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Please report if you find any blank chapters. If you want the novel you're following to be updated, please let us know in the comments section.

EP.96

       [튜토리얼 클리어!]

       

       [결과를 정산합니다]

       

       [검선과의 투쟁을 통해 육신이 성장을 이룩합니다!]

       [내공의 양이 증가합니다.]

       

       문구가 떠오름과 동시에 단전에 쌓여있던 내공이 양이 급격히 늘어나는 게 느껴졌다.

       

       무슨 영약을 먹은 것도 아닌데 이 정도로 내공이 늘어나다니.

       

       어지간한 기연이 없다면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없는데. 문구 하나만으로 성장을 할 수 있을 줄이야. 게임은 게임이라는 것인가.

       

       메시지는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놀라운 업적! 검선의 인정을 받는데 성공했습니다.]

       

       [칭호 ‘검선의 인정을 받은 자’를 획득합니다.]

       

       [검선의 인정을 받은 자]

       [검을 수련할 시에 얻는 숙련도가 증가합니다.

       검과 관련된 무공을 다룰 시 보너스를 얻습니다.

       검을 다루는 인물을 만났을 때 쉽게 호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퀘스트 ‘검의 끝’을 해방합니다.]

       

       숙련도니 보너스니 하는 것은 도대체 무엇이더냐?

       

       검을 수련할 때 얼마나 많은 걸 얻느냐는 스스로에게 달린 것이고, 무공을 다룰 때 얼만큼의 위력을 얻느냐도 본인에게 달린 것 아닌가.

       

       거기에 어찌 개입을 한다는 것이지? 보정 같은 개념인가?

       

       – 튜토에서 이런 칭호도 줬음?!

       – 튜토가 아니라 검선 상대로 인정받으면 얻는 칭호임.

       – 이걸 튜토에서 얻네. 고인물 전용 칭혼데.

       – 나 검만 칠 년 썼는데 아직도 못 얻었음ㅋㅋㅋ.

       

       시청자들이 호들갑을 떠는 걸 보면 대단한 것인 듯 하다만 감흥은 느껴지지 않았다.

       

       [경이로운 업적! 검선에게 피해를 입히는 데 성공했습니다.]

       [검선의 선물을 획득했습니다.]

       

       알람이 떠오른 순간 내 앞에 칼이 하나 떨어졌다.

       

       검선이 쓰던 것과 비슷한 모양새의 평범한 칼이었다.

       

       노친네. 아직도 나를 검의 길로 끌어들이고자 하는 욕망을 버리지 못했느냐.

       

       내다버릴까 생각을 하다 그래도 준 것을 버리긴 아깝다 싶어 허리춤에 걸쳤다.

       

       본인이 검술을 쓰지 못하는 것도 아닌데 내버릴 이유가 없지.

       

       [경외스러운 업적! 검선의 진심을 이끌어 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신선의 조각을 획득합니다.]

       

       마지막 메시지가 떠올랐음에도 나에게는 아무것도 주어지지 않았다.

       

       신선의 조각을 획득한다면서? 왜 아무것도 떨어지지 않는 건가?

       

       원래 이런 건가 싶어 채팅창으로 돌려보았으나 의문을 품은 건 그들도 마찬가지였다.

       

       – 신선의 조각?

       – 저게 뭐임?

       – 화룡무인 고인물. 나와서 설명해봐.

       – 화룡무인 오픈 베타부터 한 유저입니다. 모르겠습니다.

       – 나도 처음 들어봐.

       – 근데 왜 조각 준대 놓고 안 줌?

       

       저들도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구나.

       

       되었다. 어차피 게임을 하다 보면 언젠가는 알게 될 일이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고, 무언가가 일어난다면 그것대로 즐겁지 않겠나.

       

       내버려 두자꾸나.

       

       이제 다시 게임을 진행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순간 나의 앞에 창이 하나 떠올랐다.

       

       [화음으로 향하십시오.]

       

       화음이라.

       

       분명 예전에 들어본 적 있었는데.

       

       화산에서 머잖은 도시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화살표가 길을 알려주고 있으니 이것만 따라가면 되겠지?

       

       느릿하게 발을 내딛다가 이 곳이 현대와는 거리가 먼 장소라는 걸 떠올렸다.

       

       경공을 밟더라도 이상하게 여기는 이는 없을 터.

       

       발을 앞으로 내딛으며 대지를 접었다.

       

       *

       

       하린은 여태 화령이 방송을 키고 나서 그녀의 방송을 보지 않은 날이 없었다.

       

       화령이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화령의 눈을 정화시켜주고 그녀를 감탄하게 만들었기에 그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화령이 밤 늦게 기습적으로 방송을 킨 오늘도 하린은 화령의 방송을 보고 있었다.

       

       오늘이 늦은 밤이고 내일 그녀가 학교에 가야 한다는 것은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중요한 건 하린이 화룡무인을 권유하자마자 화령이 화룡무인을 켜줬다는 것이고.

