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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97

        

         

       “어디, 나에게 끝내주는 설명을 해 줄 사람 없나?”

         

       빅토르 알렉산드로비치 스미르노프(Ви́ктор Александрович Смирно́в)는 제 부하들을 앞에 세워두고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있었다. 그 사나운 표정은 맹수를 연상케 만드는 모습이었다.

         

       “너, 말해봐.”

       “앞서 올렸던 보고서에서처럼 인신공양 의식이 벌어진 곳 근처에서 활동하는 주술사의 숫자는 5명. 그중 외국인은 2명이며, 러시아 국적 주술사 3명 중 2명은 사건 당일 러시아 경제인 모임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남은 1명은 늑대 무리와 함께 있던 것을 CCTV 영상으로 확인했습니다.”

         

       빅토르는 더 설명해보라는 듯 턱짓을 했다.

         

       “일단 확실한 용의자는 점술사로 활동하던 주술사입니다. 마이클 T 머피. 아일랜드 출신이며, 나이는 33세입니다. 사용하는 주술은 켈트 주술 중에서 안눈의 경계 주술이며, 군종 주술사가 ‘크롬 크루어히’와 관련된 상징을 발견한 것으로 보아 인신공양 의식을 진행한 주체로 추정됩니다. 또한, 군종 주술사에 의해 죽음이 확인되었으며, 인신공양 주술 의식의 대가로 자신의 목숨이 지불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래.”

         

       빅토르는 탁자를 톡톡 두들겼다.

         

       “뒈졌으면 나한테서 멀쩡히 도망친 그놈은 아니란 이야기지.”

       “그렇습니다.”

       “마저 설명해. 아, 우리나라 주술사 말고 외국인 주술사만.”

       “알겠습니다. 이름은 진성 박. 통일 대한민국 출신이며, 나이는 18살….”

         

       빅토르는 부하의 말을 딱 잘랐다.

         

       “그만. 핏덩이 새끼가 그 정도 힘을 발휘할 수는 없지. 제외해.”

       “알겠습니다.”

         

       그는 의자에 등을 기대며 생각을 정리했다.

         

       ‘일단 점술사 아일랜드놈은 확실하고.’

         

       점술사, 마이클 T 머피가 인신공양 의식에 손을 거든 것은 분명하다.

       이것은 군종 주술사가 보증한 데다가, 정황상 이놈 말고는 범인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그 인신공양을 한 놈이 머저리 짓으로 사라졌다면, 그와 부딪쳤던 놈은 대체 누구란 말인가?

         

       ‘핏덩이 한 놈, 부르주아 옆에 붙은 간신 두 놈, 제가 늑대인 줄 아는 정신병자 한 놈.’

         

       러시아 주술사 세 명은 알리바이가 있고, 그나마 의심할만한 놈은 머리에 피도 마르지 않은 핏덩이.

         

       하지만 성인도 되지 못한 놈이 대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것도 주술이 박살이 나버린 한국에서 온 핏덩이가 말이다.

         

       그는 천천히 정체불명의 누군가를 마주했을 때를 떠올렸다.

         

       “흐음.”

         

       빅토르는 무언가 떠올랐는지 씨익 웃더니 탁상 위에 놓인 보드카를 벌컥벌컥 마셨다.

         

       “크으, 내가 잘못 생각했어. 그놈이 주술을 직접 쓰는 건 본 적이 없는데 말이야. 내가 왜 주술사라고만 생각을 했을까?”

         

       쿠웅!

         

       “이거 그냥 주술사만 낀 게 아니라, 다른 놈들이 껴있는 것 같은데.”

         

       그는 보드카 병을 거칠게 놓고는 부하를 바라보았다.

         

       “쥐새끼들 관련해서 특이사항 있나?”

       “있습니다.”

       “오, 그래?”

       “얼마 전 대테러부대 측에서 아조프 대대 소속으로 보이는 쥐새끼들을 잡았다고 합니다.”

         

       빅토르는 그 말에 입꼬리를 올렸다.

         

       “아조프 대대? 그 병신 나치 새끼들?”

       “그렇습니다.”

       “흐흐흐.”

         

       빅토르는 낮게 웃었다.

         

       대대라는 이름을 쓰고 있지만, 실제로는 민병대에 불과한 놈들.

       슬라브인 주제에 나치를 신봉하며, 온갖 사고를 치고 다니는 우크라이나의 골칫덩어리.

       게다가 심심할 때마다 러시아계 사람들을 건드리거나, 러시아로 기어들어 와서 사보타주를 해대는 놈들이기도 했다.

         

       “이 새끼들을 조지면 뭐가 나올 것 같은데?”

