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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91

        

       간략히 업무를 끝내고 아침을 먹으러 간다.

         

       황궁 곳곳에 깔린 병사들.

         

       골드 에어리어안에 배치된 병사들을 보며 속으로 생각한다.

         

       장모님이 답답해하시겠네.

         

       하지만 테오도라를 암살하려 하고 조이를 납치한 일이 생겨서 이건 어쩔 수 없다.

         

       실패해서 다행이지 만에 하나 테오도라가 죽거나 조이를 빼앗겼다면…

         

       생각만으로 머리가 복잡해진다.

         

       이내 보이는 식당 문을 연다.

         

       -끼이익!

         

       테오도라와 조이, 그리고 오랜만에 뵙는 장모님이 나를 보며 환하게 미소 짓는다.

         

       “사위!, 내 일어났다는 말은 들었네. 몸은 괜찮은가?”

         

       장모님의 말에 내가 고개를 끄덕이며 답한다.

         

       “네. 어제 깨어났습니다. 원래라면 어제 문안 인사를 올렸어야 했는데… 급히 일이 생겨서… 죄송합니다.”

         

       내가 그렇게 말하자 장모님이 고개를 저으며 자리에서 일어나신다.

         

       “아니네, 나는 자네에게 그런 말을 들을 자격이 없네.”

         

       사뿐사뿐 걸어오시며 내 손을 부여잡으신다.

         

       “고맙네… 그 위험한 순간에… 내 딸아이를 버리지 않고 지켜주어서…”

         

       -피식.

         

       장모님이 내 손을 부여잡고 감사를 표하는 걸 보며 내가 밝게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아닙니다. 테오도라… 그녀는 제 하나뿐인 사랑스러운 부인이 아닙니까? 마땅히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으윽…”

         

       누군가 내 말에 짧게 비명을 내는 거 같지만 누군지 모르겠다.

         

       “고맙네… 자네가 테오도라를 지켜주고 아그리파에게 통솔권을 주어서 조이도 무사히 돌아올 수가 있었네.”

         

       “아닙니다. 원래라면 미리 알고 막았어야 했는데. 막지 못해 죄송할 따름입니다.”

         

       장모님이 연신 감사하다는 말에 부담을 느낀다.

         

       “어머니. 그만 해요. 이이가 부담스러워하잖아요.”

         

       “맞아, 엄마 그만해. 형부 아침 먹고 일하러 가야지.”

         

       얼굴이 조금 붉어 보이는 테오도라와 눈을 초롱초롱 빛내는 조이를 보며 의아하다.

         

       “어머… 내 정신 좀 봐. 사위 어서 식사하게나.”

         

       이윽고 시작되는 아침.

         

       시녀가 샌드위치를 장모님과 테오도라, 조이 앞에 두고…

         

       “어…?”

         

       내 앞에는 맑은 스프를 두는 걸 보며 의아해하자, 테오도라가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말한다.

         

       “의사가 당신은 오늘 아침까지 스프를 먹으라고 하더라고요. 오늘은 그거 먹고 저녁부터는 특식을 준비하라고 할게요.”

         

       어제도 스프 먹었는데…

         

       의사가 권하니까 어쩔 수 없지.

         

       그런 생각을 하며 스프를 먹기 시작한다.

         

       그렇게 식사가 끝난 후.

         

       대공부로 향하는 길에 테오도라와 대화를 나눈다.

         

       “와 어떻게 된 게 두 사람 다 판결문을 하나도 안 보냐?”

         

       내 말에 테오도라가 내 눈을 피하며 말한다.

         

       “그게… 저번 한스 사건도 있고 해서… 괜히 제가 건드렸다가 무고한 사람이 나올까봐…”

         

       얼마 전에 있었던 한스 사건.

         

       라이트 볼로 사기 쳐서 한스의 무죄를 선언한 재판이다.

         

       그 이후에 레오파드가 진범이라고 들었던 거 같다.

         

       “괜찮아. 황제가 되어서 그런 걸 무서워하면 어떡해? 꼼꼼히 의문이 가는 부분을 확인하면서 서명하면 괜찮아.”

         

       내 말에 살며시 끄덕이는 테오도라가 말한다.

         

       “그렇긴 한데… 확인해야 할 재판 기록이 너무 많아요.”

         

       그건 그렇다.

         

       재판 속기록이며 증거물이며 사건 발생 내용, 부검 내용까지.

         

       민사 재판이면 더 복잡해지지.

         

       하지만 그렇다고 황제가 돼서 법원 업무를 피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하나씩 천천히 해보자. 내가 옆에서 봐줄게.”

         

       조금씩 테오도라한테 실무를 가르쳐 줘야 하겠다는 생각 한다.

         

       그래야 폭군 소리 듣지 않고 제국을 잘 다스릴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내가 없다고 제국이 이모양 이 꼴 나는 것도 마음에 안 든다.

         

       어차피 나는 떠날 사람이니까.

