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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97

       아침이 밝았다. 하지만 나는 상쾌한 아침을 맞이하지 못했다.

       눈곱을 대충 떼고 가볍게 하품했다. 마야를 쓱 바라보았다.

         

       "마야."

       "응."

       "침입자가 있었다고? 어디 있는데?"

       "보관 중."

         

       쩍 하고 그림자가 갈라졌다. 기괴하게 뒤틀린 거대한 입 사이로 무언가 치고 올라왔다.

         

       "끄…어어억…."

       "자살하려고 하던 걸 막은 건 한 명뿐. 나머지는 죄다 검은 액체가 됐어."

         

       군데군데가 녹아내린 인간. 입고 있는 옷은 검었다. 문양도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밝혀낼 수 있는 부분이 없는 건 아니었다. 썩은 인공 피부가 툭 떨어지고, 그 밑에 숨겨져 있던 뱀의 문양이 드러났다.

         

       오호라.

         

       "마야."

       "응."

       "아주우우 잘했어."

       "…진짜?"

       "정말이지. 이달의 우수 사원이다."

         

       머리를 쓱쓱 쓰다듬었다. 눈을 감은 마야가 기분 좋은 강아지처럼 몸을 부르르 떨었다.

         

       "…사장. 쓰다듬. 좋아."

       "이 녀석! 이 녀석! 아주 기특해!"

       "으부붑."

         

       마야를 잔뜩 쓰다듬은 다음, 아직 살아있는 뱀 교단의 성기사를 쓱 쳐다보았다.

         

       자살한 다섯에, 살아남은 하나를 더 하면 총 여섯인가.

         

       "놓친 사람은 없지?“

       "없어."

         

       손을 싹싹 비볐다. 어디부터 해볼까. 나는 생긋 웃었다.

         

       "죽고 싶죠?"

         

       썩은 인간이 격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히죽 웃었다.

         

       "응. 참으세요. 암살하러 오셨으면, 이런 것도 감당할 수 있겠다 다짐하고 온 거 아닌가?"

       "끄어어어억…!"

       "아코. 성대가 녹으셨구나. 저런. 어쩐담…"

         

       나는 목구멍에 손을 처박았다.

         

       "좀 만져 드릴게요!"

       "끄…으으읍….!"

       "아이고, 많이 썩었네. 충치가 몇 개야. 평소에 양치 잘 안 하세요?"

         

       어디 보자.

         

       무슨 정보를 들고 있으려나.

         

       "제가 좀 봐 드릴게요! 아픈 거 싹 날아가라!"

       "끄아아아아악!!!"

         

         

         

       . . .

         

         

         

       대충의 정보를 밝혀냈다. 브로디 주교라.

         

       베버릭 견습 사제의 부모 아니었나? 내가 맨 처음 이곳으로 도착하고 만난 최악의 인간.

         

       "…흐음."

         

       그가 뱀 교단의 성기사를 보냈다고? 그럴만한 권력이 있는 사림이었나?

         

       아니지…아니야…

         

       딱 봐도 뒷배에 누가 있군. 브로디 주교랑 친한 사이에 그 위에 있는 인간이라면 하나밖에 없고.

         

       "드웨인…이 새끼가."

         

       그 자식을 어쩌면 좋지?

         

       "죽여?"

       "아니. 죽이지 마."

         

       일단 썩은 창고에 넣어두었다. 시계탑의 괴물이 꿀꺽 삼켰다.

         

       "어디 보자…"

         

       일단 이건 유용한 패가 될 게 분명했다. 브로디 주교를 자리에서 끌어내릴 수 있는 무기.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드웨인은 도마뱀이 꼬리를 잘라내는 것처럼, 내팽개친 뒤 전처럼 브로디를 모른 척하겠지.

         

       이미 신성 재판에서 한 번 본 꼴이다. 두 번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점은 없다.

         

       "…그렇다면."

         

       머리를 굴린다. 따지고 보면 어이없는 부분이 많았다.

         

       브로디 주교는 한 번 내쳐졌으면서 왜 다시 드웨인을 따르고 있는 거지? 달리 보면 드웨인은 정작 중요한 때에 그를 내친 자식 아닌가?

         

       그럼에도 따르는 이유가 있다면…돈?

         

       아닌데. 그걸로는 좀 그런데.

         

       드웨인이 가지고 있는 건 권력이지, 돈이 핵심이 아니다. 권력으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더라.

         

       그냥 눈 밖에 나면 난리가 나서…라기 보다는 브로디 주교도 한 자존심 해 보였는데.

         

       "…아.“

         

       하나 있네. 뒤통수 맞았으면서도 편들기를 멈추지 않는 이유.

