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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92

        

       《와- 앜튜브 이거. 진짜 사심 있는 거 아니야? 완전 영혼을 갈아 넣었네. 다음에 추궁 한 번 해야겠습니다. 합방 컨텐츠? 한 번 갈까요? 아니, 무슨 아따먹님이랑 3자대면이야. 부담드리지마.》

        

       부담은 이미 최고조로 받고 있었다.

        

       합방 컨텐츠……좀 잦지 않았나. 나야 아무래도 좋긴 하지만……문제는 그게 아니다.

        

       아크가 주접을 떠는 사이, 채팅창에서는 내 호칭이 온갖 유명한 보스몹으로 변하고 있었다. 편집된 영상의 연출 방식 탓이겠지. 좀……진짜 부끄러운데.

        

       아. 이름 없는 여왕은 좀 괜찮네. 아니, 나를 그렇게 부르는 건 싫긴 한데…….

        

       자칫하면 이번 대회가 끝나고 나서 어딘가에 숨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연출……연출이 과했어.

        

       《와, 근데 아까 그거 어떻게 된 영상이에요 진짜? 저 진짜 중세 기사 된 기분이었어요. 아, 혹시 이거 하이라이트 영상도 모니터로 보신 시청자분들 계신가요? 인생 절반 손해봤으니까 빨리 VR방 가세요. 아까 그거 VR로 보면 진짜……미쳤어 진짜.》

        

       -후.

        

       “……다음 멘토 소개 나오고 있는데. 경쟁상대 분석 해야죠.”

        

       채팅창을 자그마하게 축소하고, 오그라드는 목구멍을 애써 열어 재촉했다.

        

       《아! 아, 그렇네요. 와, 벌써 마지막 멘토님……아, 바다바다님이네요. 와……진짜 장난 아니에요. 우리 어떡하죠? 현역 프로코치님이시고. 캐릭터 폭도 넓어서 이번 대회 최적화……빠따에날아간아크대가리 너는 나가라.》

        

       사운드를 가득 채우는 아크의 목소리를 뒤로 한 채, 잠시 생각에 잠겼다.

        

       하이라이트도 VR로 보면 조금 다른 걸까.

        

       어쩌면, 습관이 더 잘 드러날지도 모른다. 시야나 관점을 달리하면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기 마련이니까.

        

       일단 지금으로서는 파훼법이 잘 보이지 않았다. 과도한 편집 때문이겠지만. 실전에서 저 정도 반응속도로 연계기를 쏟아부을 줄 안다면……레반 정도나 상대 가능하겠는데.

        

       하지만, 진짜 힘은 개인의 실력뿐만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바다바다.

        

       현역 프로팀 코치.

        

       나도 강의를 한 경험은 조금 있지만……프로의 코칭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겪어본 적이 없어서 모른다. 막연히 대단하겠거니, 하고 짐작할 뿐이다.

        

       그나마 다른 코치나 감독을 붙이는 건 규칙상 허용되지 않는게 다행이다. 프로 코치라면……인맥이 다 프로팀 코치와 감독, 선수들일 테니.

        

       하지만 방송을 끄고 한다면 누가 알겠는가.

        

       ……그러고보면, 프로 코치의 나오나 강의는 나도 궁금한데.

        

       저 팀으로 옮길 순 없으려나.

       

       멘토라고 강의 듣지 말란 법 없잖아.

        

       .

       .

       .

        

       《네, 그러면 다음 멘티를 알아볼까요? 별포크님입니다! 이번에 주 포지션은 지하로 나오셨습니다. 티어는 무려 브론즈 3! 멘티분들 중에서는 상위 40%에 속합니다! 자, 그러면 하이라이트 영상을 감상해볼까요?》

        

       어느새 16명 중 9번째 멘티였다. 커다란 눈망울이 어딘가 햄스터를 연상시키는 귀염상의 여성 스트리머.

        

       사제 지망생 같은 분위긴데 주 포지션이 지하라니. 자세가 된 사람이다.

        

       사진과 소개 멘트가 담긴 화면이 사라지고, 익숙한 나오나 1인칭 화면이 나타났다.

        

       뻗은 손에는 단검이 쥐어져 있었다.

        

       《오! 드디어 도적 하이라이트네요?》

        

       “……네, 그렇네요.”