         

       테오도라가 내 말에 놀라며 나를 본다.

         

       “네?”

         

       “뭘 그렇게 놀라? 원래 당신 업무인 거잖아?”

         

       황제의 의무 중에서 대법원에서 제국민에게 내린 사형 판결을 검토하고 집행하는 의무가 있다.

         

       얼떨떨한 표정으로 되묻는 그녀.

         

       “그래도… 돼요?”

         

       “응 당연하지.”

         

       그렇게 말하며 어느새 대공부에 도착했다.

         

       나와 마주친 뮐러와 루키우스.

         

       “다녀오셨습니까?”

         

       “오셨습니까?”

         

       그 둘에게 밝게 인사한다.

         

       “좋은 아침이야 둘 다.”

         

       내 말에 두 사람이 동태눈깔로 변하며 말한다.

         

       “대공 전하… 죽을 거 같습니다.”

         

       “재무부에서 오늘까지 결재를 안 해주면 저를 다섯 개로 나누어 버린다고 합니다! 살려주세요!”

         

       그렇게 말하며 성큼성큼 다가오는 둘을 보며 테오도라를 바라보지만…

         

       그녀가 화려한 드레스 치맛자락을 들어 올리고 도망치는 게 보인다.

         

       “하하하…?”

         

         

         

       ***

         

         

         

       끝없이 올라오는 결재 서류.

         

       “진짜… 징글징글하다.”

         

       서류에 압사당해 죽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왜 내 방에 있는 서류가 끝이 아닌 건데?

         

       “아직 더 있습니다.”

         

       계속 종이를 수북이 쌓아 올린 탑을 가져오는 루키우스를 보며 한숨이 나온다.

         

       “나 일어난 지 하루밖에 안 지났어…”

         

       내 말에 루키우스가 단호히 한다.

         

       “오늘 결재를 안 해주시면 제가 다섯 조각으로 찢길 겁니다.”

         

       그 말에 한숨을 내쉬며 다음 페이지를 넘기자…

         

       “어? 막시밀리안이 이걸 올린 거야?”

         

       내가 종이를 루키우스에게 건네주자 찬찬히 읽어보는 루키우스.

         

       “네. 최근에 비료 생산에서 발생한 열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재활용하는 방법을 이용한 제안서를 올렸습니다.”

         

       그 말에 내가 유심히 안건을 읽는다.

         

       열에너지를 이용한다.

         

       안건 제안자의 이름은 에아.

         

       이 소설의 또 다른 히로인이다.

         

       “그녀가 이 시기에 제국 아카데미에 다녔었나?”

         

       내 말에 루키우스가 의아해했다는 듯 말한다.

         

       “아? 에아 왕녀는 이번에 졸업하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그 말에 조금 놀라 답한다.

         

       “에아 왕녀를 알아?”

         

       “그거야 당연하죠. 화려한 인상이다 보니. 모르는 게 이상하지요?”

         

       -끼익!

         

       그때. 뮐러가 방문을 열고 들어온다.

         

       “대공님… 살려주세요. 재무부랑 외무부에서 저를 아주 잡아 죽이려고 해요.”

         

       “하하… 나도 지금 너희한테 죽을 거 같은데?”

         

       내 농담을 루키우스가 무시하고 뮐러에게 말한다.

         

       “뮐러 형, 그 에아 왕녀랑 같이 수업 들었지?”

         

       그 말에 뮐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그랬지? 근데 에아 왕녀는 왜?”

         

       뮐러가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본다.

         

       “혹시… 에아 왕녀랑 아세요?”

         

       “아니. 실제로 본 적은 없는데. 들어 본 적은 있어서.”

         

       사르데냐 왕국의 막내딸이며 나중에 대륙 최고의 마법사가 될 여자다.

         

       그리고 이 소설에서 정실 자리를 두고 다투는 여자.

         

       그런 그녀가 제안한 내용이니 무시하기는 힘들 거 같다.

         

       조금 더 자세히 읽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 자세히 읽어본다.

         

       흐음…

         

       전체적으로 조금 미숙해 보이는군.

         

       기체를 냉각하는 마법과 고온 고압을 유지하는 마법이 발달해서 소형화가 된다면 그걸 이용해 여러 가지 사업을 해보겠다는 제안서다.

         

       공중목욕탕이나 겨울에 얼음을 보관하는 냉동고 같은 아이디어부터 수증기를 이용한 동력원 제안까지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했을 뿐.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수증기를 이용한 논문을 본 거 같은데…

         

       확실히 봤었다. 아마 암살자가 기습한 날이다 보니 어디로 갔는지 모른다.

         

       뭐 어쨌든. 에아가 낸 제안서지만 이건 투자하기 힘들다.

         

       지금 당장 시작할 사업에 대해서 투자를 검토하는 상황에서 구체적인 기술도 없는 내용을 보며 혀를 찬다.

