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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92

   검은 하늘 아래.

   주천 기사단이 긴장된 표정으로 달리고 있었다.

     

   아가레스는 죽음을 불사하고, 싸워야 하는 상대.

   주목적은 시간 벌기라곤 하나 못해도 최소 이틀을 벌어야 하는 만큼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맨 앞에 있는 크라슈는 시간 벌기만을 할 생각이 없었다.

     

   ‘슬슬 시간이군.’

     

   쓰러트릴 생각만 가득할 뿐이었다.

     

   “크라슈, 아가레스에 관해 무엇을 알지.”

     

   자신감 있게 아가레스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한 크라슈다.

   그러니 릴리쉬가 질문하자 크라슈가 입을 뗐다.

     

   “검은 하늘이 보이기 시작한 순간부터 놈도 저희를 보기 시작했다는 건 압니다.”

     

   검은 하늘은 아가레스의 눈이다.

   거기에 검은 하늘 아래, 침식종들은 이전과는 다른 힘을 지닌다.

     

   놈들은 아가레스의 영역권에 들어간 효과로 몸집은 두 배가량 커지고, 고유의 악마 계열 특성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거기에 놈의 눈과 직접 마주치는 건 피해야 한다는 것도 알죠. 마주쳤다간 시야 차단부터 시작해 연쇄 저주에 걸릴 테니까요.”

   “제대로 알고 있군.”

     

   릴리쉬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가레스는 자체적으로 지닌 저주 특성 탓에 까다로운 침식종이다. 내가 널 구태여 데려온 이유도 이런 이유가 가장 컸고.”

     

   릴리쉬의 이성적 판단은 옳았다.

   크라슈가 일부러 저주를 직접 언급해 오지 않았더라면 그냥 객기라 판단해 크라슈를 데려오지 않았을 것이다.

     

   크라슈도 그런 릴리쉬의 성격을 마냥 모르지 않기에 이야기한 것이기도 했다.

     

   “예, 그 저주는 제가 파훼할 수 있습니다.”

   “……위험한 건 아니겠지.”

   “전혀요.”

     

   릴리쉬에게 걱정 받는 게 어색하긴 하지만 크라슈는 어깨를 으쓱였다.

   미안하지만 세계 침식만큼은 지금의 릴리쉬보다도 크라슈가 더 전문가였다.

     

   현시점의 세계 침식은 아직 인간이 대항할 수 있는 곳이니 말이다.

     

   “그럼 그 저주를 파훼하면 우리가 아가레스를 쓰러트릴 확률은?”

   “반반입니다.”

     

   크라슈가 단언하자 릴리쉬가 천천히 입가에 미소를 띄웠다.

     

   “상당히 높군.”

     

   높지.

   그것도 모두가 살아 돌아간다는 가정하에 반반이니까.

     

   하지만 크라슈는 거기까지 말하지는 않았다.

   릴리쉬가 허무맹랑한 소리라고 말할 것 같았으니까.

     

   “미리 말하지만 우리는 처음대로 시간 벌기에 집중한다.”

     

   크라슈도 거기에 반대하지 않았다.

   단지, 어차피 자연스럽게 릴리쉬도 아가레스를 처리한다는 것에 생각이 기울 것이란 걸 알고 있을 뿐이었다.

     

   “릴리쉬 님.”

     

   그 순간 옆에서 따라오던 다르비앙이 입을 열었다.

   왜냐하면 달리고 있는 그들의 앞에 어둠이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하늘을 덮은 검은색과 똑같은 어둠이 그 앞에 자욱하게 깔려 있었다.

   릴리쉬는 달리던 발걸음을 멈춰 섰다.

     

   여기까지 오면 더 달리는 게 의미 없었기 때문이었다.

     

   “전원 전투 준비.”

     

   릴리쉬가 지시를 내리자 기사들이 일제히 무기를 뽑아 들었다.

   아까까지 달리느라 차올랐던 숨을 내쉬곤 전원 굳은 표정이 되었다.

     

   “온다.”

     

   릴리쉬가 입을 뗀 순간이었다.

     

   두두두두두두두두!

     

   땅 전체가 마치 지진이라도 난 양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동시에 어둠 속에서 수많은 기척이 동시다발적으로 느껴져 왔다.

     

   “전원, 지금부터 검은 하늘 아래 침식종의 수를 줄이는 데만 집중해라!”

     

   기사단의 힘찬 대답과 함께 어둠 속에서 침식종들이 쏟아져나왔다.

   놈들의 모습은 전부 제각각이었다.

     

   그러나 놈들은 원래는 눈이 있지 않아야 할 곳에 새빨간 눈을 수십 개씩 달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거기다 본래의 힘보다도 놈들은 더 강해져 있었다.

   최소 엑스퍼트 최상급은 아니고서야 상대도 못 할 정도로 말이다.