         

       빅토르는 탁자를 검지로 톡톡 두들기며 중얼거렸다.

         

       “그래. 악령을 푸는 거야 악령 상자(קופסת דיבוק)든 저주받은 물건이든 쓰면 되는 거고. 흠. 생각할수록 이놈들을 조져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알아보겠습니다.”

       “아냐. 이건 내가 아는 녀석이 있지.”

         

       빅토르는 의욕적으로 나서는 부하를 가로막고 누군가에게 연락했다.

         

       [ 오, 빅토르. 갑자기 무슨 일인가? ]

         

       연락을 받은 사람은 빅토르가 자기소개를 하기도 전에 그를 반가운 목소리로 맞아주었다.

         

       “듣자 하니 대테러부대에서 우크라이나 나치 새끼들을 잡았다지?”

       [ 그래. ]

       “그 새끼들 신변은 자네들한테 넘어갔을 테고. 그렇지?”

       [ 그렇지. ]

       “내가 잡아서 족쳐야 할 새끼가 있는데, 그게 아무래도 자네 일이랑 연관이 있는 것 같아서 말이야. 혀를 부드럽게 풀 때 내 질문도 좀 부탁하네. 어때, 가능한가?”

         

       수화기 너머의 상대는 웃었다.

         

       [ 그래. 동기의 부탁인데 들어줘야지. ]

         

         

         

        * * *

         

         

         

       공기라는 것은 장소에 따라 그 성질이 한없이 달라질 수 있다.

       탁 트이고 바람이 자주 부는 곳에서 공기는 한없이 가벼워 맡고 있자면 저 하늘 너머로 훌훌 날아갈 수 있을 것 같으며, 거기에 적당한 기온까지 더해진다면 한 발 한 발을 가벼이 만들고 가는 길목을 구름으로 깐 듯 피로조차 느끼지 못하게 만든다.

         

       하지만 반대로 공기는 한없이 무거워질 수 있고, 사람의 몸을 짓누르고 늘어뜨리며 장마철에 물에 젖은 솜뭉치보다도 끔찍한 꼴을 만들 수가 있으니.

         

       바로 벙커 안의 공기가 그러했다.

         

       콘크리트 벽.

       소비에트 연방 시절에 지어진 벙커의 콘크리트는 그 자체로 썩은 내를 풍기는 것 같고, 만지면 피부를 갈아버릴 듯한 울퉁불퉁한 면과 매끄럽지만 차가운 감촉은 공기의 성질을 차갑고 늘어지게 하고 있다.

       나무가 이산화탄소를 마시고 산소를 내뱉듯 콘크리트는 신선한 산소를 들이마시고 사람에게 독이 될 공기를 뿜고 있으니, 그 숨결이 참으로 어두컴컴하고 음침했다. 콘크리트는 새까만 곰팡이의 흔적이 남아있었고, 그것을 지우기 위해 칠한 락스를 섞은 물은 고약한 냄새를 풍긴다.

         

       곰팡이가 락스에 죽어 나가며 풍기는 시체의 냄새는 코를 찌르고 있었는데, 그 냄새가 어찌나 강렬한지 코와 눈을 통해서 뇌로 곰팡이가 스며드는 게 아닐까 싶은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구석지고 습기가 찬 곳에는 버섯이나 이끼가 자라고, 보는 것만으로도 징그러운 집게벌레같이 생긴 것이 곳곳에서 보인다. 좁아터진 벙커의 벽은 몸을 슬쩍 숙여야만 안전하게 걸을 수 있을 정도인데, 그러다 보면 더 아래쪽의 공기를 들이마시게 되어 몸이 더 무거워지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 무겁고 음침하기 짝이 없는 풍경이야말로 러시아가 움직일 수 있는 원동력이자, 군인으로 활동하는 이들이 안심하고 지낼 수 있게 해주는 보금자리였다.

       벌레가 땅속에 자신의 보금자리를 만드는 것처럼 이 벙커는 그들에게 있어 둥지이며, 그들이 비밀스럽게 활동할 수 있게 해주는 소중한 공간이었다.

         

       “이봐, 그냥 불라고.”

         

       하지만 둥지의 아늑함만큼이나 그 은밀함도 강한 법.

         

       공식적으로는 소비에트 연방 해체 이후 버려진 것으로 처리가 된 벙커의 깊숙한 곳에서 비밀스러운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휴게실로 보이는 곳에서는 러시아인으로 보이는 사람 두 명이 컵라면에 마요네즈를 한껏 뿌려서 먹고 있었고, 음침한 조명이 비치는 곳에서는 대(大)자로 묶여있는 사람 여럿과 장난기 많아 보이는 러시아인 한 명이 있었다.