         

       아이디어는 나쁘지 않은데, 지금 투자할 만한 내용도 아니고…

         

       솔직히 이게 왜 여기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내가 루키우스한테 말한다.

         

       “잠깐 막시밀리안을 불러줄래?”

         

       내 말에 루키우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잠시 뒤…

         

       안경 낀 남자가 집무실에 들어온다.

         

       “대… 대공 전하 부르셨습니까? 몸은 좀 어떠신지요?”

         

       집무실에 들어온 막시밀리안에게 내가 손을 뻗으며 말한다.

         

       “아! 괜찮아. 오늘부터 바로 일해도 될 거 같아.”

         

       내 말에 막시밀리안이 고개를 끄덕인다.

         

       “다행이네요. 안 그래도 일이 엄청나게 밀려서 걱정했는데요.”

         

       “하하하… 그건 그렇고 이것 좀 봐줄래?”

         

       내가 에아의 제안서를 건네주자, 막시밀리안이 안경을 다시 쓰며 말한다.

         

       “어? 아, 이거 에아 왕녀의 제안서군요.”

         

       그 말에 내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응 근데 이거 보면 알겠지만 당장 투자할 만한 단계가 아닌데. 왜 받아준 거야?”

         

       원래라면 받지 않는데 맞다.

         

       지금 당장 투자할 만한 사업이 아니니까.

         

       냉각과 고온 고압 기술이 소형화된 뒤에 할법한 사업이라면 분명 1~2년 정도 걸릴 거다.

         

       “아! 그게 말이죠. 에아 왕녀가 기술 투자 기금 얘기를 듣고 고심하다가 막판에 제안서를 넣은 거라 준비는 제대로 못 했지만, 기술은 있을 거예요.”

         

       그 말에 내가 의아해서 말한다.

         

       “있을 거예요는 뭔데?”

         

       내 말에 조금 난처한 표정을 짓는 막시밀리안이 말한다.

         

       “그게… 에아 왕녀가 비료 개발팀에서 일하고 있거든요. 거기 일하면서 소형화에 어느 정도 성과를 얻어서 그걸 이용해 사업을 구상한 거 같아요.”

         

       그 말에 조금 어이가 없어서 말한다.

         

       “아니. 무슨 타국의 고위층을 그런 중대한 사업에 참여를 시켰어?”

         

       사르데냐 왕국은 몇백 년도 전에 제국에서 독립한 어엿한 타국이다.

         

       그런 고위층을 제국에서 투자하는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는 상황에 머리가 어지럽다.

         

       아니 잠깐만 거기다가 소형화에 대한 성과가 있는데 왜 숨긴 거야?

         

       어디서부터 지적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생각할 때 막시밀리안이 말한다.

         

       “그거야… 에아 왕녀는 실제로 전 세계에 몇 안 되는 7 서클 고위 마법사이니까 당연한 게 아닐까요?”

         

       그 말에 할 말이 없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리고 왜 성과를 숨긴 거래?”

         

       실제로 이 개발은 아카데미 교수들이 하는 거로 알고 있다.

         

       “어… 그.. 그게… 연구비를 더 많이…”

         

       그 말에 한숨이 절로 나온다.

         

       연구비를 더 많이 받고 싶어서 그랬다는 거지? 나중에 두고 보자.

         

       “후우… 됐다, 됐어. 아무튼 실제 기술은 있다는 거지?”

         

       내 말에 막시밀리안이 고개를 끄덕인다.

         

       “네 맞아요. 근데 기밀이라고 자세히 적기 그렇다고 해서 우선 받아놓기만 했어요.”

         

       흐음…

         

       “그래? 그러면 나중에 에아 왕녀보고 이 건으로 얘기할 게 있다고 황궁으로 오라고 해.”

         

       내 말에 막시밀리안이 고개를 끄덕인다.

         

       “네 알겠습니다. 아!”

         

       나가려다가 몸을 멈추며 말한다.

         

       “그… 비료 개발 쪽에서 최대한 빠르게 돈을 넣어달라고…”

         

       그 말에 내가 한숨을 내쉬며 말한다.

         

       “그거 아까 결재 해놨으니까. 재무부에 받아.”

         

       내 말에 막시밀리안이 환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나간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선작 추천 댓글은 저한테 큰힘이 됩니다!

    너무 늦어서 죄송해요 ㅜㅜ

    쓰다보니 좀 걸렸어요…

    후에엥

    대신 오늘 한편더 올리겠습니다.

    정말 죄송해여

    그리고 상민_743 님 후원 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헤헤… 오늘 연참할께요~!

    다들 안녕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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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Master of the Empress

I Became the Master of the Empress

여황제의 주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They say to leave when the applause dies down, and so I tried to depart.

I intended to give the Empress, who had married me despite her utter disdain, the gift of our marriage annulment…

But the Empress glares at me and says,

[ Did you really think… I would let you go? ]

Something is going terribly wr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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