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97

       

       정보를 모두 확인하고 돌아오자, 유은설은 안 보이고 김채은만이 자리에 있었다.

       

       김채은이 날 보고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무슨 볼일을 그렇게 오래 봐?”

       “미안. 홀더 정보도 잠깐 점검하느라. 유은설 홀더님은?”

       “잠깐 정찰 좀 하고 오신대. 재현이 너 갔을 때 일어나셨었어.”

       

       그 말처럼 유은설은 금세 돌아왔다.

       언덕을 넘어서는 길목에 그녀가 서 있었다.

       

       우리는 몸을 움직여 서둘러 그쪽으로 다가갔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그것보다 잠깐 정찰을 했는데…”

       

       유은설이 오른쪽에 자리한 바위산을 가리켰다.

       

       “저쪽으로 가면 보스룸일 것 같아요.”

       

       와.

       나도 모르게 감탄이 나왔다.

       역시 솔플 위주의 S급 홀더는 뭔가 다르긴 한 걸까.

       

       유은설이 가리킨 방향은 정확히 보스룸 쪽이 맞았다.

       

       중간부 가장 높은 언덕에서 오른쪽 바위산.

       그게 얼룩진 암석 더미의 보스룸 방향이었다.

       

       암살자 계열이라 탐색류 룬도 없을 텐데, 그 짧은 시간에 이를 어떻게 알아낸 건지 신기하기만 했다.

       설마 직접 갔다 온 건 아니겠지?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그럼 출발할까요?”

       “네.”

       

       보스룸까지 가는 여정은 편안했다.

       

       아까와 같은 전투 구도가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레이 울프, 블랙 울프에 이어 ‘실버 울프’라는 또 다른 B급 괴수가 출현하긴 했지만… 유은설이 주력 딜러가 된 우리 파티에겐, 조금의 위험 요소도 없었다.

       

       물론, 앞선에서 탱킹을 맡으며 몸이 근질거리긴 했다.

       

       ‘새로 얻은 룬 확인해보고 싶은데.’

       

       [야만왕의 후예].

       새로 얻은 전설룬의 힘을 빨리 파악해보고 싶었다.

       

       다수의 적과 싸울 때 능력이 향상되는 ‘맹수의 법칙’ 효과도 어느 정도일지 궁금했고, 페널티가 거의 사라진 [광폭화] 스킬의 위력도 궁금했다.

       

       하지만 지금은 솔플이 아닌 파티사냥.

       유은설이라는 보는 눈도 있고, 룬의 온전한 힘을 발휘하는 것도 어려웠다.

       

       아무래도 새 룬의 점검은 잠시 미뤄둬야 할 것 같았다.

       

       “보스룸이네요.”

       

       다시 올라온 바위산의 언덕에 선 채로.

       유은설이 나지막이 말했다.

       

       바위산 언덕 바로 아래.

       일종의 분화구처럼 특정 지역이 움푹 파여 공간을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앙.

       

       

       그르으아-!!

       아우우-!!

       

       

       얼룩진 암석 더미의 보스, ‘바르그’가 있었다.

       

       녀석은 초입에서 봤던 ‘아세나’처럼, 일반 늑대보다 거대한 형체에 눈부시게 빛나는 금빛 갈기를 보유하고 있었다.

       

       지금껏 마주친 늑대 괴수들의 특징도 모두 지니고 있다.

       

       아가리 밖으로 튀어나온 송곳니와 탄탄한 늑대의 고유 가죽, 먹잇감을 찢어발길 듯한 태세의 발톱까지.

       그 외관만 보면…

       사자 계열 괴수라고 봐도 될 정도의 야성적인 생김새였다.

       

       그게 전부가 아니다.

       

       바위산을 전부 울릴 정도로 바르그의 커다란 울음소리가 퍼지자, 몸이 살짝 굳어가는 게 느껴졌다.

       

       ‘상태 이상이다!’

       

       일전에 그리즐리 드레이크가 활용했던 [위압]의 [선전포고]와 유사하다.

       쏟아낸 울음소리 한 번에 몸이 멈칫했다.

       ‘공포’나 ‘경직’으로 예측되는 상태 이상이었다.

       

       “다들 괜찮나요?”

       

       정신 수치가 높은 걸까.

       아니면 특별한 룬이 있는 걸까.

       

       유은설은 상태 이상의 권역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인지, 가볍게 몸을 움직이며 우리를 챙겼다.

       

       “전 괜찮습니다.”

       

       다행히 나도 큰 문제는 없었다.

       

       이는 [냉철한 집중력]의 특수효과 덕분이다.

       

       [냉철한 집중력]은 일전에 사냥 5팀 내 스파이였던 민채환에게서 획득했던 레어룬.

       

       원거리 공격을 조금 더 정확하게 명중시킬 수 있도록 보조함은 물론, 상태 이상으로부터 빠르게 벗어날 수 있게 도와주는 정신 계열의 룬이었다.

       

       완전히 면역되는 수준까진 아닌 터라, 아주 잠깐 경직되긴 했어도 금세 상태 이상이 풀리며 몸을 움직일 수 있었다.