        

       하이라이트……는 보통 자기가 잘 한 모습을 영혼까지 그러모은 영상 아닌가. 방심을 유도하기 위해 고도의 술책을 부릴 이미지는 아니었는데…….

       

       하지만 괜찮다. 조금 문제가 있어 보이지만……갓 피어난 새싹이 아직 작다하여 탓할 수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잘 커주기를 바랄 뿐이었다.

        

       《네! 잘 봤습니다. 브론즈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멋진 영상이었습니다! 그러면, 우리 별포크님의 팀 선택을 위해 모셔볼까요? 안녕하세요, 별포크님!》

        

       《안녕하세요! 별퐄…별포크입니다! 평일 낮에 나오나를 주력으로 하고 있는 스트리머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활기찬 목소리였다.

        

       햄스터처럼 생겨서 목소리도 작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기운차네.

        

       어려보이는 외모와 활기찬 분위기 덕에, 채팅창은 말 실수를 한 것조차도 귀엽다고 난리를 치고 있었다.

        

       비슷한 생각을 한 걸까. 캐스터도 살짝 웃으며 멘트를 이어나갔다.

        

       《네, 반갑습니다. 자, 그러면 우리 별포크님! 바로 팀 선택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최고 인기를 누린 D조는 이미 만석이지만, 아직 A, B, C조가 남았습니다. 별포크님의 선택은 어디일까요!》

        

       《C조에 가고 싶습니다!》

        

       《네! 별포크님이 C조를 선택하셨습니다! 이로써 C조의 다섯번째 멤버가 확정되는 순간이네요. 별포크님, C조를 선택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조를 선택했던 별포크가, 잠시 눈동자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침묵을 지켰다.

        

       《아따먹…….》

        

       《네?》

        

       《아따먹님 팬이에요……!》

        

       ……고백이라도 하는 걸까. 긴장이 역력한 표정으로 힘주어 말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내가 다 힘겨워졌다.

        

       팬이라니.

        

       흔한 방송 멘트겠지. 기왕 ‘멘토’와 ‘멘티’로 엮이는 마당이라면, 팬이라고 하는 편이 방송 각도 더 예쁘게 나올 테니.

        

       그래도, 일단 내 팬을 자처하는 사람이다. 팬의 얼굴을 보는 건 처음인데. 어딘가 복잡한 기분으로 방송을 보고 있자니, 아크가 웃음 섞인 목소리로 말을 걸어왔다.

        

       《이야, 도적일 때 예상하긴 했지만……역시 아따먹님 팬이네요. 저 좀 긴장해야 할 것 같은데요? 여자팬 다 뺏긴 거 같아.》

        

       『응애 나 여자팬(덜렁)』

       『우리,,,여고생 일동은,,,아크를,,,사랑합니다,,,』

       『언니나가죽어ㅠㅠㅠㅠㅠㅠㅠㅠ』

        

       《아니 니들이 채팅을 맨날 이렇게 치니까 여청자들이 다 도망가는 거 아니야! 제발 채팅 좀 예쁘게 쳐주세요. 왜 내 방에는 간신이 없어? 나도 간신 줘.》

        

       『정보) 이 방송에는 원래 여자 없었다』

       『여자 팬을 원하는 사람이 하루 종일 나오나 빡겜 랭크를 돌림?』

       『마마 제발 나가 뒤져 주시옵소서』

        

       아크 방송의 채팅창을 잠시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내 채팅창에서도 비슷한 얘기가 나오고 있으려나.

        

       검지손가락 정도의 크기로 축소해둔 탓에 전혀 보이지 않는다.

        

       빨간색 점들이 조금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왠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채팅창을 엄지손톱 정도 크기로 줄였다.

        

       “저 있잖아요.”

        

       《네?》

        

       “아니에요.”

        

       * * * *

        

       《자, 이렇게 트위트 언터처블스! 팀 결성이 모두 마무리되었습니다! 시청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이제 각 팀은 열흘 간의 연습 기간을 거친 후, 토너먼트로 결전을 치르게 됩니다. 상위 1%의 멘토들과, 열정만은 상위 1%인 멘티들이 손을 잡는 이번 대회! 5일 후, 다음주 수요일 저녁 7시에는 팀명 공개와 대진표 추첨 방송이 있을 예정이니,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캐스터의 마무리 멘트가 끝난 뒤.

