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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96

     아침.

     새벽 수련을 마치고 찬물로 가볍게 샤워한 뒤 밥을 먹던 도중, 남작가에서 보낸 병사 덕분에 우리는 이른 아침부터 창고로 향해야만 했다.

     “아이고, 어떻게 이런 일이….”

     마수의 잔해를 보관하는 냉동창고는 벽이 부서져있었다.

     안에서는 하얀 김이 시체의 악취와 함께 흘러나오고, 병사들이 급히 무너진 냉동창고 벽을 수습하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도련님, 이건….”

     “로버트 경. 내가 무슨 상황인지 맞추면 그거 가지고 미래를 읽었다거나 하지는 않겠지?”

     “도련님.”

     “농담이야. 지금 상황을 말하자면, 글쎄.”

     병사들은 진심으로 당황한 듯 사색이 된 채 움직이고 있다.

     벽의 잔해가 깔린 방향으로 보면 내부에서 무언가 강한 충격에 벽이 파괴된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바닥에 뚝뚝 떨어진 검은 피는 말라붙어있다.

     “지금 이 상황은….”

     “그레이 지브롤터ㅡㅡ!”

     저기, 내 이름을 함부로 외치는 자가 다가온다.

     “이게 무슨 망측한 짓이란 말인가!”

     “무슨 말씀이신지. 플람벨 남작.”

     “사냥을 했으면 제대로 확인사살을 했어야지!!”

     아침부터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른 세빌리야 남작이 나를 향해 소리를 지른다.

     “확인사살이라. 심장을 꺼내고 마석을 뽑아내고, 목을 전부 잘라놨습니다만.”

     어지간하면 그레이 지브롤터가 실수를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상황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그것도 상대 나름이지.’

     그러나 이런 저열한 수에 당해주는 건 그레이는 괜찮지만, 지브롤터를 향한 실례다.

     “병사들의 입회 하에 냉동창고에 마수사체를 보관했습니다. 밤 사이에 사건이 일어났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습니까?”

     “지금 내게 책임을 돌리는 것이냐!”

     “하하, 남작님. 제가 남작님께 책임이 있다고 했습니까? 저는 그저 물어봤을 뿐입니다.”

     “이, 이…!”

     머리가 피가 잔뜩 몰린 듯, 귀까지 붉어지고 있다.

     “그러다가 고혈압으로 쓰러지십니다, 남작님.”

     “말하는 게 오만방자하기 짝이 없구나!”

     “누구네 자식 아니랄까봐. 그렇죠?”

     “하…!! 건방진 녀석! 지브롤터라는 이름이 너를 보호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느냐!”

     “예. 제게 잘못이 없고 제 부하들에게도 잘못이 없는데, 그저 제가 사냥해 온 사체의 창고에서 사고가 났다고 제게 소리를 지를 일은 아니죠.”

     살짝 기세를 드러내자, 남작은 움찔거리며 뒤로 물러난다.

     ‘하여튼 노인네라서 그런지.’

     키와 체격 덕분에 초면인 이들이 함부로 어린 아이 취급을 하지는 않지만, 애초에 늙은이에게는 중년 남성도 ‘어린놈’인 법.

     성인조차 되지 않은 나에게 윽박을 지르는 것도 이상한 건 아니지만, 그런 행동을 한 이상 내 대응도 그에 맞춰질 수밖에 없다.

     공경해야 할 어른?

     공격해도 모자랄 노인네.

     “제가 보기에는 ‘범인’을 잡아야 하는 상황인 것처럼 보입니다만.”

     “어린 놈이…!”

     “아버지!!”

     뒤에서 다급한 목소리로 한 청년이 달려왔다.

     “아, 아침부터 무슨…!”

     “넌 물러가라, 가모스! 지금 이 꼬맹이가…!”

     “지브롤터입니다! 하아, 젠장…!”

     가모스 세빌리야.

     처형장에서 나에게 총살당한 인간.

     “이곳은 제가 맡겠습니다. 돌아가세요, 제발!”

     “흥…! 너도 나를 쓸모없는 뒷방 늙은이처럼 생각하는구나! 내가 죽으면 작위를 물려받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는 거겠지!”

     “아버지…! 제발…!”