       

       내기 하나 없는 세상에서도 말도 안 되는 일을 펼치던 그녀가 무림에선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일을 펼칠 지였다.

       

       그녀가 좋아하고 동경하는 화령과 그녀가 살아오면서 가장 열심히 플레이 한 게임이 합쳐졌는데 학교니 수업이니 같은 게 중요하겠는가.

       

       역시나 화령은 화령이었다.

       

       그녀는 화룡무인의 튜토리얼부터 말도 안 되는 기행을 펼쳤다.

       

       간신히 이류에 닿은 튜토리얼의 육신으로 검선의 진법을 날려버리고, 그의 검을 뽑게 만들었으며, 심지어는 검선의 진심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낙일검은 도대체 뭐야? 저거 지난번에 화령님이 썼던 거 아닌가?”

       

       분명 하늘의 끝에서 용을 떨어트릴 때 썼던 게 낙일검 아니었나? 그걸 왜 검선이 사용하는 거지?

       

       검선이 펼치는 낙일검은 하나의 기적이나 다름없었다. 검을 휘두르자마자 하늘의 태양이 떨어져 완전한 암흑이 찾아온 것이다.

       

       화룡무인이 시작될 때부터 게임을 한 자신조차도 처음 보는 광경에 하린은 감탄을 하다 못해 어이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화령님. 시작하자마자 저런 걸 보여주면 여태까지 검선을 상대해 온 화룡무인의 사람들은 뭐가 되나요.

       

       화룡무인에서 검선은 상당한 인기를 구가하는 캐릭터였다.

       

       검의 끝을 보았다는 설정부터가 사기적이었고, 스토리를 진행하며 검선이 무위를 펼치는 모습을 본 이라면 누구나 검선에게 동경을 가졌다.

       

       검을 다루는 유저라면 누구나 검선의 제자가 되기를 희망했고 그의 인정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 뿐이 아니었다. 다른 유저 중에서도 검선을 쓰러트림으로써 자신의 실력을 인정받으려는 사람들이 넘쳐났다.

       

       수많은 유저들이 검선에게 도전했고 단번에 패했다.

       

       대개는 검선이 검을 뽑는 모습조차 보지 못했고, 설령 검을 뽑아 들었다한들 그가 제대로 된 무공을 펼치는 모습을 눈에 담기도 전에 패배했다.

       

       수많은 도전 끝에 검선이 무공을 펼치는 모습을 본 이도 있었지만 그 중의 누구도 검선이 낙일검을 쓰는 모습을 보진 못했다.

       

       화룡무인이 나오고 나서 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그 누구도 보지 못한 걸 화령은 게임을 시작하자 본 것이다.

       

       이것도 충분히 놀라웠지만 정말 놀라운 부분은 따로 있었다.

       

       검선이 검을 뽑아 들고 화령을 상대하다가 꺼낸 그녀를 제자로 받아들이겠다는 말.

       

       지금까지 그 누구도 검선에게 제자로 받아주겠다는 소리를 들은 이는 없었다.

       

       원하는 사람은 많았지만 그 어떤 수단을 동원해도 검선의 제자가 되는 건 불가능했다.

       

       그래서 모두들 검선의 제자가 되는 건 시스템적으로 막아 놓은 일이라고만 여겼다.

       

       허나 그 상식이 오늘 바뀌었다.

       

       화령은 검선의 흥미를 끌 수만 있다면 검선의 제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였다.

       

       덕분에 하린이 속한 화룡무인 문파의 단톡은 난리가 나 있었다.

       

       검선의 제자가 될 수 있다면 검선의 비호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부터 시작해서.

       

       조건을 검증해봐야 한다. 일단 트라이팟 구성부터 짜자. 튜토리얼에서 만나는 게 조건일 지도 모른다. 등등.

       

       구성원의 태반이 서른이 넘은 문파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오늘 밤을 불태울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아저씨들. 내일 어떡하시려고 이러시는 걸까.

       

       하루 밤새면 며칠 동안 고생한다 그러시던 분들이 이래도 괜찮은 건가요?

       

       “하린아!”

       

       문이 벌컥 열리며 유룡이 안으로 들어왔다.

       

       “아빠. 안 자고 있었어?”

       “어떻게 자냐! 검선의 제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이 나왔다면서?!”

       “가능하단 건 나왔는데 방법은 알아봐야 해.”

       “그거면 됐지! 검증 들어가자. 남들한테 뒤처지면 안 돼. 검선이 제자를 몇 명까지 받아줄지 모르잖아!”

       

       요즘 점점 문파의 위세가 줄어드는 데 위기감을 느끼던 유룡이다.

       

       그는 검선의 제자가 될 수 있다면 문파의 힘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 여기는지 의욕에 가득 차 있었다.

       

       “뭘 해요?”

       

       낮고 살벌한 목소리에 유룡의 어깨가 움찔했다.

       

       하린의 어머니가 유룡의 뒤에서 살벌한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내일 새벽부터 장사 준비해야 하는데 안 잘 거라고요?”