     

   아가레스의 고유 능력인 군주령이었다.

     

   그리고 아가레스를 쓰러트리려면 이놈들을 처리하는 거야말로 가장 중요한 일이기도 했다.

     

   ‘눈이 붙은 개체당 아가레스의 힘이 더 상승하는 구조니까.’

     

   그러니 아가레스의 종이 된 놈들은 가능한 한 전부 쓰러트려야 한다.

     

   이 담당은 아가레스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면 녹해 기사단이 맡게 될 것이다.

   그걸 위해서 그들을 데려왔으니 말이다.

     

   아직은 아가레스가 나타나지 않은 마당.

     

   크라슈가 우뢰성을 허리춤으로 돌린 채 자세를 잡았다.

   숨을 짧게 들이켠 순간 몸 내부에 세계침식이 타오르며 멸화침식이 발동되기 시작했다.

     

   육체가 자연스럽게 달구어진다.

   뜨거운 열기가 입 밖으로 천천히 흘러나왔다.

     

   동시에 크라슈는 우뢰성에 돋아난 오러의 황금빛 칼날 위, 흑염을 흩뿌렸다.

   라이오너가 검집과 같이 형태를 만들어 나갔다.

     

   첫 시작을 끊을 공격이다.

   기왕 싸워야 하는 거 크게 한 방 먹여주겠다.

     

   파직!

     

   터져 나온 번개의 검집 속 크라슈의 흑염이 더더욱 거세게 타올랐다.

   이윽고, 흑염이 한계치에 도달하며 번개의 검집이 울부짖었을 때.

     

   크라슈가 억눌러 놓았던 흑염을 풀었다.

     

   멸화침식(滅火浸蝕)

   일식(一式)

   멸화발검(滅火抜剣)

     

   콰과과과과과과과과과과광!

     

   쏟아져 나온 흑염이 일대를 휩쓸었다.

   타오르는 흑염 앞에 달려들던 침식종들은 일제히 불타 버리며 사라졌다.

     

   후열에 섰던 놈들은 그나마 멸화발검의 반경에 멀리 있어 덜했지만, 놈들도 성치 않았다.

   옮겨붙은 흑염의 불길이 놈들의 몸을 거세게 타올랐기 때문이었다.

     

   이그니스로 만들어진 흑염은 세계 침식을 태우는 데 탁월한 효력을 보였다.

   그러니 살아남은 침식종들은 제각기 비명을 지르며 바닥을 나뒹굴었다.

     

   그런 침식종의 앞에 우뚝 선 크라슈를 기사들이 순간적으로 넋 놓은 표정으로 응시했다.

   방금전 고출력의 일격은 이 중에 어느 누구도 구사할 수 없는 기술이었기 때문이었다.

     

   기사란 안정성을 우선시하는 만큼 크라슈처럼 육체를 불사르는 일격은 터득하지 않는다.

   그러니 그런 안전성을 무시한 공격은 확실하게 그들의 머릿속에 각인시켰다.

     

   크라슈 발하임.

   그가 발하임의 직계라는 사실을 말이다.

     

   “뭣들 하나. 정신 차려라! 추가로 온다!”

     

   그러자 그들을 보며 릴리쉬가 일갈했다.

   크라슈의 멸화발검에 기사단들이 순간 정신을 놓은 탓이었다.

     

   기사들이 서둘러 다시 전투에 돌입했다.

   릴리쉬의 말대로 새로운 침식종이 쏟아졌기 때문이었다.

     

   첫 공격에서 그렇게나 죽였는데 저만큼 수가 있는 걸 보니.

   아가레스의 힘을 줄이자고, 침식종들을 다 죽이는 건 역시 무리일 듯싶었다.

     

   “크라슈, 크게 해주는구나.”

     

   그리고 그런 크라슈를 보며 그다지 놀라지 않은 표정으로 릴리쉬가 말했다.

   그녀는 크라슈가 하르파스를 쓰러트리는 걸 보았다.

     

   그런 만큼 크라슈의 전투 방식을 대충이나마 이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해한다고 해서 그걸 직접 보는 건 이야기가 달랐다.

     

   ‘극단적인 고출력의 공격.’

     

   뒤에 올 여파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고, 그저 상대를 죽이기 위해 출력을 때려 부어 버리는 말도 안 되는 기술이었다.

     

   솔직하게 말해 릴리쉬는 크라슈를 말리고 싶었다.

     

   크라슈의 기술들은 아무리 봐도 미래를 염두에 두지 않고 사용한 기술들이었다.

     

   마치, 지금에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양.

   그의 기술은 하나하나 자기 몸을 고려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최선의 수였다.

     

   지금은 괜찮다.

   크라슈는 아직 젊고, 살아갈 날도 많으니까.