         

       “병신 하홀(Хохол) 새끼들아. 이제 슬슬 말할 때가 되지 않았냐?”

         

       러시아인은 제 뺨에 난 칼자국을 만지면서 인위적으로 미소를 만들었다.

         

       묶여있는 남성 중 한 명은 힘겹게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모스칼(Москаль) 버러지 새끼야…. 뭘 말하라는 거냐….”

       “오, 이런! 우리 귀여운 우크라이나 병신 나치 새끼! 입을 조심해야 하지 않겠나?”

         

       러시아인은 비틀린 웃음을 지으며 말을 꺼내 남자의 이마를 검지로 꾹꾹 눌렀다. 조롱하듯 누르는 부위에는 세계 2차 대전 당시 나치가 사용했던 하켄크로이츠(Hakenkreuz)가 선명하게 문신으로 새겨져 있었다.

         

       “그래, 모스칼이 아니라 타타르였지….”

       “오, 타타르.”

         

       러시아인은 그 말을 듣고 표정을 굳혔다.

         

       “지금 네가 어떤 처지인지 잘 모르나 본데.”

         

       러시아인은 탁자에서 밧줄을 집어 들었다.

       밧줄의 끝자락에는 주먹을 연상케 하는 매듭이 있었다.

         

       원숭이 주먹 매듭.

       안에 돌멩이나 쇠 구슬 같은 것을 넣는다면 벽돌도 부술 수 있는 둔기를 만들 수 있는 매듭이었다.

         

       그는 진자운동을 하듯 밧줄을 이리저리 움직이더니, 남자의 고간 부분에 매듭을 올려쳤다.

         

       “우욱!”

         

       끔찍한 고통에 우크라이나인의 허리가 절로 굽혀지려고 했으나, 그의 몸을 속박하고 있는 밧줄 때문에 제대로 몸을 숙이지도 못한 채 고통에 신음할 수밖에 없었다.

         

       “어때, 맛이 끝내주지? 피쉬 앤 칩스 새끼들이 스파이 고문할 때 쓰던 방식이다.”

       “끅, 끄윽.”

       “그러니까 말을 해 보라고. 너희가 아득바득 러시아로 기어들어 와서 무슨 사보타주를 하려고 했는지, 뭔 개수작을 했는지. 그리고 인신공양 의식과는 무슨 관계가 있는지.”

       “흐흐흐….”

         

       우크라이나인은 러시아인의 협박 섞인 말에도 실실 웃을 뿐, 그 어떠한 말도 꺼내지 않았다.

       인내심의 한계에 다다른 러시아인이 다시 밧줄로 그를 후려치려고 할 때, 그가 입을 열었다.

         

       “너, 신입이지?”

       “뭐?”

       “그딴 병신같은 방법으로는 길거리 소매치기 새끼도 불지 않을 거다. KGB 시절에는 이렇지 않았는데, 너희 선배들이 방사능 홍차 마시고 뒈져서 그런지 실력이 형편없어졌네? 흐흐흐흐흐.”

         

       그 조롱에 자극을 받았는지 러시아인은 얼굴을 와락 구겼다.

         

       “그래. 병신같기는 했지.”

         

       하지만 그 조롱에 자극받은 것은 고문을 담당하는 이만이 아니었던지, 휴게실에서 컵라면을 먹고 있던 대머리의 중년 남성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퍼억!

         

       그는 밧줄을 들고 있는 러시아인의 정강이를 군화로 차버렸다. 갑작스러운 고통에 러시아인의 몸이 균형을 잃자, 그는 더 화가 났는지 몇 번 더 군홧발로 그를 차서 완전히 바닥에 눕혀버렸다. 그리고 러시아인이 바닥에 쓰러지자, 그의 얼굴을 축구공을 차듯 뻥 차버렸다.

         

       뻐억!

         

       “잘 해보라니까 병신같은 짓이나 하고, 도발이나 당하고. 참 잘하는 짓이야. 일어나!”

       “예!”

         

       바닥에 쓰러진 러시아인은 폭력이 익숙하다는 듯 제 코에서 흐르는 코피를 닦을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벌떡 일어나 차렷 자세를 취했다. 중년 남성은 차렷 자세를 한 러시아인의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잘 봐. 정보를 캐는 건, 이렇게 하는 거다.”

         

       중년 남성은 모근 하나 없는 제 머리를 오른손으로 한 번 쓱 쓰다듬고는 우크라이나인에게로 향했다.

         

       “병신 슬라브-나치 놈아. 이건 네가 자초한 일이다.”

