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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97

       * * *

       

       

       

       

       모스크바 크렘린 궁에 러시아 합중국의 쌍두독수리 삼색기를 제외한 다른 나라의 국기들이 게양되었다.

       

       모두 방공협정을 위해 모인 각국의 깃발을 꽂은 것이다. 

       

       

       “설마 그 내전에서 병사들을 친히 지휘하신 분이 이런 숙녀라니. 참.”

       “숙녀라뇨. 그래도 차르입니다.”

       “아.아차 미안하오.”

       

       

       불가리아의 차르 보리스 3세는 애써 헛기침을 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래. 뭐 나 같아도 와 얘가 내전에서 직접 싸웠다고? 말이 돼? 이랬을 거다.

       

       나도 충분히 알지.

       

       

       “이뇌뉘 총리도 그때 오래간만이군요. 그간 잘 지내셨습니까?”

       

       

       오래간만에 보는데 신수가 훤하다.

       

       약간 좀 얼굴이 구겨진 거 같은데, 독립전쟁 때보다는 훨씬 낫다.

       

       나쁘지 않네 이 정도면. 내가 쿠르드에게 무기 보낸 일로 화가 나진 않았겠지.

       

       항공기랑 전차 보내줬는데 할 말이 있으면 그게 이상한 거지만.

       

       생각해보니 애초에 이뇌뉘는 미래를 모르는 이상, 러시아 덕에 지금 국가를 유지하고 있는 걸로 알 거 아냐?

       

       그럼, 저 정돈 나와야지.

       

       

       “전능한 차르께서 보내주신 ‘무기’로 쿠르드인들을 몰아내고 있는데, 어찌 기쁘지 않겠습니까?”

       

       

       저 말 돌려 말하면, 전능해서 저쪽까지 무기를 줘 우리가 힘들다. 이러는 거 아니냐.

       

       너무 대놓고 나를 꼽주는데.

       

       그래도 실제 역사와 달리 나라도 못 세우지 않았나?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하지 못할 정도로 쿠르드인이 몰렸다고 들었는데.

       

       

       “아, 아무래도 산악지대라 구형무기들이 나름 버티나 보군요. 저희 폭격기랑 전차로 해결될 줄 알았습니다만.”

       “한계가 있습니다.”

       “그 건에 대해서는 나중에 검은 남작과 함께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그 문제는 따로 함께 해결하죠.”

       

       

       부디 들어주길 바란다.

       

       한번 딱 공수부대 투하해서 해보는 거지.

       

       내가 군대 가기 전에 나라가 그 꼴이 나서 아는 게 없지만. 그래도 산을 점령하면 해결되지 않겠냐.

       

       나라 세울 정도면 수도로 쓸만한 도시가 있기는 하다는 거 아니냐.

       

       한번 해보는 거지.

       

       

       “다들 전쟁세대분들이시군요. 제가 이 자리에서 가장 어리니 참.”

       

       

       하나같이 나이 지긋한 사람만 있다.

       

       호르티 미클로시는 정말 사진으로만 봤는데. 이렇게 보니 좀 대단하네.

       

       왕 없는 왕국의 섭정. 독재자 호르티.

       

       오헝의 해군 제독이기도 하지 않았나. 그래서 바다 없는 나라의 해군 제독이라지.

       

       

       “전장에서 직접 총을 쏘며 볼셰비키와 직접 싸우신 차르만 하겠소. 방공 협정에 초대해줘서 고맙소.”

       

       

       다들 그래도 싫어하는 눈치는 아니다.

       

       아니, 물론 서로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없는 건 아니지만. 내 부름에 응한 만큼 이들은 이 자리에서 방공협정을 받아들일 거다.

       

       

       “흠. 그렇게 봐주시니 감사하군요.”

       

       

       이 자리에서 거북하신 분들도 좀 있을 거다.

       

       이 자리에서 루마니아는 특히 헝가리의 땅을 크게 뜯었으니까.

       

       뭐 그래도 들어보면 헝가리의 공산 혁명을 막았다거나 그런 말도 좀 있던데.

       

       자, 그럼 여기에서 좀 적당히 수작질 좀 벌여야지.

       

       우리 콧수염 씨가 정말 원래 역사처럼 악의 축이 되는 일이 없어졌다면, 오스트리아 헝가리를 다시 세울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서명만으로는 간편하지만, 사실 이 자리에서 서로 거북하신 분들도 계실 겁니다.”

       “크흠.”

       

       

       그래. 다들 서로 보는 얼굴이 좀 미묘하긴 하다.

       

       당장 공산 독일과 공산 이탈리아가 기승을 부리니 여기까지 오기는 했지만, 아주 개인감정이 없지는 않겠지.