     

   하지만 언젠가 시간이 지났을 때 지금의 여파는 고스란히 미래에 스크래치를 남길 것이다.

     

   ‘그걸 알고 있는 걸까.’

     

   릴리쉬는 침식종의 머리를 베어 가르며 크라슈를 힐끗 보았다.

   침식종 사이를 종횡무진으로 활약하는 크라슈의 모습은 릴리쉬가 보기에 무척이나 위태위태했다.

     

   ‘……이것도 발하임 직계로 태어난 영향인 건가.’

     

   크라슈가 저토록 쫓기듯이 힘을 갈망하게 만든 것은 정말로 순전히 발하임만일까.

   릴리쉬는 왜인지 크라슈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건 그것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가면.’

     

   물어보자.

     

   이제껏 누나라 할 수 없을 정도로 그를 방치해 두긴 했지만.

   지금이라도 누나로서 말이다.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녀 또한 이제는 깨달았으니까.

     

     

   * * *

     

     

   침식종과 싸우기를 벌써 몇 시간째.

   수를 줄였다 싶으면 또 늘어나고, 줄였다 싶으면 또 늘어나는 그 상황 속.

     

   쿵!

     

   처음으로 어둠이 크게 흔들렸다.

   동시에 멈춰 있던 어둠이 확장하듯 기사단을 향해 덮쳐오기 시작했다.

     

   “녹해 기사단장! 지금부터 후퇴하면서 밖으로 나오는 침식종을 상대로만 싸워라!”

     

   그 순간 릴리쉬의 호령을 따라 녹해 기사단원들이 급히 전투를 멈추고, 어둠의 영역 밖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어둠 내부로 들어서는 순간 그들에게 승산은 없다.

     

   아가레스의 어둠은 검은 빗물과 같다.

   내부에 있으면 서서히 어둠에 깃든 저주가 몸속으로 스며들어와 파멸시켜 버리기 때문이다.

     

   “크라슈.”

     

   릴리쉬가 크라슈를 돌아보았다.

   어둠 속에서 견딜 수 있는 건 최소 마스터 급이다.

     

   크라슈는 엑스퍼트 최상급.

   그러니 릴리쉬가 혹시나 해 그에게 물은 것이다.

     

   “괜찮습니다. 제 스킬이 뭔지 아시지 않습니까.”

     

   그런 릴리쉬에게 크라슈는 걱정하지 말라는 듯 말했다.

     

   이그니스는 세계 침식 자체를 불태운다.

   저주가 내부로 흘려들어 오기 전에 태워 버리면 그만이었다.

     

   물론 그런 짓을 하려면 상시로 몸 내부를 이그니스로 계속해서 태워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크라슈는 딱히 상관없었다.

   원래도 그러고 있었으니까.

     

   ‘만약 그때 벨로킨도 똑같이 했더라면.’

     

   놈은 천안귀의 저주에 걸리지 않았겠지.

   크라슈는 벨로킨을 떠올리며 짧게 혀를 찼다.

     

   자기 몸을 불사지르는 것도 두려운 녀석이었으니 결국 그 꼴을 맞이한 거겠지.

     

   [ 난 여기까지다. ]

     

   그러는 순간 몰려오는 어둠을 보고, 크림슨가든이 말을 걸어왔다.

   크라슈 또한 그 사실을 알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크림슨가든의 까마귀라도 아가레스의 어둠 속에서 버틸 정도는 아니다.

     

   “금방 나올 거니까. 적당히 주변 경치 구경이라도 하고 있어.”

     

   크라슈가 너스레를 떨자 크림슨가든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 나원, 기사들 중의 한 명을 종으로 만들어 뒀어야 했건만. ]

   “걱정해 주는 거야?”

   [ 걱정은 개뿔이, 어떤 바보 같은 짓을 할까 궁금해서 그랬다. ]

     

   어째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점점 더 너무해지는 크림이었지만.

   크라슈는 그녀의 말속에 깃든 걱정을 느꼈기 때문에 뭐라 하지 않았다.

     

   [ 잘 돌아와라. ]

     

   그렇게 크림이 날아간 사이, 주천 기사단과 함께 크라슈 또한 어둠에 휩싸였다.

     

   새까만 어둠 속.

   크라슈는 타오르는 멸화침식과 함께 천천히 주변을 살폈다.

     

   빛도 소리도 전부 사라졌다.

   어둠이 모든 것을 집어삼킨 것이었다.

     

   이 어둠 속에서 모든 감각은 제멋대로 망가진다.

   그리고 그 끝내 이곳에 자신이 정말로 있는지 없는지, 그리고 자신은 정말로 살아 있는 것인지 막연한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

     

   아가레스의 어둠이 지닌 또 다른 저주인 망각의 효과다.

   어둠의 망각 속에서 사람은 그렇게 무너진다.