     로버트의 말에 따르면 좋게 표현하면 평범한 범인(凡人)이고, 객관적으로 말하자면 전형적인 강약약강의 소심한 인간이라고 하더라.

     “고얀 녀석들 같으니라고…!”

     아들이 나타났으니 이제 자신은 사라져도 된다고 생각한 걸까.

     플람벨 세빌리야 남작은 바닥에 가래침을 뱉으며 사라졌다.

     왕국의 전형적인 꼬장꼬장한 노인네.

     정정, 노친네.

     비틀거리며 걷는 저 뒷모습 너머, 이쪽에서는 보이지 않는 얼굴이 어떠한 모습일지 내게는 너무나도 잘 보인다.

     “방귀 낀 놈이 성 낸다더니.”

     “예?”

     “나중에 자세히 말해주겠네. 여기에서는 할 이야기가 아니라서.”

     나는 로버트 경에게 수신호를 보낸 뒤, 머리를 긁적이는 남자에게 다가갔다.

     “가모스 세빌리야 공. 만나서 반갑습니다.”

     “…그레이 지브롤터 공을 뵙겠소.”

     한 가문의 후계자이며 적장자.

     신분은 같지만, 나이는 이 남자가 나보다 두 배 정도 많다.

     하지만 뒤에 따르는 성씨는 이쪽이 더 우위.

     반존대도 아닌 이상한 화법으로 말하는 건 어른이지만 자신보다 더 정통성 있는 가문의 아이를 대하는 왕국 귀족의 전형적인 애매모호한 태도다.

     “편히 말씀하시길.”

     “그런가? 고맙군.”

     그리고 이렇게 바로 말을 하자마자 떡밥을 무는 것 또한.

     “미안하다. 아버지께서는 네가 잡은 마물 중에 제대로 확인사살이 되지 않은 마물이 있다고 생각하셨다.”

     “마수의 사체 숫자는 그대로인 걸로 보입니다만.”

     “…아버지께서는 그 숫자를 잘못 기입했다고 생각하셨어.” 

     “혹시 저를 함정에 빠뜨리려고 일부러 그러시는 겁니까?”

     씩 미소를 지으며 따지자 표정이 굳었지만.

     “지브롤터를?”

     “그, 그럴 리가 없지 않느냐!”

     가문을 들먹이자 바로 표정이 바뀌며 소리를 지른다.

     ‘누구 아들 아니랄까봐.’

     부자의 성격이 어떻게 이렇게 판박이인 건지.

     “자세한 사항은 조사를 해봐야알겠지만, 경비대의 말에 따르면 밤 사이에 창고 안에 들어간 자는 없었다.”

     “흐음….”

     “그런데 내부에서 벽을 부수고 무언가가 밖으로 나왔다? 아버지께서 마수가 살아있었다는 생각을 하시는 것도 이, 이상하지는 않지.”

     “…….”

     대충 눈으로 훑은 단서로 따지는 것도 가능하기는 하지만.

     “뭐, 그렇습니까.”

     대화란 말할 가치가 있는 상대와 하는 법.

     “알겠습니다. 조사를 부탁드리죠. 대신 저희는 오늘도 원정을 나설 겁니다. 한 시간 뒤에 바로.”

     “워, 원정을 또…?”

     “트롤의 피가 사라졌으니, 대체품이라도 찾아야죠. 제게 주어진 임무가 있어서.”

     나는 적당히 오늘의 행보를 흘리며 몸을 돌렸다.

     “고생하세요, 가모스 공.”

     “…….”

     뒤에서 내 뒤통수를 빤히 노려보는 가모스 공의 열렬한 시선이 느껴졌지만, 나는 그저 헛웃음만 나왔다.

     ‘제 아버지가 어떤 인간인지 모르는 게 행복일까, 아니면 불행일까.’

     * * *

     마수 오염지대 진입로.

     “범인은 당연히 플람벨 세빌리야 남작이야.”

     “…….”

     “로버트 경, 왜 그런 표정이지?”

     “어, 음….”

     어딘가 불편한 기색의 로버트 경이 턱을 손으로 만지작거렸다.

     “혹시 세빌리야 남작이 설마 그런 짓을 벌일 거라고 생각을 하지 못했던 건 아니겠지?”