       

       “읏….”

       

       하지만 김채은에겐 살짝 버거운 상태 이상이었나 보다.

       

       바르그를 비롯한 주변 늑대 괴수들이 달려들기 시작했음에도, 마력을 쓰기는커녕 몸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유은설은 그런 그녀를 바라보다 내게 시선을 돌렸다.

       

       “도재현 홀더가 호위를 좀 맡아줄래요? 금방 처리하고 올게요.”

       “아, 네. 알겠습니다.”

       

       

       아우우우-!!

       

       

       전투가 시작된다.

       

       A급 괴수인 바르그와 그를 지키는 몇몇 늑대 괴수들이 달려들었다.

       

       유은설은 일전에 보여준 보법류 스킬을 또 한 번 선보이며, 순식간에 바르그에게 도달했다.

       가장 까다롭다고 여겨지는 보스를 먼저 처치하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그를 본 나도 [참회자의 검]을 들었다.

       

       내 임무는 김채은의 호위와 탱킹.

       호위를 위해선 방패를 드는 게 효율적이겠지만, 우리에게 달려드는 늑대 괴수는 총 여섯이다.

       

       전방위에서 달려드는 놈들의 공격을 막기 힘들기에, 어쩌면 검을 들고 놈들을 공격하는 게 더 괜찮은 방어일 수도 있었다.

       

       

       아우우우-!!

       

       

       세 마리의 실버 울프가 먼저 달려들었다.

       

       여섯 마리 중 세 마리가 실버 울프.

       두 마리는 블랙 울프, 한 마리는 그레이 울프였다.

       

       세 종류의 늑대 괴수들은 각각 특성이 명확하다.

       

       셋 모두 신체 능력치가 높긴 하지만, 그레이 울프는 내구 쪽에 치중되어 있고, 블랙 울프는 근력 쪽에, 실버 울프는 속력 쪽에 집중된 능력치를 지녔다.

       

       때문에 우리에게 가장 먼저 날아든 건.

       속력이 가장 높은 실버 울프 세 마리였다.

       

       ‘마력 공격을 쓰기엔 시간이 없으니까….’

       

       내재스킬인 [디바인 슬래쉬].

       혹은 여타 마력 공격을 활용할 시간이 부족하다.

       

       지금의 최선은 물리 공격.

       큰 타격은 못 주겠지만, 물리 공격으로 놈들의 움직임을 제어해야 했다.

       

       나는 [유수검법]의 묘리를 이용해 늑대들을 베어갔다.

       

       

       파밧-

       팟- 삭- 사삭-!

       아우우…?!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검을 든 처음 목적은 오히려 방어를 위해서였다.

       

       방패를 들고선 전방위에서 달려드는 늑대들을 막아낼 수 없으니, 검을 들고 선공을 먹인 후 차분하게 유은설의 지원을 기다리려던 것.

       

       물리 공격으로 놈들을 모두 사냥할 수 있을 거라곤 애초에 생각지 않았다.

       

       ‘뭐야, 이거.’

       

       그런데 잘 먹힌다.

       잘 먹혀도 너무 잘 먹힌다.

       

       지금의 내가 B급 괴수에게 타격을 입히려면 ‘마력 공격’이 필요하다.

       

       아직 C급 최상위 정도에 머물러 있는 내 능력치로 ‘물리 공격’에 의한 타격을 주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었고, 그렇기에 그동안 B급 괴수를 사냥할 때 물리 공격은 일종의 방어 혹은 반격용 탱킹에 불과했었다.

       

       평소라면 몇 번이나 공격해야 타격이 되는 물리 공격.

       그게 갑자기 너무 잘 먹혔다.

       

       세 마리의 실버 울프는 내 [유수검법]에 한 번 당하더니, 비참한 울음소리를 내며 바닥에 쓰러졌다.

       

       ‘이번엔 파상검법으로….’

       

       나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쓰러진 실버 울프들에게 [파상검법]의 묘리를 이용해 ‘찌르기’의 추가타를 날렸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물리 공격의 효과가 확실했다.

       

       실버 울프들은 내 검격을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즉사했다.

       

       남은 건 다른 종의 늑대 세 마리.

       나는 마치 기계처럼 그들을 향해 움직였다.

       

       ‘몸이 너무 가벼워.’

       

       신기한 기분이다.

       

       몸을 움직이고 검을 휘두르는 속도.

       늑대들에게 찔러 들어갈 때의 힘.

       모든 게 가볍고, 차고 넘치는 느낌이 들었다.

       

       내 공격은 남은 늑대들을 거침없이 몰아붙였다.

       

       [연격]으로 두 마리의 블랙 울프를 동시에 베어내고, 한 마리의 그레이 울프에겐 잠시 마력을 섞어 강한 일격을 찔러낸다.

       

       

       아우우?

       

       

       ‘럭키.’

       

       하늘이 돕는다.

       저번 레드 드레이크를 ‘경직’ 상태로 만들었던, [경직의 눈동자]가 또 한 번 발동했다.