     

   숨 쉬는 것도 심장을 뛰게 하는 것도 잊어버리게 되니까.

     

   화륵-

     

   물론 크라슈에게는 관련 없는 이야기였다.

   어둠 속 저주가 스며들려는 족족 죄다 태워 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건 다른 기사단원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어둠 속에서 오러를 이용해 저주로부터 자신을 보호했다.

     

   오러가 계속해서 깎여 나가긴 하겠지만.

   마스터 급인 그들은 시야의 제한을 제외하면 움직이는 데 문제없었다.

     

   [ 크라슈 님, 들리십니까. ]

     

   그 순간 크라슈의 머릿속에 목소리 하나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의 주인은 다름 아닌 주천 부기사단장 다르비앙이었다.

     

   이건 그의 스킬인 위칼리스였다.

     

   자기 의사를 지정한 대상 모두에게 전달할 수 있는 스킬로서.

   감각 공유까지 가능하여 기사단 운영에 무척이나 유용한 스킬이었다.

     

   [ 감각 공유해드리겠습니다. ]

     

   그가 감각 공유해주면 다른 주천 기사단원의 위치도 전부 파악이 가능하다.

   그러니 주천 기사단은 선뜻 어둠을 피하지 않고 들어갈 생각을 할 수 있었다.

     

   크라슈가 잠자코 기다리니 잠시 후 머리에 잠시 찌릿한 느낌과 함께 감각 공유가 시작되었다.

   주천 기사단원의 위치가 제 육감이 없어도 전부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역시 이런 면에서는 확실히 유용한 스킬이었다.

     

   ‘탐나긴 하지만.’

     

   가져갈 만한 수준은 아니다.

   애초에 닥치는 대로 다 가져가 봤자 인재 풀이 줄어 자신이 없는 곳에서는 세계 침식을 못 막게 되어 버린다.

     

   그런 건 사양이었다.

     

   “크라슈, 들리더냐.”

   “예, 잘 들립니다.”

     

   그러자 앞에 있던 릴리쉬가 크라슈를 불러왔다.

   주천 기사단은 익숙한 감각 공유지만 크라슈는 처음이니 배려를 해준 것이었다.

     

   “그래, 지금부터 10분 후, 아가레스가 이곳에 도착한다.”

     

   빠르다.

     

   아가레스 녀석이 대체 무슨 목적으로 계속 전진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부딪치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 같았다.

     

   “전투 돌입 후, 아가레스의 시선을 확실히 묶어둬야 이후 시간을 끄는 것도 가능하다. 우리는 네 전력 수준을 정확히 모른다. 네 개인 판단은 전부 맡겨도 되겠나.”

     

   옳은 판단이다.

   괜히 크라슈를 주천 기사단의 합에 맞추려고 해봤자 같이 훈련도 안 해본 이들은 삐걱거릴 뿐이니까.

     

   “예.”

     

   그러니 릴리쉬는 크라슈에게 개인으로 움직일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크라슈의 대답을 들은 릴리쉬가 검을 들어 올렸다.

     

   그 순간 그녀의 검을 타고 흐른 푸른 오러가 어둠을 물릴 정도로 강렬하게 타올랐다.

   그것은 주천 기사단에게 있어서 일종의 길잡이 역할과도 같았다.

     

   “전원 전투 준비.”

     

   다시금 릴리쉬가 외친 그 순간 주위를 두른 어둠 위에 새빨간 눈들이 줄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기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익!

     

   마치, 철판을 긁듯 기괴한 소리가 울려 퍼진 그 순간.

     

   질퍽-

     

   무언가 떨어져 내리는 소리와 함께 저 먼 어둠 사이로 누군가 걸어오기 시작했다.

   새까만 어둠에 가려진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머리 위에 솟아난 뿔은 놈을 악마라 가리켰다.

     

   동시에 새빨간 피와 같은 망토 사이 길게 늘어트린 두 팔은 인간의 형태와는 거리가 많이 멀었다.

     

   그런 놈이 걷는 길에는 어둠이 먹물과 같은 형태로 뚝뚝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오싹!

     

   보는 것만으로 팔 위에 우수수 소름이 돋은 크라슈가 떨리는 웃음을 머금었다.

     

   놈의 새까만 몸 위에 어둠이 드러낸 빨간 눈이 떠올랐다.

   

   

   

   

     

   그것을 시작으로 주위 어둠이 일제히 형체를 지닌 칼날이 되어 쏟아졌다.

     

   8성 침식종, 아가레스.

   어둠 군주의 등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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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Became a Munchkin skill thief meonchikin seukil dodug-i doeeossda 먼치킨 스킬 도둑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used to think that my stealing skill only worked on what was worthless to a person.

But just before I died, I realized that I could also steal the skills.

So I stole the reg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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