     “아뇨. 그냥, 뭐랄까. 평소의 도련님이라면 제게 ‘로버트 경. 그대는 이번 사건의 범인이 누구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어보셨을 것 같아서.”

     “…….”

     역시 로버트다.

     

     “그렇다면 로버트 경, 새로운 질문을-”

     “왜 이번에는 내가 바로 정답을 말했을까? 그 이유를 추론해보라고 하시겠지.”

     “…멘테 경. 혹시 마스터를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미래가 보이거나 그러십니까?”

     “아니. 인간을 옆에서 수 년 동안 지켜본 경험에서 얻은 합리적 추론인데?”

     “…쯧.”

     할 말을 빼앗겼다.

     순박한 로버트가 인간 쓰레기 매국노들의 발상을 이해할 지적 능력의 향상의 기회도 함께.

     “흥이 식었어. 그냥 정답을 이야기하지.”

     잠시 호흡을 가다듬은 뒤.

     “남작이 아들에게도 비밀로 하면서 자기 사람들을 이용해 창고를 습격했다. 창고에서 돈 되는 유일한 물건인 트롤의 피를 마저 훔친 뒤, 창고 내부에서 제대로 죽이지 못한 마수가 도망친 것처럼 꾸몄다. 자기에게 화살이 돌아올까봐 일부러 새벽부터 나와서 역으로 화를 내는 개수작을 부렸다. 이상.”

     “어, 으음….”

     “당연히 그로 인해 영지민들이 겪을 마수에 대한 공포는 안중에도 없고, 남의 영지에 와서 사고를 일으킨 ‘그레이’ 한 명에 대해서 물고 늘어지려고 하겠지.”

     훤히 보인다.

     

     “나라면 플람벨 남작처럼 하지는 않았겠지만, 지금 상황에서 그처럼 행동한다면 아마 열심히 서신을 쓰느라 정신이 없을 거야.”

     “누구를 향해서요?”

     “그야 당연히 우리 아버지지. 네 아들이 여기에 와서 사고를 쳤다. 나는 이 문제로 지브롤터와 척을 지고 싶지 않으나, 네 아들 관리는 좀 잘 해줬으면 한다.”

     아버지는 서신을 받자마자 코웃음을 치겠지만.

     “도련님. 그러면 트롤의 피는 왜 훔친 걸까요?”

     “30점. 돈이 되니까. 60점. 그것밖에 없었으니까. 100점. 트롤의 피는 상처 회복도 좋지만, 노화회복에도 좋으니까.”

     “…혹시 추가 점수도 있습니까?”

     “아니. 없어.”

     별 거 없다.

     “마수를 사냥할 기사단도 용병도 꾸릴 수 없는 노인네가 마침 건드려도 될 것 처럼 보이는 그레이를 건드렸다. 단지 그 뿐이야.”

     “그, 그러면….”

     로버트는 잠시 창백해진 얼굴로 몸서리를 쳤다.

     “도, 도련님. 그냥 영지로 돌아가실까요?”

     “갑자기 왜?”

     “그야 당연히 이 상황에서 플람벨 남작이 죽기라도 한다면 왕도에서 조사관이 올 거 아닙니까. 그렇게 된다면….”

     “뒷배는 내가 더 든든하지.”

     “예?”

     “내가 설령 진짜로 플람벨 남작을 암살하려고 했다고 하더라도, 조사관이 와서 조사한들 나는 무죄가 나올 거라는 말씀.”

     나는 로브 안쪽, 셔츠 소매 안쪽에 달린 모르가니아의 문장이 달린 커프스를 드러냈다.

     “사건 관계자 중에 내가 있다는 걸 알면 카르멘 왕비께서 직접 모르가니아의 사람을 조사관으로 보내실 거니까.”

     “어, 허허….”

     “권력자의 손을 잡는 게 얼마나 편한데. 실패를 하더라도 한 번 정도는 어떻게 넘어갈 수 있는 방법이 생기거든.”

     대신 앞으로 어디가서 똑같은 사건이 일어난다면, 모든 이들이 ‘그레이는 암살범’이라고 다들 생각하겠지만.

     “트롤의 피로는 안 죽어. 오히려 남작의 몸에 생기가 돌겠지.”