       

       사적으로는 대전쟁 승전국이나 패전국. 해체당한 나라 꼴이 되었으니.

       

       달갑지는 않지만, 정치적인 이유로 이 자리에 모였다.

       

       그럼 잡음은 좀 없애야지.

       

       차리나가 필사적으로 서로 간을 중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하지만, 모두 방공 협정 아래에 하나로 뭉치려고 제 초청에 모스크바까지 와주신 것 아닙니까?”

       “차리나께서는 더 하실 말씀이 있으십니까?”

       “공산 독일과 상대할 때 우리 안으로 잡음이 있어서야 되겠습니까??”

       

       

       우선 떡밥을 던지고.

       

       

       “흠, 계속해 보시오.”

       

       

       이뇌뉘가 눈치 있게 흥미롭다는 듯 반응했다.

       

       다른 정상도 말해보라는 듯 나를 바라보고 있다.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전쟁이 일어날 거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가 뭉치는데 전쟁이 일어난다는 말이오?”

       “반드시 일어납니다. 우리의 존재는 그들에겐 체제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당장 루르에서 공산주의자들을 선동하여 프랑스만이 아니라, 제국주의를 언급하며 적대감을 독일인들에게 이식하고 있지 않습니까? 적대감을 키워 저들을 상대로 전쟁하는 것은 저들만의 혁명전쟁으로 포장할 겁니다. 하여 저는 미래를 위해 완벽한 승리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쟁이 일어난다.

       

       이 말을 바로 믿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들에게 레닌이 어떻게 혁명을 일으킨지 직접 설명해주었고, 이들도 듣는 귀가 있으면 내가 뿌린 볼셰비키의 연속혁명 이야기를 알 거다.

       

       그것을 알기에 이들도 부정하지만은 못했다.

       

       

       “완벽한 승리라.”

       “공산주의자들은 그 누구보다 교활하고 눈치가 빠른 자들입니다. 방공협정국가 사이에 이간질할 수도 있죠.”

       “흠, 그러면 좀 더 심도 깊은 이야기를 하자는 것이로군.”

       “예. 공산주의자 놈들이 싫어할 모의를 해보죠.”

       

       

       반공회의라고 볼 수 있겠다.

       

       그리고 약간 야망을 키우는 회의. 러시아에 협조할 수 있도록 당근을 주는 회의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전쟁의 승리 후에 줄 당근을 미리 정해 방공 협정을 단단하게 굳힌다.

       

       영프가 없는 자리에서의 밀담이라고 할까.

       

       

       

       “차리나께서 시작하셨으니 먼저 말씀해보시지요.”

       “후일 다시 조율을 하겠지만, 우선 전쟁이 터지고 나면. 불가리아는 유고슬라비아에 빼앗긴 마케도니아 영토를 회복하고 오스트리아도 이탈리아에서 쥐트티롤과 연안지대를, 그리고 유고슬라비아를 해체하면서 좀 뜯어야겠죠.” 

       “그거 좋은 방법이군요. 하지만 저희 헝가리는.”

       

       

       헝가리도 전후를 바라보고 있다.

       

       슬슬 오헝 떡밥을 던질까.

       

       나는 오스트리아 제국 총리 카를 레너와 헝가리 왕국 섭정 호르티 미클로시 둘을 번갈아보았다.

       

       

       “헝가리는 다시 오스트리아와 합치는 것은 어떻습니까? 지금의 카이저를 헝가리 왕위에 올리고 동군연합을 하시죠. 공산당의 체급이 커진다면, 오스트리아와 헝가리가 가장 위험합니다. 차라리 제국 시절로 돌아가 함께 싸우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

       “허. 그게 말처럼 쉽겠습니까? 저도 왕 없는 나라를 유지하는 것도 좀 그렇지만, 내부의 반대도 생각해야 합니다. 유고슬라비아나 이탈리아 독일은 어차피 전쟁할 상대라면, 그들이 전쟁 협박을 하든 무시하는 게 맞지만. 동군연합은 시기상조입니다.”

       “오스트리아의 특수한 경우를 생각해야죠. 영국이나 프랑스도 오스트리아가 먹히면 헝가리나 다른 국가들도 위험하다는 것을 알 겁니다. 최소한 대륙에서 자기들 대신해 독일과 이탈리아에게 얻어맞을 좀 큰 나라가 필요하겠죠.”

       “그건 러시아가 있지 않습니까.”

       

       

       말은 잘한다.

       

       누가 보면 우리가 체코 자리에 있는 줄 알겠어.

       

       유감스럽게도 전쟁 터지면 어쨌든 너희가 먼저 얻어맞게 되어있다.