       

       그대로 몸이 굳어 버리는 그레이 울프.

       녀석은 멈춘 상태에서, 고스란히 내 공격을 받아내야 했다.

       

       나는 온 힘을 다해 놈의 복부를 찔렀다.

       

       “후우….”

       

       가장 내구 높은 괴수를 처치하니 남은 건 더 쉬웠다.

       

       게다가 이제는 마력 공격을 활용할 여유도 있다.

       

       나는 가볍게 [침투하는 뇌기]를 검에 일으켜, 아까 베어뒀던 두 마리의 블랙 울프를 요리했다.

       

       그대로 전투 종료.

       

       ‘몇 초 만에 잡은 거지?’

       

       대충 시간을 계산해도 10초 안팎이었다.

       

       상태 이상에 걸린 김채은을 호위하기 위해 탱킹으로 나섰던 건데, 역으로 놈들을 모두 잡아버렸다.

       

       짧았던 전투가 끝난 후. 

       몸이 다시 전처럼 돌아오는 걸 보며…

       그제야 난 깨달을 수 있었다.

       

       ‘룬 특수효과구나!’

       

       [야만왕의 후예].

       그 특수효과 중 하나인 ‘맹수의 법칙’.

       

       홀로 셋 이상의 적을 상대할 때 근력, 속력, 내구에서 추가 능력치를 받는 효과가 적용됐던 것이었다.

       

       그동안의 전투에선 앞선에서 탱킹만 하고 딜은 유은설이 맡았기에 몰랐지만, 직접 무기를 들고 물리 공격 위주의 전투를 해보니 그 효과를 체감할 수 있었다.

       

       ‘그게 끝이 아니야.’

       

       [야만왕의 후예] 특수효과로 보정되는 능력치는 15%.

       

       내 근력, 속력, 내구가 각각 45, 44, 40이니까…

       대략 6의 능력치가 상승한다.

       세 능력치 모두 50에 가까워지는 것.

       

       그리고 그렇게 될 경우…

       [위압]의 능력치 보정이 또다시 적용된다.

       

       

       

         <룬 정보>  

       

       ◎이름: 위압

       …

       …

       ◎특수효과

       : 자신보다 능력치가 낮은 상대와 전투 시, 해당 능력치의 15%(Lv.3)만큼을 보조받는다.

       …

       …

       

       

       

       [위압]은 낮은 능력치의 상대와 전투 시 능력치를 보조한다.

       룬 레벨이 3이기에 보정치는 15%.

       

       [야만왕의 후예]를 통해 펌핑된 내 능력치는, 일시적으로 늑대 괴수들의 능력치를 상회했던 모양이다.

       덕분에 [위압]의 보정이 발동해 또다시 7에 가까운 능력치가 상승했다.

       

       ‘…버그 수준이잖아.’

       

       이전보다 거의 13~15가량 높아진 세 개의 주력 능력치.

       

       당연히 몸은 가볍고, 물리 공격이 잘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시너지 효과가 엄청나.’

       

       특수효과인 ‘맹수의 법칙’이 좋을 거라고 예측은 했다.

       

       내 주 사냥이 솔플이기도 하고, 보정받는 능력치도 주력으로 사용하는 육체 능력치들이었으니까.

       

       하지만 [위압]과의 시너지는 전혀 생각 못 했다.

       

       [야만왕의 후예]로 능력치를 보조받고 나니, 거기서 능력치가 한 발 앞서게 돼 [위압]의 보조를 또 받는다.

       내게 있어선 놀라운 시너지 효과였고, 상대 괴수 입장에선 끔찍하기 짝이 없는 사기 효과였다.

       

       “도재현 홀더? 이게 어떻게 된….”

       

       덕분에 최대한 빠르게 ‘바르그’를 처치하고 온 유은설.

       그녀 역시 당황한 얼굴로 날 바라봤다.

       

       가장 위험한 보스 괴수부터 처치하고 지원을 오려고 했을 텐데, 이미 사냥이 모두 끝나 있었다.

       

       C급 홀더라고 자신을 소개한 전사 계열이, 지원 없이 혼자서 B급 괴수 여섯 마리를 사냥한 모습.

       아마 직접 보고도 믿기 힘든 광경일 것이다.

       

       “아, 하하….”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그녀를 마주 봤다.

       

       바르그에게 손도 못 댄 건 아쉽네.

       

       그냥 내가 버스 몰 걸 그랬나…?

       

       

       

       

       

    다음화 보기


           


Acquired the Scam Rune in the Academy

Acquired the Scam Rune in the Academy

Acquired the Academy Scam Rune Got the Academy Scam Rune チートルーンを手に入れたモブの成り上がり ~主役たちのルーンを奪える俺、世界最強になります~ (JP) 아카데미 사기 룬을 얻었다 (KR)
Score 3.9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Possessed an extra with a single rune.

After obtaining 7 runes directly according to the original Hidden Piece…

A fraudulent rune called [Rune Hunter] was created.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