     “…일부러 트롤의 피를 남겨둔 거 아닙니까?”

     “도둑질을 당할 걸 예상하고 물건을 그냥 놔두지는 않았잖아.”

     “하지만 도둑질을 예상하긴 하셨잖아요.”

     “이 대화는 계속 꼬리를 물 것 같군. 결론만 이야기하면 진짜로 도둑질을 한 플람벨 남작이 쓰레기인 걸로.”

     “그건 맞는 말이지만….”

     “한 번.”

     나는 세빌리야 방향으로 검지와 중지를 펼친 다음, 검지만 접었다.

     “한 번은 봐줄 수 있어. 하지만 두 번은 없지.”

     “저, 저기….”

     로버트가 아닌 다른 이들, 화이트들이 나를 향해 뭔가를 말하려는 듯 중얼거렸다.

     “응? 왜?”

     “아, 아뇨. 그게….”

     “내 손에 뭐 묻었나? 아닌데?”

     “…그게, 제국에서는 그, 가운데 손가락을 드는 게 좀 심한 욕이라서요….”

     “아, 그런가? 제국신문에는 그런 게 없었는데.”

     “시, 신문에 쌍욕을 담지는 않잖아요.”

     “그건 그렇군.”

     화이트들이 이제는 충신이 다 됐다.

     그런데 어쩌랴.

     

     ‘알고 있는데.’

     갑자기 피식 웃음이 흘러나왔다.

     “도련님, 심한 욕이라는데….”

     “나중에 플람벨 남작 죽기 전에 한 번 직접 눈 앞에서 해줘야겠군.”

     “도련님…!”

     “남의 물건 훔쳐갔으면 절도죄야. 그리고 절도죄로 인한 건….”

     뿌우우우ㅡㅡㅡ

     뒤에서 들려오는 기이한 소리.

     “…뭐야?”

     “나팔입니다. 급보…인 것 같습니다만.”

     “정지.”

     지금 상황에서 급보로 나팔을 불 일이 뭐가 있다고, 오염지대에 원정까지 나왔는데 저러는 거지.

     ‘설마.’

     누군가가 기어이 마기에 중독된 풀을 뜯어먹은 소를 잡아먹은 건가?

     그래서 결국에는 역병이 벌써 퍼지기 시작한 건가?

     ‘시간의 차이는 있어도 운명은 무조건 일어난다는 거냐?’

     

     그런 거라면 지금 이 상황은 너무나도 악의적이다.

     

     내가 세빌리야 영지에 도착하자마자-

     ‘아니지. 7번이나 왔는데 이제와서 그런 일이 터졌다고?’

     회귀 전에 내가 세빌리야 영지에 몇 번을 왔더라.

     그 횟수가 10번은 채 되지 않았던 것 같은데.

     만일 이번 방문이 7번째로서, 나보고 미래에 일어날 역병을 지금부터 막으라고 하는 운명이 장난이라도 친 거라면-

     “그레이 지브롤터 도련님!!”

     말을 타고 온 병사 하나가 숨까지 헐떡이며 우리의 앞에 도착했다.

     “무슨 일이지?”

     “그, 그것이…! 남작께서 쓰러지셨습니다!”

     “…쓰러졌다고? 왜? 새벽에 봤을 때만 하더라도 멀쩡하셨던 분이, 왜?”

     “그, 그것이.”

     병사의 표정에서 나는 이상한 기운을 감지했다.

     ‘왜 부끄러워하는 거지?’

     말하기 껄끄러워하는 듯한 상태.

     눈은 좌우로 굴러가고, 입은 자꾸만 입술을 깨물며 머뭇거린다.

     그거야 이해할 수 있다.

     어떤 내용 가운데에는 내게 말하기 힘든 것도 있으니까.

     하지만-

     ‘나를 범인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내게 말하기 부끄러운 이유가 내가 그레이 지브롤터라서 그런 게 아니라, 진짜로 말하기 난감한 내용이라서 그런 것이다?

     “저, 저기. 로버트 경. 잠시 귀를.”

     병사는 멘테 경도 아닌 로버트 경을 호출했다.