         

       베버릭 견습 사제. 그 밉상. 아이린을 성폭행하려 했던 병신.

         

       그 새끼를 빼 오려고 했구나! 자신을 버렸던 주인에게 꼬리를 흔들면서!

         

       "사장. 무슨 생각?"

       "아주 복잡한 생각 중이야."

         

       과연.

         

       그렇게 두고 보니 말이 된다. 베버릭이 형벌집행소로 갔다는 껀, 교단 내부에서도 지칭하는 중범죄자가 되었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 어떤 경우에도 함부로 빼 올 수 없다.

         

       주어진 형기가 다 끝날 때까지는 계속 갇혀있어야 하는 법. 거기다가 그곳은 하나같이 척박한 땅 위에 세워져 있어, 환경만 놓고 보아도 생지옥이나 다름없다.

         

       피를 이은 혈육이라면 어떻게든 빼 오려고 할 게 분명하다. 그렇기에 브로디가 자신을 한 번 버린 주인을 따르는 것이겠지. 드웨인이 추기경의 자리에 오르게 되면, 정면에서는 몰라도, 몰래 빼 올 수 있는 권력이 생길 테니 말이다.

         

       이건 뭐, 인과 관계가 거의 확실하구만!

         

       대충의 노림수를 파악했다. 그렇다면 그에 따른 균열도 보이기 마련이다.

         

       언제 깨질지 모르는 신뢰 관계. 한 번 버림받았던 개. 자신의 자식을 살리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흔드는 꼬리.

         

       그건 다른 말로…살짝만 건드려도 틀어질 관계라는 소리 아닌가?

         

       아아.

         

       좋다.

         

       좋은 무대이지 않은가. 나는 히죽 웃었다.

         

       할 일을 정했다. 무대에 오를 배우 또한 정했다. 아르피나를 데리고 요정의 숲으로 떠나야 하는 지금, 굳이 위험부담을 등에 짊어질 필요는 없겠지.

         

       드웨인을 척결하고 떠나자. 그게 제일 좋다. 내부의 적을 없애면, 그다음은 쭉 기분 좋을 테니 말이야!

         

       "좋아. 디모나를 부르자."

       "왜?"

       "우리 귀엽고 착한 이단심판관님이 내게 말한 적 있거든."

         

       흘리듯이 말했지만, 확실히 기억한다.

         

       "형벌집행소에 아는 사람이 있다고 말이야!"

         

       가장 필요한 배우 얼굴이 어떤지 한 번 보러 가볼까?

         

       어떻게 지내는지도 궁금하고 말이지. 죗값은 제대로 치르고는 있으려나.

         

       마야가 소매를 쭉 잡아당겼다. 눈을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마야도 귀엽고 착해?"

       "…큽."

         

       나는 머리를 마구 헝클어트렸다.

         

       "말해 뭐해! 아주 기특해!"

         

       역시 세계 최고의 호위 기사!

         

       공들여서 꼬신 보람이 있단 말이지. 일단 영역만 선포하면, 그 안에서는 웬만한 사도도 명함을 못 내미니까 말이야!

         

       약체화되었다고는 해도, 썩은 자들의 군주다. 단순 레벨로 쳐도 80은 돌파했지.

         

       강해질 대로 강해진 최종포식자라고 봐도 무방. 내가 괜히 이 녀석을 살린 게 아니다.

         

       비장의 무기 하나를 가진 거나 다름없지!

         

       "일단 좀 도와줄래?"

       "뭘?"

       "환자 행세를 좀 해야 하거든."

         

       예로부터 허허실실이라는 말이 있다.

         

       "상대를 방심시키려면, 약한 척하는 게 직빵이지."

         

         

         

         

       . . .

         

         

         

       디모나의 재판이 끝났다. 결과는 낙승이었다.

         

       그리고 곧바로, 제5 이단심문소에서 뒹굴고 있던 내게 쳐들어왔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에요! 습격이라니?! 애초에 중상을 입었는데 왜 교단에 있는 치료실로 가지 않고 제5 이단심문소에 박혀 있는…?!"

         

       중환자 행세를 하며 과자를 먹던 나는 디모나와 눈이 마주쳤다. 옆에서 만화책을 읽고 있던 마야가 내 발을 툭툭 쳤다.

         

       "사장."

       "응?"

       "위험신호."

         

       굳이 말해주지 않아도 위험해 보인다.

         

       "뒤…뒤…뒤…"

         

       디모나가 폭발했다.

         

       "뒤질래?!"

         

       우당탕탕!