       “아니. 여보. 그게 아니라.”

       “그래요. 맘대로 해요. 대신 내일 낮에 졸기만 해봐요. 진짜 평생 자게 만들어 줄 테니까.”

       

       하린의 어머니가 떠나가기 무섭게 유룡이 그 뒤를 따라가며 필사적인 변명을 거듭했다.

       

       아버지의 슬픈 뒷모습을 바라보던 하린은 문파 단톡방에 문파주가 부재할 것이라는 소식을 알렸다.

       

       처음에는 문파주가 없으면 되겠냐 말을 하던 아저씨들이었지만 하린이 상황을 전하자 다들 아무 말 없이 유룡을 애도해줬다.

       

       문파에 속한 사람들 대부분이 가정이 있는 사람이었기에 문파주의 사정을 이해해준 것이다.

       

       하린은 아저씨들끼리 서로 논의를 나누는 걸 구경하다가 다시 화면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어느새 화령이 도시에 도착해 있었다.

       

       *

       

       “못 보던 얼굴이군. 초출인가?

       조심해. 이 곳은 온갖 무인들이 설치는 곳이야. 자신의 실력을 과신했다간 얼마 안 가 크게 다칠거다.”

       

       도시의 입구를 지키는 이는 내 얼굴을 보고도 조언을 해줄 뿐 나를 가로막지 않았다.

       

       신기한 일이었다.

       

       나는 언제나 도시에 들어갈 때면 역용술을 이용해 얼굴을 바꿔야 했다.

       

       워낙에 내 악명이 대륙 전체에 널리 퍼져 있었기에 그러지 않으면 도시 안으로 들어가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허나 지금은 달랐다.

       

       그 누구도 나를 막지 않았다.

       

       애당초 그 누구도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아무 소란 없이 도시에 들어온 것이 얼마만이지?

       

       곰곰이 기억을 돌이켜보다가 내가 소란 없이 도시에 들어온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세상에 나왔을 적에는 이미 무림의 공적이 된 상태였으니.

       

       느긋하게 도시를 둘러본다는 평범한 경험이 내게는 최초의 경험이었구나.

       

       [도시에 도착했습니다.]

       [화음의 낭인객잔에 가서 그 곳의 주인을 만나시오.]

       

       퀘스튼 내게 어디로 가라 요구했지만 나는 그걸 따르지 않았다.

       

       어차피 그 낭인 객잔이라는 곳이 어디 도망을 치는 것도 아닐 터인데 느긋하게 움직여도 되지 않겠느냐.

       

       나는 그보다 도시를 둘러보고 싶구나.

       

       도시의 풍광을 보다 보니 화음이라는 도시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다.

       

       좋은 기억은 아니었다.

       

       먼 옛날 내가 이 도시에 발을 들였을 때는 내가 한창 정파에게 복수를 거듭하던 중이었다.

       

       그렇기에 난 이 도시를 파괴하며 화산의 무력함을 비난했다. 죄 없는 백성들에게 이게 다 화산의 죄악이라 소리치며 죄악을 거듭했다.

       

       지금도 기억나는 것은 비명을 지르는 시민과 불타오르는 도시의 풍광 뿐이었으니.

       

       평화로운 화음에 들어온 것은 처음이라 해도 무방했다.

       

       생각해보면 시기가 시기이니 이 도시는 이미 한 번 불타올랐다가 재건된 도시겠구나.

       

       이 곳에 사는 이들은 하나 같이 나에 대한 원망을 지니고 있겠지.

       

       게임의 육신을 지니고 와서 다행이구나.

       

       가만 화음을 둘러보다가 도시 한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저 곳에 오르면 도시를 둘러보기에 적당할 것 같구나.

       

       가벼운 발걸음으로 건물 앞에 도착을 하니 몇 명의 경비병들이 문 앞을 지키고 있었다.

       

       어느 높으신 분이 사는 곳인가 보구나.

       

       “여기에 평범하게 들어갈 수 있느냐?”

       

       – 나중에 퀘 다 깨면 가능.

       – 지금은 경비한테 막힐 걸.

       – 그냥 퀘 진행하러 가자.

       

       그렇다면 안타깝게도 정문으로 들어갈 수는 없겠구나.

       

       경비들의 수준이 그리 높지 않아 저것을 뚫고서도 들어갈 수는 있겠지만 그랬다간 이 도시에서 쫓기는 신세가 될 것 같으니.

       

       상관은 없다. 어디 옥상으로 갈 방법이 건물의 계단을 오르는 것밖에 없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보러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장발 비녀 천마님 표지가 나왔습니다!
    HOMY작가님께서 그려주셨습니다. 금손분들의 그림을 볼 때마다 경이롭네요.
    분명 손가락은 다섯 개로 똑같을 텐데 거기서 나오는 결과는 전혀 다르네요.

    다음화 보기


           


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천마님 방송하신다
Status: Completed Author:
He couldn't pass his habits to others upon his return. The Heavenly Demon remained a martial artist.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