     로버트는 허리에 찬 검에 손을 올리며, 병사는 눈치채지 못하게 여차하면 베어버릴 기세로 조심스럽게 다가갔으나-

     “…입니다.”

     “아.”

     로버트 경은 병사로부터 귓속말을 듣고는 잠시 벙찐 얼굴이 되었다.

     “도련님, 그, 그게. 크흠.”

     “뭔데. 왜 말을 못하는 거지?”

     “…이게 참 도련님께 바로 말씀드릴 수도 없고.”

     로버트는 무안한 표정을 지으며, 병사에게는 보이지 않게 손을 자기 갑옷 위에 크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

     “그러니까…아앗?!”

     제국어로 글을 썼고, 그 바람에 화이트들이 모두 봐버리고 말았다.

     “뭔데. 뭐라고 한 건데?”

     아직 제국어 기초 수준인 멘테 경은 모르는 단어로.

     “병사. 야영지를 수습하고 즉시 귀환할테니, 먼저 돌아가도록.”

     “아, 네! 저, 저는 분명히 전했습니다!”

     내 말에 병사가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푸하하하!!”

     병사가 들리지 않을 위치까지 떠나고 나서야, 나는 간신히 참았던 웃음을 터뜨렸다.

     “도, 도련님?”

     “이야, 그 양반. 죽을 때도 참 화려하게 가시네.”

     “그, 그렇긴 한데.”

     “뭐야. 뭔데. 도대체 뭘 어떻게 했길래 죽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건데? 응?”

     “멘테 경.”

     나는 한 손을 넓게 펼친 다음, 반대쪽 손을 반듯하게 세워 손을 부딪쳤다.

     “가버렸습니다.”

     “…….”

     “트롤의 피가 노화 방지도 있기는 하지만, 그쪽으로도 효과가 있다는 말이죠.”

     “어, 음….”

     “이것 참.”

     의학이 발달한 제국과 달리, 왕국에서는 평균 연령이 약 70세.

     “가모스 세빌리야 공이 참 난감하게 되었군요. 아버지가 그 늙은 나이에 자기보다 어린 여자를 안다가, 그 여자의 품에서 쓰러진 걸로 상주를 맡아야 한다니.”

     “기름진 음식을 자주 먹고 운동도 평소에 제대로 하지 않는 늙은 몸뚱이의 인간이 갑자기 피가 머리에 몰리는 격한 운동을 하다가 죽는 건 흔하지는 않아도…꽤 있는 일이긴 해.”

     멘테 경이 머리를 긁적거렸다.

     “로버트. 야. 일개 병사도 도련님 배려해서 말을 돌리는데, 너는 애들 다 보는데 그런 이야기를 하면 어떡해?”

     “아, 아니. 멘테 경. 억울합니다.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고는 누가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그리고 화이트들도 가끔 보면 어른 같은 모습이….”

     “그래도 애들 앞에서 복상사가 뭐야, 복상사가!”

     “멘테 경! 상스럽습니다! 말을 좀…!”

     플람벨 세빌리야.

     복상사.

     이에 대해, 나는 누구에게도 숨겨진 진실을 말할 수 없었다.

     ‘트롤의 피로 활력 좀 챙겼다고 심장마비 걸리면 왕국에 있는 모든 노인들 다 죽어야지.’

     그런 걸로 죽을 염려가 있었다면, 플람벨 본인부터 트롤의 피를 훔쳐서 마시지 않았을 것이다.

     ‘가능성은 크게 두 가지인데, 방법의 차이만 있을 뿐 목적은 같아.’

     플람벨 남작 본인이 인지하지 못한 채로 가버렸다는 사실.

     ‘암살당했네.’

     내가 아닌, 다른 이에 의해서.

     ‘황태자구나.’

     이런 스타일.

     그가 제일 좋아하는 방식이다.

     나도 좋아하고.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연참이유 :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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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enius Villain of a Traitorous Family

The Genius Villain of a Traitorous Family

매국명가 간신천재
Score 7
Status: Ongoing Type: Author: ,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eldest son of a lord notorious for treason returns to the past. ‘A person adept at selling a country once can do it well again.’ However, in this life, ‘I will rise as the king of traitors.’ Beyond a directionless kingdom or a betraying empire, ‘Join me in this revolution.’ All for the sake of my 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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