         

       한 차례 폭동이 휩쓸고 지나갔다. 머리를 쥐어 뜯겨 엉망이 된 나는 라다토크에게 눈짓했다.

         

       "말 안 했어요?"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하셨지 않았습니까."

       "…라다토크 심문관님이 그렇게 눈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 안 했는데요."

         

       라다토크가 묵묵히 차를 들이마셨다.

         

       "피 칠갑하고 제5 이단심문소로 출근한 형제님이 잘못입니다."

         

       자기도 놀란 거, 그대로 갚아주겠다는 거군.

         

       디모나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흐아아아…진짜 놀랬잖아요…다른 이단심문관들이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거 같다고 엄청 떠드는 바람에 더…"

       "라다토크님이 말해줄 줄 알았죠."

       "자업자득입니다."

       "들고 계신 곤약 젤리, 누가 사다 준 건지 아시죠? 새로 나온 신상품이라 구하기 힘들었다고요."

       "잘 먹겠습니다. 형제님."

         

       라다토크가 곤약 젤리를 우물거렸다. 은근 뻔뻔하다니까.

         

       털썩 쓰러진 디모나가 이를 갈았다. 나를 노려보는 눈빛이 흉흉했다.

         

       "그래서요. 뭔데요. 대체 뭔데 교단 전체를 속이면서 중환자 신세를 해요?"

       "습격받은 건 사실이에요."

       "…진짜라고요? 그럼 누가 습격했는데요? 그전에 잠시…와. 붕대 안에 상처가 하나 없네. 그냥 피만 얹은 거잖아? 이걸 진짜 확!"

       "적을 속이려면 아군부터 속여라-라는 말이 있잖아요? 그래서 죄다 속인 거예요. 이 사실을 아는 건 심판관님하고 라다토크님밖에 없어요."

       "…그럼 나머지는요?"

       "당연히 면회 거절이죠. 다들 모를걸요? 저 이번 기회로, 생각보다 인기 있다는 걸 체감했어요."

       "대체 무슨 일인데 그렇게까지 꾸미는 거예요?"

       "드웨인 대주교가 절 노리고 있어요."

       "…뭐요?"

         

       디모나가 벌떡 일어섰다.

         

       "그 말이 사실이에요? 설마 밤에 괴한을 보낸 것도…?"

       "원래 적이었잖아요."

       "그, 그렇긴 하지만…아무리 그래도 같은 교단의 사제를 직접 공격할 거라고는 생각 안 하죠! 같은 교단의 사제를 죽이면, 성흔이 빛을 잃는 걸 드웨인도 알 텐데…? 암살자라도 고용했었나요?"

       "뱀 교단 성기사들을 빌려서 썼더라고요. 저쪽 원로회랑 이쪽 드웨인이랑 연이 좀 있는 거 같아요."

       "…뭐라고요?"

       "타 교단의 사제 살인은 금기가 아니잖아요?"

       "그건…그렇지만…드웨인이 그렇게까지 할 정도로…경쟁자 제거에 독이 올랐다고요?"

         

       디모나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진짜 권력에 미친 건가…? 그러고 보니 최근에 몇몇 이상한 사건들이 일어났다고는 들었지만…"

       "뭐, 미쳤다고 봐도 무방하죠. 공들여 쌓아놓은 탑에 훼방꾼이 나타난 거나 마찬가지인데. 거기다가 저는 디모나 심판관님에게 보내는 경고메시지로도 딱 걸맞잖아요?"

       "이 꼴이 나기 싫으면 섣불리 행동하지 말라-는…뜻이긴 하죠."

       "역시 디모나 심판관님은 말이 잘 통한다니까."

         

       디모나가 침대에 주저앉았다.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서요?"

       "그래서요는 뭐가요?"

       "당신이 당하고만 있을 사람이 아니잖아요. 일부러 환자 행세를 하는 건 드웨인의 눈을 속이기 위함이죠? 뭘 노리고 있는 거예요?"

       "에이. 이참에 푹 쉴 생각뿐이에요."

       "거짓말할래?"

       "으으읏."

         

       뭐, 농담은 이쯤 해둘까.

         

       "디모나 이단심판관님. 부탁할 일이 있어요. 근데 그 전에 먼저 해야 할 말도 있고요. 일단 전자는 약간 보고서 같은 거예요. 후자는 단순 부탁이고요."

       "뭔데요. 말해보세요."

       "습격을 당하기 전에 티엘라님이 절 부르셨어요."

       "…예?"

         

       디모나가 눈을 깜빡거렸다.

         

       "티엘라님이요?"

       "예."