       

       군사 주둔할 일도 없을 텐데.

       

       아마 사소하게 반발하듯 말한 거겠지만, 이쪽도 할 말은 있다.

       

       

       “설마 아군이 오스트리아와 헝가리에 주둔하기를 바라시는 건 아니시겠죠? 설령 저희 군대 주둔을 허용한다고 해도. 그건 오히려 저들에게 빌미를 주는 꼴이 될 겁니다. 지금 할 때가 아닙니다.”

       “우리의 군대가 정예라고 해도 혁명하겠다고 눈을 까뒤집은 독일과 이탈리아를 상대하기엔 벅찹니다. 영국과 프랑스는 아마 공산주의자들의 위협이 본격적이 되면 싫어도 듣지 않겠습니까?”

       

       

       그럴 수밖에 없다.

       

       그 증거가 바로 오스트리아 제국의 유지가 아닌가.

       

       그 자체가 이미 헝가리와 동군연합할 가능성도 둔 것이다.

       

       아마 역사대로 소련이 수립되었으면, 영국은 오헝을 재건시켜서 소련의 서진을 저지하려 할 거다.

       

       

       “음, 우리 오스트리아도 내부에서 알아봐야 합니다만.”

       “오스트리아와 헝가리의 국민투표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죠.”

       “투표로 되겠습니까?”

       “투표하는 사람. 유권자는 아무런 힘이 없습니다. 표를 세는 사람이 모든 것을 결정하죠.”

       

       

       국민 투표로 통합하는 방법도 있지.

       

       그리고 그건 조작이 가능하고. 뒷일은 너희 몫이다.

       

       

       “허 차리나께서는 무서우신 분이군요.”

       “으음. 그건 후일 결정해야 할 듯하군요.”

       “예. 저도 바로 통합하라는 건 아닙니다. 독일, 이탈리아, 유고슬라비아 놈들 사이에서 두 나라가 버틸 수 있다면, 굳이 통합할 이유는 없죠. 그냥 일단 저희 러시아는 지지한다는 것이죠.”

       “그럼, 트란실바니아는 어떻게 되는 것이오?”

       

       

       

       

       루마니아의 왕 페르디난드 1세는 트란실바니아가 걸리는 모양인지, 중간에서 끼어들었다.

       

       

       

       

       “방공협정의 국가에서는 잡음이 없어야 합니다. 이미 헝가리에서 공산 혁명이 일어날 뻔한 것을 루마니아의 지원으로 호르티 섭정이 막았다고 들었습니다만.”

       

       

       이미 주고받은 게 있는 거 같은데.

       

       

       “트란실바니아는 으음.”

       

       

       호르티는 불편한 표정을 숨기지도 않고 내심 돌려받았으면 좋겠다고 루마니아의 페르디난드 1세를 힐끗거리고 있다.

       

       

       “트란실바니아는 양보하시죠. 저희 러시아 합중국도 베사라비아의 영유권을 포기했으니까요.”

       

       

       나는 좋은 판도를 원한다.

       

       지금 합중국 영토에서 베사라비아만 루마니아를 압박해 받아낸다면 그게 무슨 꼴이겠나.

       

       나중에 우크라이나를 어떻게 러시아로 끌어들이면 모를까. 안 그래도 폰토스 그리스로부터 콘스탄티노플까지 이어지는 길쭉한 판도가 포함된 지금 판도에서 베사라비아만 툭 얻으려 하는 건 좀 그래.

       

       물론. 루마니아가 자폭하는 일이 있다면, 트란실 바니아와 베사라비아는 사이 좋게 반환 될 그림이 그려지겠지만.

       

       호르티 미클로시는 아쉬워하면서 입맛을 다셨지만, 본인도 루마니아에 받은 도움이 있어서 그런지 바로 이걸 언급하지는 못했다.

       

       

       “이중제국 성립이 안 된다면 우리 헝가리 몫은 어디요?”

       “지리적으로 크로아티아 북부가 되지 않겠습니까? 이후 세르비아를 어떻게 할지는 오스트리아와 불가리아에 맡기죠.”

       

       

       세르비아는 둘이서 잘근잘근 씹어 먹으면 된다.

       

       1차 대전 때는 러시아가 세르비아 편을 해줬지만 그러지 않겠다는 강렬한 의지를 피력한다.

       

       

       “러시아는 유고슬라비아를 버릴 것이오?”

       “1차 대전의 주범은 오스트리아의 황태자를 암살한 세르비아입니다. 그런 주제에 지금 저리 콧대를 세우고 유고슬라비아로 커졌고, 심지어 공산주의자들이 판을 치는데, 반공 국가인 우리 러시아가 편을 들어줄 이유가 없죠.”