        

       아크의 주도로, C조 6명은 자연스레 디스코스 채팅방에 모인 상태였다.

        

       “다들 안녕하세요! 이미 구면인 분들도 있지만, 처음 뵙는 분들도 계시니- 일단 우리 여기 채팅방 순서대로 자기소개부터 할까요? 먼저 저는 멘토 티어의 아크이고, 주 캐릭터는 마법사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멘티 티어의 고라박스입니다. 주 캐릭터는 궁순데, 사제도 배워가고 있어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수상할 정도로 고라파덕을 닮은 캐릭터가 박스 안에 앉아있는 아이콘의 테두리가 초록색으로 반짝거리며, 중저음의 남자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와우 목소리』

       『노래 한 곡 듣고 가면 안 됨??』

       『캐치미 들려달라 하자』

       『궁수가 아니라 바든데』

       『쥬크박스로 씁시다』

       『노래 들어보자』

       『더러운 남자 목소리는 필요 없다』

        

       평소 노래방송으로 인지도를 쌓은 고라박스를 알아보는 시청자들이 많았다. 정작 당사자는 쥬크박스 취급에 쓴 웃음을 짓고 있었지만.

        

       《반가워요 고라박스님!》

       《영도로만 뵙던 귀한 분을 이렇게…반갑습니다.》

       《궁수에 사제면 좋네요! 후열이시니 저랑 같이 훈련 해보시면 될 것 같아요. 반가워요!》

        

       반가움을 표하는 호응이 한 차례 오간 뒤. 유일한 30대이자, 10년차 종합 게임 스트리머인 궁탁의 소개가 이어졌다.

        

       《안녕하세요, 궁탁입니다. 멘티 티어로 참가했고, 주 캐릭터는 성기사입니다. 나오나를 시작한지는 얼마 안 됐지만, 열심히 해서 노익장 한 번 보여드리겠습니다. 나이 생각하지 마시고 무자비하게 굴려주세요. 군대 다시 왔다 생각하고 아주 그냥 떼굴! 떼굴 구르겠습니다.》

        

       《반가워요!》

       《안녕하세요 궁탁님!》

       《저 진짜 어렸을 때부터 많이 봤어요. 잘 부탁드려요!》

        

       최연장자의 나이 무시 선언 덕분이었을까. 아니면, 약간 우스꽝스럽게 들릴 정도로 ‘데굴데굴’을 강조하며 톤을 올리는 그의 멘트 덕분이었을까. 팀의 분위기가 확연히 부드러워지고 있었다.

        

       나이 무시해라 선언에만 주목하며, 머리 한 구석의 ‘해도 되는 일들 목록’에 무언가를 추가하고 있는 한 스트리머가 아직 별 말이 없었던 덕분이기도 했을 것이다.

        

       《안녕하세요! 별포크입니다! 저는 주 캐릭터가 도적이랑 광전사고, 멘티티어입니다. 멘토님들을 진짜 스승으로 모시고 열심히 할게요! 잘 부탁드립니다.》

        

       《네, 반갑습니다.》

       《와, 왜 이렇게 귀여워요?》

       《마스코트네 마스코트.》

        

       자연스러운 리액션과 칭찬에, 낮게 깔린 목소리가 더해졌다.

        

       《주 캐릭터가……도적이랑 나-광전사시라고요?》

        

       《아, 네! 저 원래는 광전사 주캐였는데, 아따먹님 방송 보고 도적도 시작했어요! 아, 아따먹님이라고 해도 괜찮나요……?》

        

       《그럼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는 너무 길기도 하고. 다들 아따먹이라고 하셔도 괜찮아요. 아무튼……별포크님은 아직 주캐를 정하시진 못하신 거네요?》

        

       《네…네? 아, 시키시는 대로 하겠습니다! 저 자아 빼놓는 거 잘 해요. 헤헤.》

        

       자아를 빼긴 왜 빼냐, 원래 이런 대회에서 저티어는 뇌를 의탁해야 한다 등등의 멘트가 빠르게 오가며 오디오를 채웠다.

        

       

       그리고 그 틈바구니에서, 이예나는 작게 웃고 있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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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그런 악질 방송 안ㅣ에요
Score 3.7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am a healthy skill-based broadcaster.

I don’t hate priests.

It’s not that kind of broadcast.

What?

Clarify the controversy that’s been posted on the community?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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