 사이지만, 실질적인 방어력의 체감은 B급까지도 가는 엄청난 녀석이었다.

         

       ‘그 이유는 바로 놈의 상체를 뒤덮고 있는 저 특유의 가죽.’

         

       마치 암석처럼 거칠거칠하고 투박한 형태의 표피.

         

       [돌가죽] 이라고 불리는 특성이었다.

         

       저거 하나 때문에 녀석은 어중간한 화력으로는 도저히 잡을 수 없는 강인함을 자랑하였다.

         

       “[빙결 기둥]!”

         

       방어하는 직후, 필연적으로 드러나는 빈틈을 향해 공격을 꽂아 넣었다.

         

       공기 중의 수분을 빨아들인 마력이 순식간에 차가운 냉기로 변하며 날카로운 얼음기둥을 이루었다.

         

       파캉―!

         

       “크워어어!”

         

       하지만 거기까지.

       유감스럽게도 녀석에게는 별달리 통하지 않았다.

         

       [돌가죽] 특성의 효과는 무려 ‘받는 데미지 감소.’

         

       단순히 물리, 마법을 구별하지 않고 피해 자체를 감소시킨다는 효능 덕분에 제대로 된 화력이 박히지 않았다.

         

       ‘……백업 상태만 아니었어도.’

         

       이런 땅딸막한 2등신 SD 상태가 아닌 원래의 본체 그대로였다면.

         

       평소의 전력이었다면.

         

       이런 녀석쯤 단숨에 얼음 탕후루로 만들어버릴 텐데!

         

       문보라는 자신도 모르게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사실 화력의 부족은 여러 번 공격하면 얼추 커버 할 수 있다.

         

       조금 전 [빙결 기둥]도 10번 이상 같은 곳에 타격한다면 유의미한 피해를 줄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지금은 그것도 안 됩니다.’

         

       이유는 간단하다.

         

       “헉, 헉!”

         

       방어하고 있는 마하나의 한계가 점점 드러내고 있기 때문.

         

       아직 큰 피해는 없지만, 귓가로 들려오는 거친 신음과 후들거리는 팔다리에서 그녀의 한계가 머지않았다는 걸 직감할 수 있었다.

         

       “마하나씨! 왼쪽에서 옵니다!”

       “……!”

         

       쾅―!

         

       자신의 지령에 겨우겨우 막아내는 마하나.

         

       ‘……이상해.’

         

       그래. 이상하다.

       오늘 처음 만난 마하나라는 사람.

         

       ‘…왜 이리…’

         

       약하지?

         

       문보라는 이곳에 들어오기 전 보았던 마하나의 상태창을 생각하였다.

         

       확실히 여러 부분에서 미달이지만.

         

       ‘그렇다고 겨우 이 정도 녀석을 상대로 몇 번 합을 주고받았다고 해서 지칠 정도는 아닌데…?’

         

       머리로 계산하고 도출하여도 도저히 이해가 안 되었다.

         

       특히나 마하나는 전위에서 든든하게 적의 공격을 받아내는 메인 탱커 【가디언】 클래스이다.

         

       [스킬]도 아니고 겨우 평범한 주먹질에 힘겨워 하는 건 말이 안 된다.

         

       그러자 한가지 생각이 번개처럼 머릿속을 스쳤다.

         

       ‘…다크서클…!’

         

       크게 개의치 않고 넘어갔던 마하나의 이상 상태.

         

       그제야 문보라는 마하나가 정상에서 한참 떨어진 컨디션 난조라는 걸 다시금 자각했다.

         

       헌터에게 있어 몸 관리는 항상 철칙으로 가져야 하는 중요사항이다.

         

       아무리 강한 헌터라도 제대로 된 숙면과 영양공급을 받지 못하면 F급 몬스터에게도 죽을 수 있는 법이니까.

         

       “[빙결 기둥]!”

         

       파캉―!

         

       “크워어어!”

         

       ‘……안일했다.’

         

       문보라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자책했다.

         

       어리석었다.

         

       투명꼬리원숭이(D)를 처리하자마자 바로 돌아갔어야 했다.

         

       ‘…오만했다.’

         

       던전의 이상징후를 보고도 괜찮을 거라고 판단하였다.

         

       [백업]이어도 고블린 정도는 우습게 이길 거라고 멋대로 적의 전력을 판단했다.

         

       문보라는 부서지라 주먹을 움켜쥐었다.

         

       두 사람에게 너무나도 미안했다.

         

       남성이기에 제대로 된 전력이 아니라거나.

       몸 관리를 제대로 못 하여 한참 떨어진다거나 그런 건 두 번째 문제이다.

         

       던전에서 가장 중요한 건 리더의 판단력.