       "그…라의 교단의 황금 사자? 전설의 성기사? 라의 사도 중에서도 가장 강하다고 일컬어지는 신의 대행인?"

       "뭐, 맞죠?"

       "낮의 무녀의 수장이자, 웬만큼 중요한 일이 아니고서는 얼굴도 드러내지 않는다는 교단의 비밀 병기?"

       "정확한 표현. 플러스 오백 점입니다."

         

       디모나가 내 멱살을 잡았다.

         

       "또 무슨 사고를 친 거예요?!!!"

         

       누가 온종일 사고치고 다니는 줄 아나.

         

       "별 건 아니고, 그냥 아르피나 추기경 전하가 제게 볼일이 있다고 하셔서요."

       "아아아아아르피나 추기경 전하가요?! 모습을 잘 드러내지도 않는 그 침묵의 성녀가요?!!!"

         

       디모나의 눈이 급격하게 떨렸다. 라다토크를 쓱 돌아보았다.

         

       "어떡하죠. 라다토크. 이, 이건 대형 사고에요. 습격을 받은 게 문제가 아니라고요!"

       "저도 이 이야기는 처음 들었습니다만…"

         

       라다토크가 얼굴을 쓸어내렸다. 부지런히 곤약 젤리를 씹었다.

         

       "큰일이군요."

       "그거 그만 씹어요! 다 버려버린다! 자하드! 뭘 한 거예요! 당장 말해요!"

       "그냥 뭐 이것저것 엮여 있기는 한데…중요한 건 그 이야기가 아니에요. 부탁할 일이 있다고 말했잖아요. 방금 건 경과보고라니까요. 그냥 만났다-가 중요한 이야기. 막상 만나서 별 이야기는 안 했어요. 절 궁금해하신 게 전부였죠."

         

       라에 맹세코 서약했기 때문에 따로 진실을 말할 수 없다. 애초에 말할 생각도 없지만.

         

       말하는 이유는 그저 미리 떡밥을 깔아두기 위함이다. 나중에 요정의 숲으로 갑자기 떠나더라도 놀라지 말라고 밑밥을 깔아두는 것.

         

       "그게 별거 아닌 이야기면…대체…무슨 이야기를 꺼내려고…"

         

       얼굴이 두려움에 잠겨 있다. 나는 슬쩍 말을 꺼냈다.

         

       "심판관님. 저번에 절 형벌집행소로 전입 보내려고 하지 않았어요?"

       "……? 말한 지 한참 된 이야기잖아요?"

       "그때 말씀하셨잖아요. 형벌집행소에 아는 사람이 있다고."

       "그렇게…말하기는…했는데…"

         

       의심이 짙어졌다. 디모나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 이야기를 꺼내는 걸 보아하니, 형벌집행소에 볼일이 생겼나 봐요?"

       "그렇죠? 혹시 베버릭 견습 사제가 잡혀간 형벌집행소가 어디에요?"

       "제가 아는 사람의 밑으로 보내두기는 했는데…베버릭 견습 사제는 왜 또 궁금한 거예요?"

       "겸사겸사 얼굴도 보고, 슬쩍 꺼내올까 생각 중이에요."

       "…예? 미쳤어요?! 아직 형벌 기간이 끝나지도 않은 죄수를 꺼내올 생각을 해요?! 그건 교단 지침을 어기는 건 물론, 중범죄라고요?!"

       "그래서 디모나님이 필요하죠. 거기 아는 사람 소개 좀 해주세요. 형벌집행소에 침투해서 꺼내오던, 아니면 협상으로 빼 오던, 어느 쪽이든 선택해야 하니까요."

       "이이이이…이이이이…"

         

       말을 더듬던 디모나가 내 머리를 콱 내리쳤다.

         

       "이 새끼가 진짜 돌았나! 죄인 잡아 처넣는 이단심문관이 대놓고 범죄 저지르겠다고 말하면 어떡해?!"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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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aladin Monopolizes the Sacred Relics

The Paladin Monopolizes the Sacred Relics

성기사가 성물을 독차지함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n a world where magic reigns supreme and the influence of gods wanes, a young boy finds himself unexpectedly thrust into the role of an acolyte in the declining Sun God’s Temple. Blessed with the divine stigma of the Sun God, he must navigate the temple’s internal politics, the hostility of his fellow acolytes, and the challenges that come with his newfound powers.

As he delves deeper into the mysteries of the temple, he discovers hidden secrets and powerful artifacts that could change the course of his destiny. With the guidance of an enigmatic senior acolyte and the unwavering faith in his own abilities, he sets out to prove his worth and carve his own path in a world that has all but forgotten the true power of the div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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