         

       그는 엄포를 놓듯 그렇게 말하곤 다른 사람에게로 향했다.

       그가 향한 곳은 갓 20대가 되었을까 싶은 매끈한 몸을 가진 청년이었다.

         

       그는 고개를 늘어뜨리고 있는 청년의 몸에 묶인 매듭을 풀어주었고, 바닥에 철퍽 쓰러지는 청년의 머리채를 휘어잡고는 벙커의 벽으로 질질 끌고 갔다.

         

       “이봐. 네 눈깔로 잘 보일런지는 모르겠지만, 이 벽에 곰팡이를 봐. 모양이 특이하지 않아?”

         

       벙커의 벽에는 곰팡이가 피어있었다.

       하지만 특이한 곳은, 보통 벽 전체로 세를 넓히는 보통의 곰팡이와는 다르게 형체를 이루고 있었다는 것이다.

         

       막대사탕을 연상하게 만드는 둥그스름한 흔적.

       그리고 그 아래 나 있는 기다란 막대기 형태.

         

       그 모습은 마치 고문으로 죽은 사람의 원한이 곰팡이의 형태로 흔적을 남긴 듯한 모습이었다.

         

       “이 옛 전쟁의 산물은 사람이 살기 좋은 공간은 아냐. 그나마 곰팡이를 없애기 위해 온갖 난리를 쳐서 간신히 머물 수 있는 공간이 되었지. 그런데 몇몇 장소는 죽어도 곰팡이가 지워지지를 않아. 락스를 섞은 물이 아니라 그냥 락스 원액을 들이부어도 곰팡이가 뒈지지를 않고, 벽을 긁어내도 다시 곰팡이가 생겨. 열선을 깔아도 곰팡이가 끼고, 계속 그 부분을 불로 지져도 마찬가지야.”

         

       중년 남성은 자신이 잡은 청년에게 설명하듯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꽤 커다래서 방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이 들을 수 있을 정도였다.

         

       “우리는 그 이유를 주술사를 불러서야 찾아낼 수 있었지. 벽에다가 너희 같은 건방진 돼지 새끼들을 너무 많이 갈아서 그 원한이 거기에 서렸다는군. 하기야 어찌나 많이 갈았는지 벽에서 썩은 내가 풍길 지경이니, 뭐 이해는 했어.”

       “갈아…?”

       “그런데 말이야. 이게 참 곤란하단 말이지. 고문이야 뭐 수법이 많으니까 상관은 없는데, 우리가 스트레스를 풀기에는 이만한 게 없다는 말이야. 특히나 너같이 얼굴 반반한 새끼들을 보면 더 그렇단 말이지!”

         

       중년 남성은 자신의 뺨에 난 칼자국이 욱신거리는지 그곳을 슬쩍 매만졌다.

         

       스스로 대검을 입안에 넣고 꿰뚫어서 만든, 스패츠나츠(Спецназ) 출신임을 알려주는 자랑스러운 상처였다.

         

       중년 남성은 방 안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선언하듯 말했다.

         

       “지금부터 나는 너희를 가지고 놀 거다. 이 소비에트의 위대한 콘크리트 유산에 너희 얼굴을 강판에 갈 듯이 갈아버릴 거다. 말하고 싶으면 말해. 나는 너희 얼굴로 스트레스나 풀 테니까!”

         

       쿠웅!

         

       말뿐만이 아니라는 듯, 그는 청년의 머리통을 콘크리트 벽에 세게 부딪쳤다. 그러자 청년의 콧속에 뇌를 찢어버릴 듯한 끔찍한 썩은 내가 들어왔고, 곰팡이가 일렁이며 자신의 얼굴을 갈아버리는 것을 기뻐하는 듯한 환상이 보였다.

         

       아니, 어쩌면 환상이 아닐지도 모른다.

         

       사람을 너무 많이 죽인 물건은 악령을 품게 되는 법.

         

       그의 얼굴을 갈아버릴 저 벽 역시, 악령을 품은 저주받은 물건이나 다름없을지 모르니까.

         

       “말, 말. 말하겠다!”

       “뭐?”

       “말하겠다!”

         

       공포에 질려 소리치는 외침에 중년 남성은 씨익 미소를 지으며 청년의 머리를 휘어잡고 그를 휴게실로 끌고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차렷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러시아인의 귓가에 이렇게 속삭였다.

         

       “가장 약한 부분부터 무너뜨려야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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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haman Desires Transcendence

The Shaman Desires Transcendence

주술사는 초월을 원한다
Status: Ongoing Author:
The shaman realized he had gained life once more. This time, he would live a life solely for transcendence, through shamanism al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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