         

       그 판단력에는 당연히 전황을 파악하고 과감한 결단을 내리는 것도 포함된다.

         

       따라서 이 모든 것은 자신의 실책이다.

         

       ‘진정해. 문보라.’

         

       1초가 아깝다.

         

       이렇게 후회할 시간에 파티원은 죽어가고 있다.

         

       미안하다면 최선을 다해라.

         

       그것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리더’라는 자리를 맡은 자신의 책임이며.

         

       ‘《헌터》라는 명함표를 단 자의 무게입니다.’

         

       우선은 유세하부터 안전한 곳으로 보내기로 하였다.

         

       아무리 최강의 클래스 중 하나인 【검성】이라고 하여도 결국, 그는 남성이다.

         

       심지어 오늘 처음 ‘클래스’를 밝히는 등 말 그대로 뉴비 중의 뉴비이다.

         

       분명 갑작스럽게 등장한 실버백의 위용에 겁먹어 떨고 있을 거다.

         

       ‘……어쩌면 먼저 도망쳤을지도 모르고요.’

         

       아까부터 존재감이 없었으니까.

         

       그렇다면 오히려 잘 된 편이다.

         

       “…하나씨. 잘 들어요. 조금 있다 무리해서라도 제가 강력한 공격을 가할 겁니다. 아주 잠깐이지만 놈의 하반신 정도는 얼어붙게 만들 수 있을 거예요.”

         

       헉헉거리는 와중에도 마른침을 삼키는 마하나.

         

       “제가 신호를 주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도망치는 겁니다. 아셨죠?”

       “……네!”

         

       말을 마친 문보라는 다급히 뒤를 돌아보았다.

         

       “유세하씨! 혹시 아직도 거기 계신다면 당장 도망치세……요……?”

         

       그녀는 뒷말을 흘리며 1초 동안 멍하니 후방을 바라보았다.

         

       의문.

         

       의아함.

         

       당황스러움.

         

       복잡미묘한 감정이 문보라의 전신을 맴돌았다.

         

       ‘……뭐…지?’

         

       유세한 그는 도망치지 않았다.

       그렇다고 멀리 떨어져서 오들오들 떠는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가까운 거리에서 자세를 잡은 채 침착한 눈빛으로 이쪽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저 특유의 자세.

         

       ‘……발도술?’

         

       틀림없었다.

         

       어째서 【사무라이】나 【검객】 클래스나 사용하는 [발도] 같은 걸 쓸려는지는 모르겠지만 틀림없는 준비 자세였다.

         

       ‘…어리석은!’

         

       문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에 이를 악다물었다.

         

       상대는 [돌가죽] 특성을 가진 ‘실버백’

         

       어중간한 스킬로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오히려 역공당해서 죽을 겁니다!’

         

       [발도류] 스킬은 공격력은 높지만, 대다수 발동하고 난 뒤 필연적으로 ‘납도’하는 자세를 마쳐야 시전이 끝난다.

         

       그 특유의 빈틈은 치명적인 약점이며 동시에 유세하의 목숨을 앗아갈 거다.

         

       “유세하씨!! 헛짓거리 말고 도망치세-”

         

       -스르릉.

         

       그때였다.

         

       유세하의 낡은 철검이 칼집에서 조금 빠져나오는 그 순간.

         

       문보라는 자신도 모르게 두 눈을 크게 떴다.

         

       오싹―!

         

       “……!”

       “……!”

       “……크워!?”

         

       분위기가 삽시간에 변화한다.

         

       아까까지 드잡이 짓을 하며 후끈후끈했던 전투의 열기가 순식간에 차갑게 식으며 서늘한 분위기를 풍겼다.

         

       ‘……뭐……죠?’

         

       문보라는 이마를 타고 흐르는 식은땀에 스스로 당황하였다.

         

       겨우, 칼날이 조금 비집고 나온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데 이런 위압감이라고?

         

       자신만 이것을 느낀 게 아닌지 마하나는 물론이고, 그녀를 향해 공격을 가하던 실버백조차 얼어붙은 채 멈추었다.

         

       무려 ‘헌터’ 2명과 ‘중간보스’ 1마리가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이 동시에 멈추는 진풍경.

         

       목숨을 건 사투에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만큼 지금 이 셋이 느끼는 감각은 인내의 범주를 아득히 벗어서는 ‘무언가’였으니까.

         

       “…보, 보라님! 서, 설마 뒤에 또 다른 보스가 등장한 건가요!?”

         

       유일하게 뒤를 돌아보려는 욕구를 꾹 참은 마하나가 외쳤다.

         

       탱커로서의 사명을 지키기 위해 오들오들 떨며 저항하는 것이다.