       “그럼, 전후 유고슬라비아를 해체하겠다는 뜻인데, 우리 루마니아의 몫은 있소?”

       

       

       루마니아의 몫?

       

       글쎄 지금은 생각해둔 것이 없는데.

       

       어차피 이건 그냥 방공협정 국가들 회유하고 뭉치게 하려고 이러는 거지. 영토 문제는 나중에 전후에 다시 논하게 될 거다.

       

       

       “루마니아는 자원 지원 역할을 해주셔야 합니다. 주로 석유겠죠. 군사 지원 문제는 전황에 따라 지원을 받고 지분만큼 영토 할양을 받을 겁니다.”

       “그럼, 전쟁이 쉽게 끝나면 우리에게 넘어오는 것은 없다는 소리로군.”

       

       

       바로 실망했다는 말투.

       

       실망하면 어쩌러 거냐. 방공협정 국가의 중간에 껴있는 루마니아가.

       

       

       “그렇게 되겠죠? 하지만 대신 루마니아는 저희 러시아와 헝가리가 영토 반환하라고 하지 않을 텐데. 그것만으로도 루마니아의 위치는 보장된 것이 아닙니까? 그리고. 이건 후일 전후 상황에 따라 다시 각국의 영토 수복 외에 영토 확장을 조율하게 될 겁니다.”

       “음. 그런가.”

       “우리 불가리아는 단순히 세르비아만으론 만족할 수 없소.”

       

       

       불가리아의 보리스 3세는 바라는 게 많은 모양이다.

       

       

       “바라시는 것이 있습니까?”

       “우리 불가리아는 그리스를 반드시 잡아야겠소. 딱히 방공전쟁과 관련이 없어도 말이오.”

       

       

       그 말을 한다는 것은 즉.

       

       방공협정에서 우리 편에 서는 조건으로 그리스를 잡겠다. 이 말인가.

       

       그리스가 아직 독일 편에 붙었다는 말은 없었으니. 좀 애매하긴 하다.

       

       아마 그리스에게 뜯긴 땅을 찾겠다. 그거지. 서트라키아인가 그랬나.

       

       빼앗긴 땅은 전부 되찾겠다는 마인드다.

       

       지금 굳이 저 말을 우리에게 하는 것은 지지를 하거나 지원해달라 그거겠지.

       

       그리스는 내 알 바 아니지.

       

       굳이 따지면 그리스도 동로마의 후신으로서 러시아의 경쟁자 아니냐.

       

       당장 메갈리 이데아만 하더라도 위대한 이상이랍시고 동로마의 영토를 수복하겠다는 국책이었지.

       

       동로마의 후계는 콘스탄티노플을 수복한 러시아가 진정한 후계국가 아닐까?

       

       굳이 그리스에 지킬 의리도 없고.

       

       

       “흠. 공산 독일과 이탈리아를 잡은 후라면 불가리아의 그리스 공격을 러시아는 지지하겠습니다.”

       

       

       군대만 보내지 않으면 되겠지.

       

       물론 동로마의 강역이라 하면 그리스도 있기는 하지만. 러시아는 지금만 해도 굉장히 넓다.

       

       

       “전쟁 후란 말이오?”

       “전쟁 전에 하면 그리스가 당연히 공산주의 세력으로 갈아타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전쟁 명분을 줬다고 할 게 뻔합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먼저 빌미를 주기 싫어할 영국과 프랑스도 있다.

       

       이번에도 영국과 프랑스는 방공협정은 찬성하고 있지만,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다.

       

       나름 러시아가 주도하는 것이 불쾌하다는 의미겠지.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너무 편의주의적 전개긴 하지만, 일이 쉽게 진행되지는 않겠죠?

    원래는 루마니아는 참여하지 않게 하려 했으나, 전개 상 집어넣었습니다.

    루마니아는 1차 세계대전에서 협상국 편으로 참전했다가 국왕 페르디난드 1세(호엔촐레른)는 호엔촐레른 가문의 당주인 독일의 황제 빌헬름2세에 의해 가문에서 제명당했습니다.
    이후 루마니아는 항복하고 조약까지 체결했으나, 결국 협상국의 승리로 땅을 두 배 이상 넓혔습니다.
    불가리아는 1차 대전에서 패하고 주변국에 땅을 뜯겼다가, 2차 세계대전 때, 실제로 추축국에 참여하여 영토를 확장했으나 독소전은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tmi: 무타구치 렌야는 만주 지역의 조선인들에게서 가장 인기 많은 일본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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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Status: Ongoing Author:
I became a Russian princess destined to die in a rev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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