         

       “아, 아니요……그, 그건 아닌데…”

       “그, 그럼 대체 뭐죠!?”

         

       문보라는 찰나 고민하였다.

       이걸 대체…뭐라고 설명해야 하는가.

         

       *

         

       ‘……제길. 잘 제어가 안 되네.’

         

       오랜만에 칼을 잡아서 그런가.

       들끓는듯한 살의가 넘실거리듯 흘러나온다.

         

       ‘집중해.’

         

       망할 아버지라는 작자가 항상 말하지 않았는가.

       무기에 살의를 담는 짓은 그만하라고.

       니가 짐승 새끼냐고.

         

       ‘후…’

         

       심호흡한다.

       천천히 내면에 올라오려는 걸 억지로 머리끄덩이를 잡아 아래로 쑤셔 박는다.

         

       그러자 또렷이 지금 내가 쓸려는 ‘힘’에 대하여 집중할 수 있었다.

         

       ‘이것이 마력.’

         

       손바닥을 타고 미세한 진동과 함께 은은한 푸른빛이 활활 타오른다.

         

       특유의 불꽃은 검 자루를 넘어, 칼날을 넘어, 검집까지 일체화되며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처럼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이것이 스킬.’

         

       준비는 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적에게 적중하는 것뿐.

         

       “므냥아!!! 날 믿고 이쪽으로 달려!!!”

       “……!”

         

       유세하의 외침에 움찔거린 마하나는 번개처럼 뒤로 몸을 날렸다.

         

       별다른 설명은 없었지만, 그녀는 유세하가 자신을 필요로 하다는 것.

         

       그 사실 하나만을 믿고 망설이지 않았다.

         

       “…!? 크워어어어!”

         

       갑작스러운 도주에 반응한 실버백은 다시 짐승처럼 달려들었다.

         

       녀석은 아까의 공포는 잊어버리고, 등을 보이고 도주하는 이 어리석은 사냥감을 찢을 생각만 가득하였다.

         

       쿵, 쿵, 쿵, 쿵, 쿵!

         

       실버백은 생각하였다.

         

       점점 거리가 좁혀진다. 어서 쥐방울만 한 여자애를 분질러버리고 승자가 되겠다고!

         

       그러나 곧 눈앞을 가로막는 남자를 보는 순간 움찔거렸다.

         

       조금 전 느꼈던 정체불명의 무언가가 이 남자에게서 나왔다는 걸 다시금 자각한 거다.

         

       허나, 이미 늦었다.

         

       충분한 사정거리에 들어선 실버백을 향해 유세하는 땅을 부서지라 강하게 밟았다.

         

       [<류참(流斬) Lv.1>이 발동됩니다.]

       [<검의 노래>가 발동됩니다. 발도류 스킬의 최종 위력이 100% 증가합니다.]

         

       슈컥―!

         

       한줄기의 섬광.

       뒤를 이어 잘려나가는 소름 끼치는 절삭음이 울려 퍼진다.

         

       유세하의 검은 절대로 ‘발도술’에 적합한 무기가 아니다.

         

       전형적인 서양식 롱소드의 형태.

         

       민첩하게 뽑아서 섬광과 같이 내지르는 일격필살이 아닌 순수하게 검술을 펼치는데 특화된 무기.

         

       하지만 그런데도 유세하의 손에 잡히자, 그것은 발도의 매개체가 되었다.

         

       후드득―!

         

       검날에 묻어있던 소량의 피를 털어낸 유세하는 조심히 칼을 검집에 집어넣었다.

         

       조용한 침묵이 감돌며 실버백의 고개가 뒤로 돌아간다.

         

       그걸로 끝이었다.

         

       찰나, 실버백은 자신의 시야가 반대로 뒤집히는 것을 느꼈다.

         

       제대로 된 지능도 없이 오로지 신체만 강한 한낱 마물에 지나지 않지만, 실버백은 느낄 수 있었다.

         

       이것 또한 장관이라고.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 누가 자신의 등 뒤를 직접 볼 수 있겠는가.

         

       그것도 거꾸로 뒤집힌 채로 말이다.

         

       툭―. 데구루루.

         

       머리통이 잘려나가 지면을 구른다.

         

       쿵―!

         

       동시에 거대한 육신이 바닥에 허물며 먼지를 흩날렸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읽어주셔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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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Cheat-Level Munchkin 5★ Character

I Became a Cheat-Level Munchkin 5★ Character

사기급 먼치킨 5★ 캐릭터가 되었다
Score 6.4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Gonis Archive Life》 ‘GAL’ for short. I found myself possessed into the world of this game. Not only that, but I became a 5★ character from the very start, The only male character with ridiculously OP abil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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